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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UI, 스티비는 이렇게 씁니다.

어떤 버튼을 넣어드릴까요?세상에 온전하게 혼자 만든 물건은 매우 드뭅니다. (풀스택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웹서비스 역시 여러 사람의 협업으로 만듭니다. 슬로워크에서 운영하는 이메일마케팅 서비스 스티비도 예외는 아닙니다. 살짝 말씀드리면 스티비는 기획/PM 1명, 디자이너 1명, 개발자 2명이 만들고 있습니다. 큰 조직은 아니지만 소통의 틈은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그중 하나가 UI 용어입니다. 동상이몽이라는 말처럼 각자 웹서비스 개발을 해왔지만, 모두가 같은 상황과 맥락에서 학습한 것이 아니고,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달라 사용하는 용어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의미와 구현된 결과물이 다를 수 있습니다.“‘드롭다운’이 들어가야 해요”라고 요청받고 나온 결과물은 ‘버튼을 클릭하면 아래로 펼쳐지는 메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청한 사람이 실제로 원했던 것은 <select>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소통의 틈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장문의 기획서를 쓰고 시간과 공을 들여 프로토타이핑을 합니다. 시간과 인력 자원이 허락된다면 아주 좋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자원이 적은 스타트업 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비용이죠. 그저 “‘드롭다운’은 아래로 펼쳐지는 메뉴이고, 옵션 선택을 위해서는 셀렉트(<select>)를 쓰자”고 미리 약속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됩니다. 그래서 UI 용어 통일은 중요합니다.이런 것이 헷갈리고, 이렇게 씁니다.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비스를 2년 가까이 만들어 오면서 헷갈렸던 용어와 서로 약속을 통해 바로 잡은 것들, 그리고 아직도 헷갈리는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또는 웹표준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저 “스티비는 이렇게 쓰는구나”하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1. 버튼(button)버튼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사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버튼. 마우스와 키보드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많은 액션이 있지만 무언가를 클릭하는 것만큼 직관적이고 친숙한 UX는 없을 것입니다. 그 중심에 버튼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이동을, 어떤 때는 실행이나 취소를 위해 버튼을 클릭합니다.버튼의 개념과 역할은 아주 명확한 것처럼 보이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장에서는 때로 ‘링크’와 혼동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은 로 만들어진 링크로 만들어야 하고, 어떤 것은 <button>으로, 또 어떤 때는 <input type=”submit”>처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표현되는 결과물은 마우스를 올리면 색이 변하는 ‘버튼’이죠. 보통 는 페이지의 이동을 나타내고, <button>은 실행이나 취소, <input type=”submit”>은 양식의 전송을 말합니다.스티비에서는 ‘버튼’, ‘링크’, ‘링크 버튼’을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결과물은 버튼이지만 개발자의 재량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정합니다. 위 용어들에 대한 추가 질문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SPA 방식으로 개발된 탓에 실제로 구분이 명확히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씁니다.→ “개발자가 알아서 한다”2. 팝업(popup)과 모달(modal)pop하고 뜬다고 다 팝업은 아님다음으로 헷갈리는 것이 팝업과 모달입니다. 과거 ‘팝업’은 작은 새로운 윈도우를 띄우는 기능을 말했습니다. 최근 팝업 차단이나 모던 브라우저들의 다중탭 기능 덕분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많이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모달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 화면 위에 레이어를 덮어 마치 새로운 창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이 부분은 모달로 해주시고요.”, “다음 페이지는 역시 같은 팝업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이처럼 초기에는 위 용어를 혼재하여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윈도우를 띄우는 상황은 없거나 매우 희박하므로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모달은 ‘기존(부모) 페이지와 맥락을 달리하는…”이라는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되도록 ‘모달’이라는 용어로 통일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씁니다. → 팝업/모달은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는 않지만 열리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용어를 구분하면 좋다. 구현은 하나의 통일된 템플릿으로 진행한다.3. 얼럿(alert)항상 경고만 하는 건 아닙니다‘얼럿’은 사용자가 무언가 잘못된 길로 갔을 때, “띵”하고 뜨는 그 경고창입니다. 과거에는 브라우저에 내장된 기본 기능을 많이 사용했지만, 디자인과 사용성을 위해 최근에는 디자인이 입혀진 레이어로 구현된 유사 얼럿이나 하단에 위치한 토스트얼럿UI 등 다양한 변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취소하려고 하면 이런 메시지로 경고를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개발자는 이것을 단순히 alert()으로 처리할지 상단에 뜨는 예쁜 레이어로 띄웠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없앨지, 하단에 커다랗게 보여줄지 고민이 됩니다. 앞서 살펴본 모달 형식의 경고도 있으니 혼란은 커집니다.대부분 서비스가 그렇겠지만 스티비는 미리 설계된 얼럿 디자인을 사용합니다. 보통의 경우 당연히 이 UI를 사용하고, 추가 액션이 필요하거나 화면의 가운데 모달 형식으로 보여줘야 할 경우라면 디자인 작업물에 명시합니다. 화면에 붉은 글씨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어 이 부분은 대부분 디자인 결과물로 소통합니다.* 이렇게 씁니다.→ 디자이너가 각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며 적당한 경고 방식을 선택, 디자인 작업물에 배치하여 개발팀에 전달합니다. (디자인 결과물은 제플린으로 전달합니다)4. 드롭다운(dropdown)과 셀렉트(select)그 누르면 뭔가 아래로 스르륵 나오는 그거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드롭다운’과 ‘셀렉트’는 다른 UI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어 혼용하여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드롭다운’은 하위 메뉴가 숨겨져 있다가 사용자의 마우스 오버나 클릭에 숨겨진 메뉴를 보여주는 UI입니다. 셀렉트는 <select>태그로 구현되며 사용자에게 내재된 옵션값 중 하나(또는 여러 개)를 받기 위한 양식 UI입니다.예쁜 디자인을 위해 레이어로 구현된 드롭다운처럼 구현한 셀렉트도 있고, 셀렉트인데 옵션의 선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동시에 페이지가 이동된다든지 하는 액션을 가진 경우가 있어 혼란이 생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씁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이 둘은 명확히 구분합니다. 사용자에게 어떤 값의 입력(선택)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셀렉트를 사용합니다. 이때 디자인은 변형될 수 있지만, 선택이라는 핵심 기능은 그대로 둡니다.버튼 뒤에 숨겨진 메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드롭다운을 사용합니다. 하위 메뉴에서 어떤 액션이 있어야 한다면 드롭다운으로 합니다. 구현은 기획에 맞추어 진행합니다.5. 인풋(input)입력하는 곳인데, 마우스 갖다데면 색 바뀌고요. 입력하는 동안은 다른 색으로…‘인풋’, ‘입력창’, ‘필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사용자에게 텍스트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입력받기 위한 UI로 보통은 그냥 사각형이고, 여기에 테두리(border)나 옅은 배경(background)를 주어 사용합니다.딱히 헷갈릴 일이 없긴합니다. 하지만 뭔가 용어 통일을 한다면? 아마도 ‘텍스트 입력’이나 ‘텍스트 인풋’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결과물은 입력을 위한 상자이지만 구현은 보통 <input>태그로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풋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input type=”checkbox”>나 <input type=”radio”>, <input type=”submit”> 같은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풋으로 해주세요”, “인풋 중에 뭐요?”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텍스트 입력’이라고 한다면 <textarea>와 혼동할 수 있습니다. 구현 과정을 생각하여 되도록 명확한 용어가 사용되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씁니다. → 무엇을 입력할지 디테일한 전달 필요. 용어 통일은 조금 더 논의해 본다.마치며쓰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UI 관련 용어들. 각자 편한 대로 쓰면 되지 왜 꼭 통일해야 할까요? 오히려 하나의 단어로 통일하는 순간 그 단어만 제한되는 것은 아닐까요? 개발 조직마다 다르겠지만,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처럼 작고 빨라야 하는 조직에서의 팀원 사이의 이런 작은 ‘싱크’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드롭다운을 열심히 그렸는데, 실제로 필요한 건 셀렉트였다면? 이렇게 소통이 어긋났을 때 발생하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줄어듭니다. 세세한 UI까지 디자이너가 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리 약속된 UI(일종의 스타일 가이드)가 있다면 개발자는 상세 디자인 없이도 기존 것을 재사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UI 용어의 싱크만 잘해도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구현해볼 수 있습니다.#슬로워크 #스티비 #UI #디자인 #디자이너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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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콘텐츠 디자인하기 - Spoqa Policy 작업기

안녕하세요. 스포카 Product designer 박지선입니다.Spoqa Policy가 최근에 런칭되었습니다. Spoqa Policy는 spoqa의 정책과 약관을 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기존의 스포카 약관 및 정책 페이지는 효율적인 업데이트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독립적인 사이트가 필요했습니다.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했던 생각들을 공유합니다.정책이란 무엇인가서비스 사용자로서 정책 콘텐츠는 무관심의 대상 혹은 귀찮은 존재입니다. 솔직히 저는 서비스 가입 시 읽지도 않고 동의한다고 체크박스를 클릭한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약관 및 정책은,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사이에 일어나는 정보를 주고받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약속을 서술한 것입니다. 또한, 법적 효력을 지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문서입니다. 그 중요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별도의 정책 사이트를 가진 곳 혹은 다른 메인 페이지들과 비교하여 공을 들인 곳은 드물었습니다.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존재하기보다는 서비스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성격의 아이템으로만 보였습니다.정책 콘텐츠 디자인의 역할은?(법적으로) 중요하지만 (시각적으로) 중요함을 놓치고 있는 정책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더 취지에 맞게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이 생겼습니다. 우선 약관과 정책이 무엇으로 정의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리서치 중 이 고민의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정책 콘텐츠 디자인은 단순히 정책 내용을 표기해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정책들이 바탕이 되어 개인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고, 모은 정보가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사용되며, 사용자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내포하여 전달해야 합니다. 즉, 이해하기 쉽고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보이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말로 줄일 수 있겠습니다. 지면 관계상 양이 굉장히 많아서 혹은 전략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스포카 정책에서는, 웹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정책 콘텐츠는 조항의 나열이기 때문에 일일이 읽으면 굉장히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해하기 쉽게 콘텐츠 가공을 많이 가하면 유지보수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요약하여 제공해주어야 합니다.500px와 Pinterest에서는 이를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확실히 요약문만 읽어도 약관/정책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사용자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개선점 파악하고 CSS로 해결하기이번에는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마치고 나서 작업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주요 개선점과 해결방향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1. 처음부터 끝까지 타이포그라피콘텐츠 특성상 9할 이상이 텍스트이기 때문에 타이포그라피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정책 콘텐츠라고 특별한 타이포그라피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올바른 타이포그라피의 조건들을 충족시켜주면 됩니다.글자 크기 (font-size)기존에는 글자가 작아 제대로 읽기 어려웠고, 모바일앱 등 다양한 스포카 제품의 스크린 크기에 대응하기 어렵게 되어 있었습니다. 글자는 장식으로 의도한게 아닌 이상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읽기 쉬운 크기이되 방대한 텍스트량을 고려하여 글자 크기를 정하였습니다.글자 두께 (font-weight)당연한 이야기지만 같은 글자 두께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단어 식별이 어렵습니다. 정책 이름, 조항 이름, 조항 세부 내용 등 텍스트 성격에 맞게 글자 두께를 스타일링했고, 내용 파악에 용이하도록 했습니다.글줄 길이 (line-length)웹에서 글줄 길이라고 하면, 글줄 길이 = 콘텐츠 너비 = container 박스의 너비입니다. 기존에는 글줄 길이가 길어서 읽기에 부적합했습니다. 게다가 정책에는 여러가지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여 읽을때 눈의 피로도가 가중됩니다. 그래서 읽기 쉽도록 콤팩트한 길이로 너비를 줄였습니다.리스트 스타일 타입 (list-style-type)앞서 말했듯이 정책 콘텐츠는 조항의 나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ul(unorderd list), ol(ordered list), li(list)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기존에는 리스트 스타일 순서가 국가별, 정책 별로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정책에서는 두번째 위계의 리스트가 upper-latin(대문자)으로 나오는데 다른 정책에서는 decimal(십진법 숫자)로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정책이든 일관된 순서로 리스트 스타일이 적용되도 어색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했습니다. 그 중 첫번째 리스트 다음에 나오는 두번째 ol의 li는 첫번째 리스트보다 위계가 높아보이지 않고 웹페이지가 아닌 종이 위에 옮겼을 때에도 어색해 보이지 않도록 lower-latin(소문자)으로 선택했습니다.줄바꿈 (word-break)다행히(?)도 아직 스포카에서 운영하는 제품은 한국, 일본 두 나라에서 운영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나라의 언어 체계도 신경써야 했습니다. 두 언어의 띄어쓰기 규칙이 다르다는 점이 좁은 너비의 화면에서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에서는 각 단어간 띄어쓰기를 원칙으로 하지만 일본어는 띄어쓰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CSS에서 word-break 단어 중간에 줄바꿈을 어떻게 하는지 설정하는 프로퍼티입니다. 여기에 break-all을 지정하면 단어 중간에 줄바꿈이 됩니다. 반면 keep-all은 단어 중간이 잘리면서 줄이 바뀌는 현상이 없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한국어는 keep-all 속성을 적용해서 오른쪽 흘림의 장점이 드러나도록 했고, 일본어는 break-all로 지정하여 일부 문장의 길이가 container 너비를 넘어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좌. {word-break: break-all;} 한 일본어 | 우. {word-break: keep-all;} 한 한국어2. 정책 콘텐츠 디자인 후처리의 한계기존에는 웹페이지 임에도 불구하고 링크가 링크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텍스트로서 단순 줄글 나열에 그치고 웹이라는 도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들에 별도로 anchor 처리를 했습니다. 더불어 정보가 잘 읽히기 위한 약간의 시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마냥 딱딱하게 보이지만은 않도록 스타일링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문서가 수정되고 웹페이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별도의 스타일을 지정하는 것은 꽤나 수고스러운 지점이었습니다. 별도의 스타일을 부분적으로 일일히 지정하여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질 수 있겠지만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지고,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콘텐츠가 아니다보니 효용성에서는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최소한의 후처리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마치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운 것들 중에 막상 사정상 프로젝트 내에 실행하지 못했던 점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은 아쉬웠지만 평소에 생각해볼 일이 없던 콘텐츠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고민해보는 그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남들은 깊이 고민해볼 수 없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들인데 국내에도 이런 작업기가 실무자 사이에서 많이 작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감사합니다.#스포카 #디자인 #디자이너 #디자인팀 #인사이트 #업무환경 #프로젝트 #협업 #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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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책을 완성해버렸드아아. '디자이너 사용설명서'

책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와씨 나도 언젠가 책 한 번 써야지!!"라고 다들 한번씩은 생각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 있으면 꿀잠잘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그득했어요. 하지만 당최 책이란 게 내가 쓰고싶다고 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 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기웃대기엔 깡이 부족했어요. 독립출판을 하자니 너무 귀찮았구.그런데 어느새 진짜 제 이름으로 된 책이 나와버리고 말았네요!! 지금부터 이 책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히스토리를 주저리 거려보겠습니다.저는 원래 판매와 영업을 뛰다가 교육계에 있다가 갑자기 프로젝트매니저를 맡았다가 행사기획을 하다가 뜬금포 디자인으로 전향한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요. 왜 그랬어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어쩌다보니?'....http://jjaltoon.gallery/?p=7661네 그렇습니다. 삶이란 게 사실 내가 뭔갈 해야지!! 맘먹어서 제대로 되는게 몇 개나 있겠어요. 그냥 먹고살기위해 이런저런 식스스텝을 밟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답니다. 디자인계통으로 전향하고 나서 뒤늦게 툴을 배우고 디자인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어요. 이것은 정말이지 마을근처에서 슬라임을 잡아 만렙을 찍겠다는 느낌의 노가다와 비슷했지요. 하지만 돈은 벌어야 하니 멈출 순 없었어요. 역시 돈은 최고의 동기부여 아이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뒤늦게 시작했던 터라 디자인 포폴이 좀 취약하더라구요. 레퍼런스가 없어서 시간 내서 억지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달까요. 대신 제 커리어를 좀 접목시켜 살려보기로 했어요. 어차피 디자인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적인 디자이너든 윗집사는 디자이너든 결국 본질은 상대의 욕망을 잘 구현해주는 사람이 짱먹는 거잖아요. 과거 영업뛰고 미팅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사연들으며 끄덕거리고 눈물도 닦아주고 그래그래 고생많았다 엉덩이 통통통해주던 재능을 살려보았어요.잘 들어주고, 쉽게 말해주고, 깔끔하게 일 처리해주고. 원하는 그림을 제때 딱 주면 되는거 아닐까?  싶어서요. 포트폴리오보단 '저는 이렇게 일합니다!' 를 더 알리고 싶었달까요. 그래서 브런치를 택한 거였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이너이지만 이미지보다 텍스트가 제 성향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처음엔 영업뛰려고 시작한 글이었죠. 그러다가 이래저래 답답했던 속내를 맥주 한 잔에 담아 새벽감성 핑계로 주저리주저리 써보기도했죠. 그게 바로 '알쏭달쏭 클라이언트 용어정리' 편이었어요. 이불킥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취했기에 그냥 써놓고 잠이 들었죠.그리고 다음 날.아침에 일어나서 브런치앱을 켜봤는데 생전 처음보는 조회수가 찍혀있는거예요. 그리고 이내 메일에 뭔가 우르르르르.....한가득 이런저런 요청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이건 아주 갑자기였죠. 보통 콘텐츠라는 게 오늘은 멋있어보이지만 내일되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데...(위기탈출 콘텐츠) 이번엔 좀 달랐어요. 하지만 브런치글이 뭔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니 그냥 기분만 좋고 말았었죠.그렇게 몇 개 글을 더 썼는데 이게 아다리가 잘맞아서인지 어째서인진 몰라도 마케터들을 위한 용어정리도 빵 터지고 막 난리인거예요.그리곤 출판사에서 전화, 메일, 다이렉트메시지 등등이 우르르 오기 시작했어요.일의 모습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이 모든 건 1주일만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그 때의 느낌은 매우 당황에 가까웠습니다. 기쁘다거나 그런 감정이 아니라 도대체 나에게 왜??...라는 의문만 들었죠.하지만 일이란 게 그런 의문을 해결할 여유를 주지 않더라구요. 갑자기 계약을 맺게되고 원고를 써보라고 해서 우르르르 쓰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워드6페이지씩 써야하는 강행군이더라구요....책을 쓰는 건 2가지 의미에서 개빡셉니다.우선은 매일매일 쓰지 않으면 다음날 죽음의 분량을 맛보게 된다는 것과또 하나는 한 챕터씩 쓸 때마나 뇌의 일부가 잘려나가는 느낌이라는 거랄까요?더 쓸 게 없다...내 지식과 경험을 가장 빠르게 탈탈 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글을 쓰는 거에요. 되게 많이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챕터쓰니까 아는 거 없음. A4 6장분량이 전부였단말인가.... 라는 허탈함을 500번쯤 맛보면서 겨우겨우 원고를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올해 2월정도에 출간하는 게 목표였지만 이래저래 수정도 하고 하다보니 5월이 되었네용.책을 쓰면서 3가지를 생각해봤어요.1. 이 책을 쓰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2. 이 책을 쓰면 누군가에겐 욕을 쳐먹겠구나.3. 이 책을 쓰면 나는 하얗게 불타서 사라지겠구나.2번은 이제 곧 시작될 것 같고 1번은 희망사항이고 3번은 팩트였습니다. 책 제목은 '디자이너 사용설명서' 예요. 사용설명서....라는 단어가 물건에만 지칭하는 표현인지라 자칫 디자이너를 물건취급하는 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디자이넌데 설마 그랬겠습니까. 어떤 대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최대한 다치지 않게 잘 쓸 수 있는 방법과 주의사항, 전반적인 상세내용을 담은 글..이란 표현을 찾다보니 사실 '사용설명서'만한 표현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서점에 가보니 역시나 이런저런 사용설명서가 꽤나 많았습니다. 이 책의 독자분들은 당연히 클라이언트 분들입니당. (디자이너가 읽는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아요.) 디자인의뢰 맡기다가 개털려본 경험이나, 원형탈모가 생겼거나 손떨려서 의뢰를 못하겠거나 해놓고나서 막막한 경우 등등...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디자인의뢰를 어려워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이니 그렇겠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사실 개발의뢰나 제작의뢰나 뭐 죄다 비슷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영역이 조금 다를 뿐 본질적으론 결국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일 뿐이잖아요. 알아듣게 얘기하고 싸우지 않고 일을 챠근챠근 해내면 되는 것이니까요.(아니 그게 어렵다니까?!) 그래서 그런 내용을 위주로 주루루룩...써보았습니다. 책에 내용을 담으면서 제 과거의 실수들과 어버버버했던 실패담들 위주로 적으려고 노력했어요. 성공적인 건들은 대부분 아다리의 영향이 있어서 온전히 나의 노력이다!!~라고 말하긴 좀 애매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하지만 놀랍게도 실패하거나 실수한 케이스는 오롯히 참으로 진실로 제 실수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륵...사람이 뭔 말을 하면그래서 이런 내용을 담는게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책이 나오고나서 제가 한 번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시공간의 틈사이로 손발이 끼어들어가 나오지 않는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브런치에선 요죠체를 쓰다가 책에서 다나까를 쓰니까 왜이렇게 어색하고 버릇없어 보이는 지..이건 기분탓이겠지요?... 네 맞아요. 부산의 바닷바람을 잔뜩 맞으며(이 글을 쓸 때 부산에서 브랜딩프로젝트 중이었거든요.) 아침부터 눈부비며 워드를 켰던 지난 4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윽...스쳐가며 눈물이 자욱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보니 문장이 이상한 부분이나 아무말이나 하고있는 부분도 몇몇 보이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했어요.이런 바다를 보면서 글을 썼지요.첫 책이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습니당.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온라인서점에서 막 판매되고 있는 걸 보고있자니 말입니다. 이제 얼른 왕창 팔려서 저도 돈벌고 여러분도 돈벌고 온세상 지구촌이 행복해지길 바라고있습니다.브런치에서 늘어놓던 아무말의 조금 정제된 버전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좀 더 실무자들에게 와닿게 썼으니 실무를 맡고계신 분이나 자꾸 이상한 소리하는 대표님에게 선물해주시면 함께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예요. 책의 부제는 "싸우지 않고 원하는 디자인을 얻는 45가지 방법" 입니다. 기가맥히죠?모두모두 머리털 덜 빠지고 빠릿하게 웃으면서 일을 끝낼 수 있는 내일이 되길 기원하며(그렇게 되려면 이 책을 사서 보도록 해요.)지금 예스24와 알라딘, 인터파크도서, 교보문고에서 열심히열심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당 :)오프라인에도 서서히 깔리기 시작하고 있어욤.http://www.yes24.com/24/Goods/61248616?Acode=101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60516359&orderClick=LAG&Kc=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8206610더불어 :) 혹시라도 리뷰리뷰를 써주실 감사하고 엄청나 대천사님들께선 https://blog.naver.com/bookiemb/221286028537에서 써주시면 넙죽입니다. 이쁘게이쁘게 써주시면 감사와 함께 뭔가 치킨이라도 대접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많이많이 애정해주세용 :)브런치에는 여전히 아무말을 계속 쓰도록 하겠습니다. 빠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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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어니스트펀드 로고 제작 스토리

얼마 전 ‘어.바.시’에서 어니스트 팀에게 어니스트펀드 로고 제작 스토리와 디자이너의 프로젝트 진행과정에 대해서 들려드렸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몇몇 팀원에게는 어니스트펀드 로고의 의미에 대해서 알려드린 적이 있지만, 팀 전체에게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어.바.시를 통해 로고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고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어.바.시’는 한국형 TED라고 불리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나는 어.바.시를 ‘어니스트하게 바뀌는 시간’으로 새롭게 풀어내고 나의 생각을 정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다. 어.바.시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덧붙이자면 ‘개인과 팀의 성장을 위해 개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짧게는 매주에 한 번 씩 팀원들이 돌아가며 어.바.시를 빛내주고 있다.<어니스트펀드의 가장 핫한 공간 agora에서 열린 어.바.시>어니스트펀드가 세상에 나타나기 전, 우리는 무수히 많은 고민을 하고 또 했다.“우리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본질에 집중하자!”그렇게 브랜드의 본질이 되는 ‘정직’이라는 키워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우리는 ‘어니스트펀드’라는 본질에 집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출발선 너머에 발을 내딛었다.내딛은 첫 발이 브랜드 네이밍이라면 다음으로 내딛을 발은 브랜드의 얼굴인 로고 디자인일 터.<루피가 염원하는 프라다(좌)와 우버(우)의 이미지>“프라다같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면서 동시에 우버처럼 모던하고 간결한 이미지가 좋겠다!” 루피(서상훈 대표 영어 이름)는 정직(Honest)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 로고 디자인이 어려울까 봐 어마어마한 도움(?)말을 건네 왔다.바를 정(正)자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획을 그어 모던하고 간결한 이미지의 로고를 디자인하려다가 참았다.난감했다. 정직이라는 추상의 끝판 키워드와 어니스트펀드(HonestFund)의 짧지 않은 브랜드명을 어떻게 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까…1. 활용도를 고려하다멋진 로고를 기대하며 나를 바라보던 팀원들의 눈빛이 아직도 선하다. 그 눈빛들을 저버릴 수 없기에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우선 어니스트펀드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운영될지 생각해보았다. P2P금융의 핵심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거품 없는 효율적인 금융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정답이다. 그렇다면 고객들과의 소통이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이뤄질 텐데, 각기 다른 온라인 환경(ex. 브런치, 페이스북, 자사 웹사이트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로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어니스트펀드는  두세 글자의 간편한 브랜드명이 아니기에 한눈에 어니스트펀드를 전달할 수 있는 상징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의적절하게 사용 가능함과 동시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심볼을 가진 시그니처 타입(Signature Type)을 선택했다.<심볼과 로고타입, 시그니처 타입에 대한 설명>2. 심볼(Symbol)에 의미를 담다HonestFund의 약자인 HF를 활용해 심볼을 디자인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본질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이미지화시키기 쉽지 않을뿐더러, 비교적 긴 브랜드명(대부분의 게임에서도 여섯 글자까지 ID길이를 제한하지 않던가…!)이기에 줄여서 표현할 수 있는 약자가 필요했다. HF도 H와 F의 대소문자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스토리로 심볼을 풀어낼 수 있다.<핀터레스트에 HF logo를 검색했을 뿐인데… 이렇게 다양한 로고가 존재하다니…!>HF, hf, Hf 정도로 추려내고 어떤 스토리를 심볼에 담을까 고민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지만 간결하고 직관적인 스토리로 압축해야 했다. 가령 우리가 무슨 일을 하려는 지 1분 내의 짧고 굵은 설명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 대출자와 투자자의 효과적인 연결, 혁신적인 기술 바탕의 플랫폼… 이것들을 정직이라는 본질로 이뤄내는 것이 우리 스토리 핵심이다.2-1. 크리에이티브한 여정HF, hf, Hf를 그리고 또 그렸다. 스케치를 보자니 이것들이 알파벳인지 외계어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춤을 추고 있었다.필자는 극심한 창조활동을 하거나 철야를 하면 방언이 터지는 버릇이 있다. 이 상황을 즐기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인지, 체력적으로는 고되지만 이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아우성인 듯하다.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듯 hf를 그리며 우리의 브랜드 스토리를 중얼거렸다.< 아 지난 날 의식의 흐름이여… Adios…!>그러다가 거짓말처럼 뇌리에 스쳐 지나간 스케치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지금 로고의 초안이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2-2. Story Visualizationhf에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에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대출자와 투자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준다는 스토리가 담긴다면 어떨 것 같은가? 저 가늘고 작은 소문자 2개에 묵직한 스토리를 담아낸 다는 자체가 과해 보일 수 있지만, 너무나 완벽하고 깔끔하게 맞아떨어졌다. 중얼거리며 한 낙서(?)가 로고의 결정적인 키 비주얼(Key visual)을 안겨준 셈이다.2-3. hf심볼에 담긴 의미h의 세로획은 대출시장 범위를 상징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고금리 시장을 의미하며 밑으로 내려올수록 저금리 시장을 의미한다. 어니스트펀드는 대출시장의 거품을 제거하여 중・저금리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서비스이기에 비교적 밑에 포지셔닝된다.정직한 중・저금리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량 대출자 모집부터가 시작이다. 대출자를 의미하는 ‘하단의 점’은 곧 어니스트펀드 서비스의 출발점을 의미한다. ‘상단의 점’은 투자자를 의미하는데, 하단의 점이 상단의 점까지 이어지면서 ‘대출자에게는 더 낮은 금리(Low point)를, 투자자에게는 더 높은 수익률(High point)을 제공’한다는 스토리를 그려낸다.f의 가로획은 대출자와 투자자가 연결되는 스토리 위에 위치하는데 이것이 바로 ‘어니스트펀드 플랫폼’을 의미한다.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금리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갈 금융 플랫폼이다.3. 보도니(Bodoni)로 쓴 HonestFund< 보도니 서체는 ‘보그(VOGUE)’ 잡지 타이틀 서체로도 유명하다. >보도니 서체는 학부시절 디자인사 수업시간에 처음 알게 됐다. 보도니는 대표적인 모던 스타일 서체로 ‘가로 획과 세로획의 대비가 뚜렷한 매력적인 서체’라는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보도니’는 영어 서체의 이름이다. 흔히 알고 있는 맑은고딕, 나눔고딕처럼 ‘맑은’, ‘나눔’과 같은 서체의 이름이다.)< 수직선과 수평선의 조화가 아름다운 보도니로 쓴 어니스트펀드 >HonestFund 로고타입(위 그림에서 설명했듯이 로고 구성에 있어서 hf가 심볼이라 한다면, HonestFund는 로고타입이라고 한다.)에 쓰일 서체는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수평・수직의 조화가 어니스트펀드의 ‘정직함’을 함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보도니 서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3-1. 보도니와 디돈양식(Didone Style)보도니 서체에 대해 설명할 때 크게 강조되는 부분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앞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모던스타일’, 그리고 다른 하나는 ‘디돈양식’이다. 모던스타일(Modern Style)은 가로・세로 획의 선 굵기가 강한 대비를 이루고, 기존의 펜글씨와 명확한 차이점을 나타내는 현대적 서체 양식을 말한다.< 보도니와 흡사한 디도(Didot) 서체(좌), 그리고 활자를 찍어내는 모습(우) >디돈양식(Didone Style)은 대표 서체인 디도(Didot)와 보도니를 결합한 이름이다. 18세기 수학적 형태와 비례미를 반영하여 완성한 ‘킹스로만체(King’s Roman)’를 기본으로 삼은 양식으로, 기존의 서체들보다 기하학적이고 수학적 원리를 훨씬 더 끌어낸 서체가 바로 보도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질 좋은 종이 개발과 활자 조각기의 정교화, 인쇄용 잉크의 고급화 등 인쇄술 발달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3-2. 보도니가 가진 역사와 정신을 취하다< 글자 획 끝의 유무를 가지고 산 세리프체(위)와 세리프체(아래)를 구분한다. >보도니 서체를 알아가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세리프체(명조체)의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산세리프체(고딕체)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서체로 유명한 보도니는 기존 금융권들이 가지고 있는 묵직함과 핀테크 기업의 심플한 매력을 동시에 담기에 충분한 서체다. 수학적 원리로 그려지는 보도니가 보여주는 정교한 이미지 또한 우리가 취해야 하는 정직과 맞닿아 있었다.< 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그려지는 보도니 서체와 나란히 쓰일 수 있도록 심볼 디자인 역시 논리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좋은 비율을 철저하게 구상했다. >보도니는 발전시킨 인쇄술로 타이포그래피 역사의 큰 획을 그었고, 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다. 어니스트펀드도 보도니처럼 혁신적인 기술로 금융계에 큰 획을 그을 것이다.4. 맺으며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지향하기에 급변하는 ‘대 온라인시대’의 물살을 잘 타야 한다. 구글이 아이덴티티를 리뉴얼하여 발전시키 듯, 우리도 시의적절하게 브랜드를 조금씩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훗날 로고의 형태에서는 초심으로 머릿속에 그려낸 어니스트펀드의 큰 그림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브랜드를 반으로 나눈다면  ‘변해도 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로고 디자인은 그 시대 사정에 맞게 변할 순 있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 그것을 혁신적인 기술로 선도하는 모습, 그리고 누구나 정직하고 싶지만 아무나 정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가 직접 만들고자 한 ‘정직한 금융’은 변하지 말아야 할 모습이다.금융과 IT를 결합하여 기존의 대출·투자 경험을 혁신하는 P2P금융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의 이야기가 연재될 팀 브런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어니스트펀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어니스트펀드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어니스트펀드 #디자인 #로고 #로고디자인 #인사이트 #디자이너 #CI #CI제작 #성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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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들의 소박한 브랜딩에 대하여..(눈물주의)

맞습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인간미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주통치와 세계평화를 목표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인간미라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하죠. 여기서 인간미라함은 이불사랑과 귀차니즘, 5분간 더, 알람끄고 시공간을 초월해서 기상하기 등등이 있습니다.브랜딩이란 영역을 다루다보면 온통 어마무시한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 탈세속적인 이야기랄까요. 가치를 추구하고 본질을 탐구하고, 융화와 소통을 기반으로 내부의 어쩌고저쩌고를 만들어야하죠. 당장 점심 뭐먹을까도 결정하기 어려운 찰나에 사회적문제와 비지니스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수백가지 결정을 '잘' 해내야 합니다. 사실 서점에도 널려있고, 수많은 강연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소위 브랜딩노하우라는 것들을 죄다 뒤져보면 거의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가 됩니다.1. 이렇게 해!2. 너처럼 하면 망해!3. 봐, 망했짜나.뭐 이런정도의 맥락입니다. 당신이 개판인 이유를 가슴아프게 후벼파고는 잘된 사례들을 보여주고 부럽찌?를 시전한 후 그러니 본질에 접근하고 어떠한 가치를 전달할 지를 생각해! 라는 유니버스적인 결론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대단하신 분들이 쓰신 글들이니 아마 그 방법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 사업체 하나 브랜딩을 못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 와중에 이래라 저래라라고 말할 깜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왜 브랜딩을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는 지 정도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인간적인 관점에서 우리들이 브랜딩을 어려워하는 이유를 한 번 풀어보도록 하려고 합니다.1. 귀찮아.5분만 나에게 시간을 주겠어?맞습니다. 귀찮습니다. 브랜딩전략가들은 막 회사가 돌아가는 꼴을 쓱 훑어보신 후 백안으로 꿰뚫어보시고 대표의 우편엔 마케터를 대표의 좌편엔 브랜딩담당자를 두고 7개월만에 이 회사를 재창조하는 기적을 선보이실 수 있지만... 사실 정작 실무단에서는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위에선 "자, 우리 새롭게 로고를 한번 바꿔보자!" 라고 그냥 말을 던지면 됩니다. 전략가들도 그러하죠. '일단 로고의 의미부여와 재정의부터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리브랜딩을 통해서 좀 더 전문적인 느낌으로 비쥬얼라이징 하시죠.' 라고 막 넘나 멋진 말들을 하십니다. 하지만 실무단의 표정은 생각보다 좋지 않죠.일단 로고를 만들려면, 디자이너는 저녁약속을 취소하고, 주말약속도 취소해야합니다. 로고가 바뀌니 기존의 제안서도 다 갈아엎어야 하는데, 갈아엎다보면 또 이것저것 수정할 것들이 생깁니다. 개발자도 컨셉에 맞춰서 다시 퍼블리싱작업을 진행해야하고, 일단 여러가지 시안을 고르는 작업을 다시 진행하며 회의도 다시 많아지고, 회사 전반의 잔일들이 무한증식하기 시작합니다. 실무단만 피곤한 건 아닙니다. 사실 대표님은 시간이 그리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외근다녀오고 영업뛰고, 하루에 미팅4개정도 하고나면 책상에 앉자마자 심연의 무의식세계로 스르르 빠져드는 데 막 뭔 회의가 있다, 시안확인해달라 뭐 결재해달라 그러면..인간적으로 존나 귀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일을 벌리긴 했는데, 그 아래의 실무의 영역이 얼마나 디테일하게 퍼져나갈지는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죠. 그냥 로고하나 바꾸는건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오더 하나에 실무 100가지' 라는 것을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결국 서로 지쳐버리다가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나름의 Solution.오더를 내릴 땐 실무의 범위까지 지정해줘야 합니다. 로고 시안은 3개로 끝. 로고적용은 일단 이번달은 제안서랑 소개서만. 다음달에 웹이랑 앱쪽. 등등.... 뭐 이런식으로 일이 일을 낳지않도록 선을 그어줄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2. 체력이 딸림이보시오...뭐..뭐라하셨소?...귀가 잘 안들려서...브랜딩은 생각보다 빡센 작업입니다. 작업 자체가 빡센게 아니라 시간과 노력과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죠. 전략가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려면 엄청나게 머리를 써야하는데다가, 회의도 주구장창이어져야 하고 실제로 만들어내는 디자이너와 브랜딩팀의 업무도 급증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표님들은 10대 사업병*(위경련, 위염, 위궤양, 역류성식도염, 만성피로, 영양실조, 불면증, 손목터널증후군, 어깨결림, 허리디스크)에 시달리시면서 제 몸 하나 가누기도 불안한 상태입니다. 솔직히 집에 가서 어서 이불과 한 몸이 되고 싶습니다. 실무자라고 뭐 다를까요. 여자친구 못본지가 3주가 넘어가고, 카톡으론 '세상일은 다 오빠가 해?' 라는 점점점 3개가 가득한 카톡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지만 정작 생각해보니 우리집에 설거지도 언제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하철에서는 일단 머리만 대면 자고싶고, 이불에 누워도 자고싶고, 책상에서도 자고싶고, 앉아도 자고싶고, 서도 자고싶은 것이 현대인들의 모습입니다. 이건 너무 편협한 주장아니야? 싶겠지만...실제로 많은 현장에서 브랜딩얘길 하다보면 그냥 피곤하고 힘들어하더라구요. 쉽게 풀어줘도 힘들어하고, 일을 줄여줘도 힘들어합니다. 제 생각엔 그냥 인간의 본성과 일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귀찮은 영역과는 다소 다릅니다. 체력이 후달리면 그냥 진짜 물리적으로 아무 생각도 안나고 공부도 못하겠고 뭐가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컨설팅도 패기와 체력이 남아있을 때 받는 게죠..나름의 Solution.한의원을 가봅시다...3. 나쁜사람이 되고싶지 않아.ㅠㅠ보통 브랜딩은 내부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밖으로 실체화되는 것이 1단계입니다. 그 후에 체계를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에 전략이 필요하지요. 그 전략이 100% 먹힐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여튼 뭔가 체계를 잡고 움직이려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브랜딩은 내부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곤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 기업문화상 그게 쉽지 않습니다. 뭐 수평적문화란 단어가 만연해있긴 하지만, 실제로 수평인 곳들은 그리 많지 않았달까요. 여전히 탑다운오더 문화가 가득한 우리나라에서 내부의 합의와 자연스러운 개개인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는 형성되기 다소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대표의 말 = 브랜딩' 이 다반사죠. 그래서 브랜딩을 구축하는 데에도 사실은 대표님의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탑다운 오더형식의 브랜딩을 하는데 중요한 건 "일제히! 확! 한꺼번에! 쫘악!" 입니다. 점진적 변화란 건 사실 좀 말이 안되죠. 천천히 브랜드를 바꿔나가자....헤헤헤 라는 건 사실 그 과도한 변화를 감당키 어려워서 한 발 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하지만 대표님이 만파식적의 피리를 휘리리 불면서 산천초목이 벌벌떠는 어명을 하달하는 그런 존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빠따를 들수도 없고, 여러모로 애매한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직원들은 뿌애애앵!! 거리고 불만 폭발에 솔직히 대표님도 브랜딩을 어찌해야할 지 구체적으로 뭔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막 직원분들이 뿌애앵 거리면 당황스럽고 머리아픈 게 당연하거든요. 그리고 보통 그렇게 일방적으로 확 밀어붙이면 삽시간에 효율적으로 개자식이 될 수 있는데, 대표님도 사람인지라 욕먹으면서 째릿째릿한 눈빛과 한숨가득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니 그냥 적당히 해보려다가....한숨쉬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나름의 Solution.하지만 갈아엎을 거면 빠따를 들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그렇게 1달만 대나무숲에서 광광 울다보면 어느새 직원분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순식간에 변해가는 것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퇴사의 리스크와 노조, 민란 등의 두려움이 있겠지만 술로 잊도록 합시다.5. 잘 몰라..브랜딩은 어렵습니다. 사실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도 무슨 브랜딩학개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정보들이 많긴 하지만, 정보가 많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뭘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들 추상적인 얘기만 하고 있고, 뭐 막 지표와 데이터를 가지고 어려운 얘기해버리는 데다가 결론은 항상 '너가 찾아라' 라는 식입니다. 책을 덮고나면 감동과 쓰나미와 모르겠음의 태풍이 한꺼번에 부는데 말 그대로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서 한번도 연계사고나 본질을 관찰하는 통찰에 대해 배워본 적도 훈련해본 적도 없습니다. 사업하느라 눈이 빠질 것 같은데 그 와중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거나 논리학에서나 나올법한 귀납추론을 통한 메인워딩 구축 등을 쓱쓱 처리하긴 쉽지 않습니다. 천부적으로 딱 보면 딱 문장을 만들어내거나 전략이 보이는 선천적 브랜딩버프를 받지 않았다면... 대부분은 그게 뭔지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 알아도 구체적인 액션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들기만 한달까요.나름의 Solution.뭔가 자꾸 거창한 걸 만들려고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도저히 책을 보고 강연을 듣고 컨설팅을 받아도 브랜딩을 전혀 모르겠다면 차라리 브랜딩을 공부하지 말고 팀원이나 직원들을 공부하는 편이 낫습니다. 쟤는 비냉을 좋아하는지 물냉을 좋아하는지, 성격은 어떻게 어떤 환경에서 일을 잘하는지... 일단 직원들에게 관심을 쏟아봅시다. 우리 회사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 부터 파악해보면 우리 회사의 색깔이 뭔지 감이 좀 잡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6. 귀가 얇아인간의 귓볼의 두께는 약 5~7mm정도이지만, 소시민인 우리들은 그 두께가 A4에 가깝습니다. 어디서 뭐 해서 떴다!! 하면 우왕!!..네트워킹파티가면 막 다들 겁나 잘나가는 것 같고, 무슨 PR을 어떻게 했더니 막 기사에도 실리고, 고객들이 막 몰려오고 재구매율이 어떻고...등등을 사방에서 듣다보면 대략 정신이 멍해지면서 자괴감과 부러움이 용솟음칩니다. 브랜딩을 잘 하다가도 그런 잡소리 허리케인에 휩싸이면 대표님의 마음속은 난장판이 됩니다. 하지만 그 회사는 그 회사인거고, 우리 회사는 우리 회사입니다.나름의 Solution.우르르 모여있는 곳에서 (네트워킹 파티내의)들리는 썰들과 가십과 겸손을 가장한 자기자랑의 공격력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가지말라고 얘길 할 순 없으므로, 만약 대표님이 아스트랄 방어력이 약하다면 잡소리 저항력이 높은 멘탈갑 직원님을 대신 보내도록 합시다. 또는 꼭 그 분과 진짜 비지니스 얘기를 해야겠다 싶으면 차라리 사석에서 불러서 1:1로 술을 마십시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얘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7. 나르시시즘 대폭발6번과는 반대의 경우로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해서 폭망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세계최고인데다가 이미 애플을 앞지른 최고브랜딩의 선두주자 내지는 슈퍼루키, 유니콘 기업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죠. 설마 그러겠어? 싶겠지만 의외로 많았습니다. 막 우리가 제안서 내밀면 당연히 오는거 아냐?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해준다는데 왜 자기네들이 안와? 이런 식이거나... 이미 우리가 가지고있는 리소스 풀이 이정도이니까 이 고객들 대상으로 뭘 계속 하면 되겠지! 이미 우리의 팬이니까 말이야.하하하하하하...라고 역대급 자신감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자세이지만, 현실감각은 필요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숫자가 우리회사의 팬이다. 이미 5천명이 넘게 있잖아! 그러니 5천명은 다운받아서 쓰겠지?! 라는...식의.... 음..나름의 Solution.음. 그거 아냐.8. 무서웡...브랜딩은 변화를 요구하고, 시장에서의 평가를 의미합니다. 누구에게나 변화는 떨리고 평가는 두려운 일이죠. 실제적으로 우리 서비스가 어떤 평가를 받고있는지 악성댓글 읽기마냥 솔직한 얘기를 듣는 건 매우 심리적으로 고단한 일입니다. 물론 그걸 잘 무시하고 에라 모르겠다 식의 사이즈 마케팅만 주구장창 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게 틀린 방식은 아닙니다만, 이러한 마케팅도 어느 순간에는 리브랜딩을 해야할 시점이 오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과문과 함께 말이죠. 고객들의 불만이 쌓여가는데 그걸 쌩까고 난 내 길을 가겠다라고 하는 건...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철학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과정이다보니 소신이 쩌는 데 우리 회사의 가치관과 맞지않는 (대부분 이런분들은 능력자더라구요..) 직원들의 집단퇴사도 사실 각오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창업 당시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서 성장시키는 것도, 중간에 리브랜딩을 하는 것도 모두..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지식이나 업무적으로 어려운 것을 넘어서서 심리적인 부담도 굉장히 크죠. 게다가 브랜딩이란 것이 내가 A가 좋다고 알린다고 해서 사람들이 A가 좋아서 오지는 않거든요. 키엘은 원래 브랜드적으론 약사수준의 전문가집단과 약국느낌의 스토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되었던 케이스지만, 사실 지금의 키엘은 존나 수분크림!!! ...록시땅은 핸드크림!!! 러쉬는 향기쩔어!!! 그런느낌입니다. 그렇다고 결과가 나쁘냐 하면 그건 또 아니예요. 그들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뿐 매출이나 이미지는 여전히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죠. 이렇듯 좋아하는 이유도 가지가지인데다가 대중들은 큰 가치관에 대한 동의보다 주로 제품 하나, 서비스카테고리 중 하나...에 꽂히는 경우가 많다보니 그 갈래가 통제불가능한 영역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략적 통제의 어려움과 예측불가능에 대한 불안함, 또는 즉각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장기적 전략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우리는 쫄보가 되고 맙니다. 쫄보는 내 안의 갈대를 부추기고, 천 번은 흔들려야 회사가 되겠지만 우린 천 번 창업할 돈이 없으니 폭망하는게죠. 게다가 이러한 불안감은 실무진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블로그 하나만으론 안될 것 같으니 온갖 채널을 다 열어놓고 모두 운영하고 있는데.... 물론 좋은 방법이겠지만 중요한 건 인력채용없이 그냥 한 명이 그걸 다 맡게 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월급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죠. 존나 짜증나서 나가버리면 나간대로 또 걱정입니다. 나름의 Solution.브랜딩 때문에 망하는게 아닙니다. 이랬다저랬다하니까 망하는 겁니다. 뭘해도 하나만 합시다.9.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간신배가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존나 아지태같은 자. 뭐만 하면 그냥 다 좋대 . 주로 이러한 간신배들의 특징은 아이디어꾼입니다. 아이디어만 쏟아내곤 자긴 안해. 심지어 겁나 관찰자적 입장에서 자기 일 아닌 것처럼 얘기합니다. 실무자면, 일을 하시라구요. 평가만 하지말고... 근데 또 이렇게 이빨 잘 까는 애들이 대표님 옆에 붙으면 대표님은 꽤나 든든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왜냐면, 대표님은 외롭거든..ㅠㅠ.... 자기 말을 이해해주고 같이 끄덕거려줄 사람이 부족해요... 그래서 이렇게 옆에서 막 초롱초롱거리면서 들어주고 끄덕여주면 마음의 문을 열어버리고는 비단과 녹읍을 선사하는 거죠. 총애를 독차지 하고 회사는 후고구려마냥 기울어져 갑니다. 마군이가 끼었어 마군이가나름의 Solution.태조왕건을 정주행합시다. 간신배들과 왕들이 어떻게 망해가는지를 최수종의 그로울링과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10. 돈이 없쪄..지갑에...4,600원 있다....맞아. 우린 돈이 없쪄..나름의 Solution.돈없는 컨셉의 브랜딩을 해봅시.....학알이라도 접든가..손편지를 써볼까...(광광우렀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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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새 숨은 병기', 디자이너의 창업

이제는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실리콘밸리 회사 에어비앤비(Airbnb)와 핀터레스트(Pinterest)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창업자가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것. 에어비앤비는 RISD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가 2008년에 시작했다. 핀터레스트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반 샤프(Evan Sharp)는 2010년 핀터레스트 창업 전, 콜럼비아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페이스북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 밖에도 실리콘밸리의 많은 B2C(Business to Consumer) 회사에서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 멤버들을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가장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자이다. 필자 역시 2011년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두번째 창업 회사인 스타일세즈(StyleSays)를 창업했었다.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 출신 창업자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건 2010년 무렵이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무기, 디자이너의 창업에는 과연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로서 다음과 같이 2가지 관점으로 해석해 보았다. 첫째, 디자이너는 사람들의 니즈(needs)를 발견하고 이를 위한 해결책을 고안해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본래 산업 디자인이란 단순히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user)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작업이다. 디자이너의 창업 역시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접속이 일상화 되었고, 이는 다양한 B2C 서비스의 시작점이 되었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점점 더 많은 니즈를 갖게 되었고, 이러한 사용자의 니즈를 발견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고안하는데 있어서 디자이너들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둘째, 디자이너는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창의적 사고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고도화된 협업에 의해 이루어 진다. 문제는 서로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마치 남자와 여자의 사고 방식과 언어가 다른 것 만큼이나 미묘하면서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 때 디자이너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촉매제로 작용하게 된다. 디자인 과정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보니, 다수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경험한 디자이너들은 훌륭한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인 경우가 많다.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프로그래밍(programming) 교육이 열풍이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도 일부 포함되고 있다고 들었다. 프로그래밍 역시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방식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이다. 디자인 교육 역시 마찬가지 영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디자인이 단순히 무언가를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사람 중심적(human-centered)인 사고 방식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근간이 되는 복합적 사고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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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고객이 흥분할 컨셉을 잡아보자.

오늘은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영어는 씨오엔씨이피티. 콘셉(ㅌ) 죠. 사전적의미에선 (명사)광고·디자인 등에서, 그 속에 담고자 하는 기본적인 생각. 라고 쓰여있네요. 뭐 꼭 광고나 디자인 뿐 아니라 요즘엔 컨셉의 적용범위가 더욱 넓어졌으니 그냥 우리가 일상적으로 일고 있는 '중심이 되는 생각이나 행동의 자세' 정도로 재정의내리기로 합시다. 왜 하필이면 백만고객이란 말을 붙였냐면 ....제 브런치글의 누적뷰가 곧...100만이 되기 때문이죠. (쥬륵) 그냥 뭔가 감격스러워서 흐어엉어웅어우어엉 한 마음에 그만..다시 컨셉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컨셉의 어원부터 살펴볼께요. 일단 컨셉은 라틴어 conceptum ‘초안, 개요’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Con + Cept + um 으로 쪼개집니다. Con은 together의 뜻으로 고등시절 그놈의 어원보카를 통해 많이들 공부했던 그것이랍니다. Cept는  take, hold의 뜻을 지니고 있지요. um은 라틴어의 명사어미입니다. 그러니 컨셉이란 단어를 풀어보면 '모두 모아서 잡는다' 라는 정도가 되겠군요. 흩어져있는 이것저것들을 한데 모아서 하나로 묶는 중심축을 의미합니다.그런데 무엇이 흩어져있고 어떻게 모으는 것일까...하는 구체적인 얘기가 필요할 듯 하네요. 일단 흩어져있는 것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미지의 톤- 텍스트의 톤- 밖에서 보는 우리와 실제의 우리- 업무스타일과 사업의 색깔- 정신, 영혼, 동공의 초점(특히 연휴끝난 오늘..)등이 흩어져있는 것들이죠.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아래의 원칙들입니다.1. 일정한 톤의 이미지와 구도(찍을 때 항상 이렇게 이런톤으로)2. 텍스트의 어미와 문장의 길이, 수식의 정도3. 일관성있는 업무체계4. 일관성있는 투입자금(덜덜)5. 모두가 뼈속깊이 인지하고 있는 우리의 색깔6. 월급날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알수 없찌마안 알수 없찌마안 알 수 없찌마안회의할 때마다 브랜드의 색이 자꾸 바뀌는 듯한 느낌은 사실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대전제가 없기 때문이예요. 소위 사고의 울타리가 없으면, 생각이 역회전시킨 탱탱볼마냥 이리저리 튀어다니다가 결국 뒷동산으로 흘러가버리기 일쑤니까요. 컨셉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팀원전체가 무의식중에 인지하고 있는 우리 회사의 색깔을 의미해요. 그래야 '이것은 우리의 색이 아니다, 이것은 기다.' 라는 것을 명확하게 잡아낼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일반적인 7가지 컨셉들을 한 번 늘어놓아 보려고 해요. 이 중 우리의 컨셉과 가장 유사한 것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그러한 컨셉을 표현하는 다양한 수단은 무엇이 있는지도 스리슬쩍 잡아보려고 합니다. 크크큭 반, 진지함 반으로 주절거려보도록 하겠어요~꼬.1. 진지한 컨셉부릅. 진지. 엄격. 세상. 시리어스우린 장난따윈 치지않아. 우린 전문적이야. 숫자를 선호하지. 우리의 제안서는 숫자가 가득해. 우리는 농담을 하지 않아. 부릅... 스러운 컨셉의 진지진지한 색입니다. 사실 진지한 컨셉은 여러가지로 제약이 있긴 합니다. 명량,회오리바다와 같은 SNS상에서 진지한 컨셉의 컨텐츠의 사활을 장담하긴 어렵죠. 특히나 몇 초안에 시선을 끌어잡아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들여서라도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하는 것들. 그러니까 오늘 점심 뭐먹을까....같은..(=개소리) 게 아니고.... 계약이나 금융, 분석, 정보를 다루는 곳들의 경우에 많이들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전자계약을 진행하는 모두싸인같은 경우는 이번에 로고리뉴얼을 통해서 기존의 귀욤귀욤한 캐릭터느낌(눈코입달린)에서 좀 더 각지고 전문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컬러대비를 강조했더라구요. 이처럼 객관적인 신뢰가 필요한 비지니스에선 확실히 키치키치뱅뱅한 느낌보다는 각! 대비! 선명! 이런것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표현방법 : 강렬한 색 대비!, 각!, 모서리!, 날카로움!, 정장!, 킹스맨구두, 만년필, 시종일관 진지한 어투, 숫자, 안경, 꾹다문 입술, 컨설팅모드 노트북 등..주의사항 : 시종일관 진지한 어투일때는 문장을 짧게 치셔야 해요. 이런 비지니스들의 소개문구나 텍스트들의 문제점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데이터위주의 객관적사실 나열은 글이 짧아질 수 밖에 없는데, 괜히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던 말을 다시 또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중복문장과 어설픈 개그, 괜한 수식어 등은 빼버리고 3형식의 짤막한 문장들로 텍스트의 속도감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요.디자인적으로는 대비를 주되, 배경과 메인심볼의 색을 보색대비시키진 마세요. 배경이나 심볼 둘 중 하나는 무채계열로 빼면서 하나의 색을 죽여주는 편이 좋아요. 보색대비란 것은 둘 다 힘이 쎄다는 얘기이니 디자인에 긴장감이 높아지거든요.2. 우린 미쳤어! 컨셉비글들의 모임. 대혼돈의 게이트시종일관 비글모드인 이 분들은 회의시간에도 아크로바틱, 컨텐츠도 판타지아스럽고, 내놓는 이벤트도 뭔가 탈우주적인 아무말들이 가득합니다. 책상위엔 덕질의 흔적이 가득하고 떠오르면 부아아아아아 밀어부치는 거친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시행착오도 많지만, 그것조차도 우린 미쳤다라는 컨셉으로 '그래 우린 실수를 했어!!! 하하하하하 이거 미안하게 됬군그래!!후후후후...' 라는 느낌.표현방법 : 거친 워딩! 폭풍 짤, 일상이 덕질, 아무말 텍스트, 키치한 디자인, 특이한 패션, 사무실에 비글키우기, 다육이에 이름붙이기 등등주의사항 : 비글컨셉은 신선하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지만, 행동이 튀는 범위가 넓기때문에 그것을 잘 잡아줄 수 있는 치밀한 기획이 필요해요. 기획단계에선 '하면 안되는 것' 을 강력하게 설정하시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 규제완화의 제1법칙이죠. 안되는 것만 규정하고 모든 것을 허용한다라는 모토 아래 디테일한 것들을 설정해가시는 편이 좋아요. 디자인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키치하고 세련된 느낌의 특정폰트, 특정이미지, 캐릭터를 이용해서 행위자와 행위를 부각시키는 방법이 있어요. 이 방법은 초기에 설정시간/비용이 꽤나 들지만 이리저리 튈 수 있는 기획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다음은 떠돌아다니는 짤과 거친 그림, 조악하고 막 써놓은 텍스트를 컨셉으로 밀고 나가는 것인데, 비용이나 제작시에 수고가 덜하지만 호불호에 대한 리스크와 자칫 낮은 퀄리티로 인식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해요.이러한 키치한 컨셉의 비지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나 마케팅컨텐츠는 유쾌하고 장난스럽지만 실제 운영에 구멍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점이예요. 할 때는 확실하게 한다. 라는 느낌이 없으면 유쾌와 장난끼가 '전문성의 부족' 으로 인식되기가 쉽답니다.3. 세상친절한 컨셉성은이 므앙그윽 하옵니다!고객님이 너무 감사한 스타일. 고객은 한 줄 후기를 남겼지만 우린 3줄씩 남겨주는 타입. 클레임이 생기면 직접 찾아가서 하나하나 얘기를 들어보고 사과문과 함께 보상에 관련된 어떤 언급을 하며 상왕전하를 극진히 모시는 느낌표현방법 : 관복, 삼보일배, 친절터지는 댓글, 필력, 웃음이모티콘, 사과문양식, 끊임없는 트래킹, 만족도조사주의사항 : 고객입장에선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컨셉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운영입장에선 굉장히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흔히 직접적인 B2C서비스를 하는 비지니스에서 이런 컨셉이 더러 있더라구요.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극진히 여겨주는 것을 머리부터 말끝까지 씻겨드린다..라기보단 우린 씻고나오셔서 춥지않도록 실내에 온풍기를 틀었다...라는 정도의 특정한 차별화포인트만 잡아두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디자인적으로는 부들부들하고 깔끔한 플랫계열의 아이콘, 컬러가 주로 쓰입니다. 거부감을 최소화 시키고 메시지의 강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폰트나 컬러로 이미지구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이런 컨셉일 경우엔 고객과의 접점컨텐츠가 굉장히 많이 생성되는 편이라서, 업무의 리소스절약을 위해서 어느정도의 레이아웃과 양식은 템플릿화 시켜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4. 엄청솔직한 컨셉우린 진실만을 얘기하므로, 거짓됨은 없다. 단채 신채호선생님의 서서 굽히지 않는 진솔함의 후예들. 블로그가 없다, 홈페이지도 사실 만들 돈이 없다..라는 것조차도 과감히 까줌. 사실 5가지 정도가 불안하지만, 나머지 한 개는 자신있는 타입. 이런 솔직함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리스크를 선공개함으로써 추후 생기는 후폭풍을 최소화시키거나 오히려 신뢰감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솔직함이 방어적인 밑밥이 된다면 사람들은 금새 알아차리므로, 계속 성장/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솔직함이 진부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표현방법 : 가난을 드러내기, 서서 세수하기, 회사소식 자주 공개하기, 개선사항 주기적 업데이트, 장점 하나만 어필하기, 약점에 대한 리스팅과 고객참여 간담회주의사항 : 위에서도 언급했던 솔직함이 진부해지지 않으려면 꾸준한 개선들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주고 알려야합니다. 좋은 방법은 역시 고객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지요. 고객참여 간담회나, 피드백대토론회, 상품체험회 등 온오프라인에서 각종 프로그램과 발빠른 움직임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해간다는 모습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컨셉은 우린 솔직하니까 됐어. 라는 식이 되버리는 순간 위험해진다고 할 수 있죠. 어느 컨셉보다 빠른 행동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5. 매우심플한 컨셉제가 운영하는..애프터모멘트 제안서..이건 제 컨셉인 것 같습니다. 제안서디자인만 봐도 그냥 대충 알 수 있듯이 심플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플함이 내포하는 것은 정리된, 깔끔한, 시크한, 논리적인, 단순한, 쉬운 등의 의미가 있겠네요. 사람들이 어려워하거나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루는 비지니스일수록 이러한 컨셉은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리스크도 만만찮게 크죠. 일단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나 텍스트의 양이 줄어들면서 한 줄 한 줄의 무게가 커집니다. 함축으로 인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또한 이러한 심플함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도 존재하기 마련이죠. 디자인이나 가구, 직관적인 UX/UI가 필요한 쇼핑몰 등에서 많이 쓰이는데.. 요즘엔 카카오뱅크처럼 복잡함과 대적하기 위한 금융/공공서비스등의 인프라에서도 종종 이러한 컨셉이 보입니다.표현방법 : 하얗. 화이트. 백색. 백색의 사루만...여백. 공백. 빈 곳. 무채색. 포인트. 하나. 딸랑. 아이콘. 기호. 단어주의사항 : 사진 한장, 문장 하나에 신경을 매우 크게 써야합니다. 어미나 접속사 하나도 크게 신경써야 하죠. 심플함은 쳐내는 것이 아니라 함축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함축을 했다고 해서 단어가 추상적으로 변해버리면 안됩니다. 구체적인 단어를 언급하되, 그 단어가 상징하는 의미가 공통적으로 끄덕거릴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하고 직관적으로 아항!~스러워야 합니다. 그러니 단어선정과 이미지선정에 큰 공을 들여야 한답니다.그리고 그렇게 공을 들인 것이 오해를 사거나 무의미해질 수 있는 리스크가 굉장히 큽니다. (가끔 이런건 됬고 그러니까 자세한 소개서나 좀 줘보세요..라고 하는 곳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6. 옛것추억의 컨셉체크..당신은 대체..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비지니스도 있습니다. 요즘 인기터진 구닥도 그러할거고, 이번에 드롭박스의 리브랜딩도 다시 레트로한 디자인으로 돌아갔더군요. 추억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식 필카의 디자인을 따론 라이카나 올림푸스카메라의 디자인도 그렇습니다. 패션쪽에서는 이미 순환주기가 기정사실화가 되었고, 한 때 유행하던 플랫디자인을 넘어서 요즘엔 다시 폰트, 패턴, 양식단순화, 네온 등의 디자인이 뜨고있습니다. 감수성과 공감대를 기본으로 한 이러한 컨셉은 비지니스의 특수성과 타겟층의 연령층에 대한 제한이 있지만, 금액이나 성능등의 객관적인 정보를 뛰어넘는 감성기반 비지니스라는 점에서 매니아/팬층을 만들기가 용이합니다.표현방법 : 옛 것, 아날로그, 불편하게 만들기, 안보여주기, 쇼케이스, 팝업스토어, 복고디자인, 이미지위주의 컨텐츠주의사항 : 아날로그 컨셉은 기본적으로 이미지를 위주로 합니다. 또한 그 이미지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위컨텐츠가 있어선 안됩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의 작은 생명체라고 했을 때, 보거스를 떠올리는 사람과 피카츄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고 쳐볼께요. 물론 보거스도 미친 인기의 결정체지만, 노란색의 캐릭터에서 피카츄를 이겨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사람들의 기억속의 '원형이미지'에는 노란색=피카츄라는 공식이 성립이 되어버린 상태이죠. 이렇게 옛 컨텐츠를 끄집어낼 때는 사람들의 무의식속 원형이미지를 잘 고려해야해요. 더불어서, 단순한 이미지...보단 '행동'을 끄집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구닥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감동이란 그 때의 행동과 느낌을 재현하는 것에서 시작되니까요.7. 트렌드세터의 컨셉천년은 앞서간 비타스의 우주왕자사교파티..반면, 시대를 앞서가는 느낌의 얼리어답터, 트렌드세터의 느낌을 가득 담은 컨셉도 있겠습니다. 이러한 컨셉에선 '이걸 놓치면 당신은 늦는거야!' 라는 편승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사교육이나 전자기기 등등이 있겠죠. 신제품의 발매주기가 빠른 핸드폰도 비슷합니다. 예전엔 핸드폰광고가 무슨 화소, 램, CPU등 다양한 성능위주에 맞추어졌다면 요즘은 AI, 섬세함, 인식기술, 모바일페이, 플렉시블, 카메라기능 등 기술위주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습니다. 성능이야 잘 굴러가면 되는것이지만, 기술에 뒤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불안해지기 때문이죠. 지금은 이런시대야! 당신의 삶은 더 나아질 수 있어! 를 언급해주면서 세계관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표현방법 : IF를 통해서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자극하기, 체험관 마련, 체험서비스, 문구로 자극하기, 동영상, 이미지활용하기, 미래적인 복장, 얼리어답터/매니아/팬층 만들기주의사항 :이러한 트렌드세터의 컨셉에서 중요한 것은 그 기술과 트렌드가 고객의 삶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바꿉니다. 따위의 멘트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그러니까 풍요를 뭐 어떻게 뭐가? 라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미래기술을 다룬 SK나 금호타이어등의 CF를 보면 정확하게 어떻게 당신의 삶이 바뀌는지 에피소드와 영상으로 풀어냅니다. 또는 그러한 기술의 발전의 접점이 항상 인간을 향해있다는 감성수렴의 메시지로 마무리하죠. 그러니 표현상의 주의점은 항상 '구체적인 생활접점' 의 에피소드로 접근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활접점의 편리함을 숫자나 영단어가 아닌, 감성적인 메시지로 풀이될 수 있어야 해요. 숫자는 그 뒷단의 문제입니다.대략 7가지의 컨셉을 한 번 정리해보았어요. 매우 일반적이고 잘 알려진 컨셉들입니다. 이러한 컨셉 이외에도 본인만의 색을 살릴 수 있는 어떠한 특이한 컨셉이 있다면 아주 흥미진진한 비지니스 브랜딩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흥미진진하단 것은 꼭 즐겁고 돈을 많이 번단 얘긴 아닙니다. 그지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에 포함되니까요. 색이 강렬하고 분명하단 것은 그 색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해진단 것을 의미합니다. 분명 싫어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마련이죠. 제 글도 어느덧 그러한 지경이 되었...(와씨....유명해졌나봐) 컨셉은 분명 비지니스의 성향에 따라 어느정도 사회적인 선입견이 있습니다. 금융은 정장, 디자인은 자유로움, 마켓쪽은 트렌디한.. 이런식의 고유한 이미지들이 이미 장착되어 있죠. 그러나 요즘엔 이러한 이미지를 깨버리면서 새로운 컨셉을 넘나드는 비지니스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클라우드 웹하드서비스와 아트웍의 만남이랄까..금융서비스와 귀요미의 만남언론기능과 키치함의 만남이랄까?기존의 이미지를 깨버린 신선함은 많은 주목을 받기 마련이고, 추후 그 기대와 인기에 부응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의 일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어느쪽도 쉬운 길은 아니겠으나 분명한 사실은 브랜딩에 있어서 초기컨셉을 설정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스르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다양한 컨텐츠가 무한 생성되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죠.조금 덧붙이자면 컨셉은 만들기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제 글의 컨셉은 딱히 뭔진 모르겠으나, 사이다같은 팩폭과 술술 읽히는 말랑한 문체라고들 많이 얘기해주시더라구요. 그러나 주제에 따라 이러한 문체가 장애물이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체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병맛을 지켜나가는 것이 또한 저의 숙명이죠. 사실 글쓴다고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독자들과의 의리랄까요. 그런 실낱같은 뭔가 끈끈함이 생겨나고 있습니다.제 입장에서 글 쓸때의 컨셉을 유지하는 것은 끝임없는 드립연구와 찰진 비유와 예시를 찾아내는 것, 날마다 네이버뿜과 오유를 뒤적이며 그럴싸한 사진들을 찾아내고, 브랜딩서적들을 까칠한 눈으로 읽어주는 것들이랄까요. 놀라운 것은 클라이언트와 하루만 대화를 하지 않아도 그 감이 급속도로 떨어져간다는 사실입니다. 한 일주일만 지나도, 내가 그런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의 적응력과 빡침을 잊는 속도란 굉장하더군요. 오전까지만 해도 빡쳐서 막 글쓸 거리가 넘쳐났는데, 오후되니 벨기에초코케익 한 줌 떠먹고 눈녹듯 사라지는 극딴적인 간사함..하아....이렇듯 시간과 감떨어짐, 케익등으로 인해서 컨셉유지가 안되는 저의 간사함을 보면서 기업입장에선 이 일이 얼마나 힘들 것인가를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때문에 컨셉을 유지하고, 컨셉을 방해하는 일들을 쳐내는 것에는 또다른 맥락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얘기는 다음에 하려고 합니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죠. 화장실도 마렵구요. 제가 컨셉을 방해하는 잡다한 것을 쳐내는 방식은 굳이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을 참아가며 글을 쓰는 것입니다. 초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고, 마음이 급해서 한숨에 쭈욱 글을 써내려갈 수 있죠.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닌 듯 하니 좀 더 현명하고 건강한 방법을 찾아들고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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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 한번만 볼 수 있어요

스티비의 ‘빈 페이지’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11월 10일, 스티비(Stibee)는 베타 테스트를 종료하고 정식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스티비 디자인은 기존 디자인과 어떻게 다를까요?기존에는 빈 페이지, 발송 완료 등 이미지가 필요한 부분에 이모지와 노란 꿀벌 로고를 활용했는데요, 스티비 정식버전에서는 기존의 노란색에서 벗어나 컬러와 이미지를 변경했습니다. 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바로 empty-state, 즉 사용자가 가입한 이후 아직 서비스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입력하지 않은 ‘빈 페이지’입니다. 이 페이지는 사용자가 가입한 후에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를 안내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안내에 따라 사용자가 정보를 등록하면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짧게 접하는 시간과 반대로 사용자의 이어지는 행동을 어떻게 유도할지 많이 고민해야 하는 페이지입니다.empty-state에 사용하는 일러스트는 정보가 없음을 나타내는 이미지로, 서로 비슷한 맥락으로 페이지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요구하는 정보가 각각 달라 가장 직관적으로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것을 덜어냈습니다.그럼, 최종으로 선택된 시안과 탈락된 시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귀여움 주의)스티비에 가입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주소록 등록하기’입니다. 최종 확정된 왼쪽 시안은 사람의 실루엣과 인덱스로 주소록의 형태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줍니다.주소록을 업로드 했다면 그 다음은 ‘이메일 작성하기’입니다. 최종 선택된 시안은 이메일 콘텐츠 일러스트를 활용한 시안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시안은 ‘벌통이 비어있으니 이메일로 벌통을 채워주길 바라’는 뜻으로 만든 일러스트입니다. 벌통 시안은 이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어떤 뜻을 가진 이미지인지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 최종 시안으로 선택될 수 없었습니다.다음은 주소록 세부 항목 중, 수신거부한 수신자 목록 페이지의 empty-state 일러스트입니다. 사람, 리스트 이미지를 활용해 봤지만 수신거부한 수신자 목록 페이지 외에도 다양한 목록이 비어있을 때 활용하기 좋아 왼쪽 일러스트를 최종 시안으로 선택했습니다.주소록에서 사용자를 검색할때 정보가 없는 경우에도 ‘정보 없음’을 일러스트로 보여줍니다. 최종 선택된 시안은 직관적인 이미지로 ‘폴더’와 ‘돋보기’를 사용했습니다. 반면 탈락된 오른쪽 시안은 아무것도 없는 벌집을 돌아다니는 벌 이미지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슬로워크 #스티비 #개발 #디자인 #퍼블리싱 #인사이트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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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개발기 - 3화

[브랜드 기본요소 중 첫번째.  로고와 심볼만들기]지난 2화에서 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방향설정을 위해 브랜드 기본요소들이 적용된 현상황을 진단하고,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살펴봤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앞서 설정한 개발방향을 토대로 탄생한 브랜드 기본요소들에 대해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1. 먼저 가장 중요한 로고 개발 배경.로고는 브랜드의 이름표 입니다. 앞서 멋있는 말들로 설정한 브랜드 철학과 핵심가치들을  이 작은 이름표에 어떻게 녹여내면 좋을까요? 슬라운드 철학에서 도출해낸 디자인 키워드들슬라운드의 철학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는 단게!1) 첫번째 개발 포인트 : 힘을 너무 빼지도 말고 주지도 말고 '균형찾기!'단순히 예쁘고 보기좋은 이미지를 만들기에 앞서 슬라운드의 철학을 잘 꾀어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찾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사실 슬라운드의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말로만 바라보면진지하고, 정직하고, 집념있고, 전문적인 이미지들로 가득차서 매우 무겁게 느껴져요.글자 그대로 진정성과 신뢰가 키워드니까 진지하게 궁서체? 장인처럼 볼드한 세리프로?여러 서체들로 슬라운드를 바라보는데 무언가 계속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로고 스터디의 흔적들.. 서체를 새로 만들어야 하나.. (방황중)진정성과 신뢰와 같은 가치는 이미지로 포장하고 '나 믿음직스럽습니다. 진지해요.'하고힘을 준다고 생기는 게 아닌 것 같았어요.오히려 힘을빼고 덜어내고 담담하게 나의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모습,포장하고 꾸미기보다 본질에 충실한 모습 등이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진정성과 좀더 가깝게 느껴졌어요.그래서 볼드하고 장식된 느낌이 없는 산세리프 서체들로 다시 적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힘을빼려는 의도가 있긴 했지만 또 너무 베이직한 느낌의 이미지가 되어버리니너무 약해보였어요. (슬라운드는 강한데..)그래서 또다시 산세리프냐.. vs 세리프냐..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우리의 사장님들은 나에게 많은 시간을 허락해주지 않는데..조금씩 조급해지기 시작했어요..ㅋㅋ그러다 문득 중도를 택해보기로 합니다.바로 길산스(Gil Sans)!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서체 - 길 산스 / 창시자 에릭 길 (인상부터 강렬..)20세기 모더니즘을 반영한 대표적인 두 가지 서체가 있습니다.바로 독일의 푸투라(Futura)와 영국의 길 산스 (Gil Sans) 인데요.두 서체 모두 타이포그래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서체들로 탄생 이후 현재까지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전통성 계승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제가 선택한 길산스는 전통과의 소통을 통해 탄생한 실험적인 서체입니다.영국을 대표하는 실험적인 서체  길산스!모던한 산세리프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골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세리프가 가지고 있는 모양과 비례를 그대로 적용한!즉, 산세리프의 간결함과 세리프의 우아함을 잘 조화시킨 '융합형 서체' 입니다.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일환인 '실험 정신'에 기인한 시도라고도 평가받고 있고,일반적인 모던서체들과 비교했을때, 보다 무게감 있는 비례임에도 불구하고투박하기보다 은은하고 우아한 느낌이 듭니다. 슬라운드 로고 중간단계슬라운드에 적용해보니 기본적인 산세리프보다 힘이 좀 더 생긴 느낌이에요.다만 길산스의 'S'에 세리프의 붓터치가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스르르 잠드는 편안한 인상을 담기 위해 좀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형해서 적용했습니다. 1) 두번쨰 개발 포인트 : 기본과 기준의 차이!일단 길 산스로부터 중도의 균형점을 찾은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슬라운드에 밀착된것 같지 않았어요. 특히 'S'를 부드럽게 변형하고 나니 뭔가 힘이 부족한 느낌..슬라운드는 베이직 하면 안되는데.. 좀더 고집이 필요해.. 매트리스도 고밀돈데..라며곰곰히 생각해다가 문득  '기본과 기준'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슬라운드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고객들의 리뷰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많은 고민을 통해 신중하게 구매한 슬라운드 매트리스가 '좋은 매트리스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기준'이라는 이미지를 좀더 강하게 표현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그래서 기준을 어떻게 시각화 할 것이냐는 고민하다가! (고민이 정말 끝이 없네요..)기본과 다르게 기준은 명확한 지점이 있다는 포인트에서 직관적으로 '기준점'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image 04 - 기준점 뜻 (계산하거나 측정할때 기준이 되는 점 / 어떤 것을 할 때 기준이 되는 생각이나 사실)점과 동행하게 된 워드마트 로고그래서 최종적으로 슬라운드는 이름표에 점 (dot)을 데리고 다니게 되었습니다.슬라운드가 좋은 매트리스의 기준입니다!ㅋㅋ한편, 심볼이미지 보다는 워드마크 타입의 로고가 여러 터치포인트에 활용도가 높아서 워드마크타입을 메인 로고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웹이나 모바일의 프로필 썸네일에서는워드마크타입이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인스타, 카카오톡, 페이스 북 등을 보면 작은 동그라미에 이름표를 넣어야 하죠)그래서 웹, 모바일, 원형 썸네일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심볼타입의 모노그램을 추가로 계획했습니다.스르르 스탬프 도장 - 모노그램 심볼'기준'이라는 컨셉을 표현하기 위해 도장을 꽝 찍은 이미지에서 모티프를 얻었고,Slound의 'Sleep soundly'라는 부드러운 어감을 전달하려고 열린원의 형태를 적용했습니다.힘을빼지도 주지도 말고, 균형점 찾기! 라는 미션을 통해 슬라운드의 로고와 모노그램이 새로 탄생했습니다.다음화에서는 슬라운드 아이덴티티 컬러에 대해 이어서 소개할 예정입니다.(이미 어느정도 보여지긴 했지만.. 아직 포인트 컬러는 공개가 안되었어요!)파랑파랑+엄격군청 슬라운드가 좀 더 편안하고 진정성 있는 색을 보여주게 되는 과정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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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의 중요성

2009년 가을,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하겐베크 동물원(Tierpark Hagenbeck)에 방문하고나서 공간을 이해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하겐베크 동물원은 철장이 없는 방사식 동물원으로 유명하다. 같은 대륙의 동물들이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게 하되 각 서식지 사이에 해자(성 주변에 둘러 판 도랑)를 만들어 서로 해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사람의 시선에서는 해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치 광활한 평지에 여러 동물들이 자연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습성에 따라 함께 지내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동물들은 함께 서식하고, 많은 동물들이 인도에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세계 최초의 방사식 동물원. 출처 : 하겐베크 동물원 페이스북 페이지 하겐베크 동물원은 우리 안에 갇힌 동물들을 "관찰"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자연 서식지에 인간이 "방문"하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사람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 중심의 공간이었다. 이 경험이 신선한 충격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을 방문한 가족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동물원의 중요한 역할은 교육에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방사식 공간 구성은 동물들의 자연 서식을 조금이나마 더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생명 존중의 가치관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공간을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호기심이 많다보니 궁금증이 생기면 끝없이 구글 검색을 하는 편인데, 공간의 효율성이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병원의 공간 연구,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사무 공간 연구에 대해서 많은 논문을 뒤져보았다. 사실 당시 대학원 유학 준비를 시작할 때였는데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의 근원지인 스탠포드 디자인 프로그램이 유일한 목표였던 나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는 코넬 대학의 공간 디자인 연구 박사 과정에 동시 지원하기도 했다. (스탠포드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공간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무 공간 역시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넓은 공간에 좋은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고, 회의실을 여러개 만들어두고, 비싼 인테리어 마감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하루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사무 공간이야말로 과학적인 배려가 필수적이다. 디즈니, 3M, 페이스북과 같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공간 연구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여 홀로 집중할 수 있는 공간, 협업을 유도하는 공간 등의 다양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미흡하지만 개방과 폐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렌딧의 사무 공간. 렌딧 민트가 포인트인 Lendit Wall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개방 공간 Creative Hall1:1 회의 공간.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천장 개방전체적으로 개방된 공간에 각자의 자리가 있기 때문에 가끔씩 필요한 1인 집중 공간 Burning Man좀 더 편안한 분위기의 공용 휴식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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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브랜딩을 하면서 느낀 10가지 것들

사실 브랜딩이란 단어와 제가 하는 일이 맞는가... 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 큰 개념으로 생각해보면 무엇이든 브랜딩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럼 너무 광의적이잖아요. 직무적으로 제가 하는 것이 브랜딩인가...를 고민해봤을 때는 뒤통수를 긁적이게 되기 일쑤더라구요. 너무 긁어서 두피에 여드름생김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봤어요. 어떤 브랜딩이든 정성적인 개념에선 결국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말입니다. 흔히 소개팅에 비유를 많이 하잖아요. 그걸 직무로 좀 나눠보면 이런 느낌이었어요.어쨋든 내가 구구절절 내 자랑을 늘어놓는 거 말고, 상대가 자발적으로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브랜딩에 가깝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느끼는 사람(소비자)에게도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어야 판단의 기준이 설 게 아니겠어요.경험을 통해 느꼈다. 이것은 부드럽구나..그 정보의 종류를 나눠보니 이랬어요.얼굴이 겁나 괜찮은거야. 이건 비쥬얼브랜딩이죠.목소리가 너무 자상하고 말을 이쁘게 해. 이건 애티튜드예요.생각이 너무 올바르고 멋진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 이게 철학과 본질이죠.대화의 주제가 매력있고 재미있어요. 이건 콘텐츠브랜딩이예요.내 맘에 쏙드는 데이트 코스를 만들고 매너도 좋아요. 이건 UX브랜딩이죠.이런식으로 결국 다양한 방식의 정보가 전달되어야 그걸 토대로 소비자도 어떠한 이미지를 그려내고 판단을 하기 마련이예요. 브랜딩전략이란 것은 이런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하고 잘 만들어내느냐....이런 걸 의미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좀 내부의 비효율을 줄이는 방향을 추구하지만 말이예요. (쓸데없이 회사소개서 다시 찍고 창고에 박아두는 그런거...)저는 물론 저 위의 내용 중에서 얼굴을 담당하고 있어요. 예쁘게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센스만 치덕치덕 대는 것보단 일단 물마셔서 피부수분부터 보충하는게 먼저라는 생각입니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쭈욱...일을 해왔는데 한 번 쯤 그간 느꼈던 것에 대해서 정리해보고 싶었어요.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름 선방하기도 했고, 구글이나 네이버에 이것저것 나오는 거 보니 개판치진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잘한걸까?' 라는 질문에는 머뭇거려지네요. 최선을 다했긴 했지만요..아패로도 개속...그래서!!핫바리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느낀 것들 쭈욱!~생각해봤습니다..작년 7월7일...1. 브랜딩은 광고일까...말이 많아서 손해보는 브랜드도 있다는...브랜딩은 분명 정보를 제공한단 점에서 자칫 광고와 헷갈릴 수 있는 것 같긴해요. 이건 마치 이런 느낌이예요.광고는 완성된 퍼즐을 이거 19,900원에 팔아요! 이쁘고 재밌음!! 이라고 판매중심의 정보를 제공해요.브랜딩은 퍼즐을 한 두개씩 던져주면서 고객들이 스스로 퍼즐을 맞추게 해요. 그리고 오오..... 맞춰보니 이쁘군? 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죠. 단서중심의 정보를 제공해요.처음에 광고같을까봐 쫄아서 애프터모멘트를 회사이름을 쓰는게 맞는걸까...도 고민했거든요. 아직도 계정이름이 'roysday' 인 것은 그 때 당시 제 예명이 ROY였기 때문이예요. 홈페이지 링크도 못올렸고, 제가 뭘 운영한다, 전 누구다! 도 얘기할 수 없었어요. 그건 쫄아서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오히려 잘한 것 같긴 해요.2. 내가 누군지 모르면 어떡하지...1번과 비슷한 맥락으로 소비자가 빨리 나를 인지했으면 하는 조급한 마음이 안들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궁금한 분들이 먼저 찾아오시더라구요. 심지어 어떻게 전화번호는 알았는지, 어떻게 메일주소는 알았는지 돌아돌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서 연락을 주셨어요. "아니 대표님 왜 컨택포인트가 아무데도 없어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었죠.. 생각해보니 사고싶은 물건이 있으면 구글이미지 검색을 해서라도 찾아내는 게 또 소비자예요. 물론 UX적으로 원활함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게 먼저는 아닌 것 같아요. 도대체 여긴 뭘까..라고 궁금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 아닐까..합니다.3. 아다리의 중요성브랜딩은 전략도 중요하지만 아다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시장상황도 있겠으나, 뭔가 터졌을 때 그걸 감당하고 유지할 수 있는 내부상황도 중요하죠. 내부에 시스템과 역량을 잘 다듬어야 하는 이유예요. 아다리는 항상 뜬금없이 갑작스레 오거든요. 내일이라도 터질 것처럼 내부관리를 잘 해야해요.저 같은 경우는 쓰지도 않을 맥북을 사놓고 쓰지도 않던 스케치도 구매해서 깔아놓고, 줄 데도 없던 소개서를 있어보일라고 만들고, 허접하게 뚝딱뚝딱 만든 홈페이지도 나름 있긴 했거든요. 바빠지기 시작하니 그런걸 손댈시간도 없더라구요. 미리 만들어놓길 잘했어요....ps. 아다리와 더불어 중요한 건 촉입니다. 결국 인생은 한방...4. 레퍼런스의 양면성잘된 브랜딩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예요. 많은 인사이트와 행동방식을 배울 수 있죠. 하지만 한편으론 결과편향에 빠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결과가 잘됬으니 과정도 옳은 것이다!..라는 논리가 되어버리면 자칫 오판할 수도 있거든요. 또는 레퍼런스를 너무 맹신하는 것도 마찬가지구요.아마존과 월마트가 이렇게 했으니 우리도 이렇게 하자!! 라는 건 꽤나 매혹적이지만 위험할 수 있는 발상이예요. 우리는 우리의 방식을 만들자! 가 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하기로 했으면.. 아래 9,10번이 중요해져요. 5. 브랜딩은 비용과 엉덩이싸움기술도 좋고 철학도 좋고 뭐 다 좋지만 결국 실천은 돈과 엉덩이에서 비롯돼요. 뭔갈 만들거나 제작하는 데에는 적든 크든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예요. 하지만 브랜딩은 지속력싸움이기 때문에 그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죠. 그래서 비용관리와 엉덩이힘은 아주 중요해요. 조회수가 1/100로 떨어져서 1달내내 아무 반응이 없어도 그냥 꾸준히 묵묵히 글을 올려야 했는데... 이런 지루하고 긴 터널을 지나는 싸움에서 필요한 건 '무상무념' 인 것 같아요. 물론 긍정적인 마인드와 열정도 좋겠지만... 지속성이란 건 꽤나 사람을 지치게 만들거든요. 기대와 실망의 반복으로 지치기보단 멍하게 꾸준히 올리는 게 좋을 수도 있어요.6. 철학보다 행동철학은 매우 중요해요. 하지만 기업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이미 철학이 구현된 거잖아요. 이제부턴 행동을 해야해요.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해서 제공해야 해요. 그리고 그걸 다른 가치로 교환할 수 있어야 하죠. 하루종일 내 본질과 초심은 무엇일까... 이것의 철학과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를 고민하고 워딩을 짜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걸 고민하는 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고객은 다른 곳을 보고 있어요. 여전히 문제는 발생하고 있구요. 해결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당장 뛰쳐나가서 해결을 해야해요.앱사업을 하고 있으면 앱사업의 본질은 앱이예요. 그 앱으로 뭘 해결하고싶은지, 그리고 그게 해결되고 있는지. 그게 본질이죠.콘텐츠사업을 하고 있다면 콘텐츠가 본질이예요. 콘텐츠로 무슨 메시지를 주고싶은지 제대로 주고있는지. 그게 본질이예요.전 브랜딩을 한다고 하지만, 막상 클라이언트 사무실가면 제일먼저 창고정리부터 하게 되더라구요.그들에겐 정리되지 않은 시스템과 파일, 엉망진창이 창고가 제일 시급해요. 그것부터 정리하고 동선을 다시 짜고, 파일을 지우고 폴더링을 다시하고, 흩어진 가이드들을 모으는 것이 더 중요했어요. 철학을 논하고 있는 사이에도 실무자들은 여전히 엉망진창인 창고에서 헤매고 있잖아요. 철학은 생각하고 곱씹는게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내는 거예요.문제부터 해결해요.7. 매출은?이 부분이 제일 예민한 것 같아요. 매출과 브랜딩이 마치 대척점에 있는 것 같이 자꾸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어요.브랜딩은 인지도다! 그러니 일단 많이 알려야 사람들이 오는 거고, 사람들이 모이고 나면 궤도에 오를 거고 그 때 우리 색깔을 찾아도 늦지 않다. 근데 여기서 많이 알려서 사람들이 오려면 유인책이나 셀럽이나 이런 외부 리소스가 필요하다.얼핏 들으면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것 같은데 맹점이 있어요.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우리의 인지도가 높아져서가 아니고 유인책이 있었기 때문이예요. 유인책에 의해 몰려와서 우리 브랜드를 잘 알았다고 해봐요. 물론 절대량이 많으니 확실히 매출이 많아지긴 할거예요. 하지만 그게 궤도에 오른 걸까요. 그 때가서 우리 색깔로 바꾸면 사람들이 '아 그렇구나! 대단해! 멋져!' 하면서 끄덕거려줄까요. 냉정하게 얘기하면 이래요. 사실 돈을 가지고 시작하시는 게 속편하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전략을 이것저것 해보면서 결국 하나가 잡히면 쭈욱 밀고 나갈 수 있는 자본. 이건 뭐 그래요 거의 치트키죠.BUT하지만 돈은 은행에 있는 것이니 우리에겐 돈이 많지 않을거예요. 돈이 많지 않은데 자꾸 이것저것을 하려고 하니까 괜히 생각만 많아지는 거예요. 하나만 정해서 하나라도 제대로 해요. 서버가 개판이라서 자꾸 앱이 다운되면, 물론 증설을 해야겠죠. 근데 당장 그게 안된다면 클레임대응을 정말 황송하고 감동스럽게 해야해요. 꾸준히 그렇게 해요.카페를 하는데 난 커피보다 편안한 공간이 더 중요하다. 라고 하면, 원두는 평타로 하고 겁내 편안하고 안락한 의자와 공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해요. 메뉴판도 신경쓰지 마요. 간판도 몰라요. 그냥 편한 의자와 책상에 공을 들여요. 돈이 없잖아요. 자꾸 눈에 보이는 멋진 것을 만들려고 하면 안돼요. 하나라도 제대로 되고 있는 게 중요해요.한정된 곳에 돈을 써야한다면, 하나에만 집중해요.+더불어, 매출을 늘리자! 라는 말은 사실 좀 이상한 말이예요. 매출은 '효과' 에 가까워요. 마치 '배가 부르자!' 라는 느낌이죠. 우린 밥을 먹자! 라고 얘기해야해요. 밥을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거잖아요. 어떤 행동을 할 지를 규정해야지 자꾸 효과에 대해서 논하면 안되는 거예요.물론 이 말이 효과를 무시하란 게 아니예요. 배가 부르고싶다는 욕망은 달성이 되어야 해요. 다만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먹을 지가 중요하죠. 물만 벌컥벌컥 먹어도 배는 부를 수 있거든요. 화장실 한 번에 사라져버리지만요.8. 단점은 역으로단점은 잘 보완이 안돼요. 그걸 자꾸 보완하려고 하면, 강점은 점점 희미해지고 애쓰는 모습만 보여요. 소비자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애쓰고 울고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단점을 숨기고 이빨까라는 건 아니지만 역이용은 항상 옳아요.공간이 좁아터졌으면 퍼스널한 1인식당으로 가는거고, 직원이 없이 혼자 일하는 거면 컴퓨터를 들고 직접 클라이언트네로 갈 수 있는 거예요. 작은 회사면 유도리를 강조하고, 비전공 디자이너면 포폴 이외의 능력을 무기로 삼는 거예요.우리의 강점이 뭘까!! 가 확실하지 않다면 (대부분의 강점은 추상적이더라구요... 단점은 구체적이고..) 구체적인 단점을 역이용해봐요.9. 말했으면 지켜야해요.전략과 인사이트에 대해서 회의하고 결론을 내는 건 솔직히 재미있고 보람찬 일이예요. 하지만 말의 희열에 빠지면 공허의 굴레에서 빙빙 돌다가 서로 지쳐요.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기로 했으면 하는거고 데드라인은 목숨걸고 지키는 거예요. 섭외하기로 했으면 뛰어가서 빌든, 사정을 하든, 무리수를 던지든 해서 무조건 섭외하는 거예요. 모두가 얘기만 하고 있고 아무도 발에 물집잡히지 않는 브랜딩은.... 뭐랄까.. 그냥 흥미진진한 썰풀기와 비슷해요.10. 그리 멋지지 않아요.브랜딩은 아름답고 예쁘지 않아요. 결국은 실무자가 밤을 새고, 누군가와 갈등이 생겨요. 만들어야 할 건 많아지고 일에 치이고 허덕이게 돼요. 돈이 들어가고 불안해지고 누군간 퇴사도 해요. 화합과 애정으로 나아가면 최고지만 가끔은 싸우거나 의가 상하고 오해가 생길때도 있어요. 누군간 악역을 맡아야 할 때도 있어요.만약 모두가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면 정말 완벽한 사내문화를 지니고 있거나, 아니라면 높은 확률로.... 그냥저냥 서로 즐거운 수준까지만 일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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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디자인>'블랭크 코퍼레이션' 리브랜딩

'월간< 디자인 >' 7월호에 최근에 진행한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리브랜딩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아래는 월간 디자인 기사 전문입니다.디지털 시대를 위한 본질을 만들어내는 공장블랭크코퍼레이션의 타입페이스와 그래픽 모티브, 브랜드 마크를 조합한 포스터를 오피스 한쪽 공간에 부착했다."스스로를 재창조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오늘날의 성공을 가져다준 모든 것을 반복해서 한다고 미래에 또다시 성공할 것이라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인스타그램 대표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의 말처럼 세상은 등가속도로 무섭게 변하는 중이다. 콘텐츠와 커머스 또한 디지털의 문법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판도 속에서 2016년 2월 론칭 이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블랭크TV가 최근 브랜드명을 ‘블랭크코퍼레이션’으로 확장해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했다. 론칭 3개월 만에 매출 15억 원을 돌파하고 최근에는 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블랭크코퍼레이션. 이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순항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뭘까?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다.명함홀더와 명함블랭크코퍼레이션의 캘린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시작은 셀프 다운펌 크림으로 남성들 사이에서 그루밍 브랜드로 각광받기 시작한 블랙몬스터Black Monster를 론칭한 비디오 커머스 전문 기업이었다. 스마트폰 헤비 유저들은 대체로 정보를 동영상 형태로 받아들인다는 데 착안해 일찍이 영상 콘텐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추구하는 본질은 슬로건인 ‘라이프 니즈 솔루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일상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는데 이를 기획, 생각, 플래닝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최근 론칭한 몇 가지 브랜드를 살펴보면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비전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소소생활은 가볍고 건강한 식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소소반끼, 소소한바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시간이 없어도 가능한 한 건강하게 끼니를 챙기고 싶은 젊은 세대의 니즈를 포착한 것이다. 이 외에도 반려동물 브랜드 아르르Arrr는 단순히 ‘애완’이 아닌 ‘반려’에 초점을 맞춰 배변 교육을 위한 스프레이 등 반려동물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꼭 필요한 제품만 선보인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물건을 잘 만드는 공장을 찾고 필요한 물건을 고품질로 디자인해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기능과 사용법, 효과 등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를 짚어냈다는 점이다. 즉 제품이나 브랜드를 만들기보다 생각과 기획을 판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다 명확하게 지칭하기 위해 새로운 이름에는 기존 미디어나 방송국을 연상시키는 ‘TV’라는 단어 대신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으로서 ‘코퍼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빈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살려 소비자의 삶에서 해결되지 않은 ‘빈’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슬로건을 녹여냈으며, 다양한 종류의 내부 브랜드를 하나로 아우르는 메가 브랜드로 기능하는 것이다.마더그라운드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된 토트백블랭크코퍼레이션 전용 서체 blank sans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CI 디자인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로고 디자인의 모티프는 공장과 솔루션에서 가져왔다. ‘factory’라는 단어 중 접두어 ‘fac’의 어원이 ‘하다’, ‘만들다’의 뜻이 있다는 데 착안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공장의 의미를 담았다. 블랭크를 뜻하는 검은색의 빈 영역은 삶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으로 지칭했다. 누군가는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접근 방식을 표현했다. 완성된 CI는 공식 웹사이트와 전용 서체는 물론, 새롭게 디자인한 오피스 공간과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에도 적용해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업을 일관적으로 나타냈다.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브랜드나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난다. 그만큼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는 채널도 부지기수다. 냉정하고 혼란스러운 이 시장에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상생할 수 있는 제조업을 발굴하고, 소비자들의 생활 속 사소한 문제점을 연구해 끊임없이 해결해나가려는, 본질을 향한 집요한 태도로 승부한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그들이 지금까지의 성공 가도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혀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백 마디 말보다 명확한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브랜딩 디렉터 : 나세훈디자인 : 송인욱,오영은,박선희,하지은월간<디자인>글 : 백가경 프리랜서 기자편집: 김은아 기자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8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월간디자인에 소개된 내용을 토대로 공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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