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바보같습니다. 매일같이 가던 길도 잘못갈 때가 있고 오늘 일을 어제 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재주가 있다, 비상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습니다. '천부적'이라는 말은 저와는 늘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다할 능력이 없음에도 항상 자신감 있는 이유는 늘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바둑 트로피와 수능 성적표가 제 노력의 징표입니다.

 바둑을 둘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습니다. 6학년까지만 두었으니깐 딱 3년 뒀습니다. 3년 동안 아마 바둑기사 4단까지 올라갔고 전국대회 본선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늘 한 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밥을 먹다가도 진 경기가 생각이 났고 아버지와 차를 타며 집을 갈 때에도 바둑 이야기만 했습니다. 24시간 동안 바둑 생각만 했고 사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둑을 두면 항상 즐거웠습니다. 비록 중학교 입학 전에 그만뒀지만 제게 처음으로 꿈을 주었기에 요즘도 간혹 그 시절을 회상합니다.

 바둑은 제게 한 가지 큰 능력을 주었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힘", "승부사 기질"이 바로 그것입니다. 중3 마지막 시험 때 전교에서 200등 정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첫 모의고사 때도 전교 100등 안에 못들었습니다. 당시에 제게 다른 대안은 없었고 공부로 승부를 걸었어야 했습니다. 하루 14시간씩 4년을 공부하며 놀고 싶은 것도 전부 참았습니다. 성적이 오르지 않아 좌절할 때도 물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낙천적이었고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를 안 믿으면 누구도 나를 믿지 않기에 저에 대한 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받았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머리가 안 좋아도 저는 지속적 열정과 긍정적 자기 확신이 있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직 이룬 것은 없지만 오히려 아무 것도 없기에 제가 그려나갈 미래가 기대됩니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나아갈 수 있는 이 시대의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