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채용기

스타일쉐어(StyleShare)

“Droid Knights 2019 라이트닝 토크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글입니다.”

좋은 개발자를 모시기 위해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요?

채용은 인사 담당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새로 들어온 팀원으로 인해 팀 퍼포먼스가 낮아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팀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팀원과 ‘케미가 터져서’ 팀 퍼포먼스는 물론 개개인의 성장까지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나 연인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팀원에 대해서 우리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통해 스타일쉐어 안드로이드팀에서 좋은 팀원을 모시기 위해 고민하고 경험했던 부분에 대해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STEP 1] 질문 하기: 우리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퍼포먼스 좋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구하던 그들. 그 곳에서 저는 전반적인 채용 과정에서 실제로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엉뚱한 것에 집중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스타일쉐어에서는 이런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채용 준비의 첫 번째 단계로 ‘우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우리 팀에 어떤 문화를 심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팀원분과 의견을 나누며 인재상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문서를 토대로 지원하신 분들의 이력서를 검토했습니다. 확실히 문서화된 인재상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니 팀원분과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고 그 덕에 수많은 이력서들을 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스타일쉐어 유저가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이 분은 면접을 볼 수 없었습니다. 내부적으로 신입개발자를 뽑겠다고 결정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일쉐어의 실제 유저이며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 등 저희가 바라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분이라 판단하여 면접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분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제가 무의식중에 필수요소라고 여겼던 지원자의 경력이 사실은 우리 안드로이드 팀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게 됐습니다.

[STEP 2] 보여 주기: Job Description은 어떻게 작성해야하나?

생전 처음으로 Job Description(이하 JD)을 작성하려니 정말 어렵더군요. 그래서 원티드에 들어가서 ‘나는 이직을 할 거야!’ 라는 마음가짐으로 수십 개의 JD를 읽어본 뒤 매력적이라 느낀 JD들을 모아서 분석을 해봤습니다.

제가 끌리는 이력서는 이런 부분이 달랐습니다. 개발팀이 서비스를 개발함에 있어서 1)어떤 기술에 집중하는지 2)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 팀인지 상세하게 적혀있었습니다. 그 JD를 읽으면 ‘내가 이 회사에 가게 되면 어떤 문화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되겠구나!’가 머릿속에 쉽게 그려졌습니다. 8퍼센트 CTO님께서 작성하신 구인공고도 매력적인 JD 중 하나였습니다.

HR 담당자께 전해 듣기론 제법 규모 있는 회사에서 JD 관련 지표를 측정한 결과, JD를 상세히 작성하고 난 뒤 JD 페이지를 통한 개발자의 지원율이 두 자릿수의 비율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아키텍처에 대한 정보, 팀에서 중요시하는 가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 등을 JD에 상세하게 작성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콜드콜을 통해 JD를 전달받고 면접을 진행하신 분들이 꽤 있으며 ‘JD를 통해 StyleShare 개발 팀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입사 후 어떤 기술들을 사용하게 될 것인지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https://www.notion.so/styleshare/Android-c2d5123eb5354906b834242736cc3a3b

[STEP 3] 속도 내기: 왜 프로젝트 과제는 빠지게 되었는가?

채용 초기에는 기술 면접 전 지원자분께 프로젝트 과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지원자분의 ‘코딩 스타일’ 같이 이력서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다양한 부분들을 알 수 있었고, 과제 결과물을 통해 지원자분께서 앱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과제 단계에서 이탈하는 지원자가 많았습니다. 파악해보니 ‘과제가 부담스러워서’ 보다는 과제 기간 도중에 다른 회사로 채용이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팀원분께서 프로젝트 과제를 빼고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해보는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은 보통 한 회사에만 지원하시는 게 아니기 때문에 ‘ 지원자분께서 비슷한 회사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빠른 리듬의 채용 프로세스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과제 대신 스타일쉐어 서비스를 개발하다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을 퀴즈로 만들어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변경 후 몇 차례 채용을 진행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채용 과정이 훨씬 간결해졌습니다. 과제를 위한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과제 리뷰 등의 눈에 보이지 않던 비용들이 절감됐기 때문이었죠. 그 덕분인지 채용 프로세스 중에 이탈하는 케이스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프로젝트 과제 없이도 이력서에 적혀있는 GitHub 링크를 통해 코딩 스타일과 PR 리뷰까지 많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퀴즈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았습니다. 지원자분께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퀴즈에서 요구하는 바가 모호한 경우 어떤 분께서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라는 말로 답변을 시작하셨고 어떤 분께서는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수차례 질문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지원자분께서 저희와 함께 일을 할 때 어떤 모습을 가질 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STEP 4] 일정 잡기: 채용 시기는 언제가 적기일까?

스타일쉐어 안드로이드 채용 오픈을 결정한 시점이 작년 말이었고 1분기 이내에 안드로이드 개발자 1분을 채용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1분기가 끝나갈 무렵인 3월 중순에 면접을 볼 땐 정해둔 기준에 많이 아쉬웠던 분도 어떻게든 뽑을만한 요소를 찾기위해 눈에 불을 밝히는 모습을 가지게 되더군요.

채용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기간을 정해두고 채용을 하려다 보니 일정이 촉박해질수록 현실과 타협하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더군요. 하지만 앞으로 짧으면 6개월, 길면 몇 년도 함께 일할 분을 모시는 일에 타협은 있을 수 없었기에 고민 끝에 CTO님, PM님과 이와 관련하여 얘기를 나눈 뒤 여유를 확보했습니다.

타협하려던 저의 마음을 반성하며 이런 경험을 모바일 팀에 공유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액션 플랜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입사 후 3개월은 회사와 프로젝트에 적응하는 시기이고, 최소 3개월은 보장이 돼야 의미 있는 수의 지원자분들을 만나 뵐 수 있으니 새로 오실 분의 역량이 필요한 시점보다 6개월은 일찍 채용을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일찍 준비하는 게 좋고, 가능하면 늘 채용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개발자 채용의 기회는 결국 준비된 회사에 오기 마련이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고민과 경험을 통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더 좋은 방향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하신 개발자께서 다른 분께 스타일쉐어를 추천해주신 덕분에 iOS팀에 새로운 분이 지원해주신 적도 있었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원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빠른 주기의 회고와 이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면접 마지막에는 늘 지원자분들께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드리며, 이를 기반으로 회고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또한 채용은 저희의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지원자분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면접 전에 회사로 놀러 오셔서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귀한 시간을 내어 면접 보신 분들께 저희의 기준에 근거하여 상세한 피드백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채용 프로세스 개선의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채용을 진행하며 지원자분께 스타일쉐어를 개발 문화, 프로젝트 차원에서 어필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원자분께서 기대하는 바와 실제 저희의 모습과의 차이가 크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팀 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살펴보게되고, 프로젝트를 개선할 수 있는 최신 동향을 한 번 더 찾아보게되고, 기존 방식보다 더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게 되더군요. 또한 저희가 즐겁게 개발할 수 있는 바탕인 ‘자율’ 문화를 잘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도 고민하게 되구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채용 기준들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뵙다 보니 제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의 2019년 성장 플랜은 그 어느 해보다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채용의 과정은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함께 일할 분을 모시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결과적으로는 회사의 프로젝트와 개인적인 발전의 발판 되어줄 뿐 아니라 정말 좋은 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결실까지 맺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처럼 좋은 분을 모시기 위해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여러 시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이런 분들께 저의 짧은 채용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로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