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팀워크는 존재할까?

바쁜 일상에서 찾고 싶은 진정한 팀워크에 대한 고찰

더팀스(the teams)


오랜만에 삼겹살 회식을 했다. 그러자고 한 것도 아닌데 약속이나 한 듯 돌아가면서 고기를 구웠다. 

굽기의 달인 피커(개발 담당)가 있었다면 당연히 피커가 구웠겠지만 예비군 훈련을 가느라 함께 하지 못했다. 

셋이... 5인분을 먹었다.

보통 스타트업은 이슈가 있거나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회식을 하는 거 같다. 오늘의 팀 회식은 이슈 때문이었다. 팀 커뮤니케이션 문제였다. 

팀워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긴 거다. 팀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거창한 미션을 갖고 밤낮으로 일하고 있지만 우리의 멋진 미션만큼 현실은 장밋빛이 아니었다. 다행인 것은 문제에 대한 치열한 (?) 고민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는 거다.

이번에 제기된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각자 다른 업무를 담당해 서로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시작됐다.  

(우리 팀은 크게 보자면 개발, 디자인, 영업, 콘텐츠로 나뉜다.)

이 문젠 공감과도 연관된다.

한 팀원이 어떤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폭발 직전이다.

그때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응원해준다면 (적어도 노력이라도 한다면)

일은 여전히 힘들겠지만 심리적으로는 큰 위안이 돼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팀도, 다른 팀도 이런 아름다운 공감을 쉽사리 해주지 못한다.

못된 팀원이라기보다 서로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 대기업 개발자가 말하길, 기획자와 개발자가 밀착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 있음에도 의사소통은 전화로 하는 게 전부라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그래서 보통은 자기가 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느낀다.

(팀의 분열이 오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서로 열정의 정도가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령 나는 이만큼이나 하는데 너는 왜 이만큼 안 하냐는 식이다...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일 뿐인데 말이다.)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래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홍상수 감독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가 찾은 해결책은?

(진부할 수 있지만)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고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가령 패트릭(영업담당)은 최근 새로운 사람을 대상으로 제안을 하거나 받는 일이 많은데 그만큼 거절당하기도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엄청났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어려움을 이 시간을 통해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최근 공감 프로필에 대한 피커(개발 담당)의 개발 일정이 늦춰졌다. 열심히 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정이 있었다. 막상 개발을 하다 보니 애초 기획했던 것보다 기능이 더 필요했고, 그 모듈을 찾느라 밤을 새웠지만 생각했던 것을 못 찾아 계속 일정이 미뤄졌다. 어렵게 찾았는데 커스터마이징에 실패에 또 다른 것을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다. 피커가 이런 과정을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그의 어려움을 알지 못했고 말은 안 했겠지만 왜 늦을까 의문이 들었을 거다.

이런 방법을 통해

당사자만큼은 아니겠지만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할 수 있다.

매일 대면해 공유하는 게 어렵기에 평소에는 슬랙을 통해 공유하고 회의할 때 시간을 내서 또 공유하기로 했다.  

다시 삼겹살 회식으로 돌아오면, 이번 이슈를 해결하니 우리는 허기가 졌고 고기가 필요했다.

예비군 훈련에 간 피커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맛있게 먹었다.(이 글을 부디 피커가 보지 않기를..) 

그러다 고기를 굽고 있던 진(리더)이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요. 같은 상황을 두 가지 다른 장면으로 보여주거든요. 첫 번째 상황의 주인공은 솔직하지 못해요. 자신의 속내와 의중이 있지만 떳떳하게 밝히지 않고, 입 발린 이야기만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주인공은 솔직해요. 너무 솔직해서 극 중 여주인공과 상황이 안 좋아지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죠.” 

상대방에게 솔직해서 발생하는 불편함에 대해 우리는 걱정을 한다. 하지만 결국은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내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을 찾기는 어렵다. 

진이 이어 말했다. 

우리 팀은 과연 그간 서로에게 솔직했을까요? 친밀하긴 했어도 서로 일이 바빠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 이해하는 걸 조금 소홀하게 했던 거 같아요.

고기를 오물오물 먹으면서 우리도 진에 말에 공감했다. 

아무리 서로 다른 업무와 그 어려움을 백만 번 공유하더라도

그때마다 서로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혹자는 큰 문제가 아니니 그냥 넘어가면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 팀은 시간을 쓰더라도 해결하고 넘어가야 된다고 판단했다.

(구글에서 조사한 성공하는 팀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도 심리적 안정이었다.) 

작은 균열이 쌓여 건물이 무너지듯

작은 이슈가 모여 팀이 해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고 노력한다면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 팀에는 오늘도 이슈가 있고 내일도 그럴 것 같다. 우리 팀은 아직도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그렇듯 답을 찾을 것이다. 팀으로 

P.S 첫 번째 에피소드 역시 우리 팀이 경험한 이야기를 쓴 것이지만 혹여 우리 팀을 미화시킨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훌륭한 팀은 무엇일까? 분쟁이 없는 팀인가? 그런 팀이 존재는 할까?  결국 분쟁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린 게 아닐지... 이번 이슈로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본 글은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이며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공유한 것이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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