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에 합류하기까지…2달 간의 공개 구직기

2016.09.07

야놀자(yanolja) / 강은진 / 조회수 : 8431

9/19(월)부터 야놀자의 브랜드 마케팅팀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갑작스러운 권고사직, 구직 포스팅의 예상치 못한 인기로 인해 예상치 못한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아래와 같이 수많은 오퍼를 받았습니다.

  • 페이스북 메시지 : 41곳
  • 이메일 : 40곳 + 헤드헌터 추천 21곳
  • 면접(…이라기보다 대부분이 캐쥬얼 미팅) : 14곳 (2차 면접까지 간 곳들도 있으나, 면접 횟수로 따로 카운팅하지 않음)

1년 전에도 공개 구직 포스팅을 올리는 등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이직할 곳을 찾았으나, 올해 이렇게 예상 밖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된 것은 무엇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광고/마케팅업계는 의외로 폐쇄적입니다. 같은 업을 하는 회사이기에 서로 간에 탁 터놓고 교류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극히 의존적인 수익 구조로 운영되기에, 어떤 회사가 요즘 무엇을 준비한다는 게 기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네트워킹’이 중요시되는 만큼, 서로의 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공개적으로 인재를 찾고 추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의 첫번째 스타트업 근무 경험에서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강력한 구직 툴=페이스북]

제가 구직 활동에 활용한 툴은 크게 1) 페이스북 & 블로그, 2) 채용사이트, 3) 이메일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제 공개 구직 포스팅이 좋아요/댓글/공유로 바이럴되었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서 연락이 왔습니다. 페친이 아니셨던 분들이 더 많았기에, ‘메시지 요청’이 왔는지 계속 체크해야 했고, 그러면서 답변이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야놀자의 경우도, 마케팅실 실장님께서 페이스북으로 저의 구직 활동을 흥미롭게 지켜보시다가 메시지를 주셨고,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드리고, 면접을 봐서 채용이 결정되었습니다.

제 페친 수는 9백 명도 안되지만, 팔로워는 1,600명이 넘습니다. 수시로 제가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점들을 공유하고, 관련 이슈들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계속해서 제가 구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덕분에 공개 구직 포스팅을 올린지 2달 가까이 되는 시기에도 계속 오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채용 사이트에서는 모바일 앱으로 이력서를 일주일에 한번 수정하면서, 인재정보 리스트의 상단에 뜨게 했습니다. 헤드헌터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는데, 대부분 광고대행사의 포지션이었고,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돌아가기보다 더 시간을 갖고 모험을 해보자 싶어서 모두 사양하였습니다.

전화번호를 공개했다가 아무때나 연락이 와서 비공개로 돌리고 메일로만 첫 연락을 받았습니다. (페이스북에 떠도는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연락주신 헤드헌터를 통해서는 면접까지 연결되기도 했으니, 알고 컨택하는 것과는 참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업무의 핏 & 함께 일할 사람]

초기에는 스타트업 위주로 면접을 보았는데, 마케팅팀이 세팅되지 않았거나, 세팅이 되어 있다고 해도 ‘퍼포먼스 마케팅’ 위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경력이 10년 가까이 되더라도 입사해서 하는 업무가 ‘페이스북 광고 운영 & 구글 애널리틱스 분석’인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대부분이 대행사와 일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행사 출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기 어렵습니다. 큰 대행사일수록 외주를 많이 줍니다. 즉 자사에서 모든 광고/마케팅을 소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스미디어, 메조미디어 등 ‘미디어렙사’에서 매체 대행을 하고 있으며, 그 회사에서도 각 매체사와 컨택해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전문 대행사가 아니면, 직접 페이스북 광고를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을 관계로 일하고 있어서, 클라이언트의 매출/판매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면접에서 제가 담당한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의 성과를 수치로 얘기하라는 말에 불가능하다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해도 유료 광고 중에서도 페이스북 광고 위주로 집행하고 있으며, 투자자에게 쇼잉할 수치를 만들기 위해 당장 스킬로 해결할 수 있고 당장에 결과가 나오기에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자체 매출보다는 투자금에 많이 의존하는 회사,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거나 없는 회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팀을 따로 세팅하여 운영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이미 퍼포먼스 마케팅은 충분히 해보았거나, 수치는 잘 나오나 의미 있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곳들이 이런 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제가 리딩하던 팀도 ‘브랜드 마케팅팀’이었고, 제가 기존에 해왔던 업무들과 가고 싶은 방향도 ‘브랜드 마케팅’이었기에 이런 도전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래서 야놀자의 브랜드 마케팅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기획/운영 총괄 포지션이다 보니, 팀원임에도 시니어인 제가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

면접을 보면서 보도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회사의 이면을 알게 되었고, 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도 바뀌어 갔습니다.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자 했지만, 콘텐츠 업무는 신입들이나 하는 싼 노동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매니저’의 포지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요즘은 모바일 앱 기반으로 서비스가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소셜’ 쪽 업무를 주로 진행한 게 도리어 약점이 되었습니다.

마케팅팀이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지 않고, 이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광고/마케팅을 이미 타사에서 경험해 본 경력자들이 있는, 말이 통하는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을 보는 동안에 서로가 원하는 것을 나누고, 맞장구를 치면서 공감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구직=진짜 나를 찾는 과정]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많은 오퍼를 받으면서, 내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지, 열심히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초기에는 살짝 관심이 가는 곳에도 응했지만, 나중에는 해당 기업에 대해 조사하고 자신이 없다 싶으면 면접도 잡지 않았습니다. 초기 2주 내내 면접을 보면서, 처음에 애매하다 싶었던 곳들은 역시나 아니다 싶었고, 살짝 관심이 갔던 곳들도 아니다 싶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점점 이런 경험이 쌓이고, 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면서 무엇을 해야 내가 가장 가치 있을지, 즐거울지를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브랜드의 나침반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로 콘텐츠 기획/운영에 활용이 되긴 하겠지만, 장차 ‘브랜드 매니저’ 포지션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구직하면서 중국어가 가능한 경력직 마케터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절감해서, 채용 확정 소식을 듣기 전에 중국어 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야놀자에서도 중국어 언어팩(!)을 추가하게 되면 저의 업무 영역이 더 넓어지기에 더더욱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바로 첫 출근을 합니다. 그동안 다녀본 회사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인 만큼 아래와 같이 좋기로 소문난 회사의 문화와 복지도 기대됩니다. 새로운 곳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글들로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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