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의 베테랑을 만나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 / 조회수 : 2764

이들은 어떤 노력으로 베테랑이 될 수 있었을까요?

시행착오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는 주체는 결국 사람입니다. 온몸으로 경험을 축적한 사람은 성장과 혁신의 밑그림을 창조적으로 그릴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그들은 막다른 길에서의 실패조차 다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갈고 닦은 현대엔지니어링의 베테랑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주행시험장설계 분야의 최정점
자동차 주행시험장설계 분야 고수

화공플랜트사업본부 김웅기 부장

입사 30년차 김웅기 부장은 국내 주행시험장설계 분야에서 최정점에 서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주행시험장인 남양주행시험장 설계(1992)를 시작으로 중국 연태 현대차기술연구소 주행시험장(2016),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2017)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주행시험장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현재 김웅기 부장은 ‘현대자동차 서산직선로 주행시험장 기본 및 실시설계’를 수행하며 군산에서 시공 중인 ‘전북 상용차부품 주행시험장 건설 사업관리용역’의 기술지원기술자를 겸하고 있습니다.

김웅기 부장에게 ‘경험’이란, 일을 하면서 익힐 수 있는 새로운 정보나 지식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요즘 시대엔 모르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배우면 되지만, 도로설계와 같은 전문 분야는 검색만으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양주행시험장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의 일화입니다. 고속주회로 완화곡선을 설계하던 한 선배가 사람이 느끼는 지각한계치인 ‘롤적’이라는 상수를 잘못 적용했습니다. 작은 값을 적용해야 하는데 반대로 큰 값을 적용한 것입니다. 그 때의 경험으로 지금까지 모든 고속주회로 완화곡선 설계 시 롤적 값을 2 이하로 적용해 운전자로 하여금 쾌적한 주행이 되도록 합니다.

김웅기 부장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사용하던 도로설계 프로그램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자체 개발한 HDSP로, 상용화된 도로설계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았던 당시에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김웅기 부장은 프로그램을 개발한 선배들을 동경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배우고 익혀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자신도 잇겠다는 마음으로 밤낮없이 공부했습니다.

독학 끝에 김웅기 부장이 업무에 반영한 최초의 프로그램은 기존 도로 확장 도로설계에 필요한 ‘기존도로 선형도출’ 프로그램입니다. 이후에도 김웅기 부장은 고속주회로 프로그램도 독학해 각 프로젝트별로 적합한 설계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McConnell Curve’ 원리를 기반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은 현재 거의 모든 국내 자동차 주행시험장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김웅기 부장은 지난 2002년 현대건설이 주관한 ‘거금도 연도교 2단계 턴키설계’ 사업 때의 일화가 지금까지 열정을 잃지 않고 쉼 없이 전진할 수 있는 이유라고 전합니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고흥군 소록도에서 거금도 금산면까지 연결하는 해상교량 및 교차로 4개소와 휴게소를 설치하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도로 프로젝트였습니다. 과업 10개월 동안 남부터미널 옆에 위치한 합동 사무실에서 보내고 마지막 한 달은 거의 밤을 새웠습니다. 이때 독일의 LEONHARDT, ANKRAUND PARTNER와 함께 기본 계획을 수행했는데, 머리 색이 하얗게 바랜 노령의 독일 토목기술자가 직접 계산기를 두드리며 구조계산을 하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 독일기술자처럼 늙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로설계에만 30년을 몸담은 김웅기 부장은 요즘 ‘기술지원기술자’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설계자로서 시공현장에서 발생하는 설계-시공간 문제점을 현장에서 적재적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김웅기 부장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존재하는 것이 회사생활이라고 전하며,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책임을 느끼며 지낸다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는 명장
기계설비 분야 고수

건축사업본부 오흥기 부대

현대엔지니어링 기계설비 분야 대표 베테랑으로 건축사업본부 오흥기 부대를 꼽습니다. 오흥기 부대가 기계설비 분야라는 한 우물을 판 지는 24년. 80년대 중반, 당시 미개척 분야였던 건축설비를 전공으로 택한 후 대학 졸업과 함께 현대건설에 입사했습니다.

현대건설 재직 당시 참여했던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 건립 사업은 잊지 못할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남북통일 농구경기가 개최됐던 곳으로, 오흥기 부대에겐 감회가 남다른 곳입니다. 이 사업은 워낙 극비리에 진행된 데다 북한의 설계기준 및 자료가 미비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런 녹록하지 않은 환경에서 난방 시 상하부 온도 차가 없도록 기류순환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오흥기 부대는 미국 NBA 경기장을 참고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제주 해비치호텔도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바로 8층 높이, 1,600평 규모의 대형 아트리움 로비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이용하는 만큼 항상 쾌적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가운데 원활한 냉·난방 운전은 물론 에너지 비용까지 고려해 설계해야 했습니다. 가장 완벽한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오흥기 부대가 선택한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수차례 시뮬레이션 검토 끝에 적정한 공조 방식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오흥기 부대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자세와 규칙적인 생활로 자신을 컨트롤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에게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동료 혹은 팀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나간 것입니다. 오흥기 부대는 이를 팀 스포츠인 축구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축구를 하다 보면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서로 잘 피해서 움직입니다. 이는 주위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며 서로의 상황을 끊임없이 소통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오흥기 부대는 업무에서도 각각의 위치에서 서로의 역할을 다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근 오흥기 부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세먼지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삶의 질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오흥기 부대는 깨끗한 실내공기를 위한 여러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주방후드연동 하부급기 시스템과 현관 에어샤워 시스템은 각각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외출 후 의류나 신체에 의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방지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H-SUPER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0.3㎛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99.97%로 끌어올리고 환기량을 법적 기준 대비 2배 증가시켰습니다.

오흥기 부대는 달인과 기술자, 그리고 기능공과 엔지니어의 차이를 얼마 전 사내에서 진행된 이정동 교수의 특강에서 찾습니다. 특강에 따르면, 매번 같은 일을 하는 생활의 달인은 매번 다른 일을 하는 40년 경력의 조다이회사 백발 엔지니어를 결코 넘어설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경력이 쌓인 엔지니어일수록 새로운 환경에서도 문제의 핵심을 재빨리 분석하고 유사경험을 더 폭넓게 활용해 보다 창의적이고 차별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흥기 부대는 회사 생활, 나아가 개인의 삶은 100m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남들이 설계해놓은 길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달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긴 호흡으로 계속 도전하고, 경험을 축적해 길을 그려내는 고수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자발전 사업개발의 선두자
민자발전 사업 분야 고수

전력플랜트사업본부 박상민 차장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민자발전(Independent Power Plant, 이하 IPP)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박상민 차장은 그 선두에서 민자 발전 사업개발을 이끌고 있습니다. 박상민 차장은 EPC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시 발주처와 협의를 하는 그 과정에서 지분 참여를 통해 사업을 개발, 운영하는 Developer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EPC 도급만이 아닌 발주처 입장에서 발전소 운영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투자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단순 도급 사업에 비해 매년 배당이익을 통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 것입니다. 또 주력 발전 시장인 개도국과 신흥국들의 국가 재정 여력이 부족한 탓에 최근 들어 투자를 동반한 PPP나 Private IPP 형태의 사업이 많이 발주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기에 난관도 많았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나하나 헤쳐나갔습니다. 먼저 관련 서적을 들여다보며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책 속의 이론은 현장 실무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Developer들과 자주 면담하면서 현장업무의 고민을 파악했습니다. 또 팀원들과 해외연수나 세미나 등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IPP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갖고자 노력했습니다. 회사 미래성장동력사업으로 IPP가 선정된 덕분에 지원을 받은 점과 기획실 주관으로 진행된 경영전략 PF 교육과정에 참여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사내에 IPP 개발사업에 관한 규정도 만들었습니다. PRM팀 등 관련 실/본부와 상의해 절차를 새로 만들고 다듬으면서 업무를 추진했습니다. 전력플랜트사업본부 내부적으로도 팀 차원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민자발전 표준 절차서를 개발, 사내 표준으로도 등록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규정과 표준 등은 현재 현업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박상민 차장은 지난 2015년 첫 국내 IPP 사업으로 진행하고자 했던 통영 천연가스 발전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LNG 직도입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지만 안타깝게 당시 저유가의 영향으로 토지매입 협상이 지연되면서 결국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출자자의 사업개발 노하우와 LNG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유사사업에 도전해 수주할 기회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개발과제로 선정된 전남 안마도 200MW 해상풍력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이 사업을 발판으로 해외풍력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비전도 품고 있습니다.

박상민 차장은 EPC뿐만 아니라 인허가, 금융, 운영 등 사업의 모든 분야를 다루는 IPP의 경우 긴 호흡과 안목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그 어떤 분야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협업하면서 각자 축적한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축적이라는 것이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구성원이 매일의 업무를 체계화하고 설계노트/사업노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이 Lesson & Learned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상민 차장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끈기 있게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거나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걱정이 들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하면 언젠가 결실을 거두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계약/클레임 분야 국내 최초 QS (PER) & Accredited Mediator
계약/클레임 분야 고수

화공플랜트사업본부 김지연 과장

클레임 제기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발주처가 계약 역무 범위 외에 추가 요구를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클레임이든 컴플레인이든 발주처의 입장에서는 사실 달갑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공손하고 친절하며 무엇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김지연 과장은 본인의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 Complain Letter를 작성합니다. 어떠한 Complain Letter라도 김지연 과장의 손을 거치면 Love Letter로 바뀝니다.

건설플랜트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계약과 클레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계약당사자들은 계약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우 어려운 데다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역무를 진행하면서 발주처에서 계약 범위 외에 추가 요구를 해오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김지연 과장은 이러한 요구들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공사 기간이 지연되는 등 프로젝트 수행 중에 발생하는 여러 요인으로부터 현대엔지니어링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계약서상의 조건 및 역무 범위 안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은 UGTL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지연 과장이 처음부터 계약/클레임 업무를 했던 건 아닙니다. 지난 2005년 Vendor Document Control Manager로 입사 후 잘 할 수 있는 일, 재미를 느끼는 일을 찾다가 자재 운영팀에서 일하던 중 공급 계약 관리, Change Order, Vendor Claim, 비용 정산 업무를 진행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Vendor에서 제기한 클레임에 공급 계약 업무 범위를 살펴보며 대처하고, 최종 비용 정산 업무를 하면서 상당히 흥미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김지연 과장의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QS(Quantity Surveyor, 건설원가 관리자) 자격 취득에 도전했습니다. 김지연 과장은 2년간 주말을 반납하고 공부를 했고 3년째 되던 해에 RICS 홍콩사와 5단계에 거친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종 자격인 MRICS를 취득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클레임/계약 관리 업무를 진행하면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영국 중재인 협회(CIArb)로부터 Accredited Mediator 자격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역시 2년 동안 준비한 끝에 취득했습니다. 연이은 도전이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나라의 기관에서 부여하는 자격이다 보니 관련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맨땅에 헤딩하듯 처음부터 혼자 부딪혀야만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김지연 과장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정보를 취했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때마다 길을 발견했습니다.

김지연 과장은 QS가 되어 전임 계약 관리자로 투입됐던 UKAN 프로젝트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아시아 지역 업무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라 힘들기도 했지만 스스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때 쌓은 경험이 다음 UGTL 프로젝트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합니다.

김지연 과장은 중요한 것은 몰입이라고 설명합니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흥미를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그 일에 푹 빠져들어야만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한 곳에 두고 몰입감 있는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야만 한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3D 모델러
플랜트회전기계 3D 모델링 분야 고수

엔지니어링센터 이정은 대리

이정은 대리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믿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20년 경력의 아주머니께서 시선조차 따라갈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불량을 찾아내는 모습을 보며 시간과 경험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햇수로는 12년, 시간으로는 10만 5천 시간, 이정은 대리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3D 모델러로 일한 시간입니다.

3D는 2D 설계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체적인 설계 검토를 가능하게 합니다. 2D 도면을 보고 다른 분야의 3D 모델러들이 각각 작업한 3D 모델링 결과물을 가지고 내부 리뷰를 거치며 간섭 및 오류 등을 확인 후 수정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설계 오류를 최소화하고 시공 재작업을 방지합니다. 리뷰 작업은 최소 3번 이상 이뤄지는데, 30%(기계의 대략적인 형태 표현), 60%(Vendor GAD 반영), 90%(전체 설계 반영) 리뷰 단계를 거칠 때마다 오류가 줄어들고 점점 개선되는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정은 대리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스스로를 3D 모델러라 자부할 수 없었습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회사에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않아 그만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 3D 분야를 추천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다 하던 일이 아니라서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관심이 생겼습니다. 교육을 받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리뷰 룸에 있는 3D 모델링 샘플을 보고 기가 죽기도 했습니다.

첫 프로젝트는 EGP3(Escravos Gas Project Phase 3)였습니다. 당시 겨우 프로그램 기본 사용법만 익힌 상태였는데 발주처에서 기기를 디테일하게 표현해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더욱이 이전까지는 배관팀이 기계 모델링을 한 탓에 팀 내부에 관련 기술과 정보를 가진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정은 대리는 하루가 멀다고 야근을 하며 혼자 프로그램 툴을 이리저리 사용하면서 기술을 터득했습니다. 또 기계에 대한 이해가 없어 도면을 보기 힘들 때는 담당자를 찾아가 물어보며 배워나갔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기계만 보이면 모델링 할 때 도움이 되겠다 싶어 유심히 지켜봤을 정도였습니다.

10만 5천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정은 대리는 현재 모든 플랜트회전기계 관련 프로젝트의 3D 모델링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문 3D 모델러라는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리뷰를 거칠 때마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이 지금까지 그녀가 자신의 분야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현대엔지니어링 설계/시공의 품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3D 모델링 작업은 베테랑이 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와 수정을 반복하며 결국 자신만의 경험을 축적해야 합니다. 이정은 대리는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설령 지금 가는 길이 잘못됐다고 느꼈을 때조차 그 노력이 또 다른 길을 열어주었다고 합니다.

십 년을 넘게 일해도 덜렁거리는 성격 탓에 여전히 실수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이정은 대리. 중요한 것은 힘들어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축적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과 인간관계에서 힘들 때 틈틈이 여행과 운동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리프레시하고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활력과 힘을 충전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 현대엔지니어링 사내보 < HEC> 2018년 9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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