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적응기#4 「지금」

그냥, 꾸밈없는 진솔한 글

Fuller / 김준범

언제부터였을까,


학창 시절

디자인을 공부하던 학생으로

서스름 없이 도전하고, 특이해지길 겁내지 않던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갑옷 같이 정제된 옷을 입고,

상명하복 문화에 스스로를 맞추고


살은 찌고, 눈빛은 흐려지고..

점점 '사회화'된 다수 속에 한 명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10대 말,

몸이 막 어른이 되어가며 만들어지는 호르몬,

아직 그 균형을 맞추지 못해, 못난 사춘기처럼


20 대 말,

이제 막 사회화되던 나는 그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못난 20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설익은 어른 놀이에 옛 추억만 뒤적거리고

언제부터 이렇게, 속된 말로 찌질해졌는지

어쩌다 찍힌 사진 속에서도 난 왜 그렇게 고개 숙인 모습이 많았는지

살은 찌고, 눈빛은 흐려지고, 축 늘어져있고..


대학생이 돼서야 고등학교 때 사진을 보고,

아 정말 못났었구나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야, 그땐 정말 못났었구나를 새삼 뒤돌아보게 된다.




그럼, 지금은 어떻길래?


어쩌다 닿은 옛 친구의 연락 "요즘 어떻게 지내?"

"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지 몰랐고 또 믿지도 않았지만,

그렇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 삶은 학생이라는 단계를 넘어서

아직은 미숙한 사회인의 단계를 보내고 있지만,


내 표정은, 내 사진은

다시 행복한 미소를 짓고 꿈을 꾸었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 듯 하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 안에 쌓여있던 독을 빼내고,

안에서부터 변화를 만들고 있을까를 생각하지만-

글을 쓰지만 -


글 실력이 부족한지 왜 죄다 상투적이기만 한 것인지




그냥 만화 속에 캐릭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꿈을 좇는 해적선에 몸을 실은,


하나하나 특성이 그리고 포지션이 분명한

사람들 속에서 나도 하나의 캐릭터로

그 특성과 포지션을 인정받으며


동료들과 함께 신나는 항해를 해나가는 기분이다.




화혜복지소의, 복혜화지소복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불행 속에 행복이 있고,

행복 속에 불행이 있으며

이는 끊임없이 순환한다고 하지만  


없어질 사탕이라면

닳기 전에 충분히 즐기며

젊음을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나가야겠다.




나이가 들 수록 선천적으로 타고난 모습을 떠나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에 책임져야 한다는데,


10년 후,

나는 여전히 꿈꾸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오늘은 그냥

꾸밈없이 담백한 글을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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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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