커리어 피드

과거와 현재를 함께 품은 거리 <디화지에> 1

- Day 2 -

블랭크(Blank) / 19. 03. 29. 오후 10:19


note. 2-17

타이베이 최초의 상업지역인 디화지에 거리에는 식료품점과 차 상점, 약방과 같은 오래된 가게들이 줄을 지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꿋꿋하게 자릴 지키며 돌봐온, 연륜 넘치는 가게들 말이다.

도시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디화지에 거리.

하지만 그저 과거만을 되새기는 고적이 아니다. 매일 모습을 새로이 하는 이 거리에는 생생한 ‘현재’가 함께 존재한다.



대만 최대 명절인 음력설을 앞둔 시장은 엄청난 인파로 북적였다. 물건을 팔기 위해 경쟁하듯 목소리를 높이는 상인들과 좋은 물건을 고르려는 손님들이, 길 가득 뒤엉켜 있었다. 


상점가를 뒤덮은 울긋불긋한 장식과 명절을 맞아 더욱 화려하게 포장된 물건들을 눈으로 훑으며 빠르게 길을 걸었다. 짧은 길을 잠깐 걷는 사이, 그 활기찬 기운에 그만 정신이 쏙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지친 걸음으로 간신히 혼잡함에서 벗어나오니, 작은 건널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여유’가 펼쳐져 있었다. 


지난 혼잡함에 어쩐지 숨이 차서, 괜히 ‘휴-’ 숨을 크게 내뱉고는, 나는 다시 제 걸음을 찾아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제야 이 거리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낡은 아케이드가 늘어선 상점가. 그 곳곳에 마음 가는 장소들이 있어, 짧은 거리를 오래도록 걸을 수 있었다. 



음력설을 맞아 유난히 붐비는 디화지에 거리



다다오청 지역의 대표 라오지에(老街, 옛 번화가)인 디화지에는 타이베이의 역사와 그 시작을 함께한 거리라고 할 수 있다. 


단수이 강변에 위치한 다다오청은 19세기 말, 차 무역항으로 번영했던 지역. 각지의 사람들이 다다오청의 번영을 쫓아 대만섬 북부의 이 강변 마을로 모여들었고, 그렇게 모여든 부와 인구가 바로 도시 발달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번영을 뒷받침해주었던 것이 이 디화지에 상점가인 것.
후에 철도와 육로가 열리면서 다다오청과 디화지에의 화려함은 금세 옛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이 거리를 지키는 타이베이 사람들이 있다. 



***


여전히 차 상점이나 전통 먹거리 상점, 약방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상인과 손님 모두 연령대가 높다. 무심히 훑어보면, 허름한 건물이 줄줄이 늘어선 그저 ‘낡은’ 상점가에 불과한 이 곳.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마냥 허름하고 낡은 곳이 아님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오래된 아케이드 상점가 틈에서 타이베이의 젊은이들이 꾸리는 카페와 레스토랑, 디자이너 숍들이 제 생기를 씩씩하게 뽐내고 있는 것이다.


디화지에의 역사를 소개하는 서점, 전통 식재료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식료품점과 레스토랑, 전통 문양이 담긴 원단으로 디자인한 소품을 판매하는 디자이너 숍 등 많은 가게들이 전통을 접목해 디화지에 거리의 결을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도 흥미롭다.


수많은 상점들 사이, 분명 어딘가 맘에 드는 보물이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작은 골목의 쇼윈도까지, 유심히 살피며 거리를 걸어보자.




디화지에 (Di-hua Street, 迪化街)

Datong, Section 1, Dihua St, Dato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 Goole map


타이베이의 옛 풍경이 궁금하다면 단연코 디화지에부터 찾아야 한다. 타이베이 시와 대만 정부에서도 오랜 정취를 간직한 디화지에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성업 중인 옛 상점들이 많고, 상점가의 전통을 재해석한 젊은 상점들 역시 흥미롭다.

도심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 특별하고 의미 있는 기념품을 찾는다면 디화지에의 전통 차 상점이나 식료품점에 들러보면 좋다. 점원들의 연령대도 높고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가 배려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건을 직접 보고 (때론 맛보고) 고를 수 있고 대체로 가격도 명시되어 있는 편이라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크게 염려할 일은 없다.

음력설 전에는 설맞이를 위한 큰 규모의 특별 시장이 열린다. 현지인들을 위한 설맞이 용품이라 여행자들이 살만한 것은 없지만, 명절 분위기를 같이 느껴보고 싶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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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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