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을 스타트업으로 재조명한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

더팀스 편집팀 / 2015-12-25

브로스앤컴퍼니 - 한국 제조업을 스타트업으로 재조명한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 팀터뷰 사진  (더팀스 제공)

스타트업 시장에도 업종의 트렌드가 있습니다. MCN시장이 떠오르고 있다면, 제조업은 지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났던 한 VC도 제조업에는 거의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브로스앤컴퍼니의 제조업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 팔로(Pallo)에 대해 더 궁금했습니다. 물론 팔로 대표를 만나기 전까지도 창업 멤버들이 40-50대 아저씨일 거라는 편견도 있었습니다. 판교에 위치한 팔로 사무실에 들어서니 스마트한 이미지의 30대 중반 청년 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팔로 박기열 대표와 서영진 이사(CTO)였습니다.

 

Q. 제조업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이라고 하면 생소할 수 있습니다.

팔로는 쉽게 말해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부터 디자인, 마케팅, 생산, 구매까지 대중이 함께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가령 팔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기능 마우스 패드 포키(POCKY)는 이춘수 회원의 아이디어를 107명의 회원이 가격, 디자인, 로고 등 제품화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해 제작된 것입니다.

브로스앤컴퍼니 - 한국 제조업을 스타트업으로 재조명한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 팀터뷰 사진 2 (더팀스 제공)

Q. 팔로는 아직 초기 서비스인데 어떤 사람들이 주로 참여하나요?

크라우드소싱의 매력은 참여했던 사람들이 서비스가 좋으면 자발적으로 주변 지인에게 공유를 하는 것입니다. 국내에는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도 한 때 발명가를 꿈꿨거나 지금도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발명가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근데 아이디어를 실행하기까지는 비용과 시간이 부담스럽죠. 그런 분들 사이에서 저희 서비스가 돌면서 가입자 수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Q. 그런데, 어떻게 제조업 기반 스타트업을 하게 됐나요?

둘 다 제조를 몰랐기 때문에 제조업과 관련된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 제조업을 아는 사람이라면 스타트업이 이걸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을 거예요.

브로스앤컴퍼니 - 한국 제조업을 스타트업으로 재조명한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 팀터뷰 사진 3 (더팀스 제공)

Q. 제조업을 모르는 두 남자가 만나다.

박기열 대표는 다우기술, LS전선에서 해외영업 및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서영진 이사는 동부 CNI에서 회계시스템과 현물 매매시스템을 개발했던 개발자 출신입니다. 당연히 주변 우려도 있었습니다. 무수한 아이디어가 스타트업 시장에 쏟아지지만 비즈니스화 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사장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박기열 대표는 거액의 투자로 반짝 주목받는 기업보다 스스로 이익을 창출해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버티면서 제조업 생태계를 경험했습니다. 인터뷰 당일 박기열 대표의 빨갛게 충혈된 눈만 보아도 하루 업무량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Q. 서영진 이사는 박기열 대표가 추진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전했습니다.

박기열 대표의 추진력은 대단해요. 저희 서비스에 공감하는 제조업체를 찾기 위해 쉼 없이 돌아다녀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팔로의 가치를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거죠.(서영진 이사)

 

Q. 실제 경험하는 국내 제조업 시장은 어떤가요?

국내 하드웨어 시장이 죽고 있음을 정말 실감하고 있어요. 중국 샤오미가 저가 제품을 출시한 걸 보고 어떻게 이 가격에 출시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을 무수히 하죠. 그럼에도 저는 팔로를 통해 한국의 하드웨어 시장이 가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팔로의 지금까지 성장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Q. 제조업 스타트업이 지니는 장점이 있나요?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초기 진입 장벽이 높아요. 오랜 기간 경험이 쌓여 성장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경험만큼 노하우가 응축되면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실제로 경험은 팔로의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출시한 제품이 다 성공하지 못했어요. 보통 스타트업이 한 제품만 파고들죠. 그 제품의 결과에 따라 서비스의 지속 여부가 냉철하게 판단됩니다. 반면 저희는 하나의 실패가 회사의 실패로 다가오진 않아요.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비즈니스이기에 실패를 겪지만 그게 노하우가 됩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시장을 냉철하게 파악하려고 합니다. 기존 제품을 통해 쌓아왔던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전 확인 작업을 거쳐 실패 확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Q. 제조업으로 창업한 걸 후회하지는 않으세요?

제조업의 매력에 점점 빠지고 있어요. 팔로가 꿈꿨던 제품들이 출시돼 사람들이 쓰는 걸 보면 무척 재미있어요. 특히 제품이 많이 팔리면 저희 제품을 보고 총판하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수출로도 이어지죠. 글로벌 기업 락앤락이 그 사례 중 하나예요. 매력적인 제품 하나가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 때 회사가 급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거 같아요.

Q. 팔로는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나요?

사람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월급 50만 원을 받더라도 직원한테는 많은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직 스카우트를 할 단계는 아니지만 팔로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뛰어난 분이라면 향후에는 꼭 스카우트를 해서라도 모셔오고 싶습니다. 또한 서너 명 규모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팔로 사무실 공간을 공유해 함께 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재미있는 사내 문화 같은 것도 있나요?

다른 스타트업과 비슷하게 저희도 조퇴나 지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묻지 마 쿠폰제도와 매달 15일 일찍 퇴근하는 패밀리 데이가 있어요. 유류비나 식사비는 거의 회사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브로스앤컴퍼니 - 한국 제조업을 스타트업으로 재조명한 브로스앤컴퍼니 박기열 대표 팀터뷰 사진 7 (더팀스 제공)

Q. 박기열 대표는 인재 채용 시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억대 연봉의 디자이너가 거의 없습니다. 팔로는 한국 디자인 진흥원에서 인정한 디자인 전문 기업이기도 한데요. 2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디자이너가 저희 회사에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월급을 단순히 많이 주는 게 아닌 창조적인 땀의 결실을 정당하게 대우해드리고 싶은 거죠. 그런 비전이 있으니 더 치열하게 사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브로스앤컴퍼니 브로스앤컴퍼니

크라우드소싱 이익공유 아이디어 플랫폼을 제공해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고객과 만나도록 도와주는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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