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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써봐요 Google Web Designer!

안녕하세요. 이번 기술 블로그 글을 맡은 spoqa 디자이너 Been입니다 ^^ 회사에서 그래픽디자인을 맡고 있으며 기술 블로그 글을 쓰는 건 처음입니다.회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접하게 된 Google Web Designer 베타버전에 대해 글을 쓰려 합니다. Google Web Designer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알게 된 기능과 느낀 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먼저 Google Web Designer 는요, 근래에 구글에서 개발한 웹 디자인 프로그램입니다. 위키백과에 검색해보니 이렇게 설명이 되어있더군요.Google Web Designer is a program for Windows and Mac from Google for creating interactive HTML5 sites and ads for any device.웹 페이지를 만들거나 웹 배너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실행해보니 기능이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협업하기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디자인하듯 그리거나 배치한 것이 HTML/CSS 언어로 바로 변환돼 표시 됩니다. * 구글에 검색하시면 쉽게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최근 크리스마스를 맞아 저희 SPOQA에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각 매장 태블릿기기에 들어갈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습니다. (도도 매장을 방문하시면 태블릿 기기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제작하며 프로그램에 관해 느낀 점과 그에 관련된 짤막한 기능들을 설명하겠습니다.우선 간략하게 작업 창을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1. 설치한 Google Web Designer를 더블클릭하면 구글같이 생긴 아래 이미지가 뜹니다.2. 파일 - 새 파일을 누르면 작업 창 설정 창이 뜹니다.3. 플래시처럼 레이어를 생성해 소스를 하나하나 움직이기 위해서 새 파일에서 배너를 선택, 태블릿 해상도(or 원하는 크기, 저는 태블릿에 들어갈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했기에 태블릿 해상도에 맞췄습니다.) 크기에 맞춰 작업 크기를 설정해 줍니다. 파일의 이름을 지어준 후 애니메이션 모드는 고급 모드로 설정 후 확인을 누릅니다. (빠른모드에서는 레이어 생성을 할 수 없습니다.) * 파일은 html로 저장됩니다.4. 짠작업 창이 떴습니다. 이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겠죠? ^^ 저 하얀 작업 창에 소스를 집어넣고 이것저것 움직임을 주면 대강 이런 모습이 나옵니다. 평소 디자인 프로그램을 사용해보신 분들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다루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사용해보니 마치 일러스트레이터 + 플래시 + 드림위버 미니 버전 같습니다.다음으로 작업하며 사용했던 기능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소스소스들은 파일 창에서 작업 창으로 드래그하셔서 쓸 수 있습니다. 소스를 옮겨놓으면 자동으로 images라는 폴더가 생성되는데 그 안에 옮겨놓은 소스가 들어있습니다. 같은 소스를 또다시 끌어다 놓으면 자동으로 복제됩니다. (작업 창과 images 폴더에)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처럼 상단 메뉴바에서 이미지를 불러올 수는 없습니다.레이어소스가 작업 창으로 옮겨지면 레이어가 생성되는데 이 레이어의 이름을 지정하고 싶으면 오른편 속성 창에서(오른쪽이미지) 요소 밑에 있는 ID로 이름값을 지정해 주면 됩니다. HTML스럽네요. 아무리 레이어에서 더블클릭을 하고 우클릭을 해도 이름 변경이 안 됩니다. 레이어의 위아래 순서는 끌어 옮겨서 바꿀 수 있고 레이어를 선택하고 Ctrl+c, Ctrl+v 하면 선택된 레이어가 복제됩니다. 상단 메뉴바의 수정에서도 가능합니다. (타임라인 복제가 아니라< 레이어=화면의 소스>만 복제됩니다.) 각 레이어를 클릭하면 오른편 스타일 창에서 해당 코드를 보여줍니다. 레이어 오른편에 휘어진 화살표를 클릭하면 해당 레이어 재생 수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없음/2회/무한) 세 가지 옵션입니다. 그래서 옵션을 무한으로 설정하면 해당 동작이 계속해서 반복합니다.타임라인타임라인의 시간 범위를 설정할 수 는 없습니다. 그저 원하는 마지막 시간위치에 키프레임을 놓는 것이 범위 설정 방법입니다. 원하는 위치에서 우클릭을 하면 키프레임을 삽입할 수 있습니다. 타임라인을 복사해서 다른 레이어에 붙일 수 없습니다. 타임라인 위의 키프레임들이 중복 선택이 안 될뿐더러 alt+탭을 눌러 개별 복사하는 기능도 먹히지 않습니다. 키프레임과 키프레임 사이에 마우스를 대고 우클릭을 하면 easing(이징) 기능이 있습니다. 움직임의 가속과 감속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기타기능타임라인 윗부분에 코드 보기를 누르면 디자인한 작업의 전체 코드를 작업 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옆의 미리 보기를 누르면 브라우저로 작업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는 크롬과 인터넷 익스플로러 두 가지입니다. 타임라인의 재생버튼을 누르면 작업창 안에서 작업물이 동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재생버튼 옆의 휘어진 화살표를 누르면 재생이 계속 반복해서 됩니다. 맨 오른쪽의 게시버튼은 작업물을 추출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이미지를 선택하시고 상단 메뉴바의 변환컨트롤이라는 부분에 체크를 하시면 해당 이미지의 크기나 각도를 조절 할 수 있습니다.그 옆은 오브젝트들을 정렬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맨 오른쪽은 사진의 설명처럼 레이어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버튼입니다. 그 외 3D기능, 간단한 오브젝트를 그리고 칠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있습니다.이제 마지막으로 작업한 결과물을 추출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추출법다 만든 작업물을 추출하는 것은 미리 보기 옆의 게시 버튼을 눌러 할 수 있습니다. 추출하면 zip으로 압축되어 나오고 그 안에 Index.html과 사용한 소스파일들이 들어있습니다. 아래는 게시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창입니다. 원하는 이름과 위치를 지정해 주고 파란 게시버튼을 누르면 끝! 이렇게 완성된 도도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은 곧 혹은 이미 도도 매장의 iPad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아쉽게도 갤럭시 노트 10.1은 프레임 문제로 지원하지 않아요.) 만약 구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를 쓰신다면 PC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이상 제가 알게 된 구글 웹디자이너 프로그램 기능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 정말 필요한 기능들만 모아 간결하게 만들었네요. 복잡하게 여러 메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보이는 것들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점이 그렇게 느끼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존 디자인 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배치와 생김새가 프로그램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데 일조했습니다. 하지만 사용한 기능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타임라인 조작인데요, 타임라인 선택복사가 되고 복수선택이 되어 전체복사가 되면 좀 더 편리하고 참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기능 설명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위키 백과공식 사이트#스포카 #디자인 #디자인팀 #디자이너 #구글 #웹디자이너 #구글웹디자이너 #꿀팁 #스킬스택 #스택소개 #인사이트 #경험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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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눈에 비친 조금 다른 세상 20가지

저도 원래 그렇진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턴가 눈에 색다른 콩깍지가 씌이더라구요. 아마 직업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필터가 존재하기 마련인가봐요. 하루 종일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는 디자이너에겐 가끔 세상이 1920x1080픽셀의 세상으로 보이기도 해요. 친구들과 길을 걷다가도 왠지 혼자만 불편해지는 지점이 생겨요. 때론 아무도 모르지만 혼자 발견하고 키득키득하기도 해요. 용기내서 "저건 HG꼬딕씨 폰트야!" 라고 말해도 친구들의 반응은 "어쩌라고." 예요.그럴때면 종종 시무룩해지긴 하지만, 디자이너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꽤나 흥미진진한 일이예요. 제목만 보면 디자이너의 인사이트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 같을 거에요. 하지만 제 글은 그런 걸 다루지 않아요. 인사이트 얘기는 브런치에 쳐보면 오조오억개가 나와요. 우린 길거리와 책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룰거에요. 자 시작!1. 간판 자간틀린거 보기지나가다가 간판 자간이 엉망이면 불편해져요. 너무 좁으면 가독성을 걱정해줘요. 아이고 세상에 사장님..저에게 맡기시지.... 저래서야 손님들이 읽을 수나 있겠어요.. 또는 메뉴판을 볼 때도 행간이 보여요. 손글씨 메뉴판은 왠지 오른쪽으로 점점 올라가는 글씨가 거슬려요.2. 폰트알아맞추기CGV가서 광고보다보면 광고 중 80%에 모두 HG꼬딕씨 폰트가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런걸 보면서 혼자 괜히 뿌듯해져요. 헤헤 알아냈다..하면서. 저건 노토산스! 저건 나눔! 저건 헬베티카! 저건 가라몬드다! 이런거 알아내면서 으쓱해져요. 괜히 옆자리 애인에게 자랑해요. 저건 헬베티카 쓴거다?... 3. 광고사진 픽셀 깨진 거 찾아내기전단지나 지하철스크린도어 광고보면서 뭔가 픽셀깨진 거 보면 불편해져요. 여백 잘못줘서 살짝 흰색 나온 것도 발견해요. 디자이너는 세상을 픽셀단위로 봐요. 옆친구가 말해요. '그런 것 좀 찾지마.'4. 괜히 광고보면서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리하기음..저건 일단 레이어 마스크씌우고 배경지운다음, 오브젝트에 블러주고 레이어 하나 더 만들어서 블렌딩해서 만든거겠지... 저건..저건 저건 뭐지? 저건..음.. 일단 일러로 선 따서 오브젝트 만들고, 3D로 눕혀가꼬 돌출 효과 준다음, 포토샵으로 넘겨서 왼손으로 이렇게, 오른손으로 이렇게 한거겠다!! 라고 생각하고 뭔가 내가 다 아는 스킬이면 뿌듯해져요. 저건 어케 만들었지?? 하고 궁금해지면 그 때부터 뭔가 불편해..뭔가 찾아보고 싶어. 5.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가끔 텀블벅에 펀딩중인 디자인제작물이나, 핀터레스트와 비핸스에 올라온 거 보다보면 양가감정이 들어요. 하아..얘네들은 왜이렇게 잘하는거지? 내 손은 왜 너구리손이지?..찰흙으로 만들어졌나?...거의 태양의기사 피코손이야.. 하면서도 한편으론 저 정도는 나도 맘만 먹으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만드는 방법이 대략 머릿속에 그려지면 자신감이 갑자기) 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일단 맘을 먹질 않는다는게 문제고, 방법을 아는 건 사실 중요치 않아요. 저 발상을 했다는 게 중요하니까..6. 정렬틀린거 불편해하기뭔가 책높이가 안맞으면 불편해요. 다 빨간색인데 노란색이 하나 있으면 이상해요. 뭔가 혼자 정렬 안맞고 한 칸 정도 들여쓰기 되어있으면 아..저걸 어떻게 하고 싶은데..하앍... 저..저걸..제발..옮겨줘!!!! .....윈도우 계산기의 1픽셀....7. 격자무늬 투명으로 보기디자이너에겐 투명으로 보여요. 이젠 하도 익숙해져서, 저 어지러운 투명레이어 위에서도 뭐가 뭔지 대략 알 수 있어. 8. 새끼손가락 항상 컨트롤에 두기뭔가 편함네, 새끼손가락이 항상 뭔가 긴장해있어. 지금 타자치고있는 데도 뭔가 새끼손가락이 당장이라도 컨트롤을 누를 것 같아. 그리고 검지는 항상 S를 누르기 위해 노력하죠. 보통 타자칠때 오른손의 중지는 'ㅏ'를 누르게 되어있어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자꾸 O를 누르려고 한다고. 뭘 자꾸 열려고 하는거야... 9. 모니터는 최대한 가까이 보기바른 디자이너의 자세모니터가 얼마나 큰 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32인치가 아니라 32인치 할아버지가 와도 난 모니터를 5cm앞에서 바라볼 거야. 아이맥이면 다를 것 같지? 아니에요. 아이맥은 좀 더 선명하게 5cm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어쨌든 바라보는 거리는 변하지 않아요. 10. 책표지 보면서 레퍼런스찾기괜히 이쁜 책보면 사진 찍어벌임.. 그리고 어딘가 저장해요. 레퍼런스 해야지이~ 하면서. 그리곤 어디갔는지 몰라..기억에서 사라져요.11. 매거진의 가독성 비판하기이건 좋은 매거진!안읽히면 대차게 비판해버려요. 아 이거...뭔가 한 눈에 딱 안들어와!..하면서 갑자기 안물안궁 크리틱을 시작해요. 아..이거 폰트만 너무 크게 해놓고 여백이 너무 좁네.. 행간도 되게 애매하고. 하며 꿍시렁꿍시렁 하다가 매거진을 내려놔요. 안읽히면 안보면 되지만, 디자이너는 굳이 안 읽히는 이유를 찾아요.12. 모든 곳에서 콘센트 발견하기차..찾았다!!디자이너에게 카페는 단순히 티라미수와 커피를 먹는 곳이 아니에요. 메뉴와 분위기를 봄과 동시에 와이파이와 의자, 책상의 편의성, 그리고 콘센트의 위치를 함께 봐요. 제 아무리 이쁘고 힙해도 콘센트가 없다면 그 곳은 미미의 집 같은 곳일 뿐이에요. 13. 이쁜소품보면 찍어놓기커...커여워!!!!!!!!!인스타에 올리려고 찍는 게 아니에요. 물론 종종 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언젠가 굿즈 만들 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찍어놓는 거에요. 도대체 그 굿즈는 언제 만들게 될런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도 이런거 만들어봐야지!!~ 하는 마음은 모두가 매한가지예요.14. 아티클있으면 저장해놓기(안봄).....저장해놓고 안봤어요...페북과 구글 등등 SNS에선 온갖 종류의 디자인 관련 아티클과 정보가 넘쳐나요. 와씨 이건 진짜 개꿀팁이다!!! 레알 이거 나중에 꼭봐야지!!! 해놓고 즐겨찾기에 넣고 게시물을 저장해요. (그리곤 내면 깊숙한 어딘가에서 이슬로 사라졌다고 한다..)15. 카페옆자리 디자이너 시안보면서 부러워하기강남 빈브라더스 가면 주변에 디자이너가 3명이상은 반드시 있어요. 스벅에도 마찬가지예요. 할리스는 공부방 모드로 좌석이 바뀐 이후론 거의 성지가 되었어요. 상수역 골목에 이리카페도 디자이너 천지에요. 제비다방도 디자이너가 우글거려요. 화장실가다가 담배피러 나가다가 옆 사람 시안 슬쩍 봐요. 잘해요. (못해도 잘해보여요.) 괜히 부러워요. 흥. 잘하네.16. 새메일 무서워하기안심.아침에 일어나서 새메일 +2가 떠있으면 무서워요.  17. 후드티 사랑하기후드티는 여러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최고의 유니폼이에요. 머리를 안감았을 땐 모자를 쓰면 되고, 엎드려 잘 때도 모자가 크면 훌륭한 암막커튼이 돼요. 후드티엔 기모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부들부들하니 좋아요. 후드는 한사이즈 크게 입어야 또 제맛이에요. 그리고 주머니에 뭔가 그득그득 들어있고. 오래 입어서 뭔가 소매가 헤져있으면 더욱 빈티지스러워요. 후드티에 회색츄리닝을 입고 노트북을 들면 다 이길 수 있어요.18. 오르막길 힘들어하기오래 앉아있다보면 합정역 계단도 트래킹코스가 돼요. 19. 콜라보제품보고 감탄하기괜히 콜라보제품보면 우왕우왕 거림... 괜히 1300K랑 박카스랑 한 콜라보제품 보러가고, 나이키랑 누구랑 콜라보했다고 하면 보러가고, 마리몬드랑 3M이랑 콜라보했다하면 보러가고... 팝업스토어도 짱 좋아해요. 브랜드 팝업스토어 뜨면 왠지 한 번 가보고 싶어요. 그리고 구리다와 예쁘다를 판가름해요. 거의 매사에 크리틱이 생활화 되어있는 것 같아요.20. 살 건 없지만 괜히 프리스비 매장 구경하기괜히.자꾸 보다보면 내 것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자꾸 장비구경해요. 프리스비는 그래도 양반이지. 용산가면 와콤 팝업스토어가 있어요. 거긴 신세계에요. 디자인문구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핫트랙스 꼭 가야해요. 무인양품도 괜시리 들어가봐요. 이걸 사면 왠지 디자인이 더 잘 될 것 같아요. 말도 안돼요. 하지만 기분적인 느낌이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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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속 브랜딩: 벌려놓은 일과 마무리되는 일

일이 생기다, 일이 밀리다.일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 오늘의 일이 끝났다고 내일 일이 없는 것이 아니죠. 심지어 오늘의 일이 안 끝났다면 내일의 일은 괴물이 되기 시작하고, 그렇게 하루이틀 밀리다보면 '아!!...난 왠지 백수에 적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집니다.바로 백수야!!흔하게 일이 밀리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오늘 다 끝내지못한 PPT 나머지 8장은 내일로 넘어갑니다.내일은 보도자료 작성과 행사기획, 카드뉴스제작, 블로그글쓰기을 해야합니다. PPT를 만들다보니 블로그가 또 다음 날로 밀렸습니다.다음 날엔 또 그 날의 일이 있는데 블로그도 해야합니다.그런데, 그 순간 대표님이 어디가서 IR해야하니 PPT좀 만들자고 합니다.(아니 욕! 엊그제 만들었잖아!? 욕욕) 하지만 하라니까 해야죠.문제는 오늘의 일을 끝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난데없이 IR제작이 추가되면서 오늘 일 몽땅과 블로그작성도 또 미뤄집니다.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블로그는 아예 누락되어버렸고, 월요일날 혼납니다. IR먼저 만들으래서 만들었는데, 왜 다른 일 못했냐고 꾸중을 듣습니다.협력업체에선 빨리 자료달라고 메일이 옵니다.겨우 IR 제작이 끝나서 지난 일주일간 밀린 것을 하려고 보니 양이 엄청납니다.이번 주에는 행사준비가 시작되는데, 이걸 다 하다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음. 해결책이 있습니다. 밤의 신에게 소원을 비는 것이죠. 새벽포텐으로 이 일을 마법처럼 끝낼 수 있게 해주세요...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주의 모든 저녁약속을 취소되었고...꿈의 야근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꿈은 '비몽사몽'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일이란 건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종잡을 수 없이 계속 밀어내기식으로 진행되다가 새로운 일이 하나 들어오는 순간부터 사채이자를 빌려쓴 카드 돌려막기의 폐해를 몸소 느낄 수 있게되는데..이 일 빼서 저걸 막으면, 저기에서 또 다른 일이 생기고... 도무지 정리가 안되고 하면 할수록 많아지는 느낌만 들게 됩니다.특히 브랜딩업무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브랜딩이란 단어는 굉장히 설렙니다. 사람들이 보통 이 단어를 들으면 희망과 꿈이 가득해지고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브랜딩은 딱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축포 같은 게 아닙니다. 사실 명백히 따지면 시작부터 이미 되어있었어야 하는 걸 이제서야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부터 브랜딩을 할끄야!!!! 라는 외침은 새해 해돋이를 보면서 올해는 살을 뺼거야!!! 와 같은 느낌의 결심의 톤과 비슷합니다. 브랜딩은 '기질과 속성'에 가까운 것인지라 결심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기존의 일들을 정립하기원래 말도 잘 못하고 응..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스러운  웹툰주인공같은 성격을 지닌 세희씨는 2017년 내내 호갱으로 아스트랄하게 살다가 새해가 되어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살아선 안돼!!! 이제부턴 거칠거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을거야!!' 라고 결심을 했습니다. 다음 날 팀장님이 '세희씨 이런거 잘하지? 이거 세희씨가 해~' 라고 던진 썡뚱맞은 업무앞에서 그녀는 과연 결심을 지킬 수 있을까요.하루아침에 무언가가 슉~하고 바뀔 순 없습니다. 더군다나 원래 기질과 맞지 않은 옷을 입으려고 할 땐 더더욱 심각해지죠. 해결책이야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얘기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자신을 알고 어쩌고 뭐 하는 것이죠. 브랜드는 매출과 확장의 목표가 분명하므로 단순한 자기성찰을 넘어서 구체적인 '행동'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명백한 결과를 낼 수 있는 행동들 말이죠.그런데 브랜딩을 한다고 해서 시작되는 행위는 대부분...좀 어딘가 동떨어진 느낌의 업무가 추가되는 느낌입니다.브랜딩 = 새로운 전환점! 시작, 터닝포인트! = 회사소개서 리뉴얼???과 같이 말이죠. 목적과 행위가 좀 따로논다는 느낌이 있지 않나요? 대부분의 회사 브랜드 프로젝트의 목적은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알리겠다!' 입니다....그렇다면 일단 '정립'을 해야하고 '알려야하죠. https://dribbble.com/shots/1618339-Brand-Identity-System정립이란 건 = 태양계를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핵심을 태양위치에 두고 회사를 구성하는 메인 BM과 부가적인 BM을 내행성계와 외행성계로 나누어 궤도에 돌리는 일이죠. 중간에 자잘한 것들은 소행성계에 넣어놓고 우리 회사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는 지 시장의 범위를 정해서 헬리오포스(태양의 힘이 미치는 태양중력영향권)를 규정합니다.과학실에 있던 태양계 모형마냥 항상 지구를 돌리면 톱니바퀴장치로 다른 아이들도 빙글빙글 돌아가곤 했는데...이것과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태양. 즉 핵심가치가 "일은 먹고살자고 하는 거다."라고 해봅시다.'식사'라는 키워드로 7개 행성이 그 가치를 공전하기 시작합니다.내행성(주요BM)3개는 "도시락/샐러드/간편식" 제조와 배달입니다.외행성(보조BM)4개는 "강의/건강검진서비스/앱광고/굿즈판매" 입니다.그리고 중간에 "행사, 이벤트, 무슨 R&D사업유치, IR, 박람회, 해외지사 설립" 부수적인 이슈들이 있죠. 일단 브랜딩에서 업무구분을 할 때 중요한 건 무엇이 안쪽에 있고 무엇이 바깥에 있는지..어떤게 큰지 작은지를 나누고 구분하는 일입니다. 정립이란 건 "제대로 세운다" 라는 의미입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하나가 아닌만큼 하나가 자빠지면 우르르 넘어지기 시작하는데 그게 유튜브 도미노영상처럼 아름답게 넘어지진 않더라구요. 그냥 뜯다가 터져버린 아몬드후레이크처럼 사방에 널브러지는 거죠.위와 같이 일종의 동심원구조의 궤도를 구축했다면 각 궤도를 구성하는 상세한 업무들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행성에 딸린 위성과 같은 느낌이죠. 업무를 정리하다.기존의 일을 정리하는 방식은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1) 없애거나2) 합치거나3) 바꾸는것이죠. '줄인다' 라는 표현은 좋아보이긴 하지만..절대량이 똑같다면 어떨까요? 100의 일을 해야하는데 하루2시간씩 50일을 해던걸 1시간으로 줄여 100일을 한다?... 어차피 똑같거나 아니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건 절대량100을 80으로 줄이는 겁니다.쓸데없는 일들은 없애는 것이 맞습니다. 작게는 자잘하게 많은 서류작성이나, 출장계획서, 복귀 후 보고서(심지어 이런것도 있음) 등 불필요한 양식들을 정리해내고 크게는 소행성계에 있거나 외행성계에 있는데 지나치게 업무시간을 많이 할당하고 있거나 메인업무가 오히려 밀리는데 심지어 딱히 가성비도 좋지 않다!!..라고 하면 그냥 STOP! 해야죰. 존버는 답이 아니니까요.유사한 업무끼리는 합치는 게 좋아요. 소개서와 제안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제작시에도 모듈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또 새롭게 소개페이지를 만들고 간지를 제작할 필요가 없죠. 모든 PPT양식을 하나로 통일해서 지정된 디자인으로만 사용한다면, 필요할 때마다 템플릿 디자인을 다시 해야할 필요도 없죠. 내용만 갈아끼우면 되니까요. 지금까지 쓰던 서류철을 웹클라우드서비스로 바꿔서 데이터정리를 한다거나, 협업툴을 바꿔보거나 일반 종이계약 과정을 전자계약으로 바꾼다거나 하는 등 자동화/간소화 시스템을 활용해서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어요. 이는 절대량100을 줄이진 않지만 내 능력치10에서 빛나는반지를 장착하여 +3의 어드밴티지 효과를 부여해주죠. 궤도정립과정에서 각각의 일들이 구체적으로 등장해준 후 위와 같이 각 일에 대해 마이너한 리뉴얼을 거치고 나면 그 떄 비로소 새로운 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후우..드디어그리고 실제로 위와 같이 마이너하게 업무정리를 하기 위해선 상당부분이 통일/정리/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하죠. 이미 이 과정자체가 브랜딩의 기초단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이 후에 새롭게 진행될 일의 절대량도 현저하게 줄어드는 꿀이득을 누릴 수 있죠. 일을 시작하다.이제 일을 시작해봐야겠습니다.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할 지는 앞서 적은 매거진 내용을 통해 언급했으니 구체적인 내용은 '뒤로 가기'를 누른 후 지난 1~14화를 쭈루룩....(이렇게 조회수를 늘리나요..)우리가 여행갈 때 셀카봉은 빼먹어도 되지만, 신발을 안신고 갈수는 없잖습니까. 일을 함에 있어도 중요한 요소와 부가적인 요소가 존재합니다.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6하원칙을 모두 지키라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므로 3가지만 지키도록 하죠.'누가/언제/어떻게'무엇. 에 해당하는 건 이미 과업으로 정해졌을 테니 위의 3가지만 정확하게 잡아보도록 합시다.1) 누가...는 업무분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회의실에 브랜딩에서 익히 정리했던 내용이지요.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정/부를 정확히 쪼개고 누구에게 보고하고 누가 컨펌하느냐 하는 사람에 대한 체계를 잡는 일입니다. 이게 제대로 안잡혀있으면 내 일이야? 네 일이야? 하다가 결국 일은 구멍이 났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만 날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 언제. 는 데드라인을 의미하죠. 마무리 시점을 잡는 것 이외에 각 단계별 일정을 구축하고 다른 협업자와의 일정조율을 하는 모든 일을 포함합니다. 달력으로 하는 일이니만큼 책상위엔 2018년 예쁜 달력이 반드시 있어야 할 듯 합니다.3) 어떻게...는 업무방식에 대한 얘기이죠. 커뮤니케이션만 담당하고 외주로 돌릴 것인지, 직접제작 할지 아니면 TF팀을 구성할 지 등등 부터 오프라인/온라인 등의 채널 잡기, 구체적인 기획안에 적히는 콘텐츠의 내용들을 의미합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과업지시 내용이 등장하죠.그래! 리플렛을 만들어서 우리 앱을 소개해보자!~라는 목표가 생겼다면"지혜가 정을 잡고, 가희가 부를 잡아. 각 업무분장은 지혜가 기힉/커뮤니케이션을 잡고, 가희가 자료조사/취합/전달의 역할을 하자. 자료조사는 12일까지, 취합전달은 13일까지 그리고 그동안 지혜가 컨택을 담당하고 13일에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걸로. 22일까지 1차시안을 완료하고 30일까지 최종시안 인도받아서 30일날 인쇄넘기는 걸로 정리한당. 리플렛은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나눠줄 용도라서 2,000부 정도 인쇄 진행하고 AI원본파일 요청하고 해당비용에 대한 이슈는 알려줘요. 리플렛 내에 들어갈 내용은 기존 리플렛을 참고하되 업데이트된 부분들에 대한 정리와, 우리 브랜드가이드에 맞춰서 디자인리뉴얼에 초점을 맞추자."로 정리가 된달까요. 그럼 업무확인은 어떻게 하느냐.. 13일날 전달확인 / 22일 1차시안 확인 / 30일 최종시안 수령확인 으로 3번만 하면 됩니다. 누구에게 확인할까용? 지혜씨죠.인쇄이슈는 최종시안 컨펌 후 다시 과업지시로 전달합니다. 뭐 이 때 실무자는 대략 고민을 해봐야죠. 사이즈나 부수를 대략 확인했으니 인쇄비용에 대한 견적을 미리 받아야 할 거고, 비교견적을 내고 결재를 미리 올려야겠죠. 인쇄 및 수령일자를 확인하고 감리일정도 미리 업체와 조율해야 합니다. 택배방식도 확인해야합니다. 박람회 일정이 그리 넉넉치 않으니 일반배송으로 할지 다마스퀵으로 할 지 등등. 조금 더 깨어있는 현대인이라면 2,000부가 행사장에서 모두 소진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배포 후 남은 리플렛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B안을 가져갈 수도 있겠죠. 이런식으로 일을 줄이고 쳐내고 정리한 후 새로운 일을 잘 오물거려서 끼워넣는 방식으로 총량을 맞춰가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일이 과다하게 쌓이기 시작하면 모든 일의 퀄이 떨어져갑니다. 퀄이 떨어진단 얘기는 브랜드관리가 허술해지기 시작한단 얘기고 헛점이 많아지는 것이죠. 내부업무에서 허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반드시 고객접점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어요.클레임 피드백이 안되거나, 간담회가 엉망이 되거나, 베타테스터 모임이 허접해지거나...또는 제품납품 일정, 서비스UX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등...브랜드이미지와 운영관리가 똥망이 되어갑니다.회사소개서가 예쁘지 않아서 브랜딩이 안되는 게 아니예요.무리한 회사소개서 제작때문에 브랜딩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내일은 전체회의를 하면서 태양계를 한 번 그려보는 게 어떨까용 (강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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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 브랜딩: 리브랜딩, 그 잔혹함에 대하여

리브랜딩. 다시 브랜딩한단 얘기죠. 왜 다시 브랜딩을 할까요. 이유는 사실 많습니다.1. 맘에 안들어서2. 브랜딩이 중간에 무너져서3.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4. 요즘 한가해서..등등등브랜딩이란 말도 설레는데 리브랜딩이란 말은 얼마나 설렐까요. 뭔가 다시 챠악!!~시작하는 기분이랄까요. 1~2월달이 되니, 여기저기에서 회사소개서와 제안서, 로고제작 등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근데 전화나 메일을 받으면 항상 앞에 이런 머릿말이 달리더군요."저희 회사가 이번에 제대로 브랜딩을 해보려고...""뭔가 새롭게 정리를 해보고자..."그렇습니다. 연초인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뭔갈 정리해보고 싶은 시기입니다. 아직 구정이 오지 않았으니 정식으로 한 해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니 아직은 밤에 라면을 먹어도 된다! 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에게나 기업에게나 연초부터 구정 전까지의 1,2월달은 준비시간같은 느낌입니다. 리브랜딩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유행은 정말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해갑니다. 요즘엔 거의 월별로 키 이슈가 바뀌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소비자들의 기호와 소비욕구도 사회현상이나 문화변화, 정책 등에 따라 급격하게 바뀝니다. 기업은 그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죠.소비자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 생각에 소비자는 스타벅스 = 초록색 인어(이게 사이렌이라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함)를 기억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실제 인식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소비자는 스타벅스 = 공부할 곳, 미팅장소, 책상에 길다란 나무책상, 다이어리 등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이 경험한 스타벅스를 기억하죠. 누군가는 두유라떼를 기억하고 누군가는 프라푸치노를 떠올립니다. 경험이 일어난 장소를 떠올리기 위한 표식으로 초록색 인어가 필요할 뿐이죠. 먼저 경험이 생기고 후에 로고가 기억되는 겁니다.그래서 이런 해괴망측한 결과물들이..물론 이후의 인출과정에선 로고를 보면 경험이 떠오르는 연결고리를 지니게 되죠. 그러나 경험이나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로고만 본다고 한들 소비자는 그 로고를 기억할까요? 노놉...전혀. 기억할 필요가 없죠.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니까요. 그러니 사실상 리브랜딩은 로고를 바꾸는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박힌 기업의 선입견과 사전정보를 바꾸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전에 뭐가 마음속에 없으면....그건 리브랜딩이라고 말하기도 참 애매한..) 사실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보통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심는 것은 쉽지만, 이미 사전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그 이미지를 바꾸는 건 쉽지 않죠. 하정우가 밥을 요조숙녀처럼 얌전히 먹어봐야 우린 황해의 국밥씬밖에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해리포터 역을 맡았던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온갖 영화에 미친듯히 출연하면서 해리포터의 이미지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마치 사람들의 마음속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가 박힌 돌처럼 굳건히 서있는데 거기에 페인트칠을 하든 주변에 뭘 세우든 아니면 깎아내든 치장을 하든..무슨 방법을 통해서든 그 돌이 있던 자리를 바꾸는 작업인 만큼 리브랜딩은 '리포지셔닝'의 개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지셔닝이란 게 시장에서의 거점을 의미하는 듯 하지만, 산업군에 따른 분류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니까요. 사실 그 시장이란 건 결국 소비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오늘  이 시간엔 몇 가지의 리브랜딩 사례들을 보면서, 조심해야 할 것과 지향해야 할 것들을 한 번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회사소개서를 다시 만드는 건 리브랜딩이 아닙니다. 말이야 많았지만 에어비앤비는 나름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로 꼽힙니다. 벨로 로고나 자잘자잘한 변천사는 그냥 구글에 '에어비앤비'만 쳐도 나올테니 우린 다른 얘길 해봅시다. 2014년 7월 17일이었죠. 제헌절이네요. 리브랜딩 공개 전 에어비앤비는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돌리고 소근거렸습니다. "할 말있어. 우리 얘기 좀 할까." 물론 이건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1:1로 새벽녘에 술먹고 진심을 털어놓는 전애인마냥 자니...? 를 시전했던 것이죠. 그 때 시간은 자정이었습니다. (뭐야 완전히 전남친이잖아) 창립자인 브라이언과 조, 네이트는 30분이 조금 넘게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것은 그냥 삼성서비스센터에서 AS받고 걸려오는 해피콜 수준이 아니었죠. 이재용 사장이(감옥에서) 페이스톡으로 당신에게 직접 '에..이번에 저희가 리브랜딩을 하려고 해요..' 라고 전화가 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도 밤12시에. 사실 이건 놀라운 일입니다. 고객들에게 그 자체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이기도 하고 단순히 우리는 바꿨으니 너네는 기억해라!! 라고 통보하는 형식이 아니라 고객들을 배려하고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한 행위였죠. 뭐 선사례니까 결과는 당연히 좋았겠죠? 물론 그 결과란 건 리브랜딩 이후 2년만에 등장합니다. 에어비앤비는 2016년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렸죠.그 이후 에어비앤비는 비쥬얼/하드웨어적인 외적 브랜딩도 동반하게 됩니다. 에어비앤비 굿즈를 내놓기도 하고, 호스트 집엔 에어비앤비 브랜딩 스테이셔너리를 배치하기도 했죠. 사실 이는 게스트 입장에선 놀라운 일입니다. 호스트의 개성이 느껴지는 각각의 집에서 에어비앤비의 동일한 색깔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진상 게스트나 미친 호스트들 때문에 홍역을 앓기도 했지만 브랜딩자체로만 보면 꽤나 잘하고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에어비앤비는 실질적인 경쟁업체가 없기때문에(홈어웨이 정도인데...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사실 그리 브랜딩을 막 애써서 열심히 하지 않을 수도 있는 포지션이었습니다. 안해도 당장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뭐 굳이....? 라는 마인드가 생겨나기 좋은 상태였죠.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꾸준히 브랜딩을 해나갈 수 있었던 건 브랜딩에 대한 투철한 애정과 신념 뭐 그런 것보단...(물론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실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곤조와 고집, 이건 반드시 예뻐야해!!! 우린 이렇게 해야돼!! 라고 하는 괴짜스러움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됩니다.그러나 슬픈 사례가 훨씬 많죠. 성공사례가 책으로 나오고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만큼 실패확률이 더 높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사례 자체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우르르 나오는 터라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원인을 좀 살펴볼 필요는 있겠네요. 중요한 건 쟤네가 망했다는 걸 구경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런 전철을 밟으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트로피카나는 2009년 주스팩 디자인을 바꿨다가 개폭망을 경험(2개월만에 300만달러 손실, 총매출의 20% 급감)하고 다시 원래 오렌지에 빨대꽂힌 패키지로 돌아왔습니다. 디자인이야 더 상큼하고 쥬스!!!!쥬스!!!!스러운 느낌을 내고 싶었는 지 모르지만, 새로운 패키지를 접한 고객들은 "뭐지? 짝퉁인가....?" 싶었다고 하는군요. 원래 트로피카나의 트레이드마크는 오렌지에 빨대꽂힌 저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트로피카나 특유의 아치형 폰트였죠. 표식과도 같았던 두 요소가 다 사라져버리고 나니, 사람들은 트로피카나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서적 연대감이 떨어져버린 것이지요. 미국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고칠 게 없으면 고치지 마라.)" 갑도 비슷했어요. 갑은 모자, 티셔츠 등등 온통 자기제품이 갑이라고 등짝이고 배, 이마에 다 가져다 붙여놓으면서 어쨌든 갑!! 하면 딱 저 폰트가 떠올랐죠. 근데 심지어 세리프를 산세리프(심지어 그냥 Helvetica)로 바꿔버리고 대소문자도 바꿔버리고...이건 전혀 다른 짝퉁 브랜드같잖아요?? 갑만이 가지고있었던 로고타입의 느낌이란게 있었는데, 사람들은 갑의 배신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저 그라데이션 네모는 당최 뭔지도 알 수 없는 지경이었죠. 이게 외국에선 얼마나 큰 인기였냐면 로고넣으면 갑로고 처럼 만들어주는 (http://ww1.craplogo.me/)과 같은 짤방 사이트부터 트위터계정 @gaplogo 가 등장하기도 했고 디자인커뮤니티에선 내가 더 잘만들수있겠다!!해서 자체 콘테스트까지 열리기도 했답니다. 결국 갑은 오케오케 쏘리 다시 돌아갈께..하고 10일만에 원래 로고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뭐 사실 이 리뉴얼 이슈때문에 더더욱 주목을 끌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갑은 엄청난 고객들을 보유한 회사인데 이런식으로 어그로를 끄는 게 사실 좋은 방법은 아니죠. 신생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할 경우엔 리브랜딩에 있어서 그 가치를 살리고 유지하면서 변신을 단행해야 합니다. 지난 시간의 유산을 모두 내팽개지는 건 그동안 그 유산을 함께 쌓아왔던 고객들을 배신하는 행위와 같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내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방금 깎은 열쇠가 반짝이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쓰던 열쇠가 반짝이는 법이죠."The used key is always bright.(쓰던 열쇠는 항상 반짝인다.)"마지막으론 슬픔의 대명사 카페베네입니다. 비운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당초 카페베네는 카페베네는 "유럽풍 카페 문화에 한국식 사랑방 문화를 접목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추구" 했습니다. 사실 유럽풍문화에 사랑방문화를 접목시킨게 뭔진 모르겠지만...사실상 사람들은 그런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대신 24시간 운영되는 북카페 쯤으로 생각해서 시험기간 대학생들의 임시도서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마케팅도 막 열심히 했습니다. PPL도 하고, 한예슬씨도 모델로 고용하고 어쨌든 시작은 좋았죠. 그리고 3년만에 매장수를 20배이상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만 카페베네가 블럭건너 생길 정도였으니 이건 뭐...가히 바퀴벌레같은 번식력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할매순대국이 폭풍 가맹점을 늘리며 할매베네라는 묘한 네이밍을 가져가기도 했죠.) 2011년엔 매장수가 735개에 이르렀고 심지어 2014년엔 912개 매장으로 가즈아!!!!!!!!!확장을 계속해나갔죠. 근데? 2013년 적자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엔 336억 적자를 내며 회생불가능한 지점을 넘고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디야 다음으로 많은 매장을 지니고 있던 카페베네의 몰락에는 당연하지만 주목해야 할 원인들이 있습니다.1. 포지셔닝2. 퀄리티3. 상생구조위에서 언급했던 유럽풍에 사랑방을 접목시킨 그런 건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책이 많긴했지만 딱히 북카페라는 포지션도 아니었고... 편안한 컨셉이라고 하기엔 또 뭔가 애매하고... 작업공간? 독서실? 카페? 쉼터..? 다 맞기도 하고 다 아니기도한 애매한 컨셉이었습니다. 슬로건은 More than Coffee at Freedom Depot 였는데 커피의 퀄리티를 내세우던 문구와는 다르게 실제 매장에선 악마초코빙수 팝업광고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와플이나 허니브레드도 왜케 대문짝만하게 카운터에 자꾸 세워놓고....오히려 카페베네는 커피빼고 다 맛있다느 소문이 돌 정도였죠.퀄리티 문제는 당연히 맛입니다. 카페베네에서 사용한 원두가 나쁜 원두라거나 원가절감을 위해 막 쓰레기로스팅을 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실제로 브라질농장과 FFT계약을 통해 질 좋은 원두를 공급받기도 했고 초반엔 커피의 질을 메인키워드로 내세우며 '맛있는 커피!!!' 를 만들려고 했었죠. 하지만 문제는 급성장입니다. 뭐든 너무 갑자기 커버리면 관리가 힘들어지는 법이죠. 메뉴얼이나 가이드가 없이 매장관리가 허술해지다보니, 결국 매장마다 직원관리도, 당연히 맛관리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커피는 원두가 다가 아니죠.  아침마다 테이스팅하면서 맛을 맞춰야 합니다. 그라인드의 정도도 봐야하고 밀크스티밍과, 크레마 등도 그냥 버튼만 누른다고 다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숙련된 바리스타들이 있어야 했고, 적어도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이 매니저나 선임급으로 테이스트 가이드를 만들었어야 했었죠. 하지만 매장의 매출이나 지원 등이 들쑥날쑥 하게 되면서 경영악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알바의 잦은 교체, 비숙련인원의 증가 등등의 악순환을 낳게되죠.상생구조는 이러한 맥락에서 심화된 문제입니다. 내가 어제 점포를 냈는데 한 달뒤에 2블럭 앞에 또 카페베네가 생기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건 서로 치고받고 싸우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프랜차이즈 정책인거죠. 가맹점과의 상생고리가 끊겨버리고 나면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건 삽시간입니다. 가맹점은 더 이상 늘지 않고 폐점율은 높아지죠. 폐점이 될 때마다 고객들은 모두 떨어져나가는 것이구요. 후에 프리미엄 컨셉으로 리브랜딩을 시도했으나, 그 충격을 이겨내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리브랜딩이 모든 브랜드실책을 덮을 순 없죠.흔히들 리브랜딩을 하면 뭔가 새출발을 하니까 사람들도 우릴 새롭게 봐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어어얼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기존의 정보가 달라졌다는 생각에 등을 돌리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 또는 이미 리브랜딩으론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일 수도 있죠. 컴퓨터 리셋버튼 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리브랜딩을 단행하기 전엔, 먼저 지금 기업이 지닌 브랜드자산과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들과 긴밀하고 적극적인 소통이 있어야 해요. 혼자 좋아서 내 맘대로 바꾼 로고는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트로피카나, GAP, 드롭박스, DB손해보험, 코카콜라의 2011년 화이트 리미티드에디션 등등의 경우를 볼 때 말이죠. 그러나 스타벅스나 애플과 같이 기존의 자산을 살리면서 로고의 단순화와 세련미를 더한 경우엔 (물론 이것도 놀림을 받긴 했으나) 애정을 반증하는 짤요소 정도로만 쓰이는 정도로 순탄히 넘어가기도 했죠. 에어비앤비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알린 경우도 있었고, Fedex마냥 어지럽던 것들을 정리해서 하나로 통합시킴으로써 편의성을 업그레이드 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브랜드라는 건 항상 '경험'을 제공하는 표식과 표의를 동시에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능력과 가이드, 메뉴얼, 주변업체와 가맹점, 관리시스템, 자본력 등등을 아주 냉철하게 분석해서 단행해야 할 이슈죠. 분명히...단순히 내가 뭔갈 정리하고 싶어서, 그냥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충, 이게 멋져보이니까,마음이 바뀌어서, 한 두명이 바꾸라고 조언했다고 해서... 그렇게 시작하는 작업은 아닌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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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를 보고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보았다(웃자고하는)

얼마전 흥미진진한 포스팅을 페이스북에 올려보았습니다.이런글이었죠. 뭐 사실 큰 취지는 없었습니다. 어그로나 끌어볼 심산이었는데, 예상외로 너무 적극적인 반응들을 보여주셔서 그냥 넘어가기가 죄송스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음먹고 글을 써볼 참입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려서 이젠 더 나올 것이 있나 싶은데도 꾸준히 다양한 로고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인간과 침팬지가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한 질문에 '인간은 로고를 만드는 동물이다.' 라고 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로고는 병신같은 것부터 기가맥힌 것까지 그 종류와 퀄리티가 굉장히 다양한데 보통 이것은 가격과 비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돈은 우리에게 있지 아니하고 주로 집주인이나 은행 또는 다음생애에 있으므로 좋은 로고와 굉장한 작업물들은 내생을 약속하기로 합니다. 노브랜드든 로고가 없든 뭐든 간에 세상엔 제품과 서비스의 수만큼의 로고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중 어떤 로고들은 로고만으로도 이미 그 브랜드에 대한 여러정보들을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이 로고를 보면 딱 뭐가 떠오르세요. 그렇죠 존나 맛있음이 떠오릅니다. CU에서 3,000원에 팔고있단 정보와 함께, 어느 편의점엔 블랑이 있더라 없더라, 맥주에 자몽에이슬 한잔을 섞으면 블랑이 된다더라..라는 둥의 각종 가십거리, 정보, 경험들이 떠오릅니다.  반면에 블랑이 프랑스를 원산지로 한다거나 1664년 같은 숫자 정보나 밀로 만들어진 맥주라거나, 유명해지기 전까진 깻잎향맥주라는 오명을 안고있었다던가 하는 정보들은 알지 못합니다. 당연하죠. 보통 로고를 인식하거나 브랜드를 인식하는 것은 '경험'에 의해서니까요.하지만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라면 로고는 어떻게 인식될까요? 사실 오늘의 포스팅은 그것이 궁금해서 해본 것입니다.  보통 애플! 하면 심플!(라임을 노림), LG하면 백색가전!, 삼성하면 이재ㅇ...아니 집행유.. 아니..아니;; 스타트업 아이디어 뺏.. 뭐..어쨋든 핸드폰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로고라면, 결국 로고자체의 느낌을 보고 브랜드의 느낌을 결정하게 되겠죠. 그래서, 오늘은 위에 써놓았다시피 '로고'를 보고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로고들은 그냥 페친님들이 속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로고들이라서 사실 저도 이 로고들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이 회사를 직접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라야 로고를 로고로만 볼 수 있으니까요 :) 시작합니다.음..아..어벤져스다. 젊은 사람들을 위해 뭘 가르칠 것 같은 느낌디자이너가 만들었구나. 근데 뭔진 모르겠음 무슨 클래스 같음. 좋은 것을 가르칠 것 같아.고래. 고래야. 하지만 난 이 브랜드의 의미와 고래의 뜻을 이미 알고있으므로 패쓰.육각형에 원탁의 기사마냥 6명이 둘러앉아서 도란도란 무슨 얘기를 할 것 같은 회사인데. 크라우드베이..라고 읽어야하나? 프리딕션 마켓 익스체인지라고 하는데.. 여튼 뭔가 사람들이 모일것같은 곳. 근데 마지막에 Y의 아래 라인이 뭔가 거슬려....그리다 만 것같은 느낌...길이가 좀 수정되면 좋을 듯!웅진 코웨이 냉온정수기.음..아..이건 뭔가 스포츠용품 파는 곳같은 느낌인데..그냥 폰트야. 그래 딱 그냥 폰트야..근데 F에 왜 빨간색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마이페어니까..음..뭔가.............. 공평? 공정?..스포츠같은데?... F의 색깔이 조금 거슬림. 채도조정이 필요할 듯!존나..강하다....강해. 방패야. 딱 그냥 모든 것이 방패. 중세시대 크루세이더의 영혼이 고르란히 느껴지는 폰트와 강렬한 레드드래곤의 루비색 동공과 같은 풀강 레어템 졸라 아머.... 방어력수치 +5음...이건......음..................페이스북의 손가락과..파워포인트 아이콘을 합쳐놓은?....건데 파란색인느낌...뭔가 문서관련된 그런것인것같은데....음..오브제 정리가 좀 필요한 느낌!! 이미지상으로 세마치장단의 덩기덕쿵덕에 트랜스오버 하우스믹스가 들어갔는데 피메일 보컬이 정인인 느낌?...뭔가... 음..뭔지 이것도 잘 모르겠어. 메이아일랜드 이름은 이쁜데.. 뭔가 항해느낌..근데 뭐하는 곳인진 아직 확 와닿진않음..폰트의 자간들을 좀 조정하면 좋을 듯!... 중간에 나침반은 좋아보이긴하는데.. 미디어나 굿즈에 쓰기에는 좀 무리수가 있는듯. 특히 북쪽에 M이 뭔가 거슬린달까.. 그 조각케익위에 못먹는 종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음..졸라 강렬해. 미래적이야. 2098년정도의 자동차회사의 느낌이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TX-45를 개발해서 제5원소의 루리를 태우고는 시속560km로 서울부산을 45분안에 찍을 것 같은 그런 느낌..자동차에선 마찬가지로 풀볼륨업 스키드로우의 youth gone wild가 1.3배속으로 흘러나올 것 같이 강렬해.  이것저것 신경쓴것같음. 근데 전체적으로...내용에 대한 함의가 좀 들어가면 더욱 좋을 듯..음.... 뭔가 놀이를 하는 곳 같음. 하지만 난 팀버튼이 뭐하는 곳인지 이미 알고있지... 그래서 왜 저런 로고가 되었는지도 얼추 알 것 같아. 근데 색조합이 뭔가 조금 색 충돌이 있는 느낌, 채도조정이 조금 이루어지면 좋을 듯. 전반적으로 곡선과 볼드, 베이스라인도 조금 조정하면 이뻐질 듯! 지금은 스마일 입의 인디고가 너무 확 튀어서 나머지 선들을 짤라먹는 느낌이 다소 있음..  이미 알고있는 곳임.. 파란색이 매우 예쁘고 이쁜 파란색을 썼음. 다만 다른 색과 조합하기 힘든 색감이라서 흰색배경만 쓰길 추천.뭔가 뭐라고 해야할지.. 일단 매트릭스9인데....네모...매트릭스 ...9... 뭔진 모르겠음. AR업체라고 하셨는데 조금 더 의미가 추가되는 무언가가 있었음 좋겠음. 아직 너무 추상적이랄까.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재수정해야 할 듯. 업체이름이 나름 의미가 담길 수 있는 느낌이라서...뭔가 잘하면 이쁜게 나올 것 같음. 하다못해..매트릭스가 항렬, 격자란 의미라면 3x3해서 9랑 연결시켜도 좋을 듯.음..이건.. 뭔가 교육이나 교육기획하는 곳같아. 이러닝같은건가?... 이 브레인이라고 했으니 그런거겠지?.. 옆에 네모 있는건..뭔가 연계교육같은걸 의미하나봐.강렬해. 까매. 굵어. 영어연수. 한국에서 한대. 궁금하긴 하네.... 지하철에서 많이 본 것 같음밑에 설명이 써져있어서 좀 반칙임. 근데..뭐랄까.  까만비밀봉지에 넣고 왼쪽으로 흔들면서 집에 돌아온 초밥10p세트같은 느낌. Z공간이 너무 크고 RI 공간이 너무 비좁아서 시각정렬을 조금 시켜줘야 할 것 같아요!..... 굉장히 왼쪽으로 몰린 느낌이야. 그리고..숙박이란 걸 나타내는 무언가가 있으면 심플하게 좋을 듯!~뭔 페이인데..아마 결제시스템인가봐. 앱 화면로고같기도 하고.근데 폰트가.. 출근시간 수원서울간 광역버스같아. 꽉....차있어. 간격조정필요!~ 그리고 PAY높이와 WARA높이는..굳이 다르게 할 필욘 없을 듯. 뭔가 리듬감을 주려는 의도였던 것 같음.  그냥.. 저 폰트 어디서 많이 봤는데..뭐드라..흐음..오. 피파 온라인인줄!오..내 스타일스러운 로고긴 하지만.. 뭔진 잘 모르겠어. 디버시티? 다이버시티? 뭔가 그런건데..TEA파는 곳인가보다.테로?.... 멋진데 뭔진 모르겠음. 미래적인 걸 파는 것같아. SF영화에 나오는 '우리는 희망을 선사합니다' 라는 슬로건을 내건 세계적 로봇기업같은 느낌이야.... 이쁜 금발, 단발여자가 우리의 로봇은 안전합니다!~ 하고 홍보하고 있고, 어딘가 골목에선 윌스미스가 살고있을 듯한..여긴 분명 10명정도가 모여서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테이블은 원목일거야. 그리고 카페같은 분위기의 노출콘크리트 인테리어에 편안한 복장의 청년들이 뭔가 왁자지껄 재밌는 것을 하거나, 서로 조별로 뭔갈 하거나..뭔가 유형검사를 하거나, 아니면 철학적인 주제에 맞추어 얘기를 하다가 와!!!! 담번까지 뭘 해오셔야 해요!!~라고 할 것 같은 곳이야. 로스터스..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뭔갈.....볶는곳? 그런건가. 원두업체!!!(아닌가?) 뭔가 식당, 레스토랑,요식업..그런느낌인데..또는..음.. 하얀색 인테리어가 있는 카페?로고보단 포스터 폰트같은 느낌. 느낌적인 것은....음....음악 큐레이션 업체인가?엮다라는 것때문에 '두'와 '름'을 묶은 것 같아. 근데 둘이 겹쳤다면 더 찐해져야 맞을텐데..뭔가..오히려 분리된 느낌. + 폰트 여백, 라인, 곡선, 정렬, 아래 '세상을 엮다' 등... 전반적으로 1차시안느낌. 위는 곡선인데 아래는 직선이고, 곡선과 직선라인이 부자연스럽게 섞인 ㅜ 부분, 그리고 'ㄹ'과'ㅁ'의 간격과 정렬도 다름....전체적으로 조금 재수정이 필요할 듯!컴터키면 젤 먼저 나오는 거다. 부팅 시 시작을 해제할까말까 고민된다는...ㅋㅋㅋㅋ둠칫둠칫, 왠지 폰트만으로도 밤을 샌것같은 느낌...근처 편의점에서 딸기우유랑 컵라면 먹어야 할 것 같음. 담날 오후4시까지 자야할 것 같아..데이터...베이스?.... 그라데이션이 조금 아쉬움.  광원도 서로 달라서 조금 이질적이라고 해야할까..전체적으로 색조정이 다시 이루어져야 할듯, 폰트조정도 함꼐!!~~~ DB의 초록색이..뭘 의미하는 걸까..내 생각엔..음..이건...뭔가..기술회사야!!! 그래...뭔가 R&D를 하거나 농업관련?..그런 느낌이야!내 친구가 하는 거. 처음엔 남양유업인줄 알았음......뭔가 핀터레스트에서 본듯한 느낌인데..빨리 만든 느낌이 있음. 오브제와 폰트의 볼드차이가 심해서....엉성해보인달까.. 큐브와 제이콥의 관계가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스타트업이란 것은 알겠음.......세리프와 산세리프가 섞이면 이런느낌인가?... 매우 오묘한 조합인데... 으 뭐랄까.. 음..투자회사같은 느낌?...중역들이 까만의자에 뒤로 50도정도 이상 넘어가는 통유리 89층 사무실에서 이사진 회의할 것 같은 그런...뭔가 사야할 것 같음. 백종원도시락 같은거음.. 손으로 적었다는 것은 잘 알겠음.비가 내리는..레인인가? 로프... 화장품..내지는....음... 뭔가 개발회사같기도 하고?음... 어떤 디자이너가 만든거지?...분명 디자이너가 손댄 느낌적인 느낌이긴한데..결과적으로 잘 모르겠음. 씨앗에서 나무까지인데...파크런..이면..뭔가 공원? 환경업체인가? 근데 그러기엔 색이 뭔가 주차장같기도 하고..주차앱인가???... Seeds to tree 가 너무 붙어있음. 글자간 자간, 위아래 간격, 베이스라인... 전체 그리드.. 오브제의 결합도 뭔가 좀....좀 어떻게 하면 이뻐질 것 같은 느낌.. 지금은 뭔가 2%부족!~재밌는거 많이 하는 곳연구소다 연구소야. 딱 그냥 연구소다. 모든 것이 연구소라고 말하고 있어. 총평. 음............ 사실 로고에 뭔가 점수를 매기거나 평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전반적으로 공통된 문제가 3가지정도가 있네요. 일단... 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독성이나 영문으로 읽히는 것, 한글로 읽히는 것 등..가시와 가독 둘다 떨어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보통 로고는 텍스트보단 이미지로 정보처리되기 때문에.... 가시성이 더욱 중요해요. 근데..뭔가 오브제가..좀 산만한 느낌들이 많아요. 전체적으로 그리드가 많이 어긋난?두번째는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오각형, 육각형, 곡선, 똥그라미..이것저것 있는데... 그것들이 모여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 지..쉽게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보통 로고는 직관적이지만 함의성도 있는 것이 보통이니 한번쯤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야? 라고 물었을 때... 아 이건 이거야. 하고 한마디로 딱 설명되면 좋죠. 72세컨즈 같은 경우는 아주 직관적이예요. 이렇게보면 7이고, 저렇게보면 2이야. 72. 딱 보이는데다가 2과7의 형태적유사성을 잘 결합해서 착시현상같은 느낌의 즐거운 경험을 주는 좋은 로고예요. 의미상으론!마지막 문제는..음 뭐랄까 이건 디자이너들 눈에 보이는 건진 모르겠지만. 핀터레스트나 어디서 베낀 티가 좀 난달까?.... 또는 있는 폰트 그냥 쓰거나... 아무색이나 썼다...라는 느낌이 딱 드는 경우가 많아요. 뭔가 열심히 하다가 그냥 대충 마무리지은 느낌이랄까요. 주로 베이스라인이나 정렬선, 미세한 자간, 라운딩 등에서 그런것들이 보이죠. 세련되려고 노력은 하는데... 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디자이너가 만든것과 아닌 사람이 만든것과 1년차 디자이너가 만든것, 또는 대학생에게 맡긴 것, 그냥 감각만 있는 분이 만든 것의 차이가 확연하게 보인달까요. 로고는 한 번 만들 때 이쁘게 잘 만들도록 합시다 :)그리고 많이 고민하고, 많이 수정해서...예쁘고 의미도 분명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는 기막힌 아이들이 탄생하길 기원합니다!~~~슝. ㅎㅎㅎ하지만 모든 로고는 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답니다.(급한 수습)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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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를 다녀오다

일본 출장길에 츠타야를 다녀왔다. 사실 그 이전에도 츠타야를 구경할 기회가 있긴 하였지만, 그래도 제대로 한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에 "츠타야, 그 수수께끼 (마스다 무네아키, 가와시마 요코 대담)"라는 책을 사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다. 대담 형식으로 작성되어 이해하기 쉽고 창업자의 생각을 직접 듣는 것 같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우선 대표적인 지점인 다이칸야마의 츠타야를 방문! 시부야에서 가까우며 동네가 고급 주택가이고, 대표적인 매장이라서 그런지 한눈에 보기에도 훌륭해 보였다. 그냥 서점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분위기에 안에는 스타벅스까지 있기 때문에 커피 한잔 하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기 방문 전까지 책을 다 읽지 못해서 그 책을 츠타야에 가서 읽는 상황이 ^^;) 방문해서 느낀 점과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들을 책(BOOK)과 나의 대담 형태로 몇가지로 나눠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이 마스다 대표와 가와시마 요코의 대담 형태로 되어 있음) 이렇게 구성해놓으니, 쉽게 쉽게 잘 읽히는 장점이 있엇기에!!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으로Book : 기획은 프로덕트 아웃이지, 마켓인이 아님(프로덕트 아웃 : 시장의 니즈가 아니라 생산자, 즉 만드는 사람의 형편과 생각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 마켓인 : 시장의 니즈, 즉 손님이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조사해서 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기획은 고객이 원하니까 한다기보다는 '멋진 것', '매력적인 것'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고, 고객을 가게로 초대하고 싶다는 감각에 더 가깝습니다. 나 : 사실 startup을 시작하기 전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에 대해서 "프로덕트 아웃"의 접근 이어야 새로운 기업으로써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면, 몇 년간의 스타트업 운영 경험을 통해서 "마켓인" 이 절대적으로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업은 아티스트(artist) 가 만들어내는 '멋진 &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고 키워나가야 하는 business 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인데, 파펨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설계할 때도 "프로덕트 아웃"의 접근이었지만, 운영하면서부터는 절대적으로 "마켓인" 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가장 최근의 생각을 추가하자면, (좀 진부하지만) 두 가지가 모두 양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그 시기별로 중요도가 다르다는 생각인데... 처음 startup을 출시하는 시점에는 "마켓인"에 중심을 두어 생존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 성장하면서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프로덕트 아웃"을 통해 만든 이의 고민과 철학을 반영하고 전달해야 브랜드 & 기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츠타야의 마스다가 말하는 '기획은 프로덕트 아웃!이다'라는 주장에 대해서 약간의 반기를 들었지만, 그 정도의 수준이기에 할 수 있는 도발적인 발언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 헨리 포드가 말한 "만약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빠른 말과 마차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는 짧은 문장의 의미와도 연결이 되는 듯하다. 두 번째로, Book : 업계의 상식에 고객은 등 돌린다. 한정된 업계 내에만 빠져 있다 보면, 그 업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에 갇혀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예기죠. 별것 아닐 것 같이 들를 수도 있겠지만, 업계의 관습이나 상식을 바꾸는 시도에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새로운 기획을 세상에 제안한다는 일이 다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나 : 너무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사실 어떤 일들을 조금 진행하다 보면 겪게 되는 것들 중에 "원래 그렇게 해왔다." 혹은 심지어 그런 생각 조차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벽들을 깨 나가는 것이 스타트업의 역할이고 그러한 당연한 것들을 바꾼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이 되어간다. 문제는 나나 우리 회사 또는 조직도 이러한 것들에 계속 물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인간이 계속해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고 변화를 주는 것이 귀찮기 때문인데, 나는 이런 것들을 하루 생활에서라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데.. 조금씩 다른 길로 출근해본다던가, 혹은 안 써본 새로운 앱들을 다운로드해서 써본다던가, 안 먹어보던 음식을 시도해본다던가 등등..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 수록 혹은 기업이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생각하지 않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 이제 매장을 둘러보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면.. 분류와 진열에 대한 이야기!Book : "생활 제안별 분류"를 시도한 것이지요. 여행, 음식, 요리, 인문, 자동차 같이 장르별로 구역을 나누고 단행본이나 문고본 같은 범주에서 벗어나 책을 나열했지요. 즉 진열되어 있는 책 자체가 '그 나라를 여행하기 전에 이러한 문화를 먼저 체험해 보는 게 어떨까요? 식으로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츠타야는 내부를 편집 작업을 하는데.. 가령 여행 코너에서는 예술을 통해 환상의 도시 프라하를 소개하는 등 고객의 마음에 와 닿는 제안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테마에 맞는 서적과 잡지를 모아갔지요.. 이 편집 작업이 생각보다 상당히 어렵더군요.. 나 : 츠타야에 가서 구석에서 경기용 오토바이가 한대 진열되고 있어서 '이건 뭐지?" 라고 생각하는 중에, 그 옆에는 오토바이 잡지들과 화보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바로 옆 책장에는 오토바이와 관련된 만화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래 사진 참조)말 그대로의 생활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진열을 하였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었던 것이, 츠타야 서점은 우리가 어떤 정보를 찾는 체계적인 도서관의 접근이 아니라, 고객의 관심사에 따라 재미있는 정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름 상큼했다. 마음에 드는 섹션을 발견하였을 때는, 여러가지 책들과 다양한 제품들로 인해 확실히 이것저것 관심이 더 가서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나를 여기에 묶어둘 수 있는 힘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뜬금없는 오토바이 전시에서 시작된 오토바이 관련 서적, 잡지, 그리고 만화!!상품이 무진장 진열되어 있어도 팔리지 않는다? Book :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에서 시도한 것은 책뿐만이 아닙니다. 그와 관련되는 물건과 행동의 제안도 시도하였지요. 예를 들어 여행에 관련된 코너와 가까운 곳에다 여행 대리점 카운터를 설치한 겁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여행하고 싶다는 기분을 느꼈을 때, 어떤 투어가 있는지 그곳에서 문의도 하고 신청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 연장선으로 요리책 코너 옆에 요리 교실을 만들 수 도 있고요...나 : 사실이었다. (아래 사진 참조) 츠타야 서점 곳곳에는 이렇게 여행사 카운터도 있었고, 와인도 있었고, 심지어는 간장이나, 우메보시(장아찌 종류)를 팔고도 있었다. 살짝 당황!! 정말 궁금한 것은 이러한 장치들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느냐? 가 궁금하였다. 실제로 고객들이 저러한 장치에서 어떤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저렇게 만들어둔 것에서 가치를 느낄까? 나는 사실 NO라는 대답을 하였다. 우선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저러한 진열에는 구색의 깊이를 갖추기 어렵다. 와인만 하더라도 몇 종류 되지 않고, 대표적인 몇 가지 제품들만 진열되어 있다. 책을 보다가 뭔가를 떠올리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내가 아무리 집 반찬 관련 책을 사러 간다고 해도 저곳에서 장아찌를 사지는 않을 것 같다. 차라리 먼저 책을 한 권 사고, 백화점 지하 식품점에 가서 다양한 반찬들을 맛보며 구경하지 않을까? 저런 구조를 더 잘 설계하기 위해서는 나는 on-line이 더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마스다 씨는 저러한 점이 인터넷보다 실제 매장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짜 맞음?? 츠타야 서점안의 여행사, 와인코너, 반찬코너.. 츠타야 오모테산도와 더부어 츠타야 일렉트로닉스까지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지하철로 20~30분 정도 가면, 살짝 외곽의 bed town의 큰 mall에 입점하여 있었다. 후타코 타마가와 역에 내려서 바로 연결됨. 츠타야 일렉트로닉스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이제는 책과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가전제품, 그리고 일상생활용품들까지 모두 잘 버무려 놓은 매장이었다는 점이다. 일본어를 몰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흠.. 이래서 이곳의 키워드를 "생활"이라고 잡은 것인가? 일단 입구에 들어가면 전자 제품 매장이 있다. 예전에 영국, 미국 시장 등의 베스트바이 같은 매장들하고는 시작부터 다르다. 베스트바이와 같은 곳이 큰 매장의 일반적인 마트 느낌이라면, 이곳은 큰 서점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가게들이 만들어진 골목과 같은 느낌이다. 이것저것 행동의 제안이라는 기본 철학을 잘 구현해 놓은 듯하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의 느낌은.. 이곳에서 구매가 잘 이루어질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점일 수도 있겠지만) 구매보다는 재미있게 구경하기 좋은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곳을 다녀온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 츠타야 일렉트로닉스에서 찍은 사진들.. 스포츠 용품, 화원, 서점과, 전자제품들이 재미있는 골목처럼 연결되어 있다. 츠타야 일렉트로닉스 매장재미있었던 것은 책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실제로 커뮤니티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래 왼쪽 사진에서는 일본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에비스(EBYSU) 에서 주최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아마도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만드는 클래스로 보였다. 진행하는 분이 꽤나 재미있게 리드하는 듯이 보였는데, 참가자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면서 진행하는 행사로 보였음.아래 오른쪽 사진은 커피 머신을 판매하는 코너에서 한 노부부와 판매원이 커피 이야기를 하면서 실제로 이런저런 머신에 커피를 갈아 넣고, 커피를 내려보는 것을 하고 있었다. 오호! 이런 점은 참 신박했다. 그냥 이런 머신 입니다가 아니라.. 실제로 두 노부부가 커피를 갈아보고 내려 마셔보는 것까지 (꽤나 오래!) 체험을 해보고 있었는데.. 이런 것이 판매와 체험이 실제로 공존하는 매장으로서의 츠타야 일렉트로닉스! 이군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왼쪽은 에비수 맥주에서 그룹 모임을 하고 있었고, 오른쪽은 고객이 실제로 커피를 내려보면서 점원과 이야기하는 모습 주차장의 하늘이 넓을수록 고객은 다시 찾아오고 싶다. 도쿄에서도 비싼 동네인지라 이렇게 주차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정말 "철학" 적인 도움 외에 실제로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차장은 좋았다. 일본에서 큰 주차장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주차 비용은 얼마인지 확인 못함), 정말 잘해두었구나 라는 생각과.. 이런 기획을 해서 위로 올리기가 쉽지 않은 조직 구조를 고려할 때, 창업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지 않는 한, 이런 실행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또한 들었다. 주차장 쪽을 돌아서 나오는데, CCC의 사무실이 옆에 있었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았다면 한번 들어가서 이런저런 이야기 해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밖에서 본 사무실에는 Magazine B의 츠타야 편이 있어서 또한 반가웠다는!!츠타야 뒤의 주차장의 하늘과.. CCC 오피스마지막으로 책에서 이야기했던 것들 중에 몇몇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 들을 뽑아보자면하나,Book : 생활 제안은 우선 콘셉트에서 시작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곰곰이 듣다 보면 고객을 기쁘게 하는 일이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에 그치는 경우가 꽤 있어요.. 기획이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무리하게 이유를 만들어 내어 결국 자기만족에 불과한 이기적인 것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나 : 아 뜨끔.. 둘, Book : 직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항상 자유롭다는 것이고, 이것은 자유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유입니다. 그래서 자유란 어려운 것이고 누군가의 관리를 받는 편이 한결 편하지요. 나 : 요즘 고민이 많은 부분! 조직문화라는 것과 구성원들이 그 조직 안에서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자유라는 의미를 잘 해석해 준 듯하다. 구성원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도 때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구성원에게는 자유를 제공해 주는 방식이 더 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Book : 도전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화가 난다. 나 : 네 저두요.. 가끔 저 자신한테도 ㅜㅜ PS. 츠타야 바로 맞은편에 있던 ASO cafe(책에도 나오는 카페) 에서 여유있게 커피한잔 하지 못한 것이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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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일의 시작: 두루뭉술한 브랜딩이 일로 변하다.

브랜딩은 단어가 멋져 보입니다. 브랜딩을 한다고 말하는 순간 우왕!! 뭔진 모르지만, 상당히 멋진 것을 한다! 라는 느낌이 있죠. 그렇습니다.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냥 느낌이죠. 사실 추상적인 것들은 대부분 멋져 보이니까요. 실무에서의 브랜딩은 그런 멋진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안 멋진 브랜딩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대표님의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오전 회의 이후 브랜딩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 지 한번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하는 기분이 들 수 있으니 혹여라도 저장해놓고 주말에 읽는 비참함을 겪지 않으시기 미리 말씀드립니다. 시작합니다.굳은 결심의 시작                                바로 그거야!침대에 누워있던 대표님의 마음을 심하게 짓누르는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 브랜딩을 완벽히 구축하고 회사를 만들진 않습니다. 일단 2, 3일 정도 고민한 회사명과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몇 명을 모아서 설득한 후 회사가 시작되죠. 브랜딩이란 것을 고민할 정도로 초기사업체는 여유롭지 않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브랜딩은 마치 중딩시절 덕질의 폐해로 만들어진 아이디 ‘치천사_세라핌’ 만큼이나 오글거릴 수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다음 한메일 주소에서 살아 숨 쉬듯 쉽사리 바꾸기도 힘든 파워를 자랑합니다. 초기 브랜딩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곧 사업체의 정체성과도 같으니까요. 그런데도 한 명 두 명 직원들이 채용되고 회사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가면서 다시 고민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표님들 머릿속에 한 가지 단어가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체계’뭔가 체계를 갖추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솟구치면서 우리 브랜딩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겠다!! 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회사소개서도 바꿔야겠고! 리플렛도 바꾸고, 홈페이지도 개편해야겠어!! 짜잔!! 하고 말이야.”라는 굳은 결심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생각은 당연하고, 필수적인 얘기입니다. 회사의 체계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요. 하지만 체계를 잡는 것이 곧 브랜딩은 아닙니다. 보통 의식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브랜딩개편? 회사소개서를 만들자!!! 라고 말이죠. 앞글에서 제가 설명했듯 브랜딩은 ‘정보제공’의 개념이 아닙니다. 이걸 명확하게 해야 할 듯합니다. 회사소개서, 리플렛, 브로슈어, 웹/앱 개편은 필요한 일이지만 이걸 브랜딩이라고 부르는 건 좀 주객이 전도 된 느낌이죠. 이것은 그저 온드미디어나 홍보물 리뉴얼 정도라고 하는 편이 좋겠네요. 브랜딩을 정비해야겠어! 라고 한다면 우선 5가지 질문에답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우린 누구지?2.     우린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지?3.     우린 어떤 행동을 하고 있지?4.     지금까진 어떻게 해왔지?5.     앞으로 어떻게 할거지?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얘기는 잠시 미룹시다. ‘우리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것은 회사소개서와 제안서 등등에서 구체화시키면 됩니다. 브랜딩 작업에선 일단 당신이 어떤 사람들인지, 당신의 회사는 뭔지? 그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능 캐릭터를 곰곰이 생각해볼까요? 정형돈의 화내기와 박명수의 화내기는 그 결이 매우 다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규정하죠. 정형돈은 투정, 박명수는 버럭! 정준하는 짜증!, 유재석은 진짜 화났다! 등으로 말입니다. 이것을 가르는 것은 캐릭터의 베이스성향입니다. 화를 내는 것은 ‘행위’에 가깝습니다. 정형돈은 옆집 형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베이스가 있습니다. 박명수는 어르신, 나이 많은 등의 베이스가 있죠. 이러한 베이스 때문에 같은 행위라도 그 결이 달라지는 거거든요. 그러니 당신의 회사는 어떤 베이스를 지니고 있는지 먼저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린 전문가집단 베이스? 덕후모임 베이스? 대학동아리 베이스? 다차원세계의 이종집합체? 등등 비즈니스의 성향과 모여있는 집단의 성향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아침회의의 시작회의가 시작됩니다. ‘우리만의 브랜딩을 해보자!’라는 주제로 말이죠. 물론 회사 분위기에 따라 케바케입니다. 성향이 시끄러운 집단이라면 산으로 가버릴 것이고, 성향이 국방색이면 명령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애당초 조용한 집단이라면 천 년의 침묵 끝에 머리 위에 눈이 쌓여 대답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버리는 슬픈 도시 전설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회의의 주제는 리브랜딩을 해보자! 라기보단 사실 ‘우리 비즈니스의 성격은 어때?’ 라는 주제로 시작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곤 이상형 월드컵을 하듯 하나씩 선택해 나가는 편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죠. 비즈니스의 성향이 ‘유쾌하고 키치한 성향'으로 드러났다면 두 번째 안건은 그럼 직원들의 성격은 어때? 라는 주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 다들 연구부원마냥 무테안경에 타이 정장을 고수하는 논리적이고 신중 신중한 ISTJ 타입의 인원들이 가득 모여 있는데 유쾌하고 키치한 전략을 만들어 내자라고 하면…… 아마 다들 꺾은 선 그래프를 들고 와서 데이터와 전략싸움을 하느라 에너지를 쏟다가 결국 자기 파티션 속 책상으로 돌아가 고개를 가로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비즈니스의 방향과 구성원의 성향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모든 구성원이 다 똑같을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구성원에게 맞춰 비즈니스모델을 인제 와서 뜯어고치기도 힘들죠. 그렇다면 적어도 브랜딩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팀이나 구성원 정도는 BM과 비슷한 느낌으로 가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서로 즐겁죠. 그래서 주로 회의의 내용은 이런 것들로 구성되고, 이러한 답변이 나와야 합니다.01.   우리 회사 성격은? – 유쾌하고 키치하다.02.   구성원의 성격은? – 논리적인 사색가형 3명, 모험가형 2명, 재기발랄활동가형 1명03.   우리는 어떤 경험을 주는가? (소비자에게) – 서비스에 에너지를 담아줌04.   그 경험은 누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가? – ‘에너지’라는 개념을 구체화, 실체화05.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 – 채널, 방식, 제작방식, 시기, 기간, 컨셉 등06.   누가 얼마나 담당할 것인가? – 업무분장시작07.   PM는 BM와 제일 비슷한 성향의 기획자가.08.   기획 서포트는 반대 성향의 담당자가09.   중재자는 관찰자 성향의 담당자가10.   실행과 운영은 모험가형 2명이11.   검토와 트래킹은 사색가1명이12.   기획안 도출과 프로토타입 제작은 언제까지13.   리브랜딩 제작물과 디자인 작업은 언제까지14.   사내 전체 공유와 적용 시기는 언제부터15.   대외노출과 공표는 언제16.   유지와 운영 점검의 1차 지점은 언제까지17.   해당 업무에 대한 각 팀 별 세부업무 관리는 어떤 식으로18.   총 예산은 어느 정도19.   1차 랜딩이 끝난 후 2차 유지보수비(고정비)는 어느 정도 책정20.   책임과 권한 부여대략적으로 적어보았습니다만, 아마 이 정도의 회의내용이라면 물개 박수를 받을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면 컨설턴트나 전문가가 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브랜딩 기획 회의 진행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논쟁과 한숨과 미간 주름과 커피와 담배가 함께하는 회의시간이 되겠지만 이 시간을 피해선 절대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브랜딩을 꼭 누군가에게 전담해서 네가 해! 라고 하긴 하지만, 이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에요. 회사 특성상 전담자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 모든 걸 전가해버리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죠. 그래서 사실 이 회의에서 업무분장과 구성원의 역할의 명확한 구분은 아주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그래서 전담자가 있되, 사원 모두가 브랜딩에 하나하나 부분을 담당하는 형식이 되어주어야 해요. 그리고 그 업무분할은 각자의 성향에 맞춰서 분배하는 편이 현명하죠. 일의 시작    이제 다들 책상으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회의가 엄청나게 길고 피곤했겠죠. 한숨과 담배 연기와 와 씌……와 가슴 속 사직서를 검지와 엄지로 꼭 잡으며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회의록을 보니, 이 모든 상황이 몰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겁니다. 누군가가 뒷문에서 등장하여 지금까지 잘 견디셨습니다!! 하며 내 앞의 기획안을 짝짝 찢어 버리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뭐사실 아무리 즐거운 브랜딩 프로젝트라도 일단 일은 일이기에 저녁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슬픔은 누구라도 피하기가 힘듭니다. 만약 치맥과 풀침을 보장받으며 브랜딩 프로젝트를 쭉 진행할 수 있다면 정말 직원들의 역량이 엄청나거나, 대표님의 지략이 거의 사마의 급이라고 칭송받아 마땅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몇 있긴 했습니다. 일전의 클라이언트 대표님은 장판교의 장비와 같이 몰려드는 업무를 장엄하게 쳐내며 11명의 직원 대군의 칼퇴를 보장하더군요. 진피층까지 소름이 돋아 어느새 이력서와 자소서를 쓰고 있던 저를 발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 일은 시작되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브랜딩 업무가 다가온 것이죠. 일단 일의 시작은 대부분 회의록의 정리부터입니다. 회의록을 정리해서 사내전체에 공유하죠. 회의록은 차지게 써서 넘버링을 해줍니다. 1번부터~20번까지 안건에 대한 결정사항과 TBD 여부 (+재결정시기)를 확정한 후 사내공유를 합니다.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모여 간략하게 담배타임을 가지며 업무재정비를 합니다. 이 때는 회의시간에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나는 엑셀 고자다, 나는 포토샵 공포증이 있다, 사실 나는 공황장애가 있어서 전시회를 나가지 못한다 등등의 세부적인 얘기와 개인 사정에 대한 조율을 진행합니다. 어쩌면 이게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재정비가 이루어졌다면, 누군가는 기획서를 써야 합니다. 기획안은 예쁘게 만들고 싶겠지만, 예쁘기보단 정확하게 만듭시다. 솔직히 딴 거 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방향성과 컨셉은 정해졌고, 이젠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방안, 운영에 관련된 것들만 나와주면 됩니다.그러니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것은 단어와 숫자입니다. 어떤 워딩을 쓰고, 예산을 얼마 투입, 언제까지 누가,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정확하게 잡아서 원페이지로 딱딱 만들어냅시다. 이 단계에서 이제 제가 담당하는 비쥬얼브랜딩 실무도 함께 진행이 되죠. 소개서와 제안서는 언제까지, 얼마로, 어떤 자료, 어떤 컨셉으로 진행할 것인지 한 장으로 정리하면 됩니다. 01.  고객초청 간담회진행02.  브랜드 가이드구축03.  로고/슬로건/컬러컨셉 적용04.  전사 공유회의 진행05.  현장관찰(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의 행동 구경하기)06.  온라인이벤트기획07.  홈페이지리뉴얼08.  앱리뉴얼09.  회사소개서/제안서 리뉴얼10.  SNS컨텐츠 리뉴얼11.  대외이벤트진행12.  굿즈제작 등등 각 항목별로 한 페이지씩으로 정리해서, 전체 브랜드구축 기획안을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만들어낸 후 전사 공유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비용과 시기입니다. 대표님 입장에선 비용이 살벌하게 중요할 것이고, 실무자 입장에선 시기가 살벌하게 중요합니다. 이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23세기가 되어서야 우리 브랜드가 망원동 인근 주민에게 겨우 알려지는 사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지지부진해지죠. 시기는 명확하게 가슴 졸리게 잡는 게 좋습니다. 데드라인이란 것은 참으로 일을 흥미진진하고 가슴 벅차게 만들어주니까요. 표지포함 13장의 기획안이 완성되어 전사공유를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하나일을 처리해봐야겠죠. 이제부턴 세세한 실무의 디테일과 폭망의 전조, 쓸데없이 생고생을 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운영하는 다양한 슈퍼수프림 꿀팁과 각종 썰에 대해서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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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시선을 예상하라 (2/2)

Overview“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 이 문장을 보고 어떤 풍경을 상상했나요? 독자는 간단한 문장 하나조차도 저마다 다른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나무에 잎은 있는지 없는지, 언덕은 낮은지 높은지, 날씨는 맑은지 흐린지 등 독자가 겪은 개인적 경험이나 생각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죠.1) 하지만 위의 문장을 본 사람이라면 최소한 ‘언덕’과 ‘나무’의 형태만큼은 떠올렸을 겁니다. ‘언덕’과 ‘나무’는 크리에이터가 꼭 전해야 하는 문장의 핵심 단어와 같습니다. 두 단어가 독자에게 온전히 전해지면 언덕 위에 나무가 있는 모습(메시지)이 떠올려지니까요. 신기합니다. 문장만으로 크리에이터의 머릿속에 있는 걸 그대로 독자의 머릿속에 옮길 수 있다니. 마치 ‘언덕’과 ‘나무’ 두 단어가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2) 하이퍼텍스트(Hypertext)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죠.하이퍼텍스트의 원리역삼동 사무실 구석에 앉아있는 내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당신에게 언덕과 나무를 떠올리게 했던 것처럼 하이퍼 텍스트는 시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벗어납니다. 이 글도 브랜디 랩스에 올린 순간부터 세계 여기저기를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내가 자고 있는 시간에도 남들은 검색만 하면 읽을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하이퍼텍스트의 원리우선 하이퍼텍스트의 원리를 살펴봅시다. 책을 예로 들면, 겉표지(starting point)에서부터 독서를 시작하는 건 모두 같지만 독자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상상하며 이어 나갑니다.(link) 만약 독자 A와 B가 “언덕 위에 나무가 있다”는 문장을 보고 같은 풍경을 상상했다면 그 둘은 서로의 상상을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node-shared experience) 반면에 100명의 독자가 잔디 깔린 언덕을 상상해도 누군가는 혼자서 바위 언덕을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것은 ’언덕’이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풍경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node-unshared experience) 점들이 촘촘하게 모여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처럼 이런 상상들이 모여 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전달됩니다.3) 이제는 디지털로 모두가 연결되었습니다. 그만큼 상상의 규모도 더욱 커졌습니다.4) 크리에이터와 독자가 동시에 같은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곳곳에서 새로운 상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추가됩니다. 독자는 읽는 순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책의 기본적인 순서는 페이지로 정해지지만 하이퍼텍스트는 독자가 읽는 도중 건너뛰거나, 다른 글로 이동하거나, 읽는 도중 ‘뒤로 가기’를 클릭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특성 때문에 독자의 시선이 훨씬 자유로워진 것입니다.5) 메시지를 읽게 하는 방법독자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고 해서 크리에이터의 역할에 위기가 찾아온 건 아닙니다. 앞서 본 언덕 위의 나무처럼 독자가 뭘 떠올리든 상상할 메시지(starting point)를 제공하는 건 여전히 크리에이터의 몫이기 때문입니다.5)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테고, 그것이 잘 전해져야만 콘텐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겁니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메시지를 제대로 전하는 방법! 어떤 것이 있을까요.1.맥락 독자가 무언가를 떠올렸다는 건 상상이 되게끔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예시를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은 병원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병원이 다시 태어났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의사를 모델로 세워 확 바뀐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맥락의 예 /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제공위의 두 포스터에 등장한 의사는 동일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미지가 확 바뀌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청정무균시스템을 도입하고, 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오픈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의사의 확 바뀐 이미지를 대신 보여준 것입니다. 포스터에서는 ‘확 바뀌었다!’고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은 바뀐 병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개의 포스터를 비교하며 이미지 속에 담긴 메시지를 함께 읽어냈다는 점입니다. 아마 오른쪽의 포스터만 봤다면 ‘강동성심병원 거듭나다’라는 카피가 잘 와닿지 않았을 겁니다. 병원과 의사의 모습이 서로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교 대상 덕분에 의사의 확 바뀐 이미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메시지 또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바뀌었다’는 말에 날개가 달려 하이퍼텍스트로 독자에게 날아간 순간이기도 합니다. 맥락은 사전적 의미로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계통’을 말합니다. 콘텐츠 맥락도 이와 비슷합니다. 위의 두 포스터를 통해 ‘동일인물이지만 달라 보인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 정보는 두 대상을 서로 비교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해낸 결과입니다. 콘텐츠의 맥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관관계를 읽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정보인 셈입니다. 2.구체적 워딩 구체적 워딩은 주로 광고에서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단어를 이용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저히 승산이 없는 경우를 떠올립니다. 구체적 워딩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 워딩의 예 / 엿츠 제공이 제품은 엿을 식품이 아닌 ‘욕’의 관점에서 접근해 다양한 상황과 연결하고 있습니다. 맛이나 신선도 등 제품 그 자체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지만 훨씬 좋은 홍보 효과를 거뒀습니다. 덕분에 이 제품을 보는 사람은 엿과 야근의 맥락을 통해 짜증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죠. 특히 이 카피는 많은 간식 중 왜 엿을 먹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그러므로 야근에 시달리는 회사원이 가판대의 많은 간식 중 엿을 집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Conclusion꼭 화려한 영상, 잘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됩니다. 글만으로도 독자가 상상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으니까요. 상상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줄 뿐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읽게 만듭니다. 엿 봉지처럼 한 단어가 다른 뜻도 포함하고 있다면 중의적 표현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콘텐츠에 중요한 정보 없이 쓸데없는 말만 가득하다면, 이제부터는 긴 설명이 필요 없도록 독자가 읽어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주세요. 크리에이터가 제공한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독자에겐 큰 선물이 될 겁니다. 1) 콘텐츠는 크리에이터의 단독 작업만으로는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없다. 대신에 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 즉, 나무의 상태나 언덕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독자의 몫이며 이는 독자에게 유한 또는 무한의 자유를 주는 것과 같다. 2) 크리에이터가 온라인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순간, 콘텐츠는 독자와 함께 즐기는 공유의 속성을 지닌다. 3) 크리에이터가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shared node는 더욱 많아진다. 4) 좋은 콘텐츠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5) 하이퍼텍스트를 독자가 읽는 방법은 검색, 훑어보기, 하이퍼링크, 건너뛰기, 조각내기 등이 있다. 6) 이와 관련해 이화여대 김애령 교수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하이퍼텍스트의 이면에는 그것을 구성하는 코딩(coding)에 있다. 하이퍼텍스트가 독자에게 무한한 경로의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으려면 그 텍스트를 설계하는 작가는 모든 가닥들과 결과들의 데이터를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따라서 독자들의 선택권은 ‘가상적’이다.” (출처는 참고문헌 참조)참고문헌 조은하(2007), 디지털 스토리텔링, 한국근대문학연구, 제15호, 261-262심은진∙윤학로(2007), 하이퍼텍스트의 새로운 글쓰기: 프랑스 디지털 문화이론을 중심으로, 외국문학연구, 제26호, 33-48김애령(2017), 디지털 매체 시대의 읽기와 해석학의 과제, 현대유럽철학연구 제45집, 185장근우, 「콘텐츠의 정석」, 예문아카이브(2017)글장근우 대리 | People&Relations [email protected]브랜디, 오직 예쁜 옷만#브랜디 #마케팅문화 #마케팅팀 #업무환경 #인사이트 #경험공유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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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스타트업에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필요한가요?

트레바리는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회사다. 멤버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아지트에서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아날로그적이려면 한없이 아날로그 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트레바리다. 그러다 보니 트레바리의 첫 빌트인(?) 개발자 겸 디자이너인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트레바리에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필요한가요?" 작년 11월과 12월, 개발과 디자인을 총동원해서 멤버십 신청 페이지의 UI/UX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원래의 홈페이지보다 편하게 신청하도록 토스 결제를 연동하는 등 프로세스를 재편하였고, 판매할 프로덕트가 의도대로 보이도록 레이아웃을 다시 구성하였다. 컨텐츠의 가독성을 위해 컴포넌트들의 디자인도 깔끔하게 변경했다. 개선된 프로세스와 인터페이스라면 멤버십에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고 확신했다. 홈페이지를 방문만 하고 멤버십에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홈페이지가 불편하고 안 예뻐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가설은 완전히 틀렸다. 개선된 홈페이지를 런칭했지만 방문 유저 대비 신청한 유저의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급히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고 마켓컬리의 이지훈 님이 해주신 조언이 한참을 머릿속에 멤돌았다. "트레바리는 오프라인 경험이 메인이므로 홈페이지의 변화가 큰 효과가 없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해요. 홈페이지는 광고를 보고 온 유저들이 독서모임에 가기 전까지 거쳐 가는 곳이에요."그렇다. 트레바리 홈페이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위한 건널목일 뿐이였다. 건널목이 아무리 좋다 한들 목적지가 탐탁지 않으면 사람들이 건너가지 않을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홈페이지가 아무리 편하고 예뻐도 아지트에 와서 나누는 대화가 무의미하고 재미없다면 사람들이 트레바리를 찾지 않을 것이다.덕분에 트레바리 특성상 홈페이지를 위한 개발자나 디자이너 크루(=직원)가 필요한지 자문하게 되었다. 건널목 역할을 수행하는 홈페이지가 필요한 것이라면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추가로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그때그때 적당한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게 합리적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맨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요. 필요 없어요. 프리랜서면 충분해요."가 되는 것이었다.내가 크루로서 잘 쓰일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얼핏 생각하기에 프리랜서면 충분해 보이지만 분명 내가 크루로서 잘 쓰일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오프라인 트레바리와 온라인 트레바리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오프라인 트레바리는 꽤나 매력적이다. 한 시즌을 경험한 두 명의 멤버 중 한 명은 다음 시즌에도 멤버십을 신청한다. 물론 나머지 한 명까지 신청하게 만들게끔 개선할 부분들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60%가 넘는 리텐션은 트레바리가 다시 올 만한 서비스라고 말해준다.온라인 트레바리는 사정이 다르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만 금세 나가버린다. 지금의 트레바리 홈페이지는 트레바리가 뭐 하는 곳인지, 트레바리를 하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트레바리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 잘 알려주고 있지 않다. 미리 지인이나 미디어를 통해 트레바리의 매력을 알고 온 사람들만이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져본 후에나 어떤 곳인지를 엿볼 수 있다.이 불협화음을 잘 조율하는 일을 내가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작년 초까지 멤버였다가 트레바리 매력에 빠져 입사까지 하게 된 진성 유저였다. 덕분에 트레바리가 얼마나 좋은지, 어떻게 트레바리를 통해 예전보다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지, 트레바리에서 얼마나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동네방네 열심히 소문을 내고 싶은 사람이었다.트레바리 홈페이지가 오프라인 트레바리에 오기 위한 건널목이라면 건널목 입구에 삐까뻔쩍한 간판도 크게 달고, 안내판도 만들어 건널목 너머에 얼마나 멋진 곳이 있는지 넘어오고 싶게끔 기대감을 심어주고 싶다. 우리의 비전인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처럼 내가 트레바리에 온다면 더 지적이고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고,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음을 잘 설명해주고 싶었다. 사람은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설명할 때 지치지 않고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나 혼자서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다른 크루들과 같이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 일례로 최근에 영훈님과 같이 사내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런 점들이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해내는 프리랜서보다 훨씬 더 잘 쓰일 수 있는 크루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까지는 고민을 끝마치지 못했지만, 드디어 어떤 방향으로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를 결정하였다. 이 결정을 시작으로 올해는 '회사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크루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설렘과 '그러려면 훨씬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가득한 채로 일 년을 맞이하게 되었다.올 한 해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들어줄 우리 크루들!#트레바리 #기업문화 #조직문화 #스타트업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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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박쥐같은!

B.A.T는 매달 한 번씩 돌아오는 노마드데이에서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별 상황 공유와 함께 조직 가치를 상기시킨다.하지만 우리는 꽤나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인지라 막상 그때뿐,눈에 보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잊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하는자연스러운 현상(...)에 그동안 매우 충실해왔다.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일할 때마다 조직 가치를 되새기고 인지할 수 있도록포스터를 만들어 사무실에 붙여놓아야겠다는 갑작스러운 대표의 근엄스러운,다짐 같은 의뢰로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고백하건대, 처음엔 학교 다닐 때 칠판 위에 떡하니 붙어있던 급훈 정도라고 생각했...)하지만 어느새 여기포스터 작업을 맡게 된 디자이너들의 크리에이터와 의지가,이 매력적인 작품들로 재미있는 작업을 해보고싶다는 모션 디자이너의 추가 의견이,그리고 우리 디자이너들의 멋진 작품들을 자랑 좀 해야겠다는 글쓴이의 욕심이 더해져이렇게 본격 셀프-자랑 브런치 포스팅이 나오게 된 것이었다.어쩌면 판만 깔아주면 일을 알아서 더 벌리는 우리의 습성을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대표의 빅피처였을지도. (대표님... 리..리스펙!)자, 서론은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고본격적으로 B.A.T의 네 가지 조직가치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왼쪽부터 나하나, 주영진, 이건용, 임철규 디자이너 작품 순1. 놀라운 고객 경험 (Amazing Customer Experience)우리는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 그 이상으로 고객의 감탄을 나아내는 것을 지향합니다.1) 새롭고 차별화된 것을 추구2) 고객 원츠가 아닌 고객 니즈를 파악2. 끊임없는 성장 (Constant Growth)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끊임없이 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입니다. 단기간의 오버페이스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끈기를 가지고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1) 빠른 러닝커브와 성장지향형 마인드2) 철저한 자기관리3. 압도적인 성과 (Overwhelming Achievement)우리는 매우 탁월하고 압도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매우 뛰어난 한 명이 보통의 여럿보다 훨씬 낫다고 믿는 우리는 개개인이 압도적인 성과를 만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2) 더 높은 퀄리티와 완성도에 집착하기3) 철저하게 타임라인 지키기4) 집요하게 파고들어 결과를 만들기5)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기4. 유기적인 협업 (Organic Collaboration)우리가 만드는 결과물은 결국 한 명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전에 없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합니다.1) 투명한 커뮤니케이션2) 수평적인 문화+수직적인 의사결정3) 동료들의 성장을 지원 (이타심)4) 장기적인 조직 성장에 기여이렇게 힙하고, 세련되고, 감각적인 조직가치를 본 적 있던가!어떻게 보면 조직가치 요소만 덜렁 주어진 꽤 불친절한 상황일 수도 있었지만,네 명의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와 스타일을 뽐내는 작품들을 척척 만들어냈다.(심지어 각자 맡은 분야의 디자인 작업을 위한 스케치 설명 덱까지 직접 기획.. 대단한 분들...)각자의 다른 매력들이 드러나서, 그리고 그 다름들 속에서도 B.A.T의 성향이 공통적으로 묻어난다는 점이 묘하면서도 좋은 것 같다. 일종의 B.A.T 유대감 같은 걸 지도. 그리고 각자의 작품이 모션으로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에 대해 모션 디자이너와 의견을 충분히 나눴고,모션 디자이너 역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제안하며 퀄리티를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그러니 이런 대단한 작품들이 나올 수밖에!실컷 멋진 작품을 선보였는데 글이 더 길어지면 힙한 무드가 깨질 수 있으니 이만 쓰려 한다.그러니까 결론은,B.A.T 디자이너와 모션 디자이너는 욕심 많고 멋지고 크리에이티브하며(비주얼에 속았을 수도 있지만) B.A.T 조직가치는 만만치 않게 빡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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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다시 생각해보자: 개념원리 브랜딩

브랜딩에 관련된 수많은 얘기가 넘쳐나는 요즘입니다.이미 원론적인 내용은 다양한 전문가님들의 고견들을 통해 섭렵하셨으리라는 전제 아래,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합니다. 전략이나 방향성 등등 브랜딩은 그 자체가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원론적인 내용을 빙빙 돌 위험성이높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절대명제는 어떤 방향성이든, 무슨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던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그 시작은 항상 본질에서 비롯되지만, 폭망은 디테일에서 비롯된다는 점이죠.   500만원을 들여서 브랜딩 컨설팅을 몇 개월 내내 받았습니다. 비즈니스모델도 손보고, 마케팅 전략도 일체화 시키고, 막 로고와 슬로건도 재정비하고, 퍼포먼스 브랜딩 전략도 기똥찬 아이디어로 구축했습니다. 막 잘될 것 같아서 만세를 외치고 있는데 정작 폭망의 이유는 단순한 것들에서 비롯됩니다. 엉기 성기 대충 붙인 주소 라벨이나, 전날 술 먹고 퀭한 얼굴로 불친절한 점원의 삐딱한 짝다리 등이 그것이죠.  실무단의 브랜딩은 전문가들의 브랜딩과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그들에겐 일이고, 노력이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바로 실무자들의 브랜딩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글은 브랜딩의 성공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오히려 대폭망을 예방하는 차원의 디테일한 이야기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 이번 시간을 통해 브랜딩의 기본적인 개념은 한 번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브랜딩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공급자와 소비자 입장에서 나누어 생각해보죠.먼저공급자 입장에서의 브랜딩입니다. 브랜딩. 각인시킨다는 뜻이죠. 알린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 어원도 다르고, 단어자체의 뜻도 다르죠. 물론 어원이 기능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의미가 있는 것이니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알린다.’는 뭔가 정보를 주는 느낌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입니다.우리건 놀라운 기능이 있어. 우리건 화소수가 5천만이야. 우리건 유기농이야. 우리는 사회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우린 자신을 찾는 교육을 해.이처럼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또는 ‘한다’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행위의 문제죠. 이렇게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브랜드에 관련된 기획과 디자인을 합니다. 그렇죠. 이것들은 제가 하는 겁니다. 그럼 이것을 하는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까칠한사람? 생각 많은 사람? 잘생긴 사람? 네, 모두 맞을 겁니다. (함정이숨어있어!!! -0-!)  제가 하는 일을 알리고 명함을 드리고 제안서를 던지는 것은 ‘정보를 주는 행위’ 입니다. 문제는 누가 이 행위를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죠. 브랜딩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야 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는 지가 아니라, 그러니까 너흰 누군데?  당신이 무엇을 하는 지가 아니라, 그러니까 너흰 누군데?  각인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각인. 새긴다는 뜻이죠. 원래는 가축이나,벽돌, 목판, 또는 살에다가 새겼던 것입니다. 불로 지져서. 아프게. 물론 꼭 노예와 전쟁포로를 구별하기 위함만은 아니었습니다. 목조건물과 선박이 많았던 옛날옛적에는 인두로 까맣게 태워서 고유의 문장을 만들곤 했으니까요. 나무나 벽돌, 가축에 불로 각인시키는 것도 Brand의 행위 중 하나였죠. 이것은 현재의 브랜딩 개념과는 조금 다른 단순한 식별과 책임소재, 품질에 대한 보증을 나타나는 일종의 표시행위와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이 행위는 이미 기원전 수 천년 전, 인류문명의 발단과 함께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후 산업의 발전과 다양한 경제체제의 발달, 문화와 종교의 발전과 기업와 온라인매체의 등장으로 그 정의가 다양하게 바뀌긴 했습니다만, 브랜딩이 가진 고유의 가치는 변치 않고 항상 내포되어 있습니다. '표기'의 기능이죠. 그럼 여기서 질문. 그럼 브랜딩은 단순히 로고 만드는 거예요? 불로 새겨서 간판 만들듯이? 아닙니다. 그런 얘기를 할 거면 글을쓰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간판을 만든 이유는 이랬을 겁니다.  13세기중반 무렵 옆 집 말발굽(편자) 장인이 어느 순간 무쇠로만든 것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을 겁니다. 13세기 이전에는 청동등을 이용해서 편자를 만들었는데, 녹이 쉽게 슬고 성형이 어려워서 무쇠로 만든 편자가 유행하기 시작했죠. 그래서나도 질 수 없으니 무쇠편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간판에 ‘원조 말발굽’ 이라고 써 붙이고 자기 이름도 막 써 붙인 겁니다. 녀석이 원조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손님들을 다 뺏길 순 없으니, 뭔가 다른 점을 어필하고 싶었을 겁니다. 고민하던 편자집 사장은간판에 이렇게 써 붙입니다. ‘말사랑 편잣집’. 그리곤 5살때부터 말을 타고 놀았던 프로교감러의 특기를 살려 ‘내 말이 말같지 않을 때.’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써 붙이곤 말의 종합검진 서비스까지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말이 소중해서 매일 쓰다듬어주던 마주들은 종합검진 서비스까지 받으면서 나에겐 무뚝뚝하지만 내 말에겐 자상한이 츤데레 영감에게 빠져들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 말사랑 편잣집을 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문을 냈겠죠. 거기 어디야? 라고 사촌 에넬슨도 물어보고, 사돈의 팔촌인 에릭도 물어 봤을 겁니다.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거기 시장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서 45걸음을 걸어간 후 옆에 과일가게 맞은편 골목 안쪽 어쩌고……’라며 주구장창 말할 순 없었겠죠. 뭔가 신호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때 이미지나 이름이 있다면 쉽게 말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트안에 말 그려진 곳으로 가’‘말사랑말발굽이라고 써진 곳을 찾아봐’ 라고 말이죠. 간판과 로고, 심볼의 존재 목적은 이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식별하는 역할이죠. 우리가 좀 착각하고 있는 것은 로고가 겁나 예쁘면 우리가 브랜딩 된다는 생각들입니다. 비주얼 브랜딩의 측면에서 비주얼은 당신이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을 상징화시키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 예쁜 이미지가 당신의 행위나 가치관을 상징하지 못한다면 공허해지는 것이죠. 물론 위는 가상의 예지만, 중요한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행위가 먼저이고, 인식은 그 후입니다. 각인은 그 인식의 반복 또는 섬광기억을 통해 형성되는 것 이고요. 이게공급자 입장에서의 브랜딩입니다. 행위가 먼저이고, 인식은 그 후입니다.소비자입장에서의 브랜딩은 오히려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공급자 입장에선 인식을 시켜야 하고 그걸 반복시켜야 하는데, 소비자에게 그걸 직접 어필할 순 없습니다. 길가가던 사람에게 로고를 들이밀고 외워주세요!! 라고 외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소비자 관점에서 브랜딩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무의식에 쌓여가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의식적인 기억에 대한 허무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억해야지!! 라고 다짐한 것들을 내일이면 죄다 까먹는다는 사실을 지난 12년+대학생활의 중간/기말 고사를 통해서 충분히 깨달았을 테니까요.  대신 어디 빵집의 딸기 케익이 겁나 맛있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죠. 그렇다고 딸기 케익이 생존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뇌 입장에선 딸기 케이크야 말로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인식했을순 있겠습니다만, 기존의 생존용 기억의 우선저장 메커니즘과는 조금 결을 달리합니다. 물론 인간은 옛 본성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기에,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저장합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길가다가 사자에게 물려 죽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대신 정보들이 겁나 많으니 그것을 취사선택 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버려야 하는 것들을 일일이 검증해서 골라내는 것은 뇌 입장에선 귀찮은 일이죠. 인간의 기억메커니즘은 ‘선호도나 긍정적인 경험’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모르니까 안 해’ 카테고리에 던져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짱 싫은 것들은 따로 분류를 해놓았겠죠. 그것은 짱 싫으니까요. 이를테면 저에게 브로콜리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소비자에게 브랜딩이란 ‘자신이 경험한 것’ 그 자체입니다. ‘경험을 사고 판다.’ 라는 것이 마케팅이나 브랜딩의 기본 명제가 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긍정적인 경험’ 이란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물론 대다수에게 행복한 경험들이 존재합니다. 사랑이나, 이타심, 따뜻한 것(마음이 아니고, 진짜 그냥 따뜻한 것), 맛있는 것, 고양이와 강아지 등이 그것이죠. 대부분 이러한 것들은 인간의 본능에 접점을 두고 있는 것 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은 ‘취향’을 지니고 있고, 이 때문에 수많은 변수와 갈래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허나 70억 인구가 모두 다른 취향을 지니고 있느냐 하면 또 그것은 아닙니다. 물론 사소한 취향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모두 다를 순 있겠지만 대부분 ‘나만의 취향’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이미 함께 하는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코딱지를 파서 책상 밑에 붙이던 것도 나만 하는 줄 알았겠지만, 이미 이 자리를 지나간 선배님들의 역사 속 분비물들을 손 끝으로 느꼈을 때의 소름처럼 말이죠. 원피스나 나루토도 명확하게 그 파가 갈립니다. ‘순대에 된장을 찍냐 초장을 찍냐’도 그렇죠. 자박한 된장찌개나, 시원한 된장찌개도 그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습니다. 꽃 향을 좋아하는 사람과 시원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도 나뉘죠. 이처럼 취향이란 것은 개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카테고리화가 가능한 수준의 것 들입니다. 덕분에 소비자심리학에선 소비자들의 행동패턴과 취향을 분류하여 데이터화 시킬 수 있었죠. 이러한 혼돈 속의 질서, 그러니까 ‘심리적프랙탈’ 덕분에 인간은 공감대를 나누고 사회라는 것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간이 지닌 이 취향과 경험을 혼돈한다는 것입니다. 취향은 말그대로 취향일 뿐입니다. 그러나 경험이란 것은 좀 더 다양한 요소의 결합이죠.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객관적 정보에 대해선 호/불호를 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저 노출되는 것에 대해선 그 경계를 구분 지을 수 없어서 애매한 정보로 남겨놓기 마련이죠. 그리고그것을 호기심과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처음엔 경험도 꺼리게 되죠. 하지만 그 경험에서 어떠한 좋은 요소를 발견했다면, 얼른 ‘좋은 쪽’으로 남겨놓으려고 합니다. 뇌 입장에선 불투명한 것보다 섣부른 판단이 더 합리적이고 편하거든요. 무엇이 좋은 경험을제공하는 요소일지는 취향과는 별개로 굉장히 다양한 디테일들이 결정합니다. 취향은 그 시발점을 제공하지만, 결과물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뇌 입장에선 불투명한 것보다 섣부른 판단이 더 합리적이고 편하거든요.  원피스 카페가 오픈했습니다. 원피스 팬들은 막 원피스 레어 피규어와 메리 호 인테리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취향 저격당해서 심장을 움켜쥐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경험의 모든 것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입구에서 카페주문, 음식의맛, 애기들이 얼마나 뛰어다니고 시끄러운지, 좁은 공간과, 화장실의 청결도 등…… 다양한 행위들의 합을 통해서 경험의 총평을 내립니다. 물론 취향저격이란 것은 어느 정도의 마이너스요소를 방어해주는 +5방어력의 쉴드 아이템 이지만 무적은 아니죠. 그 마이너스점수가 인내심을 초과하는 순간, 소비자는 그곳을 ‘싫어!’ 로 분류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곳이 싫다고 해서 원피스가 싫어지는 것은 아니란 점입니다. 이것이 취향과 경험의 차이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브랜딩이란 것은 내 취향을 저격하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과 비용을 만족으로 채울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공급자는 행위를 하는 것이고, 소비자는 그 행위를 통해 만족스런 경험을 얻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경험이란 내가 직접 하는 행동 이외에도 앱 하단에 미친 듯 떠오르는 광고창에 x가 눌러지지 않아서 막 광고링크로 넘어가 버리거나, 카페에 와이파이가 잘 안 잡혀서 곤혹스러웠다든가, 불량상품의 교환이 1달씩걸린다든가, 고객센터 상담원님이 한숨 쉬면서 상담할 때 등의 다양한 간접/환경적 경험도 포함합니다.  경험을 제공해야하는 공급자 입장에선 당연히 세세한 부분의 매뉴얼이나 기획, 운영, 제작 측면에 대한 고민이있을 수 밖에 없죠. 지금까지는 브랜딩의 나름대로의 정의와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선 이러한 브랜딩이 실무단으로 넘어갈 때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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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 텍스트: 시간 표기 방법

거의 모든 UI 중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UI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아마도 그것은 '시간'일 것이다.                        (사진: 어느 서비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시간 표기)날짜와 시각으로 구성된 ‘시간’은 UI에서 뿐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도 늘 가까이 함께하는 공기 같은 텍스트다.아침 알람 소리에 깨어나 가장 먼저 보는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볼 수 있고, 출근 준비하며 켜둔 아침 TV 프로그램의 상단 구석에서도 볼 수 있다.이 글을 읽는 여러분 곁에도 ‘시간'은 함께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면 상단 Status bar에, Mac이라면 오른쪽 상단에, Windows면 오른쪽 하단에 시간이 표기되어있다.이렇게 많이 여러 곳에서 쓰이다 보니 날짜와 시간을 표기하는 형식이 다양한데, 이를 서비스에 적용할 땐 어떻게 표기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면,1. '오전 12시'란 하루가 넘어가는 시각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정오를 말하는 것인가?2. 그리고 흔히 말하는 '저녁과 밤, 그리고 새벽의 경계'는 어디쯤일까?이런 궁금증들에 대해, 그동안 나름의 방법들을 찾았는데(이미 누군가는 잘 알고 사용하고 있던 나만 몰랐던 방법들...) 이를 비슷한 상황의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12시 마감 시간을 표기하는 방법예전 디캠프의 디시전 캠프 신청 때 있었던 일이다.신청서 마감일이 12시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이를 어느 분이 수요일 낮 12시까지 인 줄 알고 신청서 제출을 미처 하지 않았다가 알고 보니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였던 것이다. 이분처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좀 있으셨던지 디캠프 측에서 날짜를 하루 더 조정해주어서 다행히 원활하게 처리 되었었으나 만약 처음부터 정확한 시간이 표기되었었다면 이런 조정 과정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사진: 디캠프 디시전 프로그램 공고 코멘트 영역)이 상황처럼 밤과 낮을 헷갈려하기도 하지만 '밤 12시’라고 표현할 경우엔 그 날의 시작인지 그날의 끝을 뜻하는지 헷갈리기도 한다.그렇다면 어떻게 표기하면 좋을까?12시 대신 그에 약간 못 미치는 시간으로 표기하면 된다. 예를 들면 3월 31일 오후 11시 30분 같은 시간으로 말이다.만약 30분이 너무 이르다면, 단 1분이라도 앞당겨 오후 11시 59분 으로 표기해도 사용자에게 명확한 날짜와 시간을 전달할 수 있다.생활 패턴을 기준으로 시간을 표기하는 방법지금 이 글을 쓰는 현재 시각은 3월 31일 오전 12:31 분이다.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나에게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 3월 30일을 기준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기 전까지 오늘은 30일 이었다고 생각할 테며, 31일의 시작은 아침 기상 이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틀을 걸쳐 깨어있더라도 하루라고 느끼고 있다.이러한 생활 패턴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지를 이용하여 표기해주는 게 때로는 정확한 시간보다도 더 정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을 이용한 것이 바로 극장 영화 상영 시간표이다.                            (사진: CGV 강남 주토피아 상영 시간표 캡처)위 사진을 보면 하루에는 존재하지 않는 '3월 31일 25:50'이라는 이상한 시간으로 나와있다.분명 존재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시간이지만 우리는 이것을 보고 '4월 1일 01:50'이라는 정확한 표기 보다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28:10의 경우엔 과해 보이기도 하나 영업일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 같다)영화 예매처럼 영업일과 예약 시간 등이 필요한 서비스라면 충분히 참조할만한 UI 텍스트다..낮과 밤, 그리고 새벽 등으로 시간 표기하는 방법공방을 찾는 서비스를 준비할 때 지인들에게 시간대 인지에 관한 간단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공방들의 수업시간이 유동적이고 애매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시간 표기보다는 낮 또는 오후나 저녁과 같이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기하고자 했는데, 이 단어들에 대해 사람마다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였다. 결과는 대개 비슷하게 여기고 있었으나 사람 간 꽤 큰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였다.그리고 조사 후 한참이 지난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했던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제 표현이 있었다. 바로 기상청에서 표현하는 시제 표현 방법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00:00~03:00 - 한밤03:00~06:00 - 새벽06:00~09:00 - 아침09:00~12:00 - 늦은 오전 (오전 늦게)12:00~15:00 - 이른 오후15:00~18:00 - 늦은 오후 (오후 늦게)18:00~21:00 - 저녁21:00~24:00 - 늦은 밤 (밤늦게)06:00~12:00 - 오전12:00~18:00 - 오후09:00~15:00 - 낮18:00~24:00 - 밤(기상청: http://web.kma.go.kr/aboutkma/biz/forecast05.jsp)참조 자료:책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것? (죄송합니다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 기상청 홈페이지 / 인터넷 서치팁으로, 다른 다른 언어의 시간과 날짜를 표기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텍스트 글자수를 고려해야할때 확인하기에 유용할 것 같습니다. (http://momentjs.com)#텐시티 #UI디자인 #인사이트 #일지 #후기 #경험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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