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언론홍보] 0원으로 뉴스기사 200개 내는 방법

주식회사 퍼즐벤처스

“오일나우는 기사 내는데 예산 얼마나 쓰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면 나는 조금 민망하지만 기분 좋게 웃는다. 왜냐하면 오일나우는 언론홍보를 위해 단 1원도 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오일나우 검색 결과. 검색어 앞뒤로 “”를 붙이면 정확하게 일치하는 내용만 볼 수 있다

그래서 팀블로그를 시작하자 주변 분들께 ‘오일나우의 언론홍보’ 에 대해 알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오일나우가 비슷한 업력의 스타트업 중에서도 언론홍보를 활발하게 하는 편이며 기사화도 잘 되기 때문이다.

결과만 공유하자면 오일나우는 2년동안 17종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260건 정도 기사화 되었다. 창업자 인터뷰도 3건, TV뉴스에서도 2회 보도 되었다.

물론 회사 관련 기사가 많은게 늘 좋은 건 아니다. 회사에 긍정적인 기사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 홍보방법이라 언론홍보를 시작했다. 오일나우 같은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과 업계 관계자에게 홍보할 수 있으니 적극적인 활용을 추천한다.

물론 보도자료를 내도 기사화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사가 나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2년 정도 겪고나서야 최소한의 원칙이 생겼고, 이 원칙을 지켜서 배포하니 최소 3건 최대 20건 이상 기사화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보도자료 작성 원칙과 배포 단계를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보도자료 작성 원칙

결론을 먼저 말하면 ‘회사 광고가 아닌, 팩트에 근거한, 독자들에게 도움 되는 보도자료’ 가 원칙이다.

나는 성균관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는데, 우리학교 교수님들 중 몇 분은 현업에서 유명한 기자이셨다. 이런 교수님들께 언론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기자의 사명감, 펜이 칼보다 무서운 이유를 배우며 나는 ‘기자’라는 직업이 너무나도 묵직하게 느껴졌다. (사실 그래서 졸업 후 진로를 언론업계로 정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일나우에서 언론홍보를 하며 전공을 살리고 있는데, 교수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보도자료를 쓸 때마다 나는 가치 있는 보도자료를 쓰려고 노력한다.

보도자료 작성 전에는 딱 한가지 질문에만 집중한다.

어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인가? : 신기능 출시, 지표 달성, 협약 체결, 리포트 발표 등 기업이 행하는 모든 일들은 ‘누군가’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는 일들이다. 특히 기존에 없던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면 가치가 분명한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오일나우가 출시하는 모든 기능은 운전자에게 이러이러한 도움이 되는 일이다, 라고 분명하게 언급해야 보도자료의 당위성이 있고 기사화 확률이 높아진다.

보도자료 작성 후에는 세가지 질문으로 보도자료를 검토한다.

과장되거나 없는 사실을 쓰지 않았는가? : 홍보담당자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공개하고 보도자료를 발송한다. 홍보담당자로 내 이름의 신뢰도, 나아가 오일나우의 언론홍보 신뢰도를 위해 과장이나 없는 사실은 절대 쓰지 않는다.

첨부된 데이터에 오류가 없는가? : 데이터는 가능한 최신 버전으로 유지한다. 보도자료 발송 전에 다시 한번 오류가 없는지 점검한다. 데이터 오류가 발견될 경우, 기사화 여부를 점검하고 즉시 기사 정정을 요청드린다.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한 문장이 없는가? : 보도자료는 회사를 홍보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담당자나 대표님들의 애사심이 녹아들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이 부분을 가장 경계한다. (직구를 날리자면) 대표님들이 흡족스러워 하시는 보도자료는 기사화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도자료 작성단계

한 기자님께는 “괜찮은 보도자료도 고칠 게 많으면 내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어떤 보도자료가 고칠게 많은 보도자료인지 여쭤보았는데, 사실확인이 어려운 보도자료라고 하셨다.

<사실확인이 어려운 보도자료 예시>

오일나우는 운전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출시 1년만에 2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운전자들에게 최적의 주유소를 추천하는 기능이 주유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위 문장은 평가와 의견으로 구성된 문장이다. 기자님들 입장에서 오일나우가 진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근거가 없다. 뉴스는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팩트가 아닌 주장이 기사화 되기는 어렵다. 나는 보도자료를 쓸 때 ‘높은’, ‘뜨거운’, ‘특히’ 와 같이 의견을 담고 있는 단어 사용은 최대한 지양한다.

<기사화된 보도자료 예시>

오일나우는 2020년 2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평점 4.9점을 기록 중이며 정식 출시 1년 3개월 만에 2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위 문장은 사실만으로 구성된 문장이며, 기자님들이 구글 스토어만 보셔도 사실인지 직접 검증을 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일단 팩트를 확인할 수 있어야 마지노선을 통과하는 것이며, 이후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판단하시면 기사화가 되는 것이다.

한 자동차 전문지 기자님과 미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3대 일간지에서 오랫동안 기자직을 하셨던 분이었다. 나의 이런 원칙 때문인지 “매니저님이 보도자료를 깔끔하게 잘 쓰시더라” 라고 칭찬을 받았었다

보도자료 검토단계

스타트업 입장에서 보도자료는 잠재 투자자들 대상으로 회사를 알리는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이 부분은 대표님의 IR과도 일맥상통한 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설명할지 대표님과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보도자료는 배포 전 항상 대표님 검토를 거친다.

대표님과의 보도자료 검토 과정… 저희 웃으면서 일합니다 ^^

1차로 내가 보도자료를 쓰면, 2차로 대표님이 보도자료를 통해 피드백 주신다. 주로 내가 놓치고 있는 회사의 입장을 보충해주시며, 나는 대표님의 의견 중 반영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한다. 처음에는 대표님이 원하시니까 다 반영하기도 했는데, 두 사람의 주관이 섞이니 보도자료가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만약 회사 입장 중 꼭 어필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정량적 근거 제시가 어렵다면 아래처럼 인용으로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

오일나우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히 저렴한 주유소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차 가능 여부나 서비스 친절도, 멤버십 적립 여부도 주유소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단순히 저렴한 주유소가 아니라 만족도 높은 주유소 추천을 위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 사진처럼 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절대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그 결과는 늘 아름다웠다…. :)

보도자료 발송단계

오일나우는 주로 보도자료를 금요일 오전에 발송한다. 스타트업 동향 소식을 알리는 뉴스레터가 월요일에 발송되기 때문에, 금요일에 기사화 되어야 차주 월요일에 뉴스레터에서 소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송시간은 오전 8시 50분에서 9시 사이이다. 이 시간은 다들 아시다시피 기자님의 출근시간에 맞춘 시간이다. 기자님 출근 후 메일함을 보실 때 바로 확인하실 수 있도록 발송한다. 그래서 보도자료 발송일에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보도자료를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발송한다.

실제 보도자료 발송 이메일

나는 보도자료 이메일을 위처럼 작성한다.

[보도자료] 말머리를 달고, 제목은 직관적으로 작성해서 보낸다.

보도자료 파일은 쉽게 확인하실 수 있도록 PDF, 바로 내용을 수정하실 수 있도록 docx를 함께 첨부한다. 이미지는 png 확장자가 더 선명하지만 간혹 기자님들이 사용하시는 기사 업로드 프로그램이 png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jpg 파일도 함께 첨부한다.

추가 취재 요청이나 인터뷰 요청을 위해 연락처를 남긴다.

기사 하단에 보도자료 본문과 이미지를 첨부한다. 이러면 기자님이 PDF를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보도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4번을 추가하고 나서 기사화 확률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오일나우의 보도자료 작성 원칙과 보도자료 발송단계에 대해서 공유 드렸다. 스타트업에서 한 사람이 언론홍보를 담당하다보니, 보도자료 작성은 물론 미디어리스트부터 이미지 제작까지 사실 일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보도자료로 쓸 수 있는 우리회사 소재 찾는 방법]

[미디어 리스트 제작 및 관리방법]

[혼자서 할 수 있는 보도자료 이미지 제작 방법]

에 대해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도 언론홍보에 대한 경험이 길지 않고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부족한 경험이지만 공유하고자 하는 이유는, 나도 처음에 구글에서 ‘보도자료’를 검색해 지식을 나누어주시는 많은 글을 읽으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분들께 감사드리며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언론홍보가 어렵다고 생각할 때마다, 내가 되새기는 렌딧 이미나 이사님의 말씀 “언론홍보는 회사의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를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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