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싼 게 비지떡인가?

파펨은 싼게 아니라 합리적인 겁니다... =)

파펨 (PAFFEM) / 최영렬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의 어원을 좀 집고 넘어가야겠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옛날 충청도 산골에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들르는 주막집이 있었는데, 그 주막의 주모는 가난한 선비들을 푸짐하게 대접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하루 묵고 다시 길을 떠나는 선비들에게 주모는 아침마다 보자기에 싼 것을 손에 들려 보냈는데.. 그럴 때마다 선비들이 물었다고 한다. "이 보자기에 싼 것이 무엇이요?"

'싼 게 비지떡'입니다. 가다가 출출할 때 드세요..


사진은 마포 을밀대의 녹두전 ㅎㅎ 비지떡은 아님!!


보자기에 싼 그 무엇이 바로 콩 비지떡이라고 한다. 즉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넉넉한 인심을 표현하는 말이었는데 의미가 와전되었다고 한다. 90년대를 강타한 '덩달이 시리즈' 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연식인증)지만, 정설이라고 하니... ㅎㅎ




우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제품의 일반적 가격대비 싼 것은 잘 소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것을 체험해왔다. 이윤을 극대화시키려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한다면, 싸게 판다는 것은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싸게 판다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의심을 가진 터라, 그것이 좋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이윤(margin) = 가격(price) - 비용(cost)


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높이던가, 비용을 낮추던가.. 혹은 그 둘다를 하던가 또는 판매되는 unit의 개수를 늘려(박리다매) 이윤의 총 합을 극대화할 수 도 있겠다. 그런 차원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가격을 높이는 것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낮추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은 실로 엄청난 노력이 따르기 때문! 


잠시 이야기의 초점을 가격(price)에 맞춰본다면,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1) 제조업자 (혹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조원가에 원하는 수준의 마진을 더하여 가격을 도출할 수 있고..

2) 고객의 입장에서는 내가 지불하고자 하는 의지 (wiling to pay) 일 수 있고..

3) 시장 입장에서는 유사한 다른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가격이 기준이 되어 가격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되는 지점의 근처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 향수, 디퓨져 등등의 시장 조사를 하다 보면, 좀 어처구니없는 가격표들을 붙여놓은 것들을 너무나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뭔가 시장과 player 간의 암묵적 담합인 듯한데.. 1), 3) 번의 기준에서 살펴보면.. 거품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2)의 기준에서 고객이 이 상품/서비스를 구매 안 하면 그만인데.. 그걸 또 사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다. OTL.... 물론 가격은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의 결정이고, 의사결정이며 전략이 될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제품/서비스에 저 정도 가치를 느낀다면 구매를 할 것이고..

 

아무튼! 1차적인 결론은 대부분의 상품/서비스 중에 싼게 비지떡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 파펨의 가격은 왜 만원인가?


파펨의 가격은 특별한 계산 없이 "매월 만원이라면 subscription 하는데 부담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였고, 고객이 지불하는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10,000원이라는 가격 조건을 정해 놓은 후, 1)의 조건, 즉 cost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남는 margin은 흠.. 꽤나 tight 하지만 도전해볼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서 파펨은 정기구독 시, 월 만원이라는 가격이 되었다. (곧 월 12,000원이 된다 ㅎㅎ)  


문제는 파펨이 "만원"이라는 가격 표시를 붙여 놓으니.. quality가 비지떡일 것 같다는 #선입견 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좌절이다. (우선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 흥분하는데.. ) 적정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높은 가격 요구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그것은 팔리고 있다는 점이 화가 나고, 오히려 가격이 높은 것이 좋을 것이라는 단순 생각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에게도 화가 난다. ^^;; 화가 나봐야 어쩔 수 없는 것은 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ㅎㅎ


또한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고객은 저렴한 가격을 붙여놓으면 저렴한 가격의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케아가 저렴하다는 가격표를 보고는 "이케아는 2년 정도 쓰면 제대로 못쓴데.. 그러니까 싼 거야"라는 판단을 해야 본인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감소할 수 있다. 


즉 요즘 일부 고객들은 비싼 가격에 명품 행세하고픈 제품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그럼 명품이란 무엇일까? 내 기준에서 명품은...

고가의 제품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명확한 "철학"(philosophy)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꾸준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upgrade"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의 제품


이라는 생각이다. 가격의 여부가 명품이 아니라, 그 value를 키워가는 노력과 정성이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제품들이 명품이다. 그런데 요즘 제품들은 위와 같은 생각과 노력보다는.. 이미 명품이 된 것들을 흉내 내려고 하는 것에서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 것들을 보면 또 화가 난다. ㅡㅡ;;;


파펨은 명품이 되고 싶다. 추운 겨울날에도 방산시장에 가서 혹은 을지로, 청계천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제품의 quality 증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search 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가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러한 제품을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럼 싼 것과 합리적인 가격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싼 것은 낮은 가격으로"만" 고객을 잡겠다는 목적이다. 합리적인 가격은 value for money이다. 고객이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본인이 가진 것과 교환하는데 충분히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자, 그럼 싼 게 비지떡인가? 싸다고 모든 것들이 비지떡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인데 저렴하기까지 하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그런 제품/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질수록 더 합리적인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고객들이 알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 ㅎㅎ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 이런 message를 잘 전달해야 알 수 있겠지만..


마지막으로.. 억울하면 가격 올리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건 안 하련다...
파펨이기 때문에!!!


#파펨 #스타트업 #창업가 #창업자 #마인드셋 #인사이트

파펨 (PAFFEM) 팀의 팀터뷰 보기

[셀프 팀터뷰] 프로토타입 성애자 박종성 CTO에게 엑씽크란?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로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