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어반베이스의 3D 그래픽스 개발자 강석재입니다. 어반베이스에 입사한지는 2년 정도 되었어요.
어반베이스는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회사인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2D 도면을 3D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화면에서 보여주는 AR, VR 기술을 바탕으로 웹/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3D 공간데이터라니 흥미롭네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비스인 것 같은데요.
비슷한 기술의 회사가 있기는 한데, 사실 저희는 실내 공간 데이터 수집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외부 공간은 위성기술 등을 활용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쉽지만, 실내 공간 데이터는 수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도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공간데이터를 형성하고, 이러한 정보를 시각화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거죠. 아마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는 한국에서는 유일할 거에요.
Q.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건가요?
네, 일반 소비자보다는 건축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공간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재작년에는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홈 디자이닝 서비스를 했었어요. 아파트 공간에 가구 제품을 놓아보고, 크기도 비교해보고 하면서 구매를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였어요. 하지만 시장 자체가 하나의 서비스만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작년부터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어요. 어반베이스 플랫폼을 통해서, 기업 쪽에서 직접 자신들의 공간에 맞는 공간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거죠. 또 건축가의 경우에는 실제 모형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모형 대신 3D로 보여주게 되면 시간도 별로 안 걸리고, 수정도 쉽게 할 수 있죠. 또 실내공간정보에 소방 방제 시스템 등도 도입할 수 있어서, 시스템 점검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구요.
Q. 굉장히 편리한 서비스네요. 본인은 어떻게 3D 개발자가 되셨는지 궁금해요. 3D 개발을 따로 배우신 건가요?
우선 저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구요. 보통 3, 4학년 때 심화전공 과정을 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눈에 보이는 걸 만드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심화전공을 그래픽스 중심으로 했구요.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그래픽스를 전공해서 갈 수 있는 곳이 게임회사밖에 없었어요. 저는 게임 하는 건 좋아하지만, 게임 개발이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질 걱정도 있었기 때문에… (웃음) 그래서 사실 학교에서는 3D 개발 분야를 공부했고, 외부 활동으로는 웹 프론트 개발을 했어요. 3D보다는 웹 개발이 아무래도 대중적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웹 개발 쪽으로도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외부 활동을 하면서 홈페이지 개발 같은 것도 했었죠.
Q. 하지만 결국 어반베이스에서 3D 개발자가 되셨군요. 어반베이스에 어떻게 입사하시게 되었나요?
원래 다른 제조업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었어요. 거기서는 IoT와 관련된 웹 개발을 했었는데,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고 나왔죠. 그리고 할만한 일을 찾아보다가 어반베이스를 알게 됐어요. 웹 기반 3D 회사라 하니 여기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 당시 개발자 채용을 하고 있었어요. 아마 2016년 말, 2017년도 초쯤이었던 것 같아요. 공고를 보고 입사 지원을 했고, 2개월 뒤쯤 연락이 와서 입사 제의를 받았죠.
Q. 지원하고 입사 제의를 받기까지 꽤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서류에 대한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면접에서는 이야기할 게 많았거든요.
Q. 면접을 잘 보셨나 보군요.(웃음) 저는 개발쪽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보니, 개발자들은 면접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요.
우선 신입 같은 경우에는 전공지식을 토대로 알고리즘, 데이터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 문제를 주고 답변하는 식이에요. 가끔 손코딩을 하는 경우도 있구요.
경력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이나 데이터 구조는 알고 있다고 가정을 하고, 이걸 비즈니스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풀어 나갈 수 있는지를 보죠.
Q. 그렇군요. 그럼 본인은 평소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서 스타트업을 오게 된건가요?
음, 구직 당시에는 굳이 회사를 따진다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현실적으로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싶었어요. 사실 대기업은 당시에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곳은 없었죠.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좋은 건, 현재까지 개발분야에서 3D도 독립적인 분야고, 웹도 독립적인 분야인데 이 두 개를 같이 하는 곳이라는 점이에요. 아마 이 두 개를 같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그런 점 때문에, 경력자 입장에서는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 3D 개발자들은 주로 게임회사로 많이 가기 때문에, 게임개발을 하시던 분이 게임이 아닌 분야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테니까요. 또 반대로 웹 개발자들은 3D 분야에 필요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을 거구요.
Q. 본인 업무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3D와 웹 개발 둘 다 한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죠. 둘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장점인데, 한편으로는 제가 3D개발을 해오셨던 분에게 웹을 설명해야 하고, 웹 개발자에게는 3D를 설명해야 하는 게 힘들기도 하구요. 또 이건 모든 회사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말일 것 같은데, 커뮤니케이션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과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개발자로서 평소 역량 개발을 위해 하는 노력이 있나요?
개발자들은 개인적으로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3D와 웹 두 가지를 같이 하니까요. 두 가지 이상을 같이 한다는 것은 사실 그만큼 전문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3D도 웹도 더 공부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저는 기본기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기초가 되는 지식은 늘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기를 잘 다져 놓으면 오히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평소 기본기를 다지기 위한 공부들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3D의 경우에는, 수학적으로는 선형대수나 삼각함수 같은 것들도 하고, 하다 보면 물리도 좀 해야 하기도 하구요. 웹 같은 경우 자바스크립트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죠.
Q. 평소에도 역량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는 것 같네요! 이제 회사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입사하신지 2년 정도 되셨는데, 그동안의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제 업무에 있어서 변화는, 처음에는 웹 개발 비중이 높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플랫폼 개발을 하게 되면서 지금은 3D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그래픽스 개발을 주로 하고 있구요.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13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32명이 되었어요. 인원이 많아지면서 분위기도 많이 바뀔 수밖에 없죠. 인원이 적었을 때는 말 그대로 도란도란하게 서로 생각을 자유롭게 물어보고 조율하는 느낌이었다면, 규모가 커지면서 커뮤니케이션도 점차 오피셜해지게 되고, 분업도 좀 더 세분화되었어요.
이에 따른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인원이 적으면 한 사람이 멀티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어쨌든 각자가 잘하는 일은 정해져 있다 보니 본인이 부족한 부분에는 부담감을 가지고 일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인원이 늘고 업무가 세분화되면 각자가 속해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현재 업무 분담은 어떻게 하고, 또 반대로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우선 저희 회사는 크게 운영, 마케팅, 개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구요. 개발 부문 안에 기획, 디자인, 3D, 프론트엔드/백엔드 등이 있습니다.
협업 같은 경우에는, 저희는 협업 tool을 쓰고 있어서 기획자가 처음에 이슈를 만들면 그것을 담당자 별로 분배하고, 이슈를 해결하고, 리뷰하고, 이런 식으로 문서를 기본으로 해서 진행이 되구요. 회의도 많이 해요. 개발을 함에 있어서 가능한 부분, 불가능한 부분을 기획자가 체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개발자들은 주로 기획자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요.
Q. 기획자분들도 개발 쪽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인 건가요?
기획자 분들은 주로 문과쪽 전공이신 분들이 많은데, 코딩에 대해 잘 알지는 않더라도 3D 데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플로우는 알고 계시고, 배우기도 하시죠. 물론 문과가 아닌 사람은 기획자가 아니냐라고 물으면, 사실 그건 또 아니구요.
Q. 업무량이나 야근은 많은 편인가요?
평소에 야근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물론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조금 많아지지만, R&D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는 결과만 잘 나온다면야…
Q. 우리 회사에서 제일 좋은 제도를 꼽자면 무엇인가요?
유연근무제요. 8시~11시 사이에 출근해서, 하루에 최소 근무시간 4시간을 채우면 되고 일주일은 40시간을 채우면 돼요. 일하는 시간을 본인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니까 편하죠. 재택근무는 월 1회 있구요.
Q. 그럼 이제 어반베이스에 입사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사람, 혹은 안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잘 맞는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일 것 같아요. 더불어 3D에 관심이 있거나 공간감각이 좋다면 금상첨화겠죠. 또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SaaS, PaaS, IaaS 모델을 잘 아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 맞는 사람은, 음… 개인적으로 회사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맞을 때 시너지가 잘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거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따로 있다고 하면 본인도 그렇고 회사 입장에서도 좋지 않겠죠.
Q. 어반베이스도 그렇고 스타트업 특성상 경력직을 많이 뽑는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신입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사실 그 회사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만약 회사가 실제로 당장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경력자들이 비즈니스 로직을 잘 알기 때문에 경력자를 뽑는 거구요. 그에 비해서 신입의 경우에는, 회사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때, 혹은 좀 더 꼼꼼하게 성장하고 싶을 때, 신입을 작은 부분부터 가르쳐서 놓칠 만한 부분을 캐치하고, 의논하고, 배우고, 개발하고 하는 거죠.
대기업 같은 경우 신입은 거의 1년을 교육을 하잖아요. 그런데 스타트업은 그럴 만한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신입이라도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들어오기에는 힘들죠. 일반적으로 신입을 뽑겠다고 할 때는, 학교에서 배웠던 걸 꼼꼼히 알고 있어서 회사에서 가르쳐주는 것들을 잘 습득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신입을 뽑구요. 신입이더라도 당장 일을 시켜도 되겠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는, 그 사람이 본인의 실력을 기반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어떤 로직을 구현했는지에 대한 검증할 만한 자료들이 있는 경우겠죠.
결론적으로, 신입이라도 경험에 기반한 나이스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든 좋아하지 않을까요?(웃음) 또 중요한 것은, 회사 규모에 따라 작은 회사에서는 다양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큰 회사에는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비슷한 맥락의 질문인데요. 컴퓨터공학을 비롯한 IT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사실 요즘 IT업계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혹시 어반베이스에도 IT 비전공자들이 있나요?
우리 회사의 특이한 부분이, 건축을 전공하신 분들이 프로그래밍이나 마케팅을 하세요. 우리 회사의 특성상 건축 업무 환경에 대한 걸 이해하고 있으면 도움이 되니까요.
그래서 꼭 IT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각자가 가진 강점이 있을 거에요. 예를 들어 기획자분들의 경우, 디자인 지식이 있다든지, 혹은 개발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든지, 그게 아니더라도 스토리보드를 잘 작성한다든지 등 말이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IT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있으면 좋겠죠.
결국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 기반이 되는 환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으면, 어디서든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있을 것 같아요. 또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회사에 대한 조사도 많이 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과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는지 현실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우리 회사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3D 클라우드 환경을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이 좀더 3D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으니까요. 3D 데이터를 통해 육체 노동 시간을 줄이고,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우리 삶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3D를 쉽게 접근하는 것과 회사의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