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랑, 우리 팀

마보 / 유정은


오늘은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로서 자랑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투자를 받았다던가, 가입자수가 몇십만을 돌파했다거나 매출이나 수익이 증가했다는 소식보다 훨씬 더 자랑하고 싶은 일이네요. 저에게는요.....

어제 gPause 에 오셨던 분들께 고백했지만 사실 최근 저에게 우울감, 무력감, 수치심, 자괴감이라는 4총사 친구가 찾아왔었습니다. 제주도에 갔던 것도 그 친구들을 떼어놓고 오려고 했던 것인데 잠시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친구들이 어찌된 일인지 제주에서 올라 오자마자 몸으로 와서 몸도 너무 아팠었어요. 그렇게 며칠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매일 나를 위한 자애명상을 하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뇌었었죠. 과거의 경험으로 정말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정말 한방에 이 아이들을 떼어놓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마보팀은 지금은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와 음향 엔지니어이자 CSO인 권기헌님, 마보 일러스트레이터 강소영님, 그리고 마보 SNS 콘텐츠 담당인 Jihye Paik님으로 말이죠. 그 중에서도 권기헌님은 소영님이나 지혜님이 파트타임인것과 달리 거의 1년동안 저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민낯에 가까운 저를 보아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명상 선생님이라고 하지만 까칠하고 화도 잘내고, 더러 의기소침해지고, 가끔은 비겁하게 두말도 하고 남탓하는 저를 말이죠.

그런데 우리 기헌님은 모든 감정과 생각이 얼굴에 드러나는 저와 달리 제가 싫은 소리해도 늘 그대로, 좋아도 씨익 한번 웃고 넘기는 그런 차도남 스타일입니다. 아니, 그런줄 알았네요. 적어도 오늘 까지는요.

오늘 기헌님과 둘이서 회의를 하는데 의견차이가 있었고, 슬럼프의 여파로 예민했던 저는 극도의 까칠모드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저에게 해준 이 한마디가 저를 무장해제 시키네요......

"대표님, 전 그래도 대표님 늘 믿어왔어요. 우리 마보 꼭 잘 될 꺼에요.힘내세요."

이렇게 얘기하며 얼굴만큼 눈가까지 빨개지는 기헌님을 보면서 갑자기 제 마음이 스르르..... 

순간 제 눈가도 촉촉해졌습니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이 친구에게는 정말 큰 용기라는 것을 알기에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거든요......그 순간 몇억의 투자소식보다 더 저를 힘나게 했던 건 바로 나를 믿어주는, 나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그 팀원의 말 한마디였습니다. 나의 밑바닥까지 본 팀원이 나를 믿고 있다는, 그리고 내가 힘들어 할때 그 짐을 기꺼이 나누려 하고 있다는 그 마음이 전해져서 전 그 순간 최고로 행복한 대표였다고 자부합니다.

가장 힘든 순간이라도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헌님, 그리고 우리 마보팀! 그대들이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납니다. 아니, 이 말도 틀린 말입니다. 그대들이 없었다면 마보도 없었을 테고 그럼 대표인 저도 없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전 조직심리학자이자 인사/조직전문가로서 가끔 스타트업 조직문화나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좋은 문화나 리더십에 대해 강의를 할 때마다 우리 마보팀이 이 강의를 들으며 콧방귀를 끼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요, 그 걱정 이제 살포시 내려놓고 마구 자랑하렵니다. 우리 마보팀에는 적어도 대표를 믿어주는 팀원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가 아무리 성격이 지랄맞더라도요. ㅎㅎ

ㅎㅎ 사진은 오늘 우리 팀의 페이스북 메신저 영상통화 회의 캡처~^^ 페북도 어려지려고 애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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