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방자한 그/그녀에게

스타트업 창업진이 필수로 읽어야 하는 책 : 에고라는 적

튜터링

"아, 진짜 고민이 있는데요. 저희 대표님은 제 말을 아예 듣지 않으세요."
"와- 완전 혼자 up~돼서 내일 당장 회사 상장할 분위기로 사람 뽑아요."
"저 정도 자뻑이시면 - ㅠㅠ 회사가 걱정됩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우리 부장님은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시나 봐요. 상황 파악을 전혀 못하시는거죠. "


 지난 정권의 불통 대통령은 우리의 조직과 내 친구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데이터를 외면하며 공상에 빠져 있거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해도 아니 어떻게 이 수치를 저렇게 해석하지 할 정도의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수나 대표들은 꽤 많다. 분명 처음엔 그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사람이 변한다. 흔히 어깨에 힘 들어갔다, 자아가 세다, 나르시스트이다, 자기중심적이다, 오만하다, 등으로 묘사되는 사람들은 열정이 있다, 자신감이 있다, 포부가 있다 등의 평가를 받기도 한다. 워낙 자기 PR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더 그런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다. 비전과 사기 또한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멀쩡한 '나'로의 멘탈을 유지하며 '사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까?


 지난 10년간 교육 업계에 있으면서 나 또한 강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적게는 10여 명, 많게는 500여 명 이상의 청중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일은 기력을 쓰는 일이다. 우울한 일이 있거나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강의 때만큼은 아주 높은 에너지로 청중을 이끌고 압도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나 자신의 상태를 up 시키는 일들을 의도적으로 해왔다. 강의가 잘 '먹힌'날들은 청중들이 끌려오는 게 느껴진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 기울여적고 마치면 질문도 한다. 나의 강의가 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feedback을 해오면 기분이 우쭐해진다. 몇 시간 동안은 스스로의 '자뻑 느낌'에 갇힌다.

 문제는 강의를 마친 후이다. 그 기분과 에너지가 그대로 남아서 운전할 때는 과격해지고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는 거드름을 피우게 되는 나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결국 강연을 마치고 나서 강연자의 나에서 멀쩡한 나의 모습을 찾아 평점심을 유지하는 나만의 방법들을 고안했다. 장기적으로도 스스로의 호르몬과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제 3자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평가해야 했다.


우리도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어!


 스타트업 업계에 와보니 창업자들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IR, 데모데이 등을 통해서 회사의 5년 뒤를 예측하고 (엄처난 수치와) 아직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우리 팀을 세일즈 해야 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다 보면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 이야기하지만 3년-5년을 대비하며 마음을 굳게 먹고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련한 투자자들 앞에서는 소심해지거나 자신감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기회는 그대로 휘리릭 날아가기 때문에 자기 확신을 갖고 임해야 한다.

 회사로 돌아오면 어떤가? 회사도 돌아와도 다르게 똑같은 상황이 생긴다. 초기 기업의 경우 적은 급여와 복지 수준에서도 팀을 이끌기 위해서는 동기부여와 비전 제시를 하며 팀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 우리도 유니콘 아니 데카콘 기업이 될 수 있다규!! 나 좀 믿어줘!!


 일반적인 사원이었던 시절에 비하면 창업 후 삶은 달라진다. 투자도 유치하고 언론에서 인터뷰도 한다. 평소에는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을 만나고 우쭐해지기도 한다. 이때 조심해야 한다. 한 방에 멘탈이 훅 간다.  책<에고라는 적>은 이런 마음이 들뜬, 커피+레드불+박카스 먹은 기분으로 출근을 하고 잠을 청하는 창업진들에게 필독 도서이다.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는 스타트업 마케터들에게 그 유명한 '그로스 해킹' 을 쓴 저자이다. 저자를 보고 얼~~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로스 해킹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스타트업인들은 꼭 읽어봐야 한다. 그는 87년생이다. 젠장. (요즘은 가끔 어린 사람들의 뛰어난 역량이 미친 듯 질투 날 때가 있다.) 19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구글에 자문을 제공해왔고, 20대 초반에 아메리칸 어패럴 마케팅 이사로 일했다. 그러다가 그가 진행한 여러 사람들이 나락의 길을 겪으며 본인이 바닥을 찍었을 때 역사적인 사람들은 '에고'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궁금해하며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쓴 글이다. 게다가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로버트 그린'의 제자이다.


젊은 나이게 삶의 굴곡이 참 많으셨던 듯...87년생이심-

 

 영문 원제  Ego is the enemy라는 타이틀로 나왔고 국내에는 <에고라는 적>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서브타이틀이 더 설득력이 있는데 '지나친 자의식을 경계하라'라는 타이틀이 이 책을 더 잘 설명한다.


P207 - 거대한 야망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알렉산더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중용'이 뜻하는 것을 끝내 깨닫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어떤 미덕이나 탁월함은 하나의 스펙트럼 위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용기는 소심함과 무모함 사이의 어떤 지점에 있고, 사람들이 모두 칭송하는 관대함이 실제로 유용할 수 있으려면 인색하지도 낭비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중용을 가르는 경계가 파악하기 어려울 때 이것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고 무작정 덤벼들다가는 극단으로 치닫는 위험에 빠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것에 탁월하기가 어려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그가 말하는 중용을 이용해서 우리의 에고와 성취욕을 제어할 수 있다.


 끝없는 야망을 가지기란 쉽다. 야망의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무사안일의 마음을 가지기도 너무 쉽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된다. 박수갈채를 동반하는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경영전략가인 짐 콜린스가 '원칙 없는 사업 확정'이라고 불렀던 것을 피해야 한다. (그가 말한 기업 패망의 5단계 중 두 번째 단계로, 이 단계에 놓인 기업은 성공에 대한 자만심으로 낯선 사업에도 쉽게 뛰어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다시 한번 더 빌리자면 적당한 양의 압박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적절한 기간에 적당한 차를 타고 적절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참담한 결과가 빋어질 수 있다.


 알렉산더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나폴레옹이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위대한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해왔다. (...) 그리고 그들은 행복이 아닌 명성을 얻었다."


CEO = Chief Ego Officer
2014년 포춘에서는 '당신의 CEO가 Chief Ego Officer가 되었을 때'라는 글을 실었다. 요는 자뻑이 심한 CEO는 업무 수행력도 떨어지고 사기 칠 확률도 높다 라는 것. 국내의 매거진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칼럼이 실렸는데 자기를 넘나 사랑하는 나르시시즘 증후군의 경영자들은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을 갖는다고 한다. (그지, 자기가 젤로 중요하고 잘한다고 생각하니)


나, 나! 내가 젤루 멋지다고... 와우! 내가 만든 회사가 이렇게 훌륭할 수가!


 이런 사수, 경영자, 대표에게는 조언이 이빨도 먹히지 않는다. 이런 높은 에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무대 위에서 강연자와 관객으로 조우하는 것이 아닌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날 때는 오히려 이런 에고가 사람들을 멀리하게 만든다. 일종의 약한 자기 최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


 저자는 책에서 스티브 잡스 또한 매우 강한 에고를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고 이런 그의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니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나 또한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자신을 둘러싼 벽을 쌓아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없애는 그의 삶은 나폴레옹이 했던 이야기처럼 행복이 아닌 명성을 얻었다. 그가 암에 걸려 치료를 거부하다가 나중에서야 받아들인 것도 그가 믿는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신념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에게 치료를 권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결국 그는 그 말을 너무 늦게 들었다.


A 2013 study of CEOs across the 500 companies listed on Standard and Poor’s Index, found that narcissistic CEOs often underperform their peers and are more likely to be convicted of fraud. [출처] Fortune.com


폭군 증후군과는 달리 나르시시즘 증후군은 얼핏 보면 회사 사업에 대한 경영자의 열정이 긍정적으로 피력하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경영자의 의식 밑바닥에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이기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데 있다.  [출처] 기업을 살리는 CEO의 세 가지 원칙|작성자 피플앤인사이트




 결론 : 스타트업 대표, 창업진, 1인 사업가 등... 자기 확신이 강해야하고 스스로 혹은 타인에게 동기부여를 해야하는 직업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이루어놓은 성과가 너무도 뿌듯한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일이 잘 돌아갈 수록 자신 안의 경계해야할 것들을 잘 챙겨야 한다. 자신의 에너지와 상태 변화는 매 순간 확인하며 살아가야 한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본문의 인용글 출처

When your CEO turns into the awful Chief Ego Officer -

http://fortune.com/2014/04/25/when-your-ceo-turns-into-the-awful-chief-ego-officer


CEO의 나르시시즘에 대한 글 - http://pninsight.com/220949113775


스티브 잡스는 사이코 패스였다.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910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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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승자의 뇌 - 뇌는 승리의 쾌감을 기억한다.
: 성공하고 나니 변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되어가는지에 대한 내용을 뇌과학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왜 권력을 쥐면 돌변하는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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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까지 이 책은 5명에게 선물했다. 조직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항상 다르게 돌아가기 마련. 의도를 가지고 했던 것들이 어떻게 비틀려 결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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