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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능력치를 더 시험해보고 싶어요."

사랑방처럼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꽃을 피워내고 있거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항상 존재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B.A.T 영상 디자이너이자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는 나은아다. 그녀는 제 나이다운 흥과 체력뿐만 아니라 제 나이답지 않은 광범위한 정보와 감성을 보유하고 있는 긍정적인 TMI 의 표본이다. 그래서인지 번-아웃 되어 지친 분위기의 전환이 필요하거나 뇌의 과부화로 아이디어가 고갈이 되었거나 등 꼭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된다. 인터뷰가 필요한 지금, 아니나 다를까 또 그녀를 찾았다.머리 색이 여름처럼 산뜻해진 나은아 님, 당신에 대해 말해주세요!어제 염색했는데, 색 잘빠졌죠? 아, 맞다 인사부터 해야지. 안녕하세요, B.A.T에서 영상 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나은아입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오늘의 건강 등 디지털 페이지에 업로드되는 영상 및 모션 콘텐츠를 비롯해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의 영상 콘텐츠 시리즈를 만드는 등 다양한 제작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촬영이 필요한 경우엔 현장에 직접 나가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오기도 해요.B.A.T에서의 업무는 어때요? 만족도로 따진다면요. 나이에 비해 일찍 일을 시작한 편이라 B.A.T에 오기 전에도 여러 곳에서 일을 했어요. 주로 PD가 있는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일을 해왔는데, 방송 프로그램은 거의 정해진 템플릿이 있고 PD가 이미 기획해 놓은 상황에 투입되다 보니 단순히 제작만 하는 실무자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B.A.T에서는 제가 콘셉트를 잡고 그에 맞는 스토리보드를 짜고 촬영 및 편집까지 다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내가 생각한 대로 연출하고 작업물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몰라요. 덕분에 제 능력치를 깨달을 수 있게 되었죠. 저를 온전히 믿고 맡겨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스스로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있기에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오, 자신감 좋은데요! 그 자신감은 언제, 어떻게 하면 나오나요?클라이언트 쪽에서 반응이 좋으면 '아, 내가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함에 제 자신을 칭찬하곤 합니다. (웃음) 그리고 프로젝트 구성원끼리 혹은 내부 다른 동료들이 보고 작업물을 보고 아낌없이 칭찬해줄 때도 매우 기분 좋고 자신감 뿜뿜 돋아요.[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데모데이 티저 영상을 위한 3D 타이포 모델링 작업]  최근 마블 티저처럼 만든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데모데이 영상 완전 멋있었어요! 내부에서도 잘 만들었다고 칭찬이 자자했잖아요.흐흐, 맞아요. 진짜 뿌듯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사실 갑자기 기분 좋아질 때도 있는데, 영상 작업 끝내고 출력할 때 렌더링 바만 올라가도 너무 신나요~그건 그냥 직업병 아니에요? (웃음) B.A.T에 오래 머무른 사람으로서, 좋은 부분과 조금은 아쉬운 부분에 대해 과감 없이 말해주세요.스타트업이다 보니 무엇보다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의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빠르게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아닐까요? 특히 ‘이런 건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내면 주저하지 않고 ‘그럼 그럴까?’ 하는 답변이 돌아오는 게 너무 좋아요! 대신, 다들 열정과 기량이 넘치다 보니 많이 바쁘고 외근이 잦은 분들이 많아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요. 퇴근 후 홍대에서 술 마시자고 말로만 하고 있는데… (비장한 표정으로) 이번달엔 진짜로 만날 거에요.아참, 잊어버릴 뻔 했는데 B.A.T 사무실이 예뻐요. 제가 꾸며서 그런 거 맞고요. (웃음) 잠시 머리 식힐 동안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푹신한 소파가 있고, 다양한 간식들과 머신 커피도 준비되어 있고, 귀여운 배티도 있어요!배티가 뭐예요?로봇 청소기요! 로봇 청소기에 이름을 지어주자는 의견이 나와 내부적으로 네이밍 공고를 했어요. 디자이너 임철규 님이 B.A.T에 TY를 붙여서 배티로 하는게 어떻냐고 말하는데 와 이거다 싶더라고요. 심지어 BATTY라는 단어 뜻 자체도 '약간 제정신이 아닌' 이더라고요. 우리와 딱이다 싶었죠. 흐흐아! 제가 배티 그림도 그렸는데, 보실래요?[B.A.T의 자타공인 능력자답게, 뚝딱 그려낸 로봇청소기 BATTY]더 이상 인터뷰가 산으로 가기 전에 (웃음) 마지막으로 B.A.T 지원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어서오세요!환영합니다!그리고 저랑 같이 맛있는 점심을 드실 분들도 항시 모집하고 있습니다!역시 마지막까지 TMI인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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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 속 브랜딩: 브랜딩과 디자인은 절친사이

벌써 18화까지 와버렸네요. 지금까지 브랜딩브랜딩 어쩌고하면서 수많은 얘길 했지만 대부분의 글은 하나의 맥락을 지니고 있었죠. 브랜딩, 그것은 일이다.애시당초 브랜딩은 따로 구분된 일이 아닙니다.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업을 통해 증명해나가는 사업 그 자체랄까요. 그런데 이걸 자꾸 분리된 개념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결국 '일' 이 되버립니다. 회사소개서를 만들거나 로고를 만드는 작업은 엄밀히 브랜딩이 아니라 그냥 회사 내의 디자인작업입니다. 브랜딩작업이라는 영역이 따로 있다거나 그런게 아니죠. 흔히 브랜드디자인이라고 하는 영역은 로고 등의 아이덴티티, 스테이셔너리, 키비쥬얼, 브랜드가이드 등을 정립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그 과정에서 명함도 만들고, 브로슈어, 굿즈, 패키지, 웹, 앱, 인테리어 등등 다양한 디자인영역을 드나들게 됩니다. 이건 패키지 디자인이기도 하고, 웹 디자인이기도 하고, 편집디자인이기도 하죠. 그래서 브랜드디자인이란 말은 기존에 없던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디자인업무를 따로 모아 분류해 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브랜딩은 '정립' 입니다. 디자인업무가 많아지는 것은 정립을 가장 손쉽게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립은 꼭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똑같이 높이를 맞춘다고 해서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정립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죠. 말투, 쓰는 단어, 복장, 시스템, 가치관, 방향성, 수단과 목적, 행동양식, 네트워크 풀, 규율, 시장, 고객, 정체성 등 회사에서 규정하고 정리해야 하는 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것을 누가 담당해야 하는 걸까요?디자이너?기획자?BX팀?대표?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회사의 모든 자잘하거나 큰 부분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규정하는 건 대표가 할 몫일까요? 그건 독재에 가깝겠죠. 그 방대한 업무를 혼자 쳐낼 수도 없구요. 그럼 BX팀이 전담해서 해야할까요? 하지만 그건 월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소수의 의견을 일반화시킬 가능성도 높죠. 특정 직원이 해야할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분의 육신과 영혼의 보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겁니다. 소위 브랜딩을 한다!라는 원래 처음부터 되어있어야 할 것이 안되어 있고 지금까지 흘러왔다...란 얘기겠죠. 이 경우 뒤늦게 브랜딩을 진행하려다보면 몇 가지의 장애물을 극복해야 합니다. 브랜딩은 멱살잡이와 혈투, 전투적인 회의, 고성, 갈등, 피의 숙청, 분서갱유, 사화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브랜딩은 회의실에서 만들어지고 그 실무를 모두가 분담해서 진행해야 하니까요. 결국 모든 이들의 모든 생각이 충돌하는 초기우주의 대혼돈상태와 같은 격렬함을 각오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비교적 온화하고 즐겁게 진행되는 멋진 기업들도 있긴 하더군요. 하지만, 세상에 갈등과 의견충돌을 좋아하는 변태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대부분은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브랜딩도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입을 다물고 생각을 숨기고, 탕비실에 진심을 쌓아놓기 시작하죠.입을 다문 브랜드는 결국 대표나 특정인물의 주도로 진행됩니다. 모두가 관심이 없으니 딱히 갈등생길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브랜드담당하시는 분들의 고충은 대부분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저런 고민보단 "사람들이 아무도 제 말을 안들어줘요. 아무도 제 일에 관심이 없어요. 맨날 흐지부지 일이 사라져요." 등등이 더 커야 정상이죠. 일을 하면서 어려움보단 외로움과 부담감이 더 많이 드는 작업이 현실의 브랜딩이니까요. 여기에서 그 '특정인물'은 주로 마케터나 디자이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가 아닌 경우) 왜냐면 마케터는 실제적으로 회사를 알리는 PR의 역할도 거의 함께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디자이너는 브랜드를 시각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브랜드는 '알리고 보여준다!' 라는 표식과 표의의 기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표식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와, 표의를 담당하는 마케터에게 브랜딩업무가 집중되죠.표식을 담당하는 디자이너는 몇 가지를 고려해서 디자인을 진행하게 될 겁니다. 메시지를 시각화시켜야 하니까요. 얼마 전 이병헌 주연 '그것만이 내세상'이란 영화에선  배우 한지민(한가율 役)씨가 이 이런 대사를 하더군요. '진태씨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86개 피아노건반으로 이해하는 사람이예요.'  라고. 겁나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디자이너도 비슷합니다. 디자이너는 추상적 개념을 몇 가지의 색과 구도, 이미지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사람이죠. 죽음은 검정, 파랑 / 활기는 주황, 노랑 / 열정은 빨강 / 대각선은 역동적, 수평은 안정적 수직은 권위적 등등....다양한 시각정보를 통해 메시지를 구현합니다. 이 과정에서 뒷목잡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데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너무 심하게 추상적인 경우랄까요...평화를 색깔로 표현해보세요. 분홍? 하늘? 비둘기색? 혁신을 색깔로 표현해볼까요? 회색? 파랑?...사회적가치를 구도로 표현해봅시다. 가로...세로? 대각? 원형?... 개인적으론 브랜딩에 있어서 최악의 단어가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만들어갑니다.' 라는 건 회사자체의 정의입니다. 원래 회사는 가치(=값어치=재화=이윤)를 만드는 곳이죠. 그걸 위해 사람들이 모였구요. 단어가 멋져보여서 그냥 우리가 그런갑다...하고 넘어가지만 조금 따져보면 이건 순환논리의 오류입니다. 너넨 누구니? 저흰 회사예요. 라는 대답과 같습니다. 회사의 브랜드가 회사 그 자체의 정의가 되버렸죠. 우리가 '누구니?' 라고 물을 때는 인간 그 자체의 정의를 듣고싶어서가 아닙니다. "저는 단백질을 이롯한 다양한 유기/무기물질로 이루어진 다세포 지적 포유류입니다." 라는 정의가 아니라 당신만의 개성을 듣고싶은 겁니다.명확한 상태동사와 동작동사로 표현해주세요. 뭐 하는 어떤 기업인지. 그래야 시각화가 가능하죠. 디자인이 힘을 지니는 것은 대중의 끄덕거림에서 비롯됩니다. 지금부터 사회적가치는 분홍색이야!! 라고 정의내리면 대중들은 '아~그렇군요!' 라고 끄덕거릴 수 있을까요?답 : 놉올해 초에도 만들고, 여름에도 만들었는데 겨울에 또 만드는 회사소개서 같은 반복작업도 그렇습니다. 물론 진짜 업데이트가 되어서 부분적으로 업뎃 업뎃 하는 경우는 좋습니다. 회사의 성장과 변화의 증거이니 즐거운 일이지요. 그러나 문제는 자꾸 디자인만 바꾸는 경우입니다. 내용은 뭣도 바뀐 것도 없는데, 저번에 만든 게 맘에 안들어서라던가 그냥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의미에서 등등 별 큰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는데 자꾸 일만 많아지는 경우죠. 에어비앤비가 로고를 바꿀 때 일일이 고객들에게 화상으로 리브랜딩에 대해서 설명하고 알렸던 (물론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벤트를 기억하시나요? 회사로고와 색깔, 소개서 등은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제일 기본적인 비쥬얼 매터리얼 들입니다. 아이덴티티가 외워질라하면 바뀌고, 어느새 보면 또 바뀌어있고.... 이런 식이라면 이건 인지도의 문제를 넘어서 신뢰의 문제에 직결될 듯 합니다.어차피 또 흐지부지 될 걸 아니까..이번에도 대충 소스발라서 만들지 뭐...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비쥬얼 브랜딩은 총체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위와 같은 생각은 대표님들은 하지 않죠. 실무자들이 하는 생각입니다. 뭘 열심히 해가면 한 달뒤엔 쓰지도 않고, 다들 어차피 똑같이 생활할 건데 나만 바쁘게 일한거죠. 거창하게 시작하겠다고 해놓고 지원도 없고 관심도 없고 심지어 아 맞다!...그건 나중에 얘기할까? 라는 식으로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기 시작하면 일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가뜩이나 브랜딩을 혼자 맡은 것도 답답한데. 매번 어차피 이번에도 실패할 거다...라는 생각이 겹쳐지면 실무자는 클립아트 코리아에 로긴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곤 그냥 쉽고 간편하게 효율적으로 일하게 됩니다. 어차피 또 갈아엎을 거 일일이 소스를 만들 필요있겠어요? 사실 실무자를 위한 글을 쓰고있으니 제가 여기에 쓰고 싶은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상황을 봐서 3개월뒤에 또 갈아엎을 것 같다면 그냥 프리픽 소스와 구글링, 템플릿으로 일단 보기에 괜찮게만 만들어놓으라는 거. 영혼을 다 바쳐서 아이콘 하나하나 다 만들고, 아이소메트릭, 키비쥬얼에 아트웍까지 해놓고 하나하나 폰트, 자간 다 맞춰놓고 업무용 템플릿, 브랜드가이드를 만드는 건 물론 개인에겐 아름다운 경험이 되겠지만, 그런 장인정신덕분에 다른 일이 밀리고 오히려 욕을 먹거나 동료들과 갈등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거라면, 그냥 마음에서 내려놓는 방법이 당신 자신을 위해선 더 좋을 것 같습니다.브랜딩도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단어입니다. 브랜딩으로 디자인업무를 비롯해 여타 업무를 시킬 때는 내가 그걸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있는가...? 를 먼저 되묻고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작심삼일처럼 곧 사그러들 열정으로 시작했던 것이라면... 소중하고 능력있는 직원 하나를 잃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실제 퇴사가 아니더라도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그냥 회사소개서만 만들고 싶다면 브랜딩이란 단어 붙이지 말고, 그저 회사소개서나 하나 더 만들자. 라고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실무자께서도 브랜딩이 시작되었다면 진심 몸과 마음이 힘들 수 있단 사실을 기억하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시작할 일이라면 혼자 떠맡지 말고 공식적으로 공동업무 요청을 해야합니다. 만약 심적으로 이런 업무를 컨트롤하기 힘들다면 내려놓는 게 맞습니다. 디자이너분들은 브랜딩 프로젝트 키를 잡기엔 일이 뭔가 굉장히 많을 겁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디자인하면서 브랜딩 전체를 보게 되면 분명 이것저것 꼬이기 십상이거든요. 원래 디렉터는 수면 밖의 인사이트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브랜딩프로젝트 매니징을 맡을 거면 디자인에서 잠시 손을 떼던가 아니면 PM을 다른 쪽으로 넘기는 편을 추천합니다. 물론 PM과 디자인역량이 둘 다 되는 진 그레이같은 우주적존재라면 내키는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포토샵을 켜는 더블클릭이 의미있는 알컨쉬+s 로 마무리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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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크기가 달라보이는 이유, 시각적 보정 이해하기

여기 크기를 맞춘 도형 조합 A, B가 있습니다. A, B 중 사각형과 원의 크기 비율이 같아 보이는 조합은 무엇인가요?  저는 B조합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A는 가로 세로 크기를 똑같이 맞췄으며, B는 상대적으로 면적을 고려해 원형의 크기를 사각형보다 조금 더 크게 그렸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눈에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시각적 보정’이라고 합니다. 디자이너, 혹은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세한 크기를 똑같이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오브젝트를 인식하는 것과 사람이 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때론 아주 정확한 것이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형태 사이의 차이점을 보완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최근 저는 이러한 시각적 보정에 대해 요목조목 잘 정리된 루크 존스(Luke Jones)의 “Optical Adjustment”를 읽었습니다. 여기에 몇 가지 추가 사례를 덧붙여 함께 소개합니다. (“Optical Adjustment”의 원문 번역글은 강수영님의 “시각적인 보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1. 도형에 따른 크기 조정하기앞서 살펴본 원과 사각형의 크기 조절부터 다시 볼까요? 사방 80pixel의 영역 안에서 사각형은 원보다 넓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우리 눈은 사방 길이를 통해 크기를 인식하기 보다는, 면적을 보고 어림잡아 비슷한 크기를 가늠합니다. 사각형보다 원의 크기를 조금 더 크게 그려주면 비교적 두 도형의 크기가 동일해 보입니다.2. 시각적 무게 중심 고려하기시각적 무게 중심에 따른 정렬은 플레이 버튼 아이콘을 통해서 해볼 수 있습니다. 원형과 삼각형을 중앙 정렬하면 A 아이콘처럼 됩니다. 중앙에서 빗겨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는 삼각형의 무게 중심이 원형의 중심과 맞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형태의 오브젝트를 정렬할 때는 무게 중심을 고려하여 B 아이콘처럼 수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3. 면적 대비 색상 조정하기면적에 따라서 색상의 무게감이 달라집니다. A는 파란 아이콘에 비해 텍스트 컬러가 살짝 연해 보입니다. 이렇게 넓은 면적과 비교적 좁은 면적(텍스트/라인)에 같은 색상이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좁은 면적의 컬러를 조금 더 짙게 수정해주면 면적의 넓이와 상관없이 (비교적) 동일한 색상으로 인지됩니다.3. 형태를 고려해 오브젝트 정렬하기이번에는 슬로워크에서 디자인한 DMZ국제다큐영화제 시그니처를 예시로 정렬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세히 보면 시그니처의 우측 가장자리에 ‘~제' 로 끝나는 첫줄과 ‘-29.’로 끝나는 마지막줄이 있습니다. 온점은 한글보다 공백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처럼 정직하게 정렬하면 마지막줄만 움푹 들어간 것 처럼 보입니다. 이를 B처럼 튀어나오게 수정해주는 것이 보기에 자연스럽습니다.  4. 명도에 따라 굵기 조정하기4번의 컬러 조정과 같은 맥락으로, 오브젝트의 명도에 따라 굵기가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좌측의 흰색 텍스트와 우측 상단 검은색 텍스트(굵기 조정 전)는 같은 굵기의 폰트입니다. 검은색 텍스트가 상대적으로 가늘어 보여서 조금 더 굵게 수정했습니다. 네거티브, 포지티브 적용을 동시에 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하곤 합니다.5. 영문폰트와 한글폰트 조합시 조정하기한글폰트와 영문폰트를 조합해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집디자인 툴인 인디자인 프로그램에는 ‘합성글꼴’이라는 기능이 있어 숫자, 영문, 국문, 기호 등을 각각 다른 폰트로 지정하고 세세하게 크기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폰트를 억지로 이어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크기값이 같아도 한글폰트가 더 커보입니다.(좌측 텍스트) 이때 크기와 높낮이를 직접 조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우측 텍스트)6. 커닝(글자 간격 조정)하기왼쪽 텍스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자의 각기 다른 모양 때문에 배열이 균등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때 글자의 형태를 고려해 적당한 간격으로 보이도록 수정하는 것을 커닝(kerning)이라고 합니다. 커닝은 상대적으로 공백을 많이 가진 글자(숫자 1, 알파벳 A, W, V)일수록 조정을 필요로 합니다. 디자인을 전공하면 가장 기초적으로 배우는 부분임에도, 저는 커닝을 완벽히 하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커닝을 연습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완성도에 따라 점수도 매겨줍니다. 간단하게 여러분의 눈썰미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확인해보세요. -> 커닝 해보기참고: Luke Jones - Optical Adjustment#슬로워크 #스티비 #디자인팀 #디자이너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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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UX)은 기획자, 디자이너가 이끌지 않는다

오랜만에(처음인가?) 조금 더 실무적인 글을 써보고자 한다. UX에 대한 내용이다.사용자 경험(UX)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아직 군인이었던 2010년이었다. 군대에서 생물학과 심리학에 큰 관심이 생겨 여러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모든 학문적인 영역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흥분됐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6년 동안,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공부해왔고 창업을 한 이후에는 비캔버스의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해 2년째 달리고 있다.실무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비캔버스라는 툴을 2년째 서비스하며 해온 고민들을 생각해보면 툴에 대한 사용자 경험만큼은 우리 팀만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캔버스는 웹에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포토샵과 같은 툴이다.TOOL이라는 서비스 특성상 사람들의 인식에서 정해진 영역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UI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고 그것을 표준으로 만들 수 있다는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즉, 우리가 독특하게 UI와 UX를 설계하여 사용자에게 제시후, 익숙하게 만드는 '닻 내리기(Anchoring effect)식 전략'이 가능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처음 비캔버스를 접하는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았다.올 초,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모형을 찾았는데, 이 것이 우리의 전체적인 개발 프로세스에 큰 영향을 미쳐오고 있다. 오늘 이것을 공개하고자 한다.포스트잇 메모 기능을 개발한다고 가정해보겠다.참고로, 나는 인터페이스 관점의 UX를 '기능'과, 그 기능까지 찾아가는 '내비게이션'으로 분리하여 생각한다. 가령, 내가 여행지에 고깃집을 창업하기로 결심했다면, 고깃집 자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기능'차원이다. 반면, 어떻게 사람들이 거리적인 동선이나 심리적인 흐름에 의해 내 고깃집에 도달할 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내비게이션'에 대한 고민이다. 이번 예시는 포스트잇 메모 기능이라는 '기능'에 대한 내용으로 국한되어 있지만 이 모델 자체는 '내비게이션' 성격의 UX에도 사용할 수 있다.이런 UX/UI 개발에 대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일은 우리 팀의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비캔버스는 지금까지 2년간 디자이너 없이 순수 개발팀으로만 이뤄져 왔다. 즉, 주요 커뮤니케이션 상대인 내가 기획과 디자인뿐 아니라 마케팅 업무와 회사 대표일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토론이 아주 잦게 진행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했다. '이게 왜 이렇게 만들어지냐?', '이건 어떻게 만드냐'에 대한 질문이 잦을수록 내가 다른 업무를 볼 시간이 매우 적어졌고 개발팀도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 같아서 매우 싫었다.그래서 올 초부터 이 프레임(모형)을 만들어서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해왔는데, 결과는 매우 효과적이다. 서론이 길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포스트잇 메모 기능을 개발하자!"라고 개발팀과 이야기할 때는 이런 모델을 제시한다. 물론 이건 예시다. 실제로 적용할 때는 더 복잡하게 설계될 수 있다.기능 개발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되는 모델 1단계.1단계 - 고객 입장에서의 감정이입 단계보통 '새로 생길 기능은 이렇게 생겼고, 이렇게 동작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개발팀으로부터 '이럴 때는 어떻게 해? 저럴 때는 어떻게 해? 이거 누르면 뭐 나와?' 등 질문이 쏟아진다. 내가 기능 설계를 0부터 100까지 정확하게 다 설명하면 이런 내용으로 회의하는데 온종일 시간을 낭비하게 되며, 개발팀의 창의성과 고객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을 말살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포스트잇 메모 기능이 있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이 기능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선물처럼 다가갈 수 있는지 말해주고, '사용자의 기능 사용 목적'을 추정하여 알려준다. 즉, '우리 팀', '내 의도'는 아직 등장도 하지 않는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내 머릿속의 기획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고객이 어떻게 이 기능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이 기능을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인지 고객 사이드로 설명한다.나는 개인적으로 페르소나 분석을 싫어한다. 본래 페르소나의 목적은 특정 인터페이스에 대해 각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패턴을 보이는지 파악하여 그 패턴을 바탕으로 UX를 개선시키는 게 목적이라 보는데, 지금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 차원의 인류 통계학적 고객이 누군지 파악하려 하는 건지, 서비스 UX를 개선시키려는 것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UX/UI 개선을 위해서는 페르소나 분석이 아니라, 우리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패턴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그 분류된 특정 패턴의 고객들이 기능에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각설하고, 2단계로 돌입할 때가 됐다. 이제 고객에 대해 이해하고, 이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면 좋을 지에 대해 개발팀들도 머릿속에 생각과 아이디어가 생겼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고객이라고 눈을 감고 상상하면 제품을 직접 돌려볼 수도 있는 그런 경지에 조금이라도 빠져든 것이다. 그럼 이제 2단계 논의가 가능해진다.2단계.2단계 - 고객을 위한 우리의 움직임을 결정이제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하는 단계다. 그전에 우리는 이미 고객이라는 상상 속에 빠져있으니, 고객 입장에서 포스트잇 기능을 사용해볼 때다. 포스트잇 기능을 사용할 때 외부적인 간섭이나 방해는 무엇이 있을까? 포스트잇이라는 게 액셀처럼 멋지게 구조화된 형태가 아니라서 상사가 내가 노는 줄 알고 눈치를 줄지도 모르겠고, 내 10년 된 17인치 모니터에서는 포스트잇 글자가 조금 작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서비스 내부적인 간섭 요인도 이런 식으로 상상이 가능하다.이렇게 간섭 요인까지 봤으면 드디어 '우리 이야기', '내 기획'이 나올 때다. 아까 이야기했던 고객의 목적에서 외/내부 간섭 요인을 제거하면 우리의 기능 개발 목적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어떻게 '이 기능을 만들지'에 대해서까지 불필요한 브레인스토밍 시간 필요 없이 단기간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우리끼리 합의를 보고 나면 불필요한 질문과 회의가 매우 줄어든다. 스스로 이 모델을 참고하면서 '고객은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니 버튼은 이렇게 동작해야겠지?'라는 개발팀의 상상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뒤에 논의를 시작하면 발전적이면서도 짧고 굵은 토론이 가능하다.이렇게 목적까지 설정했으면, 이 기능을 음악으로 한 번 표현해보면 아주 재미있다. 가령, 이 기능을 쓸 때 사용자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은지 상상해본다. 이게 좀 어렵다면 이 기능을 사용하는 영상을 만든다면 무슨 음악이 어울릴지를 찾고 그 이유를 적어보면 된다. 그렇게 하면 단순히 논리적인 차원의 어떤 딱딱한 객체로써 기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우리를 호흡하게 만들어주는 살아있는 중간 매개자로서 바라볼 수 있다. 즉 서비스가 생명력을 갖는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3단계, 마지막 단계다.3단계 - 일할 때 항상 자신에게 묻기. '이것이 고객의 목적을 달성하는 길인가?'2단계에서 목적까지 다 세웠으니 이제 기획자는 기획을 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면 되고 개발자는 개발을 하면 된다. 보통, 이때 커뮤니케이션에 항상 큰 문제가 생기곤 한다. 기획이 다 끝나서 개발팀에게 전달하면 싸움이 나거나, 개발자가 개발을 하다가 디자이너의 욕심을 발견하면 또 싸운다거나..이 모델을 활용하면 그러한 일이 줄어든다. '고객의 목적 달성'외에는 모든 팀원들이 오버를 하지 않게 된다. 나도 개발을 하면서 느꼈지만, 아무리 안중요한 기능이라도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안 풀리면 거기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개발자의 욕심이 작용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적합한 사이즈의 포스트잇을 만들어주자'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디자이너가 포스트잇 색깔에 지나치게 많은 고민을 한다던지, 폰트 생김새나 여백 같은 것에 고민하는데 큰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그것 또한 욕심인 셈이다. 서로 욕심부려서 결과물이 좋은 꼴을 본 적이 없다.우리가 고객의 입장에서 감정 이입하여 만들어낸 '고객의 목적'을 달성시켜주는데만 집중한다면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월등하게 줄어들고 자기방어적인 입장으로 점철된 회의 또한 크게 줄어든다.즉, UX라는 것은 그저 디자인팀이나 기획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체 팀이 일하는 프로세스가 오롯이 사용자 경험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기능 딜리버리 속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물론, 우리 팀에서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낮에는 고객지원을, 밤에는 개발을 하는 고된 상황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개발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 기회를 빌어 우리 개발팀(경병현 이사님, 심중섭 팀장님)에 감사한다.수동적인 조직에서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불가능할 수 있지만 이런 프로세스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개발자가 하루 종일 코드만 보고 불평하고 있는 일은 줄일 수 있다. '이 거지 같은 걸 왜 만들어야 돼'라는 생각으로 개발을 하게 되면 개발 결과물도 후지고 일정도 늦어지며 자기 자신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고객도 무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마치, 음식점에 갔는데 주인장이 성질을 내며 음식을 만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화가 난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의 밥은 왠지 잘 넘어가지 않는다. 우리가 개발을 하거나 서비스를 만들 때도 똑같다. 부정의 에너지가 서비스를 덮고 있으면 그 에너지는 우리가 모르는 새에 고객의 인식 속에 들어가 서비스의 사려 깊은 에너지를 말살시키게 된다. 실컷 부정적인 에너지 다 투여해서 고객의 입맛을 다 망쳐놓고 사용자 경험이 어떻고 버튼을 어디에 배치해야 되고 고민하는 것은 매우 이상해보인다.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런 모델이 매우 중요했고 앞으로도 쭉 활용하게 될 것이다.어떻게 보면 무식하고 후져 보이는 전략이자 모델일 수 있겠지만, 유용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를 잘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 막상 해보면 매우 좋은데, 순서가 가장 중요하니 순서를 바꾸면 안된다.1. 고객에게 감정 이입하기 (이 기능이 있기 전, 있고나서 고객의 행동 변화)2. 고객을 위한 우리의 움직임을 결정하기3. '이거 진짜 고객의 목적을 위한 길인가? 이 토론은? 이 회의는? 쓸데없는 시간낭비 아닐까?'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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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거들 뿐이다?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를 물으면대부분 클라이언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답하는 경우가 많다.내 작품인가? 고객의 작품인가?틀린 말은 아니지만,이 말에 순응하는 순간, 디자이너의 생각은수동적인 모드로 전환되기 시작한다.디자인이라는 업태가 고객의 요구를 기반으로디자인 역량과 해결책을 제공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라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 프레임에 빠져서는 안된다.여러차례 얘기하지만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은 그림을 잘 그리거나멋지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자신의 생각을 남들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는 능력많은 디자이너들이 이런 유형의 클라이언트를접해봤을 것이다."요즘 그런 스타일이 괜찮던데...""그 브랜드처럼 해주세요""요런 느낌 좀 살려주면 좋겠는데요"눈에 보이는 것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은눈으로 본 것만을 믿는다.그리고 봤던 것 중에 선택할 수 밖에 없다.그 이상을 상상하거나, 받아들이지도 않는다.자신이 볼 수 있는 해상도로만 사고한다.그래서 좋은 creativity를 가진 디자이너도창의성을 수용할 클라이언트를 만나지 못한다면고객의 눈높이로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때로는 고객의 사고를 확장시켜야 하고경험 너머의 risk를 감내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디자이너가 yes man이 되는 순간 그들과 같이 망하게 되는 것이다.무조건 부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기획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기획력이 필요하다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누구도 경험하지 않았던 리스크를 감내시키는 것은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상상하지 못한 것을 한걸음씩 상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기획력이라는 것은논리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치밀한 데이터로 설득하는 보고서를 쓰라는 의미도 아니다.상상력은 데이터로 입증할 수도 없다.다만, 클라이언트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유도하는 과정을 기획하라는 것이다.많은 인터랙션과 교감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때론 논쟁하고 인정하고 생각의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자주 이야기하고 확신을 줘야 한다.사례를 들고, 시뮬레이션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상상력을 작동할 수 있게 긴장과 집착을 풀도록 해야한다.시간이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하다.관계가 만들어져야하고 호감을 생성되어야 한다.그래서 어려운 것이다.그래서 순응하게 되는 것이다.디터람스가 브라운에서 그랬던 것처럼,나오토 후카사와가 무인양품에서 했던 것처럼,조나단 아이브가 애플에서 그랬던 것처럼,시키는 것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거들기만 할 뿐이 아니라,앞장서야 한다.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주인이 되어야 한다.다행스러운 것은점점 그런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그런 능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체감하고 있다는 것이다.상대방을 움직이는 역량,클라이언트를 성장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언제까지나고집세고 개성강한 독불장군 디자이너로는세상을 바꿀 수 없다.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아티스트가 아니라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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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디자인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엘리스입니다.지난번 블로그 글에서 엘리스가 일하는 방식을 프론트엔드 팀 리더 휘동님께서 직접 이야기해주셨는데요, 오늘은 '디자인팀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인터뷰를 통해 샅샅이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Jane저는 디자인팀의 지인이라고 합니다. 디자인팀에서 기획과 UX, UI 쪽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Youhyun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팀의 유현입니다. 전 엘리스에서 UI와 브랜드 디자인을 주로 하고 있어요. 이메일 디자인이나 마케팅 콘텐츠도 지원하고 있구요. 토끼가 등장하는 건 거의 제 손길이 닿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엘리스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Jane학부 1학년 때 코딩 수업이 필수였어요. 이때 코딩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이후 재미있는 수업들을 들으며 극복하게 되었구요. 사람들이 코딩에 대해 갖는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알아요. 디자인적으로 이걸 쉽고 친근하게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되었어요.Youhyun한 워크숍에서 웹 코딩 수업을 들으면서 코딩의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내가 디자인하고 직접 웹사이트까지 만드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디발자가 되고 싶었어요!ㅋㅋ. 좋은 기회로 엘리스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는데 심지어 코딩 교육이고, 여기에 있는 귀여운 캐릭터들도 너무 좋더라구요. 바로 합류를 결정했죠.요즘 하고 있는 디자인 작업은?Jane엘리스에서는 매 분기마다 목표를 정하고 프로젝트를 해요. 이번 분기 목표는 선생님, 조교와 같은 교육자가 좀 더 편하게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거예요. 그 일환으로 교육자가 수업자료를 올릴 때 기존에 코드로 작성해야 했던 것을 GUI(Graphical User Interface)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교육자가 실습 콘텐츠의 퀄리티를 좋게 만드는 데에만 신경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교육 자료의 질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Youhyun퍼블리케이션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퍼블리케이션은 선생님이 프로그래밍 과목을 만들고 검수 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것까지의 과정을 말해요. 이 기능은 작년에 출시되었는데, 지금은 그동안의 사용자 불편점들을 반영하여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인 작업은?Jane저는 Sketch나 최신 디자인 툴을 테스트해보는 것을 좋아해요. 각종 디자인 툴과 플러그인을 활용해보면서 파일, 레이어, 심볼 관리를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죠. 요즘에는 엘리스만의 디자인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적용해보고 있어요.Youhyun출력물 작업을 좋아합니다. output을 내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거요! 코드 챌린지, 데이터 챌린지 때 X배너, 현수막, 상금 판넬, 스티커 등을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죠. 특히 스티커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노트북에도 붙이시는 걸 보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구요. 또 하고 싶은데... 요새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것 때문에 바빠서 작업을 못하는 게 아쉽네요.Q. 후드와 우주복을 입고 있는 토끼 스티커 말하는 거죠? 토끼는 왜 후드를 입고 있나요?Youhyun왜냐하면 저희 모두 후드를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며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저희 엘리서들을 엘리스 마스코트 토끼에 반영해보았습니다.지난 1년간 엘리스 디자인의 방향성은?Jane엘리스는 처음에는 대학교나 기업처럼 프로그래밍 교육이 필요한 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학습 관리 시스템)라고 해서 좀 더 기관에 맞는 딱딱한 느낌이 컸어요. 그러다가 일반 수강생을 대상으로 플랫폼과 수업을 제공하는 아카데미가 생기면서 유저가 더 재미있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1년간 디자인이 변화해 왔죠. 어려운 것은 그러면서 동시에 기관을 서브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둘의 사용 케이스가 굉장히 달라요. 항상 양쪽 모두를 고려하면서 사용성을 좋게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Youhyun비전공자들도 쉽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 비전공자들이 보기에 새까만 코드 에디터는 낯설고 어려워 보여요. 전공자보다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엘리스의 비전은 누구나 쉽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코딩 외적인 어려움은 불필요한 장애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개발자 관점에서 최대한 쉽고 직관적인 플랫폼,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지난 1년간 쉬운 사용성을 위해 디자인해왔다고 생각해요.디자인 리뷰 및 개선 방법?Youhyun매주 끊임없는 디자인 미팅을 통해서 보다 완성도 있는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려고 해요. 팀 차원에서는 운영팀에서 학생과 선생님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점을 제안해요. 이를 바탕으로 개발팀과는 기술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디자인을 변화시켜 나가죠.JaneGA등의 데이터 툴을 이용해서 사용자의 다양한 사용패턴을 수치화해요. 뿐만 아니라 유저 인터뷰를 통해서 사용자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죠. 이 밖에 A/B 테스팅하는 과정 등의 리뷰 프로세스를 다듬어 나가고 있어요.엘리스 디자인 팀 업무 방식의 장점?Youhyun저희는 팀원 한 명 한 명이 온전히 하나의 프로젝트를 담당해요. 책임이 전적으로 주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기도 하지만 온전히 나의 힘으로 운영팀, 개발팀과 협업을 이끌어내면서 프로젝트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성취감이 굉장히 커요. 그동안 힘을 기울였던 것이 하나의 큰 결과물로 나오는 걸 볼 때는 정말 뿌듯하죠.Jane다재다능한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또 처음부터 끝까지 해볼 수 있고, 자유와 책임이 크게 주어진다는 것. 어떤 한 가지 업무에 자신의 역량을 한정짓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주도적으로 생각하면서 계속 논의점을 제시하고 보완해나가야 해요. 디자인 프로세스 자체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브랜드 컬러는 왜 보라색인가요?Jane원래는 지금처럼 보라색이 아니라 하늘색 엘리스이던 시절도 있었어요. 제가 들어오기 전 이곳의 개발자 수인님 및 개발팀에서 포스터를 만들고 로고를 만들었던 때가 있었죠... 디자인팀이 생기고 처음으로 했던 게 브랜딩 작업이었어요. 보라색을 한 이유는 특이한 색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하니까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Youhyun그리고 보라색이 잘 쓰면 고급진 느낌을 주거든요. 저희 모티브가 동화나라이긴 하지만, 마냥 아기자기하지만은 않다!ㅋㅋ라는 느낌으로 해석하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팬톤 선정 올해의 컬러가 보라색이네요. 큼큼. 저희가 올해를 빛내야죠!엘리스 최애 캐릭터는?Youhyun당근 토끼죠.Q. 이유는 무엇인가요? 먼저 엘리스 캐릭터들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Youhyun토끼, 체셔캣, 도도새, 애벌레, 모자장수, 하트 여왕, 카드병정이 있어요.저는 백점 맞은 토끼(?)(※ 코드 문제를 풀어 100점을 받으면 토끼가 신나 하며 튀어나옵니다.) 튀어나올 때가 너무 좋아요! 이 토끼는 사람들이 코딩하는 데에 좀 더 동기부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탄생했는데요, 실제로 수강생 분들의 반응도 너무 좋아요.Jane캐릭터 스토리도 있어요. 토끼는 학생들의 안내자 역할이에요. 항상 등장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100점을 받으면 같이 기뻐해 줘요. 체셔캣은 퀴즈를 내는 존재예요. 알쏭달쏭하고요. 학생들에게 퀴즈를 내서 시험에 빠뜨리는 존재예요. 그리고 저도 토끼를 가장 좋아합니다. 일반적인 토끼보다 더 귀여운 것 같아요. 얼굴이나... 손 같은 게...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 상이 있다면?Youhyun코딩에 대한 관심, 지식이 있다면 더 일을 재미있고 빠르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주도적으로 디자인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프로덕트 디자인의 과정은 운영팀 및 개발팀과의 끊임없는 논의의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설득과 커뮤니케이션에 능하신 분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Jane논리적으로 자신의 디자인을 풀어낼 수 있는 분이요. 엘리스의 비전은 코딩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을 만드는 거예요.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적으로도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보다 완성도 있는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쉽게 엘리스를 사용하고 잘 사용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새로 올 팀원과 어떤 것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Youhyun사무실 공간 디자인이요! 사무실 인테리어를 함께하고 싶네요. 엘리스 사이트뿐만 아니라 엘리서를 위한 공간도 브랜딩 하는 거죠! 이런 걸 하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서울 오피스 함께 꾸미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Jane지금은 디자인팀이 3명인데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지면 디자인팀만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Youhyun정말 리더다운 답변이네요.후드 입고 오시면 격하게 반겨드립니다! 엘리스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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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입사자를 위한 웰컴 키트 제작기

안녕하세요. 스포카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유진입니다. 여러분은 웰컴 키트란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웰컴 키트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담은 키트로, 기업에 새로 입사한 사원을 환영하는 동시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얼마 전 스포카 디자인팀 또한 웰컴 키트를 제작해 사내에 배포했는데요. 웰컴 키트를 제작하게 된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점을 공유합니다.           새로운 스포카 사무실 입구 전경     2018년 10월 22일, 스포카는 약 3년간 정들었던 선릉역을 떠나 역삼역 근처에 있는 새 사무실로 이전했습니다. 인테리어가 거의 되어있지 않던 이전과는 달리, 스포카의 색을 담은 공간이 되기 위해 크고 작은 부분을 신경 써서 인테리어를 진행한 사무실입니다. 덕분에 그 동안 스포카가 거쳐온 여섯 곳의 사무실 중 가장 멋지고 스포카다운 사무실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이전은 단순히 공간이 변한 게 아니라,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캐리 프로토콜의 서포터로서 영역을 넓히는 등 스포카의 성장과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스포카 디자인팀은 이런 사무실 이전에 맞추어 사원들에게 선물 같은 무언가를 주고 싶었고, ‘스포카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굿즈’를 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모두에게 의미도 있고 최근에 늘어난 신규 입사자를 위한 키트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기존에도 신규 입사자에게 굿즈를 주곤 했지만, 오래전에 만들었거나 파이콘 같은 개별 행사를 위한 굿즈들이 대부분이라 모아놨을 때 통일성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새로운 굿즈 키트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예산별로 제작이 가능한 굿즈 조합을 짜보았습니다.  어떤 굿즈를 제작할까?  웰컴 키트에 어떤 굿즈를 넣을지 선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지금이 굿즈의 시대라지만, 오히려 많은 굿즈가 범람하는 만큼 차별화되는 지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니까요. 일단 디자인팀이 웰컴 키트에 바라는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긴 크리에이터, 밖에 있는 시간이 긴 사업본부 등 다양한 직군의 스포칸 모두에게 쓸모가 있어야 한다.   회계팀과 협의하여 설정한 예산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굿즈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무료로 배부하는 판촉물 느낌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와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먼저 가능한 한 많은 굿즈들을 떠올려보고, 종류별로 구분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른 기업에서 제작했던 웰컴 키트에 대한 리서치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생각나는 굿즈 리스트를 죽 적어놓고 나니 크게 인쇄물, 문구/사무용품, 생활용품, 그리고 키트를 포장하는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떠오르는 굿즈를 많이 적어놓긴 했지만 그 중 몇몇을 선택해 새로운 구성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총 예산을 바탕으로 키트에 어떤 굿즈를 넣을지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굿즈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꽤 오랜 시간 10여 개가 넘는 굿즈의 판매 업체를 찾아보고 가장 적절한 가격대를 조사했습니다. 또한 이전에 제작했던 굿즈들을 함께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거기에 어울리는 굿즈가 무엇일지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각 굿즈별로 제작 업체와 최소 수량, 최종 견적 및 웹사이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습니다.            여럿이 동시에 리서치를 진행하며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만든 구글 스프레드 시트     이렇게 각 굿즈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파악하고 나서야 이를 조합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비록 제안 단계지만 최대한 웰컴 키트가 완성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각 굿즈의 디자인을 미리 완성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제품 이미지에 디자인을 합성해보며 실제로 제작되었을 때 디자인 의도가 잘 반영될 수 있을지도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동안 찾은 레퍼런스들과 가격대를 함께 명시해, 보다 구체적인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팀 내외에서 여러 번 회의를 거쳐 웰컴 키트에 들어갈 굿즈가 정해졌고, 디자인팀은 본격적인 굿즈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이제 주문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기뻐했지만 그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직 전체 과정의 반의 반도 오지 못했다는 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다지는 계기  웰컴 키트에는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에 로고와 브랜드 컬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스포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정립되어 있는 기업 중 하나여서 컬러 등을 고민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포카에서 제작한 폰트인 ‘스포카 한 산스’의 경우,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기보다는 잘 읽히는 데에 초점을 맞춘 폰트이기에 굿즈 디자인에 활용하기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중 이전에 제작한 점주를 위한 웰컴 레터에 쓰여있는 ‘WELCOME!’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본래는 도도 포인트를 처음 사용하는 점주를 환영하는 인사말이었지만, 이를 웰컴 키트에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같은 폰트를 사용하면 스포카에서 제작한 여러 굿즈의 무드를 통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므로, Futura Heavy 를 프로젝트의 메인 폰트로 정했습니다.            김동휘 디자이너가 제작한 점주를 위한 웰컴 레터     아이덴티티가 될 색상과 폰트도 정했겠다,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진행하려 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굿즈에는 해당 기업의 대표적인 슬로건을 넣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나타내기 마련인데, 굿즈에 넣을 슬로건이 부재했던 것이죠. 사실 스포카에 공식 슬로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대표 슬로건을 확립하려 했고 이로 인해 여러 번 슬로건이 바뀌었지만, 현재의 스포카를 나타낼 뾰족한 슬로건이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포카를 가장 잘 아는 건 스포칸이라는 생각에 사내 설문을 돌려 가장 적절한 슬로건을 추천받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간결하고 스포카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Always Evolving’을 메인 슬로건으로 삼기로 했고, 이 슬로건을 스티커와 머그컵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슬로건 선정을 위해 돌린 사내 설문     이런 긴 과정을 거쳐 드디어 스포카 웰컴 키트가 완성되었고, 덕분에 새 사무실 첫 출근날 모두에게 웰컴 키트를 선물처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웰컴 키트는 스포카를 대표하는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의 박스가 겹쳐진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포장된 박스를 화살표 방향에 따라 열면, 두 개로 나눠진 박스가 책꽂이로 탈바꿈합니다. 책꽂이를 나란히 세우면 앞면에 쓰인 텍스트가 ‘dodo point’로 연결되어 어떤 순서로 놓아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박스 안을 살펴보면 대표 캐릭터인 ‘푸이’와 기업 슬로건이 자수로 새겨진 저지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어느 계절에든 입을 수 있고, 그레이 색상으로 너무 어둡지 않으면서도 때가 잘 타지 않습니다. 사용빈도가 높은 머그컵에는 저지에 쓰였던 슬로건을 좀 더 귀여운 글씨체로 변형해 사용했습니다. 옆에 놓인 폴더 안에는 환영의 인사말 담긴 웰컴 레터, 동료에게 쓸 수 있는 식사 및 커피 쿠폰 그리고 스티커가 담겨 있습니다. 스티커는 슬로건을 포함한 여러 진취적인 문장들과 기존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웰컴 키트에 포함된 책꽂이 박스, 머그컵, 저지 등은 많은 스포칸에게 사랑받았고, 사무실 풍경을 스포카의 색으로 채우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여 만든 굿즈를, 바로 옆자리 동료가 매일매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저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뿌듯하고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모든 서비스는 만든이를 닮는다  브랜딩의 관점에서 웰컴 키트는 그저 단순한 굿즈의 모음이 아닙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신규 멤버가 회사에 안착하는 것을 도와 더 나은 협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널 브랜딩의 일종입니다. 예를 들어 스포카 웰컴 키트 안에는 ‘같이 커피 한 잔 / 점심 한 끼 하실래요?’라는 문장이 적힌 쿠폰이 들어있습니다. 선뜻 먼저 말을 걸기 어려운 신규 입사자가 다른 스포칸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계기를 만들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의미하는 문구 ‘Always Evolving’은 스포카라는 회사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사무실에서 매일 사용하는 머그컵이나 저지는 자연스럽게 팀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줍니다. 이에 더해 스포카에서 시행하는 리모트 근무 제도나 닉네임 사용 같은 수평적인 사내 문화 등이 모여 종합적인 인터널 브랜딩을 구성합니다. 이렇게 내부에서부터 단단하게 다져나간 브랜딩은 서비스 자체의 브랜딩 확립에도 도움을 줍니다. 모든 서비스는 바로 그 서비스를 만든 사람을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웰컴 키트란 외부에 공개될 일은 별로 없는 데에 비해 제작 비용은 많이 드는 편이기에 ‘굳이 저런 걸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꾸고 키워나가는 것이 바로 브랜딩에 대한 투자이며, 해당 기업이 브랜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브랜딩이라고 하면 대외적인 이미지처럼 바깥쪽을 향한 브랜딩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회사와 프로덕트에 가장 큰 믿음이 필요한 사람들은 바로 그걸 만들어가는 내부의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구글이 발표한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고 합니다. 팀에 대한 믿음과 소속감이 업무 퍼포먼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죠.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자신이 속한 곳 그리고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있어야 좋은 프로덕트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마치며 웰컴 키트의 전체적인 모더레이션을 맡아주신 강영화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많은 스포칸이 애용하는 저지 디자인을 맡아주신 박지선 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스티커 제작에 도움을 주신 김민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굿즈를 만들며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마다 스포카 디자인팀이 도움을 주셨기에 웰컴 키트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웰컴 키트를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어 아쉬운 분이 있다면 하단의 채용 정보를 확인해주세요. 스포칸에게는 웰컴 키트가 무료로 지급되니까요!  그럼, 미래에 웰컴 키트를 제작하느라 막막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웰컴 키트 디자인    모더레이션 : 강영화디자인 : 이유진, 박지선디자인 도움: 김민지   사진: 김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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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의 중요성

2009년 가을,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하겐베크 동물원(Tierpark Hagenbeck)에 방문하고나서 공간을 이해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하겐베크 동물원은 철장이 없는 방사식 동물원으로 유명하다. 같은 대륙의 동물들이 같은 장소에서 생활하게 하되 각 서식지 사이에 해자(성 주변에 둘러 판 도랑)를 만들어 서로 해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사람의 시선에서는 해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치 광활한 평지에 여러 동물들이 자연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습성에 따라 함께 지내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동물들은 함께 서식하고, 많은 동물들이 인도에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세계 최초의 방사식 동물원. 출처 : 하겐베크 동물원 페이스북 페이지 하겐베크 동물원은 우리 안에 갇힌 동물들을 "관찰"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자연 서식지에 인간이 "방문"하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사람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 중심의 공간이었다. 이 경험이 신선한 충격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을 방문한 가족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동물원의 중요한 역할은 교육에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방사식 공간 구성은 동물들의 자연 서식을 조금이나마 더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생명 존중의 가치관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공간을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호기심이 많다보니 궁금증이 생기면 끝없이 구글 검색을 하는 편인데, 공간의 효율성이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병원의 공간 연구,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사무 공간 연구에 대해서 많은 논문을 뒤져보았다. 사실 당시 대학원 유학 준비를 시작할 때였는데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의 근원지인 스탠포드 디자인 프로그램이 유일한 목표였던 나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는 코넬 대학의 공간 디자인 연구 박사 과정에 동시 지원하기도 했다. (스탠포드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공간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무 공간 역시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넓은 공간에 좋은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고, 회의실을 여러개 만들어두고, 비싼 인테리어 마감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하루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사무 공간이야말로 과학적인 배려가 필수적이다. 디즈니, 3M, 페이스북과 같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공간 연구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여 홀로 집중할 수 있는 공간, 협업을 유도하는 공간 등의 다양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미흡하지만 개방과 폐쇄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렌딧의 사무 공간. 렌딧 민트가 포인트인 Lendit Wall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개방 공간 Creative Hall1:1 회의 공간.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천장 개방전체적으로 개방된 공간에 각자의 자리가 있기 때문에 가끔씩 필요한 1인 집중 공간 Burning Man좀 더 편안한 분위기의 공용 휴식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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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 라디오 재입사자 Esther를 소개합니다

스푼을 만드는 사람들 일곱 번째 이야기유일하게 마이쿤(스푼 라디오)에 재입사를 한 UX/UI팀 디자이너 'Esther' 를 소개하고자 한다.같은 회사에 두 번 입사했다고요? 실화예요?(이 세상엔 정말 불가능한 일은 없나 봅니다)"하하, 네 맞아요. 저는 대학생 때 마이쿤에서 6개월간 인턴생활을 했었고, 2년 후인 2018년에 다시 입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근무한 지 8개월 차 되었습니다." 소주를 안고 있는 에스더사내 TOP 3 애주가 feat. Soju사내에서 손꼽히는 '애주가' 사실인가요?"글쎄요.. 하하, 먼저 술을 좋아하는 건 팩트입니다. 근데 회사에 저보다 술 좋아하고 잘 드시는 분이 훨씬 많은 걸로 압니다. 저는 원래 소맥을 가장 좋아했는데, 요즘은 맥주 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요즘 몸이 안 따라줘요 흑흑 그래서 술을 좀 줄이고 있는 편이에요." 에스더의 마스코트 머리'Esther' 당신이 궁금합니다.Q. 본인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흑과 백 - "저는 스스로가 흑과 백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의미냐면, 저의 처음 이미지와 가까워지고 나서의 이미지가 무척 다르거든요. 조용할 땐 굉장히 조용하지만 또 신나면 엄청나게 신난 모습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흑과 백이라고 생각합니다."(그만큼 숨겨진 매력이 많다는 걸로 이해하겠습니다)Q. 서울살이를 6년 차 삶은 어떤가요?"맞아요. 저는 원래 울산 토박이 출신이에요. 처음에 서울에 온 건 대학 입시 준비하면서 홍대 앞에 학원을 다녀야 해서 왔었어요. 아무래도 서울이 학원도 많고, 디자인 계열 업무를 하려면 서울에 와야 했거든요. 그래서 직장도 서울로 얻게 되었어요.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 1. 문화생활 2. 음식 서울이 훨씬 다양하고 편하고.. 처음에 서울에 왔을 때 신기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어딜 가나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면 금요일의 강남역?"※ 서울살이 하면서 가장 외로울 때 "19살 때, 입시 때문에 서울에 처음 단기로 왔을 때 고시원에서 머문 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좁은 공간에서 아무도 모르는 데다가, 몸이 아플 땐 정말 서럽더라고요"Q. 원래 디자인을 좋아하고 잘하셨나요?"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 까지는 피아노를 쳤었어요. 근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1학년 때 선생님께서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추천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입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 후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과에 입학을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 쪽이 저에겐 선천적으로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은 사람들만 만나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늘 재미있고 열심히 배울 수 있었어요" 당신의 회사생활이 궁금합니다Q. 재입사하게 된 계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요"저는 원래 모션 그래픽 쪽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갈 계획이었는데, 저와는 맞지 않는 분야라고 생각이 들어서 UX/UI 쪽으로 진로를 바꾸다 보니 학교를 1년 더 다니게 됐었어요. 그때는 졸업 전시회만 준비하면 됐었기에, 경험을 쌓고자 인턴을 하고자 했었고, 그때 인턴으로 6개월 입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때 제가 정말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고 인턴을 끝으로도 계속 팀원들과 연락을 하고 지냈었어요.후에 졸업을 하고 다른 직장에서 2년간 UX/UI 디자이너로 근무를 했었는데, 그곳에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았지만 제가 날개를 필 수 없다고 느꼈었어요. 그러던 참,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먼저 스푼에서 제안을 해주셨어요. 인턴 때 이미 느꼈지만 스푼은 제 스스로가 성장할 수 가능성과 발판이 되는 곳이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시 함께 하고자 입사를 했어요."Q. 다시 입사해보니 어때요?"여러 가지가 변화되었어요. 예를 들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 소수의 인원에서 정말 많은 인원이 추가되다 보니 의사소통 방법도 달라졌고 무엇보다 근무 환경이 정말 좋아졌어요."Q. 에스더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이너란?1. 본인의 생각과 다른 외부적인 요인들이 조화롭게 잘 섞는 사람나의 것을 녹여내면서 확실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그게 정말 어렵거든요. 그런 면에서 UX/UI란 직군이 개성을 녹이기가 굉장히 힘든 직군이라고 생각해요. 그 밸런스를 잘 맞추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2.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최대한 다양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줄 알고, 나의 의견도 잘 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가 있거든요. Q. 부서 이동 에피소드를 듣고 싶어요."제가 다시 입사를 했을 때, UX/UI팀이 아닌 마케팅 소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사실 그때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마케팅 디자인은 경험이 없었거든요. 마케팅팀 소속에서 다시 UX/UI팀으로 공석이 나서 부서를 이동했는데요. 저는 제가 마케팅팀에서 겪었던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될 거라고 생각해요. 마케팅 관점에서 디자인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이었거든요. 그 전에는 UX/UI 디자이너로서만 바라보았더라면 이제는 왜 마케팅 관점에선 무엇이 다른지 감을 익혔달까요? 무엇보다 두 팀 모두 좋은 분들이 계셔서 행복했고, 행복합니다."Q. 면접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아무래도 저는 디자이너이다 보니, 포트폴리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스토리텔링 능력을 봅니다. 자기만의 확고한 의지, 메시지가 있는 사람이야 말로 의도가 명확하고 똑 부러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당신의 사생활이 궁금합니다Q. 마라탕 일주일에 몇 번 드시나요?Sunny 曰: "에스더와 런치메이트가 되면, 중경 마라탕을 먹으러 가는 날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마라탕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Esther 曰: "저는 원래 중식을 좋아하는데, 원래 국물류 자체를 정말 좋아해요. 얼큰하고, 찌개 같은.. 그런 안주용(?)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해서요!" (그렇게 인터뷰 후 함께 마라미면을 먹으러 갔습니다)Q. '돼지'를 좋아하신다고요?"돼지 너무 귀엽지 않아요? 돼지 되게 매력 있는데.. 시판에 나온 돼지 캐릭터들은 뭔가 예쁘지 않은데, 사실 돼지는 정말 귀엽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인형도 돼지인데 이 친구 이름은 '꾸꾸'라고 해요. 아! 그리고 저, 돼지고기도 좋아합니다.."Q. 울산이 노잼이라는 것에 동의하십니까?Sunny 曰: "제가 얼마 전 이 짤을 보았는데요. 확인 좀 해주시죠. 대전 VS 울산 노잼 도시.."출처: 원룸 만들기Esther 曰: "대체 이런 건 어디서 찾으시죠..? 음 저건..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의하는 부분도 있어요. 서울이나 타 큰 도시에 비해선 문화 생활면에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서울이나 서울 외곽에서 쭉 살고 싶어요. 그리고 제 친구들도 다 서울에 있거든요. 그거 아세요? 울산은 밤 12시가 되면 진짜 모든 곳이 문을 닫아요.."Q. 앞으로의 계획이라던지 꿈이 있나요?"저는 원래 어릴 때 꿈은 선생님이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애들을 예전만큼 안 좋아하더라고요. 현재로서는, 제가 감을 잃지 않는 이상은 디자인으로 무언가를 계속해나가고 싶어요. 진짜 나중에 디자인 관련 사업도 해보고 싶고요. 무엇보다 그저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앞으로도"UX/UI팀이 Esther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Nigel 曰: '조급 스더' -  내부 업직종 변경으로 인해 조급해 보이는 면이 있어서(앞으로의 해야 할 일로 보면 이제 겨우  10~20% 인데, 아직 가야 될 길이 많이 남았으니, 조금 천천히 가도 돼요. 지금도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Mika 曰: '특 S급 인재' - 소주의 SMia 曰: '빵떡 어머니' - 빵떡이 캐릭터를 에스더가 만드셨기 때문에Simon 曰: '유고걸' - 유엑스에 대한 고찰이 깊은 여자 ㅎㅎ 자신의 일에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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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개발기 - 1화

1. 좋은 브랜드 만들기에 대한 관심.세상에는 단순히 보기 좋은 멋있는 브랜드가 아니라, 그들의 철학과 가치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력적인 브랜드들이 정말 정말 많습니다. 좋은 브랜드들을 발견할때마다 ‘갖고싶다 저브랜드..’ 보다는‘와 샘난다.. 쟤네 왜이렇게 잘해’ 라고 느끼는 저는 좋은 브랜드들이 ‘왜 좋은지, 어떻게 좋은 브랜드가 되었는지, 앞으로는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행보과 가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 목적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고요!2. 슬라운드와의 만남지난 해 여름, 우연한 기회로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브랜드 디자이너라고는 하지만, 창업자들과 처음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디자인의 ‘ㄷ’ 관련한 모든 일..이 슬라운드 안에서 제가 앞으로 마주해야할 일들이었습니다.(매트리스 두개뿐인 황량한 쇼룸부터.. 강력한 군청의 파란색 로고까지..)그래서 사실 메모리폼 매트리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학부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한 이후 가구회사, 전시회사, 인테리어 회사 등을 거쳐  공간,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현재는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으로 브랜드 개발을 연구하고 있는..매우 ‘잡식스러운’ 욕심 많은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영역을 경험할 수 있는 이 곳이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해볼 수 있는 꽤 좋은 환경일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물론 이는 착각이었음이 금새 판명..)3. 그리고 슬라운드와의 만남이후 들었던 생각들.1) 젊은 아저씨들이 왜 매트리스를..?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은 가구 브랜드들을 관심있게 봐왔음에도 불구하고사실 매트리스하면 에이스침대, 시몬스 등만 생각날 정도로 매트리스가 현재시점에서 새로울게 있나? 하고 생각했었는데요.슬라운드와 만남이후, 좋은 매트리스를 사용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게 되었고 국내외 메모리폼 매트리스 브랜드들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오래되고 새로울게 없다고 생각했던 낡은 산업이 오히려 혁신의 가능성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잠이라는게 우리 삶에서 매우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 인데, 보다 좋은 잠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면 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던것 같아요.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매트리스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걸어온 슬라운드의 발자취가엄청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들이라기보다, 맨땅에 헤딩하고 낡은 구조에 타협하기 않기 위해 (원래 그런것 또는 익숙함과 편함을 위한 방식 거부) 발도 뛰어 왔다는 점도 재미있었고요. 오히려 이런 집착이 혁신의 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국내외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혁신사례2) 아직 명확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대한 동의!파랑파랑 슬라운드 / Brand guidelin v.5ㅌ그리고 창업자들이 초기에 정리한 브랜드 가이드 라인을 전달받았습니다."우리가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생각/행동을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30페이지에 달하는 브랜드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 (부담..)매트리스 업계에서 한번도 등장 없는 identity의 구축을 하고싶다는 사장님들..ㅎㅎ장인적신, 배려심, 실험정신 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전문이면서 센스있는 (배려심있는) 그리고 친근하고 고급스럽고새로운 것을 시도하는!3가지의 브랜드 철학과 5가지 브랜드 아이덴티티 키워드들을 구체적인 예시 상황에 빗대어'슬라운드가 앞으로 어떤 태도와 이미지의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 빼곡히 적혀 있었고,아직 일관성 있는 이미지는 아니지만, 슬라운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확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과 가치관에 진심으로 동의했습니다. 4.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될것 같아.이렇게 슬라운드를 만나고  브랜드 가이드 라인을 통해 전달되는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방향을알게 되면서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멋지다고 생각했고,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졸업후 석사과정을 하고 있지만, 브랜딩이라는 영역은 공부하면 할수록 아직도 알아야할게 너무나 많고, 하나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간다는게 정말 어렵고 책임감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그리고 앞으로 슬라운드의 팀원으로 소속되어 지난 6개월간 만들어온 슬라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과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실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기위해 결과물을 공유하는게 아니라, 디자인 과정과 나의 시행착오들을 있는그대로 공유하다는게 처음엔 엄두가 안나기도 했어요.이전까지는 보여주고 싶은 보기 좋은 것들만 포트폴리오로 남기면 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고,그렇게 비주얼에 초점을 맞추어서 작업해온 것들고 있고요.그러나 하나의 신생 브랜드에 소속되어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팀원들과 처음부터 브랜드 개발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브랜딩은 디자이너 혼자만의 몫이 절대절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해왔는지.. (수많은 시행착오들..ㅜㅜ)그 고민의 흔적들을 꼭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로고 하나가 반년의 (고난의)시간을 거쳐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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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브랜딩: 나는 ‘아무나’가 아니니까

요 근래 브랜딩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퍼스널 브랜딩" 인 듯 합니다. 실제로도 개인사업자나 강사, 1인기업 등등 혼자서 땅을 일구며 살아야하는 분들께서 의뢰를 종종 해주실 때도 있고 고민을 털어놓으실 때도 있더군요.그럼 저도 함께 고민을 털어놓으며 어느새 소주와 곱창없인 들을 수 없는 눈물의 상봉현장 생중계가 펼쳐집니다. 답도 해결책도 없이 그냥 서로 광광 울다가 끝나죠. 저는 퍼스널브랜딩이나 이런 쪽을 잘 알지도 못하고 컨설팅하지도 못합니다. 사실 그걸 알았다면 지금쯤 뭐라도 되어 있었겠죠. 물론 이래저래 입바른 소릴 할 순 있겠습니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그런 얘기는 돌아서면 공허만 남아 제라툴의 심정을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오늘은그냥 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1인기업으로 3년 넘게 혼자 흙파먹고 살고 있는 터라 이래저래 한탄 비슷한 것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퍼스널 브랜딩이 무엇일까...글쎄요.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래저래 생각해보았습니다만 항간에 떠도는 멋진 말들 이외엔 딱히 뭔가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퍼스널브랜딩은 뭘까요. 스스로를 브랜딩해서..뭐 나를 브랜드로 성장시키는..그래서 사람들이 날 알아봐주고, 내 이름에서 뭔가 이미지를 연상시키고..그럼 연예인인가?... 어쨋든 캐릭터화시키고 나면 날 찾아야하고..찾아서 돈을 줘야하니까... 궁극적으론홀로 밥벌이 잘하면서 사는 게 아닐까요.어느 정도가 잘하는 걸까요?음. 어느 정도가 되야 퍼스널 브랜딩이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제가 사업을 하면서 이것저것 저를 알려보고 브랜드도 알려보고 난리를 쳐봤는데 페이스북에 대표님멋져요!! 역시 대표님!! 사스가 창선찡!! 와 같은 응원댓글이 달리는 건 브랜딩이 아니었습니다. 이건 그냥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는거죠. 조금 역설적으로... 욕을 먹기 시작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읭? 욕을 먹는다고? 그게 왜 브랜딩야???? 라는 생각을 저도 처음에 했습니다만... 사실 어느정도 인지도가 쌓이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 그 궁극의 골짜기를 건들게 되더라구요. 그 골짜기. 사람들은 뭔가 공격할 거리를 항상 찾는데 뭔가 굶주려있는 그 대중들이 있는 골짜기가 있는 듯 합니다. 그냥 제가 그 골짜기에 발을 들여놓으면 내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그냥 욕을 합니다. 그러니 그 골짜기까지 영역이 확대가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브런치에 글을 써서 뭐 이래저래 사람들이 좋아라고 하지만, 그건 브런치내의 댓글과 페이스북정도일 뿐이더라구요. 실제로 직썰이나 다른 커뮤니티에 누군가가 제 글을 퍼간 경우에.. 그 댓글들을 보면 아주 대단합니다. 멘탈 꽉 잡고 봐야하죠. 그래도 댓글0 보다는 관심의 표시니까...좋다고 해야할까요? 심지어 그 악플다는 분들은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으셔야 해서 글을 꽤 찬찬히 꼼꼼하게 읽어주시는 듯 합니다. 여튼 그래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욕을 먹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 같습니다. 원래 그냥 끄덕거리면서 긍정적인 사람들은 딱히 댓글을 잘 남기지 않아요. 진짜 너무 좋아요!! 하시는 분들만 가끔 댓글을 남기죠. 그러나 보통 열폭하는 안티팬들은 그 열정이 대단해서 꼭 표현을 하시기 마련이거든요. 퍼스널 브랜딩에서 중요한 건?어떤 사람이다!가 더 중요한 듯해요.전 개인적으로 애티튜드 같아요. 그러니까 뭔가를 한다!! 라는 것보다 어떤 사람이다!가 더 중요한 듯해요. 저 같은 경우는 회사소개서와 IR등을 시작으로 브랜딩도 하고 뭐 이것저것 합니다!!라고 행위위주로 접근했었는데...물론 이렇게 해도 의뢰가 들어오긴 합니다만 그건 그 때 뿐이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일을 하는 분들은 매우 많기 때문에 나에게 의뢰가 들어오는 이유가 그냥 얻어걸려서...인 경우가 많았죠. 나를 찾는 게 아니라 그냥 검색하다가 있길래 클릭한 거랄까요.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쭈루룩 쓰면서 들어온 의뢰는 조금 달랐어요. 제 스타일을 원하더라구요. 이렇게 해주세요. 그런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쿨하고 냉정하게(제 글이 그런가요?;;;) 해주세요..등등 그 느낌과 스타일을 보고 오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확실히 그런 분들과 일하는 건 좀 더 흥미진진하기도 했죠. 글이나 디자인, 말투, 자료를 다루는 방식 등에서 보여지는 그 사소한 '태도'가 브랜딩의 성격을 만드는 것 같아요. 저번에 브런치톡 행사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한 번 물어본적이 있어요. 저 어떤 사람같았어요? 라고~"재밌을 것 같았어요!" 라는 대답이 많더라구요. 물론 실제론 딱히 재미있진 않습니다만(은근 디폴트값이 우울에 가깝달까.) 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통일감이 있나봐요. 싸가지 없는 컨셉, 주상전하 컨셉, 아무말컨셉, 바보멍청이컨셉, 강남8학군 엘리트 컨셉, 엄근진컨셉 등.. 뭐 특정한 컨셉을 잡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어차피 중요한 것은 지속성 아니겠습니까. 결국 내 모습 중에서 가장 보여주고싶은 한 가지를 키워서 내보이는 것 같아요.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가짜로 만드는 건 위험한 일이죠. 어색하거든요. 연기하는 것 같고.퍼스널 브랜딩에서 어려운 건?모든 게 난관이야!!!!역시..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고... 퍼스널 브랜딩은 모든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냥 모든 것. 올 오브 뎀. 갓뎀. 해변의 아들!!...보통 혼자 사업을 하다보면 제가 상사고 제가 부하직원이잖아요. 전 개인적으로 제 자신만큼 악랄한 상사를 본 적이 없어요. 이 썩을 놈을 컨펌을 내주지도 않고 하루에도 12번씩 수정을 시키죠. 그래놓고도 맘에 안들어서 계속 고민을 해.. 하아........제 로고 바꾸는데에만 3개월이 걸렸어요. 사실 그것도 만들다가 "그래 이거야!!!" 라고 확실히 컨펌을 했다기보단 만들다가 지쳐서 어느정도 타협한 결과물이죠. 게다가 이게 디자이너의 인간문화재 정신까지 합쳐지면 손과 허리가 남아나지 않습니다.퍼스널 브랜딩할 때 막 자신을 찾으라는데...찾아야죠. 근데 그 얘긴 참으로 가치판단적인 얘기라서 이게 자신을 찾는다는게 레고부품 찾는것마냥 딱 이거다! 하고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찾았다는 느낌만 있을 수도 있고, 진짜 찾았을 수도 있고, 진짜 찾았는데 찾은 지 모를 수도 있고, 찾았다는데 엉뚱한 걸 찾은 것일 수도 있고, 그 엉뚱한 게 진짜 자기일수도 있고.심지어 어제 찾은 내가 오늘은 바뀌어 있을 수도 있어요.뭐... 나를 찾는다...라는 게 어떤 공통적인 느낌이나 공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결국에 뻔한 얘기로 항상 귀결되잖아요. '해봐야 한다!' MBTI든 DISC든 뭐 이래저래 직무/성향검사를 통해 ENFP로 판정이 났어도. DI형이라고 해도. 사실 때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고 실제로 어떤 일을 할 때는 여러 성향이 환경에 따라 섞이니까요. 그래서 검사지를 통해 얻은 유형은 자기판단의 큰 프레임을 마련해주는 용도일 뿐, 실제 사업과 브랜딩을 위해선 결국 경험과 깨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나는 경제관념이 투철해서 되게 재무관리를 잘할 것 같지만, 한 번에 여러개 일을 한꺼번에 하다보니 재무관리고 뭐고 다 엉망진창이 되버리더라...라는 건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일이거든요.전 글을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지 않았어요. 심지어 전 2017년 초에 원래 그림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었다니까요. 16년도에 생각했어요. "난 그림을 그려야겠다!!" 라고. 10년만에 다시 그림그리는 것에 재미를 들렸고, 밥을 안먹어도 재밌고 즐거웠거든요. 그래서 그림을 계속 그리려고 했는데 작년 여름부터 갑자기 브런치에 정신이 팔려서 지금은 글쓰는 걸로 돈을 벌고 있어요;;;;작년에 전 분명히 저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찾았다고 생각했던 저는 아주 단편적인 제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전 뭔가를 내 손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듯해요. 그게 꼭 그림일 필요는 없었던 거죠. 그림그리는게 재밌으니!! 심지어 잘그리고 행복하고 열정이 있으니 이게 나의 모습이야!! 라는 건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성급하고 쉬운 결론이었죠. 글쓰고 디자인하는 건 어떻냐구요? 사실 글쓰고 디자인하면서 막 밥도 안먹고 할 정도로 행복하고 재밌고 희열이 느껴지진 않아요. 하지만 꾸준히 오래 해도 딱히 지치지 않는달까요. 뭔가 뜨겁진 않지만 꾸준히 계속 해나갈 수 있고, 또 잔잔하게 재미있는 일이예요.아마 제가 찾은 저는 일부분이었을지도 모르고, 그게 아니라면 그 짧은 순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정확히는 '찾는다' 라는 표현보다 '관찰한다' 라는 표현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나의 변화하는 모습을 꾸준히 관찰할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한 듯 해요.그래서 자신을 찾고나면?사실 이게 진짜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쓰고 디자인하자. 전 거창한 말장난을 싫어하고 어려운 걸 질색해해서,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쉽고 일상적인 언어로 그것들을 풀어내는 걸 좋아해요. 유쾌하고 가벼운 톤이 좋아요. 글과 디자인도 그렇게 가고 있죠. 그렇게 정리를 해보았습니다.오케이. 나 뭐 해야할 지 알겠어. 글쓰고 디자인할꺼야!좋아, 내 태도도 정했어! 난 유쾌/가볍/쉬움이라는 코드로 갈꺼야!채널...음... 그래요 채널은 텍스트위주로 갈거니까 페북과 브런치가 메인이겠죠. 그래서 전 인스타는 안하고 있어요.자 그래서, 어떤 걸 올릴거야?.............이게 진짜 문제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로고로 어떤 컨텐츠를 어떤 워딩으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올릴거야?... 이건 사실 자아찾기나 뭐 그런 정성적인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기획단의 문제잖아요. 실행계획을 잡는 건데 이게 극강입니다. 자기계발서에서 성공하는 방법 가르쳐준다고 하지만 대부분 하는 얘기는 "일찍일어나서 계획세우고 이 책보고 정신차려 희망차게 살아라." 잖아요. 그런데 "이 콘텐츠 올리면 대박친다." 이런 걸 가르쳐주진 않아요. 결국 그건 니가 알아서 할 몫인거죠.결론결국 그건 니가 알아서 할 몫인거죠.저 브런치에 글 올린게 어언 70여개가 되어가는데... 그 중 소위 반응이 좋았다~~라고 할 만한건..4개 정도밖에 안되요. 물론 반응이 좋았다의 기준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공유되고 나서 악플이 우르르 달렸던 걸 생각해보면 많아봐야 6개? 10%도 안되는 확률이죠. 10개 올리면 1개나 인기를 끌까말까하는 수준이란 말입니다. 그것도 요즘들어는 글이 노잼인지 제 인생이 노잼인지 몰라도 딱히 빵~~! 터지는 건 없더라구요.자신을 찾고나면 우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요.돈이 있어야하고디자인을 해야하고영업을 뛰어야 하고홍보채널잡고콘텐츠 선정하고제작해서 올리고 등등..실질적이고 디테일한 숙제들이 매 시간마다 다가오죠. 사실 이 문제들은 자기 찾기보다 더 어려운 것같아요. 찾고나서 '유지'하는게 원래 더 난이도가 높으니까요. 콘텐츠 제대로 안될 때마다 또는 원하는 결과가 안나올 때마다 흔들흔들 거리는게 내진설계가 제대로 안되어있어서 맨날 금가고 마음의 상처받고 그 상처를 맥주로 메우고 그러는 일상이죠.퍼스널 브랜딩시 유의해야 할 점은?퍼스널 브랜딩이란 게 결국 나를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1인기업으로 잘 성장하려면 잘 정돈된 브랜딩전략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로 성공한 건 디테일로 망한다는 법칙은 기업브랜딩이든 퍼스널 브랜딩이든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말 한마디 잘못올리거나, 이상한 행동하나에 무너져버리는 것이 또 개인이니까요. 특히 개인이란 존재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시작된 공격 이 후 다시 일어서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건 도덕적 잣대에 대한 공격이죠.우리나라는 묘하게 모든 것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댑니다. 포토샵강사도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이어야 하죠. 그래서 뭔가 쓰레기 무단투기 하는 게 적발되거나 누군가와 싸웠다는 사실이 들리면 순식간에 나쁜놈이 되고 대중에게 지탄을 받습니다. 우르르 욕을 먹곤 매장당해버립니다. 그리고 브랜딩을 통해 점점 알려지고 유명해질수록 사소한 구설수와 오해들이 쌓여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기업은 이러한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 책임이 모두에게 분산되어 있고 사옥과 브랜드라는 이름 뒤에 사람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매출에는 타격을 입겠지만 개인 자체에 영향을 주진 않죠. 그러나 개인은 그 영향을 온전히 자신이 떠맡습니다. 연예인들의 슬픈 소식이 종종 들리는 것도 그러한 탓이죠. 개인적으로 이러한 무차별적인 도덕적 잣대나, SNS를 통한 마녀사냥 등은 굉장히 위험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니가 잘하면 욕먹을 일 없을 것 아니냐!?' 라는 얘기들을 너무 쉽게하지만 사람은 그리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언제든 어떤 식으로 실수할 수 있죠. 그리고 그리 강한 존재가 아니라서 쉽게 무너지고 상처받습니다. 홀로서기를 하실 땐...멘탈관리를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1년에 한번쯤은 간단하게라도 상담을 받으시면서 건강과 함께 마음도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더불어, 퍼스널 브랜딩은 '유명해지기 위한' 전략이 아닙니다. 나를 알리는 전략이라기 보단.... 내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가끔 보면 말과 행동이 다른 분들이 많더라구요. 굉장히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업무를 강의하시는 분인데, 실제로 본인은 파일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일처리도 엉망인 경우랄까요. 혼자서 여러가지 일을 하는 건 확실히 벅찹니다. 이것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저 같은 경우는 그래서 주변 협력업체나 프로그램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개인브랜딩이란 건 이런거죠.일단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퓨전해서..일단 전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를 중심으로 업무관리를 해요.다이어리는 손으로 직접 쓰면서 스케쥴관리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돈관리는 카드앱, 신한은행앱, 카카오뱅크, 가계부앱을 통해서 엑셀로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계산서발행과 원천징수 등 기타 소득금액과 매입내역 등에 대해 저도 개인적으로 정리해야 하니까요. 물론 세금신고와 매입관리 등은 세무사친구님이 도와주고 있습니다.견적서와 제안서는 양식만들어서 그때 그때 숫자만 바꿔서 바로 보내는 방식으로 하고 계약서는 전자계약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컴퓨터는 3대가 있는데(데스크탑, LG그램, 맥프레), 모두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로 동기화시킵니다. 핸드폰에 일정 적은 건 구글캘린더에 동기화되서 맥과 윈도우 컴터 모두에 뜰 수 있게 정리해놓습니다. 일반 PPT나 텍스트 콘텐츠 등은 윈도우 랩탑을 쓰고, 웹이나 기타 디자인은 맥프레를 활용합니다. 가능하면 폰트는 OTF로 쓰고있습니다. 주변엔 7,8개정도의 협력업체가 있습니다. 인쇄, 행사용제작물, 영상/음악, 법률관련, 파트너 디자이너, 마당발지인님, 개발, 정신적지주 등. 뭐 이렇게 정리해놓고, 스케쥴조율하고 업무 딜레이 안되게 하나하나 계획세우고 내 시간도 확보하고..이러고 있죠. 물론 그럼에도 허덕이고 빡빡할 때가 있긴 합니다. 일이란 건 항상 자비없이 몰려서 오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일처리가 엉망진창이면.....안되지 않을까요?....(라는 부담감 하아..)뭐 정리해보니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네요. 사실 웹도 리뉴얼해야하고.. 브로슈어도 만들어야 하는데 정작 제걸 할 시간이 매우 모자랍니다.ㅜㅜ..... 퍼스널브랜딩을 할 때 개인적인 추천을 덧붙이자면 돈을 주고 시간을 사는 편을 택하시길 바랍니다. 혼자 뭐 만들고 막 그러려고 하면 더 안되더라구요. 돈을 주고 다른 분에게 맡기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걸 못해서 지금 혼자 끙끙대고 있긴 합니다만. 전 해삼멍게라서 그런겁니다. 여러분들은 더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자화상오늘도 혼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1인사업자님들의 평온한 삼시세끼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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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공공기관 디자인의 세계와 20개의 꿀팁

일전에 충주시 산척면 고구마 포스터와 강냉이포스터가 페북을 들썩들썩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사실 B급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조악한 포스터였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우오오오아아아아아!!!! 굉장하다!! 대미친 큰미친의 연발이었습니다.바로 이것이죵.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나 가장 큰 것은 '아니 공무원이?!? 이런게 가능하단 말이야??' 라는 프레임의 때려부숨 때문이었겠죠. 보통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디자인하면 왠지 딱딱하고 노잼같은 이미지가 강렬하잖아요. 그런데 저걸 컨펌해주다니!...신기방기했던거죠.생각해보니 저도 디자인의뢰를 여기저기서 받다보니 공공기관의 프로젝트도 몇 번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자체 행사포스터나, 정부부처의 캠페인프로젝트, 진흥원이나 협회, 재단 측의 행사브랜드 등을 담당했었죠. 그 때는 몰랐는데 시간 지나 생각해보니 늘 한결같이 비스꾸름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느끼고야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공공기관 디자인은 뭔가 제4의 세계가 있는 것이죠. 대략 공공기관 디자인의뢰가 들어오면 전 아가모토의 눈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14,000,605가지의 시안을 봤고. 그 중 하나의 컨펌 시안이 있었죠. 사무엘 잭슨 : 어머니... 그래서 예전엔 진심 공공기관 디자인은 가급적 맡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 스타일도 아니었고, 딱히 그렇다고 금액이 대단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이젠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엔 공공기관들의 디자인도 굉장히 세련되고 예뻐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부터 예로 드는 것들은 어찌보면 연식이 좀 오래된 예시이기도 하죠. 하지만, 뭔가 관공서 디자인이 나쁘다기보단 그 고유의 특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의 사업내용은 뭔가 전할 말이 많고, 정보도 많고, 뭔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엮여있습니다. 때문에 로고의 위치부터 색깔, 넣어서는 안되는 이미지(이를테면 왜색이 짙은 벚꽃이랄지...), 또는 반드시 넣어야 하는 이미지 등등 뭔가 다양한 제한요소가 있죠. 자유도는 떨어지지만 뭔가 특정한 공식들로 구성되어 오랜 시간 유지되어온 특유의 색이 존재합니다.오늘은 뭔가 일반적인 디자인과 비스꾸름하면서도..살포시 다른 그 세계를 슬쩍 엿보도록 하겠습니당!!~ 늘 그렇듯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자 웃자고 하는 소리가 반이므로 이대로 따라하시면 영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ㅎ 잘 필터링 하세용 :)1. 글자는 24pt 이상으로.글자가 커야합니다. 사실 왜 그렇게 큰 글씨를 써야 하는지는 역사적인 미스테리이지만, 추측해보건데 아무래도 고위공직자분들 중에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이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여태까지 그래와끼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 중요한 건 일단 글씨는 적당히 커야 합니다.   2. 되도록 빽빽하게, 혹시 여백을 넣는다면 중앙정렬일단 기본적으론 뭔가 빽빽한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여백에 관대한 곳들도 있죠. 하지만 여백이 충분히 들어갈 경우에는 가급적 가운데정렬을 추천합니다. 흔히 핀터레스트의 디자인을 생각하고 넓은 여백을 파격적으로 주었다간 파격적으로 까일 수 있습니다. 예시를 하나보면 이런 식이예요. 일단 공공기관 디자인은 여백을 줄래야 주기 힘든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자세히 설명해야 하고 뭔가 절차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죠.네 예시로 보자면 이런 식이에요. 대상, 장소, 내용, 기간/일시, 방법, 서류, 문의 등등... 뭔가 들어갈 내용이 빼곡하죠. 여백을 준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굳이 여백을 준다면 아래처럼 가운데에 그림 넣고 윗쪽을 빼는 식입니다.느낌 아시겠죠?3. 나눔스퀘어와 본고딕네 그것을 쓰도록 합시다. 나눔체를 좋아합니다. 특히 왠진 모르겠지만 뭔가 살짝 위아래로 눌린듯한 느낌의 폰트를 좋아하더라구요. 왜 그런고....하고 생각해보니 아마 예전부터 돋움과 굴림에 익숙해져 계셔서 그런거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디자인취향이란 건 익숙함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4. 파란색을 좋아함.아무래도 관공서의 느낌상 초록~파랑 계열의 색상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신뢰 뭐 그런 컬러의 의미도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파란색은 남성들이 압도적인 비율로 선호하는 색이거든요. 이건 학습에 의해서 길들여 진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남성비율이 훨씬 많은 관공서의 특징도 한몫하지 않았나..싶습니다.구글에 공공기관 디자인이라고 쳐보니...이런저런 디자인자료들이 나오는데 거의 초록~파랑 계열의 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기할 정도죠.5. 프리픽 사랑꾼진짜 프리픽 짱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프리픽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알려드리자면 여러 사람들이 만든 디자인소스를 한 데 모아놓은 플랫폼 사이트입니다. 다양한 일러스트, 사진, 포토샵파일 등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어서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소스로 활용하곤 하죠. 제 생각엔 공공기관이 프리픽을 사랑한다기 보단 공공기관이 의뢰하는 디자인업체에서 프리픽으로 소스바르기를 시전하곤 하는데 이게 유구한 역사와 전통으로 자리잡으면서 그냥 눈에 익숙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막 이런 그...특히 일러스트용 벡터이미지는 거진..6. 사진은 클립아트코리아디자이너들이 자주쓰는 언스플래쉬나 리틀비쥬얼스 등의 사진들은 공공기관엔 먹히지 않습니다. 이런 이미지들은 클립아트 코리아에 존재하죠. 막 사람이 주먹쥐고 하늘로 웃으며 타앗!!..거리는 사진이나 희망찬 미래를 향해 온 가족이 손잡고 달려가는 보험회사 광고같은 사진이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사진등등..이런 컨셉사진들이 중요하거든요.7. 로고는 크게일단 이유를 묻지말고 로고는 크게 넣어야 합니다. 보통 로고의 색이 전체 컨셉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넣어야 합니다. 화이트로 빼거나 이러면 안됩니다. 그냥 넣는 겁니다.8. 일단 보고를 올리고...실무자님에겐 사실 별 권한이 없습니다. 진짜 디자인은 시안을 넘긴 다음부터가 시작입니다. 이제부터 팀장, 부장, 관장, 센터장, 부서장, 등등... 온갖 장들의 컨펌을 견뎌내야 하거든요. 예쁜 시안보다 방어력이 높은 시안이 더 좋습니다. 9. 자료는 늦게 올거예요.요청자료는 빨리 오지 않습니다. 관공서 특성상 취합에만 많은 시간이 걸려요. 결재 받는것도 쉽게 끝나지 않구요. 뭔가 자료를 드릴께요! 라고 실무자가 얘기했다면 내일 오후쯤...이겠거니 라고 생각하시는 게 비교적 속이 편합니다.10. 그림자를 좋아해요.텍스트나 이미지에 그림자를 넣는 걸 좋아하는 곳도 있습니다. 좀 많습니다. 특히 그림에 액자테두리를 해달라는 곳도 있습니다. 물론 용납못할 액자이미지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투쟁을 벌여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결국 액자의 힘에(정확히는 센터장님의 힘에) 굴복하고 말았죠. 액자..당신은 대체...11. 물결 사랑물결을 사랑합니다. 특히 파란색의 휘이이~~물결치는 그런 미래적인 이미지를 더욱 좋아합니다. 물결 끝판왕12. 묘하게 손글씨체를 좋아하는..손글씨체를..묘하게 좋아한단 말이죠.... 저 위 리플렛에 쓰인 폰트는 아마 캘리그라피 작가가 직접 쓴 것 같습니다. 저런 건 예쁜 편에 속하죠. 가끔 나눔펜글씨체 같은걸로 그냥 쓰는 경우도 있던데...흐음..참... 그리고 뭔가 파스텔톤의 저런 플랫한 컬러도 좋아합니다. 물론 디자인물이 어떤 성격의 것이냐에 따라 좀 달라요.13. 청소년,가족,소외계층,마을관련 사업엔 손그림그런것엔 손그림을 넣어주세요. 손으로 그린 그림말고 그냥 진짜 손 이미지. 특히 안고있고 잡고있고 하이파이브하고 있고 하트그리고 있고 그런 손.손.손그림. 손을 넣어주세요. 아래에서 안에도. 이 디자인은 예쁘네용.14. 보고서, 캠페인, 정책관련 등등에는 파란물결과 그라데이션슝슝 거리는 물결과 그라데이션을 옅게 은색으로 깔아주고 돋움체로 볼드넣어서 가운데에 콕.15. 청년, 스타트업, 창업관련 사업에는 잘린 머리 이미지이런거. 잘린 머리 이미지. 머리 안엔 태엽이 돌아가든 뭐가 튀어나오든 전구가 깜박이든 그런 느낌입니다.16. 문화, 도시재생, 페스티벌 등등의 사업에는 둥글알록이 플랫이미지이런거. 서울시는 디자인을 비교적 예쁘게 잘 뽑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소메트릭이나 이런 2D아트웍을 빡시게 잘하더라구요. 종종 오!!! 굉장히 이뿌다!! 스러운 것들도 많아요. 특히 문화관련 행사에선 이런 컨셉이 많더라구요. 실제로 서울시엔 능력있는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17.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에는 그..이런거.점점점 찍혀있고 선으로 연결된 이미지, 우주적인 느낌의 배경, 로봇 손, 알파고 머리같은 이미지, 4를 어찌어찌 형상화한 느낌, 또는 막 01000101001011101..이런 2진법이 가득한 그런 이미지 등을 챡챡 넣어줘요.뭔가 묘하게 다들 비슷한 느낌이랄까. 저 점점점 찍혀있는 이미지(뭐라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저건 왜 저렇게 좋아하는 거지..;;;18. 위계를 정확히!폰트는 큰 걸 좋아하지만, 또 대제목/중제목/소제목/본문 간 위계는 분명해야 해요. 특히 입찰제안서 등등에선 더더욱 말이죠. 그러니 대제목이 얼마나 커야 하는 지는 대략 짐작이 되시죠? 19. 잘 보이는 게 최우선!!자..잘보인다!!!!!!!!!!!!여기서 잘보인다는 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시지각원리에 의한 잘보임이 아닙니다. 관습과 익숙함에 의한 '잘보이는 느낌' 이 더 중요해요. 밑줄! 색깔박스! 볼드! 그라데이션! 크게! 색깔폰트! 보색대비! 이런걸 써서 튀게 만드는 거예요. 네 정확히는 잘보이게가 아니고 '튀게' 라는 게 맞겠네요.20. 작년도 레퍼런스를 보세용.꼭 달라고 하셔야해요. 작년에 어떻게 했냐고. 그리고 지금 결정권자가 작년에 계셨던 그분인지도 확인해주시는 게 서로의 심신을 위해 이롭습니다. 실무자도 사실 죽을 맛이거든요. 디자이너만 힘든게 아닙니다. 가운데 껴서 다시 해! 다시 해!!~를 듣는 건 실무자니까요. 그러니 서로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며 곱창에 소주를 기울이진 못하더라도 무언의 참고자료를 주고받는 것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입니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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