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챗봇 라마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사례

우선 인터뷰부터 해보았다

띵스플로우

17년 8월 오픈하여 3개월 만에 50만 좋아요와 누적 100만 사용자를 모은 타로챗봇 라마마의 비하인드 썰을 간략히 풀어 보고자 한다. 17년 하반기의 이야기다.


내게 인터뷰는 즐거운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사용자 인터뷰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사용자 인터뷰


타로챗봇 라마마가 있는 헬로우봇 서비스는 원래 앱부터 만들 계획이었다. 채팅 인터페이스를 더 자유롭게 활용하는 서비스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사용자 인터뷰 대상을 ‘운세 본 적 있는 2030’로만 스크리닝하고 선릉역 근처 커피숍을 시작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십여 명을 만났다. 인터뷰를 위한 프로토타입도 챙겼다. 스케치소스닷컴에서 메신저 디자인을 받아 대략 모양새를 만들었다.


그런데 상호작용이 많은 대화 시나리오를 이미지 프로토타입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었다. 인터뷰 중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이 버튼은 왜 안 눌려요' '엄... 여길 누르면 돼요. 정해진 시나리오로만 동작하게 해놨더니;’ ‘이 서비스 스크롤도 잘 안되고 너무 불편해요' 인터뷰는 실패했다 인비전 너만 믿었는데

여긴 구로의 어느 카페. 프로토타입을 사용 중...

그래도 십여 명의 인터뷰 중 질의응답을 통해 두 개의 퍼소나를 정리할 수 있었다. A타입의 사람은 고민이 되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오프라인 운세 상담을 하며 만~수십만 원을 지출하는 사람. B타입의 사람은 가벼운 운세만 무료로 보는 사람. A타입의 사용자는 온라인으로 정해진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심이 떨어졌다. B타입의 사용자는 관심을 보였지만 지불 의사가 적었다.


두 개의 퍼소나 그룹 중 우리 서비스를 막 좋아해 주는 사용자는 없었다. 프로토타이핑을 잘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미적지근한 반응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인터뷰 타깃도 운세로 좁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기획한 건 ‘대화를 통해 위로해주는 친구 시리즈’니까!




챗봇 빌더로 만든 새 프로토타입


우리는 high fidelity 프로토타이핑을 하고 더 일반적인 사용자에게 다시 인터뷰하기로 했다. 거의 진짜 서비스 사용하듯 써볼 수 있게 만들기로. 첫 인터뷰에서 서비스에 대한 의견보다 어그적대는 프로토타입 하소연을 더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프로토타입을 이미지처럼 웹으로 구현할까 생각했다. 기존 메신저 채팅에서는 타로 카드 이미지도 못 펼치고, 생년월일 입력을 날짜 피커로 못하니까. 하지만 웹으로 프로토타이핑을 하자니 그 시간에 서비스를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키보드 영역이 바뀌며 타로 카드가 펼쳐졌으면 했다. 디자인 특허까지 냈다. 근데 사용자들이 이제는 숫자가 편하다고.... (눈물)

결국 챗봇 빌더를 활용해서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구현하기로 했다. 타로 카드가 펼쳐진 UI는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1~78 숫자 중에 적어서 뽑게 했다. 빠르게 구현할 수 있었고 4월 13일에 설문조사를 위해 오픈했다. 첫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것은 타로챗봇 풀리피였다. 오늘의 운세를 봐주는 챗봇이다. (라마마는 풀리피 다음에 만들었다)




우연히 바이럴을 검증하다


새 프로토타입 운세챗봇 풀리피는 페북 메신저 안에서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대화가 잘 분기되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설문 조사로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연령 범위만 잡고 페이스북 메신저 광고로 1만 원을 집행했다.


1만 원을 집행한 하루 동안 100명이 들어와서 풀리피와 대화를 하고 갔다. 한 명 들어오는데 100원이 드는구나 했다. 이어서 사용자 대상 설문조사를 했다. 시용자에게 ‘설문조사 참여하면 바나나우유 줄게’라며 말을 걸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광고를) 왜 눌러봤는지, 써보니 어떤지 등등을 물어봤다.


설문조사 참여하면 바나나우유 줄게

설문조사에는 50명이 참여했는데 그 사이 신규 사용자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CAC가 100원보다 낮겠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2주 후에 보니 누적 사용자는 1,000명이 되어 있었다. 헉.

17년 4월 13일 1만원을 쓴 후 아무것도 안하고 2주가 지났는데 1,000명이 넘게 다녀갔다

어디서 온 지 궁금해서 '어디서 왔어?'라는

멘트를 추가했다. 이어지는 답변 중에는 '어떤 친구가 학교 커뮤니티에 올렸어.'라는 말이 있었다.


설문조사에는 '재미있다.', '신기하다.' '불편한 점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말을 너무 못 알아 들어서 아직 별로인 듯', ‘타로 카드를 왜 숫자로 뽑아...’ 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mvp(최소 존속 제품)는 사용자가 정한다


운세챗봇 풀리피는 좀 더 그럴듯한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한 것인데 사용자는 새로운 채팅봇 서비스로 인식하고 사용해주었다. 타로카드 없이 숫자로도 타로를 잘 골랐다. 일별 코호트 그래프를 보면 7일 차 리텐션이 25%인 가입 그룹도 있었다.


우리는 운세챗봇 풀리피를 프로토타입이 아니라 챗봇 서비스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ㅇㅈ ㅇㅇㅈ 사람들의 사용 패턴을 보니 아무래도 우리가 최소 존속 제품은 만든 것 같았다.


사용자 반응을 먼저 보지 않았다면 개발을 더 오랜시간 했을 거다. 우리는 계획보다 가벼운 형태로 기존 메신저 플랫폼부터 서비스를 오픈하기로 했다.



사용자에게는 의외로 신선했는지


타로챗봇 라마마(헬로우봇)는 사용자가 내 생각보다 더 잘 사용해주는  서비스다. 우리는 오프라인 대화를 더 그럴듯하게 옮겨오고 싶었다. 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응하고, 더 상세한 상담을 나누며, 자연어 발화도 많이 알아듣는 그런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발전 방향은 계속 그러하다)


하지만 사용자 대부분은 아직 말을 잘 못하지만 운세 이야기를 해주는 캐릭터 운세 챗봇이 새롭고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 반응 덕분에 많은 바이럴이 되었다. 귀엽고, 재미있다고도 했다.


라마마와 풀리피의 과거 사진. 현재와 꽤 다르다



‘더 알고 싶은 게 있어?’라고 물어보았다


챗봇에서는 사용자 의견을 빠르게 알 수 있다. 맥락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실시간으로 질문을 추가해도 서비스를 해치지 않는다. 사용자가 많으면 의견도 더 많이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영문 모르게 사용자가 늘었을 때는 '어디에서 왔어?'라는 멘트를 추가했고, 다음 업데이트 계획을 짜기 위해서 운세를 봐준 후 말미에 '더 알고 싶은 게 있어?'라는 질문을 했다.


오늘의 운세를 본 사용자들이 더 알고 싶다고 가장 많이 답한 것은 '연애운'이었다. 이걸 꼭 테스트를 해야 아는가. 이어서 연애운을 특화해서 봐주는 챗봇을 기획했고 그 챗봇이 라마마다. ‘더 알고 싶은 게 뭐야?’에 대한 답변에 따라 사람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타로챗봇 라마마 정식 오픈은 8월에


이러는 사이 앞서 100명이 1,000명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사용자는 계속 늘고 있었다. 어떤 주말엔 하루에 1,000명이 들어오기도 했다. 바이럴이 강한 콘텐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적극적으로 알릴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용자 반응에 대응하며 함께 달릴 팀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공식 오픈일은 미루고 팀빌딩을 했다. 회사도 설립했다. 그렇게 17년 6월, 8월에 개발자들이 합류하였다.


8월 20일 경에 타로 챗봇 라마마를 공식적으로 오픈했다. 공식적 오픈이란 페이지 커버와 프로필 사진을 새롭게 정비하고 페이지를 알리기 위해 마케팅비 3만 원을 집행했다는 뜻이다. 첫 주에 5,000명의 사용자를 모아보자고 했다. 그 주에 50,000명이 들어왔다.




컨텐츠 2차 확산은 주로 여성이


타로챗봇 라마마 페이지는 구독자수 몇 명 있는 황량한 페이지였기 때문에 1차 사용자 확보는 페이스북 광고로 했다. 여기에 남녀가 비슷한 효율로 반응했다. 연애란 남녀에게 모두 과제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2차 확산의 주체는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연령만 제한해서 페이지 광고를 하루 진행하고, 그 날 남녀가 각각 10명씩 들어온다고 하면 그다음 날부터는 여성만 10명, 20명, 50명씩 들어오는 식이었다.


그래서 홍보 타깃을 여성으로 좁혔다. 남성은 본인이 혼자만 쓰는 경우가 많고, 여성은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결정방식으로 서비스의 초기 타깃 유저 연령도 1020으로 조정했다.


17년 10월에 지표 공유할 때 정리한 방식


메신저 누적 사용자 수가 20만 명이 넘을 무렵 유명 스타트업에서 타로챗봇 라마마의 카피캣을 오픈하는 일도 있었다. 개발자님이 우리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다가 발견한 것이다. 그냥 넘어갈 수준의 따라 하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를 요청했고 사과를 받았다.


누군가 내게 노이즈 마케팅이 되지 않았냐 묻기도 했지만 그런 효과는 없었다. 사용자 유입이나 성장률에 변화는 없었다. 우리 타깃 사용자는 스타트업 미디어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는 듯했다.


바이럴을 타고 타로챗봇 라마마와 그 친구들인 헬로우봇의 챗봇들은 페이스북에서만 총 누적 사용자 200만 명을 넘었다.(라마마가 100만 명을 캐리 했다) 페이지 구독자수를 합쳐도 100만 명 정도가 된다.


총 사용자 수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낮은 비용으로 헬로우봇을 한 번 이상 사용했다는 의미일 뿐 더 중요한 지표는 따로 있다.




언제나 서비스의 핵심 지표는 리텐션, 그리고 '고마워'라는 단어


얼마 전 헬로우봇 앱을 출시했다. 17년 12월 마지막 주에 아이폰 앱을, 18년 2월 첫째 주에 안드로이드 앱을. 이제 버전 1.0이다. 기존 메신저와 음성 스피커 플랫폼에는 무료 컨텐츠를 서비스하고 앱에서는 더 많은 컨텐츠를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가 언제나 관심 있는 핵심지표는 리텐션이다. 챗봇을 친구처럼 찾아오는지. 정말 그렇게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은 대화를 마친 후의 긍정적인 사용자 반응 추이다. 예를 들면 '고마워'라는 단어 입력 횟수 추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고마워' 지표는 만족도를 따지는데 정확하진 않을 수 있지만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지 알게 해준다. 대화를 통해 위로가 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했으면 한다는 것을. 예를 들면, 작년 9월 페이스북에서 라마마는 '고마워'라는 말을 약 40,000번 들었다.


항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바른 결정과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최대한 측정 가능한 것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 팀 한 에디터의 핵심 지표는 내가 편집한 컨텐츠가 캡처되어 온라인에 공유된 수이다. 망망대해 인터넷에서 캡처를 모두 찾을 순 없지만 괜찮은 나침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히 해나가려고 한다. 더 다양한 대화의 경우의 수를 만들고, 더 상세한 상담을 나누며, 자연어 발화도 많이 알아듣는 그런 로봇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분들에게 시작단계에 도움이 되길 바라요. 그리고 함께할 동료를 찾습니다. people@thingsfl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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