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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새 숨은 병기', 디자이너의 창업

이제는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실리콘밸리 회사 에어비앤비(Airbnb)와 핀터레스트(Pinterest)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창업자가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것. 에어비앤비는 RISD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가 2008년에 시작했다. 핀터레스트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반 샤프(Evan Sharp)는 2010년 핀터레스트 창업 전, 콜럼비아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페이스북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 밖에도 실리콘밸리의 많은 B2C(Business to Consumer) 회사에서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 멤버들을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가장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자이다. 필자 역시 2011년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두번째 창업 회사인 스타일세즈(StyleSays)를 창업했었다.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 출신 창업자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건 2010년 무렵이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무기, 디자이너의 창업에는 과연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로서 다음과 같이 2가지 관점으로 해석해 보았다. 첫째, 디자이너는 사람들의 니즈(needs)를 발견하고 이를 위한 해결책을 고안해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본래 산업 디자인이란 단순히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user)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작업이다. 디자이너의 창업 역시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접속이 일상화 되었고, 이는 다양한 B2C 서비스의 시작점이 되었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점점 더 많은 니즈를 갖게 되었고, 이러한 사용자의 니즈를 발견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는데 있어서 디자이너들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둘째, 디자이너는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창의적 사고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고도화된 협업에 의해 이루어 진다. 문제는 서로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마치 남자와 여자의 사고 방식과 언어가 다른 것 만큼이나 미묘하면서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 때 디자이너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촉매제로 작용하게 된다. 디자인 과정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보니, 다수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경험한 디자이너들은 훌륭한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인 경우가 많다.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프로그래밍(programming) 교육이 열풍이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도 일부 포함되고 있다고 들었다. 프로그래밍 역시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방식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이다. 디자인 교육 역시 마찬가지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디자인이 단순히 무언가를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사람 중심적(human-centered)인 사고 방식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근간이 되는 복합적 사고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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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디자이너가 알아야 하는 오묘한 디자인용어 60

안녕하세요. 여러분. 스크롤을 내리기 전 드릴 말씀이 있어요. 물론 제목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혹시 GNB나 LNB등의 전문용어를 기대하고 오신거라면 죄송합니다. 오늘 말할 단어들은 그런게 아니에요. 그런 전문용어들은 구글에 치시면 엄청나게 많이 나오니까요. 오늘은 좀 더 실전적인 오묘한 단어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사실은 좀 짤에 가깝습니다. 뇌피셜도 가득하구요. 60개의 단어들 중 한 개만 오호! 하고 가셔도 전 매우 행복할 듯 합니다. 각설하고 바로 시작하겠숩니다 :)01. 후까시 : 쓸데없는 걸 쳐바른 상태02. 뻬다 : 백그라운드03. 짜치다 : 자잘한 레이어수정이 겁내 많은데 액션으로도 어떻게 안되는 상태04. 귀도리(v. 귀도리친다) : 네 귀퉁이 둥글게 잘라내기05. 도무송 : 특정한 모양대로 잘라내거나 구멍을 뚫는 인쇄 후가공 기법06. 목업(v. 목업에 얹히다) : 실제로 구현된 상태를 가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각적 프로토타이핑07. 블리딩(BLEEDING) : 여백없이 꽉찬 이미지를 위해 재단선을 넘기는 방법. (유사어. 상하좌우 여백오미리)08. 스프레드(spread) : = 펼친 좌우 페이지에 하나의 개체를 뙇! 까는 일09. 커닝(먹이다) : 글자의 모양때문에 배열이 달라질 때 적당한 간격을 조정하는 일10. 비교견적 : 우리 견적에 20만원 플러스 시켜서 가라로 만드는 견적11. 실장님 : 보통 협력업체의 책임자를 부르는 보통명사12. 대리님 : 보통 협력업체의 실무자를 부르는 보통명사13. 이봐요 : 보통 협력업체의 나쁜놈을 부르는 보통명사(자매품 : 저기요)14. 깨서줘 : 폰트나 획에 오브젝트 확장해달라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15. 부탁해 : 니가해16. 언제까지 돼? : 1시간 내로 줘라17. 다 좋은데 : 다시해야겠는데?18. 이 부분이 좀 : 그걸 포함한 모든 것들이19. 조금만 싸게 : 반값으로 해달라20. 스타일가이드 : 컴포넌트 전반을 규정(버튼, 컬러, 간격, 텍스트 등 디자인/퍼블리싱/개발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그러나 지키진 않겠다)21. 플랫하게 : 셔터스톡에 있는22. 브랜드디자인 : 모든 것을 다하는23. UX디자이너 : 전투력이 높은24. 편집디자이너 : 자간에 극도로 예민한25. 시마이 : 오늘은 여기까지30. _final : = start31. 정렬 : 생명32. 컬러 : 블랙홀33. 시발 : 프로그램이 응답하지 않습니다.34. 컨셉 : 기획과 디자인 등 전과정을 아루는 맥락이나 의미. 특정한 목적을 지니고 그것의 달성을 위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사어 : 대표님의 생각)35. 이거 : 내 모니터에 있는 거(=니가 와서 봐라)36. 그거 : 니 모니터에 있는 거(=내가 가긴 귀찮다)37. 쓰읍 : 다시 해라38. 죄송한데 : 너의 퇴근은 없다39. 로고 : 1)본디 텍스트타입의 아이덴티티 표현 방식으로 기업이나 서비스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표현한 이미지. 2) 대표님의 생각을 읽고 시각화 시키는 작업 (유사어 : 야근)40. 데드라인 : 나는 지키지 않겠지만 너는 지켜야 하는 것41. 픽셀과 벡터 : 클라이언트가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42. 프리미어 : 다루기 싫거나 못 다루지만 어쩌다보니 하고있는 어도비툴43. 핀터레스트 : 구원의 샘 (자매품 : 비핸스)44. 유튜브 : 스승님, 지식의 샘, 바이블, 모든 게 다 있는 곳, 메시아45. 맥북 : 어깨를 파괴하고 성능을 득한다46. 외장하드 : 이유는 모르지만 자꾸 고장나는 것. 모든 것을 강제로 내려놓게 하는 인생의 참스승47. 사수(+접미어 놈/새끼) : 있으면 미칠 것 같은데 없어도 미칠 것 같은 사람48. 부사수(+접미어 놈/새끼) : 있으면 미칠 것 같은데 없어도 미칠 것 같은 사람49. 엑셀 : 잘 모르겠는 것(자매품 : '한글2000')49. 캘리브레이션 : 모니터의 색온도, 밝기, 명암, 감마 등을 조정해 일정한 표준으로 보이도록 하는 작업.50. 휘도 : 광원의 단위 면적당의 광도. 광도는 광원에서 나오는 빛의 세기, 조도는 빛을 받는 사물의 밝기, 휘도는 면적당 광도를 의미해요.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에선 휘도가 중요해요. 휘도에 따라 색감이나 선예도가 달라지기도 하죠.51. N10단계 : 명암을 10단계로 쪼개 나눈 것으로 대학교1학년 때 손으로 그리기도 했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것52. HSB : 웹디자인할 때 쓰면 좋은 색상팔레트. 53. 팬톤컬러 : 이쁘고 비싼 것(컬러칩 사야함)54. RAM : 디자이너의 성격과 탈모를 결정하는 컴퓨터장치(16GB이상은 필수로..)55. 카페 : 커피가 있는 사무실56. 스크래치디스크 : 가상메모리와 비슷한 개념인데, RAM이 부족해서 임시저장할 곳이 모자르면 당신컴터의 하드디스크나 SSD의 일부분을 활용하여 RAM처럼 활용합니다. (자매품 : 스크래치디스크가 꽉 찼으므로 photoshop을 초기화할 수 없습니다.)57. png : 픙58. 누끼(v. 누끼따다) : 개체의 외곽선을 따라 펜툴로 따는 작업. 디자인계의 인형눈깔붙이기 같은 작업59. 시안 : 대장정의 서막60. 디자인 : 일단 나는 배웠으니 하겠지만, 누가 한다그러면 한번쯤 말리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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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 브랜딩: 리브랜딩, 그 잔혹함에 대하여

리브랜딩. 다시 브랜딩한단 얘기죠. 왜 다시 브랜딩을 할까요. 이유는 사실 많습니다.1. 맘에 안들어서2. 브랜딩이 중간에 무너져서3.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4. 요즘 한가해서..등등등브랜딩이란 말도 설레는데 리브랜딩이란 말은 얼마나 설렐까요. 뭔가 다시 챠악!!~시작하는 기분이랄까요. 1~2월달이 되니, 여기저기에서 회사소개서와 제안서, 로고제작 등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근데 전화나 메일을 받으면 항상 앞에 이런 머릿말이 달리더군요."저희 회사가 이번에 제대로 브랜딩을 해보려고...""뭔가 새롭게 정리를 해보고자..."그렇습니다. 연초인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뭔갈 정리해보고 싶은 시기입니다. 아직 구정이 오지 않았으니 정식으로 한 해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니 아직은 밤에 라면을 먹어도 된다! 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에게나 기업에게나 연초부터 구정 전까지의 1,2월달은 준비시간같은 느낌입니다. 리브랜딩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유행은 정말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해갑니다. 요즘엔 거의 월별로 키 이슈가 바뀌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소비자들의 기호와 소비욕구도 사회현상이나 문화변화, 정책 등에 따라 급격하게 바뀝니다. 기업은 그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죠.소비자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 생각에 소비자는 스타벅스 = 초록색 인어(이게 사이렌이라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함)를 기억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실제 인식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소비자는 스타벅스 = 공부할 곳, 미팅장소, 책상에 길다란 나무책상, 다이어리 등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이 경험한 스타벅스를 기억하죠. 누군가는 두유라떼를 기억하고 누군가는 프라푸치노를 떠올립니다. 경험이 일어난 장소를 떠올리기 위한 표식으로 초록색 인어가 필요할 뿐이죠. 먼저 경험이 생기고 후에 로고가 기억되는 겁니다.그래서 이런 해괴망측한 결과물들이..물론 이후의 인출과정에선 로고를 보면 경험이 떠오르는 연결고리를 지니게 되죠. 그러나 경험이나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로고만 본다고 한들 소비자는 그 로고를 기억할까요? 노놉...전혀. 기억할 필요가 없죠.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니까요. 그러니 사실상 리브랜딩은 로고를 바꾸는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박힌 기업의 선입견과 사전정보를 바꾸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전에 뭐가 마음속에 없으면....그건 리브랜딩이라고 말하기도 참 애매한..) 사실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보통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심는 것은 쉽지만, 이미 사전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그 이미지를 바꾸는 건 쉽지 않죠. 하정우가 밥을 요조숙녀처럼 얌전히 먹어봐야 우린 황해의 국밥씬밖에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해리포터 역을 맡았던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온갖 영화에 미친듯히 출연하면서 해리포터의 이미지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마치 사람들의 마음속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가 박힌 돌처럼 굳건히 서있는데 거기에 페인트칠을 하든 주변에 뭘 세우든 아니면 깎아내든 치장을 하든..무슨 방법을 통해서든 그 돌이 있던 자리를 바꾸는 작업인 만큼 리브랜딩은 '리포지셔닝'의 개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지셔닝이란 게 시장에서의 거점을 의미하는 듯 하지만, 산업군에 따른 분류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니까요. 사실 그 시장이란 건 결국 소비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오늘  이 시간엔 몇 가지의 리브랜딩 사례들을 보면서, 조심해야 할 것과 지향해야 할 것들을 한 번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회사소개서를 다시 만드는 건 리브랜딩이 아닙니다. 말이야 많았지만 에어비앤비는 나름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로 꼽힙니다. 벨로 로고나 자잘자잘한 변천사는 그냥 구글에 '에어비앤비'만 쳐도 나올테니 우린 다른 얘길 해봅시다. 2014년 7월 17일이었죠. 제헌절이네요. 리브랜딩 공개 전 에어비앤비는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돌리고 소근거렸습니다. "할 말있어. 우리 얘기 좀 할까." 물론 이건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1:1로 새벽녘에 술먹고 진심을 털어놓는 전애인마냥 자니...? 를 시전했던 것이죠. 그 때 시간은 자정이었습니다. (뭐야 완전히 전남친이잖아) 창립자인 브라이언과 조, 네이트는 30분이 조금 넘게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것은 그냥 삼성서비스센터에서 AS받고 걸려오는 해피콜 수준이 아니었죠. 이재용 사장이(감옥에서) 페이스톡으로 당신에게 직접 '에..이번에 저희가 리브랜딩을 하려고 해요..' 라고 전화가 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도 밤12시에. 사실 이건 놀라운 일입니다. 고객들에게 그 자체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이기도 하고 단순히 우리는 바꿨으니 너네는 기억해라!! 라고 통보하는 형식이 아니라 고객들을 배려하고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한 행위였죠. 뭐 선사례니까 결과는 당연히 좋았겠죠? 물론 그 결과란 건 리브랜딩 이후 2년만에 등장합니다. 에어비앤비는 2016년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렸죠.그 이후 에어비앤비는 비쥬얼/하드웨어적인 외적 브랜딩도 동반하게 됩니다. 에어비앤비 굿즈를 내놓기도 하고, 호스트 집엔 에어비앤비 브랜딩 스테이셔너리를 배치하기도 했죠. 사실 이는 게스트 입장에선 놀라운 일입니다. 호스트의 개성이 느껴지는 각각의 집에서 에어비앤비의 동일한 색깔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진상 게스트나 미친 호스트들 때문에 홍역을 앓기도 했지만 브랜딩자체로만 보면 꽤나 잘하고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에어비앤비는 실질적인 경쟁업체가 없기때문에(홈어웨이 정도인데...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사실 그리 브랜딩을 막 애써서 열심히 하지 않을 수도 있는 포지션이었습니다. 안해도 당장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뭐 굳이....? 라는 마인드가 생겨나기 좋은 상태였죠.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꾸준히 브랜딩을 해나갈 수 있었던 건 브랜딩에 대한 투철한 애정과 신념 뭐 그런 것보단...(물론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실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곤조와 고집, 이건 반드시 예뻐야해!!! 우린 이렇게 해야돼!! 라고 하는 괴짜스러움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됩니다.그러나 슬픈 사례가 훨씬 많죠. 성공사례가 책으로 나오고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만큼 실패확률이 더 높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사례 자체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우르르 나오는 터라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원인을 좀 살펴볼 필요는 있겠네요. 중요한 건 쟤네가 망했다는 걸 구경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런 전철을 밟으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트로피카나는 2009년 주스팩 디자인을 바꿨다가 개폭망을 경험(2개월만에 300만달러 손실, 총매출의 20% 급감)하고 다시 원래 오렌지에 빨대꽂힌 패키지로 돌아왔습니다. 디자인이야 더 상큼하고 쥬스!!!!쥬스!!!!스러운 느낌을 내고 싶었는 지 모르지만, 새로운 패키지를 접한 고객들은 "뭐지? 짝퉁인가....?" 싶었다고 하는군요. 원래 트로피카나의 트레이드마크는 오렌지에 빨대꽂힌 저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트로피카나 특유의 아치형 폰트였죠. 표식과도 같았던 두 요소가 다 사라져버리고 나니, 사람들은 트로피카나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서적 연대감이 떨어져버린 것이지요. 미국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고칠 게 없으면 고치지 마라.)" 갑도 비슷했어요. 갑은 모자, 티셔츠 등등 온통 자기제품이 갑이라고 등짝이고 배, 이마에 다 가져다 붙여놓으면서 어쨌든 갑!! 하면 딱 저 폰트가 떠올랐죠. 근데 심지어 세리프를 산세리프(심지어 그냥 Helvetica)로 바꿔버리고 대소문자도 바꿔버리고...이건 전혀 다른 짝퉁 브랜드같잖아요?? 갑만이 가지고있었던 로고타입의 느낌이란게 있었는데, 사람들은 갑의 배신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저 그라데이션 네모는 당최 뭔지도 알 수 없는 지경이었죠. 이게 외국에선 얼마나 큰 인기였냐면 로고넣으면 갑로고 처럼 만들어주는 (http://ww1.craplogo.me/)과 같은 짤방 사이트부터 트위터계정 @gaplogo 가 등장하기도 했고 디자인커뮤니티에선 내가 더 잘만들수있겠다!!해서 자체 콘테스트까지 열리기도 했답니다. 결국 갑은 오케오케 쏘리 다시 돌아갈께..하고 10일만에 원래 로고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뭐 사실 이 리뉴얼 이슈때문에 더더욱 주목을 끌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갑은 엄청난 고객들을 보유한 회사인데 이런식으로 어그로를 끄는 게 사실 좋은 방법은 아니죠. 신생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할 경우엔 리브랜딩에 있어서 그 가치를 살리고 유지하면서 변신을 단행해야 합니다. 지난 시간의 유산을 모두 내팽개지는 건 그동안 그 유산을 함께 쌓아왔던 고객들을 배신하는 행위와 같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내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방금 깎은 열쇠가 반짝이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쓰던 열쇠가 반짝이는 법이죠."The used key is always bright.(쓰던 열쇠는 항상 반짝인다.)"마지막으론 슬픔의 대명사 카페베네입니다. 비운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당초 카페베네는 카페베네는 "유럽풍 카페 문화에 한국식 사랑방 문화를 접목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추구" 했습니다. 사실 유럽풍문화에 사랑방문화를 접목시킨게 뭔진 모르겠지만...사실상 사람들은 그런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대신 24시간 운영되는 북카페 쯤으로 생각해서 시험기간 대학생들의 임시도서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마케팅도 막 열심히 했습니다. PPL도 하고, 한예슬씨도 모델로 고용하고 어쨌든 시작은 좋았죠. 그리고 3년만에 매장수를 20배이상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만 카페베네가 블럭건너 생길 정도였으니 이건 뭐...가히 바퀴벌레같은 번식력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할매순대국이 폭풍 가맹점을 늘리며 할매베네라는 묘한 네이밍을 가져가기도 했죠.) 2011년엔 매장수가 735개에 이르렀고 심지어 2014년엔 912개 매장으로 가즈아!!!!!!!!!확장을 계속해나갔죠. 근데? 2013년 적자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엔 336억 적자를 내며 회생불가능한 지점을 넘고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디야 다음으로 많은 매장을 지니고 있던 카페베네의 몰락에는 당연하지만 주목해야 할 원인들이 있습니다.1. 포지셔닝2. 퀄리티3. 상생구조위에서 언급했던 유럽풍에 사랑방을 접목시킨 그런 건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책이 많긴했지만 딱히 북카페라는 포지션도 아니었고... 편안한 컨셉이라고 하기엔 또 뭔가 애매하고... 작업공간? 독서실? 카페? 쉼터..? 다 맞기도 하고 다 아니기도한 애매한 컨셉이었습니다. 슬로건은 More than Coffee at Freedom Depot 였는데 커피의 퀄리티를 내세우던 문구와는 다르게 실제 매장에선 악마초코빙수 팝업광고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와플이나 허니브레드도 왜케 대문짝만하게 카운터에 자꾸 세워놓고....오히려 카페베네는 커피빼고 다 맛있다느 소문이 돌 정도였죠.퀄리티 문제는 당연히 맛입니다. 카페베네에서 사용한 원두가 나쁜 원두라거나 원가절감을 위해 막 쓰레기로스팅을 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실제로 브라질농장과 FFT계약을 통해 질 좋은 원두를 공급받기도 했고 초반엔 커피의 질을 메인키워드로 내세우며 '맛있는 커피!!!' 를 만들려고 했었죠. 하지만 문제는 급성장입니다. 뭐든 너무 갑자기 커버리면 관리가 힘들어지는 법이죠. 메뉴얼이나 가이드가 없이 매장관리가 허술해지다보니, 결국 매장마다 직원관리도, 당연히 맛관리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커피는 원두가 다가 아니죠.  아침마다 테이스팅하면서 맛을 맞춰야 합니다. 그라인드의 정도도 봐야하고 밀크스티밍과, 크레마 등도 그냥 버튼만 누른다고 다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숙련된 바리스타들이 있어야 했고, 적어도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이 매니저나 선임급으로 테이스트 가이드를 만들었어야 했었죠. 하지만 매장의 매출이나 지원 등이 들쑥날쑥 하게 되면서 경영악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알바의 잦은 교체, 비숙련인원의 증가 등등의 악순환을 낳게되죠.상생구조는 이러한 맥락에서 심화된 문제입니다. 내가 어제 점포를 냈는데 한 달뒤에 2블럭 앞에 또 카페베네가 생기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건 서로 치고받고 싸우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프랜차이즈 정책인거죠. 가맹점과의 상생고리가 끊겨버리고 나면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건 삽시간입니다. 가맹점은 더 이상 늘지 않고 폐점율은 높아지죠. 폐점이 될 때마다 고객들은 모두 떨어져나가는 것이구요. 후에 프리미엄 컨셉으로 리브랜딩을 시도했으나, 그 충격을 이겨내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리브랜딩이 모든 브랜드실책을 덮을 순 없죠.흔히들 리브랜딩을 하면 뭔가 새출발을 하니까 사람들도 우릴 새롭게 봐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어어얼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기존의 정보가 달라졌다는 생각에 등을 돌리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 또는 이미 리브랜딩으론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일 수도 있죠. 컴퓨터 리셋버튼 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리브랜딩을 단행하기 전엔, 먼저 지금 기업이 지닌 브랜드자산과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들과 긴밀하고 적극적인 소통이 있어야 해요. 혼자 좋아서 내 맘대로 바꾼 로고는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트로피카나, GAP, 드롭박스, DB손해보험, 코카콜라의 2011년 화이트 리미티드에디션 등등의 경우를 볼 때 말이죠. 그러나 스타벅스나 애플과 같이 기존의 자산을 살리면서 로고의 단순화와 세련미를 더한 경우엔 (물론 이것도 놀림을 받긴 했으나) 애정을 반증하는 짤요소 정도로만 쓰이는 정도로 순탄히 넘어가기도 했죠. 에어비앤비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알린 경우도 있었고, Fedex마냥 어지럽던 것들을 정리해서 하나로 통합시킴으로써 편의성을 업그레이드 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브랜드라는 건 항상 '경험'을 제공하는 표식과 표의를 동시에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능력과 가이드, 메뉴얼, 주변업체와 가맹점, 관리시스템, 자본력 등등을 아주 냉철하게 분석해서 단행해야 할 이슈죠. 분명히...단순히 내가 뭔갈 정리하고 싶어서, 그냥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충, 이게 멋져보이니까,마음이 바뀌어서, 한 두명이 바꾸라고 조언했다고 해서... 그렇게 시작하는 작업은 아닌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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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회사소개서를 위한 황금레시피 알랴드림

이번 글은 예전에 썼던https://brunch.co.kr/@roysday/82글의 스핀오프격의 글이랍니다. 예전 글에선 좀 더 플롯구성과 철학적인 메시지 정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오늘은 그것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물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요.어제 매운갈비찜을 만들었는데, 매실액을 넣으라는 거예요. 하지만 매실액이 있는 자취방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매실액대신 사과식초로 대신해 보았어요. 그럴싸하더라구요. 당근을 넣으라는데 당근은 공포의 재료이니 넣지 않았습니다. 빨갛고 흙묻는 당근의 자태는 누가봐도 땅에서 튀어나온 피에 굶주린 언데드같은 모습이니까요..(지극히 주관적)으아아아아 무서워!!!이렇듯 요리를 하다보면 없는 재료를 빼거나 대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하지만, 매운갈비찜을 만드는데 돼지갈비가 없다면.... 굉장히 혼란스러운 음식이 되고말죠. 매운갈비상상찜같은..이름이 되어야 적당할 듯 해요.회사소개서. 도 마찬가지에요. 이름이 회사소개서니까 회사를 소개할 수 있어야 해요. 지금까지 족히 10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했던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지만, 재료가 없어서 당혹스럽거나 아쉬운 순간들도 있었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뭔갈 제작하고 싶으면. (그게 꼭 회사소개서가 아니더라도 눈으로 보이는 어떤 것이라도) 이 정도의 재료는 갖추면 좋을 것 같다..싶은 걸 말해보려고 해요.1. 메인재료 : 회사놀라운 일이지만 아직 회사가 없는 회사소개서를 만들어달라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 말인즉슨 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종이에 담아주세요 하는건데 그건 과학상상화 그리기 대회같은거에요. 일단 회사가 있고 뭔갈 만들고 눈으로 보이고 소비자와 오고가는 무언가가 있어야 만들 수 있어요. 회사가 없을땐, 회사소개서라기 보단 사업계획서 내지는 자기소개서 등등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 듯 해요.2. 프로필사진팀원과 본인(대표)의 얼굴을 보여주는 데 지하철 화장실에서 찍은 셀카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또는 이마에 그늘져서 수배전단지 같은 사진도 많았어요. 강사프로필 수준의 프로필사진을 찍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의 조건은 좀 충족했으면 좋겠어요.1) 일단 해상도는 가로세로 1,000px 이상은 되었으면 해요. 인쇄를 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2) 배경색을 통일해주세요.3) 전체 톤도 통일해주세요. 기왕이면 정면샷 내지는 45도 샷이면 좋을 것 같아요4) 얼굴들에 자신이 없으면 캐릭터로라도 만들어주세요.사실 이건 당신이 할 수 없으니 날잡고 포토그래퍼 한 분을 모셔요. 손잡고 사진관에 가든가. 아님 돈주고 여기가서 찍어오라고 하세요. 요즘 사진 찍는거 얼마 안해요. 그것도 아까우면 SRL렌트 같은 곳에서 카메라빌리세요. 똑딱이 빌려도 돼요. 50mm 렌즈 안써도 돼요. 쓰면 예쁘겠지만, 소개서 페이지에 도배를 할 게 아니면 티도 안나요. 렌트비도 아까우면 근처 아무 핸드폰으로라도 찍어요. 요즘은 인물사진 모드가 미쳤기 때문에 극심한 수전증이 아니라면 흔들리지 않고 잘 나올 수 있어요. 아마 주변 사람 중 한 명 정도는 적어도 조명을 어떻게 비춰야 하는지 알고 있을거에요. 배경 하얀 곳에서 찍도록 해요. 역광주지 말고.3. 프로필 정리사진이 정리되었으면 이력도 좀 정리해주세요. 사업에 꼭 필요하지 않은 이력은 빼고, 필요한 성과만 넣어주세요. 이건 사업연혁도 마찬가지에요. 도대체 서울창업허브 입주가..왜 2017년에 가장 큰 이슈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히 할 말이 없으면 빼도 돼요. 사람들의 이력도 직무에 맞는 주요이력만 넣어주세요. 사실 어느 학교 나왔는지 1도 안궁금해요. 학연빨로 뭐 할 거 아니잖아요. 4. 헤드플로우 맞추기회사소개서를 PPT로 만들든 포토샵으로 만들든 툴에 상관없이 소개서에는 페이지라는 게 있어요. 각 페이지에는 넘버가 있고, 제목이 있죠.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거에요.1)회사소개2)사업목적3)사업개요4)시장현황...글을 쓸 때도 개요가 있듯이 회사소개서에도 개요가 있어요. 보통은 저런 제목들이 각 페이지의 개요를 나타내거든요. 근데 가끔 이런 흐름이 정리가 안되면 했던 말 또하고 중요한 말 빼먹고 순서도 엉망이고.. 약간 취중진담같은 느낌이 들어서 매력적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헛소리같아요. 듣는 사람이 좀 지겨워지죠. 제목구성의 정해진 틀은 없어요. 원하는 대로 쓰면 되지만, 논리적은 흐름은 지켜줘야 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앞에서 뿌려놓은 떡밥을 뒤에서 해결해줘야 한다.'라는 것이죠. 시장의 문제점 3가지를 말했으면, 해결책도 3가지를 말해줘야 해요. 사업목적이 A였으면 결과물과 제품도 A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해요. 갑자기 딴소리를 해선 안돼요. 자료들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지금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차장공유앱을 만들고자 한다면, 문제에 관련된 자료를 모아야 해요. 갑자기 주차장별 외제차 비율 같은 도표를 가져와선 안돼요.5. 로고놀랍게도 로고가 없이 그냥 배민도현체로 쓰여진 회사이름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사실 로고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요리로 따지면 양파정도의 비중에 해당하죠. 없으면 상당히 닝닝하고 빈 맛이 나지만.. 못먹을 맛은 아닌? 그런 느낌이에요. 하지만 폰트로만 된 로고라도 제대로 좀 갖춰진 녀석이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해요.5. 메인컬러셋컬러 공격컬러에 집착을 보이시는 분들이 있어요. 뭐든 과유불급이에요. 컬러는 2,3개만으로도 충분해요. 핀터레스트에 예쁜 회사소개서 봐봐요. 무지개떡같은 소개서가 있어요? 없어요. 죄다 흑백이거나 키컬러 하나만 있어요. 김밥천국 간판보면서 오메 예쁘다...라며 박수친적 있어요? 없어요. 색은 많을 수록 복잡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워져요. 물론 그럼에도 잘 구성된 미친 조합의 색구성이라면 굉장한 효과를 주겠지만, 그 정도의 디자인스킬이라면 이미 이런 글을 보지 않을거에요.컬러는 2개만 쓰세요. 메인컬러, 서브컬러 하나씩만 골라서 쓰시도록 해요. 도무지 나는 컬러의 젬병이라서 뭐가 예쁜지 모르겠다 싶으면 스킴컬러가서 예쁜 걸로 골라보세요. 솔직히 컬러에 무슨 의미를 담는다고 하는데.. 그건 디자이너가 할 일이고, 대표님이 그런 것까지 고민하실 필욘 없어요. 그리고 대부분 소개서를 만드는 기업이라면 디자이너가 딱히 없는 작고 귀여운 상태가 많으니까요. 컬러 고민할 시간에 빨리 영업전략부터 짜세요.6. 워딩 통일어떤 페이지에선 '회사소개' 라고 했다가 어떤 페이지에선 '기업연혁' 이라고 하면 좀 우왕좌왕하는 느낌이 있어요. 워딩은 다 통일해주셔야 해요. 소비자면 소비자, 고객이면 고객. 플랫폼인지, 클라우드인지, 허브인지, 셰어링서비스인지 등등을 헷갈리면 안돼요. 하나로 정했으면 정확하게 그 단어로만 쭉 가는거에요. 진심 이거 좀 심해요. 단어가 너무 왔다갔다해서, 이 단어가 앞 장에서 말한 그게 맞는지 자꾸 헷갈리더라구요.원인은 단순해요. 뭔가 본인도 결정을 못내리고 어려운 거에요. 근데 허접때기 회사로 보이고 싶진 않으니, 그럴싸한 단어로 포장을 하려는 건데... 이를테면 그냥 1000원샵 = 온디맨드 코스트컷 굿즈 플랫폼김밥천국 = 통합메뉴 푸드코트형 퀴진로드샵뭐 이런 식이 되버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심플하게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콘텐츠나 서비스 회사가 이런 말장난이 심한데... 사실 이건 단일서비스로 수익이 안나기 때문에 이것저것 하고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더라구요. 맥락이 달라보이는 이것저것을 한 단어로 통합하려니 굉장히 추상적인 단어가 되버리는 거죠. 다른 거 하고있어도 괜찮아요. 메인 하나만 잡아서 아이덴티티를 날카롭게 만들어주세요.7. 종결어미 통일- 명사형으로 마무리를 지을지- 다나까로 마무리를 지을지- 요죠체로 마무리를 지을지- 마침표는 모두 쓸 건지, 모두 안 쓸 건지중요해요. 말투는 소비자와 당신의 관계를 규정해요. 특히 우리나라에선 그게 더욱 중요해요. 우리나라는 둘만 모여도 관계를 빠르게 규정하려고 해요. 그래서 호칭과 존대어가 발달되어 있잖아요. 선배, 전문가, 친구, 옆집이모, 선생님 등... 둘 사이를 특정한 관계로 규정하는 것은 브랜드컨셉의 전반적인 톤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작업이에요.8. 데이터 출처맥락에 맞는 데이터를 뽑는 게 중요해요. 덧붙여 그 데이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출처를 달아놓는 건 더 중요해요. 나중에 소개서 만들다보면 가끔 출처없는 데이터가 너무 많아요.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신대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서 찾기도 힘들어요. 검색어를 물어봐서 일일이 다시 내려서 찾아봐야 해요. 그건 너무 노가다에요. 그리고 심지어 찾았는데 알 수 없는 (또는 너무 편향적인) 사단법인이나, 오묘한 단체에서 나온 50명 대상 설문조사라던가.. 이래선 안돼요. 9. 페이지셋 통일페이지셋은 교통신호같은 거에요. 빨간불이면 멈춰라, 초록불이면 가라, 공사장 표지에선 천천히 가라 등등을 규정하는 것이죠. 소개서에서도 비슷한게 있어요.이 영역은 제목이에요, 이 영역은 그림이 들어가요, 이 영역은 텍스트에요. 이 크기는 대제목이에요, 이 크기는 소제목이에요..등등 일종의 템플릿이 잡혀야 해요. 사실 다양하고 예쁜 레이아웃으로 역동적인 회사소개서를 만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기본 베이스가 있어야 변형이 가능한 거에요. 일단 얌전하고 포멀한 템플릿을 규정하는 것이 중요해요.제목위치, 페이지제목 모양, 메인색, 강조색, 이미지위치, 상하좌우 여백, 대제목, 소제목, 본문 폰트사이즈 등등은 마스터페이지나 템플릿화 시켜서 정해놓도록 하세요. 이거 오래 안걸려요. 큰 디자인적 인사이트가 없더라도 대략 일단 만들어는 놓으세요. 그냥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단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에요.10. 보일러 플레이트회사소개 문구. 3~4줄 짜리를 의미해요. 전체적인 사업내용을 짧고 날카롭게 정리해놓은 단락이죠. 한 줄짜리 슬로건만 만들지 말고, 보일러플레이트도 만들어놓아야 해요. 사실 전체 소개서를 관통하기에 한 줄 짜리 슬로건은 너무 추상적이에요. 그리고 코에 걸어 코걸이, 귀에 걸어 귀걸이와 같은 말장난이 될 수도 있어요. 3,4줄짜리 소개문구는 좋은 말 일색으로 치장하는 게 아니에요.'애프토모멘트는 기업의 업무효율화와 가벼운 브랜드 포인트를 만듭니다. 내부공유되는 브랜드관련 자료들을 통일,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합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브랜드 포인트를 일원화시키고 하나의 키워드로 압축해 이를 시각화시킵니다. 이를 통해 좀 더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의 운영개선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생산합니다.'등등.. 너무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하는 일과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정도는 제시해줘야 해요. 그래야 전체 소개서가 어떤 카테고리로 쪼개져야 하는 지를 판단할 수 있죠.아래는 매실액 같은 요소들.(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으나)+a. 행사사진 예쁜거= 행사사진은 걸어다니면서 찍지 마세요. 다 흔들려서 쓸 수 있는게 없어.흔들흔들+a. 키비쥬얼= 물론 이건 제가 만들어야 하는 거에요. 하지만 로고에 쓸 돈을 좀 아껴서 키비쥬얼을 하나 만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개서 전체를 이끄는 큰 이미지가 있다면 시각적인 일관성을 만들어내기가 용이하거든요.pinthemall.net 출처+a. 서비스/제품Mock-up 이미지= 아직 서비스가 프로토타이핑 단계라던가, 출시 전의 제품이라면 Mock-Up 이미지 제작을 고려해보세요. 실제품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렇게 나올 것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건 중요한 작업이거든요. 최악의 경우가 자신과 유사한 타업체의 제품 사진을 가져다 박는 것인데,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몰라요. 제3자 입장에선 그런 걸 보면 눈 앞이 깜깜해지더라구요...https://originalmockups.com/mockups/perspective-app-screens-mockup-01-698770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거에요.회사소개서는 '그냥 만들어놓고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에요. 모든 브랜드 관련 제작물에는 고유한 역할과 포지션이 있어요. 그냥 만들어지는 건 없어요. 모호한 목적성을 지니고 만드는 건 먹을 사람도 없이 만드는 음식과 같아요. 회사소개서는 '소개'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소개라는 건 내가 있고 상대방이 있는 거잖아요. 상대방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봐야 해요. 그리고 언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도요. 마지막으로는 그걸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요.진짜 싫은 미팅 중 하나가, 그냥 얘기나 하자고 만나는.... 그런 식의 미팅이거든요. 아젠다도 없는 그냥 피상적인 소개와 덕담주고받기 식의 미팅만큼 시간이 아까운 건 없어요. 서로 명확한 니즈와 제안을 가지고 만나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요. 소개서는 더더욱 그래요. 사업자끼리야 서로 만나서 술 한잔 하다가 형님동생하면서 연결, 소개, 우연찮은 기회를 서로 잡을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라도 있지만... 소개서는 생판 나를 모르던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는 과정이에요. 통성명하자고 보내는 것이 아니니 그들의 '답변'을 고려해야해요. 구매를 하라는 건지, 협업을 하자는 건지, 다운을 받으란건지... 상대방의 정확한 액션을 생각해야 소개서가 하나의 소실점을 지닐 수 있어요.그게 없는 상태라면 소개서 제작은 쓸데없는 시간낭비로 끝날 수도 있어요. 만들어도 별 쓸모도 없고..하지만 위 재료들은 굳이 소개서가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간 쓸 일이 있는 것들이니 만약 비쥬얼적으로 뭔갈 정리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하나하나 폴더를 만들어서 관리해보시면 추후에 편할 일이 많을 거에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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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브랜딩: 내가 보는 나와 너가 보는 나의 일치

** 본 글은 문돌이 PM의 마케터 따라하기 시리즈 입니다.** 1화 보기 - 초기에 할만한 ASO (앱스토어 최적화) 팁** 2화 보기 - 초보 PM이 알아야 하는 초기 모바일앱 분석 101브랜딩이라는 단어는 하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다 보니 친숙해진 단어이지만, 사실 그 명확한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다. '브랜드' 자체의 역사는 기원전 1100년전 까지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사실 단순히 내가 만든걸 구분하기 위한 스탬프 수준이였으며, 현대적인 의미의 브랜드와 '브랜딩'의 체계가 잡힌건 최근 50년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나처럼 학부전공을 어설프게 경영학을 하고, 거기다가 마케팅을 심화전공으로 졸업한 사람들이 브랜딩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대부분은 어버어버하다가 설명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1/ 일단 브랜딩이라는 카테고리에 거론되는 개념이 너무나도 많고, 학자마다 합의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책마다 설명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고, 2/ 심리학에 기반을 깊게 둔 분야이기 때문에, 나처럼 어설프게 경영만 전공한 사람이 한학기 브랜딩 개론 과목 듣는다고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음.. 말이 나왔으니 브랜딩이라는 카테고리에 얼마나 많은 개념들이 열거되는지 한번 따져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위키피디아 및 내 전공서적들을 좀 참고했다)Brand elements: name, logo, tagline, graphics, shapes, colors, sounds, scents, tastes, movements...)Brand identityBrand trustBrand parityBranding strategies: individual branding, mulpiproduct branding, subbranding, brand extension, co-branding, multibranding, private brandingBrand ImageBrand personalityBrand attitudeBrand perceptionBrand perceived qualityBrand loyaltyBrand value propositionsBrand awarenessBrand associationBrand powerRebranding뭐, 한 5분동안 열거해 본건데도 이만큼이나 나온다. 내가 오늘 논하고자 하는 본론의 주제는 바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마케터로서 (또는 대표로서) 이런 무지막지한 분야인 '스타트업 브랜딩'이라는 것을 현업 수준으로 적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브랜딩의 핵심 개념은 내가 보는 나와 너가 보는 나를 일치시키는 과정이다브랜드와 브랜딩의 정의를 전공서적에서 찾아보면 개념이 책마다 다 다른데,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직 역사가 깊지 않아서 학계에서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 이 영역의 대가라고 불리는 3인방이 있기는 하다. 바로 David Aaker, Kevin Lane Keller, Jean-Noel Kapferer 이 세명인데, (뭐, 코틀러 얘기도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 코틀러는 브랜딩보다는 마케팅의 전 영역에서 아버지처럼 불리는 인물이니 여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함) 우선 이들이 말하는 브랜드라는 놈의 정체에 대해 한번 보도록 하자. (한글정의는 Daniel Park님의 블로그 글을 인용했음)아커: 브랜드란 상품이나 서비스가 기업과 그 기업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한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이름 및 상징에 연계된 자산과 부채의 총체이다.켈러: 브랜드는 판매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규정하고 경쟁자와 차별하기 위한 이름, 기호, 상징, 디자인 혹은 이들의 결합이다.캐퍼러: 브랜드라는 것은 구매자가 그 브랜드 상품, 유통 채널, 판매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접하면서 오랜 시간을 통해 생긴 긍정적 인상 또는 부정적 인상의 집합체이다.이 세명의 정의를 해체해서 개념화시켜보자. 우선 브랜드와 관련된 3가지 큰 영역은 내 제품/회사 영역 + 소비자가 인식하는 영역 + 그 둘을 연결시키는 채널/활동들 이렇게 개념화 시킬 수 있다. 즉, 브랜딩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3가지 영역으로 완성되는 브랜드라는 존재를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개념..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현업에서 쓰기에는 전혀 명확하지 않은 개념이다. 여기에 내가 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내 직속상사께서 개발한 Concept of Branding이라는 맵을 더해서 이해해보면 그 개념이 매우 명확해 진다.Concept of Branding - Illustrated by Young-Jin Oh이 맵을 보면, 결국 브랜딩이라는 활동의 정의를 앞서 구분한 브랜드의 3가지 영역에 끼워 맞추어 정의내려 보면 다음과 같다. (내 사이드)내가 정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소비자 사이드)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채널/활동 사이드) 마주치는 모든 접점에서의 일관된 액션을 통해 인식시키는 행위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사실 쉽게 얘기해서 '내가 보는 나 (내 제품/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소비자가 인식하는 이미지와 명확하게 일치시켜 나가는 일련의 활동들'을 브랜딩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내가 정의하고 있는 제품의 코어 가치를 기반으로 한 '나는 무슨 존재인가'에 대한것과 소비자가 나를 인지하고 있는 '너는 뭐하는 존재인가'에 대한것을 나와 너가 만나는 채널들 (제품, 매장, 광고 등등)에서 일관되게 일시치켜 나가는 일련의 모든 행동들이 다 브랜딩인 것이다.아, 참고로 저 맵에는 사실 더 심오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 예를들면 소비자가 나를 인지하는 '이미지'부분은 브랜드의 awareness(인지), loyalty(충성), association(연상), perceived quality(지각된 품질)등이 총체적으로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과, 이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것이 brand equity (브랜드 자산), 그리고 소비자들의 이런 인식들이 곧 reputation(명성)이 되어 브랜드의 파워로 작용하게 되고, 이게 다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영향을 주는 일련의 순환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내용들이라는 것, 그리고 저러한 이미지는 그냥 생기는게 아니라 구매전, 구매, 구매 후에 접하게 되는 모든 contact points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경험 (experience)에 의해 인식 (perceived)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접점 관리가 브랜딩에서는 핵심이라는 것 등이다. (소위 브랜딩하면 멋있게 컨셉 뽑고 광고만드는거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영역은 매장, 고객센터 등 소비자가 내 브랜드를 heavy하게 경험하는 곳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고, 이는 전사적 접근이 필요하기에 가장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기 제품을 빌드하고 초기 고객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저 방대한 영역을 미리 기획하고 고민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스타트업이 브랜딩을 한다면 다음에 설명한 내용들만 명심하면 된다.내가 보는 나: 내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한 심플하고 명확하게 설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계내가 보는 나,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역시 학문적으로는 이를 형성하고 있는 하위 개념들이 방대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다음 5가지를 정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1. 브랜드 미션: 브랜드의 약속2. 브랜드 가치: 소비자가 얻게 되는 것3. 브랜드 슬로건: 위의 가치가 표현된 문구4. 브랜드 페르소나: 내 캐릭터 정의5. 채널관리: 모든 접점을 일관되게 기획브랜드 미션이란, 내 브랜드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를 명문화 한 것을 의미하며, 내가 소비자에게 주겠다고 밝힌 일종의 약속같은거를 정의내리는 작업이다. 스타트업 담당자가 이 작업에 직면하게 되면 (나도 그랬었고)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행동들이 있다. 바로 브랜드 미션을 애매모호하고 다소 오글거리게 정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왜 발생하냐면, 우리가 브랜드 미션을 정할때 보통 대기업의 그것을 참고해 보기 마련인데, 보통 그런 큰기업들의 미션은 다소 장황하고 방대한 느낌이 있다. 그건 대기업의 경우 이미 발을 담그고 있는 사업도 많아지고 조직의 5년후, 10년후를 바라보는 미션을 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션이 애매모호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처럼 한결같이 심플한 기업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한 우물만 파는 대기업의 경우 미션이 심플한 편이고, 국내 대기업처럼 문어발식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경우 미션이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임)아무튼, 이런 기업들의 미션들만 보다 보니, 내가 서비스하는 이 브랜드도 뭔가 웅대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러다 보면 온갖 미사여구로 장식된 애매모호한 브랜드 미션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초기 스타트업의 초기 제품을 서비스하는 상황이라면 브랜드의 미션이 절대로 장황하거나 애매모호해서는 안된다. 미션이 명확해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가치 정의, 타겟, 페르소나, 채널관리 등등의 후속 작업들이 명확해 지고, 미션이 장황하면 그 후속작업들 역시 모두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하나, 브랜드의 미션은 길이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소비자에게 공개되는건 미션이 아니라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미션의 길이가 길더라도 그 브랜드가 약속하는 바만 명확하다면 괜찮다.잘 된 스타트업의 사례를 들어보면 좋겠지만 사레 찾기가 쉽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밥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김선생'의 케이스를 들어서 이 부분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바르다 김선생은 유명한 '죠스 떡볶이'의 나상균 대표가 창업한 프리미엄 분식점 브랜드 이다.죠스떡볶이의 나상균 대표가 창업한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김선생'이 김밥집의 브랜드 미션은 다음과 같다. (아예 미션이 매장에 붙어있다)photo by 똑똑이아빠내 블로그미션이 좀 길지만 브랜드가 약속하는 바는 매우 심플하고 명확하다. 즉, '멋부리지 않고 사명감과 도덕성으로 절대로 재료를 타협하지 않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게 왜 잘 만들어진 브랜드 미션이냐면, 이 정의를 기반으로 2번부터 5번까지의 모든 후속작업을 아주 명확하게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미션을 바탕으로 한 김선생의 브랜드 가치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분식집'이 되는 것이며, 소비자는 저렴한 맛에 먹는 분식집에서 항상 고민되던 건강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나온 브랜드 슬로건은 바로 '바르다 김선생'이다 (사실 김선생은 브랜드 네임이 아예 슬로건이 포함된 '바르다 김선생'이다).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 수준'이 완성되려면 재료만 고급이어서는 안되고, 매장의 청결, 직원들의 마음가짐 등등 모든 영역에서 거짓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 모든 마음가짐을 '바르다'라는 말로 함축해서 만들어진 슬로건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말이 좀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냥 이 브랜드로 묘사가능한 어떤 사람, 인격체, 의인화 등등을 의미한다. 쉽게 얘기해서 '이 브랜드는 이런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 김선생의 페르소나는 위의 미션에도 설명된바와 같이 뭔가 꾸미기 좋아하고 화려하고 튀는 사람 보다는 우직하고, 믿을 수 있고, 정직하며 꾸밈없는 사람, 그리고 나이도 조금 있고 들뜨지 않는 인자한 아저씨 같은 사람으로 설명 가능하다.채널관리는 이렇게 정해진 브랜드 슬로건과 페르소나가 일관되게 소비자에게 인식되도록 모든 접점을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선생 매장의 메인 컬러는 마치 절제되고 정직한 김선생 아저씨가 좋아할만한 컬러인 검정과 흰색, 베이지색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고, 모든 폰트도 명조체로, 유니폼도 장식 하나 없는 검정색에 흰색 앞치마, 직원들의 움직임도 아무리 바빠도 막 뛰어다니거나 흥분하지 않고 항상 평온하고 온화해 보이는 톤을 유지하고 있다.   너가 보는 나: 소비자가 내가 정한 아이덴티티를 잘 인식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위의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제품의 모든 접점 기획을 완성하고 실제 운영까지 하고 있다면 꼭 병행해야 하는 작업이 바로 '너가 보는 나' 즉, 소비자가 내 브랜드를, 내가 제공하고자 약속한 가치를 잘 인식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예를들어 위의 김선생의 경우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정말 재료에 대한 의심 없이 우리 음식을 안심하고 먹고 있는지, 김선생 하면 뭔가 바른사람 이미지의 중년 남성이 떠오르는지, 그 사람은 뭔가 절대로 뒷통수 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믿음이 생기는지 등등 애초에 설계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인식되고 있는지를 소비자 인터뷰나 관찰을 통해서 파악해 보는 단계이다. 만일 나 처럼 소셜미디어 앱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가정해서 이 단계를 모니터링 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1) 앱 내에서 유저 행동 관찰을 통해 앱의 코어 가치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체크하기다음과 같은 유저의 앱 내에서의 사용 행태를 분석해서 사용자들이 내가 의도한 앱의 코어 기능들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 목적이나 동기가 내가 의도한 바와 일치 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앱 로그인 빈도- 앱 체류시간- 앱의 각 코어 기능 사용 빈도- 대화 내용 분석- 프로필 사진 분석- 상태 메시지 분석- 앱스토어 리뷰2) 인터뷰를 통해 이 앱이 어떤 앱인지 잘 인지하고 있는지 체크하기위의 관찰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유저의 앱 다운로드 동기, 목적, 이 앱을 통해 얻는 가치 등등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이 앱을 다운받게된 동기- 이 앱을 알게된 경로- 다운받을 당시 생각했던 '이 앱이 뭐하는 앱이지?'- 사용하고 나서 지금 생각하는 '이 앱이 뭐하는 앱이지?'- 이 앱을 켜보게 되는 순간들- 앱을 사용하는 빈도- 앱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 기능들- 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 위의 것을 제외한 기타 마음에 드는 점들- 앱에서 가장 불만족 스러운 점- 위의 것을 제외한 기타 불만족 스러운 점- 친구에게 추천하고 있는지- 추천하고 있지 않다면 왜 안하는지?- 추천하고 있다면 왜 추천하고 있는지?- 이 앱을 사람에 비유해 보면 어떤 캐릭터가 떠오르는지?- 이 앱을 주로 사용할 것 같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3) 위 유저가 앱을 사용하는 케이스를 실제로 관찰해 보기인터뷰 전-후에 실제로 이 유저가 앱을 켜서 어디를 먼저 들어가고 무슨 기능을 사용하는지를 관찰해 봄으로써 1번과 2번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브랜딩: 내가 보는 나와 너가보는 나를 끊임없이 일치시키기기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단계에 있다. 흔히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설계하고 나면 왠만해서는 이걸 바꾸지 말고 일관되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우 맞는 말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모든 채널에서 메시지가 '일관되게 (consistent)' 전달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이미지가 잘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서비스의 경우 이렇게 일관성을 고수하는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명확하게 아이덴티티를 설계한다 할지라도 소비자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내가 정한 코어 가치가 사실 소비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가치일 수도 있으며, 소비자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성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너가 보는 나'를 최대한 자세하게 모니터링 해서 이를 '내가 보는 나'에 반영해서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초기에는 필수적이다.이번에는 내가 서비스 중인 '바크' 앱을 예를 들어 보자. 사실 이 앱은 뭔가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기획된 앱이라기 보다는 해카톤에서 뭔가 기발하고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의 일환으로 기획된 앱이기 때문에 위와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고민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아직 베타기간 중이라 iOS 유저들만을 대상으로 위의 아이덴티티를 계속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바크 앱의 현재 Mission Statement 이다.이 앱의 초기 브랜드 슬로건은 'Don't Speak, Let's Bark!'에 있었다. 이 슬로건에 포함된 앱의 미션은 '굳이 복잡한 대화 없이도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소셜공간을 만든다' 였다. 즉,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인사도 터야하고, 공통점도 찾아야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복잡하게 오고가는게 많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바크에서는 모두가 개가되어 서로 짖는 것 만으로도 대화가 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모르는 사람들과 쉽고 재밌게 대화가 가능하다는 가치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하지만, 앱을 2개월정도 운영하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한 사실은, 유저들이 이 앱의 목적성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한것에 두기 보다는, 서로 개처럼 짖고 짧은 메시지가 산발적으로 오가는 그런 공간 자체가 재미있어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즉, 내가 굳이 모르는 사람들과 관계를 트기 위해 사용하는 SNS가 아니라 저런 약간 병맛같아 보이는 소통방식이 서로 통하는 커뮤니티와 같은 소셜 공간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에 재미를 느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 슬로건이 위의 사진과 같은 'from No One to Someone'이다. 이 슬로건 속에 내포된 유저에게 주는 가치는 '언제 어디서나 저런 재밌는 소통방식이 통하는 누군가를 당신 주변에 만들어 준다' 이다.말하고자 하는 바는, 당신이 만일 필자처럼 초기 서비스를 운영중인 스타트업의 브랜딩을 하고자 한다면, 큰 기업에서 브랜딩 전문가들이 하는 방식과 같이 자세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맵을 만들어서 전 펑션에 일관되게 전달되도록 메뉴얼을 만들고, 이게 잘 워킹되는지 체크하고 쪼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아직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잘못 판단한 나를 너에게 맹목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모니터링해서 이를 토대로 내가 정립한 아이덴티티를 수정 보완시켜 나가는 과정이 결국 스타트업 브랜딩의 핵심인 것이다.상호작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줘야 하고 그도 내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김춘수의 유명한 시, '꽃'이 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이 시에서 김춘수는 너와 내가 서로 관계를 가질 때 비로소 존재할 수 있게 되는 존재성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이다. 거창하게 정립된 브랜드 전략 기획서 같은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의 경우 너무 자세하게 정립된 브랜드 스테이트먼트는 짐만 되는 경우도 많다. 가장 중요한건 이 시처럼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너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 이리하여 비로소 '서로에게 꽃이 되는 것' 이런 너와 나의 상호작용이 브랜딩의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내 브랜드에 대해 정의하는것과, 소비자의 인식에 대한 것을 모니터링하는것, 그리고 채널에서 이 상호작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보완 발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 브랜딩의 모든것이다.글쓴이는 스팀헌트 (Steemhunt) 라는 스팀 블록체인 기반 제품 큐레이션 플랫폼의 Co-founder 및 디자이너 입니다.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본업을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고군분투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현재 운영중인 스팀헌트 (Steemhunt)는 전 세계 2,5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기반 앱들 중에서 Top 10에 들어갈 정도로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의 많은 유저들을 보유한 글로벌 디앱 (DApp - Decentralised Application) 입니다 (출처 - https://www.stateofthedapps.com/rankings).스팀헌트 웹사이트 바로가기#네이밍 #이름짓기 #브랜딩 #아이덴티티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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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의 브랜딩: 브랜딩과 육두문자의 상관관계

일을 하다보면 매우 화가 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단 그 일을 하는 사람들로 인한 관계의 문제가 크죠. 브랜딩업무는 협업과 협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합니다. 디자인팀만 죽어라고 일하는 것이 아닌, 마케팅, 대표님, 경영지원, 개발단에서도 전체 브랜드의 맥락과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제대로 가이드대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지요. 단순히 문구를 일치시키고 상하좌우 여백과 로고위치를 맞추는 것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 그런 비쥬얼적인 부분은 오히려 부차적이죠. 그냥 로고위치는 바꾸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행사기획에서의 방향성이나, 신제품 런칭할 때 홍보전략 등은 단순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돈도 별로 없고 시간도 없고 마음이 바다같이 넓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컨셉을 정확하게 일치시켜가면서 전략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그 때 그 때 아름다운 순천만 갈대같은 우리의 맘도 다잡아야 하고, '현실적' 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사와도 싸워야 합니다. 당초 설정했던 브랜드컨셉대로 가려면 통장의 장막을 들추고 공허를 마주하는 공포도 견뎌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과 조급, 두려움, 가난, 피폐, 기아와 환난에 마주하게 되면 3가지의 특징을 드러내게 됩니다.1. 대충 보고 대충 결정한다.2. 내 말이 맞다.3. 니 말은 틀렸다.마음이 조급해졌다..라는 얘기는 심리학적으로는 '인지편향기제가 크게 작용한다' 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인지편향이란 무언가를 받아들일 때 한 쪽으로 치우쳐진 판단을 하는 현상을 의미하지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안에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안정성을 추구하고 해봤던 것으로 회귀하죠. 관성과 습관에 의해 행동하길 원하고, 그 외의 것들은 고려의 대상에서 일단 제외시킵니다. 2번과 3번의 현상은 그러한 안정성의 추구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지요. 1번의 경우는 정확히는 '스윽 보고 내가 아는 것이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버린다라는 얘기입니다. 이 때 흥미로운 것은 '내가 아는 것' 이 그닥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이죠. 보통 그 지식은 프레임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앱을 구글스토어에 런칭하고 3달이 지났는데 아직 다운로드수가 45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봅시다. 똥줄이 타고 마음이 조급하여 심장의 쫄깃거림이인절미의 그것과 같겠죠. GA분석을 하고 있어도 사실상 수치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일단 박리다매식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광역홍보를 시전하자고 합니다. '일단 높이는 것이 먼저다!' 라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죠. 하지만 당초 브랜드컨셉은 고급화전략+명확한 타겟군의 확보로 매니아층을 기반으로 한 앱이었단 말입니다. 하지만 GA상에서 '네이버검색 유입이 가장 높네!' 라는 사실을 들어 마케팅팀에선 브랜드컨셉을 가볍게 누를 수 있습니다. 물론 편향된 정보입니다. 사실 연관검색어 유입은 다른 것에 비해 1.2%정도가 높은 것 뿐입니다. 그러나 이미 답정넌전략의 경우엔 일단 전략을 내고 그 이유를 나중에 찾습니다. 운 좋게도 네이버 연관검색어가 1위를 차지해서 프레임의 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수치와 통계, 데이터도 프레임앞에선 가끔 무용지물이 될 때가 있습니다. 숫자없는 의미는 맹목적이고, 의미없는 숫자는 공허하지만, 숫자가 의미와 잘못 결탁하는 순간 우리는 회의실에서 고대사 간접체험을 하며 '고조선시대의 제정일치가 이런 느낌이었구나.' 라며 무릎을 탁 칠 수 있습니다.이처럼 정보의 편향된 인지와, 자기중심적 사고, 배타심리가 높아지면서 무리한 요구, 잦은 변경, 말 같지도 않은 소리등이 탄생하게 되고 실무자들은 만들어놨던 여러가지 것들을 無로 되돌리는 공허의 군주놀이를 하며 드디어 욕설이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사람은 언제 화를 낼까요. 물론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겁니다. 그 주체가 상대방에 대한 빡침인지, 나를 향한 것인지도 구별해야 겠죠. 추운 겨울날 따끈한 치킨을 사들고 집에 가다가 자빠져서 치킨이 진흙탕물에 뿌링클되는 것은 나에 대한 빡침일 것이고, 디자이너에게 시안좀 만들어오라고 했더니 혼돈스러운 것을 가져왔을 때 느껴지는 것은 상대에 대한 빡침이겠죠. 사람의 화는 주로 이런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5가지로 분류해보죠.1. 인정받지 못할 때2. 나와 다른 어떤 것을 강요당할 때3. 부당하거나 억울하다고 느껴질 때4. 상대가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때5. 배고프거나 졸릴 때5번의 경우는 1,2,3,4의 상황과 콤보를 이루며 증폭의 역할을 합니다. 1번은 10시간 내내 해놨던 것을 보지도 않고 '다른 거 없어?' 라고 할 때이고, 2번은 정치관련된 콘텐츠 만들기 싫은데 자꾸 만들으라고 할 때(심지어 내가 싫어하는 당을 옹호하는), 3번은 1번에서 만든 10시간 시안을 보면서 '이거 뭐 베낀거 아냐? 아니면 니가 한거 맞아?' 라고 되물을 때, 4번은 '그건 팀.장.님.에.게 물.어.보.시.라.구.요.' 라며 꼭꼭 씹으며 싸가지없이 말하는 옆 팀 대리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이죠.브랜딩작업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브랜딩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것들을 실체화시키는 작업입니다. 그러다보니 상황이 조금만 여의치 않으면 가장 먼저 희생되고 깨지는 약속이기도 하지요. 실질적인 매출증감을 체감할 수도 없고 어쩌면 모두에게 그냥 불필요한 일의 일부로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상호간의 깊은 동의와 이해가 없이는 브랜딩작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람 모인 곳이 회사인데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하나의 명제를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명제 아래 발생하는 실무들을 처리하는 실무자들에겐 의미없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단순히 일이 늘어서 짜증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전달하는 사람의 자세나, 일을 대하는 지시자의 태도, 결과물에 대한 리액션 등..결국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항상 문제가 발생하죠.그래서 우리를 화나게 하는 상황들에 대해 주우욱....늘어놔보도록 하겠습니다.1. 5번을 말해도 못 알아들을 때: 말하는 내 문제인지, 듣는 사람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5번 정도 말했다면 듣는 사람의 센스 문제일 경우가 큽니다. 보통 이럴 땐 그림을 그려주거나, 사내에 말 잘하는 분께 외주를 주거나, 제프 베조스가 빨리 '센스를 높이는 두뇌자극장치'를 개발해주길 기다려봅시다.'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2. 혼자 크게 우월한 분: 그러니까 그 이론은 알겠으니 이제 앉아서 일을 하세요.배우신 분인건 알겠고, 언제 끝나요?3. 자꾸 다른 것 부터 하고 계실 때: 아니 그거 말고 제가 프로모션 기획안부터 하라고 중세시대부터 얘기했을 텐데..4. 회의에서 나온 내용 안듣고: 자꾸 나한테 다시 물어봅니다. 저는 에버노트가 아닙니다.. 5. CC걸린 이메일 안보고 딴 소리: CC라는 것은 캠퍼스커플이나 컨츄리클럽이 아니라 carbon copy입니다. 먹지에 똑같이 복사해서 당신에게도 주겠다는 것인데 무언가를 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6. 파일을 자꾸 못찾아: 기획안은 야동이 아닙니다. 컴퓨터에는 즐겨찾기라는 최첨단 기능이 있습니다. 너무 소중해서 깊숙히 숨겨놓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빨리 달라고 하는데 30분 째 파일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뭐였지?..하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파일이름도 19741908357.doc 하지말고 DarkNamer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일괄변경해줍시다. 7. 아까 했던 말을 자꾸 바꿈: 23아이덴티티 인줄.. 그의 마지막 23번째 인격이 깨어나 또 말을 바꾼다면 이젠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8. 왠지 가르치려 듦: 아니 같이 일을 하는데 왜 묘하게 선생님의 모습이 겹치지.. 어느새 손등내밀고 자 모서리로 뼈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회의를 하는 거지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 아닐텐데..9. 뭐가 맘에 안드는 지 말해줘요.: 이 느낌이 아니야. 라고 했다면 무슨 느낌을 원하는 지 말해주세요. 말을 못하겠다면 당신의 느낌을 빌딩밖으로 던져버리도록 합시다.10. 디자이너가 시안을 밤새 깎고있다.: 일을 한다는 건 절차가 있고 제한시간이 있습니다. 디자이너 쪽에서 막혀있으면 다음 단계의 실무자는 주말에 애인을 만날 수 없습니다. 또는 생길 수가 없습니다. 아직 최종이 나온 것이 아니잖습니까. 시안의 완성도는 최종시안에서 챙깁시다. 지금은 '쳐내는 것'에 집중하세요.11. 당신이 맡은 일은 '끝내서' 나에게 주세요.: 대학교 조별과제 하다보면 '제가 PPT맡을께요.' 라고 해놓고 이 세상 PPT가 아닌 것 같은 해괴망측한 괴생명체를 단톡방에 던지고 '저는 그럼 이제 나가볼께요.'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맡을게요.' 라는 말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결과보장과 퀄리티, 신뢰도까지 책임지겠다라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대충해서 다했다고 할거면 월급도 아무숫자나 적힌 채로 받으시면 됩니다.'자료 조사를 해오랬더니 링크만 긁어서 단톡방에 남겨??12. 일하는데 옆에서 계속 투덜댐.: 투덜대지 말고 의견을 제시하던가, 해결책을 내놓던가 대표님실에 가서 투덜댑시다. 13. 자기만 힘든 척: 모두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 사람이 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사람 프로세스가 오면 그 사람이 바빠지는 겁니다. 이어달리기 같이 움직이는 것이 일입니다. 세상 일은 혼자 다하는 것처럼 자꾸 인상찌뿌리고 그러면 아마츄어 같습니다.14. 아무 설명도 없이 파일만 던짐: 메일을 보면 제목도 없고 내용도 없고 파일만 덜렁 온 경우도 있는데, 특히 포워딩할 때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줄 때는 무엇이다, 주겠다, 이걸 받고 어떻게 해라 등등의 디렉션을 포함하도록 합시다. 하다못해 동네축구를 해도 마이마이!!! 가 있고 패스패스!! 들어가!!! 퍼져퍼져!!! 등의 직관적인 디렉션이 있는데 말이죠.15. 사건을 벌어졌는데 미궁속으로 빠졌다.: 뭔 사고를 쳤는데 범인은 없다....! 대부분 그 범인은 자기가 범인인 줄 모릅니다.16. 남의 것만 베껴옴: 우리 브랜드철학과 적합한 뭔가를 만들어야 지 자꾸 남의 것만 베껴오면 어떻하나요. 물론 카카오나 배달의 민족이나 29CM 등 브랜딩과 마케팅을 잘하는 곳들의 레퍼런스를 참고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그들이 성공한 것은 레퍼런스가 좋아서가 아니고 '그들이 했기 때문' 입니다. 17. 중요하지 않은 것에 힘쓰고 계심: 보고서에 표지만드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꾸 표지에 디자인하지 마세요.18. 데드라인 못지킨 이유: 못지켰으면 핑계핑계하지말고 대책을 가져오도록 합시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편찮으시고 집안이 무너지고 심신미약과 공황장애, 우울과 몸살감기가 겹쳐 일을 못한 것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니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것을 얘기해주세요.19. 이빨까기: 저 사람은 자꾸 일은 안하고 대표님과 팀장님 옆에서 자기 일한 거 들고 아양만 떱니다. 얼핏 주상전하 옆에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봇같기도 하고 이방 내지는 반지의 제왕의 세오덴 왕 옆에 붙어있던 그 까만머리 아저씨같기도 한데 뭐가 되었든 저 사람이 자료를 줘야 내가 퇴근을 하는데 벌써 7시고.. 뭐 이렇습니다.저..저봐!! 백색의 김대리야!20. 도와서 같이 해: '돕는다' 라는 말은 참 애매합니다. 내가 다 만들고 니가 옆에서 ctrl+s 만 눌러줘도 돕는 건 돕는거니까요. 이건 남편이 아내의 집안일을 '돕는다' 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가 사는 집인데 왜 그게 돕는 건가요. 돕는다라는 표현은 애시당초 "니가 할 일" 인데 내가 선심써서 너의 노고를 덜어주는 거야 라는 함의가 담겨있습니다. 일에 돕는 것이 어딨나요. 니 일은 니가 하시고, 내 일은 내가 하는 거죠. 진짜 돕는 건 자기 일 다 끝내신 분이 주말에 나와서 내가 못 끝낸 기획서 반토막을 샤샤샥 써주고 백마 탄 초인처럼 손 흔들며 사라지는 걸 돕는다고 하는 겁니다. 21. 공부 좀 ...: 단도직입적으로 브랜딩은 똑똑해야 할 수 있습니다. 전문지식이 있던가 아니면 얕고 넓게 알던가, 트렌드에 민감하던가 센스가 엄청나던가. 어떤 식으로든 똑똑해야 합니다. 아는 게 있고 본 게 많아야 레퍼런스를 끄집어 낼 수 있고 컨버전스를 하던 믹싱을 하던 카피를 하던 뭐라도 할 수 있습니다. 당최 요즘 우리나라가 통일이 됬는지 대통령이 바뀌었는지 살았는 지 죽었는 지 관심도 없이 이번 겨울신상 롱패딩 지르기에만 여념이 없으면 같이 회의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무지 답답합니다.22. 결과물까지 책임지는 겁니다.: 인쇄사고가 난 거니까 이건 인쇄소책임이니 난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면 안됩니다. 아 그건 인쇄소탓이잖아. 23. 해봤다면서요.: 해봤다고 해서 시켰는데 광고게시자에 결제수단 추가도 못하면 어떻하자는 건가요. '해봤다' 라는 것은 '전체맥락을 알고있다.' 라는 얘기입니다. 한 두번 만져봤다란 얘기가 아니지요.24. 자기가 한 것처럼 하지 마세요.: 다 같이 만든 건인데 보고 할 때 자꾸 자기가 다 한 것처럼 주어를 통합하거나 뭉뚱그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기획안 다 완성했습니다. 자료조사도 다 끝냈고, 프로모션 이벤트 견적도 조사 끝냈습니다." 라고 말이죠. 누가 무슨 업무를 담당했었는지 확실하게 보고하도록 해요. 심지어 부족한 자료는 꼬박꼬박 얘기하면서 잘되고 멋진 건 주어를 빼버리는 주어강제수탈행위는 좋지 않습니다.아니, 야 임마  말을 그렇게 하면 안..25. 그냥 해: 물론 일이란 게 그냥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브랜딩은 철학과 가치적인 워딩이 많은 작업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생각을 강요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이유도 뭣도 묻지말고 시키는 거나 하라는 식의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적어도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설명이나 합의, 배려는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닥치고 시키는 일이나 해!...라는 말을 들을 때면 보자기를 뒤집어 쓴 채 회사에 검은 차로 끌려와서 검은 가방을 국경넘어로 전달하는 느와르의 주인공이 된 듯해서 짜릿하긴 하겠지만, 직원이 리암 니슨이 아닌 이상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빠른 퇴장을 고심하게 됩니다. 대부분 업무를 하다가 화가 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90%이고, 일의 능숙도나 스킬문제가 10%정도 되는 듯 합니다. 일을 잘 못하거나 실수를 하거나 사고를 치는 것은 어쨌든 손배소를 걸든, 퇴사를 하든 다른 사람에게 넘기든 해서 정리를 하고 처리가 가능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대놓고 막 화를 내기도 뭐하고 따지자니 내가 좀 치졸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다양한 의미의 해석'이 가능한 부분인지라 속앓이를 하기 마련이지요.위의 25가지는 당연히 브랜딩 뿐 아니라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황들입니다. 하지만, 굳이 브랜딩실무와 연결시킨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1. 브랜딩은 말로 하는 업무가 아닙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자꾸 말만 하고 있고, 누군가는 일만 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차라리 마케팅업무는 데이터에 근거한 액션을 수립하고 정확한 목표와 예산을 설정할 수 있으니 미래지향적이라곤 해도 브랜딩보단 비교적 정량평가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러나 브랜딩은 그 자체를 수치화 할 수 없고 '정체성' 이라는 모호한 단위에서 다들 허우적거리기 마련이죠. 실무단계에서 빨리 이 두루뭉술한 개념을 정리하여 시각화시키고, 액션으로 바꿔내야 합니다. 문장과 개념들만 떠도는 브랜딩은 모두에게 해롭습니다.문장과 개념들만 떠도는 브랜딩은 모두에게 해롭습니다.2. 모두가 함께하는 유일한 일이어야 해요.누군가는 이를 눈으로 보이게 만들어야 하고 누군가는 그에 맞는 기획안을 짜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디자이너와 기획자, 대표만의 잔치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위 문제들은 대부분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합니다. '내 일 아닌데?''그게 나와 무슨 상관?''나는 똑똑해, 그러니 내 생각이 옳아.''무슨 일을 해야 하는거죠?'등의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죠.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공유되지 않으면 대표, 디자이너, 기획자를 제외한 인원들과 업무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서로 무슨 일을 하지는 모르니 오해도 생깁니다. 또한 브랜딩 업무가 특정인원에게 가중되기도 하죠. 회사에는 여러 인원이 있고 각자가 맡은 영역이 서로 다릅니다. 그러니 같이 모여있지만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일정 부분을 채워나가는 식이죠. 그럼에도 모두가 공통으로 해야 하는 영역이 있다면 바로 브랜딩실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정체성을 그리고 같은 언어와, 같은 양식, 동일한 프로세스와 같은 문화를 영위하며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모두가 각자의 일을 하되, 그 저변에 항상 고려되어야 하는 것. 내가 작성하는 모든 문서의 중심과 커뮤니케이션의 구심점이 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 브랜딩이니까요. 3. 브랜딩실무는 '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예요.브랜딩의 정의나 개념을 내리는 것은 오히려 쉽습니다. 브랜딩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그 방법론에 대해서 떠드는 것은 어렵지 않죠.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하는데?" 라는 문제에 봉착하면 머뭇거리고 있기 마련입니다. 일단 배너하나 바꾸는, 표지, 굿즈, 상품라벨, 패키지 하나 바꾸는 데에도 돈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그 투자비용에 대한 개런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중요하다곤 외치지만 실상 많은 돈을 들여서 하긴 꺼려하죠. 그래서 생각보다 브랜딩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모순된 행동을 보이곤 합니다. "아, 이번에 저희가 네이밍을 새로 하려고 해요. 저희의 가치와 브랜드스토리를 알리는 작업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브랜드의 시발점을 제대로 잡고싶어서 의뢰드렸습니다." 라고 말은 하지만, 막상 견적이 오고가는 과정에선 "그런데 3글자에 A4한 장만 적어주시면 되는데... 조금 저렴하겐 안되나요?"가 되는 것이죠. 가치를 알리는 브랜드의 시발점에서 갑자기 글자와 A4한장분량의 작업으로 바뀌는 경우가 정말 수도 없이 많습니다. 사실 솔직히 브랜딩에 대해 잘 모릅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그렇죠. 하지만 변치 않는 명제가 있다면 브랜딩이 일을 위한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브랜딩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일을 벌리거나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새로운 프로젝트나 팀을 짜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브랜딩은 '마이너'한 개념의 실무부터 진행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 중  우리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일들을 제거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죠. 브랜딩은 마이너스의 업무.위의 25가지 내용을 다시 한 번 곰곰히 살펴보시면, 대부분 무언가 "일을 하는 과정/일이 생기는 과정" 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위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기 위해선, 분노유발자인 상대방을 원자단위로 소멸시키기거나 빅뱅이전의 에너지상태로 돌리는 방법도 있겠지만....더욱 좋은 방법은일단, "우리가 꼭 이것때문에 싸워야 할 필요가 있나?" 를 먼저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브랜딩은 '뭉치는 작업', '규정하고 하나로 모으는' 수렴형업무입니다. 이것을 꼭 유념해두셨으면 합니다. 일이 자꾸 커져서 문제가 생길 때는 잠시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리고 그 원인자체를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는( 사람이 아니고..업무를 ) 겁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를 둘러싼 거품과 불필요한 과정들이 사라지고 나면,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할 지 꽤나 직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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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의 온도차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저 역시도 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좀 조심스럽습니다. 이야기는 바로 "업무를 대하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간의   온도차."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려요! 제가 사용한 방법이 백프로 모두에게 맞는 말은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큰 기업처럼 디자인팀, 개발팀, 기획팀이 갈려서 서로의 팀장에게 허가를 받고, 기획을 시작하고, 개발을 시작하고, 디자인하는 그런 상하관계의 구조가 아닙니다. 서로서로들 비슷한 경력들과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많죠. 특히, 젊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 등 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인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들 맞춰진 직무를 기반으로 개발자는 개발자의 생각과 계산에 따라서 일을 진행하고 있고, 기획자는 기한에 맞춰 예상했던 진행대로 일을 진행하고 싶어 하고, 디자이너들은 보다 다은 디자인으로 서비스를 보이려 다양한 자료들을 모으고 분석하여 제작자의 아이디어를 입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려 노력합니다.문제는 서로가 서로의 일에 대하여 모른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마치 연애와 같아서 서로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고, 서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등 일정에 대한 공유나, 업무를 하는 절차를 이야기 해주짖 않으면, 원치 않는 감정의 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매일매일 아침시간에 진행하는 Scrum이라든지, Jira, Taskworld, Trello 등 다양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을 사용하고, 스크럼 마스터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작해 보신 PM(Project Manager), 또는 PO(Product Owner)님들이 각부서의 현황들을 파악하고, 다양한 부서를 총괄하고 관리합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국내 스타트업 상황은업무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젊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같은 경우는 생업(또는 학업)과 스타트업을 동시에 하는 인원이 많고,젊은 창업자들과 직원들의 경우, 프로젝트 경험이 없어 이러한 분업구조를  낯설어하고,개발자와 디자이너 역시 자신이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언제쯤 끝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적은 인원들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예민한 구조가 되어 남을 이해하기 힘든 상황등의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각 직군 간의 갈등 상황이 큰 기업에 대비하여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물론 큰 기업도 문제가 없진 않다고 합니다.).이 전설의 짤을 보신적이 있으신 분들도 많으실듯... (출처: http://9gag.com/) 이러한 갈등 해결 방안은 다음에 더  디테일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고, 이번 글에서는 간단히 저가 생각하는 발전방향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스타트업 팀원들의 관계는 마치 연예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말을 해줘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수두룩 합니다(그런 이유로 저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서로의 업무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을 배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이야기를 해야 해요. 연애를 할 때도 말이 안 통해도 될 때까지 이야기하듯이. 스타트업에서의 업무는 끊임없이 피보팅을 진행하고, 하루하루 떠오르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경사항들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서로가 서로의 말을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 더 큰 갈등 상황들을 야기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만약 각 직군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업무에 대한 배경이나, 아주 기본적이더라도 기초사항을 알고 있다면, 서로의 업무량에 대한 불만이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진행할 당시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창업 당시 기획자로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투자 또는 공모전 등에 쓰일 기획서 등을 제작하는 업무를 주로 하였습니다. 디자인에 관하여는 무엇을 논할 수 있는 실력도 아니고, 개발에 관하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기획서를 작성할 때나, 어떤 계획을 할 때 “원하는 시간”을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요청하고, 그러한 요청 사안과 당사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조정하고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나름 생각하기에는 "개발이나 디자인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일의 진행 정도를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기한을 준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라고 생각하여 아주 기초적일 수 있지만 웹 공부와 포토샵 일러스트 디자인 등의 디자인과 개발 툴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개발과 기획에서 어느 정도  서포트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서로의 직군과 업무에 대한 고충을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자주 일이 딜레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그러함에 따라서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이 조금씩 소원해지고  섭섭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 더 생각했던 것이, "일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에게도 바로 적용해서 업무에 도입할 수 없는 어려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이 아닌 서로의 작업현황이나, 상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PM 툴을 만들어 보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창업 당시 사용한 아주 간단한 툴이 있는데, 이 프로젝트 메니지 방법은 내일 이미지로 보여드리면서 설명드릴게요. :) 그리고 지금은 Taskworld나 Jira 같은 더 전문적인 툴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당 툴에 대한 전문전 지식이 아직 없는 분들은 엑셀 등으로 서로의 일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기회가 되면, 요즘은 제가 어떤 식으로 툴을 사용하는지 설명하는 글도 적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을 세줄 정리하자면, 1.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는 달라요. x나 달라요.... 2. 다르면 잘 들어보고 뭘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그리고 서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코인원 #블록체인 #기술기업 #암호화폐 #스타트업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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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틀린 말이다?!

일단 명백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남발하는 요즘, 사실 이 단어자체가 올바른 표현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당초 Brand라는 어휘는 피부에 새긴 화상과 같은 낙인이나 흔적을 의하는 burn의 어원과 그 맥을 함께합니다. 브랜드라는 뜻이 라틴어로는 '불태우다' 라는 뜻이기 때문이죠.이는 당연히 무언가를 구별/식별하기 위한 '표식' 의 의미로 쓰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로고를 의미했던 것이었죠. 하지만, 요즘엔 그 의미가 많이 확장/변형되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해요. 너무 많은 표식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래전엔 죄수나 사형수, 범죄자, 이상한애들에게 부여했던 것이 '낙인' 이었기에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그런 표식을 지닌 애들을 피하면 그만이었죠. 그러나 요즘의 브랜드는 비지니스자체이니 사람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해야합니다. '낙인'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게 된 것이죠. 예전엔 낙인을 '구별' 하기만 하면 되었지만요즘엔 낙인을 '선택' 해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구별과 선택은 다른 개념이예요. 구별은 인식의 개념이기 때문에 '아 그렇구나' 하고 끄덕이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선택은 행동의 개념이라서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게끔' 해야 하죠. 이 때 기회비용이 발생하면서(심리적이든, 실물적이든) 브랜드는 그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눈요기와 정책, 장점, 특징들을 내세우며 "우린 가치가 있어!!" 라고 소리지르고 있는 상태가 바로 요즘입니다.자,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발생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고객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얻는 이득과 기회비용 사이의 가치를 저울질합니다. 그리고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겠죠. 적어도 이론적으론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엉망진창입니다. 사람은 그리 합리적인 존재도 아니고 이득과 기회비용 사이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그 판단의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과 가치관에 좌우되기도 하고, 심지어 그 성향과 가치관이란 것은 트렌드와 다수의 압박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의해 기묘하게 변질되기도 합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관적인 기묘하게 이상한 포인트에서 대박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정석대로 해도 영 반응이 시원찮은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이나 그걸 원하는 회사나 도무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어졌죠.  물론 데이터가 쌓이면서 일정 패턴이 발생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인지/사회심리학의 도움으로 인간 행동의 불특정성을 어느정도 규명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것이 규명되는 속도보다 사람과 시대의 변화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입니다.사람의 행동이 이렇게 가변적이니 전략을 짜는 사람 입장에선 그것에 일일이 맞추다가 늙어죽을 것 같았을 겁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이런생각을 했겠죠. 사실 생각을 했다기보단 천성적인 마이웨이가 있던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냥 하던거나 계속 해야겠다...라고. 그리곤 그냥 해오던 걸 꾸준히 계속 묵묵히 했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평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꾸준한 일관성은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들은 예측가능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보통 이러면 매력이 사라져야 맞는데, 오히려 그 일관성에 열광하는 팬층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팬층을 동경하던 어중간한 포지션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서 유입되기도 했죠. 굳이 어디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익히 알려진 대부분의 성공사례의 기업들의 브랜딩 전략을 떠올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런 프로세스가 성공사례로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브랜딩은 더이상 '우리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하는 것' 의 개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냥 하던걸 잘하는 것이고, 브랜딩은 그것을 통해 "되어지는 것" 이죠. 그래서 브랜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종의 부수효과라고 하는 편이 오히려 맞을 것 같습니다.그러니 "Branding" ..브랜딩을 한다! 라는 능동적표현보단 "Branded" 브랜딩 되어진다.라는 수동적표현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을까 싶네요.물론 반론의 여지가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키엘의 경우 Lab느낌의 화장품매장을 컨셉화했고,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의학적지식을 교육시키는 등 어떤 전략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키엘의 브랜드를 명확하게 만들었으니, 이것은 화장품전문가를 원하던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에 응답한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이 나올 수 있겠죠.Kiehl's : 약국에서 화장품을 판다!..라는 컨셉으로 직원들은 약사복을 입고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물론 키엘은 수많은 서칭과 서베이, 내부회의를 거쳐서 최초컨셉을 기획하고 확장시켰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플도 그랬고 다이슨도 그랬고 키엘이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도 그렇듯 고객이 이걸 원하니까 이걸하자! 라고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색깔이 분명한 곳들은 최초의 리스크가 엄청났을 텐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합리적이거나 효율적인 선택은 아니었겠죠. 그걸 원하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포기해야 했을 테니까요.  대신 그들이 선택한 것은 이게 시장이 원하든 원치 않든 내가 옳다고 생각되는 색깔을 일관성있게 밀어붙이고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너희가 원하니까 이걸 하겠습니다.." 가 아니고 "우린 이런 기업입니다." 라고 무심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편을 택한 것이죠"너희가 원하니까 이걸 하겠습니다.." 가 아니고"우린 이런 기업입니다." 라고 무심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편을 택한 것이죠.그러니, 브랜드라는 것은 이제 한 순간의 낙인과 표식의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꾸준한 행동과 신념의 일관성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아닌, 우리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회적책임을 다하고 제품이면 제품, 서비스면 서비스 그 자체에 충실했습니다. 브랜드는 이런 일련의 과정과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축적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그러니 우리가 지금부터 알아볼 것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던 일을 어떻게 꾸준히 지속시키고 깊이 있게 만들것인가를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애프터모멘트크리에이티브랩 #브랜드 #브랜딩 #마케터 #마케팅 #디자인 #디자이너 #인사이트 #조언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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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할만한 ASO (앱스토어 최적화) 팁

지난번 '문돌이가 어설프게 디자이너 대타로 일하는 법'에 이어 이번에는 PM의 마케터 따라하기의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사실 필자는 대기업에서 약 5년간 기획자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특히, 캐논 플레이샷 캠페인은 필자가 처음 발의하여 현재 3회로 이어지고 있는 캐논의 연간 캠페인이 되기도 했다. 뭐 이런 마케팅에 대해서는 나름 자신감 충만한 채로 퇴사하여 스타트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 모든 마케팅 업무를 대행사에 일임하며 기획-보고-예산따기 업무만 하던걸 '난 마케터야'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건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이거 뭐 써먹을데가 있어야지 참고)당장 앱 하나를 만들어 앱스토어에 런칭하면서 ASO (App Store Optimization, 앱스토어 최적화)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마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엔진 최적화) 작업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봤지만 ASO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우리 개발자가 얘기해 줘서 알게 되었다.)ASO의 정의는 찾아보면 다 재각각인데 대충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내 개인적인 정의이다)앱스토어에서 내 앱의 가시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일련의 모든 활동들여기서 '가시성'이란 단어가 핵심인데, 영어로 visibility, 즉 내 앱이 앱스토어상에서 사람들에게 최대한 잘 검색되고 잘 눈에 띄게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을 ASO라고 부르는 것이다. 크게 다음 영역이 있다.1. 앱스토어 제목 및 키워드 관리2. 앱 아이콘 및 스크린샷 최적화3. 리뷰 관리ASO는 물론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구글플레이스토어가 기본개념은 같지만 디테일한 전략은 살짝 다르다. 이 글에서는 애플의 앱스토어 기준으로 작성된 방법론임을 미리 밝혀둔다. 그리고 또하나 당부할 것은, 아래같이 ASO 작업을 잘 해놓는다고 해서 갑자기 내 앱의 다운로드가 막 증가하고 그러진 않는다. (키워드 선정을 잘 해놓으면 내 앱소개 페이지의 임프레션이 늘긴 한다.) 바크 (Bark)앱도 한때 소셜네트워크 무료 부분에 25위까지 순위가 치솟은 적이 있었지만 ASO때문만은 아니였으나 ASO를 잘 해놓으면 트래픽이 발생했을때 어느정도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역할은 할 것이다. ASO는 앱스토어 순위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앱 트래픽이 발생했을 때 이를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역할은 한다.앱스토어 제목 및 키워드 관리앱스토어에 앱을 올릴 때 PM이 (원래는 마케터가) 다음 3가지를 꼭 미리 작성해서 전달해야 한다.1. 타이틀2. 컨텐츠3. 앱 키워드여기서 컨텐츠는 사실 ASO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앱 검색할때 검색 순위에 컨텐츠의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앱을 이미 찾고 나서 그 앱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역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용은 충실히 작성하되 처음 3줄은 정말 공들여서 작성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앱스토어 들어가면 처음 3줄만 보이고 그 밑에는 생략되기 때문이다.앱스토어 검색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건 (다운로드, 리뷰수 등을 제외하고) 앱의 타이틀과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앱의 타이틀과 키워드가 1:1의 동일한 중요도를 지니는지, 타이틀에 있는 단어에 좀더 중요도를 주는지는 확실치 않다. 중요한건 타이틀과 키워드가 모두 앱 검색순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것이다.타이틀에는 [앱의 이름 - 중요한 키워드를 포함한 설명] 이런 식으로 작성한다. 예를들면 아래 예시에서 보시다 시피 SoundCloud라는 앱은 SoundCloud - Music & Audio라고 작성되어 있는데 앞에가 앱의 이름, 뒤에가 본인 앱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다. 만일 당신의 앱이 대학생의 수강신청을 돕는 앱이고 앱 이름이 '대학돌이,' 앱이 표방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수강신청을 쉽고 빠르게 해주는 거라고 한다면 타이틀을 이렇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대학돌이 - 원클릭으로 1분만에 대학생 수강신청 완료보다시피 앱 설명 부분에 '원클릭,' '대학생,' '수강신청'이라는 중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앱 타이틀은 '앱 이름 - 중요 키워드를 포함한 앱 설명'이 포함되도록 작성한다.앱스토어 키워드 선정이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선정에 대해 알아보자. 앱스토어의 키워드는 사실 애플이 구글처럼 검색관련 기술이 잘 발달되지 않아서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놓은 검색 툴이라고 한다. 즉, 보통은 검색엔진이 알아서 컨텐츠를 파악해서 사용자의 검색어 입력에 따라 가장 연관성 높은 앱을 추천해 주어야 하는데 애플은 그 연관성 높은 키워드를 앱을 올리는 사람이 직접 100자 이내에서 정해버리는 아주 고전적인 방법인 것이다. 수 많은 한국 앱들을 보면 이 100자 조차 채우지 않고 키워드를 대충 정해서 올리는 걸 많이 봐왔는데, 키워드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지 않으면 내 앱이 앱스토어에서 아예 안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앱스토어 키워드 작업은 크게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1. 키워드 브레인스토밍2. 앱키워드 분석툴로 트래픽/혼잡도 체크3. 키워드 100자 이내로 최적화하기1. 키워드 브레인스토밍우선 키워드 작업에 있어서 아주 훌륭하면서 무료인 사이트를 하나 소개하겠다. 바로 SensorTower라는 사이트 이다. 이 사이트는 원리는 모르겠으나 애플 앱스토어의 수많은 앱들의 키워드, 순위, 트래픽, 혼잡도 등을 트래킹하여 실시간으로 수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분석 툴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유료툴이지만 내가 하는 방법처럼 사용하면 무료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SensorTower는 ASO 키워드 관리를 위한 비싼 툴이지만 무료로 사용 가능한 방법이 있다.위의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후, 프로덕트 앱에 내 앱을 등록할 수 있는데, 만약 아직 앱스토어에 라이브된 내 앱이 없다면 그냥 아무거나 등록해 놓도록 하자. (Default는 페이스북으로 되어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내가 하려는 ASO작업이 한국 마켓을 기준으로 하려고 하면 내가 등록한 앱의 Country 세팅을 Korea로, 미국 마켓을 기준으로 하려고 하면 US로 세팅해 놓는다. (이 세팅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이걸 먼저 해 줘야 앞으로 설명할 키워드 트래픽 분석 수치를 지금 세팅한 국가를 기준으로 반환한다.우측 상단의 'Country'탭을 한국, 미국 등 다양한 마켓을 기준으로 세팅할 수 있다.내 앱의 키워드를 백지에서 만드는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서 나는 다음과 같은 꼼수를 사용한다.경쟁사 앱, 유명한 앱 등의 벤치마킹할 앱의 키워드를 검색해서 거기에서 괜찮은것 골라내기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들을 구글링하여 내 앱과 어울리는 단어들 캐치하기내 앱인 바크(Bark)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면 바크는 경쟁앱들이 카카오톡, 라인등과 같은 메신저앱들과, 1km, 모씨, 어라운드등과 같은 익명/위치기반 앱들, Tinder, Badoo등과 같은 데이팅앱들이 있다. 이 앱들을 위의 SensorTower에서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해당 앱의 키워드를 볼 수 있다. 이런 유명한 앱들의 키워드 중 마음에 드는 단어들을 엑셀 시트에 잘 정리해 놓는다.틴더의 키워드이다. 사실 이런 유니콘앱들은 ASO이런거 안해도 앱스토어에서 잘보인다.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들은 구글링을 통해 금방 검색 가능한데, 이걸 왜 하냐하면, 위와같이 유명 앱들이 선정해 놓은 키워드들은 대부분 이미 키워드 혼잡도가 매우 높은 앱들이다. 우리 앱이 이제 막 출시했거나 아직 다운로드수가 충분하지 않다면 저런 chat과 같은 단어들은 검색창에 치면 우리앱은 한 1000순위 바깥으로 밀려나 있어서 검색될 확률이 zero이기 때문에 키워드 선정 백날 해놔봤자 초기에는 쓸모가 없다. 따라서 나는 이런 일반적인 단어 40% + 신조어 60%의 비율로 선정해 놓는다.신조어를 선정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1. 내 앱의 타겟이 자주 쓰는 단어들이다.2. 키워드 혼잡도가 매우 적어서 저 단어를 검색하기만 하면 바로 내 앱이 검색될 수 있는 키워드바크 앱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바크 앱의 메인 타겟은 15-30세의 젊은 층이다. 이 중에서도 대학생의 사용 비중이 높다. 그러면 요즘 대학생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에서 핫한 신조어들이 뭐가 있는지 한번 보자. 인터넷에 대충 구글링 해봤더니 다음과 같은 단어들이 눈에 띈다.개이득, 꿀잼, 엄친딸, 안습, 열폭, 볼매, 금사빠...사실 아는 동생한테 물어보니 "형 저런단어 이미 옛날껀데 촌스러워서 누가 써?" 라는 대답이 돌아왔지만, 아무튼 난 모르는 단어들이니 한번 이 단어들을 SensorTower에서 트래픽 조사를 해보자.2. 앱키워드 분석툴로 트래픽/혼잡도 체크SensorTower의 트래픽 검색은 App Store Optimization > Keyword Rankings에서 할 수 있는데, 5개 까지만 무료이고 그 이상부터는 돈을 무지막지하게 비싸게 내야 하는 유료툴이다. 나는 어떻게 활용하냐면 검색할 키워드 리스트를 미리 엑셀시트로 정리해 놓은 후, 5개씩 검색한다음에 검색 결과를 엑셀시트에 복사해 놓고, 다시 모두 지우고 다음 5개를 입력하고.. 이런 노가다를 통해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키워드를 보통은 한 500개정도 서치해 보게 되는데 이를 5개씩 해야하니 거의 하루 종일 걸린다. 돈 있으면 유료로 사용하는걸 강추한다...아무튼, 여기에 '익명,' '채팅'의 일반적인 단어 2개와 '개이득,' '꿀잼'의 신조어 2개를 비교해 보도록 하자. 차트에서 Traffic은 내가 세팅해놓은 국가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이 단어를 찾아보느냐 이고, iPhone Difficulty는 현재 이 키워드가 얼마나 혼잡하느냐 (이 키워드를 점유한 앱이 얼마나 많은가) 이며, 'iPhone Apps'는 실제로 이 키워드를 사용하는 앱이 몇개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탭이다. 이 3개가 가장 중요한 정보이다.Traffic, Difficulty, iPhone Apps 요 3개만 보면 된다.보다시피 '채팅'같은 단어는 트래픽이 5가 넘는다. 사람들이 매우 많이 찾는 단어라는 뜻이다. 혼잡도는 무료 6이 넘는다. 그만큼 이 키워드를 점유한 앱이 차고 넘친다는 뜻이다. 이런 앱에 바크와 같은 초기 앱을 같다 넣어봤자 검색창 한 100번쯤 넘기면 보일게 뻔하다. 하지만 저기 '개이득'이라는 단어를 보라. 사실 이런 단어를 솔직히 누가 찾아볼까 싶었는데 수치상으로는 트래픽이 3이 넘는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최소한 '익명'이라는 단어보다는 많이 찾아본다고 나온다. 뭐 '개'라는 단어랑 트래픽이 연관되서 수치가 왜곡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개'를 따로 찾아보면 트래픽은 4.1이 나온다. 솔직히 왜곡된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초기에는 이것저것 해볼만한건 1%의 가능성이라도 다 해보는게 중요하다. '개이득'의 혼잡도를 보면 0.1이고 등록된 앱은 2개다. 이중 하나가 바크 앱이다. 이 말은 유저가 이 단어를 검색하면 내 앱이 아예 최상단에 뜬다는 얘기이다. 여기서 또하나 유추 가능한 것은 당신의 앱 이름을 아예 저런 단어로 만들어 버리고 광고 캠페인에서 저 키워드를 사람들한테 각인시키는 광고를 한다면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란 거다.앱스토어에 '개이득'을 치면 바크 앱이 가장 먼저 뜬다.아무튼, 나는 이런식으로 일반적인 단어 40%, 신조어 60%의 비중으로 키워드를 한 500개정도 추려서 위의 트래픽 조사 작업을 진행해서 엑셀 차트로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단어들을 최대한 트래픽이 많으면서 혼잡도가 적은 단어들을 선정하는 것이 이 방법론의 핵심이다.이런 식으로 SensorTower에서 5개씩 찾아본 트래픽 수치를 엑셀차트에 기록해 놓는다.3. 키워드 100자 이내로 최적화하기위 작업을 다 했으면 이제 내가 작업한 리스트에서 트래픽이 높으면서 혼잡도가 낮은 단어들을 추려서 100자 이내로 세팅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 앱을 설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반적인 키워드들 40%, 아직 선점되지 않은 핫한 단어들 60%정도의 비중으로 추린다. 후자의 경우 혼잡도가 1이 넘고 이미 등록된 앱이 20개 이상일 경우에는 선정하지 않도록 한다. 어차피 앱 검색 페이지가 한 3페이지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니 키워드 낭비이다. 또한 단어 두개가 조합되서 또다른 서치 키워드가 되는 경우 둘다 등록한다. 예를들어 사람들이 '익명채팅'이라고 검색할 수도 있고, '익명'이라고, 또는 '채팅'이라고도 검색 가능할 것이다. 이럴 경우 '익명채팅,' '익명,' '채팅' 이렇게 3개를 등록하는게 아니라 그냥 '익명,' '채팅' 이렇게 두개만 검색하면 저 3가지 케이스가 다 커버가 된다는 뜻이다. 100자 단어 카운터 역시 SensorTower에서 제공해 준다.최대한 키워드를 99이상이 되도록 꽉 채워서 완성한다.지금까지 초기에 할만한 앱스토어 최적화 작업에 대한 방법론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앱스크린샷 잘 만드는 법, 앱 아이콘이 눈에 띄는 법 등등 다양한 최적화 방법론이 있다. 물론 이전 글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설명한 방법론은 조금 야매스러운점이 있다. 진짜 ASO전문가 들은 앱 인덱싱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활용해서 저 키워드 작업을 아주 과학적으로 운용한다고 하는데 나는 솔직히 전혀 모르는 분야이다. 이 친구의 미디엄 블로그 글에 다양한 방법론들을 소개해 놓았으니 혹시 이 분야가 궁금한 사람들은 방문해 보기 바란다.글쓴이는 스팀헌트 (Steemhunt) 라는 스팀 블록체인 기반 제품 큐레이션 플랫폼의 Co-founder 및 디자이너 입니다.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본업을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고군분투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현재 운영중인 스팀헌트 (Steemhunt)는 전 세계 2,5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기반 앱들 중에서 Top 10에 들어갈 정도로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의 많은 유저들을 보유한 글로벌 디앱 (DApp - Decentralised Application) 입니다 (출처 - https://www.stateofthedapps.com/rankings).스팀헌트 웹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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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트업에서 성장의 즐거움을 다녔다

놀담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을 맡고 있는 포니.포니는 어떤 사람일까요? 놀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론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저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할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런칭하여 매니징하고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일까지 하고 있어요. 여러명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일 수록 한 번에 한 칸씩 명확하게 짚어가며 탄탄하게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게 좋아요. 그래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기획을 잡은 뒤에 실무를 시작합니다.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정도 하면 되겠지. 대충 이렇게 때우자’가 아니라 어떻게든 개선해보겠다, 어떻게든 해내보겠다,하는 주체적인 일꾼의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서 같이 일하기에도 내가 역량을 펼치기에도 시너지가 마구마구 나는 일터라고 느껴요. 나를 뚫어줄,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 시니어들을 만나는 걸 추천드려요. 현업에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미리 겪은 분들인 만큼 시니어와의 만남에서는 직무의 수평을 넘어 고공에서의 관점을 갖출 수 있습니다.누군가 문제를 탁 던지면 일순간 막 퍼져나가면서 전개되고 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 키워나가다가도 빠른 시간안에 확 수렴되는 게 있어요. 내가 아플 때 아플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게 팀이 셋팅이 되어있다는 건 정말 노력의 결과인 것 같아요.웃고 즐기면서도 일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변 팀원들에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했어요. 즐거운 분위기에서 실수를 이야기하는 것도, 결과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도 오히려 더 편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CEO, CTO 모두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때로 너무 똑똑해서 나랑은 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근데 두 명이 정말 물과 기름같은 사람이라 자주 의견이 갈리는데요. 둘 사이에서 “뭐지? 둘다 맞는 말 같은데 나 어떻게 해야하지?” 할 때가 많아요. 결국엔 개별 이슈에 대한 결정이 더 설득력 있고 더 논리적인 사람이 승리하더라구요. 어쨌든 둘다 목표하는 바가 동일하기 때문에 옳은 결정으로 답이 나는 것 같구요. 두 사람은 참 운좋게 잘 맞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요.놀담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은 자기 직무에 관해서 확실한 커리어를 쌓고 싶으신 분인 것 같아요. 또는 아직 역량은 부족한 지언정 저처럼 각고의 노력으로 역량을 무지막지하게 키워나가실 분이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분이라면 꼭 놀담에서 함께 일해보고 싶어요.전문 보기�놀담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일단 제가 생각하는 놀담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 껏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고 팀원들에게도 그렇습니다.어쩌다가 놀담에 입사하시게 되었나요?요약하면 어쩌다가…인데요.어쩌다가를 풀어보자면 친구의 권유로 스타트업 박람회를 가게 되었어요.사전에 어떤 기업들이 있나 확인을 해보게 되었는데 놀담의 소개를 보고는 꼭 부스를 가봐야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부스에 갔을 때 현 CTO,CEO와 함께 부스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 떠올려보면 CTO는 말이 없고 비장해보였고 CEO는 엄청나게 열정적으로 본인들의 꿈을 팔았(?)는데 그 강력하고도 강렬한 의지에 홀려서 같이 일해야겠다 결심하게 되었습니다.어떤 일을 놀담에서 하고 있나요?저는 기본적으로 UX/UI 디자이너지만 프로덕트의 기획과 프로젝트에 대한 기능 리뷰까지 진행합니다.말하자면 놀담에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할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런칭하여 매니징하고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일까지 하고 있어요. 본인이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가요? (자랑 가능)저는 기획 문서를 꼼꼼하게 만들어두고 시작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흔들리더라구요. 여러명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일 수록 한 번에 한 칸씩 명확하게 짚어가며 탄탄하게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게 좋아요. 그래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기획을 잡은 뒤에 실무를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기획해서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게 현재의 제 역할입니다.포니에게 일이란?거창해 보이지만 살아가는 이유이자 삶의 원동력입니다. (비장)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어, 이런 소속감이 있어라는 그 느낌이 저에게는 삶의 동력이 됩니다. 이런 원동력을 잘 가동시키기 위해서라도 계속 호기심과 탐구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몸 담고 있는 직무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잘 알고 싶어서 인 것 같아요.그래야 일하는 사람으로서 또 그냥 사람으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정리하자면, 저에게 일은 삶의 동력이고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잘”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포니는 폭풍성장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비결이 뭔가요?저는 신입으로 입사를 해서 지금은 많은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매니징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빠른 성장이 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상 비결은 간단합니다.경력자와의 네트워킹인데요.사실 주니어들끼리 모이면 망해요. 주니어는 다 고만고만(?) 하거든요. 그래서 나를 뚫어줄,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 시니어들을 만나는 걸 추천드려요. 현업에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미리 겪은 분들인 만큼 시니어와의 만남에서는 직무의 수평을 넘어 고공에서의 관점을 갖출 수 있습니다.시니어를 만나기 위해서는 좀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밋업자리도 많이 나가고 직무에 해당하는 컨퍼런스는 무조건 다 나가야해요. 명함을 건내면서 친한척을 많이 해요.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니까요.일터로서의 놀담은 어떤가요?제 기준에서 스타트업 가운데 매우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해요.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정도 하면 되겠지. 대충 이렇게 때우자’가 아니라어떻게든 개선해보겠다, 어떻게든 해내보겠다,하는 주체적인 일꾼의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서 같이 일하기에도 내가 역량을 펼치기에도 시너지가 마구마구 나는 일터라고 느껴요.놀담의 팀워크는 그 성질이 어떤가요?질문을 듣자마자 문득 생각난건, ‘슬라임같다’.누군가 문제를 탁 던지면 일순간 막 퍼져나가면서 전개되고 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 키워나가다가도 빠른 시간안에 확 수렴되는 게 있어요. 일단 누구든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그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인사이트로 논할 수 있고 무엇보다 결론이 빠르게 잘(?) 난다는 점이 너무 좋아요. 가장 최근에 일터에서 행복했던 경험은요?명함을 다시 만들었을 때인데요. 저희 놀담 명함에는 나의 미니어처가 하는 말을 적을 수 있어요. 예전에는 “내가 이거 만들었다-i designed it”이 저의 문구였는데최근에 명함을 업데이트 하면서 “나 여기(놀담) CPO가 될거야” 라고 적었어요. 포부를 담아서요. 그리고 나만의 CPO되기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마인드셋을 내가 이 회사의 C레벨이 되겠다고 정하니까 벅차오르기도 하고, 무언가 개이는 기분이 들면서 간만에 일하면서 행복했어요.가장 최근에 쓴 휴가때 한 일은 뭔가요?(한참을 망설이다가) 으, 제가 어쩔 수 없이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았아서 오래 쉴 일이 있어요. 휴가를 쓰기 전에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에게 인수인계를 하는데 프로덕트 팀 전체가 ‘어떻게 어떻게 해달라’라는 구두의 조치만 취해도 순식간에 처리가 되고 프로젝트 간 업무 조율이 되는 걸 경험했을 때 ‘오 우리가 합이 좀 맞는구나. 이제 척하면 척이구나.’ 싶었어요. 내가 아플 때 아플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게 팀이 셋팅이 되어있다는 건 정말 노력의 결과인 것 같아요.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 커리어의 욕심?저는 좀 야망이 있는 편인데요. 놀담의 CPO를 찍고(?) 박수칠때 떠나서 C레벨로 이곳 저곳 멋진 스타트업을 떠돌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고 싶어요.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내용은요?데이터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주식도 보고 책도 읽고요. 스터디도 그 쪽으로 하고 있어요. 곧 데이터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UX 디자이너가 될 예정입니다.놀담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어쩌다?주변에서 다들 “회사 가기 싫다, 퇴사하고 싶다” 하는 게 이해가 안가요.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곳인데 불행하면 그건 비효율이라고 생각해요. 웃고 즐기면서도 일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변 팀원들에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했어요. 즐거운 분위기에서 실수를 이야기하는 것도, 결과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도 오히려 더 편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만약 본인이 포함되지 않은 다른 프로젝트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내가 속하지 않은 프로젝트라도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게 자명하다면 현상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준비해서 회의를 소집하겠죠? ‘지금 이렇다. 이속되면 예상되는 결과는 이렇 것이다.’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서 담당자와 C레벨을 소집해서 얘기 할 거에요. 그래도 수습이 안된다고 하면 강력하게 수를 내놓을 것같구요. 큰 이슈는 아직까지는 그래본 적이 없지만 작은 이슈라도 모두가 설득되고 공감될 수 있게 시간을 들여서라도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다같이 회의를 하는 편이에요.포니가 보기에 C레벨 두 명은 어떤 사람인가요? CEO, CTO 모두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때로 너무 똑똑해서 나랑은 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해요.근데 두 명이 정말 물과 기름같은 사람이라 자주 의견이 갈리는데요. 둘 사이에서 “뭐지? 둘다 맞는 말 같은데 나 어떻게 해야하지?” 할 때가 많아요. 결국엔 항상 개별 이슈에 대한 결정이 더 설득력 있고 더 논리적인 사람이 승리하더라구요. 어쨌든 둘다 목표하는 바가 동일하기 때문에 옳은 결정으로 답이 나는 것 같구요. 두 사람은 참 운좋게 잘 맞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요.포니와 CEO, CTO향후 함께할 팀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놀담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은자기 직무에 관해서 확실한 커리어를 쌓고 싶으신 분인 것 같아요. 또는 아직 역량은 부족한 지언정 저처럼 각고의 노력으로 역량을 무지막지하게 키워나가실 분이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분이라면 꼭 놀담에서 함께 일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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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시선을 예상하라 (2/2)

Overview“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 이 문장을 보고 어떤 풍경을 상상했나요? 독자는 간단한 문장 하나조차도 저마다 다른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나무에 잎은 있는지 없는지, 언덕은 낮은지 높은지, 날씨는 맑은지 흐린지 등 독자가 겪은 개인적 경험이나 생각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죠.1) 하지만 위의 문장을 본 사람이라면 최소한 ‘언덕’과 ‘나무’의 형태만큼은 떠올렸을 겁니다. ‘언덕’과 ‘나무’는 크리에이터가 꼭 전해야 하는 문장의 핵심 단어와 같습니다. 두 단어가 독자에게 온전히 전해지면 언덕 위에 나무가 있는 모습(메시지)이 떠올려지니까요. 신기합니다. 문장만으로 크리에이터의 머릿속에 있는 걸 그대로 독자의 머릿속에 옮길 수 있다니. 마치 ‘언덕’과 ‘나무’ 두 단어가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2) 하이퍼텍스트(Hypertext)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죠.하이퍼텍스트의 원리역삼동 사무실 구석에 앉아있는 내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당신에게 언덕과 나무를 떠올리게 했던 것처럼 하이퍼 텍스트는 시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벗어납니다. 이 글도 브랜디 랩스에 올린 순간부터 세계 여기저기를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내가 자고 있는 시간에도 남들은 검색만 하면 읽을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하이퍼텍스트의 원리우선 하이퍼텍스트의 원리를 살펴봅시다. 책을 예로 들면, 겉표지(starting point)에서부터 독서를 시작하는 건 모두 같지만 독자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상상하며 이어 나갑니다.(link) 만약 독자 A와 B가 “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는 문장을 보고 같은 풍경을 상상했다면 그 둘은 서로의 상상을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node-shared experience) 반면에 100명의 독자가 잔디 깔린 언덕을 상상해도 누군가는 혼자서 바위 언덕을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것은 ’언덕’이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풍경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node-unshared experience) 점들이 촘촘하게 모여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처럼 이런 상상들이 모여 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전달됩니다.3) 이제는 디지털로 모두가 연결되었습니다. 그만큼 상상의 규모도 더욱 커졌습니다.4) 크리에이터와 독자가 동시에 같은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곳곳에서 새로운 상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추가됩니다. 독자는 읽는 순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책의 기본적인 순서는 페이지로 정해지지만 하이퍼텍스트는 독자가 읽는 도중 건너뛰거나, 다른 글로 이동하거나, 읽는 도중 ‘뒤로 가기’를 클릭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특성 때문에 독자의 시선이 훨씬 자유로워진 것입니다.5) 메시지를 읽게 하는 방법독자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고 해서 크리에이터의 역할에 위기가 찾아온 건 아닙니다. 앞서 본 언덕 위의 나무처럼 독자가 뭘 떠올리든 상상할 메시지(starting point)를 제공하는 건 여전히 크리에이터의 몫이기 때문입니다.5)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테고, 그것이 잘 전해져야만 콘텐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겁니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메시지를 제대로 전하는 방법! 어떤 것이 있을까요.1.맥락 독자가 무언가를 떠올렸다는 건 상상이 되게끔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예시를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은 병원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병원이 다시 태어났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의사를 모델로 세워 확 바뀐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맥락의 예 /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제공위의 두 포스터에 등장한 의사는 동일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미지가 확 바뀌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청정무균시스템을 도입하고, 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오픈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의사의 확 바뀐 이미지를 대신 보여준 것입니다. 포스터에서는 ‘확 바뀌었다!’고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바뀐 병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개의 포스터를 비교하며 이미지 속에 담긴 메시지를 함께 읽어냈다는 점입니다. 아마 오른쪽의 포스터만 봤다면 ‘강동성심병원 거듭나다’라는 카피가 잘 와닿지 않았을 겁니다. 병원과 의사의 모습이 서로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교 대상 덕분에 의사의 확 바뀐 이미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메시지 또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바뀌었다’는 말에 날개가 달려 하이퍼텍스트로 독자에게 날아간 순간이기도 합니다. 맥락은 사전적 의미로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계통’을 말합니다. 콘텐츠 맥락도 이와 비슷합니다. 위의 두 포스터를 통해 ‘동일인물이지만 달라 보인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 정보는 두 대상을 서로 비교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해낸 결과입니다. 콘텐츠의 맥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관관계를 읽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정보인 셈입니다. 2.구체적 워딩 구체적 워딩은 주로 광고에서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단어를 이용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저히 승산이 없는 경우를 떠올립니다. 구체적 워딩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 워딩의 예 / 엿츠 제공이 제품은 엿을 식품이 아닌 ‘욕’의 관점에서 접근해 다양한 상황과 연결하고 있습니다. 맛이나 신선도 등 제품 그 자체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지만 훨씬 좋은 홍보 효과를 거뒀습니다. 덕분에 이 제품을 보는 사람은 엿과 야근의 맥락을 통해 짜증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죠. 특히 이 카피는 많은 간식 중 왜 엿을 먹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그러므로 야근에 시달리는 회사원이 가판대의 많은 간식 중 엿을 집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Conclusion꼭 화려한 영상, 잘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됩니다. 글만으로도 독자가 상상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으니까요. 상상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줄 뿐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읽게 만듭니다. 엿 봉지처럼 한 단어가 다른 뜻도 포함하고 있다면 중의적 표현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콘텐츠에 중요한 정보 없이 쓸데없는 말만 가득하다면, 이제부터는 긴 설명이 필요 없도록 독자가 읽어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주세요. 크리에이터가 제공한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독자에겐 큰 선물이 될 겁니다. 1) 콘텐츠는 크리에이터의 단독 작업만으로는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없다. 대신에 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 즉, 나무의 상태나 언덕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독자의 몫이며 이는 독자에게 유한 또는 무한의 자유를 주는 것과 같다. 2) 크리에이터가 온라인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순간, 콘텐츠는 독자와 함께 즐기는 공유의 속성을 지닌다. 3) 크리에이터가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shared node는 더욱 많아진다. 4) 좋은 콘텐츠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5) 하이퍼텍스트를 독자가 읽는 방법은 검색, 훑어보기, 하이퍼링크, 건너뛰기, 조각내기 등이 있다. 6) 이와 관련해 이화여대 김애령 교수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하이퍼텍스트의 이면에는 그것을 구성하는 코딩(coding)에 있다. 하이퍼텍스트가 독자에게 무한한 경로의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으려면 그 텍스트를 설계하는 작가는 모든 가닥들과 결과들의 데이터를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따라서 독자들의 선택권은 ‘가상적’이다.” (출처는 참고문헌 참조)참고문헌 조은하(2007), 디지털 스토리텔링, 한국근대문학연구, 제15호, 261-262심은진∙윤학로(2007), 하이퍼텍스트의 새로운 글쓰기: 프랑스 디지털 문화이론을 중심으로, 외국문학연구, 제26호, 33-48김애령(2017), 디지털 매체 시대의 읽기와 해석학의 과제, 현대유럽철학연구 제45집, 185장근우, 「콘텐츠의 정석」, 예문아카이브(2017)글장근우 대리 | People&Relations [email protected]브랜디, 오직 예쁜 옷만#브랜디 #마케팅문화 #마케팅팀 #업무환경 #인사이트 #경험공유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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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책을 완성해버렸드아아. '디자이너 사용설명서'

책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와씨 나도 언젠가 책 한 번 써야지!!"라고 다들 한번씩은 생각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 있으면 꿀잠잘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그득했어요. 하지만 당최 책이란 게 내가 쓰고싶다고 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 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기웃대기엔 깡이 부족했어요. 독립출판을 하자니 너무 귀찮았구.그런데 어느새 진짜 제 이름으로 된 책이 나와버리고 말았네요!! 지금부터 이 책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히스토리를 주저리 거려보겠습니다.저는 원래 판매와 영업을 뛰다가 교육계에 있다가 갑자기 프로젝트매니저를 맡았다가 행사기획을 하다가 뜬금포 디자인으로 전향한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요. 왜 그랬어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어쩌다보니?'....http://jjaltoon.gallery/?p=7661네 그렇습니다. 삶이란 게 사실 내가 뭔갈 해야지!! 맘먹어서 제대로 되는게 몇 개나 있겠어요. 그냥 먹고살기위해 이런저런 식스스텝을 밟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답니다. 디자인계통으로 전향하고 나서 뒤늦게 툴을 배우고 디자인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어요. 이것은 정말이지 마을근처에서 슬라임을 잡아 만렙을 찍겠다는 느낌의 노가다와 비슷했지요. 하지만 돈은 벌어야 하니 멈출 순 없었어요. 역시 돈은 최고의 동기부여 아이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뒤늦게 시작했던 터라 디자인 포폴이 좀 취약하더라구요. 레퍼런스가 없어서 시간 내서 억지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달까요. 대신 제 커리어를 좀 접목시켜 살려보기로 했어요. 어차피 디자인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적인 디자이너든 윗집사는 디자이너든 결국 본질은 상대의 욕망을 잘 구현해주는 사람이 짱먹는 거잖아요. 과거 영업뛰고 미팅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사연들으며 끄덕거리고 눈물도 닦아주고 그래그래 고생많았다 엉덩이 통통통해주던 재능을 살려보았어요.잘 들어주고, 쉽게 말해주고, 깔끔하게 일 처리해주고. 원하는 그림을 제때 딱 주면 되는거 아닐까?  싶어서요. 포트폴리오보단 '저는 이렇게 일합니다!' 를 더 알리고 싶었달까요. 그래서 브런치를 택한 거였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이너이지만 이미지보다 텍스트가 제 성향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처음엔 영업뛰려고 시작한 글이었죠. 그러다가 이래저래 답답했던 속내를 맥주 한 잔에 담아 새벽감성 핑계로 주저리주저리 써보기도했죠. 그게 바로 '알쏭달쏭 클라이언트 용어정리' 편이었어요. 이불킥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취했기에 그냥 써놓고 잠이 들었죠.그리고 다음 날.아침에 일어나서 브런치앱을 켜봤는데 생전 처음보는 조회수가 찍혀있는거예요. 그리고 이내 메일에 뭔가 우르르르르.....한가득 이런저런 요청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이건 아주 갑자기였죠. 보통 콘텐츠라는 게 오늘은 멋있어보이지만 내일되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데...(위기탈출 콘텐츠) 이번엔 좀 달랐어요. 하지만 브런치글이 뭔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니 그냥 기분만 좋고 말았었죠.그렇게 몇 개 글을 더 썼는데 이게 아다리가 잘맞아서인지 어째서인진 몰라도 마케터들을 위한 용어정리도 빵 터지고 막 난리인거예요.그리곤 출판사에서 전화, 메일, 다이렉트메시지 등등이 우르르 오기 시작했어요.일의 모습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이 모든 건 1주일만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그 때의 느낌은 매우 당황에 가까웠습니다. 기쁘다거나 그런 감정이 아니라 도대체 나에게 왜??...라는 의문만 들었죠.하지만 일이란 게 그런 의문을 해결할 여유를 주지 않더라구요. 갑자기 계약을 맺게되고 원고를 써보라고 해서 우르르르 쓰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워드6페이지씩 써야하는 강행군이더라구요....책을 쓰는 건 2가지 의미에서 개빡셉니다.우선은 매일매일 쓰지 않으면 다음날 죽음의 분량을 맛보게 된다는 것과또 하나는 한 챕터씩 쓸 때마나 뇌의 일부가 잘려나가는 느낌이라는 거랄까요?더 쓸 게 없다...내 지식과 경험을 가장 빠르게 탈탈 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글을 쓰는 거에요. 되게 많이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챕터쓰니까 아는 거 없음. A4 6장분량이 전부였단말인가.... 라는 허탈함을 500번쯤 맛보면서 겨우겨우 원고를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올해 2월정도에 출간하는 게 목표였지만 이래저래 수정도 하고 하다보니 5월이 되었네용.책을 쓰면서 3가지를 생각해봤어요.1. 이 책을 쓰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2. 이 책을 쓰면 누군가에겐 욕을 쳐먹겠구나.3. 이 책을 쓰면 나는 하얗게 불타서 사라지겠구나.2번은 이제 곧 시작될 것 같고 1번은 희망사항이고 3번은 팩트였습니다. 책 제목은 '디자이너 사용설명서' 예요. 사용설명서....라는 단어가 물건에만 지칭하는 표현인지라 자칫 디자이너를 물건취급하는 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디자이넌데 설마 그랬겠습니까. 어떤 대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최대한 다치지 않게 잘 쓸 수 있는 방법과 주의사항, 전반적인 상세내용을 담은 글..이란 표현을 찾다보니 사실 '사용설명서'만한 표현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서점에 가보니 역시나 이런저런 사용설명서가 꽤나 많았습니다. 이 책의 독자분들은 당연히 클라이언트 분들입니당. (디자이너가 읽는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아요.) 디자인의뢰 맡기다가 개털려본 경험이나, 원형탈모가 생겼거나 손떨려서 의뢰를 못하겠거나 해놓고나서 막막한 경우 등등...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디자인의뢰를 어려워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이니 그렇겠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사실 개발의뢰나 제작의뢰나 뭐 죄다 비슷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영역이 조금 다를 뿐 본질적으론 결국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일 뿐이잖아요. 알아듣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일을 챠근챠근 해내면 되는 것이니까요.(아니 그게 어렵다니까?!) 그래서 그런 내용을 위주로 주루루룩...써보았습니다. 책에 내용을 담으면서 제 과거의 실수들과 어버버버했던 실패담들 위주로 적으려고 노력했어요. 성공적인 건들은 대부분 아다리의 영향이 있어서 온전히 나의 노력이다!!~라고 말하긴 좀 애매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놀랍게도 실패하거나 실수한 케이스는 오롯히 참으로 진실로 제 실수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륵...사람이 뭔 말을 하면그래서 이런 내용을 담는게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책이 나오고나서 제가 한 번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시공간의 틈사이로 손발이 끼어들어가 나오지 않는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브런치에선 요죠체를 쓰다가 책에서 다나까를 쓰니까 왜이렇게 어색하고 버릇없어 보이는 지..이건 기분탓이겠지요?... 네 맞아요. 부산의 바닷바람을 잔뜩 맞으며(이 글을 쓸 때 부산에서 브랜딩프로젝트 중이었거든요.) 아침부터 눈부비며 워드를 켰던 지난 4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윽...스쳐가며 눈물이 자욱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보니 문장이 이상한 부분이나 아무말이나 하고있는 부분도 몇몇 보이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했어요.이런 바다를 보면서 글을 썼지요.첫 책이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습니당.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온라인서점에서 막 판매되고 있는 걸 보고있자니 말입니다. 이제 얼른 왕창 팔려서 저도 돈벌고 여러분도 돈벌고 온세상 지구촌이 행복해지길 바라고있습니다.브런치에서 늘어놓던 아무말의 조금 정제된 버전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좀 더 실무자들에게 와닿게 썼으니 실무를 맡고계신 분이나 자꾸 이상한 소리하는 대표님에게 선물해주시면 함께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예요. 책의 부제는 "싸우지 않고 원하는 디자인을 얻는 45가지 방법" 입니다. 기가맥히죠?모두모두 머리털 덜 빠지고 빠릿하게 웃으면서 일을 끝낼 수 있는 내일이 되길 기원하며(그렇게 되려면 이 책을 사서 보도록 해요.)지금 예스24와 알라딘, 인터파크도서, 교보문고에서 열심히열심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당 :)오프라인에도 서서히 깔리기 시작하고 있어욤.http://www.yes24.com/24/Goods/61248616?Acode=101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60516359&orderClick=LAG&Kc=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8206610더불어 :) 혹시라도 리뷰리뷰를 써주실 감사하고 엄청나 대천사님들께선 https://blog.naver.com/bookiemb/221286028537에서 써주시면 넙죽입니다. 이쁘게이쁘게 써주시면 감사와 함께 뭔가 치킨이라도 대접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많이많이 애정해주세용 :)브런치에는 여전히 아무말을 계속 쓰도록 하겠습니다. 빠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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