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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의 역사를 파보았다.

여기저기서 자료찾고 허덕이느라 글이 늦긴 했지만, 아주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브랜딩 나부랭이를 다루다가 보니 이런것이 궁금해졌죠. 그럼 이건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도대체 어떤 자식이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만든것일까! 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찾아보다보니...어떤 사람이 만들긴 했더군요. 근데 그 사람이 이 행위를 만든건 아니잖아요. 애시당초 우리가 쭈욱...하고 있던 행위에 이름을 붙인 것이지. 그래서 그 행위는 어떻게 변했는지가 또 궁금했습니다. 전 분석충이기 때문에, 내면의 차크라를 끌어올려 주제를 파헤치는 것을 좋아하죠.그래서 역사를 거슬러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 이전의 단순시대까지 거슬러가서 갈릭향기를 느끼다가 어느 덧 이집트고대문명까지 흘러가게 되더군요. 지금부턴 그 시간을 다시 되돌려 현재로 돌아와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브랜딩이란 것은 코딱지를 파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만연해있는 행위를 통칭하는 말이기에, 인간은 코를 언제부터 파기 시작했나? 라는 질문의 기원을 찾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 가설과 추측이 가득하죠. 이 점을 감안하신다면 크큭크큭용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전 브랜드나 브랜딩 같은 단어에 점점 큰 의미가 실리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브랜딩을 하는거나 자기 책상치우는거나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이나 무엇이 중하다 아니다의 경중을 따지거나 마케팅이 짱이다 브랜딩이 짱이다, 우리가 본질이다 넌 사짜다 허접이다 꺼져라 뭐덜퍼커 이디엇츠 라고 논쟁하는 것도 좀 웃깁니다. 그러니 쉽게쉽게 풀어보자면 이러합니다.고대이집트룩소르 신전의 벽돌엔 수많은 상형문자가 새겨져있즹물론 저 상형문자는 신에 대한 찬양 또는 연대기가 적혀있는 메모장같은 느낌이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돌나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아침먹고 돌, 점심먹고 돌, 저녁먹고 돌, 몸 푸는 돌, 빡센 돌, 둥근 돌.. 게다가 고운 모래로 만들어진 사암이었기 때문에 뭔갈 새기고 표시하기에 나쁘지 않은 질감을 지니고 있었죠. 그러니 누웠다가 일어나서 그녀가 보고싶으면 돌에다가 그녀의 이름도 적고, 내일 점심메뉴도 적고, 금요일날 미팅약속도 적어놓고... 파피루스가 발명되기 전까진 이들은 돌과 함께 살았습니다.그러다보니 이 벽돌을 만드는 전문가들이 생기기 시작했겠죠.  홍해건너 윗동네엔 신비한 레시피로 벽돌을 만드는 놀라운 달인이 있다는데!!(생활의달인 ver.)"저..저기요!! 혹시 여기 놀라운 벽돌을 만드는 분 아시나요?!""어어~ 쩌기 쩌그 언덕너머 야자수옆에 3번째 집에가면(졸라 상세히 알고있음) 맨날 벽돌만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해서 찾아가봤더니 손끝으로 느껴지는 그 놀라운 태초의 모래와 지구역사의 신비를 간직한 45억년의 대자연의 음성이 들리는 듯한 신비한 벽돌이 있는거예요. 이런 사람을 카만히 둘리 없겠죠. 누가요? 왕이요. 그래서 왕이 불렀어요.- 니가 벽돌을 잘 만든대매?- 뉍- 그럼 내 무덤 니가 만들어- 잇힝. 견적드릴깝쇼- 40,000개, 단가 은한톨씩 줄께(당시는 귀금속이 화폐의 단위였다)- 40,000개는 혼자 다 못만드는뒈에?- 그럼 니가 10,000개 만들고 나머진 다른 업체쓰지 뭐.이렇게 해서 4개업체가 피라미드나 성벽이나, 건축물이나 신전을 만드는데 달라붙게 되는데 그 중에 반드시 불량이 있었을거 아니예요. 근데 석조건물의 특징 상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전체 하중에 큰 영향을 주는 터라 불량에 대한 심사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단 말이죠. 왕은 이렇게 말했어요.- 나중에 문제생기면 그놈을 혼낼 거니까, 돌에다가 표시해놔이 때부터 표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초는 왕이 제품개발한 사람들을 구분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각자의 표식을 심으라고 했던 목적이 주였어요. 나중에 토기와 도기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였죠. 이것들은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용도보단 주로 무역과 조공품에 쓰였습니다. 무역의 문제는 곧 외교의 문제와도 같았죠. 그러니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려고 도기 바닥에 별이나 손바닥, 원, 특이한 형상들을 새기게 하였답니다.상업적 측면에서는 브랜드가 처음으로 활용된 시기를 BC7세기경, 그리스의 상인들이 항아리에 자신의 브랜드를 부착시켜 사용한 것이 최초로 기록되고 있으며, 그 이후 중세의 상인들이 저급한 모방제품과 구별하기 위해 제품에 브랜드를 부착하여 자신과 고객들을 보호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답니다.이처럼 초기의 브랜딩은 감시와 책임을 위한 식별의 수단으로써 작용하였어요.고대유럽이 후에 유럽으로 넘어가봅시다. 때는 4세기~6세기경이었습니다. 이 때의 유럽은 로마가 통치하고 있었고 여러각지에 동,서,북게르만 족들이 흩어져 평화롭고 판타지소설스럽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모든 때가 그러하듯 인구는 늘어나고 경작할 곳은 부족해지니(특히 스칸디나비아 쪽이나 북유럽쪽은 여행하긴 좋지만 경작해먹긴 좋지 않았죠) 대이동을 시작합니다. 북쪽에 있던 게르만족이 남하하면서 로마로 대거 침입하기에 이르렀는데 이 때 로마의 방어선인 라인강유역은 허술하기가 내 방문과 다름이 없었어요. 게르만족은 엄마가 벌컥벌컥 내 방문을 열면서 이노무새끼 이노무새끼...쯧쯧쯧 하면서 맘스터치를 선사하는 느낌으로 자주 로마의 문을 열어제꼈죠. 로마와 게르만의 전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본격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길고 지루한 전쟁의 서막이 열리게 됩니다. 이 때 수많은 전쟁포로와 고아와 창녀와 타민족에 대한 차별이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노예로 전락한 전쟁포로들에겐 인두로 노예의 표식을 몸에 남기곤 했어요. 고대 노르웨이어로 brand는 현재 영여의 Burn(불타다)의 뜻이죠.시벌놈아 팔에다가 새기라고!!중세시대또한 표식의 의미 이외에 당시 로마교에서부터 활용하고 있던 십자가나, 추후 중세시대에 이르러 다양화된 수많은 기호/표식들은 그 신성성과 신비함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심볼을 신봉하고 기호/상징에 의미를 담기 시작한 것이죠. 각 교회와 정파들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십자가를 활용하기도 했고, 성경이나 정파별 사제복을 다르게 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됩니다.더불어, 기사단이나 가문의 문향도 독특한 스타일로 변화되기 시작하는데 원래는 본인의 가문만이 소유할 수 있는 고유한 것들이었어요. 이후 11~12세기 유럽에 대학들이 생겨나면서 각 대학의 문장으로 발전되기 시작하는데 가문의 규모와 유명세, 공적들에 따라 가문의 문장의 가치도 달라졌었죠. 이것이 대학사업이나 가문의 사업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구요.그래서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브랜드는 폐쇄적이고 감추어야하는 것, 또는 신성한 것, 우리만의 것,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것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어요.르네상스시대중세유럽은 십자군전쟁의 패배와 더불어 흑사병이 터지면서 인구의 1/3이 사라져버리는 대격변을 맞게 됩니다. 이때 생존한 노동자, 농민들은 노동인구수의 감소로 흑사병 이후 임금이 두 배로 상승되었죠. 이러한 노동력 감소는 지배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켰습니다. 그런데 인구수의 급격한 감소는 곡물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토지수입에 의존하던 지주들은 높은 임금, 수입하락의 이중고를 겪게되었죠. 상업과 교역이 마비되었으며, 숙련공의 격감은 생필품 생산량 감소를 불러왔고, 생필품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갑이나 을이나 둘 다 살기 팍팍해지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갑의 횡포는 상식과 적당선이란 걸 모르죠. 이 시국에도 갑은 농민들을 갈궈대기 시작했고, 안그래도 팍팍해서 살기 힘든 농민들은 결국 폭풍반란을 시전합니다. 이는 추후에 계급제도의 몰락에 큰 영향을 주죠. 우리나라의 임진왜란 이후의 상황과 비슷하겠네요.한편, 흑사병은 교육과 학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대학의 피해가 컸으며 교수와 학생 수가 감소하여 많은 대학이 폐교했답니다. 이때 시에나대학은 수년간 휴교했고, 옥스퍼드대학과 아비뇽대학은 전면 마비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당시 국제어와 교회의 언어로 사용되던 라틴어 사용자들의 수도 감소시켜, 각국은 새롭게 자국의 언어로 성경과 문학작품들을 출간하기에 이르는데. 이러한 자국 언어의 발달은 국민문학과 국민국가 형성과 발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충 상황이 얼마나 혼돈의 카오스인지 짐작이 되시죠? 상황을 보니 나라에 물건은 없고 사람들은 아우성이고, 뭔가 큰 것들이 잘게 쪼개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요. 상황이 안정되고 나서 다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상업과 제조업이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죠. 출판물의 가짓수나 언어의 종류도 명확해지기 시작하면서 내수시장이 확대되었고 교류와 무역에 체계가 생기기 시작했죠. 이러한 16세기 이후의 여러 사건들은 자본주의의 토대가 되는 제도들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비쥬얼적으론 이 때 당시에 거래를 하던 각종 상선이나 무역선들이 서로를 식별하기위해(특히 해적으로부터) 깃발이나 배의 문양을 새기는 형식이 주를 이루었고, 무역회사나 제조회사들이 동종업계의 제품이나 서비스로부터 본인을 드러내기 위한...음 어찌보면 현대의 브랜드와 비슷한 개념의 브랜드가 자리잡기 시작했어요.하지만 아직까진 나를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 내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욱 강했달까요.동인도회사의 로고또한 통합로고를 사용했던 것은 동인도회사같이 14개의 크고작은 회사들의 연합이 형성되는 그룹형태의 대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하나로 결속시킬 수단이 필요한 탓도 있었답니다. 사람을 하나로 묶는데 있어서 '문장'와 '제복'와 '경례' 는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었으니까요.르네상스 이후 근대의 브랜딩은 나를 알리고 소속감을 주고, 식별과 개성이 시작되는 태동기였어요.현대의 브랜딩현대시대의 브랜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전쟁입니다. 1차와 2차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는 피폐와 발전이라는 모순된 길을 함께 걷게 되요. 패전한 국가는 끊임없이 전락하지만, 승전한 국가는 막대한 무기판매수익을 내기도 하고, 또한 냉전 이 후 결국 자본주의시장이 세계경제논리로 채택되면서 시장은 본격 경쟁트랙에 올라타게 되었죠.놀라운 건 현재의 '브랜드' 이라는 단어를 규정한 것은 고작 27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예요. 현대의 브랜드개념을 도입했던 것은 최초 1990년 Murphy에 의해 "이름(name)이나 표시(presentation)에 의해 구별되는 특정 공급자의 제품이나 서비스" 라는 정의를 통해셔였죠.1991년 Asker는 “판매자 혹은 일단의 판매자들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식별시키고, 경쟁자들의 것과 차별화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독특한 이름이나 상징물(로고, 등록 상표, 포장 디자인 등)” 라고 규정했습니다.그리고 1992년에 이르러 ean-Noel Kapferer씨가 "공급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제품을 차별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의 한 부분"으로 규정함으로써 드디어 브랜드에 '전략'이라는 단어가 추가되게 되죠.이 후 브랜드와 전략이 합쳐지면서 "브랜딩" 이라는 명사의 동사화를 통한 신조어가 탄생하게 되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페북에서 매일 보고 있는 바로 그것의 시작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제 나이보다도 역사가 안된 영역이긴 합니다. 더불어 브랜드에 전략이 합쳐지게 되면서 이 전략이란 것은 소위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심리학적 접근이 주된 것이었어요. 행동,인지심리와 같은 소위 소비자심리학을 기반으로 하고있죠. 이것은 융세대에 들어서 분석심리학을 통해 분화된 심리학의 갈래로 사실 아직까지도 수많은 분파와 논쟁이 많은 영역입니다. 브랜딩이 기초하고 있는 기저학문자체가 아직 뜨겁게 움직이고 있는 신생지구의 맨틀같은 느낌이란 것이죠. 그러니 그 위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브랜딩은 얼마나 정신이 없겠어요.사실 모아놓은 자료를 보아하니 이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례와 특이케이스들이 존재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던 고대이집트의 사례는 하나의 일례일 뿐이고, 문명이 발생하고 무역이 성행했던 모든 곳에서 위와 비슷한 표식절차가 있었다고 해요. 브랜딩의 시작은 어찌보면 굉장히 폐쇄적이고 생산자의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엔 통치의 방식이 바뀌었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해지니 그 권력이 소비자들에게 분산되게 된 것이죠. 판단의 주체가 개개인이 되면서 어쩌면 사업자입장에선 수백만, 수천만명의 왕을 모시고 매 순간 서로 다른 종류의 낙인에 찍히며 살아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을 거예요.이러한 혼란과 불규칙성에 사회과학적 규칙성을 부여한 것이 심리학의 힘이었고, 또한 경제태동기와 호황기를 거쳐 소비지상주의가 만연하면서 제품과 서비스가 급속도로 사회깊숙히 퍼져나갔던 오일쇼크 이전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냥 만들면 다 잘팔리는 시기였죠. 누구나 땅 파서 한 건 해보는 게 꿈이었고, 보물이나 찾아보자며 말타고 금캐러 떠나는 시기였달까요. 이 후 자본주의의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세계경제는 대침체기에 휩싸이게 되었고(사실은 지금도 그 연속선상에 존재하는 듯) 버블이 가득했던 소비문화가 꺼지고 공급자는 과잉이 된 상태에서 기업들은 뭔가 다른 활로를 찾아야 했을 겁니다. 이 때 기저학문과 데이터에 근거한 통제력 안에서 대중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이론은 매우 매력적이었겠죠. 초기의 브랜딩은 제품의 차별화를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니까요.그 데이터와 학문의 이론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맞는 말이었죠. 하지만 문제는 너무 급속도로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 속도에 따라가야 했고 더이상 100년전의 심리학이론이 통하지 않는 예외의 경우들이 시장에 드러나기 시작했죠. 이에 발빠르게 대처한 몇몇 전략가들에 의해 브랜딩은 갈래갈래 찢어져서 다양한 방법론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답니다. 2000년대 이 후 전자기기 전쟁에서 이는 아주 뚜렷해졌죠.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기업의 CEO가 자신의 방법론을 강연하기 시작하고 이것이 공유되면서 '이 사람이 사는법' 따위를 연구하거나 '이 회사의 문화'를 분석한 자료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며 소위 '레퍼런스'가 되기 시작합니다.거의 그 시발점에 가까웠던...어때요 흥미진진하죠? 네...저도 그렇습니다. 이것은 흥미진진한 얘기죠. 사실 브랜딩이란 것이 기업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포커싱이 되어있다곤 하지만, 원래 브랜딩은 식별과 구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너와 어떻게 다른가... 말이예요. 내 모습을 스스로 만들고 어떤 모습을 드러낼 지를 결정하는 자아형성(융의 분석심리학 모델 中 ) 또한 칭하는 단어가 다를 뿐 개인적인 브랜딩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어찌보면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기질이 만들어지고 역할을 지니고 삶을 영위하는 모든 과정에서 우린 일반적인 집단무의식과 개인경험의 의존한 개인무의식과의 화합과 갈등을 계속해나가요. 이것은 브랜딩일반론에서 외치는 '유사성과 차별성' 이론과 거의 같은 맥락이죠.브랜딩은 사실 인류역사와 함께해왔고 그 목적과 성격이 어떠하든 인간의 본성에 근접한 행동중에 하나입니다. 누구나 이미 숨쉬듯 하고 있는 것들이예요.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에도 나를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숨어있죠. 너무 호들갑떨거나 신앙처럼 여길 워딩은 아니라는 얘깁니다.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드러나야하고, 당연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가 되어야 정상입니다. 신박하고 창의적인 것은 2차적인 문제죠. 우리를 드러내는 것은 언제나 거대한 무의식속 가치관이 아닌, 고작 밖으로 드러나는 말투, 패션, 행동, 인사하는 법, 삐딱한 자세, 식성, 소품, 방안 꼬라지 같은 것들이예요. 주로 사람들은 나의 진실된 마음과 중심을 보기보단 드러난 와이셔츠를 먼저 보죠.앞으로의 브랜딩은 어떤 개념이 되어갈까요?... ㅎㅎㅎ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저는 개인적으론..내부의 문화를 실체화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결국 브랜딩은 본질로부터 파생되는 '디테일'의 무게가 커져갈 것이라고 생각해요.내부의 문화를 실체화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결국 브랜딩은 본질로부터 파생되는 '디테일'의 무게가 커져갈 것이라고 생각해요.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결정되는 이미지의 잔상들...읽느라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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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요정 살려내기(나에게 힘을 줘...)

디자이너뿐만 아닙니다. 마케터는 새로운 이벤트고민,콘텐츠제작자는 뭘 만들어야 잘만들었다고 소문이 날지,기획자는 무슨 프로그램 짜야하나..강사들은 어떤 커리큘럼 만들어야 애들이 잘 알아들을까..등등. 뭔가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 요정님을 간절하게 기다리게 됩니다. 크리에이티브함이란 것이 참 멋지고 찰진 단어이지만 그 현실은 그렇게 또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사실 크리에이티브의 뜻이 '창조적인' 이란 의미라서 흔히들 '창조' 에 포커스를 맞추곤 합니다. 뭔갈 뿅! 하고 만들어내는 그런 의미로 말이죠. 크리에이티브는 뿅!이 아닙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널브러진 수많은 단서들에게서 힌트를 찾고 조합하고 변형시키는 것에 가깝죠. 영화에서처럼 관자놀이에 번개가 내려치면서 눈이 휘동그래지는 그런 장면도 연출되지 않아요. 이런거없음크리에이티브함은 오히려 변덕과 괴팍하고 지랄맞은 성격의 산물과도 가깝습니다. 자꾸 사물을 고깝게 바라보고, 삐딱하고, 질문을 던지고, 주워들은게 많고, 본 게 많은데다가, 자기주장도 있고, 취향도 확고해야 하죠. 우리가 인식하는 어떤 것이든 내 필터를 스윽 통과하면서 일종의 변형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차이를 발견하고 정돈하는 능력이 크리에이티브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그래서 이 녀석은 얼핏 매우 감성적인 것처럼 보이는 단어지만, 사실 상당히 논리적이에요. 자료를 찾고, 모으고, 수집한 후, 변형하고, 정돈하여 드러내는 과정이니까요. 이 모든 행동에 맥락이 없으면 그냥 그건 공상이 되버리고 맙니다.팩트폭격기당연히 이러한 활동은 두뇌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두뇌는 꽤나 게으른 녀석이예요. 주인의 명령을 잘 듣지도 않죠. 그저어어...편한 것만 찾고 하던 것만 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이토록 마구니가 가득 차있는 머릿속에 강렬한 법봉의 짜릿함이 전달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요정님이 오신거예요. 요정님이 오시면 일단 다양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강력한 집중력과 기발함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물론 그 시간은 굉장히 제한적이고 조건이 까다롭긴 합니다.그래서 오늘은 이 요정님의 특성과 생존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1. 요정님은 15분의 예열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단 책상에 앉으면 유튜브부터 켜지말고 대지 만든 뒤에 15분간 이래저래 안내선이라도 만들어놓도록 합시다. 15분간 그러고 있으면 어느새 스멀스멀 이런 저런 구성과 배치가 떠오르게 된답니다. 운동하기전엔 스트레칭을 쭉쭉해야 해요. 뚜둑뚜둑 소리도 내고 오백년간 잠들어있던 육신의 먼지를 조심스레 벗겨내듯 근육들을 이완시켜줘야 사고가 안나잖아요. 두뇌도 신체기관인 만큼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당을 끌어올려 부스트업도 시켜야 하고 전기신호의 파장도 바뀌기 시작합니다. 혈류량을 늘리고 호르몬에도 변화가 찾아오죠. 몸이 학습이나 업무에 적합한 모드로 변할 수 있는 최소시간!!~~이 필요하단 거에요. 처음부터 '앞으로 20시간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해보자!' 라는 굳은 의지를 다지면 의지처럼 그냥 몸이 굳어버립니다. 부담없이 딱 15분만 하고 끝내자~라는 마인드여야... 시작도 수월하게 할 수 있죠. 그리고 막상 15분이 지나면 내려오기 좀 찜찜할 정도로 살짝..집중이 되어있는 상태가 되어있을 거예요. :)어 지금 나가.. 주섬주섬2. 뭔갈 먹읍시다. 다만 일하는 도중엔 먹지 마세요. 요정님은 빌리엔젤 케익과 초코퐁당같은걸 굉장히 좋아하시긴 하지만... 그건 팝콘같은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예고편 나올 때 다 먹는거죠. 본 작업이 시작되면 잘해야 커피나 쪽쪽거리던가 아니면 껌 정도가 딱 좋습니다. 사실 당을 우걱우걱 섭취하는 게 학습에 있어서 딱히 좋은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혈당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피로감이 우르르 찾아오죠. 시험전에 마시는 마법의 포션(레드불과 스누피커피우유 등등....괴랄한 혼합음료까지..)은 오늘의 나를 불태워 내일은 소멸에 이르게 만드는 거대한 흑마법과 같아요. 그러니 과다한 당충전은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턱을 오물오물 씹어주는 건 두뇌를 자극시켜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오독오독 거리는 무언가를 먹어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시작하면 왠만하면 책상에서 먹을 건 치우는 게 좋더라구요. 사람은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동물인데, 내 주변환경의 역할에 대해 의미부여를 하길 좋아합니다.침대는 자는 곳책상은 일하는 곳화장실은 쉬하는 곳.등등...각각의 장소에 정해진 행동들이 습관으로 굳어져있죠. 그런데 자꾸 책상에서 뭔가 쭈서먹으면서 일하게 되면......머지 않아 앞으로도 책상에만 앉으면 배가 고파지는 파블로프 강아지 효과를 체험하실 지도 몰라요. 더불어 일하면서 이것저것 쭈서먹으면 온 키보드에 마우스에 태블릿에 기름이나 묻히고 일은 일대로 안되더라구요. (물론 개인차는 있습니다.)조..좋은 먹이다!!!3. 요정님은 성격이 급합니다. 빨리빨리!!! 어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딱딱 목업이 다운받아져야 합니다. 포토샵도 챡챡 켜져야하고 외장하드도 버벅대선 안됩니다. 뭔가 막히는 것들. 그러니까 와이파이가 안된달지, 컴터가 갑자기 업데이트를 해버린다던지...아니면 컴터가 꼬져서 파일 저장하는데 한나절 걸린다던지..이러면 요정님은 금새 떠나버리십니다. 사람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쉽게 흩어지는데.. 집중력을 유도하는 것은 무언가 움직이는 사물/이미지의 존재입니다. 안구는 끊임없이 진동하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빙글빙글 돌아가는 로딩바만 뚫어져라 보고있으면 눈이 엄청나게 피곤해져요. 자고싶죠. 또한 멈춰있는 사물말고 자꾸 다른 곳을 보려고 하는 안구운동효과 때문에 옆에 있는 광고에 자꾸 눈이 가게 됩니다. 그러니 쓸데없는 처리속도를 줄이는 좋은 장비를 사도록 합시다. 돈 벌어서 다 장비에 쏟는 게 디자이너의 인생이죠.내..내놔!!!4. 노란색을 좋아합니다. 요정님은 노란조명을 좋아합니다. 노란색 파장은 눈을 편하게 해줍니다. 게다가 파장이 길어서 심신의 안정감을 주기도 하죠. 거기에 간접조명이라면 한결 공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묘한 갬성에 젖을 수 있습니다. 노란색 조명을 쓰되, 스탠드불빛은 천장에 쏘도록 합시다.5. 살짝 졸릴 때.. 눈이 막 감겨버리는 그런 상태말고. 약간 멍때리게 되는 그런 상태가 종종 있어요. 영혼먼저 이불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죠. 사실 이렇게 비몽사몽할 때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구석에 쳐박혀있던 기억이나 미쳐 정리하지 못한 수많은 정보들이 뒤죽박죽 섞이게 됩니다. 크리에이티브함은 최대한 많은 단서들을 충돌시켜 스파크를 일으키는 게 중요한데, 이렇게 넋이 나간 새벽3시 정도엔 자연스러운 스파크를 잘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효과때문에 살짝 잠결에 공부하는 게 다음날 기억에 더 오래 남는 다는 연구결과도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하죠. 이덕분에 꽤나 기발하고 신박한 레이아웃을 구상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15분만 지나면 졸려서 더 이상 일을 못한다는 게 단점이죠.졸려..죽어....6. 끊임없는 정보쌓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새벽3시에 일을 하지 않는 경우. 벌건 대낮에 그 분을 소환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론 서점, 사람구경, 핀터레스트 구경하기, 매거진 보기, 딴짓하기, 창밖보기, 쇼핑하기 등등이 있습니다. 사실 일 말고 대부분의 딴짓은 모두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컴터켜고 모니터를 보고 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뭔가 시안요청을 받으면 일단 서점에 가서 요리책이든 여행책이든 잡다한 정보들을 우르르 집어넣고 섞는 작업부터 합니다. 쌩판 하얀 백지에서 뭔가를 만들려고 하면 미칩니다. 흰 종이엔 사실 아무것도 없어요.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나오기가 힘들죠. 인간의 기억체계는 연상하고 꼬리잡기를 좋아해서 뭔가 단서를 넣어줘야 해요. 그래서 음악을 들으며 음악에 관계된 이미지나 기억을 유도하기도 하느 거거든요. '단서를 주세요.' 상상력으론 확실히 힘든 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본 게 많았더라도 당장 생각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일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잠재된 고대의 기억을 다시 리마인드 시켜주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딴짓을 (몰래) 권장하는 바입니다.대학일기 자까님 한번만 쓸께요 :)7. 부정적인 감정은 요정님이 좋아하는 굉장한 에너지원입니다. 빡침, 열등감, 인정욕구, 승부욕, 자괴감 등등은 아주 훌륭한 자원이죠. '저 놈에게 이기기 위해서!' '팀장님께 잘보이려구!' '난 멍청한 해삼자식이야!' 등등의 마인드는 얼핏 되게 나빠보이지만, 또 막상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사실 저런 마음 안들어본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어차피 승부욕이나 인정욕구, 열등감은 평생친구입니다. 기왕 데리고 살거면 잘 활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렇게 들끓는 감정들은 지속적인 불안감을 유도하게 되는데, 사람이 뭔가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다수가 '불안해서' 입니다. 불안함은 현재의 드러누움보다 뭔갈 만들어야해! 배워야해! 새로운 걸 해야해! 라고 나를 부추깁니다. 친절하진 않지만, 거칠고 행동력 좋은 친구죠. 게다가 이러한 감정들은 에너지가 굉장히 커서 가끔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 실력의 한계나 그냥 생각의 한계, 또는 이성의 끈으로 잡고있던 굴레를 끊어버릴 수 있게 만들어주죠. 요정님 눈이 붉게 빛나며 광전사로 변하는 순간입니다.(주로 빡치거나 조급할 때 등장합니다.) 각성모드가 되신 요정님은 화장실도 참게 만들더라구요.응 맞아. 덧붙이자면 크리에이티브 요정님은 수줍습니다. 주로 혼자있을 때 얼굴을 내밀죠. 등 뒤에 팀장님이 있으면 안나와요. 있던 요정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아직 미완인 어떤 것에 대해 평가받는 것은...여러 심리학적인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그냥 신경쓰이고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디자이너들 책상에 표지판이라도 놔드려야 할까봐요. '요정님 강림중' 이런거...혼자냥?...나간다?https://www.facebook.com/readingjiaxi/videos/2016388665072946/헤헤..이번에 제 책이 책읽찌라 페이지에 소개되었어요 :) 히히.... 함일거바! 이거 엔딩멘트 넘나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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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브랜딩: 내가 보는 나와 너가 보는 나의 일치

** 본 글은 문돌이 PM의 마케터 따라하기 시리즈 입니다.** 1화 보기 - 초기에 할만한 ASO (앱스토어 최적화) 팁** 2화 보기 - 초보 PM이 알아야 하는 초기 모바일앱 분석 101브랜딩이라는 단어는 하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다 보니 친숙해진 단어이지만, 사실 그 명확한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다. '브랜드' 자체의 역사는 기원전 1100년전 까지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지만, 사실 단순히 내가 만든걸 구분하기 위한 스탬프 수준이였으며, 현대적인 의미의 브랜드와 '브랜딩'의 체계가 잡힌건 최근 50년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나처럼 학부전공을 어설프게 경영학을 하고, 거기다가 마케팅을 심화전공으로 졸업한 사람들이 브랜딩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대부분은 어버어버하다가 설명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1/ 일단 브랜딩이라는 카테고리에 거론되는 개념이 너무나도 많고, 학자마다 합의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책마다 설명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고, 2/ 심리학에 기반을 깊게 둔 분야이기 때문에, 나처럼 어설프게 경영만 전공한 사람이 한학기 브랜딩 개론 과목 듣는다고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음.. 말이 나왔으니 브랜딩이라는 카테고리에 얼마나 많은 개념들이 열거되는지 한번 따져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위키피디아 및 내 전공서적들을 좀 참고했다)Brand elements: name, logo, tagline, graphics, shapes, colors, sounds, scents, tastes, movements...)Brand identityBrand trustBrand parityBranding strategies: individual branding, mulpiproduct branding, subbranding, brand extension, co-branding, multibranding, private brandingBrand ImageBrand personalityBrand attitudeBrand perceptionBrand perceived qualityBrand loyaltyBrand value propositionsBrand awarenessBrand associationBrand powerRebranding뭐, 한 5분동안 열거해 본건데도 이만큼이나 나온다. 내가 오늘 논하고자 하는 본론의 주제는 바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마케터로서 (또는 대표로서) 이런 무지막지한 분야인 '스타트업 브랜딩'이라는 것을 현업 수준으로 적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브랜딩의 핵심 개념은 내가 보는 나와 너가 보는 나를 일치시키는 과정이다브랜드와 브랜딩의 정의를 전공서적에서 찾아보면 개념이 책마다 다 다른데,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직 역사가 깊지 않아서 학계에서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 이 영역의 대가라고 불리는 3인방이 있기는 하다. 바로 David Aaker, Kevin Lane Keller, Jean-Noel Kapferer 이 세명인데, (뭐, 코틀러 얘기도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 코틀러는 브랜딩보다는 마케팅의 전 영역에서 아버지처럼 불리는 인물이니 여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함) 우선 이들이 말하는 브랜드라는 놈의 정체에 대해 한번 보도록 하자. (한글정의는 Daniel Park님의 블로그 글을 인용했음)아커: 브랜드란 상품이나 서비스가 기업과 그 기업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한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이름 및 상징에 연계된 자산과 부채의 총체이다.켈러: 브랜드는 판매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규정하고 경쟁자와 차별하기 위한 이름, 기호, 상징, 디자인 혹은 이들의 결합이다.캐퍼러: 브랜드라는 것은 구매자가 그 브랜드 상품, 유통 채널, 판매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접하면서 오랜 시간을 통해 생긴 긍정적 인상 또는 부정적 인상의 집합체이다.이 세명의 정의를 해체해서 개념화시켜보자. 우선 브랜드와 관련된 3가지 큰 영역은 내 제품/회사 영역 + 소비자가 인식하는 영역 + 그 둘을 연결시키는 채널/활동들 이렇게 개념화 시킬 수 있다. 즉, 브랜딩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3가지 영역으로 완성되는 브랜드라는 존재를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개념..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현업에서 쓰기에는 전혀 명확하지 않은 개념이다. 여기에 내가 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내 직속상사께서 개발한 Concept of Branding이라는 맵을 더해서 이해해보면 그 개념이 매우 명확해 진다.Concept of Branding - Illustrated by Young-Jin Oh이 맵을 보면, 결국 브랜딩이라는 활동의 정의를 앞서 구분한 브랜드의 3가지 영역에 끼워 맞추어 정의내려 보면 다음과 같다. (내 사이드)내가 정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소비자 사이드)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채널/활동 사이드) 마주치는 모든 접점에서의 일관된 액션을 통해 인식시키는 행위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사실 쉽게 얘기해서 '내가 보는 나 (내 제품/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소비자가 인식하는 이미지와 명확하게 일치시켜 나가는 일련의 활동들'을 브랜딩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내가 정의하고 있는 제품의 코어 가치를 기반으로 한 '나는 무슨 존재인가'에 대한것과 소비자가 나를 인지하고 있는 '너는 뭐하는 존재인가'에 대한것을 나와 너가 만나는 채널들 (제품, 매장, 광고 등등)에서 일관되게 일시치켜 나가는 일련의 모든 행동들이 다 브랜딩인 것이다.아, 참고로 저 맵에는 사실 더 심오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 예를들면 소비자가 나를 인지하는 '이미지'부분은 브랜드의 awareness(인지), loyalty(충성), association(연상), perceived quality(지각된 품질)등이 총체적으로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과, 이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것이 brand equity (브랜드 자산), 그리고 소비자들의 이런 인식들이 곧 reputation(명성)이 되어 브랜드의 파워로 작용하게 되고, 이게 다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영향을 주는 일련의 순환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내용들이라는 것, 그리고 저러한 이미지는 그냥 생기는게 아니라 구매전, 구매, 구매 후에 접하게 되는 모든 contact points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경험 (experience)에 의해 인식 (perceived)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접점 관리가 브랜딩에서는 핵심이라는 것 등이다. (소위 브랜딩하면 멋있게 컨셉 뽑고 광고만드는거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영역은 매장, 고객센터 등 소비자가 내 브랜드를 heavy하게 경험하는 곳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고, 이는 전사적 접근이 필요하기에 가장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기 제품을 빌드하고 초기 고객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저 방대한 영역을 미리 기획하고 고민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스타트업이 브랜딩을 한다면 다음에 설명한 내용들만 명심하면 된다.내가 보는 나: 내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한 심플하고 명확하게 설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계내가 보는 나,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역시 학문적으로는 이를 형성하고 있는 하위 개념들이 방대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다음 5가지를 정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1. 브랜드 미션: 브랜드의 약속2. 브랜드 가치: 소비자가 얻게 되는 것3. 브랜드 슬로건: 위의 가치가 표현된 문구4. 브랜드 페르소나: 내 캐릭터 정의5. 채널관리: 모든 접점을 일관되게 기획브랜드 미션이란, 내 브랜드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를 명문화 한 것을 의미하며, 내가 소비자에게 주겠다고 밝힌 일종의 약속같은거를 정의내리는 작업이다. 스타트업 담당자가 이 작업에 직면하게 되면 (나도 그랬었고)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행동들이 있다. 바로 브랜드 미션을 애매모호하고 다소 오글거리게 정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왜 발생하냐면, 우리가 브랜드 미션을 정할때 보통 대기업의 그것을 참고해 보기 마련인데, 보통 그런 큰기업들의 미션은 다소 장황하고 방대한 느낌이 있다. 그건 대기업의 경우 이미 발을 담그고 있는 사업도 많아지고 조직의 5년후, 10년후를 바라보는 미션을 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션이 애매모호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처럼 한결같이 심플한 기업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한 우물만 파는 대기업의 경우 미션이 심플한 편이고, 국내 대기업처럼 문어발식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경우 미션이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임)아무튼, 이런 기업들의 미션들만 보다 보니, 내가 서비스하는 이 브랜드도 뭔가 웅대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러다 보면 온갖 미사여구로 장식된 애매모호한 브랜드 미션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초기 스타트업의 초기 제품을 서비스하는 상황이라면 브랜드의 미션이 절대로 장황하거나 애매모호해서는 안된다. 미션이 명확해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가치 정의, 타겟, 페르소나, 채널관리 등등의 후속 작업들이 명확해 지고, 미션이 장황하면 그 후속작업들 역시 모두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하나, 브랜드의 미션은 길이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소비자에게 공개되는건 미션이 아니라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미션의 길이가 길더라도 그 브랜드가 약속하는 바만 명확하다면 괜찮다.잘 된 스타트업의 사례를 들어보면 좋겠지만 사레 찾기가 쉽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밥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김선생'의 케이스를 들어서 이 부분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바르다 김선생은 유명한 '죠스 떡볶이'의 나상균 대표가 창업한 프리미엄 분식점 브랜드 이다.죠스떡볶이의 나상균 대표가 창업한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김선생'이 김밥집의 브랜드 미션은 다음과 같다. (아예 미션이 매장에 붙어있다)photo by 똑똑이아빠내 블로그미션이 좀 길지만 브랜드가 약속하는 바는 매우 심플하고 명확하다. 즉, '멋부리지 않고 사명감과 도덕성으로 절대로 재료를 타협하지 않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게 왜 잘 만들어진 브랜드 미션이냐면, 이 정의를 기반으로 2번부터 5번까지의 모든 후속작업을 아주 명확하게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미션을 바탕으로 한 김선생의 브랜드 가치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분식집'이 되는 것이며, 소비자는 저렴한 맛에 먹는 분식집에서 항상 고민되던 건강에 대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나온 브랜드 슬로건은 바로 '바르다 김선생'이다 (사실 김선생은 브랜드 네임이 아예 슬로건이 포함된 '바르다 김선생'이다).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 수준'이 완성되려면 재료만 고급이어서는 안되고, 매장의 청결, 직원들의 마음가짐 등등 모든 영역에서 거짓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 모든 마음가짐을 '바르다'라는 말로 함축해서 만들어진 슬로건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말이 좀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냥 이 브랜드로 묘사가능한 어떤 사람, 인격체, 의인화 등등을 의미한다. 쉽게 얘기해서 '이 브랜드는 이런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 김선생의 페르소나는 위의 미션에도 설명된바와 같이 뭔가 꾸미기 좋아하고 화려하고 튀는 사람 보다는 우직하고, 믿을 수 있고, 정직하며 꾸밈없는 사람, 그리고 나이도 조금 있고 들뜨지 않는 인자한 아저씨 같은 사람으로 설명 가능하다.채널관리는 이렇게 정해진 브랜드 슬로건과 페르소나가 일관되게 소비자에게 인식되도록 모든 접점을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선생 매장의 메인 컬러는 마치 절제되고 정직한 김선생 아저씨가 좋아할만한 컬러인 검정과 흰색, 베이지색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고, 모든 폰트도 명조체로, 유니폼도 장식 하나 없는 검정색에 흰색 앞치마, 직원들의 움직임도 아무리 바빠도 막 뛰어다니거나 흥분하지 않고 항상 평온하고 온화해 보이는 톤을 유지하고 있다.   너가 보는 나: 소비자가 내가 정한 아이덴티티를 잘 인식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위의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제품의 모든 접점 기획을 완성하고 실제 운영까지 하고 있다면 꼭 병행해야 하는 작업이 바로 '너가 보는 나' 즉, 소비자가 내 브랜드를, 내가 제공하고자 약속한 가치를 잘 인식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예를들어 위의 김선생의 경우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정말 재료에 대한 의심 없이 우리 음식을 안심하고 먹고 있는지, 김선생 하면 뭔가 바른사람 이미지의 중년 남성이 떠오르는지, 그 사람은 뭔가 절대로 뒷통수 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믿음이 생기는지 등등 애초에 설계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인식되고 있는지를 소비자 인터뷰나 관찰을 통해서 파악해 보는 단계이다. 만일 나 처럼 소셜미디어 앱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가정해서 이 단계를 모니터링 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1) 앱 내에서 유저 행동 관찰을 통해 앱의 코어 가치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체크하기다음과 같은 유저의 앱 내에서의 사용 행태를 분석해서 사용자들이 내가 의도한 앱의 코어 기능들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사용 목적이나 동기가 내가 의도한 바와 일치 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앱 로그인 빈도- 앱 체류시간- 앱의 각 코어 기능 사용 빈도- 대화 내용 분석- 프로필 사진 분석- 상태 메시지 분석- 앱스토어 리뷰2) 인터뷰를 통해 이 앱이 어떤 앱인지 잘 인지하고 있는지 체크하기위의 관찰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유저의 앱 다운로드 동기, 목적, 이 앱을 통해 얻는 가치 등등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이 앱을 다운받게된 동기- 이 앱을 알게된 경로- 다운받을 당시 생각했던 '이 앱이 뭐하는 앱이지?'- 사용하고 나서 지금 생각하는 '이 앱이 뭐하는 앱이지?'- 이 앱을 켜보게 되는 순간들- 앱을 사용하는 빈도- 앱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 기능들- 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 위의 것을 제외한 기타 마음에 드는 점들- 앱에서 가장 불만족 스러운 점- 위의 것을 제외한 기타 불만족 스러운 점- 친구에게 추천하고 있는지- 추천하고 있지 않다면 왜 안하는지?- 추천하고 있다면 왜 추천하고 있는지?- 이 앱을 사람에 비유해 보면 어떤 캐릭터가 떠오르는지?- 이 앱을 주로 사용할 것 같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3) 위 유저가 앱을 사용하는 케이스를 실제로 관찰해 보기인터뷰 전-후에 실제로 이 유저가 앱을 켜서 어디를 먼저 들어가고 무슨 기능을 사용하는지를 관찰해 봄으로써 1번과 2번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브랜딩: 내가 보는 나와 너가보는 나를 끊임없이 일치시키기기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단계에 있다. 흔히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설계하고 나면 왠만해서는 이걸 바꾸지 말고 일관되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우 맞는 말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모든 채널에서 메시지가 '일관되게 (consistent)' 전달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이미지가 잘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서비스의 경우 이렇게 일관성을 고수하는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명확하게 아이덴티티를 설계한다 할지라도 소비자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내가 정한 코어 가치가 사실 소비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가치일 수도 있으며, 소비자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성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너가 보는 나'를 최대한 자세하게 모니터링 해서 이를 '내가 보는 나'에 반영해서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초기에는 필수적이다.이번에는 내가 서비스 중인 '바크' 앱을 예를 들어 보자. 사실 이 앱은 뭔가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기획된 앱이라기 보다는 해카톤에서 뭔가 기발하고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의 일환으로 기획된 앱이기 때문에 위와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고민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아직 베타기간 중이라 iOS 유저들만을 대상으로 위의 아이덴티티를 계속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바크 앱의 현재 Mission Statement 이다.이 앱의 초기 브랜드 슬로건은 'Don't Speak, Let's Bark!'에 있었다. 이 슬로건에 포함된 앱의 미션은 '굳이 복잡한 대화 없이도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소셜공간을 만든다' 였다. 즉,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인사도 터야하고, 공통점도 찾아야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복잡하게 오고가는게 많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바크에서는 모두가 개가되어 서로 짖는 것 만으로도 대화가 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모르는 사람들과 쉽고 재밌게 대화가 가능하다는 가치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하지만, 앱을 2개월정도 운영하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한 사실은, 유저들이 이 앱의 목적성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한것에 두기 보다는, 서로 개처럼 짖고 짧은 메시지가 산발적으로 오가는 그런 공간 자체가 재미있어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즉, 내가 굳이 모르는 사람들과 관계를 트기 위해 사용하는 SNS가 아니라 저런 약간 병맛같아 보이는 소통방식이 서로 통하는 커뮤니티와 같은 소셜 공간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에 재미를 느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 슬로건이 위의 사진과 같은 'from No One to Someone'이다. 이 슬로건 속에 내포된 유저에게 주는 가치는 '언제 어디서나 저런 재밌는 소통방식이 통하는 누군가를 당신 주변에 만들어 준다' 이다.말하고자 하는 바는, 당신이 만일 필자처럼 초기 서비스를 운영중인 스타트업의 브랜딩을 하고자 한다면, 큰 기업에서 브랜딩 전문가들이 하는 방식과 같이 자세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맵을 만들어서 전 펑션에 일관되게 전달되도록 메뉴얼을 만들고, 이게 잘 워킹되는지 체크하고 쪼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아직 나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잘못 판단한 나를 너에게 맹목적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모니터링해서 이를 토대로 내가 정립한 아이덴티티를 수정 보완시켜 나가는 과정이 결국 스타트업 브랜딩의 핵심인 것이다.상호작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줘야 하고 그도 내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김춘수의 유명한 시, '꽃'이 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이 시에서 김춘수는 너와 내가 서로 관계를 가질 때 비로소 존재할 수 있게 되는 존재성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이다. 거창하게 정립된 브랜드 전략 기획서 같은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의 경우 너무 자세하게 정립된 브랜드 스테이트먼트는 짐만 되는 경우도 많다. 가장 중요한건 이 시처럼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너가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 이리하여 비로소 '서로에게 꽃이 되는 것' 이런 너와 나의 상호작용이 브랜딩의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내 브랜드에 대해 정의하는것과, 소비자의 인식에 대한 것을 모니터링하는것, 그리고 채널에서 이 상호작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보완 발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 브랜딩의 모든것이다.글쓴이는 스팀헌트 (Steemhunt) 라는 스팀 블록체인 기반 제품 큐레이션 플랫폼의 Co-founder 및 디자이너 입니다.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본업을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고군분투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현재 운영중인 스팀헌트 (Steemhunt)는 전 세계 2,5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기반 앱들 중에서 Top 10에 들어갈 정도로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의 많은 유저들을 보유한 글로벌 디앱 (DApp - Decentralised Application) 입니다 (출처 - https://www.stateofthedapps.com/rankings).스팀헌트 웹사이트 바로가기#네이밍 #이름짓기 #브랜딩 #아이덴티티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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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K의 시선] B.A.T의 흔한 월요일 아침

지금 당장 누군가를 우울하게 만드는 건 쉽다.단 두 단어를 내뱉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월요일 그리고 아침.그렇다. 이번엔 이 극악무도한, 월요일 아침이란 녀석에 대한 이야기다.[B.A.T의 소파는 마약 소파 같다. 등을 대고 눕기만 하면 잠이 스르르..]고백하건대, 나는 자정이 가까울수록 눈이 말똥해지고 에너지가 솟아나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분명 나의 아침은 11시부터 시작되는 것 같은데, 왜 대다수의 사람들의 기상 시간에 맞춰 7시 즈음이란 시간이 아침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괜히 나와 다른 아침이란 잣대에 심술이 나 부지런하게 맞이하는 아침을 거부하곤 했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1교시만은 마치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비워놓는 여백의(?) 시간표를 짤 수 있었던 게 얼마나 신났던지!대학생활이 끝나고 직장인이 되는 순간, 자율성의 유효기간은 단호하게 끝나버렸다.'전 저녁형 인간이라,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라는 주장이 씨알도 먹히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에 깨닫고, 매일 아침과의 사투를 시작했다. 특히, 피곤과 졸림의 끝판왕은 주말과의 시차적응(!)이 채 끝나지 않은 월요일 아침이었다. 월요일 아침만 생각하면 일요일 오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증상이 현대인의 병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출근 시간 몇 분을 앞두고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나와 다르지 않게 아직 꿈나라에 있다는 것을.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대체 어떤 이기적인 아침형 인간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것이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라는 설을 퍼뜨렸는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 요즘은, 자율 출퇴근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회사 역시 그중 하나다. 10시부터 19시까지가 기본적인 근무시간이지만, 코어 근무시간인 11시~17시를 제외하고는 각자 스타일에 맞게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종종 이런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몰래 B.A.T의 아침 풍경을 촬영하려 했는데 아무도 없다. 그냥 몰래 온 손님이 되어 버렸다.]다만, 매주 월요일은 예외다. 이날은 10시부터 주간 회의가 있어 시간에 맞추어 출근해야 한다. 평소 출퇴근 시간을 신경 쓰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지만, B.A.T 주간회의는 벌써 몇 주째 한 명의 지각자도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각자는 벌칙으로 사무실을 혼자 청소해야 한다는 규칙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지각자가 없는 것은 좋지만, 기껏 만들어 놓은 벌칙을 아무도 받지 않는 건 좀 김빠지는 일이다.그런데 주간회의가 있는 오늘, 갑자기 설레기 시작했다.현재 시각은 9시 58분이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첫 번째 지각자 발생![뻘쭘해하며 들어온 지각자 디자이너 J님. "다음주 청소인거 아시죠?" "아, 네...."]["지각자는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습니다." "아, 네....." 결국 소파에 걸터 앉은 지각자의 최후]주간 회의에서는 경영진의 중요 이슈 공유, 각 프로젝트 담당자의 진행 상황 공유,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한 논의 등 세 가지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단어들이 몹시 오피셜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된다. 밤새워 예쁘게 PPT를 만들어 온 사람도 없다.대놓고 자랑을 하자면, 우리 회사는 원래 쓸데없는 데에는 힘을 쏟지 않는다.우연히도 이 글을 준비하고 있는 오늘, 주간 회의 막바지에 특별 안건이 올라왔다.이 괴로운 월요일 아침을 어떻게 하면 더 활기차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여러 의견 중 당장 실현 가능한 것을 추린 결과, 다음주부터 만화 주제가를 틀어놓기로 했다. 선곡 담당은 회사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는 영상 디자이너 N님. 가장 먼저 틀 곡은 활기참의 대명사로 불리는, 불후의 명곡 쾌걸근육맨의 '질풍가도' 라고...물론, 아무리 아침에 신나는 이벤트가 있다 해도 난 여전히 아침보다 저녁이 좋다. 월요일마다 엄청나게 비싼 레스토랑에서 대표님이 밥을 사준다고 해도 금요일이 200배는 더 좋다. 하지만 싫은 것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건 나쁘지 않다. 싫은 것, 힘든 것, 어쩔 수 없는 것을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싫은 마음이 조금은 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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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속 브랜딩: 벌려놓은 일과 마무리되는 일

일이 생기다, 일이 밀리다.일이란 게 참 그렇습니다. 오늘의 일이 끝났다고 내일 일이 없는 것이 아니죠. 심지어 오늘의 일이 안 끝났다면 내일의 일은 괴물이 되기 시작하고, 그렇게 하루이틀 밀리다보면 '아!!...난 왠지 백수에 적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집니다.바로 백수야!!흔하게 일이 밀리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오늘 다 끝내지못한 PPT 나머지 8장은 내일로 넘어갑니다.내일은 보도자료 작성과 행사기획, 카드뉴스제작, 블로그글쓰기을 해야합니다. PPT를 만들다보니 블로그가 또 다음 날로 밀렸습니다.다음 날엔 또 그 날의 일이 있는데 블로그도 해야합니다.그런데, 그 순간 대표님이 어디가서 IR해야하니 PPT좀 만들자고 합니다.(아니 욕! 엊그제 만들었잖아!? 욕욕) 하지만 하라니까 해야죠.문제는 오늘의 일을 끝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난데없이 IR제작이 추가되면서 오늘 일 몽땅과 블로그작성도 또 미뤄집니다.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블로그는 아예 누락되어버렸고, 월요일날 혼납니다. IR먼저 만들으래서 만들었는데, 왜 다른 일 못했냐고 꾸중을 듣습니다.협력업체에선 빨리 자료달라고 메일이 옵니다.겨우 IR 제작이 끝나서 지난 일주일간 밀린 것을 하려고 보니 양이 엄청납니다.이번 주에는 행사준비가 시작되는데, 이걸 다 하다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음. 해결책이 있습니다. 밤의 신에게 소원을 비는 것이죠. 새벽포텐으로 이 일을 마법처럼 끝낼 수 있게 해주세요...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주의 모든 저녁약속을 취소되었고...꿈의 야근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꿈은 '비몽사몽'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일이란 건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종잡을 수 없이 계속 밀어내기식으로 진행되다가 새로운 일이 하나 들어오는 순간부터 사채이자를 빌려쓴 카드 돌려막기의 폐해를 몸소 느낄 수 있게되는데..이 일 빼서 저걸 막으면, 저기에서 또 다른 일이 생기고... 도무지 정리가 안되고 하면 할수록 많아지는 느낌만 들게 됩니다.특히 브랜딩업무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브랜딩이란 단어는 굉장히 설렙니다. 사람들이 보통 이 단어를 들으면 희망과 꿈이 가득해지고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브랜딩은 딱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축포 같은 게 아닙니다. 사실 명백히 따지면 시작부터 이미 되어있었어야 하는 걸 이제서야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부터 브랜딩을 할끄야!!!! 라는 외침은 새해 해돋이를 보면서 올해는 살을 뺼거야!!! 와 같은 느낌의 결심의 톤과 비슷합니다. 브랜딩은 '기질과 속성'에 가까운 것인지라 결심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기존의 일들을 정립하기원래 말도 잘 못하고 응..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스러운  웹툰주인공같은 성격을 지닌 세희씨는 2017년 내내 호갱으로 아스트랄하게 살다가 새해가 되어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살아선 안돼!!! 이제부턴 거칠거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을거야!!' 라고 결심을 했습니다. 다음 날 팀장님이 '세희씨 이런거 잘하지? 이거 세희씨가 해~' 라고 던진 썡뚱맞은 업무앞에서 그녀는 과연 결심을 지킬 수 있을까요.하루아침에 무언가가 슉~하고 바뀔 순 없습니다. 더군다나 원래 기질과 맞지 않은 옷을 입으려고 할 땐 더더욱 심각해지죠. 해결책이야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얘기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자신을 알고 어쩌고 뭐 하는 것이죠. 브랜드는 매출과 확장의 목표가 분명하므로 단순한 자기성찰을 넘어서 구체적인 '행동'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명백한 결과를 낼 수 있는 행동들 말이죠.그런데 브랜딩을 한다고 해서 시작되는 행위는 대부분...좀 어딘가 동떨어진 느낌의 업무가 추가되는 느낌입니다.브랜딩 = 새로운 전환점! 시작, 터닝포인트! = 회사소개서 리뉴얼???과 같이 말이죠. 목적과 행위가 좀 따로논다는 느낌이 있지 않나요? 대부분의 회사 브랜드 프로젝트의 목적은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알리겠다!' 입니다....그렇다면 일단 '정립'을 해야하고 '알려야하죠. https://dribbble.com/shots/1618339-Brand-Identity-System정립이란 건 = 태양계를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핵심을 태양위치에 두고 회사를 구성하는 메인 BM과 부가적인 BM을 내행성계와 외행성계로 나누어 궤도에 돌리는 일이죠. 중간에 자잘한 것들은 소행성계에 넣어놓고 우리 회사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치는 지 시장의 범위를 정해서 헬리오포스(태양의 힘이 미치는 태양중력영향권)를 규정합니다.과학실에 있던 태양계 모형마냥 항상 지구를 돌리면 톱니바퀴장치로 다른 아이들도 빙글빙글 돌아가곤 했는데...이것과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태양. 즉 핵심가치가 "일은 먹고살자고 하는 거다."라고 해봅시다.'식사'라는 키워드로 7개 행성이 그 가치를 공전하기 시작합니다.내행성(주요BM)3개는 "도시락/샐러드/간편식" 제조와 배달입니다.외행성(보조BM)4개는 "강의/건강검진서비스/앱광고/굿즈판매" 입니다.그리고 중간에 "행사, 이벤트, 무슨 R&D사업유치, IR, 박람회, 해외지사 설립" 부수적인 이슈들이 있죠. 일단 브랜딩에서 업무구분을 할 때 중요한 건 무엇이 안쪽에 있고 무엇이 바깥에 있는지..어떤게 큰지 작은지를 나누고 구분하는 일입니다. 정립이란 건 "제대로 세운다" 라는 의미입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하나가 아닌만큼 하나가 자빠지면 우르르 넘어지기 시작하는데 그게 유튜브 도미노영상처럼 아름답게 넘어지진 않더라구요. 그냥 뜯다가 터져버린 아몬드후레이크처럼 사방에 널브러지는 거죠.위와 같이 일종의 동심원구조의 궤도를 구축했다면 각 궤도를 구성하는 상세한 업무들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행성에 딸린 위성과 같은 느낌이죠. 업무를 정리하다.기존의 일을 정리하는 방식은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1) 없애거나2) 합치거나3) 바꾸는것이죠. '줄인다' 라는 표현은 좋아보이긴 하지만..절대량이 똑같다면 어떨까요? 100의 일을 해야하는데 하루2시간씩 50일을 해던걸 1시간으로 줄여 100일을 한다?... 어차피 똑같거나 아니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건 절대량100을 80으로 줄이는 겁니다.쓸데없는 일들은 없애는 것이 맞습니다. 작게는 자잘하게 많은 서류작성이나, 출장계획서, 복귀 후 보고서(심지어 이런것도 있음) 등 불필요한 양식들을 정리해내고 크게는 소행성계에 있거나 외행성계에 있는데 지나치게 업무시간을 많이 할당하고 있거나 메인업무가 오히려 밀리는데 심지어 딱히 가성비도 좋지 않다!!..라고 하면 그냥 STOP! 해야죰. 존버는 답이 아니니까요.유사한 업무끼리는 합치는 게 좋아요. 소개서와 제안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제작시에도 모듈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또 새롭게 소개페이지를 만들고 간지를 제작할 필요가 없죠. 모든 PPT양식을 하나로 통일해서 지정된 디자인으로만 사용한다면, 필요할 때마다 템플릿 디자인을 다시 해야할 필요도 없죠. 내용만 갈아끼우면 되니까요. 지금까지 쓰던 서류철을 웹클라우드서비스로 바꿔서 데이터정리를 한다거나, 협업툴을 바꿔보거나 일반 종이계약 과정을 전자계약으로 바꾼다거나 하는 등 자동화/간소화 시스템을 활용해서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어요. 이는 절대량100을 줄이진 않지만 내 능력치10에서 빛나는반지를 장착하여 +3의 어드밴티지 효과를 부여해주죠. 궤도정립과정에서 각각의 일들이 구체적으로 등장해준 후 위와 같이 각 일에 대해 마이너한 리뉴얼을 거치고 나면 그 떄 비로소 새로운 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후우..드디어그리고 실제로 위와 같이 마이너하게 업무정리를 하기 위해선 상당부분이 통일/정리/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하죠. 이미 이 과정자체가 브랜딩의 기초단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이 후에 새롭게 진행될 일의 절대량도 현저하게 줄어드는 꿀이득을 누릴 수 있죠. 일을 시작하다.이제 일을 시작해봐야겠습니다.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할 지는 앞서 적은 매거진 내용을 통해 언급했으니 구체적인 내용은 '뒤로 가기'를 누른 후 지난 1~14화를 쭈루룩....(이렇게 조회수를 늘리나요..)우리가 여행갈 때 셀카봉은 빼먹어도 되지만, 신발을 안신고 갈수는 없잖습니까. 일을 함에 있어도 중요한 요소와 부가적인 요소가 존재합니다.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6하원칙을 모두 지키라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므로 3가지만 지키도록 하죠.'누가/언제/어떻게'무엇. 에 해당하는 건 이미 과업으로 정해졌을 테니 위의 3가지만 정확하게 잡아보도록 합시다.1) 누가...는 업무분장을 의미합니다. 지난 회의실에 브랜딩에서 익히 정리했던 내용이지요.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정/부를 정확히 쪼개고 누구에게 보고하고 누가 컨펌하느냐 하는 사람에 대한 체계를 잡는 일입니다. 이게 제대로 안잡혀있으면 내 일이야? 네 일이야? 하다가 결국 일은 구멍이 났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만 날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 언제. 는 데드라인을 의미하죠. 마무리 시점을 잡는 것 이외에 각 단계별 일정을 구축하고 다른 협업자와의 일정조율을 하는 모든 일을 포함합니다. 달력으로 하는 일이니만큼 책상위엔 2018년 예쁜 달력이 반드시 있어야 할 듯 합니다.3) 어떻게...는 업무방식에 대한 얘기이죠. 커뮤니케이션만 담당하고 외주로 돌릴 것인지, 직접제작 할지 아니면 TF팀을 구성할 지 등등 부터 오프라인/온라인 등의 채널 잡기, 구체적인 기획안에 적히는 콘텐츠의 내용들을 의미합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과업지시 내용이 등장하죠.그래! 리플렛을 만들어서 우리 앱을 소개해보자!~라는 목표가 생겼다면"지혜가 정을 잡고, 가희가 부를 잡아. 각 업무분장은 지혜가 기힉/커뮤니케이션을 잡고, 가희가 자료조사/취합/전달의 역할을 하자. 자료조사는 12일까지, 취합전달은 13일까지 그리고 그동안 지혜가 컨택을 담당하고 13일에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걸로. 22일까지 1차시안을 완료하고 30일까지 최종시안 인도받아서 30일날 인쇄넘기는 걸로 정리한당. 리플렛은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나눠줄 용도라서 2,000부 정도 인쇄 진행하고 AI원본파일 요청하고 해당비용에 대한 이슈는 알려줘요. 리플렛 내에 들어갈 내용은 기존 리플렛을 참고하되 업데이트된 부분들에 대한 정리와, 우리 브랜드가이드에 맞춰서 디자인리뉴얼에 초점을 맞추자."로 정리가 된달까요. 그럼 업무확인은 어떻게 하느냐.. 13일날 전달확인 / 22일 1차시안 확인 / 30일 최종시안 수령확인 으로 3번만 하면 됩니다. 누구에게 확인할까용? 지혜씨죠.인쇄이슈는 최종시안 컨펌 후 다시 과업지시로 전달합니다. 뭐 이 때 실무자는 대략 고민을 해봐야죠. 사이즈나 부수를 대략 확인했으니 인쇄비용에 대한 견적을 미리 받아야 할 거고, 비교견적을 내고 결재를 미리 올려야겠죠. 인쇄 및 수령일자를 확인하고 감리일정도 미리 업체와 조율해야 합니다. 택배방식도 확인해야합니다. 박람회 일정이 그리 넉넉치 않으니 일반배송으로 할지 다마스퀵으로 할 지 등등. 조금 더 깨어있는 현대인이라면 2,000부가 행사장에서 모두 소진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배포 후 남은 리플렛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B안을 가져갈 수도 있겠죠. 이런식으로 일을 줄이고 쳐내고 정리한 후 새로운 일을 잘 오물거려서 끼워넣는 방식으로 총량을 맞춰가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일이 과다하게 쌓이기 시작하면 모든 일의 퀄이 떨어져갑니다. 퀄이 떨어진단 얘기는 브랜드관리가 허술해지기 시작한단 얘기고 헛점이 많아지는 것이죠. 내부업무에서 허점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반드시 고객접점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어요.클레임 피드백이 안되거나, 간담회가 엉망이 되거나, 베타테스터 모임이 허접해지거나...또는 제품납품 일정, 서비스UX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등...브랜드이미지와 운영관리가 똥망이 되어갑니다.회사소개서가 예쁘지 않아서 브랜딩이 안되는 게 아니예요.무리한 회사소개서 제작때문에 브랜딩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내일은 전체회의를 하면서 태양계를 한 번 그려보는 게 어떨까용 (강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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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의 온도차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저 역시도 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좀 조심스럽습니다. 이야기는 바로 "업무를 대하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간의   온도차."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려요! 제가 사용한 방법이 백프로 모두에게 맞는 말은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큰 기업처럼 디자인팀, 개발팀, 기획팀이 갈려서 서로의 팀장에게 허가를 받고, 기획을 시작하고, 개발을 시작하고, 디자인하는 그런 상하관계의 구조가 아닙니다. 서로서로들 비슷한 경력들과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많죠. 특히, 젊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 등 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인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들 맞춰진 직무를 기반으로 개발자는 개발자의 생각과 계산에 따라서 일을 진행하고 있고, 기획자는 기한에 맞춰 예상했던 진행대로 일을 진행하고 싶어 하고, 디자이너들은 보다 다은 디자인으로 서비스를 보이려 다양한 자료들을 모으고 분석하여 제작자의 아이디어를 입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려 노력합니다.문제는 서로가 서로의 일에 대하여 모른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마치 연애와 같아서 서로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고, 서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등 일정에 대한 공유나, 업무를 하는 절차를 이야기 해주짖 않으면, 원치 않는 감정의 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매일매일 아침시간에 진행하는 Scrum이라든지, Jira, Taskworld, Trello 등 다양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을 사용하고, 스크럼 마스터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작해 보신 PM(Project Manager), 또는 PO(Product Owner)님들이 각부서의 현황들을 파악하고, 다양한 부서를 총괄하고 관리합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국내 스타트업 상황은업무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젊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같은 경우는 생업(또는 학업)과 스타트업을 동시에 하는 인원이 많고,젊은 창업자들과 직원들의 경우, 프로젝트 경험이 없어 이러한 분업구조를  낯설어하고,개발자와 디자이너 역시 자신이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언제쯤 끝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적은 인원들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예민한 구조가 되어 남을 이해하기 힘든 상황등의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각 직군 간의 갈등 상황이 큰 기업에 대비하여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물론 큰 기업도 문제가 없진 않다고 합니다.).이 전설의 짤을 보신적이 있으신 분들도 많으실듯... (출처: http://9gag.com/) 이러한 갈등 해결 방안은 다음에 더  디테일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고, 이번 글에서는 간단히 저가 생각하는 발전방향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스타트업 팀원들의 관계는 마치 연예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말을 해줘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수두룩 합니다(그런 이유로 저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서로의 업무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을 배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이야기를 해야 해요. 연애를 할 때도 말이 안 통해도 될 때까지 이야기하듯이. 스타트업에서의 업무는 끊임없이 피보팅을 진행하고, 하루하루 떠오르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경사항들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서로가 서로의 말을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 더 큰 갈등 상황들을 야기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만약 각 직군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업무에 대한 배경이나, 아주 기본적이더라도 기초사항을 알고 있다면, 서로의 업무량에 대한 불만이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진행할 당시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창업 당시 기획자로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투자 또는 공모전 등에 쓰일 기획서 등을 제작하는 업무를 주로 하였습니다. 디자인에 관하여는 무엇을 논할 수 있는 실력도 아니고, 개발에 관하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기획서를 작성할 때나, 어떤 계획을 할 때 “원하는 시간”을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요청하고, 그러한 요청 사안과 당사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조정하고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나름 생각하기에는 "개발이나 디자인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일의 진행 정도를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기한을 준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라고 생각하여 아주 기초적일 수 있지만 웹 공부와 포토샵 일러스트 디자인 등의 디자인과 개발 툴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개발과 기획에서 어느 정도  서포트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서로의 직군과 업무에 대한 고충을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자주 일이 딜레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그러함에 따라서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이 조금씩 소원해지고  섭섭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 더 생각했던 것이, "일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에게도 바로 적용해서 업무에 도입할 수 없는 어려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이 아닌 서로의 작업현황이나, 상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PM 툴을 만들어 보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창업 당시 사용한 아주 간단한 툴이 있는데, 이 프로젝트 메니지 방법은 내일 이미지로 보여드리면서 설명드릴게요. :) 그리고 지금은 Taskworld나 Jira 같은 더 전문적인 툴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당 툴에 대한 전문전 지식이 아직 없는 분들은 엑셀 등으로 서로의 일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기회가 되면, 요즘은 제가 어떤 식으로 툴을 사용하는지 설명하는 글도 적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을 세줄 정리하자면, 1.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는 달라요. x나 달라요.... 2. 다르면 잘 들어보고 뭘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그리고 서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코인원 #블록체인 #기술기업 #암호화폐 #스타트업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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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개발기 - 1화

1. 좋은 브랜드 만들기에 대한 관심.세상에는 단순히 보기 좋은 멋있는 브랜드가 아니라, 그들의 철학과 가치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력적인 브랜드들이 정말 정말 많습니다. 좋은 브랜드들을 발견할때마다 ‘갖고싶다 저브랜드..’ 보다는‘와 샘난다.. 쟤네 왜이렇게 잘해’ 라고 느끼는 저는 좋은 브랜드들이 ‘왜 좋은지, 어떻게 좋은 브랜드가 되었는지, 앞으로는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행보과 가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 목적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고요!2. 슬라운드와의 만남지난 해 여름, 우연한 기회로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브랜드 디자이너라고는 하지만, 창업자들과 처음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디자인의 ‘ㄷ’ 관련한 모든 일..이 슬라운드 안에서 제가 앞으로 마주해야할 일들이었습니다.(매트리스 두개뿐인 황량한 쇼룸부터.. 강력한 군청의 파란색 로고까지..)그래서 사실 메모리폼 매트리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학부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한 이후 가구회사, 전시회사, 인테리어 회사 등을 거쳐  공간,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현재는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으로 브랜드 개발을 연구하고 있는..매우 ‘잡식스러운’ 욕심 많은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영역을 경험할 수 있는 이 곳이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는 꽤 좋은 환경일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물론 이는 착각이었음이 금새 판명..)3. 그리고 슬라운드와의 만남이후 들었던 생각들.1) 젊은 아저씨들이 왜 매트리스를..?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은 가구 브랜드들을 관심있게 봐왔음에도 불구하고사실 매트리스하면 에이스침대, 시몬스 등만 생각날 정도로 매트리스가 현재시점에서 새로울게 있나? 하고 생각했었는데요.슬라운드와 만남이후, 좋은 매트리스를 사용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게 되었고 국내외 메모리폼 매트리스 브랜드들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오래되고 새로울게 없다고 생각했던 낡은 산업이 오히려 혁신의 가능성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잠이라는게 우리 삶에서 매우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 인데, 보다 좋은 잠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면 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던것 같아요.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매트리스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걸어온 슬라운드의 발자취가엄청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들이라기보다, 맨땅에 헤딩하고 낡은 구조에 타협하기 않기 위해 (원래 그런것 또는 익숙함과 편함을 위한 방식 거부) 발도 뛰어 왔다는 점도 재미있었고요. 오히려 이런 집착이 혁신의 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국내외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혁신사례2) 아직 명확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대한 동의!파랑파랑 슬라운드 / Brand guidelin v.5ㅌ그리고 창업자들이 초기에 정리한 브랜드 가이드 라인을 전달받았습니다."우리가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생각/행동을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30페이지에 달하는 브랜드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 (부담..)매트리스 업계에서 한번도 등장 없는 identity의 구축을 하고싶다는 사장님들..ㅎㅎ장인적신, 배려심, 실험정신 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전문이면서 센스있는 (배려심있는) 그리고 친근하고 고급스럽고새로운 것을 시도하는!3가지의 브랜드 철학과 5가지 브랜드 아이덴티티 키워드들을 구체적인 예시 상황에 빗대어'슬라운드가 앞으로 어떤 태도와 이미지의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 빼곡히 적혀 있었고,아직 일관성 있는 이미지는 아니지만, 슬라운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확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과 가치관에 진심으로 동의했습니다. 4.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될것 같아.이렇게 슬라운드를 만나고  브랜드 가이드 라인을 통해 전달되는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방향을알게 되면서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멋지다고 생각했고,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졸업후 석사과정을 하고 있지만, 브랜딩이라는 영역은 공부하면 할수록 아직도 알아야할게 너무나 많고, 하나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간다는게 정말 어렵고 책임감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그리고 앞으로 슬라운드의 팀원으로 소속되어 지난 6개월간 만들어온 슬라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과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실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기위해 결과물을 공유하는게 아니라, 디자인 과정과 나의 시행착오들을 있는그대로 공유하다는게 처음엔 엄두가 안나기도 했어요.이전까지는 보여주고 싶은 보기 좋은 것들만 포트폴리오로 남기면 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고,그렇게 비주얼에 초점을 맞추어서 작업해온 것들고 있고요.그러나 하나의 신생 브랜드에 소속되어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팀원들과 처음부터 브랜드 개발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브랜딩은 디자이너 혼자만의 몫이 절대절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해왔는지.. (수많은 시행착오들..ㅜㅜ)그 고민의 흔적들을 꼭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로고 하나가 반년의 (고난의)시간을 거쳐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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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일을 해보았다.(feat. 책읽찌라 리브랜딩)

일이란 것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클라이언트를 선정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어요. 1. 일단 도덕적으로 어긋나면 안돼요. 브랜딩은 회사의 영향력에 인피니티 스톤을 박아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요. 나쁜 영향력이 증폭되면 울트론이 되기 때문에 그런 일을 벌이고 싶진 않아요.2. 애정하는 분야면 더욱 좋아해요. 요즘엔 블록체인이나, 핀테크관련 업계에 집중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행콘텐츠나 맥주나 독서, 인문 등등도 여전히 진행하고있죠. 전 이런 저런 일을 딱히 가리진 않지만 종종 넘나 어려운 분야가 있어요. 막 의료기기 분야나, 해양생물연구소같이...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가 어려워요.ㅠㅠ3. 정당한 비용을 주고 정당한 퀄리티를 요구하는 곳을 선호해요. 일을 하다보면 아무리 고집있게 굴어도 사실 어느 정도는 더 해드리기 마련입니다. 이건 제가 착해서라기 보단 그냥 디자이너의 고질적인 집착에서 비롯되는 거죠. 사실 이런 점을 어느정도 감안하고 있어서 매번 따박따박 추가비용을 요구하진 않아요. 하지만 이런 호의를 둘리로 받아버리면 저도 얼음별대모험을 시켜드릴 거예요.  이번 프로젝트는 1,2,3번을 모두 충족하는 아주 애정하는 브랜드 '책읽찌라'의 리브랜딩이었어요. 애정하는 브랜드를 손댄다는 건 설레고 흥미돋는 일이죠. 제작은 로고와 패턴, 키비쥬얼과 목업제작, 가이드제작으로 진행되었답니당.일단 일하는 순서대로 늘어놓아볼께요.1.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이해해요. 책읽찌라는 이미 알고있는 곳이예요. 그러니 딱히 이해를 할 필욘없었어요. ... 1번은 건너뛰도록 하겠어요.(진짜 설렁설렁 쓴다.)2. 책읽찌라와 소비자의 관계를 규정해요. 책읽찌라는 동영상을 중심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걸 소비하는 층은 주로 2030일 거예요. 40대까지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동영상콘텐츠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이해하기 좋은 포맷이니까요. 음..책을 소개해주는 건 전문가와 수강생과 같은 느낌이 아니예요. 강의에 가서 책을 소개받진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잡상인이나 광고같은 느낌도 아니예요. 책은 그렇게 사지 않죠. 책은 주로 친구나 지인의 소개를 많이 받아요. '요즘 읽을 책 없냐?''이거나 읽어봐.''오키'이런 식이 많아요.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주로 조금 형/누나/오빠/언니의 느낌이 강해요. 뭔가 되게 일 열심히하고 멋지게 살고있는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책이면 나도 한 번 읽어볼까나~ 싶거든요. 그래서 지인이 지닌 둥글둥글한 느낌에 인생선배의 느낌을 결합해서 너무 귀욤하진 않게 형태를 잡기로 했어요. (하지만 귀여워요)3. 뚱글뚱글한 폰트느낌을 살려보았어요. 저건 참고로 폰트가 아니예요. 일일이 만든거죠. 노가다를 했어요. 간격조정이 진짜 힘들었어요. 전 타이포를 하는 디자이너는 아닌터라....꽤 다양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했어요. 좋은 타이포강의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제발.4. 'ㅉ'에 포인트를 준 이유가 있어요. 책읽/찌라. 로 보통 이해하기 마련이예요. 책읽- 까지만 들어도 사실 어떤 브랜드인지 느낌이 온단말이죠. 원래 로고나 브랜드이름은 니 마음속에 그림을 박아주기 위해서 존재해요. 그래서 생소한 이름이면 익숙한 이미지를 붙이고익숙한 이름이면 무난한 이미지로 가죠.굳이 익숙한 이름에 익숙한 이미지를 붙여서 두 번 강조할 필욘 없어요. 그래서 '책읽'은 그냥 무난하게 냅뒀어요. 귀찮아서 그런게 아녜요. 절대Naver.반면 '찌라' 라는 느낌은 강세가 좀 있어요. '책'에서 한번 파열음을 내주고 '찌' 에서 된소리로 두 번 악센트가 들어가는 이름인지라 형태구성에서 'ㅉ'에 포인트를 주었어요. 의도를 한 건 아니겠지만 발음에 라임이 사는 것같아 스웩이 있어요.  5. 이제 색을 입혀보아요. 책을 소개해준다!! 라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어요. 지식을 쌓아서 참된 인생을 살아보쟈~ 라는 것도 있겠구..지친 니 마음속에 레드불 한사발. 같은 느낌도 있고.... 또는 오구오구 우쭈쭈 위로의 느낌도 있고... 책이란 게 참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잖아요. 그래서 4개의 컬러를 선정해봤어요. 따란. 빨강색은 열정 이딴 게 아니예요. 활기를 뜻해요. 책은 정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온통 정적인 색을 쓰면 수면유도제같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빨간색으로 깨발랄한 느낌을 좀 살렸어요.갈색은 지식을 뜻해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요. 색의 무게중심을 맞추는 역할을 하라고 넣었어요.노란색과 살구색은 안정과 치유를 뜻해요. 요즘 온통 에세이가 괜찮아 잘했어 니가옳아 퇴사해. 느낌인데... 사람들이 책에게서 원하는 건 그런 우쭈쭈인 것 같아요.  빨간색이 강렬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서 대응색을 2개로 두었어요. 6. 컬러를 입혀보았어요. 이뻐졌죠? 살구색은 쓰지 않았어요. 채도가 다들 높은 컬러인지라 살구가 들어가면 뭔가 힘이 죽을 것 같았거든요. 사랑스러운 살구가 아싸처럼 묻히면 가슴아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여기에선 잠시 빠져있으라고 했어요.7. 대신 패턴에선 살려주었어요. 책읽찌라의 초성을 땄어요. 난잡한 패턴보단 한글조합이 더 이쁠 것 같았어요. 책이 지닌 이미지가 또 굉장히 한글스럽잖아요. 사실 예전에 꼬꼬마 때는 한글로 디자인하기 어렵다는 생각을했어요. 그래서 영어로 쓰면 개 멋져보이고 막 그랬죠. 하지만 요즘엔 생각이 바뀌었어요. 한글은 여전히 디자인하기 어렵지만 굉장히 흥미진진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세종대왕님 만세예요.8. 로고 색상 바리에이션도 해보았어요. 배경색에 컬러를 깔아주면 더욱 이쁘더라구요. 각 색상별로 어떻게 바리에이션 해야하는 지 규정해야 해요. 물론 규정한 대로 잘 써야 의미가 있겠죠. 9. 이렇게 목업작업을 해보았어요. 존예라고 생각되요. 특히 저 빨간색과 노란색이 아주 부들부들한 느낌이 있더라구요. 엄청 컬러풀하지 않을까....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만들고보니 색들이 서로 균형을 잘 잡아주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만들고 막 제가 만족스러워하는 타입이예요. 이런식의 파일케이스나 굿즈가 있으면 매력터질 것 같아요. 물론 만드는 데엔 돈이 들어요. 그래서 저도 못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목업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일단 뿌듯하면 그걸로 된 거예요. 돈 생기면 만들죠 뭐.10. 그리고 이렇게 브랜드 가이드로 잘 정리해주면 일단 비쥬얼파트는 일단락이 된답니다!!~~박수. 짞짜까짜ㅏㅉ까ㅉ까짜짜까ㅉ까까짜까짜까ㅉ까짜까좋아요. 이제 파일을 건네고 이제 클라이언트님께서 열심히 사용해주시면 돼요. 대부분 넘나 바빠서 저 가이드대로 잘 지키진 못해요. 하지만 유용할 날이 반드시 올거예요. 브랜드를 다시 다듬을 때는 항상 이 후 비즈니스를 어떻게 진행할 지를 생각해야 해요. 한 번 바꾼 브랜드는 또 쉽사리 바꿀 수 없거든요.그래서 명량 울돌목처럼 소용돌이치는 대표님의 마음에 12척의 가이드를 드리는 거예요. 혼돈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그걸 역이용하는 거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어지러운 생각을 잘 필터링해주거든요. 비쥬얼브랜드의 힘은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꼭 소비자 보기에 좋으셨더라~를 추구하는 건 아니예요.소비자가 보기에 좋은 걸 일일이 맞추다보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니게 되어버려요. 사람들의 취향은 오조오억개니까요. 1차적인 목표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 먼저인 것 같아요. 딱 부러진 비쥬얼브랜드는 취향과 상관없이 묘한 매력을 주는 법이거든용.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뭔갈 엄청나게 하느라 항상 피곤한 당신이예요. 하지만 뭔가 맘 한 켠엔 밥먹고 커피 안먹은 것처럼 휑함이 자리하고 있죠. 그래요. 그 휑함의 정체는 바로 위로와 갈증이예요. 나를 향한 우쭈쭈와 호기심에 대한 갈증!~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건 'check! 췕. 책!' 책이예요. 하지만 책이 조낸 많아서 뭘 읽어야 할 지 무서워요. 서점에 가면 맨날 핫트랙스에서 이쁜 것만 구경하다가 다리 아파져서 그냥 나오거든요. 일일이 리뷰를 보는 것도 일이예요. 그래서 바쁜 당신을 대신해 하루에도 수십권씩 쏟아지는 책을 미리 읽어보고 추천해주는 분이 있어요. 서점 들리기 전에 책읽찌라의 소개책들을 한 번 리스팅해보시면 더욱 빠르고 재밌는 책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거예요.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TW1MLqkUn_I<iframe width="700.000000" height="394.000000" src="//www.youtube.com/embed/TW1MLqkUn_I" frameborder="0" allowfullscreen="">부끄러워서 한 번도 안해봤던 내 소개....http://aftermoment.kr/전 사실 이런저런 글을 쓰고있지만..워..원래 정체는 브랜드기획과 비쥬얼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사람이예요. 도대체 내 사업체는 뭐하는 곳인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소비자도 모른다면... 우리가 만날 때가 된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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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의 브랜딩: 브랜딩 회의만 7시간

오전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단은 졸립니다. 커피를 들고 출근을 하긴 했지만, 그 정도의 카페인으로는 아침잠 대악마를 이길 수가 없죠. 오늘의 회의 주제는 '우리 회사 브랜딩 뜯어고치기' 입니다. 침을 삼키며 긴장감이 어린 표정들이 가득합니다. 대표님의 표정은 사뭇 진지합니다. 이제부터 극한업무 '회의'가 시작됩니다. 회의라는 것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점심메뉴 고르기만큼 어려운 업무입니다. 회의라는 것은 '모을 會 / 뜻 意', 즉 '뜻을 모은다.' 라는 뜻입니다. 회의가 어려워지는 것은 이 두 글자 때문입니다. 뜻을 내는 것과 그걸 모으는 일이지요. 생각보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거나, 드러내 본 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모아본 경험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경험의 부재는 자꾸 어긋난 방향의 회의를 만들고, 어긋난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도 회의는 필수불가결한 업무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 방식은 물론 다양합니다. 원탁의 기사 컨셉도 있고, 독재자놀이도 있고, 모란시장 컨셉도 있고, 취침시간, 헥소고지 전투 컨셉 등..뭐 직원들의 성향과 비즈니스의 특성에 따라 각각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떠하던 결론적으로 "행동을 만든다." 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음? 행동을 만든다고? 그렇습니다. 일단 이 정의부터 잡고 들어가봅시다. 회의는 결론을 내거나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국K-1이 멱살잡고 의사봉을 집어던지고 마스크를 쓰거나 연필을 책상에 세우는 등 다양한 행위를 통해 그렇게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표결'을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진행할 것이냐, 아니냐.' 를 결정하기 위해 갑론을박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업무의 회의는 정책회의와는 다릅니다. 우리는 정해진 어떤 두 항목 중 택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표결에 부쳐 가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아니죠.(물론 아예 그런 회의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회의시간엔 말을 통한 솔루션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솔루션은 행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죠. 회의에선 바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 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 뿐입니다.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 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 뿐입니다.이 포커스가 자꾸 어긋나서 '해결방안' 을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전설의 탁상공론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코엑스 앞에 말춤 손목동상같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상에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뜻을 모은다는 것은 서로의 현명함과 지식을 끌어모아서 자랑질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전문가집단이 아니므로 학술적인 결론을 내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오늘은 '행위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 회의의 프로세스를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 프로세스는 그냥 예제에 가까운 가이드일 뿐입니다. 실제 클라이언트사에서 브랜딩회의를 진행할 때 주로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폭망한 적도 있고, 꽤 좋은 결과를 낸 적도 있었죠. 그러니 각각의 회사 성향에 맞게끔 쏙쏙 자체 필터링을 하신다면 흥미진진하실거라 생각합니다.0. 회의하쟝회의하러 가쟝출근하자마자 회의실로 모이라는 건 잔혹한 일입니다. 이론적으로야 당연히 9시는 출근시간이 아닌 업무시작시간입니다. 그러나 9시가 딱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정신이 또렸해지고 영혼이 깨어나면서 없던 인사이트가 폭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졸립고 피곤하고 멍한 것은 사실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딜레이타임과 자료준비 시간은 어느정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회의 당일날 실무자들은 일단 출근하자마자 5가지 일을 챡챡 하도록 합시다.1. 커피사오기커피는 알아서 사옵니다.2. 물티슈로 책상닦기왠지 정돈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티슈는 DC백화점에서 구매한 100매에 990원짜리 싼 것을 쓰도록 합시다. 키보드를 뒤집어 털어주면 거대한 드러움과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3. 간밤에 들어온 메일확인 및 첨부파일 정리CC걸린 메일도 확인합니다. 첨부파일은 다운받아서 각 프로젝트 폴더에 저장해놓도록 합시다. 파일명이 이상야리꾸리하면 바꿔줍니다.4. 금일 to do list 정리메일은 크게 보고/진행/요청으로 나뉘어지는데 업무 리스트도 보고할 것, 진행중, 요청받은 것으로 쪼개서 정리합시다. 보고는 회의전 모두 진행할 겁니다. 진행중인 것들은 루틴업무로 뺍니다. 요청받은 것들은 진행중인 것들과의 선후관계를 따져 우선순위를 설정합니다. 각 할 일 옆에는 이거 끝내는데 몇 분 걸릴 지 러닝타임에 기재해주고, 1~5순위까지 정해서 먼저 처리할 것들부터 나눕니다. 1. 양이 적고 급한 것2. 양이 많고 급한 것3. 양이 적고 안 급한 것4. 양이 많아 안 급한 것순서로 정리합니다.5. 회의자료 정리회의자료는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숫자달아서 리스팅합시다. 1. 회의실에 앉아보쟈사실 서서하는 회의가 더 효율적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15분안에 끝나고 졸림도 예방할 수 있고 뭐..등등. 원하신다면 한 번 시험삼아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회의실엔 회의자료를 쨕 돌려놓습니다. 빔 당연히 켜져있어야 하고, 노트북 셋팅하고. 그리고 절대 간식을 빼놓지 맙시다. 간식은 생명이자 떡이요 구원입니다. 2. 회의시간을 지정합니다.사회자 : 오늘 회의는 60분안에 끝낼 겁니다팀원 : 뻥치시네.시간 지정 중요합니다. 한도 끝도 없이 모여서 논쟁만 나눈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끝난 회의에게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오늘 하루 보람찼다!!라고 느끼는 건 변태입니다. 의사결정은 빠르게!! 행동은 디테일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3. 회의 주제를 던집니다.코난 말투로 회의주제를 던집니다. 사회자죠."내 이름은 코난, 사회자죠. 이 공간엔 모두 10명의 사람들이 있어요. 어젯밤 11시, 우리 회사 브랜드가 죽었습니다. 회사엔 외부인이 전혀 없었고 브랜드는 현망진창이 되어있었어요. 이건 완벽한 밀실살인이예요. 지금부터 브랜드를 죽인 범인을 찾아낼 때까지 다들 한 발자국도 못나갑니다."4. 현재 상황에 대해 짧고 간결하게 브리핑을 합니다.창업전설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오래 전 그 날을 끄집어내란 얘기가 아닙니다. 현상황이 더 중요합니다. '현재 저희와 유사한 업체가 3개 있는데 그 중 1개업체가 우리 점유율을 앞질렀습니다.''대외적 인지도도 훨씬 높습니다. 우리의 트래픽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SNS상에서 그들의 프로모션 이벤트가 크게 회자되면서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어요.''현재 우리는 네이버연관검색어 등 유료마케팅을 통한 고정유입률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늘지도 줄지도 않고 있죠. 그러나 현재 이 유입을 통한 전환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 유입율 자체에 대한 아젠다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대신 오늘은 브랜드의 이미지구축과 시각화를 위한 방안회의를 할 겁니다.'5. 용어정의를 내립니다. 다들 이 부분을 굉장히 간과합니다. 용어정의. 회의란 것은 기본적으로 한 가지의 주제를 여러사람이 생각하는 과정입니다. '이미지' 란 단어를 듣고 김대리는 "로고?" 라고 생각하고, 박팀장은 "소비자의 니즈?", 김실장은 "우리의 컨셉?" 등 각각 다른 그림을 떠올리고 생각한단 말이죠. 다 좋은데 이런 식이라면 다각적인 인사이트가 아니라 그냥 아무말대잔치가 되버리고 맙니다. 영역을 쪼개는 것이 아니라, 한 영역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모으는 것이 회의예요. "여기서 이미지. 라고 함은 시장이 아닌, 우리가 우리를 규정하는 1인칭관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시장의 평가보단 우리 비즈니스를 우리 입으로 먼저 정의내리도록합니다. 이것은 텍스트, 비쥬얼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눌 것입니다. 텍스트는 한 단어, 한 문장, 간단한 보일러플레이트 제작 이렇게 3가지로. 비쥬얼은 '키비쥬얼, 로고시스템, 브랜드패턴' 이렇게 3가지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일단 소비자의 원함이나 서비스의 편의성등은 차치하고, 우리 입으로 말하는 우리 이미지부터 정확하게 규정하잔 것이 아젠다군요. 그렇다면 일단 내부의 결을 맞추는 작업이니 내부 인원들의 얘기를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6. 의견을 개진합니다.의견 있는 사람?항상 여기에서 폭망입니다. '자, 의견 있으면 얘기해보세요.' 라고 하면 모두가 예상하는 바로 그 장면이 등장하죠. 인간의 사고는 프레임에 의해 움직입니다. 프레임이 없이 너무 큰 자유를 선사하면 기뻐서 우주로 사라져버리고 말죠. 적당한 제한사항과 프레임을 하나하나 규정해주는 것이 엄청 중요합니다. 그래서 회의 진행자는 담날 회의를 위해 철저하게 기획하고 운영안을 짜서 움직여야 되요. 그냥 모여서 얘기해야지...라는 개념이 아니라 소규모 사내 행사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타임라인별 멘트, 회의운영안이 필요하단 말이죠. 에이 뭘..그런 것까지!!!....라고 고개를 가로젓는 순간 어제의 회의가 앞으로도 영원히 복붙되고 말거예요."일단 우리 브랜드를 색깔로 한 번 묘사해볼까요? 각자 우리 브랜드는 어떤 컬러에 가까운 지 1분간 생각후에 얘기해보도록 해요."이렇게 미장센과 코드가 존재해야 해요. '색깔' 이라는 코드를 주면 사람의 사고는 빨주노초파남보 등으로 한정되기 시작하고 한정된 정보안에선 각각의 유사성과 대조점을 발견하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함수관계와 비슷해요. 일단 정의역을 제공하고, 공역을 제공해야 대응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죠. 정보는 단일로 존재할 땐 쉽게 인식되지 않습니다. 항상 어떤 것과 연결된 '유기성'을 지니고 있을 때 의미를 갖죠. 사회자의 질문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7. 쳐내고 모으고 나누고 곱한다.각각의 의견들이 책상으로 쏟아지면 누군가는 그것들을 모두 기록하면서 하나로 모으고 있어야 해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해보라' 라고 했지 '들어보라' 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담번에 무슨 말을 할지' 에만 크게 집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3자 입장에서 그 회의를 관찰하는 사람이 있어주어야 합니다. 흔히 서기같은 사람이 가장 적합하죠. 텍스트로 그걸 변환하면서 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의견들의 공통점과 논외의 주장들을 구별하고 헛소리는 빼고, 공통적인 것은 묶고 반대의견은 따로 대립시키는 거죠. 그래서 크게 3가지 정도의 의견으로 압축시킵니다. 1가지는 너무 단편적이고 2가지는 택일의 상황을 유발합니다. 3가지는 서로 견제하는 느낌이고 4가지는 너무 안정적이예요. 5가지 이상부턴 복잡하고 많아보입니다. 3가지의 의견이 나오면 A,B그리고 어느쪽에 힘을 더 실어줄 C로 나누어지면서 지금의 여당,야당,3당과 같은 느낌의 균형이 맞추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3가지의 안으로 압축시킨 뒤 일단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작업은 20분 이내에 빠르게 쳐내는 것이 좋습니다.8. 쉬는 시간쉬는 시간은 회의를 하며 계속 그림을 그렸던 두뇌를 정리하고 생각들이 가라앉힐 텀을 주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면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말해놓고도 정리가 안되어 있거나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들을 정리하는 것은 계속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예요. 더도 말고 5분정도가 좋습니다.9. 의견선택눈치보지 말고 명확하게이제 의견을 선택합니다. 당연히 어떤 안이 선택되면 나머지 2개안을 냈던 사람들의 의견은 묵살되는 형태입니다. 이것에 대한 동의함과 설득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신 질질 매달리기 보단 인정함과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아요."아 나머지 두 개 의견을 내신 분께 죄송합니다..조금만 양해부탁드리고 힘들더라도 따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 아닙니다. 이렇게 죄송, 힘들, 따라와, 감사해버리면 부탁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냥 아무 따뜻한 말로 엿먹이는 느낌이예요. 차라리 이렇게 말합시다."나머지 두 개 의견은 매우 훌륭하였으나 현재 주어진 예산과 업무량의 여건상 우선 A안을 먼저 시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추후 이 프로토타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2안으로 B안을 택하도록 하겠습니다."감정적인 위로나 그런 군더더기 없이 합리적인 선택의 이유을 설명해주고 그럼 나머지 의견은 짬시킬건지 아니면 쌩깔건지 나중에 쓸 건지 등등을 정확하게 얘기해주는 편히 훨씬 인정받는 느낌입니다.10. 실무회의이제 업무분장을 합시다. 쪼개고 나누는 겁니다. 구체적인 실행단계를 만드는 일이죠. 이것은 앞서 2화 브랜딩, 일의 시작편 에서 설명했던 아래의 내용과 같습니다.01.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 – 채널, 방식, 제작방식, 시기, 기간, 컨셉 등02.   누가 얼마나 담당할 것인가? – 업무분장시작03.   PM은 BM과 제일 비슷한 성향의 기획자가.04.   기획 서포트는 반대 성향의 담당자가05.   중재자는 관찰자 성향의 담당자가06.   실행과 운영은 모험가형 2명이07.   검토와 트래킹은 사색가1명이08.   기획안 도출과 프로토타입 제작은 언제까지09.   리브랜딩 제작물과 디자인 작업은 언제까지10.   사내 전체 공유와 적용 시기는 언제부터11.   대외노출과 공표는 언제12.   유지와 운영 점검의 1차 지점은 언제까지13.   해당 업무에 대한 각 팀 별 세부업무 관리는 어떤 식으로14.   총 예산은 어느 정도15.   1차 랜딩이 끝난 후 2차 유지보수비(고정비)는 어느 정도 책정16.   책임과 권한 부여각각의 업무분장과 행동화과정에선 모든 업무의 목표와 평가지표가 오늘 나온 주제로 합치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업무로딩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브랜딩업무는 뭔가 일을 만들고 늘리는 것이 장땡이 아니므로, 현재 업무 중 오늘 업무를 함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거나 또는 필요없거나 이관, 지연해도 상관없는 것들을 분류해서 업무가 +a 로 과중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대부분 이 작업없이 그냥 일을 만들어서 뿌리기만 하니까 "회의실 = 일 만드는 공장" 이 됩니다. 항상 무언가를 뿌릴 때는 총량유지를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11. 정리/조율회의안을 정리하고 전체공유합니다. 이 때 회의안은 그 자체가 곧 '업무목표'가 되므로 업무결과보고의 제일 앞장에 위치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짧은 회의시간에 미쳐 다 하지 못했던 각자의 개인사정 및 업무역량에 대한 조율은 실무자간에 따로 담배 or 커피타임을 통해 옥상에서 따로 처리하도록  재량권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일단은 이렇게 11단계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추상적인 의견들만이 난무하는 브랜딩회의는 시간 대비 성과가 굉장히 조악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것이죠.망한 결론회의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끝나야 합니다. 이 방점을 제대로 찍지 못하면 끝나고 나서도 뭘 해야할 지 모르고 구슬피 한맺힌 사내 지박령처럼 이리저리 영혼이 떠도는 상태가 된단 말이죠.생각보다 회의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치밀한 기획이 있어야 하고, 사회자의 역량도 중요합니다.  늘 보던 얼굴이라고 하지만 얘기하는 주제가 달라지면 갑자기 낯설어지는 것이 또 회사라는 곳입니다. 적절한 질문과 운영방식을 찾아내기 위해 정말 수도 없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회의죠. 단순히 즐겁고 웃고 떠들며 앙버터 치아바타를 나눠먹는다고 수평적인 회의실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적막하고 졸음만 가득한 회의실도, 아무말과 별 대책없이 끝나는 회의실도 둘 다 그다지 좋은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죠. 회의는 속이 시원해야 하고 모두가 머릿속에 각자 어떤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브랜딩을 위한 회의...라고 얘긴했지만. 이 회의실안의 모습이야말로 우리 회사의 문화와 역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Inner Branding 그 자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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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공공기관 디자인의 세계와 20개의 꿀팁

일전에 충주시 산척면 고구마 포스터와 강냉이포스터가 페북을 들썩들썩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사실 B급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조악한 포스터였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우오오오아아아아아!!!! 굉장하다!! 대미친 큰미친의 연발이었습니다.바로 이것이죵.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나 가장 큰 것은 '아니 공무원이?!? 이런게 가능하단 말이야??' 라는 프레임의 때려부숨 때문이었겠죠. 보통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디자인하면 왠지 딱딱하고 노잼같은 이미지가 강렬하잖아요. 그런데 저걸 컨펌해주다니!...신기방기했던거죠.생각해보니 저도 디자인의뢰를 여기저기서 받다보니 공공기관의 프로젝트도 몇 번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자체 행사포스터나, 정부부처의 캠페인프로젝트, 진흥원이나 협회, 재단 측의 행사브랜드 등을 담당했었죠. 그 때는 몰랐는데 시간 지나 생각해보니 늘 한결같이 비스꾸름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느끼고야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공공기관 디자인은 뭔가 제4의 세계가 있는 것이죠. 대략 공공기관 디자인의뢰가 들어오면 전 아가모토의 눈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14,000,605가지의 시안을 봤고. 그 중 하나의 컨펌 시안이 있었죠. 사무엘 잭슨 : 어머니... 그래서 예전엔 진심 공공기관 디자인은 가급적 맡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 스타일도 아니었고, 딱히 그렇다고 금액이 대단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이젠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엔 공공기관들의 디자인도 굉장히 세련되고 예뻐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부터 예로 드는 것들은 어찌보면 연식이 좀 오래된 예시이기도 하죠. 하지만, 뭔가 관공서 디자인이 나쁘다기보단 그 고유의 특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의 사업내용은 뭔가 전할 말이 많고, 정보도 많고, 뭔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엮여있습니다. 때문에 로고의 위치부터 색깔, 넣어서는 안되는 이미지(이를테면 왜색이 짙은 벚꽃이랄지...), 또는 반드시 넣어야 하는 이미지 등등 뭔가 다양한 제한요소가 있죠. 자유도는 떨어지지만 뭔가 특정한 공식들로 구성되어 오랜 시간 유지되어온 특유의 색이 존재합니다.오늘은 뭔가 일반적인 디자인과 비스꾸름하면서도..살포시 다른 그 세계를 슬쩍 엿보도록 하겠습니당!!~ 늘 그렇듯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자 웃자고 하는 소리가 반이므로 이대로 따라하시면 영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잘 필터링 하세용 :)1. 글자는 24pt 이상으로.글자가 커야합니다. 사실 왜 그렇게 큰 글씨를 써야 하는지는 역사적인 미스테리이지만, 추측해보건데 아무래도 고위공직자분들 중에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이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여태까지 그래와끼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 중요한 건 일단 글씨는 적당히 커야 합니다.   2. 되도록 빽빽하게, 혹시 여백을 넣는다면 중앙정렬일단 기본적으론 뭔가 빽빽한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여백에 관대한 곳들도 있죠. 하지만 여백이 충분히 들어갈 경우에는 가급적 가운데정렬을 추천합니다. 흔히 핀터레스트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넓은 여백을 파격적으로 주었다간 파격적으로 까일 수 있습니다. 예시를 하나보면 이런 식이예요. 일단 공공기관 디자인은 여백을 줄래야 주기 힘든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자세히 설명해야 하고 뭔가 절차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죠.네 예시로 보자면 이런 식이에요. 대상, 장소, 내용, 기간/일시, 방법, 서류, 문의 등등... 뭔가 들어갈 내용이 빼곡하죠. 여백을 준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굳이 여백을 준다면 아래처럼 가운데에 그림 넣고 윗쪽을 빼는 식입니다.느낌 아시겠죠?3. 나눔스퀘어와 본고딕네 그것을 쓰도록 합시다. 나눔체를 좋아합니다. 특히 왠진 모르겠지만 뭔가 살짝 위아래로 눌린듯한 느낌의 폰트를 좋아하더라구요. 왜 그런고....하고 생각해보니 아마 예전부터 돋움과 굴림에 익숙해져 계셔서 그런거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디자인취향이란 건 익숙함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4. 파란색을 좋아함.아무래도 관공서의 느낌상 초록~파랑 계열의 색상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신뢰 뭐 그런 컬러의 의미도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파란색은 남성들이 압도적인 비율로 선호하는 색이거든요. 이건 학습에 의해서 길들여 진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남성비율이 훨씬 많은 관공서의 특징도 한몫하지 않았나..싶습니다.구글에 공공기관 디자인이라고 쳐보니...이런저런 디자인자료들이 나오는데 거의 초록~파랑 계열의 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기할 정도죠.5. 프리픽 사랑꾼진짜 프리픽 짱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프리픽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알려드리자면 여러 사람들이 만든 디자인소스를 한 데 모아놓은 플랫폼 사이트입니다. 다양한 일러스트, 사진, 포토샵파일 등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어서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소스로 활용하곤 하죠. 제 생각엔 공공기관이 프리픽을 사랑한다기 보단 공공기관이 의뢰하는 디자인업체에서 프리픽으로 소스바르기를 시전하곤 하는데 이게 유구한 역사와 전통으로 자리잡으면서 그냥 눈에 익숙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막 이런 그...특히 일러스트용 벡터이미지는 거진..6. 사진은 클립아트코리아디자이너들이 자주쓰는 언스플래쉬나 리틀비쥬얼스 등의 사진들은 공공기관엔 먹히지 않습니다. 이런 이미지들은 클립아트 코리아에 존재하죠. 막 사람이 주먹쥐고 하늘로 웃으며 타앗!!..거리는 사진이나 희망찬 미래를 향해 온 가족이 손잡고 달려가는 보험회사 광고같은 사진이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사진등등..이런 컨셉사진들이 중요하거든요.7. 로고는 크게일단 이유를 묻지말고 로고는 크게 넣어야 합니다. 보통 로고의 색이 전체 컨셉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넣어야 합니다. 화이트로 빼거나 이러면 안됩니다. 그냥 넣는 겁니다.8. 일단 보고를 올리고...실무자님에겐 사실 별 권한이 없습니다. 진짜 디자인은 시안을 넘긴 다음부터가 시작입니다. 이제부터 팀장, 부장, 관장, 센터장, 부서장, 등등... 온갖 장들의 컨펌을 견뎌내야 하거든요. 예쁜 시안보다 방어력이 높은 시안이 더 좋습니다. 9. 자료는 늦게 올거예요.요청자료는 빨리 오지 않습니다. 관공서 특성상 취합에만 많은 시간이 걸려요. 결재 받는것도 쉽게 끝나지 않구요. 뭔가 자료를 드릴께요! 라고 실무자가 얘기했다면 내일 오후쯤...이겠거니 라고 생각하시는 게 비교적 속이 편합니다.10. 그림자를 좋아해요.텍스트나 이미지에 그림자를 넣는 걸 좋아하는 곳도 있습니다. 좀 많습니다. 특히 그림에 액자테두리를 해달라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용납못할 액자이미지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투쟁을 벌여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결국 액자의 힘에(정확히는 센터장님의 힘에) 굴복하고 말았죠. 액자..당신은 대체...11. 물결 사랑물결을 사랑합니다. 특히 파란색의 휘이이~~물결치는 그런 미래적인 이미지를 더욱 좋아합니다. 물결 끝판왕12. 묘하게 손글씨체를 좋아하는..손글씨체를..묘하게 좋아한단 말이죠.... 저 위 리플렛에 쓰인 폰트는 아마 캘리그라피 작가가 직접 쓴 것 같습니다. 저런 건 예쁜 편에 속하죠. 가끔 나눔펜글씨체 같은걸로 그냥 쓰는 경우도 있던데...흐음..참... 그리고 뭔가 파스텔톤의 저런 플랫한 컬러도 좋아합니다. 물론 디자인물이 어떤 성격의 것이냐에 따라 좀 달라요.13. 청소년,가족,소외계층,마을관련 사업엔 손그림그런것엔 손그림을 넣어주세요. 손으로 그린 그림말고 그냥 진짜 손 이미지. 특히 안고있고 잡고있고 하이파이브하고 있고 하트그리고 있고 그런 손.손.손그림. 손을 넣어주세요. 아래에서 안에도. 이 디자인은 예쁘네용.14. 보고서, 캠페인, 정책관련 등등에는 파란물결과 그라데이션슝슝 거리는 물결과 그라데이션을 옅게 은색으로 깔아주고 돋움체로 볼드넣어서 가운데에 콕.15. 청년, 스타트업, 창업관련 사업에는 잘린 머리 이미지이런거. 잘린 머리 이미지. 머리 안엔 태엽이 돌아가든 뭐가 튀어나오든 전구가 깜박이든 그런 느낌입니다.16. 문화, 도시재생, 페스티벌 등등의 사업에는 둥글알록이 플랫이미지이런거. 서울시는 디자인을 비교적 예쁘게 잘 뽑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소메트릭이나 이런 2D아트웍을 빡시게 잘하더라구요. 종종 오!!! 굉장히 이뿌다!! 스러운 것들도 많아요. 특히 문화관련 행사에선 이런 컨셉이 많더라구요. 실제로 서울시엔 능력있는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17.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에는 그..이런거.점점점 찍혀있고 선으로 연결된 이미지, 우주적인 느낌의 배경, 로봇 손, 알파고 머리같은 이미지, 4를 어찌어찌 형상화한 느낌, 또는 막 01000101001011101..이런 2진법이 가득한 그런 이미지 등을 챡챡 넣어줘요.뭔가 묘하게 다들 비슷한 느낌이랄까. 저 점점점 찍혀있는 이미지(뭐라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저건 왜 저렇게 좋아하는 거지..;;;18. 위계를 정확히!폰트는 큰 걸 좋아하지만, 또 대제목/중제목/소제목/본문 간 위계는 분명해야 해요. 특히 입찰제안서 등등에선 더더욱 말이죠. 그러니 대제목이 얼마나 커야 하는 지는 대략 짐작이 되시죠? 19. 잘 보이는 게 최우선!!자..잘보인다!!!!!!!!!!!!여기서 잘보인다는 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시지각원리에 의한 잘보임이 아닙니다. 관습과 익숙함에 의한 '잘보이는 느낌' 이 더 중요해요. 밑줄! 색깔박스! 볼드! 그라데이션! 크게! 색깔폰트! 보색대비! 이런걸 써서 튀게 만드는 거예요. 네 정확히는 잘보이게가 아니고 '튀게' 라는 게 맞겠네요.20. 작년도 레퍼런스를 보세용.꼭 달라고 하셔야해요. 작년에 어떻게 했냐고. 그리고 지금 결정권자가 작년에 계셨던 그분인지도 확인해주시는 게 서로의 심신을 위해 이롭습니다. 실무자도 사실 죽을 맛이거든요. 디자이너만 힘든게 아닙니다. 가운데 껴서 다시 해! 다시 해!!~를 듣는 건 실무자니까요. 그러니 서로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며 곱창에 소주를 기울이진 못하더라도 무언의 참고자료를 주고받는 것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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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어니스트펀드 로고 제작 스토리

얼마 전 ‘어.바.시’에서 어니스트 팀에게 어니스트펀드 로고 제작 스토리와 디자이너의 프로젝트 진행과정에 대해서 들려드렸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몇몇 팀원에게는 어니스트펀드 로고의 의미에 대해서 알려드린 적이 있지만, 팀 전체에게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어.바.시를 통해 로고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고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어.바.시’는 한국형 TED라고 불리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에서 따온 이름이다. 하지만 나는 어.바.시를 ‘어니스트하게 바뀌는 시간’으로 새롭게 풀어내고 나의 생각을 정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다. 어.바.시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덧붙이자면 ‘개인과 팀의 성장을 위해 개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짧게는 매주에 한 번 씩 팀원들이 돌아가며 어.바.시를 빛내주고 있다.<어니스트펀드의 가장 핫한 공간 agora에서 열린 어.바.시>어니스트펀드가 세상에 나타나기 전, 우리는 무수히 많은 고민을 하고 또 했다.“우리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본질에 집중하자!”그렇게 브랜드의 본질이 되는 ‘정직’이라는 키워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우리는 ‘어니스트펀드’라는 본질에 집중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출발선 너머에 발을 내딛었다.내딛은 첫 발이 브랜드 네이밍이라면 다음으로 내딛을 발은 브랜드의 얼굴인 로고 디자인일 터.<루피가 염원하는 프라다(좌)와 우버(우)의 이미지>“프라다같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면서 동시에 우버처럼 모던하고 간결한 이미지가 좋겠다!” 루피(서상훈 대표 영어 이름)는 정직(Honest)이라는 키워드 하나만으로 로고 디자인이 어려울까 봐 어마어마한 도움(?)말을 건네 왔다.바를 정(正)자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획을 그어 모던하고 간결한 이미지의 로고를 디자인하려다가 참았다.난감했다. 정직이라는 추상의 끝판 키워드와 어니스트펀드(HonestFund)의 짧지 않은 브랜드명을 어떻게 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까…1. 활용도를 고려하다멋진 로고를 기대하며 나를 바라보던 팀원들의 눈빛이 아직도 선하다. 그 눈빛들을 저버릴 수 없기에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우선 어니스트펀드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운영될지 생각해보았다. P2P금융의 핵심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거품 없는 효율적인 금융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정답이다. 그렇다면 고객들과의 소통이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이뤄질 텐데, 각기 다른 온라인 환경(ex. 브런치, 페이스북, 자사 웹사이트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로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어니스트펀드는  두세 글자의 간편한 브랜드명이 아니기에 한눈에 어니스트펀드를 전달할 수 있는 상징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시의적절하게 사용 가능함과 동시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심볼을 가진 시그니처 타입(Signature Type)을 선택했다.<심볼과 로고타입, 시그니처 타입에 대한 설명>2. 심볼(Symbol)에 의미를 담다HonestFund의 약자인 HF를 활용해 심볼을 디자인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본질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이미지화시키기 쉽지 않을뿐더러, 비교적 긴 브랜드명(대부분의 게임에서도 여섯 글자까지 ID길이를 제한하지 않던가…!)이기에 줄여서 표현할 수 있는 약자가 필요했다. HF도 H와 F의 대소문자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스토리로 심볼을 풀어낼 수 있다.<핀터레스트에 HF logo를 검색했을 뿐인데… 이렇게 다양한 로고가 존재하다니…!>HF, hf, Hf 정도로 추려내고 어떤 스토리를 심볼에 담을까 고민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궁무진했지만 간결하고 직관적인 스토리로 압축해야 했다. 가령 우리가 무슨 일을 하려는 지 1분 내의 짧고 굵은 설명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 대출자와 투자자의 효과적인 연결, 혁신적인 기술 바탕의 플랫폼… 이것들을 정직이라는 본질로 이뤄내는 것이 우리 스토리 핵심이다.2-1. 크리에이티브한 여정HF, hf, Hf를 그리고 또 그렸다. 스케치를 보자니 이것들이 알파벳인지 외계어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춤을 추고 있었다.필자는 극심한 창조활동을 하거나 철야를 하면 방언이 터지는 버릇이 있다. 이 상황을 즐기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인지, 체력적으로는 고되지만 이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아우성인 듯하다.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듯 hf를 그리며 우리의 브랜드 스토리를 중얼거렸다.< 아 지난 날 의식의 흐름이여… Adios…!>그러다가 거짓말처럼 뇌리에 스쳐 지나간 스케치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지금 로고의 초안이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2-2. Story Visualizationhf에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에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대출자와 투자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준다는 스토리가 담긴다면 어떨 것 같은가? 저 가늘고 작은 소문자 2개에 묵직한 스토리를 담아낸 다는 자체가 과해 보일 수 있지만, 너무나 완벽하고 깔끔하게 맞아떨어졌다. 중얼거리며 한 낙서(?)가 로고의 결정적인 키 비주얼(Key visual)을 안겨준 셈이다.2-3. hf심볼에 담긴 의미h의 세로획은 대출시장 범위를 상징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고금리 시장을 의미하며 밑으로 내려올수록 저금리 시장을 의미한다. 어니스트펀드는 대출시장의 거품을 제거하여 중・저금리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서비스이기에 비교적 밑에 포지셔닝된다.정직한 중・저금리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량 대출자 모집부터가 시작이다. 대출자를 의미하는 ‘하단의 점’은 곧 어니스트펀드 서비스의 출발점을 의미한다. ‘상단의 점’은 투자자를 의미하는데, 하단의 점이 상단의 점까지 이어지면서 ‘대출자에게는 더 낮은 금리(Low point)를, 투자자에게는 더 높은 수익률(High point)을 제공’한다는 스토리를 그려낸다.f의 가로획은 대출자와 투자자가 연결되는 스토리 위에 위치하는데 이것이 바로 ‘어니스트펀드 플랫폼’을 의미한다.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금리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갈 금융 플랫폼이다.3. 보도니(Bodoni)로 쓴 HonestFund< 보도니 서체는 ‘보그(VOGUE)’ 잡지 타이틀 서체로도 유명하다. >보도니 서체는 학부시절 디자인사 수업시간에 처음 알게 됐다. 보도니는 대표적인 모던 스타일 서체로 ‘가로 획과 세로획의 대비가 뚜렷한 매력적인 서체’라는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보도니’는 영어 서체의 이름이다. 흔히 알고 있는 맑은고딕, 나눔고딕처럼 ‘맑은’, ‘나눔’과 같은 서체의 이름이다.)< 수직선과 수평선의 조화가 아름다운 보도니로 쓴 어니스트펀드 >HonestFund 로고타입(위 그림에서 설명했듯이 로고 구성에 있어서 hf가 심볼이라 한다면, HonestFund는 로고타입이라고 한다.)에 쓰일 서체는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수평・수직의 조화가 어니스트펀드의 ‘정직함’을 함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보도니 서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3-1. 보도니와 디돈양식(Didone Style)보도니 서체에 대해 설명할 때 크게 강조되는 부분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앞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모던스타일’, 그리고 다른 하나는 ‘디돈양식’이다. 모던스타일(Modern Style)은 가로・세로 획의 선 굵기가 강한 대비를 이루고, 기존의 펜글씨와 명확한 차이점을 나타내는 현대적 서체 양식을 말한다.< 보도니와 흡사한 디도(Didot) 서체(좌), 그리고 활자를 찍어내는 모습(우) >디돈양식(Didone Style)은 대표 서체인 디도(Didot)와 보도니를 결합한 이름이다. 18세기 수학적 형태와 비례미를 반영하여 완성한 ‘킹스로만체(King’s Roman)’를 기본으로 삼은 양식으로, 기존의 서체들보다 기하학적이고 수학적 원리를 훨씬 더 끌어낸 서체가 바로 보도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질 좋은 종이 개발과 활자 조각기의 정교화, 인쇄용 잉크의 고급화 등 인쇄술 발달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3-2. 보도니가 가진 역사와 정신을 취하다< 글자 획 끝의 유무를 가지고 산 세리프체(위)와 세리프체(아래)를 구분한다. >보도니 서체를 알아가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세리프체(명조체)의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산세리프체(고딕체)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서체로 유명한 보도니는 기존 금융권들이 가지고 있는 묵직함과 핀테크 기업의 심플한 매력을 동시에 담기에 충분한 서체다. 수학적 원리로 그려지는 보도니가 보여주는 정교한 이미지 또한 우리가 취해야 하는 정직과 맞닿아 있었다.< 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그려지는 보도니 서체와 나란히 쓰일 수 있도록 심볼 디자인 역시 논리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좋은 비율을 철저하게 구상했다. >보도니는 발전시킨 인쇄술로 타이포그래피 역사의 큰 획을 그었고, 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다. 어니스트펀드도 보도니처럼 혁신적인 기술로 금융계에 큰 획을 그을 것이다.4. 맺으며어니스트펀드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지향하기에 급변하는 ‘대 온라인시대’의 물살을 잘 타야 한다. 구글이 아이덴티티를 리뉴얼하여 발전시키 듯, 우리도 시의적절하게 브랜드를 조금씩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훗날 로고의 형태에서는 초심으로 머릿속에 그려낸 어니스트펀드의 큰 그림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브랜드를 반으로 나눈다면  ‘변해도 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로고 디자인은 그 시대 사정에 맞게 변할 순 있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중・저금리 시장, 그것을 혁신적인 기술로 선도하는 모습, 그리고 누구나 정직하고 싶지만 아무나 정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가 직접 만들고자 한 ‘정직한 금융’은 변하지 말아야 할 모습이다.금융과 IT를 결합하여 기존의 대출·투자 경험을 혁신하는 P2P금융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의 이야기가 연재될 팀 브런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어니스트펀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어니스트펀드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어니스트펀드 #디자인 #로고 #로고디자인 #인사이트 #디자이너 #CI #CI제작 #성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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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작은 팁

아래 이야기는 오피노에서 진행한 A/B테스트를 수립할 때, 사고 흐름을 사례와 함께 글로 적어나갔습니다.#나도 모르게 망설여지는 이유막연하게 복싱이라는 운동이 해보고 싶어, 상담받으러 갔을 때 일입니다.“가격은 월 얼마에, 00시까지 운동할 수 있어요. 또…”사실 이미 알아본 내용들이라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머릿속에 들어온 말이 있었습니다.“처음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거친 운동이라는 편견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일단 시작하시면 다들 잘 따라오시더라고요. 저기 샌드백 잘 치시는 분도 처음에는 줄넘기 10개도 제대로 못하셨어요. 또 링 위에 있는 저분은 관절염… 여성분도 많고…”그러고는 저를 데리고 체육관 여기저기를 구경시켜줬습니다.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에 구석구석 살펴보니 꽤 깔끔한 시설이었죠. 왠지 모르게 등록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로 결제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 저는 무의식 중에 복싱이라는 운동은 거칠고 시설이 열악할 것이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편견들이 깨지자, 결제를 망설일 이유도 함께 사라진 것이지요.#온라인에서도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스크롤을 내리고, 버튼을 클릭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합니다. 개개인의 성향마다 어느 지점에서는 상호작용을 하고, 또 어느 지점에서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죠. 예를 들어, 빨간색 버튼을 파란색 버튼보다 더 자주 클릭하고 네모난 버튼보다는 동그란 버튼을 더 자주 클릭한다는 거죠. 여러분은 어떤 경우에 상호작용을 하시나요? 여러분은 그 버튼을 왜 누르셨나요? 아마 뾰족한 이유를 말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스스로도 자기 취향을 찾기 어려운데, 남들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우리 마케터는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합니다.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내서,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와 엮어 적절한 행동을 유도해야 하죠.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험을 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D사 사례로 소비자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A/B 테스트 시 고려해야 할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1. 고품질 행동을 찾자로그 분석 툴을 사용하면 웹사이트에 들어와서 유저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눈여겨보는 것은, 구매한 유저와 구매하지 않고 이탈해버린 유저의 행동 차이입니다. 가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매한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한 행동을 찾아서, 다른 유저가 해당 행동을 더 잘할 수 있게 유도하면 구매전환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상관관계, 인과관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D사 사례온라인 커머스 D사에는 어느 커머스에나 있을 법한 ‘2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라는 혜택이 있습니다. 해당 문구는 상세페이지 최 하단 지점에 위치해 있었으며, 그 이외 다른 영역에서는 무료배송 혜택을 찾기 어려웠죠. 구매전환을 일으킨 유저가 상세페이지에서 무료배송 문구가 적혀 있는 위치까지 스크롤을 내린 비율이 전환되지 않은 유저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습니다.스크롤 량이 깊다라는 고품질 행동을 찾아낸 것이죠. 때문에 많은 유저가 무료배송 혜택을 인지하지 못했을 거라고 판단했고, 위치를 조정하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럼 가장 적절한 위치는 어디일까? 가 문제였는데, 저는 건당 구매금액을 높이고 장바구니 이탈률을 낮추기 위해서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무료배송 혜택을 노출하기로 했습니다.그럼 어떤 식으로 노출해야 가장 효과적일까요?스크롤 하단에 위치한 배송비 무료 안내 2.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우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습니다. 1번에 고품질 행동 찾기가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적용을 결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적용되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하고 스스로 소비자가 되어보는 겁니다.#D사 사례우리는 고품질 행동을 찾았고, 구매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무료배송 혜택을 노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2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울 계획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실제 구매 절차를 밟아보았습니다. 상세페이지에서 6,800원짜리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았고, 저는 장바구니 페이지로 이동했습니다. 그때 혜택 문구가 저에게 노출된 것입니다. ‘2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이 있습니다.’ 그 문구를 봤을 때 소비자는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요? 저는 짧은 시간 동안 두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고민 1) 무료배송까지 얼마 남았지? 무료배송 혜택을 받기 위해 얼마를 더 구매해야 하는지 계산하기 시작한 겁니다. 20,000원부터 무료배송이고, 난 6,800원 담았으니까 13,200원 남았구나! (고민 2) 뭘 더 사지? 13,200원 남은 건 알겠는데, 그 13,200원을 채우기 위해서 어떤 걸 더 사야 할지 고민이 생긴 거죠.3. 생길 수 있는 고민을 미리 해결하자여러 실험을 진행하면서, 얻은 인사이트 중 하나는 ‘유저들은 고민을 정말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유저들이 고민을 아예 안 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개개인마다 성향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나 제품 측면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소한 몇몇 고민들에 대한 답은 미리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답을 미리 제시해 줌으로써 망설임 포인트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죠.#D사 사례고품질 행동을 찾았고, 실제 소비자로서 행동해보니 2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고민 1) 무료배송까지 얼마 남았지? (고민 2) 뭘 더 사지? 먼저 첫 번째 고민에 대한 답을 미리 해결해 주기 위해, 단순히 ‘2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이 있습니다.’ 대신 ‘무료배송까지 13,200원 남았습니다.’라는 문구로 변경했습니다.굉장히 쉬운 산수이지만, 망설일 수 있는 작은 포인트 조차 제거해준 것이죠. 아직 고민이 하나 더 남았습니다. 어떤 걸 더 사야 하는지 고민을 줄이기 위해, 새롭게 만든 문구 아래 버튼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BEST 상품 보러 가기’ 즉, 어떤 걸 더 사야 하는지 고민하지 말고 BEST 상품에서 찾아보라는 것이죠.실제 적용 이미지위와 같은 하단 배너를 만들고 A/B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A 안은 배너가 뜨지 않는 원본이고 B 안은 배너가 추가된 대안이죠. 50%의 유저에게는 A 안을, 나머지 50%의 유저에게는 B 안을 노출시켜 어느 안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결과 (A안 대비 B안)첫 번째로 B안에서 건당 구매금액이 증가했습니다. 20,000원 미만으로 구매할 유저들이 문구를 보고 무료배송 혜택을 받기 위해 한 번에 더 많은 금액을 결제한 것이죠. 두 번째는 Best 상품 페이지 뷰 수가 압도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의 의도대로 유저들이 움직여준 것이죠. 이 두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구매 건수도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구매를 망설이던 유저에게도 혜택 문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마지막으로첫 번째로 여러분들이 가진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잘 인식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두 번째로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수정된 위치가 최선인가?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가질만한 고민을 미리 제거해주는 시도를 해보세요. 물론 같은 흐름으로 진행하더라도 실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스는 시도하는 것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광고에 굉장히 많은 돈을 사용하고 광고로 인한 웹사이트로 유입도 잘 발생하는데, 정작 웹사이트에서 전환이 발생하지 않아 고민하고 계신 광고주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혹시 우리 웹사이트 구조가 소비자에게 안 좋은 경험을 겪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 때 위 세 가지 프로세스를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 오피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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