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상식에 대하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지식들은 우리를 나락으로 밀어낸다.

(주)클린그린 / Seonhong Chae


상식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안전하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험하다.


상식이란게 나쁘다라는 말이 아니라

나쁘게 사용되기 쉬운 단어란 말이다.


상식 중에는 잘못된 상식이 있고,

잘못된 상식을 정답인 냥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으로,

상식 중에는 보편적인 사실이라고

대중적으로 인지하기에 굳이

검증이 필요없는 지식 범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타트업 창업자의 입장에서


나 스스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바로 "상식"과 "평균"이다.


상식이라는 단어는

검증이라는 단계를 Skip 해 버리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보니

사업을 수행하면서 마주하는

예상치 못 한 선택지 앞에서

상식에 의존하는 것은


나중에 왜/무엇이

결과를 야기하였는지 복기할 때마다

실마리를 지워버리곤 한다.


그래서

적어도 나에게 상식이란

속설이나 구전되는 말로 고정되어진

평균치의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출처:OBS 스페셜, 한중일 여성의 평균얼굴): 이걸 믿으라고?


평균이라는 말은

자신들의 주장에 확신이 없을 때,

평균적으로, 평균치는, 평균인...이라는 단어가 유용하다.


사람들은 평균이라는 말에서 안정감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투자자라던가,

창업가라던가,

모험을 하는 입장에서 평균은

겉만 번드르르한 단어일 것이다.


정작 궁금한 것은

평균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치,

우리의 true 값,

이 사업이 가져가는 진짜 숫자를

원하는데...


이를 뚜렷하게, 분명하게

제시할 수 없다보니

평균을 들이댄다.


상대방에게

적어도 우리 주장은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수준에 준하니까

믿어달라는 논리로 사용한다.


평균이란 얼마나 허수가 많고,

오차가 많은 관념적인 범위인가.


극과 극의 값으로

중간값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표본의 모수가 매우 적어

신뢰하기 어렵게 조작할 수도 있고,


표본의 대상범위를

의도적으로 편향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한 "평균"이라는 개념이 포함된 "상식"이라는

단어는 더욱 신뢰하기 어려운 단어가 된다.



뭐...

이런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보다

어문계열이라던가 인문계열 분들이

더 전문가겠지만...



어쨌든 스타트업이란

상식을 항상 의심하는 집단이고,


그러한 연유로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전형적인 의심병자들이기도 하다.


그게 제품이나 서비스든,

마케팅이든,

영업이든 간에

상식적인 틀을 꾸준히 의심해 봐야 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랄까?




직장생활과 창업 이후의 생활을 통해

자주 들었던 주장들 중에서

몇 가지 근거 없는 상식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출처: KBS 개그콘서트): 박지선 님 개그 짱짱짱~! 이젠 추억이지만...



1. 3년만 버티면 잘 풀릴거다.


3년만 어떻게든 버티면

쨍하고 해뜰날이 온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이 말만 믿고 정말 3년만 버티자

라는 다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게

얼마나 "비상식적"일까?


3년 생존에 대한 "상식"은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스타트업의  

1년, 3년, 5년 생존률을 보면

매우 드라마틱하게

살아남는 스타트업의 수가 줄어든다.


초기 1년된 스타트업은...

사실 망하든, 흥하든

그다지 의미가 없는 숫자다.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이

1년은 버틸 각오로 하다보니

궁핍하고, 배고프고, 힘들어도

어떻게든 살아가니까.


3년 생존한 기업의 경우,

답없는 스타트업들은 벌써 사라졌다.


그나마 그 중에서

나름 선전한 곳들이 남아있다.


3년 미만의 스타트업들에 비해

성공률이 높아보인다.

뭔가 이룬 것이 많아 보인다.


숫자들이 생겼고,

사람도 늘었고,

이전에 없던

그럴듯한 뭔가가 생겼다.


국내에서 스타트업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들 중 많은 것들이

3년 이내 창업기업이란 기준이기에

3년 동안은 어떻게든 기댈 곳이 있다.


설령 매출이나 수익이 없더라도

"경쟁"과 "타이밍"이 따라주면,

버틸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Input"이 있으니까,

"Output"도 있다.


일단 그게 제대로 된거든,

아니든간에 말이다.


유독 2년 ~3년 차의 스타트업들이

언론이나 SNS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보통 이 정도 기간이면,

시제품/베타 서비스를 넘어서

제품을 양산/판매하는 수준에

도달한 기업이 많으며,


투자자들에게 보일 것도

어느 정도 갖춘 경우다.


게다가 마케팅에 힘쓰다보니

보여지는 성공사례는

다른 차수보다 빈도가 높다.


또한, 약간은 흥행적인 요소로...

5년차 스타트업이 잘 되는 사례보다

3년차가 더 사실적이고, 극적이다.


실현가능성과 기대심리 때문이다.


5년을 버티면 성공한다는

스토리 라인은...

독자나 청자로 하여금

'어휴...5년...길다'라고 느끼겠지만

3년이라면 '해 볼만 하겠는데'라는 희망을 준다.


여러가지 지원제도들도

조금만 꼼꼼히 살펴보면,

제대로 준비하면

3년간은 길이 보인다.


더군다나 여기에 조금만

음모론을 조금 넣으면,


어느 정권이든지

자신들의 시대에

성과가 나는 것을 선호하고,


5년이면 다음 정권이

좋을 일을 하는 셈이라서...

보다 짧은 기간의

성과 홍보가 그림이 좋다.


우리는 그러한 홍보와 마케팅,

그리고 착시현상을 보고 믿는다.


"3년만 버티자. 그럼 좋은 날이 올거야."


목표가 없는 막연한 시간 리미트는 희망고문이다.


차라리 3년 내에

무엇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한 걸음 씩 전진하는 자세가 유익하다.


나는 스타트업이 어떻게서든 생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미없이, 근거없이 생존만하는 것은 반대한다.


(출처: 구글, 주인따라 3년이면 개도 구걸정도는 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우리가 그 정도 하려고 버티는건 아니잖아.


공자왈, 맹자왈,

과거도 보고, 장원급제해서

보란듯이 입신양명해야 하잖아.


그럼 생각없이 버티면서 동냥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매달

계획을 클리어하면서

의미있게 살아남아야지.



2. 차별화 된 기술이 회사를 성공 시킬 것이다.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스타트업들!

그간 선행연구라던가 데이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것이

시장에서 먹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도 늘 두렵다.

두려워서 더욱 도전하고 싶다.


시장은 말초적인 자극에 빨리 반응한다.

시장은 가격의 논리에 민감하다.

시장은 그 때그때 이슈에 따라 급변한다.

시장은 기술보다 편의성과 감성을 선호한다.


카카오가 기술이

특별해서 성공한 건 아니다.


에어비앤비라던가 쿠팡이

기술력 뛰어난 회사는 아니다.


이들은 기술이 아니라

"혁신"이다.


기술과 혁신은 다르다.


어떤 경우는 오리지널보다 베낀

카피캣이 더 잘나가는 경우도 있다.


기술은 도움이 될지언정

사업에 절대적이지 않다.


그래서 우리 회사도

연구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 연구개발을

직접 수행하던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손을 놓고 나니까 보이기 시작하더라.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가 있음에 감사한다.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동료들이 있음에 감사한다.


일부 특정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고객이 기술로 선택하지 않는다.


감성과 가성비와 디자인이 더 유효하다.

마케팅이 크게 작용한다.

접근성이 크게 작용한다.


기술이 필요없다는게 아니라

창업자 편협한 생각만큼

위대하지 않다는 것이다.



3. 고객은 언제나 정답이다.


(출처: 구글, 스튜 레오나드 슈퍼마켓): 1항 - 고객은 항상 옳다, 

2항 만약 고객이 틀리다고 생각되면 1항으로 돌아가라 -스튜 레오나드-


이 부분에서 틀린 단어는 "언제나"이다.

고객은 대체적으로 정답이다가 맞는 말이다.


창업자나 개발자는 자신들의 틀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시장에서 고객의 니즈와 동떨어진

제품/서비스를 내놓기 십상이다.


역으로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뭔가 새로운 아이템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익숙한 아이템을 습관적으로 구매한다.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고객도 많다.


그래서 고객들도

자신의 니즈를 모를 때가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장은 고객이 "갑"이다.


고객의 호주머니에서 가격이 지불되고

고객의 피드백과 평가가

제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고객에 매달리지는 말자.

때로는 고객 자신이 뭐가 필요한지 몰랐던

니즈를 깨닫게 해 주는 아이템이

세상을 뒤집기도 한다.


난 고객이 항상 옳다는 말에 의심한다.

서비스업종, 유통업 뿐만아니라

전 업종에서 이 말이 진리인듯 가르친다.


나는 고객 자체가 옳은게 아니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옳다라고 생각한다.


그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필요하다.


고객과 개발자,

고객과 디자이너,

고객과 영업인,

고객과 기업대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옳은 것이다.


고객과 개발자의 교류는

개발자와 고객이 니즈를 구체적으로

다듬어가는 과정이다.


무조건 고객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제안도 하고,

묻기도 하고, 경청도 하고,

반박도 하고, 수긍도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트렌드를 고객이 주도하기도 하지만,

트렌드를 고객이 따라가기도 한다.


기업이 트렌드를 만들기도 한다.

트렌드가 기업을 만들기도 한다.




4. 나는 좋은 대표란 말에 속지마라.


일단 한 번 웃고 시작하자면,

스타트업 창업자는

절대로 좋은 대표가 아니다.


(출처: tvN 미생, 과연...믿을 만한 말일까?)



주위에 민폐로 시작하는 존재이다.


먼저,

가족에게 미안해야할 일들이 기다린다.

때로는 친구들에게 미안할 일들도,

멤버(동료)들에게 100% 미안할 일들도

분명히 생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하게 고백해봐라.


내가 좋은 대표인지...


착각하지마라.

좋은 대표는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서

자립할 수준에 도달했을 때, 그나마

대표답기 시작하는거다.


동료들이 식사를 거르거나,

개인 약속을 잡지 못하거나,

근무시간 외에 일을 하거나,

스트레스로 골골거리거나,

회의시간에 벙어리가 된다면,


당신은 이미 나쁜 CEO가

되어 있는 거다.


"스타트업이라서..."

라는 핑계가 우리를 합리화시킬 수 없다.


"스타트업이기에..."

우리는 나쁜 CEO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창업자가 뭔 죄냐고?

창업한게 죄다.


거기에 사람들을

끌어들인게 죄다.


과하다고?

우리가 만약 창업자가 아니라

갓 입사한 신입이라면...


열정을 강조하고,

희망을 반복하고,

Never give up을 외치고,

훗날만을 초긍정으로 말하는

사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월급도 간당간당...

미래도 알쏭달쏭...

야근은 매일매일...

주말은 먼나라이야기라면...


사장이 꼰대로 보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우리가 나쁜 놈들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어디에서든

이런 나쁜 대표를 거두어 주고,

곁에서 동행해주는

착한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해라.

착한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라.


우리가 죄를 사함 받기 위해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와야 한다.

돈을 구해와야 한다.



5. Win-win전략에 속지마라.


Win-win은 win-win이 아니다.

첫 알파벳이 대문자라는 차이는 크다.


함께 승리하더라도,

같은 승리가 아니란거다.


한 쪽은 분명 큰 승리를 거두고,

다른 한 쪽은 그보다는 작은 승리를 거둔다.


윈윈전략이라는 말에

혹하지 말아야한다.


이 말은

상대방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설득하고자 할 때,

관용적으로 사용한다.


보통 이 말을 먼저 꺼낸 쪽이

실질적인 큰 승리자가 되고,

설득을 당하는 쪽은 작은 승리자가 된다.


뭐 그나마 승리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할 경우, 작은 승리자가 더 크게

데미지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이 말을 듣는다면,

진짜 승리자는 누구인지,

그리고 누구를 상대로 윈윈하는 것인지를

엄청 고민하라는 하늘의 신호다.




6. 스타트업은 도박이다.


큰 결정을 앞두고

옆에서 부추기는 말 중 하나가

"어차피 스타트업이란게 도박이잖아."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다.


(출처: 구글, 베레타): 스타트업에게 도박이란 베레타로 러시안 룰렛을 하는 거다.


도박이라는 것은

승패를 운에 맡기는 행동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도박을 하는게 아니다.


관찰과 가정과 논리와

계산과 대안과 실행을

다시 수정하고 다듬어

이겨야만 하는 철저한 과학이다.


가진 게 없고,

보잘 것 없는 우리가

단지 운에게 회사 운영을 맡긴다?


가진게 없기에

더 미친듯이 가지려고 경쟁해야하고,


보잘 것 없기에

더 미친듯이 보여줄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모아니면 도라고??


당신은 당신 목숨과 가족과 동료들의 목숨이

칩(Chip)이라면 그렇게 쉽게 윷을 던질 수 있나?


리스크를 항상 피해다니고,

선택의 기로를 회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 할 수 있다는 것은


도박을 하고 있다는 말과 전혀 다른 말이다.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한다.

대안을 준비해야하고,

모든 조언자/동료/동반자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


매우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오직 당신의 운에게 배팅을 맡긴다면,

그들은 동료로써 의무를 져버린 것이다.


운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기대하는 것이다.


운칠기삼이라고하지만,

운은 단지 거들 뿐이다.


큰 욕심에 올인하는 호구가 되지 말라.


항상 이기는 게임을 하고 싶지만

현실은 작게 이기거나

그나마 비기면 다행이다.


최종적으로

지더라도 적게 잃는 게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더 쓰고 싶어도,

체력과 업무가 나를 절제시킨다.


이렇게 글을 남기면서...

내가 짖껄인 말들 앞에서 나 자신은 당당한가

되뇌여본다.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쓴 글들은

나 자신이 그렇게 되라고,

나 자신이 돌아보라고,

나에게 되묻는 질문에 더 가깝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나 스스로에게 강한 어조, 단단한 논조로

길을 묻는다.




(주)클린그린 임직원 여러분!

이 글을 근거로 제가 잘못할 때, 꾸짖어주세요.


#클린그린 #스타트업 #창업 #초기창업 #고민 #인사이트 #조언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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