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피드

구인구직,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을까?

커리어피드는 어떻게 구직자의 마음을 움직일까

더팀스(the teams) / 김조은 / 17. 10. 22. 오후 4:37



올 초 이직을 결심하고 채용공고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구직 활동을 시작하기 전, 평소 궁금했던 기업의 채용 페이지에 방문하거나 구직 서비스를 훑어보는 게 전부였다. 스타트업, 디자이너 등 설정해 둔 조건에 맞는 채용공고가 매일 아침 메일함에 쌓였지만 반년이 넘도록 제대로 읽지 않고 지워버리곤 했다. 어쩌다 한번 씩 클릭하더라도 스크롤을 슥 내리기 일쑤였다.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이 불편한 마음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궁금했다.


[나는 왜 불편했을까; 채용공고의 UX]

채용공고를 읽어 내려가는 과정은 즐겁지 않았다.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을 ‘일하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채용공고는 간략한 소개로 시작해서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근무 여건(give)과 요구 역량(take)을 나열하며 끝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해당 자격을 갖추었는지, 기업은 내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의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채용공고를 다 읽고 기억나는 것은 로고가 남긴 잔상 정도였고, ‘내가 당신이 원하는 이러저러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의 지원동기는 떠오르지 않았다. 내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는, 나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경험이었다.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내 모습을 발견한 이 지점에서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어느 곳이든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는 게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거나 자체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업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채용공고는 기업이 구직자에게 제공하는 가장 양질의 정보였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하지만 채용공고에 나열된 단순한 정보 이상의 궁금증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더 검색해보거나 해당 기업이 참여하는 행사에 방문하는 등의 행동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자격 조건에 적합하기 때문이 아닌, 원하는 곳을 찾았기 때문에 이직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곳은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움직였나]

몇 년 전 관심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알게 된 디자인 회사의 블로그가 있다. 디자인 작업 팁, 해외 아티클 번역 등 유용한 포스팅이 많았던 까닭에 기억에 남은 곳이다. 블로그에는 구성원들이 직접 작성하는 글이 업로드되었는데 크게 부담스럽지도, 마냥 가볍지도 않은 내용 덕에 매일 새 글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엔 정보성 포스팅을 골라 읽었지만 점차 회사 문화를 소개하는 글(업무 방식, 점심시간, 팀원들의 취미 등)도 함께 눈여겨보게 되었다. 점차 나와 취향이 비슷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음과 동시에 ‘왜 시간을 들여가며 이런 글을 매일 작성할까? 다른 디자인 회사와는 사뭇 달라 보이는데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이곳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종종 떠올리며 눈팅하기를 1년, 블로그에 디자인실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뜨자마자 지원 메일을 보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나는 취향(의 사전적 정의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인데 지향점, 방향성 등의 단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다)이 비슷한 상대방을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고 관심이 생겼다. 직접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어도 기업 블로그에 묻어나는 팀 분위기에서, 강연자의 사소한 행동이나 유머 코드에서, 우연히 접한 글에 나타난 글쓴이의 단어 선택 등에서 포착한 작은 부스러기들이 슬그머니 호감의 계기가 되곤 했다. 사실 호감의 근거를 특정한 단어로 딱 잘라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마음이 끌리는 지점은 늘 있었다. 그동안 나는 이러한 지점에서 상대방에게 만남을 요청하거나 명함을 건네고 포트폴리오를 보이는 등의 행동을 했다. 정리하자면, 나의 행동을 불러일으켰던 상황들에는 내가 호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단서가 충분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커리어피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구직자는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구경하듯 마음에 드는 글을 열람할 수 있다.

커리어피드는 구직자에게 호감의 단서를 제공한다. 채용공고에 미처 담을 수 없는 다양한 기업의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 계기나 개별 팀원 인터뷰, 사내 협업 툴 도입 과정부터 개발팀의 코드 리뷰 방식,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 작업 과정, 마케터의 이직 경험에 이르기까지 실제 기업 구성원들이 작성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발행된다. 이를 통해 구직자가 기대할 수 있는 커리어피드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1) 구직자/기업 간 만남의 매개

먼저, 커리어피드는 만남(캐주얼미팅)의 매개다. 채용공고는 채용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위한 콘텐츠이므로 이를 매개로 구직자와 기업이 실제로 만나기까지의 문턱이 높다. 커리어피드는 이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글이 마음에 들거나 더 궁금한 점이 생겨서,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등도 충분한 만남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구직자는 글 하단의 ‘이분과 만나보고 싶어요’ 버튼을 눌러 몇 가지 아젠다와 함께 기업/구성원에게 가벼운 만남을 요청할 수 있다. 구직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기업을, 기업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직자를 만날 수 있는 매개로 활용할 수 있다.


2) 소모적인 시간 절약 및 커리어 인사이트 획득

구직자는 시간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기업에서 발행하는 모든 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군데 흩어진 기업 블로그나 업계 현직자의 SNS를 찾아내는 데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으며,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기업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잘 모르는 수많은 기업의 채용공고를 일일이 열람하고 대조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직무 관련 이슈, 트렌드를 학습하거나 관심 있는 기업의 업무 환경을 입사 전 간접 경험하며 취업/이직을 준비할 수 있다. 기업은 커리어피드를 발행함으로써 그들의 업무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한 잠재 지원자를 확보한 셈이 된다.


3) 현직자의 꾸준한 커리어 관리

한편, 잠재적인 구직자인 현 기업 구성원은 커리어피드를 발행함으로써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서 담당한 업무, 결과물이 도출되기까지의 과정, 직무에 대한 생각 등이 기록으로 남아 일종의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행한 콘텐츠는 기업 관계자나 재직자에게 항시 노출되므로 이직을 앞두고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주소를 알리는 데 드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평소 자신이 발행한 글을 매개로 틈틈이 캐주얼미팅을 진행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기업은 Job Description에 단 몇 줄로 요약하기 힘든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입사 후 함께 일할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므로 인력 충원 시 구직자에게 보다 설득력 있게 어필할 수 있다.


작지 않은 결정이 필요한 취업/이직이라는 이벤트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을 놓지 않는 일일 것이다. 구직자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 때, 주체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행동할 수 있을 때,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 기업 또한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답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커리어피드는 서로의 why에 공감하고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팀원, 기업을 찾기 위한 첫 단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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