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코베임 당하기 싫어요

스타트업에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들를 조심하자.

(주)클린그린 / Seonhong Chae


가진 것 없고,

경험이 적은 스타트업은 항상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위태로운 시기가 따로 존재할까 하겠지만...


회사의 존폐 기로에 서게 만드는 위기의 순간은

시작이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섬뜩하다.


처음에는 다 그렇듯이 예상, 예측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다가 그것이 점차 몸집을 불려 가며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번져가기 시작한다.


두 번의 사기 미수(?)를 경험한 나였지만,

늘 새로운 사기 수법에 놀라곤 한다.


(출처: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중에서 디멘터를 쫓는 씬)


그런 부류가 찾아왔을 때,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디멘터를 쫓는 주문

"익스펙토 패트로눔(Expecto Patronum)"을 

배웠다면 쉽겠지만


본인이 호그와트 출신이 아닌 관계로...

일단은 확인 절차부터 들어가야 한다.

(시간이 참으로 아깝더라)


그나마 

우리에게는 최소한의 알람이 존재한다.


여러 멘토님들과 지인 분들이

다각적으로 알아봐 주시니 항상 감사하다.


그래도 일말의 걱정이 있다면,

여전히 꾼들은 호시탐탐 우리를 속이려고 하고,

더 치밀하게, 더 교묘하게

우리의 피와 살을 취하려 한다는 점에서

단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한방에 골로 갈까 두려워함이다.




잘 알다시피 스타트업의 위기의 

대부분은 내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 점은 팀 내 의사소통, 내부 자금이라던가, 경영관리,

전략의 부재 등 여러 요인이 있다.


사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경영진이 귀를 열고, 

눈을 뜨고 있으면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한 사항들이다.

적어도 초기에는 말이다.


이 점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내부의 문제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은

경영진의 어리숙함이고,

대표의 관리 능력 부재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몰아치는 리스크에 대하여 

우리는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속이고 

빼앗으려는 사람들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에는 외부에서 다가오는 흑심에 대한 이야기이다



1.  호의적인... 너무나 호의적인...


이제 좀 제품/서비스가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주변에 부르는 곳이 많아지고,

미팅이 연이어 잡히기 시작한다.


특히, 전시회나 언론에 기사가 나면 

한 2주 동안은 전화가 계속 이어지더라.


근데 그럴 때 조심해야 한다.


정말 제품/서비스에 관심이 있어서 

다가오는 바이어 또는 고객도 있지만

어리바리한 대표를 꼬드기려고 접근하는

사짜 돌림 분들도 꼬이기 마련이다.


"내가 어떤 어떤 사람인데... 이거 내가 잘 살릴 수 있어."

"누구누구 아나? 그 사람 내가 키웠거든."

" 그 회사가 나 만나기 전에는 말이야..."


경험 상

대부분 인맥을 자랑하거나,

무수한 경력으로 과거를 포장하는 분들은 

일단 멀리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절대 허투루 접근하지 않는다.


바람잡이랑 같이 오기도 하고,

화려한 서류 뭉치들 들고 찾아오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관심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독심술을 연마하지 않은 

우리의 사람 볼 줄 모르는 눈을...

믿을 수 있을까


그래서 크로스 체킹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메모해 두고,

아는 지인을 총동원해서 검증에 들어가라.


그리고 한 다리 걸치면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인맥이 

본인은 모르겠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다는 사실!


진짜 이건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방법이다~!


2. 투자를 미끼로 삼다


가끔 투자자를 빙자한 인물들이 접근할 때가 있다.

특히, 

공개 IR자리라던가,

네트워킹 자리 후에 생기곤 한다.


좋은 기업/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투자자들도 많지만,

최근에 투자자를 사칭하는 꾼들도 많아졌다.


돈이나 지분을 터무니없이 갈취하기도 하고,

사업에 대한 핵심자료들도 빼가기도 하고,

심지어 성추행, 성폭력 등의 성적 범죄 사건도 발생한다.


최근 "미투(me too) 운동, 위드유(with you) 운동"이

활발한데...

스타트업계에도 완전하게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뭐 뜬소문만 가지고 가짜 뉴스(fake news)가 

재생산될 수 있기에 조심스럽지만...


연극계나 회사나 정치/군대/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감춰진 사건들이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는데

이 곳만 깨끗하다고 할 수 있을는지...


창업자들은 투자해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이는 쉽게 접하는 투자 유치 성공 스토리에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명확한 자금계획이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가 필요한 자금이 얼마고,

어느 정도 자금이 남아있고,

얼마간 버틸 수 있고,

그 사이에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하는 플랜이

확실하게 서있다면,


굳이 뜬금없는 투자 유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와 

그에 맞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면,


무턱대고 그런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자!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자.


내가 여유 자금이 있거나 투자할 자금이 좀 있어.

그래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다녀.


근데 어떤 회사의 언론 기사 좀 보고,

전시회 한 번 본다고 불쑥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할 정도는 아니잖아.


적어도 그 회사 재무 상태는 어떤지, 

대표는 어떤 사람인지,

시장 상황은 어떤지는 면밀하게 살펴봐야겠지.


상장사 주식을 살 때도,

다트(Dart) 들어가서 회사 사업계획서와

재무구조 따져가면서

여기저기 관련 온라인 카페 기웃거리면서

이것저것 따지는데....


그냥 한 번에 뿅 가서 

투자를 해 주겠다는 말이 현실성이 있어?


우리 회사도 투자를 유치해 보았지만,

투자라는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처음부터 누군가 투자를 언급하면서 먼저 접근한다면

너무 들뜨거나 망상의 나래를 펼치지 마.


그것은 낚시질의 첫 시작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자금에 목말라 있다 보면,

투자를 빙자한 사기에 취약할 수 있다는 건 

나 역시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려있더라도

정신까지 놓아버리면 답이 없다는 걸 잊지 마.


3. 바이어인 척 다가온다.


경쟁사이거나 카피캣이 

바이어인 양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일단은 축하할 일이긴 하다.

베끼거나 관심 가는 제품이라는 뜻이니까.


딱 거기까지~~~!!!


우선은 찾아온 바이어라는 사람을

색안경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지만

좀 이야기하다 보면....


점차 정체성을 어렴풋하게나마 

의심할 수 있게 된다.


진짜 제품/서비스에 관심 있는 바이어는

리테일 가격과 납품 가격에 관심 있다.

그리고 생산가능 수량 정도?


거기에 인허가라던가,

마진 조건, 기존에 판매 레퍼런스,

셀링 포인트 정도 물을 수 있다.


그런데....

기술을 묻는다던가,

어디서 생산하는지라던가...

데이터라던가

사실 이런 질문은 바이어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일 수도 있지 않냐고?


바이어가 좋은 제품, 

팔릴 만한 제품을 찾기 위해

만나야 할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데...


바이어의 생각 루트는 

돈이 될 것인가,

얼마를 남길 수 있을 것인가,

팔 수 있는 것인가 이다.


바이어라면 간도 쓸개도 다 빼줄 듯이

다 갖다 바치려고 하는 생각은 버려라.


우리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량 바이어인지, 

불량 바이어인지는 어떻게 구분할까?


첫째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죄다 동원하기


우리에게 코트라가 있다.

최대한 활용하기 바란다.

코트라는 수출입 관련한 많은 지원제도를 가지고 있기에

잘 활용하면 일차적인 스크리닝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고비즈코리아"라던가

코트라의 "바이코리아"에 접속해서 

검색으로 얼추 짐작할 수도 있다.


하다 못해 구글링으로 상대회사

검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업종마다 협회라는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타트업들의 무역 관련하여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인콰이어리(수출을 위해 바이어가 보내는 공식 메일)를

보면 제대로 등록된 곳은 고유 번호가 부여되어있다.

그런 곳은 일단 1차 관문 통과!


발품을 팔아라.

찾아다녀라.


저절로 찾아오는 도움은 의심하되,

찾아내서 만들어낸 도움은 감사하라.


두 번째로,

바이어에게도 회사 자료와 포트폴리오를 요청할 수 있다.


바이어만 제품설명서와 회사소개서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바이어에게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국환 가수님의 

[타타타]란 노래 가사에 이런 명언이 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좋은 파트너는 서로가 알아갈수록

더 돈독해지고, 신뢰가 쌓이는 법이다.


일방적으로 우리를 알고자 하는 파트너에게

우리는 "One of them"일뿐이지만,

서로를 알고자 하는 파트너에게

우리는 "One to One"이 된다.


세 번째로,

진짜 제대로 된 바이어는 

공짜로 샘플을 가져가지 않는다.


구매해서 가져가지.


구매라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라고 여기기 때문에 발생한다.


바이어가 정말 이 제품에 관심이 있고,

거래를 하고 싶다면,

제시한 가격보다 깎을 수는 있어도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는다.


공짜로 가져가는 바이어와

앞으로 수많은 협상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건가.


제 살 깎아먹기 식의 판매가 될 것이

눈 앞에 선하다.


4. 쉿! 비밀주의!



"이번 건은 대표님만 알고 계세요"

"프로젝트는 다수가 아닌 소수정예로 수행돼요."

"기밀 엄수 아시죠?"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 곳들이 

사람을 꼬시는 수법은 공통적으로 알려지길 꺼려한다.


뭔가 특혜를 주는 듯한 멘트로 홀리고,

뭔가 선택받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그렇게 외부의 개입을 차단시킨다.


계약내용이나 기술 관련 또는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비밀유지에 대한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바이어 또는 투자자를 만나는 것에 

기밀성을 가진다는 것은 이해의 영역일까?


이는 크로스체킹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원천 봉쇄하도록 제약을 걸어 놓는 행동이다.


5. 시간이 없다. 

올바른 판단을 훼방하는 또 하나의 요건은

바로 시간의 제약이다.


"언제까지 입금해야 합니다."

"지금 아니면 이런 기회가 없어요."

"오늘 마감입니다."

"남은 TO(자리)가 얼마 없어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확인할 여력을 지워버리는 수법이다.


마치 떨이요~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모객 하는 행위와 유사하다.


특히 우리 같은 초보 창업자들은 기억하자.

모 아니면 도 식의 리스크 있는 판단보다

90% 이상의 성공 가능성과

우리가 컨트롤 가능한 상황과 환경에서

싸울 수 있는 조건에서도 패하는 일이 많은 것이

이 바닥이다.


패배한 후에 운이 나빠서였다,

타이밍이 안 좋았다,

외부환경의 영향이 컸다는 것은 

허공의 메아리요,

무능한 변명이다.


생각은 진취적이고, 

행동은 도적적이지만,

경영은 안정적이고,

검토는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 한 번으로

훅 갈 수 있으니...

늘 돌아보고, 또 돌아보자.


안전제일!


6. 우리 구면이잖아.


한 번 만나고 "우와 이 사람 믿을만하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두 번 만나면,

이제는 반가움으로 마주 할 수 있다.


세 번 만나면,

이제는 구면이라 같은 편이 되기 십상이다.


이게 무서운 거다.


초면에는 의도 없이 접근하다가

두세 번 만나고 나서 서서히 

의도를 흩날리기 시작한다.


우리에게 보이는 호의에 경계심이 풀어질 때쯤

양의 탈을 서서히 벗기 시작한다.


문제는 우리는 그게 양의 탈이었는지,

원래 늑대였는지, 아니면 늑대처럼 생긴 양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익숙해지고,

구면이라고 안심하는 순간부터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의 변화는 눈치채는데,

자주 만나는 사람의 변화는 눈치 못 채는 습성이

우리의 합리적인 이성을 마비시킨다.


친근함은 우리의 무기이기도 하지만,

적의 무기이기도 하기에 

긴장을 쉽사리 풀면 안 된다.


너무 깐깐한 거 아니냐고?

사업은 깐깐하게 해야 하는 거야.


7. 판은 깔려 있다.


아마추어적인 사짜 돌림은 

그나마 조금만 경각심을 가지면 분별할 수 있는데....


프로, 전문적인 꾼들은 정말 감쪽같다.


논리와 스토리에 빈틈을 찾기 힘들다.

근거로 제시하는 것들은 이미 웹이나 모바일로 바로 검색해도

뻔할 정도로 당연한 것들이다.


"그거 한 번 시간 나시면 알아보세요."

"제가 말한 거 검색해보시면 알 거예요."

"인터넷 조금만 하셔도 찾으실 수 있어요."


꾼들의 배짱에 감탄할 것이다.

그 배짱의 원천은 바로 이미 판이 깔려 있다는 거다.


우리가 무엇에 배고파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무엇에 약한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밑밥은 이미 뿌려놨다.

이제 낚시 바늘에 입질만 하면 거의 잡은 거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구글링을 백날 해봐도, 뚜렷한 답은 찾기 힘들다.


짜인 판은 오히려 더 신뢰하도록

착각의 늪으로 우리를 등 떠민다.


그러한 너무나도 완벽함에 대하여

다시 짚고 넘어가자.


달콤한 과자로 만들어진 집 안에는

마녀가 살고 있는 법이다.


전혀 과자로 만들어진 집이 

있을 수 없는 위치에 놓여 있다면, 

그것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뜬금없이 좋은 조건, 좋은 환경, 좋은 제안들로

가득한 천국이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의심하고, 검증하라.

생각하고, 행동하라.

알리고, 물어봐라.

믿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의심하라.


#클린그린 #스타트업 #창업가 #창업자 #마인드셋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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