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입사원 입사후기 - [이은주] 이유 있는 자신감(예능, 드라마 PD 편)

KBS

한국방송공사(KBS)

‘일단 된다고 믿어라. 그리고 되게 하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라’

 

서류, 필기, 최종에서 몇 번씩 탈락한 후 헛헛한 마음으로 찾은 서점. 겉으로는 짐짓 괜찮은 척하면서 속으로는 어린아이같이 펑펑 울고 있을 때, 눈물 쏙 들어가도록 제 뒤통수를 가격한 글귀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저를 위하는 따뜻한 배려의 말과 위로의 말보다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거다.’ 라든가 ‘울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먼저 생각하라.’라는 냉정한 평가와 따끔한 충고의 말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 PD를 꿈꾸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히 이렇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각 전형을 준비할 때마다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입장이었기에, 제가 그들보다 더 뛰어나서 합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찾은 ‘되게 하는 방법’을 조심스레 전해보고자 합니다.

 

제게 ‘되게 하는’ 공통된 방법은 사람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쓰면 된다는 말만 믿고 패기 넘치게 써낸 자소서가 우수수 떨어지는 대참사를 겪고 난 후, 서류전형을 항상 통과하는 사람들을 먼저 찾았습니다. 잘 쓰인 자소서 대여섯 개를 꼼꼼하게 읽고 나니 저절로 좋은 자소서가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번 수정해 나가면서, 말은 쉬워도 쓰기는 어렵다는 ‘지원동기와 경험이 녹아 있는 자소서’를 얼추 완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 경험 없이 준비하게 된 필기 전형과 처음 주어진 면접 전형에서도 제게 큰 도움이 된 건 사람들이었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글이지만 스터디원들에게,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현업 PD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기획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머리가 지끈지끈할 때는 사람들을 만나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열심히 들었고, 같이 웃고 떠드는 중에 번뜩 생각이 떠오르면 그때그때 메모해두었습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막역한 친구들에게 기획안을 들려주고 팩트폭력의 신랄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도, 서운한 마음을 뒤로하고 피드백 하나하나를 소중히 적어 둔 기억이 납니다.

 

초행길을 떠나는 초짜 언시생이었지만, 먼저 길을 떠나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 도움을 받으며 최종 면접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나라면 이런 거 물어볼 것 같아’라는 친구들의 도움과, ‘너라는 사람과 현재 방송국의 고민에 대해 생각해 봐’라고 조언해 주신 현업 PD님들, ‘저 면접 볼 때는 이런 걸 물어봤었어요’라며 도와준 스터디원들. 그 모든 질문을 모아서 저만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방면에서 깊게 생각해보니, 면접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을 받아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제 생각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왜 일분일초가 소중한 연말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고마운 사람들을 읊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지 알 것 같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두근거림에 온종일 볼이 빨갛게 상기되어있었던 최종 발표일의 그 날, 저도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내며 긴 저녁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KBS에 입사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은, 처음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저만의 방법을 찾아 행동하면서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조금씩 만들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게는 그 열쇠가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책이, 누군가에게는 현장에서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깊게 생각해보는 혼자만의 시간이 그 열쇠일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이 무엇이든, 나만의 방법을 찾아 실행해 나가세요. 이유 있는 자신감과 열정을 가진 여러분을 KBS는 분명히 알아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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