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피드

상냥한 아침 정찬 <대만식 아침식당>

- Day 3 -

블랭크(Blank) / 19. 03. 29. 오후 10:27


note. 3-1

타이베이에서 아침 산책을 나서면 따스한 기운이 도는 또우장 식당을 어느 골목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른 새벽부터 도시의 아침을 깨우기 위해 부지런히 불을 밝힌 또우장 식당들. 주택가엔 가족 단위 손님들로, 대학가엔 등교하는 학생들로, 또 도심엔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그곳에서는 대만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침 식사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유명한 가게들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현지인에게 좋아하는 또우장 식당이 어디인지 물어보곤 한다. 타이베이 사람이라면, 단골 또우장 식당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까.




“꼭 맛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요!” 


나른하게 보내도 좋을 여행지에서의 아침. 나는 부지런히 친구의 단잠을 깨우고 보채기 시작했다. 그렇게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또우장(豆漿) 식당. 이렇게 유난스러운 건 아침 밥를 거르지 않는 습관 탓이기도 하지만, 꼭 맛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대만식 아침식사!

때론 한국 음식보다 대만 음식이 입에 더 잘 맞다고 말하는 내가, 한국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맛이기도 하다.



고소한 또우장과 함께 먹는 부드러운 딴삥, 요우띠아오는 부드럽고 상냥한 아침 한끼가 된다.



외식 문화가 발달한 대만인만큼, 아침 식사 역시 식당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사랑받는 아침 메뉴는 대만식 맑은 두유인 또우장. 함께 판매하는 밀가루 음식인 요우띠아오, 딴삥 등을 더하면 아침 한 끼로 더할 나위 없다. 한국에 된장국, 일본에 연어구이가 있다면, 대만 사람들의 아침엔 바로 이 또우장이 있다. 




또우장과 요우띠아오

가장 클래식한 조합은 달콤한 또우장과 요우띠아오. 단 맛이 없어 또우장과 더욱 잘 어울리는 요우띠아오는 바삭하게 튀겨낸 가벼운 밀가루 빵이다. 맛도 모양도 단순해 보이지만, 요우띠아오의 맛으로 또우장 가게의 실력을 이야기할 정도로 아침 식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릇 가득 담겨 나온 또우장에 길쭉한 요우띠아오를 과감하게 푹-적셔 먹어보자. 폭신한 빵이 또우장을 머금어 입 속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시엔 또우장

소금과 식초로 간을 하고 요우티아오와 샹차이(香菜, 고수)를 올린 따뜻한 또우장. 식초에 몽글몽글 응고된 두유 때문에 꼭 순두부를 먹는 듯한 식감이다. 부드럽고 순한 맛 일색인 또우장 가게에서 꽤 화려 한 맛을 내는 메뉴. 식감도 맛도 낯설지만, 간간한 또우장과 고소한 요우띠아오, 향긋한 샹차이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딴삥

쫄깃한 밀가루 전병에 달걀프라이를 넣고 말아 낸 딴삥 또한 또우장 가게에서 놓칠 수 없는 메뉴. 달걀을 기본으로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기 때문에 주문서엔 많은 딴삥 메뉴가 쓰여 있다. 또우장 식당은 대부분 현지인을 상대로 하기에 사진이나 영어 메뉴가 없는 곳이 많다. 주문서 상단의 딴삥을 주문하면, 보통 치즈나 햄 같은 무난한 재료를 곁들인 딴삥을 맛볼 수 있다. 가끔 도전 정신을 발휘해 주문서 하단에 쓰인 딴삥을 주문해보는 것도 재미다. 물론 그 재료의 정체를 영원히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

또우장 식당에 들어선 우리는 핸드폰에 저장해둔 사진을 보여주고 주문서의 한자를 더듬더듬 읽어가며 주문을 했다. 가게 아주머니와 주문을 기다리던 한 손님이 내 핸드폰 속 딴삥 사진을 들여다보며 한참 이야길 주고받았다. 사진 속 딴삥에 들어간 재료가 토론의 주제였을 것. 두 사람의 토론 끝에 나의 메뉴가 결정되었다. 옆에서 멀뚱히 기다리던 나는 "시에 시에-" 감사 인사와 함께 계산을 마쳤다. 그리고 늘 그렇듯 의문을 가지고 메뉴가 나오길 기다린다. 


'그래서 나는 무슨 딴삥을 주문한 거지...?'

'오늘 내가 먹게 될 운명의 딴삥은?'






***


수민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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