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문제를 현장에서 찾는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더팀스 편집팀 / 2015-12-22

로컬 여행 콘텐츠로 지역 소상공인과 외국 관광객을 잇는 크리에이트립을 찾았습니다. 크리에이트립 사무실은 동대문구에 위치한 카이스트 경영대학 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이렇게 포멀하게 안 입는데 오늘은 졸업사진 촬영하느라 이렇게 입었어요. (웃음)”

임혜민 대표는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 MBA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깔끔한 정장 원피스를 입은 임혜민 대표에게는 소녀 같은 부드러움과 리더로서의 당당함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Q. 크리에이트립은 무슨 일을 하나요?

크리에이트립은 관광수입이 지역 경제로 순환이 안 되고, 국내 관광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이 증폭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이에요. 기성 여행사들의 알려진 관광 코스가 아니라 발로 뛰며 직접 코스를 개발한 여행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Q. 크리에이트립 정체성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부당하게 돈 버는 것이 싫었어요.

임 대표는 첫 직장을 관두고 일당 10만 원을 받으며 중국인을 대상으로 홍삼을 팔았는데요. 삼일 만에 그만둔 경험이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소위 사기를 치라고 하더라고요. 원가가 만 원도 안 되는 홍삼을 한국에서 제일 좋은 홍삼이라고 말하며 수십 만 원에 팔라고 했어요. 중국인도 비싼 돈을 주고 한국을 오는 건데 그 돈을 주고 사라는 게 양심에 찔렸어요. 가게 주인이 외제차를 끌고 다녔는데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관광객을 속여 번 돈으로 잘 사는 게 화가 났어요. 그분의 가게가 잘 된 것은 대기업 투어에 지인이 있어서였죠. 투어 버스가 이 가게에만 관광객들을 내려줬어요. 그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하나도 안 됐어요.”

그때의 경험은 짧았지만 강하게 그녀의 머리에 남았고, ‘건전한 관광 경제’에 대한 고민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영리 기업 ‘크리에이트립’이 탄생하는 초석이 됐습니다. 임 대표가 주목한 것은 ‘로컬 관광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와 ‘생생한 로컬을 보여줄 수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공급 관계였습니다.

크리에이트립 (Creatrip) - 관광 문제를 현장에서 찾는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팀터뷰 사진 3 (더팀스 제공)

Q.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통계학을 공부하고 존슨 앤 존슨에서 수요와 공급을 플래닝 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부서에 들어갔어요. 제가 프로그램을 돌리는 역할인 줄 알았는데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돌려주더라고요.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일은 수요와 공급의 숫자를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이 선 순환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국내는 로컬 상인들이 관광수요를 일으킬 만한 환경이 아니에요. 왜냐면 단체관광을 받아야 여행사랑 연결되는데 20-30퍼센트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돼요. 대규모 식당이나 가게가 아닌 이상 기회가 거의 없는 거죠. 소외당하는 소상공인들을 연결하려다 보니 결국은 콘텐츠였어요.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급하는 게 가장 빠른 답이었어요.

크리에이트립 (Creatrip) - 관광 문제를 현장에서 찾는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팀터뷰 사진 4 (더팀스 제공)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회 혁신가를 발굴해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글로벌 단체 아쇼카 TFT 멤버로 일하고, 사회 공헌 단체 인액터스(Enactus) 서울시립대학교 회장을 하면서 미션이나 비전에 충실한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 의견도 반영해 회사 다니다 60세 즘 이런 일을 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힘들게 취업해 회사 생활을 하는데 굉장히 수동적으로 버틴다는 느낌이었어요. 왜 버텨야 하지 질문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뭘까 생각하다 생각을 하면서 결국 창업의 길에 들어섰죠.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렸다기보다 창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보는 스케일도 점점 넓어졌어요.

 

Q. 그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면 창업을 안 했을까요?

그래도 했을 거 같아요.(웃음)

 

Q. 최근 크리에이트립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크리에이트립 콘텐츠 기획자 이성희 매니저와 중국인 파트타임 팀원 둘, 한중 전문 번역가가 함께 하는데요. 이성희 매니저와 중국인 팀원들은 서울을 비롯해 속초, 강릉, 평창 등의 지방을 돌면서 로컬 여행 코스를 개발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 8개 지역의 로컬 여행 코스와 힐링, 아트, 하이킹 등의 콘셉트가 담긴 여행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콘텐츠에는 코스 동선, 소요시간, 교통편 등의 정보가 담기고요. 차별점은 소상공인만의 개성 넘치는 사연과 지역 스토리가 담겨요. 예를 들면 중국인에게 알려진 내 이름은 김삼순 촬영지인 부암동을 소개하면서 주변의 소상공인들 이야기도 함께 하는 거죠.

크리에이트립 (Creatrip) - 관광 문제를 현장에서 찾는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팀터뷰 사진 5 (더팀스 제공)

인터뷰를 하며 두 명의 젊은 여인들이 발이 퉁퉁 부어가며 지방을 다니는 모습이 인터뷰 내내 선연하게 그려졌습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아진 콘텐츠와 서비스는 오는 12월 웹 페이지 오픈 때 볼 수 있습니다.

 

Q. 콘텐츠를 만들면서 힘든 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처음에는 멘 땅에 헤딩하는 식이었어요. 서울은 젊은 상인들도 많고, 소셜커머스 영업에 대한 경험 때문에 어렵지 않았는데 지방에 내려가니 일단 의심부터 하셨죠. 중국어 메뉴판도 무료로 제작해드리고 직접 관광객을 끌어다 주고, 크리에이트립 인증 현수막도 설치해드렸어요. 이곳이다 싶으면 계속 찾아 가고, 또 찾아 갔죠. 한 곳에 3-4일을 찾아가 설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어요.

 

Q. 크리에이트립이 바라보는 것

임 대표는 대학원 MBA 수업 때 배운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놓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되뇌며 팀원들과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인프라도 없었는데 지역을 누비며 다양한 지역 단체와의 협업 기회도 생겼습니다. 로컬 예술을 발굴하는 단체와도 알게 돼 거기서 개발한 콘텐츠를 번역하고 각색해서 크리에이트립 플랫폼에 올려 외국인 관광객과 연결해줍니다. 수익은 유료 콘텐츠 결제를 통해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박원순 시장 앞에서 10여 분간 서울관광에 대한 문제와 대안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크리에이트립과 서울시가 협업할 아이디어도 제안했다고 합니다.

 

Q. 서울 시장 앞에서 제안할 기회를 어떻게 얻은 거죠?

디캠프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 모임에서 서울 시장님께 발제할 기업을 신청받는다기에 관련 내용을 적어 냈어요. 알고 보니 문제와 대안에 대해 크리에이트립이 제일 길고 상세하게 적었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발표 기회를 얻었어요. 가령 동대문구청 관광과에서 동대문구 일일코스 콘텐츠를 제공하는데요. 오전에는 경희대학교 한의병원에 가라고 돼 있어요. 가서 진료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방병원에서 관광을 하고 풍경이 좋으니까 국방연구원에서 산책을 하라는 식이죠. 지자체 지원을 받아서 만든 콘텐츠인데 깊이감이 떨어졌어요. 서울시장님한테 스타트업이 콘텐츠에 역량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근데 기존 여행사에게 심사 기준이 맞춰져 업력과 직원 규모, 외국인을 얼마나 유치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정부 사업의 수주를 딸 수 없는 현실을 말씀드리며 기회의 장벽을 낮춰달라고 부탁드렸죠.

발표 후 박원순 서울시장뿐만 아니라 관련 단체들과도 미팅을 잡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가 있는데 해결을 못하면 참을 수 없다’는 임 대표의 진취적인 성격은 크리에이트립 팀 분위기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Q. 어떤 팀원을 원하세요?

크리에이트립과 미션이 일치되고 진취적이면서 스마트한 팀원이면 좋겠어요. 2년 전 제가 크리에이트립을 시작할 즘 저희랑 비슷한 여행 벤처들이 많이 있었어요. 지금은 많이 없어졌죠. 왜냐면 상인을 일일이 방문해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고, 지방에 내려가 코스 발굴하는 것도 거칠어 국내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보겠다는 미션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에요. 또 크리에이트립의 정체성을 이해하면서 협력 업체를 발굴해 진취적으로 연결해 줄 팀원이면 좋겠어요.

임 대표는 미션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팀원이 떠나는 몇 번의 경험을 거치고 미션이 일치된 팀원에 대한 중요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Q. 크리에이트립 커뮤니케이션 문화는 어떤가요?

파운딩 멤버든 직원이든 직설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요. 자기 일을 몰라서 직설적인 게 아니라 본인의 업무와 상대의 일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직관적으로 소통하는 거죠. 책임감 있게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트립에게 주어진 미션을 물었더니 결의에 찬 대답을 했습니다.

"국내 관광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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