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패션인을 꿈꾸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멜버른에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쭈욱 멜버른에서 생활을 해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날때마다 시티투어를 혼자 다니곤 했습니다. 맛있는 맛집은 어디있는지, 카페가 좋은 곳은 어디인지 시티 구석구석을 매일 탐방하곤 했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옷으로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것과 트랜드를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이고 저만의 스타일로 입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사범대 출신이긴 하지만 교육자의 길 말고도 다른 길을 잘 준비한다면 저의 열정을 잘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많은 생각을 하는 중에 떠난 호주였습니다.
시티에서 유명한 명품거리가 있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 곳을 돌아다니다가 하이앤드 브랜드만을 모아놓은 편집매장을 우연히 지나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때 쇼윈도에서 메인DP 되고 있던 상품이 바로 디올 옴므의 슈트였습니다.
당시 당연히 그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가격인지, 그리고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무언가에 이끌린듯 샵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브랜드 이름을 외워서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했습니다.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누가 만든것인지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좋아하는 패션인은 에디슬리먼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언젠가는 만나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멜버른에 국한되었지만 다양한 편집매장을 너무나도 자주 들렸습니다. 가끔은 돈을 벌어서 상품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시장조사와 비슷한 맥락의 저만의 행동이었던거 같습니다.
동양인이 하도 자주 찾아오고, 가끔은 상품을 입어보고 사기도 하니깐 호주 직원들이 저를 유심히 지켜보고 기억해주었습니다. 많이 친해지고 부족한 영어지만 의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습니다.
이런 저의 버릇이 한국에 돌아와서는 매주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가서 상품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저만의 능력 개발 방법을 좇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복을 타켓으로 잡았습니다. 백화점에서 많은 구매를 하는 성별은 여성이고, 트랜드에 민감하고 자주 변하는 것이 여성 영케쥬얼이나 컨템포러리인 것을 안 후, 매주 찾아가서 메인DP 사진도 몰래 찍고, 저장해서 기록하는 일을 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했습니다.
저만의 무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방의 대학교이기 때문에 패션관련 활동을 하기에 부족했으며, 어떻게 준비해야만 패션회사의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지만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늘 언제나 행동으로 먼저 옮기고 결과물을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성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의 열정과 결과물로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지식을 쌓은 패션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물로 보끄레머천다이징에서 인턴을 시작할 수 있었으며, 기존까지는 이론적인 부분의 영업직무인으로의 준비자세였다면, 인턴을 통해 현실적이고 회사에 적합한 영업인의 자세와 본보기를 보고 많이 배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소중한 시간이고, 더욱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데상트코리아에 입사하여, 르꼬그 스포르티브 백화점 영업담당으로 1년 9개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빠른 적응과 빠른 업무처리가 우선시 되어야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빨리 업무처리를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많은 업무와 다양한 업무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기한을 절대적으로 지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업무를 진행하면 할수록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브랜드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와 정신에 대한 재탐구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영업담당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잦은 외근 및 방문을 통해 그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영업인의 모습을 추구했습니다.
다양한 내부업무와 외근을 통해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다른 브랜드들의 중간관리자와 직원들과 관계를 만들어내고 유지해내는 과정, 새로운 사람을 우리 브랜드로 채용하는 과정 등.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무조건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있어 짧지만 긴 근무생활을 통해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