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해 나가는 법 [창업가의 생각노트] - 이승훈 링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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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크 기업에 있어 성장의 중요성

테크 스타트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것’. 다른 말로 ‘더 빠르게 성장하고 진화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성장은 모든 산업 내 플레이어에게 있어 중요하다. 하지만 흔히들 4차 혁명이라 명명되는 정보/통신 산업은 특히나 빠르게 진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지 않는 또는 성장이 느려지는 테크 스타트업은 정체됨이 아닌 도태됨을 의미하고,이는 곧 사망선고와도 같다. 결론적으로 테크 스타트업에 있어 빠른 성장은 유일한 생명줄인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에는 ‘3단계의 성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1단계: 고객 수가 증가

2단계: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고 이를 처리하는 능력이 진화

3단계: 고객/데이터가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 Quality가 매일 진화 (고객 수 증가 à데이터 수의 비약적 증가, à서비스 고도화/맞춤화).

테크 산업의 아름다움은 제조업/서비스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Scale-up = 서비스 고도화 및 진화의 기적” 을 만들어 낼 수 있음에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 (서비스업의 대표주자)의 경우,본점 1호점이 궁극의 맛을 구현하여 큰 성공을 거둔다 할지라도, 점포를 확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본연의 맛과 서비스 질이 저하되는 Scale-up의 함정이 빠지게 됨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본연의 맛이 희석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음식업의 특성이다.

하지만 테크 스타트업은 마치 점포가 늘어날수록 각 고객 입맛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맞춤 음식을 제공하는 기적의 프랜차이즈와도 같은 것이다. (단, 해당 스타트업이 데이터 처리 능력과 문제해결력을 장착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고객이 증가할 수록 데이터가 많아지고,우수 인재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데이터를 처리해서 고객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능력이 향상되고,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 퀄리티가 진화되어 고객이 더 많이 유입되는데 그러면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이를 처리하는 능력은 그 이상으로 배가되어 결국 더 진화한 서비스가 탄생되는 과정이 테크 산업의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Tech 산업에서 전 세계 고객들에게 궁극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여 그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데 테크 산업에서 성장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서비스업/제조업에서 성장을 빌드업해나가는 방식과는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조업적 산업 기반이 굉장히 강했어서 그런지 제조업적 성장 공식을 테크 산업에도 적용하려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에, 우리나라의 Tech 스타트업이 미국 실리콘밸리 서비스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나라에서도 페이스북/구글을 능가하는 테크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서비스업과 테크 산업의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테크 산업에 맞도록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제조업/서비스업에서 성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제조업의 경우, 제품을 기획하고, 부품을 설계 및 조달하고, 제조하고, 유통하고, 마케팅하고 판촉하는 과정이 분리되어 있었다. 일반적 제조업 회사에서는 마케팅 부서에서 회장님의 지령과 고객 설문 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하였고, 엔지니어링 팀에서 상품기획에 맞는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관련 부품을 정의하고, 핵심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조달 팀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을 조달해왔고, 생산 팀은 공장을 설립하고 생산 라인을 깔고 생산 설비를 들여와서 제품을 생산하고,다시 마케팅팀이 이를 광고하고 홍보하고 유통채널에 배치하였다.

위와 같은 제조업에서 회사의 성장은 얼마나 괜찮은 제품을 많이 생산하여 적정 가격에 판매하고 비용 관리를 최적화하여 이윤을 많이 남기느냐에 달려 있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꽤 괜찮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조업에서의 성공의 본질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조업 기업의 핵심 역량은 기술 개발 능력, 제조 역량 세일즈/마케팅 역량이다.즉, 대형 공장을 만들고 첨단 설비를 동원하여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R&D 센터를 건립하고 다수의 엔지니어를 고용하여 차세대 기술/특허를 개발하고, 대규모 영업팀 운영 및 광고비 집행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유통망을 장악해 나가는 능력이 제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힘”이었다. 공장을 짓는데 부지 매입 및 설비 증설에 몇 십억 이상은 소요되고, 지면광고 TV 광고 등에도 몇 십억원 단위가 투입되며, R&D 센터 건립 및 박사급 인재 채용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제조업의 경영진 입장에서는 대형 자본을 정치적 인맥 동원 및 담보 책정 등 통해 낮은 이자율로 조달하고, 만기를 최대한 늦추며(또는 연장하고)버텨나가는 것이 제조업의 핵심성공요소 중 하나였다. 그래서 자본조달이 중요했다.

자본 조달 업무는 재무 관리팀이 담당했다.해당 자본을 사용하여 제품을 기획하고 마케팅하고 판매하고 유통망을 장악해 나가는 것은 경영기획 및 경영관리팀이 전담했다. 그런데 위의 재무관리, 경영기획 및 관리팀은 경영학도가 힘을 발휘하는 영역이었다. 이에, 제조업 시대는 곧 경영학도가 존중받는 사회였다.

3. Tech 산업에 있어 성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하지만 테크 비즈니스는 다르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상당수 통합되어 있다. (즉 제조업처럼 기획팀, 개발팀, 조달팀, 유통팀 등이 분담하는 것이 아니다) 기획력을 갖춘 소수의 개발팀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서비스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런칭해서 또는 안드로이드/앱스토어에 업로드해서 고객에게 선보이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다시 서비스를 개선 및 업데이트 후 다시 고객에게 선보이고, 고객의 실시간 피드백을 받아 다시 서비스스를 고도화한다.

어느정도 이상의 퀄리티에 다달으면 고객은 서비스의 우수성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이를 본 다수 고객이 서비스를 모바일/웹에서 설치하고 이용하고 만족하고, 다시 지인들에게 추천하며 성장한다.

서비스 기획/개발은 경영가가 아닌,개발자-디자이너-기획에 의해 진행이 된다. (이 과정에서, 기획력을 갖춘 개발자 및 디자이너가 제품개발을 리드하는 것을 지향한다) 특히 소수의 개발자가, 제조업에서 생산팀/조달팀/설계팀/유통팀 등이 했던 업무를 전담하는 것이다. 유통의 예를 들자면 테크 서비스에 있어 유통채널은 애플/구글/인터넷이 장악하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올리는 올리는 것이나, 앱스토어/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리는 것을 개발팀이 리드한다. 세일즈/마케팅 팀은 제조업 시대의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고 유통채널에 밀어넣는 역할”이 아닌 고객이 서비스를 다운로드 받았을 때 이를 100% 활용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전담하고 입소문 기반 추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엔지니어는 기능을 만들고, 데이터를 모아 고객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고객 눈에 보이는 것은 코드가 아닌 디자인인데, 디자이너는 개발자가 구현한 기능이 고객의 직관이 맞게 쓰여질 수 있도록 이를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기획은, 개발자의 코드와 디자이너의 시안이 고객의 삶의 문제 해결에 직결될 수 있도록 핀포인트를 맞추는 역할이다. 세일즈/마케팅은 고객들이 서비스를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테크 서비스에서 성장을 이끄는 것은 자본이 아닌 사람이다. 물론 자본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사람을 쉽게 더 많이 선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페이스북/구글/아마존의 기적은 초창기부터 자본을 충분히 확보해서가 아니라, 담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수의 핵심인재를 확보했고, 이들이 진화하는 서비스를 집착스럽게 계속 만들어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돈으로 많은 사람을 고용할 수는 있지만, 기적을 만들어 내는 지능 + 열정 가득한 핵심 인재를 선발하고 성장시킬 수는 없다.

4.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에서의 나의 가장 큰 고민

그래서 요즘 내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좋은 사람을 선발하느냐, 어떻게 팀을 빠르게 성장시키느냐, 팀의 성장이 곧 서비스의 성장 및 회사의 성장과 직결시키는 것이다.

1) 빠르게 성장 가능한 정직한 사람을 뽑는 것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사람은 변할 수 있지만, 변하는데 필연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기다려 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정직해야 한다.신뢰는 정직하지 못함에서 무너지고, 의심은 회사의 문화를 망치는 가장 무서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2) 팀을 성장시키는 것

팀의 성장은 6가지 조합의 산실이라고 생각한다.

1. 팀에게 Task 가 아닌 미션과 문제와 역할을 준다. (어떤 일을 시킬까 보다는, 어떤 미션과 역할을 주고, 어떻게 동기부여 시킬까가 중요하다)

2. 기획/실행을 전담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발언권을 준다. (리더는 끊임없이 듣는다)

3.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리소스를 적시적소에 제공한다 (팀원이 리더의 리소스가 되는 것이 아닌,리더가 팀원의 리소스가 되어야 한다)

4. 부족한 역량을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5. 팀 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

6. 적절한 보상과 휴식을 제공한다

3) 팀 성장을 서비스 퀄리티 개선&고객 만족과 직결시키는 것

팀의 성장이 곧 서비스 퀄리티 개선 및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고객의 Pain Point 해결과 직결되는 서비스 기획, 효율적/효과적 PM,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가능한 hot-line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은 스타트업에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이슈를 솔직히 공유하고, 팀은 이를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quick fix (실수 해결) + 근본적 기능 향상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DB 를 잘 구축하여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추게 하는 것.

그리고 버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팀의 성장이 회사 성장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동안 팀이 주저앉지 않을 이유를 제공하고,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케어하고 소통하는 것.

그런데 팀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 병행되었으면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래야 팀원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향후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지만 팀이 성장하지 않거나, 팀이 성장했는데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팀원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없다.

사실 이 모든 고민이 시작된 2가지 생각 중 하나는, “우리 팀원분들은 충분히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Ringle의 비전을 믿고 여러가지 희생(?)을 감수하며 팀에 조인해 줬는데, 나는 어떻게 하면 이런 고마운 팀원들의 가치를 높여, 이들이 스타트업에 종사했음에도 다른 사람들 만큼.. 아니 그 이상 더 잘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다른 스타트업/ 대기업에서 서로 스카우트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서 시작되었다.

동시에, 이 모든 고민이 시작된 다른 하나의 생각은 “팀이 성장하지 않고서는 Ringle 팀이 비전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당연한 자각에서였다. 고객이 더 영어를 많이 쓰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그들에게 더 정확한 교정을 더 많이 제공해주고, 그들의 영어의 본질적 패턴을 분석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주기 위해서는, 지금 모인 소수의 팀이 정말 소수 정예의 팀이 되지 않고서는 이를 달성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팀 전체와 함께한 주간미팅에서 이런 생각을 솔직히 전달했다.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그리고 우리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런데 말을 하고 나니 나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팀이 성장하기 위한 6가지를 제공하고 있는가? 나는 충분히 듣고 있으며, 기회를 주고 있고,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고, 트레이닝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적절한 보상과 휴식을 제공하고 있는가?

나는 팀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과 직결될 수 있도록, 팀의 노력과 프로덕트 서비스 개선과 고객의 이용의 연결고리를 효율적으로 이어주고 있는가? 우리는 팀에게 버텨야만 하는 합리적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가?

아무쪼록, 성장하고 싶다. 그래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그런데 팀에게 근거없는 성장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성장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우리 팀이 전 세계 모든 기업에서 노리는 인재들이 되어, ‘이런 사람들 계속 데리고 가려면 업계 최고의 베네핏을 줘야 하겠는데?’ 라는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과 팀의 성장에 대한고민이, 테크 스타트업과 제조업의 차이까지 생각하게 만든…. 어찌 보면 여러가지 고민이 뒤섞여 난잡하게 길어진 부끄러운 글에 끝을 낸다.


이승훈 대표의 브런치 글(2017.07.28) 을 편집해 "모비인사이드"에서 에서 소개한 글입니다.

이승훈 공동대표

https://www.ringleplus.com/student/what_is_ringle

링글 공동대표 이승훈 / 1:1 온라인 화상 영어교육 서비스 ‘링글’(www.ringleplus.com) 공동대표로 비 영어권 국가에서도 영어 말하기, 쓰기를 제대로 배우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스탠포드 MBA 재학 중이던 2015년, MBA 동기 이성파 공동대표와 함께 창업해 즐겁게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MBA 진학 전 BCG에서 6년 간 소비재, 전자/통신, 중공업 분야의 컨설팅을 했다. 진학 직전에는 Devsisters에서 인턴 일을 하며 을 집필, 공유한 바 있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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