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PR이 나아가야 할 방향

짧은 생각 시리즈 2탄.

OSIRIS SYSTEMS / 홍용남



어느덧  3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팀은 나를 제외한 전체가 개발자기 때문에 내가 기획, 디자인, PR, 마케팅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자원의 한계만큼이나 굉장히 얕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내가 무언가 느낀 점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 세상에 이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PR에 대해서는 할 말이 꽤 많다. 짧게 짧게 여러 번 올려볼 예정이다. 나는 PR에 대해 처음 연구할 때,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해 공부하였고 이를 PR에 최대한 접목시키려 노력했다. 그런데, 내가 많은 PR 담당자를 만나고 느낀 건 대부분이 본질적인 부분보다는 정량적이고 실질적으로 눈 앞에 보이는 성과를 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PR 담당자들이 기자들과의 관계나 언론보도 등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걸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매스미디어 마케팅의 영역에 가깝다. 내가 하고 싶은 말(회사의 성과나 대표의 인터뷰 등)을 신문사에 전달하여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PR 담당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PR은 말 그대로 Public relation이다. 대중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 대중들이 우리의 회사, 서비스, 조직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이미지로 각인하느냐 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내부 팀원들이 비치는 분위기, 인상 또한 PR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러한 독특한 인상과 메시지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해야만 한다. PR은 정량적인 성과와 직접적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데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 대중의 인식은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신생아의 이름에도 유행이 있듯이, 우리가 원하는 물줄기를 대중으로부터 만들어나가는 행위는 매우 느리게 작동한다. 외부에서 우리 회사 '조커팩'이라는 회사를 판단하는 데는 공통된 이미지가 존재한다. 나는 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해왔다.


초기 기업은 대표의 이미지가 회사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R 담당자는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대표가 대외에 노출되는 이미지나 빈도 등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한다. 


PR 담당자가 있는 회사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아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나의 회사는 굉장히 성과를 잘 내고 있는 회사고, 조직원들이 행복해하는 그런 꿈의 회사다.' 대부분이 그러한 포지션으로 PR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이는 회사의 개성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일등 공신이다. 분명히 회사 내부와 대표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독특한 매력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외부적으로는 동일하게 표현이 된다면 오히려 대외 이미지를 돈 주고 갉아먹는 꼴이 된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수 많은 일들은 평탄함과 평범함에서 오지 않는다. 때로는 매우 부정적인 가십거리가 귀에 익고 머릿속에 강인하게 자리 잡는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기업 PR에서도 기승전결이 필요하다. 하나의 드라마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가 힘들 때도 과감하게 그것을 표현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극복하는 드라마를 대중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보도자료 한 두개 더 나간다고 회사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는다. 회사의 이미지는 매우 사소한 것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을 매우 면밀하고 주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PR을 효과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 그것이 기업 선전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선 PR 담당자가 조직을 어느 정도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어느 정도의 통제 없이는 회사가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수 없다. 전통적으로, 대중을 장악해야 하는 독재국가나 독점기업의 PR 담당자의 힘은 매우 막강했다. 


PR의 역할은 간단하기 때문에 오해가 없어야 한다. 독특한 기업의 이미지를 일관성있게 조금 느리더라도 면밀하게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PR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수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트렌드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과거의 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왜 특정 사회현상이 사람들로부터 매우 폭발적으로 관심을  끄는지, 왜 스티브 잡스와 같은 영웅에 사람들은  집착하는지 등 연구해야 할 것이 태산이다.


PR 담당자는 눈 앞의 ROI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이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장악하는 일은 매우 느리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보도자료에 집착하게 되면 단기적 성과를 빠르게 알리는데 급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미지의 일관성을 상실할 확률이 높다.


조만간, 내가 수년간 연구한 PR와 심리학 등 대중심리 연구와의 연관성 등에 대해 포스팅하게 될 것 같다.

군중심리를 연구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게 대외적으로 기술했을 때 매우 위험한 부분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개인의 합리성이 집단으로 모였을 때 어떻게 변화되는지, 조금 불쾌하게 느껴질지라도 깊숙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게 PR 담당자가 기업 선전을 위해 할 일이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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