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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록되고 있습니까?

올해 2월에 썼던 글을 이제야 올려봅니다. 태블로는 아직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아무개 님, 지난번에 요청한 자료 언제까지 받을 수 있죠?”다행이다. 꿈 이었다.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하던 중 일감 하나가 떠오른다. 간밤의 꿈이 꿈 만은 아니었던게다.아뿔싸,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룬 자의 아침은 발걸음이 무겁다.Business Intelligence 라는 것이 있다. 뭔가 멋드러진 단어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대부분의 시간을 비슷한 일을 반복하며 숫자를 맞춰야하고 엑셀과 SQL 에 빠져 살기 일쑤다. 잘못된 데이터라도 발견되면 이걸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하나 고민해야 한다. (끝이 없는 재귀호출)반복, 반복, 반복. 비용을 줄이자.반복은 비용이다. 한두번 반복되는 일을 최적화 하는 것은 최적화 자체가 비용 이겠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 주기적으로 찾아야 하는 데이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최적화의 대상이다.특히나, 아직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이라면 회사의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을리 만무하다. 몇몇 데이터는 잘 관리되고 있겠지만, 상당수는 흩어져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을 지나면 이들을 모으는 게 일이 되어버린다. 임계점을 넘어서버린 일을 한다는 것은 손을 더럽히는 일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그대에게 이 임계점을 분간할 지혜가 있기를.시간 비용을 절약하자스타트업의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사람과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이 중에서 BI 툴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니 이런 답이 나온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럼 시간은? 다행히,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그럼 이 시간을 아껴보자!’여기에 하나 더, 내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앞으로 회사가 데이터를 다루는 스펙트럼을 얘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Zeppelin무엇을 사용할까 고민하던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제플린 이었다.< 이 형님들 말고 >(출처 : http://fortune.com/2016/07/26/led-zeppelin-stairway-heaven-appeal/)아파치 제플린은 한국에서 시작해 아파치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오픈소스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툴 이다.장점은 개발자에게 익숙한 노트북 기반이라는 것과 강력한 인터프리터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나프다 팟캐스트에서 들은 내용인데, 트위터의 경우 태블로에서 제플린으로 갈아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데이터를 요구해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물론, 단점도 있다. 먼저 시각화 부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D3.js 를 같이 사용하면 보완할 수 있지만 개발자의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었다.더불어, 비개발자들에겐 노트북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에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 했다.한번쯤 사용해보고 싶었지만 개발 리소스가 부족한 우리 상황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다음을 기약해본다.Spotfire, Amazon Quicksight, Google Data Studio다음으로 찾아본 툴 들은 바다 건너에서 잘 사용 되는 몇가지 것들 이었다.Spotfire 는 레퍼런스도 충분했지만 다음에 등장한 강력한 후보로 인해 제외됬다.아마존 퀵사이트는 잠깐 사용해봤지만 회사의 요구사항을 맞추는데 부적절해 보였다.구글의 데이터 스튜디오 역시 기능에 제약이 많았다.아마존과 구글의 솔루션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거나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장점도 있었다.Spotfire 역시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태블로, 그리고 plotly태블로는 동료 직원의 지인 중 사용해본 분이 있어서 직접 만나서 여러가지를 물어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한국에 공식 총판이 있어서 메일로 문의하면 다양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태블로는 장점이 많은 툴이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지원하며, 강력한 시각화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데이터를 유연하게 다룰 수 있어서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얻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됐다.온라인 튜토리얼도 잘 되어있고, 한국에서 오프라인으로 기초교육도 받을 수 있다.종합적으로 비교해 본 결과 비슷한 성격의 툴 중에선 가장 강력한 툴 이었다.유일한 단점이라면 가격이다.plotly 는 리서치 중 가장 마지막으로 접했는데 대시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고 노트북에도 붙일 수 있는 라이브러리 형태로 제공되는 툴 이었다.데이터 분석에 주로 사용되는 파이썬, R, 매트랩에 모두 사용 가능했고 훌륭한 시각화도 가능했다. 학생이라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단점이라면, 개발자에게 더 친화적 이라는 것과 데이터 커넥터가 태블로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 이었다.BI 툴, 개발자와 분석가 중 누구에게 더 쉬워야 할까?회사마다 개발자의 비중이 다르다. 스타트업 이라고 해서 개발자들로만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이미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회사라고 해서 개발자가 적은 것도 아니다.각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떤 툴을 사용할 지는 다를 것이다.나는 우리 회사가 어떤 BI 툴을 써야 최적일지 생각해 봤다.같은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시간을 줄여줄 수 있어야 하고, 앞으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툴이었으면 했다.개발자의 지원을 최소화 하면서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면 했다.가격적인 면도 중요했지만, 국내에서 사용하는데 참조할 수 있는 레퍼런스, 교육이 풍부한 것도 선택에 한 축이 되었다.모든 것을 종합해 본 결과 태블로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됐다.< 이제 데이터와 사랑에 빠져 볼까?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2onPdVj5zgQ)여러분들의 상황은 어떤가.지금 사용중인 툴이 충분한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는가? 혹시 기존에 익숙하던 것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나?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부족한 인원으로 복잡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일 것이다.특별히,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최적화를 해야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순간도 머리를 싸메고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데이터 때문에 잠이 부족한 그대에게,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아무쪼록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8퍼센트 #에잇퍼센트 #협업 #업무프로세스 #팀워크 #수평적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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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공간의 비밀

저는 좀 예민한 성격 탓에, 어디에 가든 쉽게 불편해지는 능력이 있습니다."여긴 테이블이 너무 높아.""의자가 좀 딱딱해.""조명 색온도가 높아서 눈이 부셔.""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음악도 멜론 탑 100이야…."항상 대부분의 공간에서 쉽게 불편함을 발견하죠. 프로 불편러의 세례를 받은 저는, 편안한 공간을 찾아 오랜 여정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제 취향이 문제였어요. 제가 찾은 곳들은 너무 조용한 나머지 아예 손님이 없었죠. 결국 장사가 안돼서 다 망했다더라는 슬픈 전설이 가끔 들려오곤 했습니다.전설 같은 건 믿지 않았지만 왠지 눈물샘이 흥건하던 2015년, 다행히 제게 직접 '편안한 공간'을 만들 계기가 생겼습니다. 청년들을 위한 공유 공간, 무중력지대 G밸리의 운영팀이 된거죠. 쉽진 않았지만, 훌륭한 동료들을 둔 덕분에 우리가 원하던 공간을 조금씩 만들 수 있었어요. 시간이 흘러 운영 2년 차가 넘어가던 무렵, 이용자 분들께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희 공간에 있으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무중력지대 G밸리 2016년 이용자 만족도 조사 ⓒ무중력지대 G밸리놀랍게도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 분들이 '편안함'을 꼽아 주셨어요.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아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2018년, 그동안 같이 걷던 동료들과 저는 무중력지대를 뒤로 하고 '로모'라는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의 미션 선언문 중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우리는 누구나 동등한 삶의 주체로서,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공존의 가치를 지향하는 커뮤니티에서 '편안한 공간'은 아주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뮤니티 공간 디자인 매거진 개시에 앞서, 편안한 공간을 먼저 말하고자 합니다. 왜 편안한 공간이 필요할까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로모 멤버들의 지난 4년이 담긴 비밀(?)을 이제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 목차 ―편안한 공간이 필요한 이유1) 피로사회2) 제3의 공간3) 입지를 극복하는 공간 활성화4) 커뮤니티 공간의 기본기편안한 공간 만들기의 원칙1) 자율성2) 직관성편안한 공간이 필요한 이유피로사회"현대인들은 이미 엄청난 데이터와 정보 관계 노동을 헤쳐 나가는데 에너지를 모조리 빼앗겼기 때문에 일과를 마친 뒤에는 모든 관계를 차단하고 싶어 진다."달튼 콘리(Dalton Conle), 뉴욕대 교수요즘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관계와 권태기를 합한 '관태기'라는 말도 너무 흔해졌죠. 단순히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복잡도에 따른 피로 때문인 것 같아요.공간도 마찬가지죠. 우리 대부분은 대도시에 살고 대형 건물에서 일합니다. 현대 건축물의 규모와 복잡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죠. 가게들의 흥망성쇠도 빨라서 익숙하고 편한 공간은 사라지고 금새 낯선 공간들이 늘어납니다. 일과 관계에서 충분히 피곤해진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은 편안한 공간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제3의 공간미국의 사회학자 올든 버그(Ray Oldenburg) 교수는 저서 에서 '제3의 공간'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가정이나 직장 외에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이 필요하다는 거죠. 가까운 사람을 만나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카페, 서점, 음식점 같은 곳 말이에요.카페에서 편안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Rob Bye on Unsplash가장 유명한 '제3의 공간'으로는 스타벅스가 있어요. 일찍이 이런 수요를 간파한 CEO 하워드 슐츠는 '커피보다 편안한 공간을 판다'는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죠. 어느 매장에 가든 좋은 품질의 원두커피는 물론 직원의 상냥한 인사, 오래 있어도 눈치 안 주는 자유로움, 안락하고 자연스러운 인테리어, 무료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색상, 조명, 가구 배치, BGM 등 철저한 공간 가이드, 기업문화에서 비롯된 CS 매너 등 편안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요소가 아주 많아요.스타벅스는 '공동체 안에서의 고독(Communal Solitude)'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장소기도 합니다. 번화가에 있고 언제나 불특정 다수로 꽉 차 있죠. 스타벅스에 가면 타인과 함께 하고 싶지만 불필요한 관심과 구속은 바라지 않는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가 느껴집니다. 그들과 공존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을 수 있죠.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스타벅스를 마음의 고향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입지를 극복하는 공간 활성화사실 무중력지대 G밸리가 지하철 입구 근처거나 건물 1층이었다면, 편안한 공간에 그만큼 집중하진 않았을지 몰라요. 저희는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절대 올 수 없는 빌딩 6층 구석에 있었습니다. 빌딩 입주자 외에 유입률이 아주 낮았죠. 우리는 입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편안한 공간을 생각했습니다.누구나 편안한 공간에선 그렇지 않은 곳보다 오래 머뭅니다. 이용자의 체류 시간이 증가하고, 오래 머물며 공간의 많은 요소를 경험한 이용자 중 일부는 단골이 됩니다. 여러분께서 충분히 좋은 공간을 만들었다면? 재방문율도 함께 상승할 거에요. 단골이 생기면 이용자와 관계를 만들기 수월해져요. 공간 커뮤니티를 만드는 튼튼한 바탕이 되죠.단, 체류 시간의 증가가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죠. 매출의 압박이 없는 공공시설이라면 보통 환영할 일이겠지만, 카페 같은 상업 공간이라면 고민이 필요합니다. 체류 시간의 증가는 매장 회전율의 저하를 뜻하기 때문이에요. 대신 오래 머무는 손님들의 객단가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커피 외에도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브런치나 디저트 같은 사이드 메뉴를 마련하거나, 지루함을 해소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죠.커뮤니티 공간의 기본기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을 보완한 알더퍼(Clayton P. Alderfer)의 'ERG 이론'을 들어보셨나요? 여기서 ERG는 존재(Existence)·관계(Relatedness)·성장(Growth) 욕구를 뜻합니다. 이 중 존재 욕구는 기본적인 저차원 욕구로서 배고픔, 갈증, 안식처 같은 생리적·물질적 욕망을 말합니다. 회사로 치면 보수, 복리후생이나 사무실 같은 물질적 욕구와 물리적 조건으로 볼 수 있죠. 매슬로의 생리/안전의 욕구와 대응됩니다.ERG 이론과 욕구 단계설의 비교 ⓒ로모ERG 이론은 매슬로의 이론처럼 저차원의 욕구가 충족되면 고차원의 욕구를 갈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고차원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저차원의 욕구를 더욱 원하게 된다는 시각도 있죠. 결국 커뮤니티라는 관계와 이용자의 성장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려면 기본적인 존재 욕구의 충족이 최우선입니다.안전한 공간이 전부 편하지는 않지만 편한 공간은 모두 안전해야 하죠. 우리는 위험한 장소에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내 존재를 드러내도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내가 보호받을 수 있는 안식처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남들과 다를 수 있는 내 생각을 꺼내고, 이제껏 가본 적 없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 모두가 쉬워질 거예요.무중력지대 G밸리가 만족스러운 이유 ⓒ무중력지대 G밸리셀카 찍기 좋은 예쁜 공간, 멋진 셀럽들이 가득한 공간도 좋아요. 하지만 진정한 관계와 성장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꿈꾼다면, 무엇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기본기를 지켜야 합니다.편안한 공간 만들기의 원칙이제와 보니,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편안한 공간'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을 펼칩니다. 편하고 걱정 없이 좋다는 뜻의 '편안(便安)하다'에서 핵심은 '편하다'겠죠. '편하다'의 두 가지 정의에서 우리는 편안한 공간 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자율성과 직관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편-하다便--)1) 몸이나 마음이 거북하거나 괴롭지 아니하여 좋다. → 자율성2) 쉽고 편리하다. → 직관성1) 자율성'거북하다'는 건 자연스럽거나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자유를 줄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공존의 규칙을 마련하되, 이는 자율성에 기반해야 합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통제하게 하는 거죠. 이용자의 자율성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먼저 제약과 규칙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다들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을 많이 가보셨을 거예요. 도서관이나 공원을 갈 때마다 눈에 띄는 건 정말 많은 '금지문'입니다. 거기선 떠들어도 안되고, 만져도 안되고, 음식을 갖고 들어가도 안되고, 애완동물이 들어가도 안되고, 가끔은 사람인 나도 들어가면 안 됩니다. 이 공간은 이렇게 쓰면 안 되고, 저 공간은 저렇게 쓰면 안 됩니다.금지 과잉의 시대 ⓒ한국일보물론 불특정 다수가 오는 공유 공간에서 제재는 필연적입니다. 문제는 습관적으로 무거운 제약과 복잡한 규칙을 남발한다는데 있습니다. 때로는 운영자가 직접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조차 이용자에게 떠넘기기도 하죠. 고민 없이 참 간단한 방법입니다. 거칠고 딱딱한 표현 방식도 문제예요.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누가 죽기라도 할 것 같습니다. 빨간색 궁서체로 쓴다고 모두가 진지하게 보는 게 아닌데 말이죠. 부드러운 표현을 쓸 때 부담 없이 느껴져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다음으로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앞서 말한 공공시설의 예도 결국, 이용자를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운영자의 시각에 문제가 있습니다. 운영자가 오롯이 통제의 주체로 남을 것인지, 그 몫의 일부를 이용자에게 넘길 것인지 결단이 필요하죠.이용자에게 줄 수 있는 권한 중 공간의 선택권이 있습니다. 누구는 일할 때 꽉 막힌 구석 공간을 선호하는 반면, 통유리창에 천장이 높은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죠.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좌식을 좋아하거나 빈백 깔린 바닥에서의 와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의 취향과 그 날의 기분, 내가 할 행동에 맞게 내가 있을 공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여력이 있다면 업무, 휴식, 놀이, 대화 등 다양한 기능과 구성을 갖춘 세부 공간을 마련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용자는 머물 자리를 선택하면서 '내가 공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거예요.2) 직관성'편리하다'는 건 이용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이용하기 쉬우려면,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이용자가 입구에 들어와서 특정 공간을 찾을 때, 상품을 주문할 때, 시설 사용법이 궁금할 때,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 망설일 여지가 있으면 안 됩니다. 별다른 판단이나 고민 없이도 공간에 관련된 무엇이든 파악할 수 있어야 하죠.직관성을 높이려면 첫째, 복잡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아마존과 야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최고책임자였던 래리 테슬러(Larry Tesler)는 '복잡성 보존의 법칙'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고유한 복잡성을 지니며, 복잡성은 없애거나 감출 수 없고 각 프로세스 사이를 옮겨 간다는 내용입니다. 복잡함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며, 공급자가 복잡함을 짊어지면 그만큼 소비자는 심플함을 즐길 수 있다는 거죠. 이해하기 어렵나요? 더 쉽고 멋진 문장도 있습니다."만드는 사람이 수고로우면 쓰는 사람이 편하고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수고롭다."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이 법칙은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뿐만 아니라 공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용자의 고민을 덜도록, 먼저 공간 운영자가 더 크고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사용자를 고민하게 하는 공간은 결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없을 거에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하게 만드는 게 실력입니다.둘째, 일관성을 높여야 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선임 편집자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에 따르면,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라 참신한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는 건, 바꿔 말해 어떤 사물이 일관성을 유지할수록 뇌가 그 사물을 인식하고 선택할 때 에너지가 덜 든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쇼핑을 할 때 제품의 위치, 색깔, 모양, 공간적 방위 순으로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해요. 뇌는 낯선 사물보다 익숙한 사물을 쉽고 빠르게 인식하고, 정보와 에너지도 덜 드는 거죠.생각보다 일관된 느낌의 공간은 많지 않아요. 보통 공간 내의 컬러나 가구·소품의 소재가 너무 다양합니다. 세부 공간별로 인테리어 톤이 달라서 분리감이 크기도 해요. 안내문의 형식도 제각각이라 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BGM도 마찬가지죠. 알록달록 뽀로로 키즈 카페의 스피커를 윤종신의 '좋니'가 적셔주는 풍경도 흔합니다(아프다 행복해줘) 같은 브랜드를 쓰는 체인점인데도 메뉴와 공간 가이드가 각각 다른 경우도 많고요. 운영자의 주관이 수시로 바뀌었든지, 모든게 새롭고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크든지, 무조건 화려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든지, 요인은 다양하겠죠.모든 것이 다양하고 생소한 공간은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거나 셀카를 찍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피로감을 증가시킵니다. 도무지 예측하고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익숙해지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공간은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참신하면서 편안한 공간'이라는 건 모순이죠.일관성이 강한 공간의 사례로 '스타벅스'가 또다시 등장합니다. 리저브 매장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매장에 메뉴가 동일하고, 인테리어 컬러도 포인트(그린)/메인(브라운)/베이스(블랙) 컬러 비율이 균일합니다. 매장 별로 독특한 소품이나 아트월이 있지만 절대 전체 공간의 톤을 해치지는 않아요. 계절마다 조금씩 변하는 BGM도 항상 같은 느낌이죠. (물론 오랫동안 누적된 스타벅스의 사용 경험 탓도 있을 거에요. 단골이 된 우리가 스타벅스의 모든 것에 익숙해져 버렸죠)스타벅스 더종로점 실내 ⓒ로모하나의 일관된 세계관이 존재하는 공간을 방문할 때, 우리는 아주 빠르게 익숙해집니다. 일관성은, 낯선 공간에서 미아가 될 뻔한 우리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죠. 공간을 만드는 사람은 건물 구조나 사이니지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사람들이 공간에 익숙해지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야 합니다. 차차, 깊게 살펴보기로 해요 :)PS.다음에는 다양한 공간 요소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공간 디자인을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저희 팀에서 다른 유익하고 재밌는 매거진도 열심히 쓰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훈훈  CTO & Co-Founder#커뮤니티 #공간 #디자인 #브랜딩 #조직문화 #메모 #마블 #DC #애견 #육아 #비주류참고 자료세계인의 사랑방 ‘스타벅스’-편안한 공간·행복한 직원…커피는 문화다 ― 매일경제현대인에게 갈수록 필요한 제3의 공간 ― emars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경영 철학 ― 도서더 나은 사용자경험(UX)을 위한 인터랙션 디자인 ― way to L!ah ;습관은 어떻게 참신함을 이기는가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로모 #기업문화 #조직문화 #사내문화 #기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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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팀 제주도 리모트 후기

      지난달 스포카 디자인팀은 일주일을 제주도에서 보냈습니다. 4일은 리모트 근무를 하고 2일은 꿀같은 휴식을 누리며 행복하게 지냈는데요, 아직도 그 추억이 생생합니다. 이 글에선 저희가 리모트 동안 이용했던 서비스와 공간을 간단히 소개하고 제주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 봅니다.  타다 : TADA 역삼동 오피스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할 땐 타다 에어를 이용했습니다. 공항 갈 땐 캐리어 등 짐이 많은데 트렁크가 큰 차를 이용하니 편리했습니다. 김포공항은 7만 원 정도에 이용할 수 있는데 4~5인 정도 나눠 낸다 생각하면 저렴한 가격입니다. 디자인팀도 원래는 4명이 이용하려고 했으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누군가가 주민등록증을 두고 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3인이 이용했지만요. 제주도 갈 땐 사진이 있는 신분증이 꼭 필요하답니다!        짐도 직접 실어 주시는 기사님        두근두근 김포공항 도착  알유하우스  디자인팀이 제주도에서 지낸 곳은 시소 SEESO에서 운영하는 알유하우스입니다. 알유하우스는 애월읍에 위치한 리모트 워커를 위한 코리빙&코워킹 스페이스로 깔끔한 타운의 단독 주택입니다. 1층에 넓은 테이블이 있고 동네가 조용해서 업무하기 좋았습니다. 주변에 카페, 맛집도 많아서 여러 곳을 다니기도 편했습니다. 층마다 발코니가 있는데 밤마다 나가서 별도 봤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알유하우스 가이드를 참고해 주세요.        뭔가 드라마 속 부자 동네 같은 느낌...        오전엔 1층의 큰 테이블에서 주로 작업했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J-Space  이미 많은 제주도 리모트 워커들이 애용하는 J Space를 디자인팀도 다녀왔습니다. 듣던 대로 쾌적하고 일하기 편했습니다. 이곳에서 디자인팀은 Jekyll로 블로그 만드는 스터디를 했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근처에 한량 커피라는 카페가 있는데 여기 커피가 아주 맛있으니 한번 들러 보세요.        J Space 외에도 제주도엔 일하기 좋은 공간이 여럿 있습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든 리모트 워커스 맵을 보면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nomad city라는 계정에서도 리모트 하기 좋은 곳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리모트워커스 맵 보면서 일할 장소 물색  맛집 검색 : 뽈레, 트위터              돌아보면 제주도에 있는 동안 신기할 만큼 매끼 맛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고등어회, 방어회, 딱새우, 흑돼지 오겹살 등… 맛집을 찾기 위해 열심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고 트위터도 검색했습니다. 트위터는 블로그 플랫폼 보다 광고성이 옅으면서 실시간성 있는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저는 팀원들에게 맛집 지도 서비스 뽈레를 소개했습니다. 뽈레는 작년에 알게 되어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는 서비스로 약간 트위터의 맛집 버전 같은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사용자 간 충성도와 신뢰도가 높은 게 특징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맛집을 찾아 다녔는데요, 도착했을 땐 넉넉했던 바지가 제주도 중반쯤 되니 단추를 잠그기 힘들었던 건 안 비밀입니다.        맛있는 식사는 행복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리모트 & 플렉서블 근무  여러분의 회사나 팀은 리모트 근무가 가능한가요? 국내에도 리모트, 플렉서블 근무가 가능한 회사나 팀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스포카 크리에이터 팀도 플렉서블과 리모트 근무가 가능합니다. 대신 팀 안에서 서로의 업무시간을 늘 투명하게 공유하고 플렉서블, 리모트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도 점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팀은 제주도에 있는 동안 이동 시간이나 근무 시간을 항상 슬랙과 캘린더로 크리에이터 팀 전체에 공유했습니다. 방법은 각자 다르겠지만 리모트, 플렉서블 근무 시에는 평소보다 더 팀원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리모트 근무는 아니지만) QA를 담당하시는 분이 휴가 동안 다른 팀원이 QA를 할 수 있도록 제작한 가이드.          실제 이런 식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제주도 리모트 동안 디자인팀은 이번 분기 핵심 목표 중 하나인 ‘경쟁사 리서치’를 진행했는데 특정 Task를 “내가 제주도에 있는 동안 끝내고 오겠다!”라고 마음먹으니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리모트 근무에선 다른 팀과 협업이 큰 업무보다는 이렇게 집중도 있게 현장에서 끝내고 올 수 있는 업무를 진행하는 게 업무 효율이 높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다녀온 후 크리에이터 워크숍에서 디자인팀의 세션을 따로 마련하여 제주도에서 진행했던 ‘경쟁사 리서치’를 발표했습니다. 발표를 준비하며 디자인팀끼리도 리모트 업무를 wrap-up 할 수 있었고 다른 팀원들에게는 업무 진행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었습니다.             분기 목표인 경쟁사 리서치를 카테고리를 나눠서 각자 진행하고 공유했습니다.           크리에이터 워크샵에서 발표하는 유진님  크리에이터 팀에서 플렉서블, 리모트 근무는 복지가 아니라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려는 방법으로서 존재합니다. 앞으로도 크리에이터 팀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여러분에게도 공유하겠습니다.        제주도에서의 일주일은 열심히 일하고, 먹고(x100), 놀다 보니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 글이 일을 더 잘, 재밌게 하는 것에 관심 있는 모든 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리모트 #원격근무 #조직문화 #제주도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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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니까

-오늘의 글은 매우 짧습니다.-사실 제 책은 보시다시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얘기입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표현법이 달라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힘빼기를 최소화시키자는 거죠. 다만 이런 얘기를 하기전엔 먼저 전제되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양쪽 모두 업무의 인성과 기본기는 모두 충족이 되어있어야 하죠. 기본기란 이런거예요.-  디자이너는 상대방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고 그만한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의 작업을 위해 가능한 부분을 도와주어야 하고 업무에 필요한 자원들이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크립트가 필요하면 스크립트를 제작해서 줘야하는 거예요.기본이 안되어 있는데 커뮤니케이션만 잘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 맞아요. 이빨까는거죠 그건. 커뮤니케이션은 감언이설로 상대방을 농락하는 방법이 아니예요. 잔머리나 트릭도 아니죠. 일단 질러놓고 보는 것도 아닙니다. 실체가 아직 없는 것에 대해 무작정 장담하는 건 사기예요. 말발로 없는 실력을 포장해보거나, 상대방의 심리를 교묘히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 보기 좋지 않아요.(많이 순화)  반면에 커뮤니케이션을 1도 못해도 일을 진짜 기똥차게 잘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딱히 말주변이 없어서 그렇지 눈치도 빠르고, 손도 빠르고, 인사이트도 있는 굉장한 분들이 꽤나 많습니다. 오히려 이런 분들과 일하는 게 훨씬 편하고 즐거울 때가 있어요.  솔직히 말이 너무 많거나 내 맘에 드는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너무 눈에 보이면 좀 피곤하더라구요. '그냥 됬고 말씀드린 시안이나 제 때 주시면 돼요....'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합니다. 여러 커뮤니케이션 관련 콘텐츠에서 마치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중에 기본인 것처럼 많이들 얘기하던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그냥 플러스알파일 뿐이예요. 좀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옵션이랄까요.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죄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도 없구요. 각자 다양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마련인데 굳이 이걸 꼭 입으로 통일 시킬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기본은 일단 본인의 일에 대한 실력과 책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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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를 위한개발자 되기 5 스텝

안녕하세요.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코딩 교실 엘리스입니다 :)아이디어만 좋다면 뭐든 실현해볼 수 있는 시대! 지금은 '프로그래밍'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원하는 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폭발적인 때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비단 '개발자'라는 특정 직업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각계 분야에 펼쳐져 있는데요. 이미 마케터, 기획자, 디자이너, 콘텐츠 창작자, 금융업계 종사자, 지리학자,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각자의 영역과 세계 곳곳을 새로운 곳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높은 급여와 삶의 질을 보장하고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탁월한 수단인 프로그래밍.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시작은 어땠을까요?이 글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고자 이제 막 마음먹은 분들을 위해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짚고 넘어가면 좋을 팁들을 알려드릴게요.STEP 1. 개발 친화적인 환경 찾아가기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컴퓨터 공학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요? 개발에 대한 이론 지식? 개발 능력?물론 모든 게 상대적인 것이겠지만 일반적으로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바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내 주변에 개발과 관련된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가 하는 점입니다.전공자가 개발을 시작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주위에서 좋은 리소스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비전공자는 개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할 때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좋은 예가 없으니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컴퓨터 공학 전공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고액의 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개발과 관련된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보세요. 작은 환경의 변화가 큰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엘리스가 추천하는 방법!온라인 커뮤니티 활동하기 : 코딩과 관련된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여 많은 정보를 접하고 질문도 하면서 활동해보세요. 나와 비슷한 상황인 사람을 만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내 롤모델이 될만한 훌륭한 개발자를 만나 공부의 동력이 될지도요!개발 동아리, 스터디 등에 참여하기★ 엘리스 코딩 클래스 활용하기 : PC로도, 모바일 앱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프로그래밍을 위한 환경에 접속하세요! 엘리스에 로그인하는 것만으로 공부하기 위한 모든 리소스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목별 채팅방을 통해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수강생들, 과목 튜터와의 활발한 대화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STEP 2. 강력한 동기와 조력자 만들기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컴퓨터 공학 전공자라고 하면 모두 다 개발을 잘할까요? 적어도 아주 조금은 더 잘할까요? 대답은 NO!아무리 많은 이론을 배웠다고 해도 직접 개발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요.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배움의 속도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차이보다는 개인의 학습 의지와 동기가 얼마나 분명하냐가 더 중요합니다.막연하게 '개발자'라는 너무 먼 목표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는 보다 가까이에 있고 달성하기 쉬운 분명한 목표를 단계별로 설정해보세요. 그리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을 찾아 목표 달성을 위한 집중력을 높이세요. 동시에 내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헤매고 있을 때 도와줄 조력자가 있다면 금상첨화!Photo by Mimi Thian on Unsplash엘리스가 추천하는 방법!동기 부여를 위한 작은 목표 설정 : 지식 습득 및 학습과 관련된 목표로 그룹 스터디 참여, 부족한 부분의 프로그래밍 강의 완강, 책 한 권 떼기 등이 있을 수 있고, 더 적극적인 형태의 개발 경험을 위해 공모전, 경진 대회 등 기간과 보상이 정해져 있는 대외 활동 참가 및 수상도 좋은 목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엘리스 코딩 튜터 활용하기 : 엘리스에는 학습을 도와주는 튜터가 있습니다. 엘리스 튜터는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답을 찾는 법을 알려주는 길잡이입니다. 공부하다가 막힐 때,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엘리스 튜터를 멘토로 삼아 보세요! 구독 및 트랙 이용 시 담당 튜터가 배정되어 개인 채팅방을 통해 1:1 튜터링을 받을 수 있고, 클래스 수강 시 단체 채팅방을 통해 언제든 질문할 수 있습니다.STEP 3. 원하는 개발 분야 탐색해보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개발에는 아주 숱~한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따라 특성도, 익혀야 하는 언어와 기술도 천차만별인데요. 아래 몇 개의 개발 분야와 사용 언어 및 기술에 대해서 적었으니 참고해보세요. 그리고 이보다 더 다양한 개발의 세계를 탐색해보면서 흥미가 가는 분야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검색하고 공부를 시작할 계획을 세워보세요.Photo by Victoriano Izquierdo on Unsplash잘 모르겠다 or 코알못이다파이썬은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며 익히기에 쉬워 처음 코딩을 시작하는 입문자에게 가장 적합한 언어 중 하나입니다. 개발 언어부터 접해보고 싶다면 파이썬 언어 학습에서 시작해보세요!웹 개발 '콩 심은 데 콩 나고~'라는 속담을 인용했지만, 사실 다양한 개발 영역의 많은 지식들이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어느 한 분야를 잘할 수 있을 때 다른 분야로 전향하거나 옮겨가는 일은 보다 수월할 수 있습니다. 개발의 시작을 보다 쉽게 하고 싶다면 웹 개발부터 접근해보세요. 공부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고 추후 다른 개발 분야로의 전향도 가능하기 때문이에요.프론트엔드프론트엔드 개발은 주로 웹 환경에서 사용자와 맞닿는 가시적인 부분을 개발하는 영역입니다. 사용자가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도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등의 의사소통을 그래픽적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가시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엘리스에 로그인하고 싶을 때 '로그인 버튼을 클릭'하여 쉽게 로그인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프론트엔드에 해당합니다. * 익혀야 하는 기본기 : HTML, CSS, JavaScript* 좀 더 나아가서 : JavaScript의 프레임 워크인 React.js 또는 Vue.js 또는 Angular.js 백엔드/서버백엔드 개발은 웹 환경에서 보통 사용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서버(컴퓨터) 단의 개발을 의미하며, 사용자가 웹 상에서 활동함으로 인해 쌓이는 데이터가 모이는 DB(Data Base)를 다루는 영역을 개발합니다.* 익혀야 하는 기본기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지식 : MariaDB, PostgreSQL, MongoDB 등. 서버 쪽의 언어- 금융, 제약 등 전통적인 대기업 : Java의 프레임 워크인 Spring을 많이 사용- 과거 많이 쓰이던 기술 : Php(학습 속도와 개발 속도가 빠르며 무료!)를 많이 사용- 요즘 떠오르는 기술 : Python 기반 프레임 워크인 Django 또는 Flask. JavaScript의 프레임 워크인 Node.js* 좀 더 나아가서 :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Amazon AWS 또는 Azure에 대한 지식데이터 사이언스 - 데이터 분석가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로 떠오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해서 모두 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도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영역들이 존재하는데요. 통상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하면 수학 및 통계에 대한 지식, 컴퓨터 공학에 대한 지식,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과 관련된 기술을 사용하게 됩니다. 너무 많아 보이나요? 아래에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많은 영역 중에서도 '데이터 분석가'로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익혀야 하는 기본기수학적 지식 : 통계, 선형대수학분석을 위한 언어 : Python, R* 좀 더 나아가서 : 머신러닝 기술임베디드 개발계산기, 에어컨, 자동차 등의 기계가 일정 기능을 컴퓨터처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계 내부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임베디드 개발입니다.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나 하드웨어 부품과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간다면 임베디드 개발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세요!* 익혀야 하는 기본기임베디드 개발 언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 C언어 - 국내 전통적인 대기업 : Java- 수요가 많은 언어 : Python (임베디드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고 자주 사용하는 언어! 국내 채용 사이트에서 임베디드 관련 개발 스택으로 많이 요구.)* 좀 더 나아가서 : 무선 통신 기술에 대한 지식*(공통) 개발자라면 익히고 있어야 할 기본기 : Git을 사용한 버전 관리 방법엘리스가 추천하는 실습 기반 과목HTML/CSS | JavaScript | 모바일 웹 코딩Git과 Git 버전 관리 (6월 오픈 예정)Python 기초 I | Python 기초 IIC 언어 | C++Java 기초 및 심화인공지능/머신러닝 기초 | 프로그래밍 수학데이터 분석 | Numpy, Pandas | 크롤링 | Kaggle 문제R 기초 |  R 패키지 | R 데이터 분석STEP 4. 실습, 프로젝트 기반으로 공부하고 개발 경험 쌓기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책을 사고 인강을 결제해도 직접 만들어보면서 익히지 않으면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이 또 개발!처음 언어를 익히는 단계에서부터 실습 기반으로 직접 코딩하고 그 결과를 확인해보면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해요! 필요한 공부를 실습 단위로 쪼개어 직접 구현해보면서 익히고, 좀 더 나아가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구현하면서 실전 기술을 습득해보세요. 또한 실무에서는 혼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 하는 프로젝트 외에도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룹 프로젝트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 시에도 어떤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은 부분은 어느 부분이었고 어떻게 주도적으로 이끌었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엘리스가 추천하는 방법!★ 온라인 코딩 실습으로 기본기 다지기 : 엘리스는 별도의 코딩 환경 세팅 없이 온라인에서 바로 코딩 문제를 풀고 내가 짠 코드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실습 기반으로 학습하기에 탁월한 플랫폼입니다. :) KAIST, SKT, 삼성 SDS 등에서도 활용하는 검증된 플랫폼에서 코딩 실습으로 기본기를 다지세요!프로젝트 단위로 혼자서 만들어보기 :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에 익숙해졌다면, 직접 A to Z를 구현하는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필요한 기술이 뭔지 파악해가며 실전 기술을 익혀보세요. 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협업 경험을 통해 익히기 : 취업을 위해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인 '협업'능력! 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비단 개발 실력뿐만 아니라 실무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 또한 길러보세요.STEP 5. 포트폴리오, 시험 준비하고 개발 직군에 지원하기시작이 반, 그 이상이다!아시겠지만 개발자가 되면 끝인 그런 일은 없겠죠. (어떤 직무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끊임없는 공부, 새로운 기술 연마, 리팩토링, 문서화, 코딩 공부 코딩 공부!그러니 완벽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온 결과물을 가지고서 개발 직군에 지원하세요. 실제 개발자로 일하게 되면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 훨씬 더 많아집니다!'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니, 더 큰 성장과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한 준비와 지원을 주저 없이 해보시길 바라요!Photo by Green Chameleon on Unsplash엘리스가 추천하는 방법!나를 잘 보여줄 포트폴리오 만들기 : (사용한 언어 / 프레임 워크 / 앞의 것을 적용하여 프로젝트에서 내가 한 역할) 별로 정리해두고 내가 커밋한 코드와 함께 보여주기.   블로그 쓰기 :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으니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 새로 알게 된 지식들, 프로젝트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블로그로 정리해보세요. 내가 구현한 것들을 이미지를 통해서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엘리스에서 알고리즘 시험 준비하기 : 이미 많은 수강생 분들이 엘리스 알고리즘 과목을 통해서 코드를 발전시키고 알고리즘 시험 및 취업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엘리스 알고리즘 과목들을 꼭 수강해보세요.이다음의 6번째 스텝은 무엇이 될까요? 아마도 1~5 스텝을 계속 반복해나가면서 익숙해지고, 다른 역할로 각각의 스텝에 참여하게 되는 일이 아닐까요.엘리스는 누구나 프로그래밍을 통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좋은 강의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으로 여러분의 다섯 스텝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 막막한 초심자 분들에게 앞으로의 방향성을 그려보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발행합니다.그럼 엘리스에서 만나요! >> 엘리스 아카데미 바로가기* 이밖에 조언, 첨언, 질문 등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이 글의 독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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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에게 권한을 주라구! (서로 힘든 계단타기에 대해

담당자 : "아!! 맞다 그 자료 곧 넘겨 드릴게요."담당자의 황급함이 카톡과 라이언의 땀방울로 전해졌습니다. 요즘은 효율적인 업무용 이모티콘이 많아서 매우 다양한 감정표현을 섬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15분 뒤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담당자 : "제가 잘못 알았나 봐요. 그 자료는 제 쪽이 아니라 다른 쪽 담당자가 담당이라서 그쪽에서 드릴 거예요."디자이너 : "그분과 직접 컨택할 순 없나요? 어떤 채널로 주시는 거예요?”담당자 :  "잠시만요!”잠시라고 한 잠시가 흐르고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보통 잠시라고 하면 우린 그 동안 다른 일을 하기가 참 힘들잖아요? 예를 들면 배가 아파도 화장실에 가기도 뭐하고..밥을 먹으러 카페에서 나가기도 뭐합니다. 심지어 담배 한 대 피러나가는 것도 좀 애매하죠. 그냥 잠시동안 네이버뿜이나 보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거죠. 근데 그 잠시가 좀 길어지면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초조해..초조하다고...담당자 : "메일로 보내 드렸다고 하네요! 혹시 받으셨나요?"디자이너 : "네네, 메일로 오긴 왔는데 그럼 이 건은 이분께 드려야 하나요?"담당자 :  "아니요, 그냥 저에게 주시면 돼요!"디자이너 : "그럼 수정 피드백이나 추가 자료 요청은 어떻게 해요?"담당자 :  "아… 음 그건 그분께 받아야 하는데… 그럼 잠시만요!”마찬가지로 잠시가 흐른 뒤 재차 받은 연락은 이러했습니다.담당자 : "그럼 필요한 자료 말해 주시면 제가 요청해서 보내라고 할게요!"디자이너 : "아니, 그러지 말고 그냥 담당자님이 한 번에 해 주시면 안돼요?"담당자 :  "아, 그럴까요?"받은 프로젝트는 사용 설명서와 홍보용 브로슈어에 대한 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설명서와 브로슈어의 담당자가 달랐던 것이죠. 일단 담당자 중 누가 선배고 기가 더 센지 알 순 없지만, 작업 시간 중 45분이 '잠시만'을 기다리다가 사라진 것은 명백했습니다. 아마도 다른 담당자에게 자꾸 물어보는 걸로 봐선 그 분에게 약점이 잡혔거나 빚을 졌다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둘이 참..별로 안친한가보다..는 사실을 잘 알겠더라구요.다..담당자님께..여..쭤보고...중요한 건 이런 거예요.누가 전달하고 누가 컨펌하는가 다음 사례도 한 번 볼까용. 어느 중소기업의 회사 소개서와 로고 리뉴얼 건이었는데, 아무래도 담당자가 육두품 신입이고 팀장님은 성골 귀족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화기 너머 담당자가 긁적이며(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긁적였을 것이다) 입을 열었어요.담당자 : "아, 보내 주신 콘셉트 시안은 잘 받았고요. 이제 팀장님께 보고해서 결정한 뒤에 알려 드릴게요."디자이너 : "그럼 콘택트 포인트는 어디로 정리할까요?"담당자 : "일단 저에게 연락주시면 제가 팀장님한테 연락드리도록 할게요."디자이너 : "네(일단 뭐…) 알겠습니다."이렇게 마무리한 뒤 하루가 지났다. 아니 팀장님이면 아무리 멀어도 지척에 있을 텐데, ‘혹시 어디 출장을 가신 건가’ 싶어 재차 연락을 했지요. 급하다고 했던 건이라서 저도 조급하긴 마찬가지니까요.디자이너 : "어제 말씀드린 콘셉트 시안은 어떻게 결정되었나요?"담당자 :  "아, 그게 팀장님께는 보고가 올라갔는데 일단 세 개 중에 하나로 말씀은 하셨거든요. 근데 이사님께도 보고를 드려야 하는데 지금 잠시 자리를 비우셔서 돌아오시는 대로 확인해서 알려 드릴게요!"팀장님과 이사님 등장새로운 미션의 등장. 이.사.님.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났습니다.. 보통 "잠시 자리를 비우셔서"에서 '잠시'는 열두 시간 정도를 의미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린 슈뢰딩거의 야옹이마냥 평행우주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이번에는 이모티콘 없이 보내 보았습니다. 사실상 소심한 투정을 부린 것이지요. 마침표는 너무 심할 것 같아서 그래도 물음표로 마무리 지어보았습니다.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한참 뒤 담당자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담당자 : "아…, 이사님께서 확인은 하셨는데, 대표님과 확인해서 피드백 주신다고 하네요."끝판왕 등장끝판왕 등장. 대.표.님. 대표님까지 올라갔으니 하루가 더 넘어가겠구나 생각하며 닭볶음탕에 소주를 한잔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오늘은 글렀으니 오늘의 술은 오늘 마시는 것이 좋을 듯 했죠."대표님께서 내일 중으로 바로 알려 주시겠다고 하네요!!"라고 밤 12시에 온 카톡을 보니 마음이 짠해지고 애틋해지면서 뭔가 뜨거운 것이 뭉클하니 올라오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닭볶음탕이 매워서 그랬나 봅니다. 예상대로 다음 날이 되어서야 답변이 오긴 왔습니다.담당자 : "일단 모든 콘셉트를 확인은 했는데, 혹시 좀 더 다른 형태의 시안 한 개만 더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서요! 세 번째 콘셉트에서 조금 심플한 느낌으로 하나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디자이너 : "대표님과 이사님 쪽에서 나온 피드백인가요?"담당자 : "네네."그렇게 하나의 시안을 더 만들어 보내 준 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팀장, 이사, 대표(역시나 이사님은 자리를 비우셨고, 대표님은 밤 12시에 피드백을 주신 모양)를 거쳐 실무자에게 되돌아왔습니다. 정식 시안은 시작도 못한 채 컨셉 정하는데만 정확히 8일이 걸렸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용?네…. 결국 3일 만에 회사 소개서를 만들어야 했고 로고는 만들지 않는 걸로 했어요. 내 500만원 어디감.... 음. 서두가 길었지만 본론은 간단합니다. 디자인 의뢰하기 전에 미리 컨셉회의랑 제작부수, 페이지구성 등등은 미리 끝내놓도록 합시다. 그 후에 디자이너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미팅 후 아무리 늦어도 2,3일 내로 바로 작업에 착수할 수 있어요. 그런데 구우우욷이.... 미리 계약맺어놓고 한도끝도없이 대기만 타게 하고있으면 서로 긴장하고 피곤해지기 시작하거든요.언제까지요?..그리고 핵심은 실무자에게 권한을 주세요. 위에서 회의와 구성을 어느정도 가닥 잡았으면 이제부턴 니가 알아서 해라..라고 어느정도 맡겨야해요. 자꾸 세세한 것, 토시 하나, 컬러 하나까지 대표님까지 보고가 올라가면 그 시안은 억겁의 세월이 흘러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거예요. 만약 그 실무자를 못믿겠으면 본인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세요. 그 불안불안함을 안고 그 미더운 분에게 맡기곤 자꾸 본인에게 가져와서 확인 맡으라고 하면..결국 본인의 일만 늘어나는 거거든요.서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 몇 일까지 시안3개로 추려서 가꼬와.2. 그 중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거 1,2,3순위 잡아줘.3. 그 이유를 써줘.하고 그냥 맡기는 게 짱입니다. 이게 자꾸 안되는 이유는 3가지가 있더라구요.1. 윗사람이 굉장히 자기의견 반영을 좋아하시는 분이다.(뭐라도 한 마디 꼭 하고싶으신 분)2. 회장님의 심기를 건드리는 어떤 것을 잘못넣으면 진짜 큰일나는 회사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대기업 대상 행사나 디자인할 때는 회장님의 언어, 그 분의 말, 가치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괴이이이잉....장히 신중해야 합니다. 띄어쓰기도 틀리면 안되거든요.회장님 타노스인줄)3. 실무자가 진짜 일을 못하는 경우거의 과반수 이상의 경우는 1번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뭔가 팀장님이 시각디자인과 출신이라던가... 미술가 집안 분이시라거나, 또는 대표님이 유독 디자인에 덕력이 있다거나..아니면 디자인과 상관없이 뭐라도 한 마디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스타일이라던가. 이런 식이죠.음 이건 딱 잘라서 간단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렉션 방식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 계단타기만 하고 있으면 잘나올 디자인도 망합니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예요. 수많은 사람들을 거치며 말이 더해지고 그 말이 오르내릴 때마다 조금씩 바뀌거든요. 디자인은 길을 잃고 쑥대머리가 됩니다. 그리고 결국 비싼 돈 들여서 이상한 시안을 받을 거고시간은 시간대로 썼을거고실무자는 지쳐버렸을 거고디자이너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떠날겁니다.이런 대우주적 비극을 막기 위해.....우리 모두 실천해봐요. 1프로젝트 1담당자 1컨택포인트 니 선에서 정리하기, 정리된 것만 나에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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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3개월만에 땋! 완벽히 끝낼 수 있는 방법은!

클라이언트님의 말씀은 고귀하고 정결합니다. 그러니 그 분의 말씀은 신탁처럼 제단에서 받아 마땅합니다. 저의 유익과 만족을 채워주시는 분이자, 소니MDR 1A를 살까말까 고민하는 저의 하찮은 물욕에 속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시는 분들이니...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가끔 그 분들의 말씀이 인간의 영역에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시공의 폭풍속 어딘가에 숨겨진 고대의 예언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건 왜인진 모르겠지만 인류역사 대대로 흘러내려오는 '3'의 저주입니다. 심지어 정리/분류충인 저도 껏득하면 3가지를 굉장히 신봉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선 3의 법칙, 3가지로 정리해라, 삼각형은 가장 안정적인 구조, 로봇은 3단합체, 등장인물은 3자구도, 반찬은 3가지 등등 3에 대한 상징적의미는 생각보다 굉장히 지배적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지 사회적인 원인이 아닌 실제 생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만들어질 당시 깔려있는 갤럭시 기본앱마냥 3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게끔 설정되어 있습니다. 음절도 3개로 나누고, 정보도 3개로 나누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죠. 선택항도 3개일 때 안정적인 선택이 가능해지고, 빛도 3파장으로 나누어 인식하기도 합니다. 아주 신기방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강력한 3의 저주는 당연히 클라이언트들의 정언명령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종종 거대한 3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브랜딩전문가와 마케터, 디자이너들을 볼 수 있습니다. 3의 저주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으악!!..또 3이야!!!!)1. 3개월안에(좋아요30,000 / 또는 3배 증가)2. 3시간이면 되지?3. 시안은 3개주세요.분명한 것은 3이란 것은 분류의 기준이지 완성의 기준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종종 몇몇의 사람들은 숫자3이 들어간다면 무조건 시안이 소환되거나, 좋아요30,000을 찍거나, 제안서플로우가(3시간안에) 정리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것때문에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오늘은 3개월안에 좋아요 30,000을 찍거나, 브랜딩을 완성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3개월안에 브랜딩을 완성하는 방법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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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56억 달러 성공에 감춰진 디자인의 비밀

아마존은 의심할 여지 없이 온라인 상거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임에 틀림없다.미국 온라인 판매의 약 44%는 아마존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대략 1/3의 미국인들이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을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작년에만 56억 달러의 수입을 거둔 아마존은(비록 이중 연방정부에 낸 세금이 한 푼도 없어서 문제가 됐지만), 프라임 멤버십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용자가 전체 회원의 95%에 달한다.하지만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한 아마존의 디자인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은 유명해진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들 살펴보면, “고객에 대한 몰입” 그리고 “발명과 단순화” 라는 오직 두 가지 원칙만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대한 디자인적 방식과 관련이 있다.그런데 이런 두 가지 원칙에도 디자인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된 부분은 없다.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아마존의 웹 스토어는 단순하지도 않고 예뻐 보이지도 않는다. 보통 그 두 가지를 좋은 디자인의 조건이라고 보는게 일반적인데 말이다.대신에, 아마존은 사용자 경험, 프로세스 및 기능을 단일화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있어, 비주얼적으로 난잡해보이는 아마존 디자인이 성공했다는 발상은,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미적으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아마존의 디자인이 왜 사람들에게 먹히는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아마존 디자인의 성공은 쇼핑 업계의(디지털이든 실제 물건이든, 럭셔리든 저가품이든) 가장 위대한 4가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위대한 원칙은 첫째,1. 투명성프라이싱과 구매 과정을 분명하게 만들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얼핏 보면 아마존은 특별히 투명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간 아마존의 가변적 가격 모델을 생각해보면, 우버의 혐오스러울 정도의 급격한 가격 인상, 혹은 여행객들을 괴롭히는 비행기나 호텔의 급격한 가격 변동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그래서 아마존 역시 투명성 부족으로 비판을 받았으며, 벌금도 부과 당해 왔다. 비록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변적 가격 모델에 신경 쓰지 않지만, 그들 나름대로 가장 싼 가격을 찾으러 조사를 하는 것에는 아주 익숙하다. 따라서 아마존의 가변적 가격 정책이 다른곳보다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다.그렇다면 왜 이용자들은 아마존의 가변적 가격 정책만 관대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일까?가장 가능성 있는 이유로는, 아마존이 자신들의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쇼핑의 두 가지 장애물을 제거해줬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배송에 있어 숨겨진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쇼핑이 매장에 가서 사는 것보다 느리다는 인식이다. 프라임 서비스의 성공은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잘 설계했기 때문인데, 1년 서비스 신청을 하면 2일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고, 오스카 상을 받을 만한 훌륭한 영화들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프라임 서비스의 투명성(이해하기 쉬운)은 아마존으로 하여금 쇼핑에 있어 가장 주목할 만한 인터랙션 디자인을 만들 수 있게 하였다. 단순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아마존의 원클릭 구매 시스템(최근에 특허가 만료되는) 역시 이에 포함된다. 이 시스템은 아마존의 대쉬 버튼 디자인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인 Alexa가 만들어지는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2. 실체성사람들이 두 가지, 혹은 여러가지 제품들 중 하나를 고를 때, 훌륭한 쇼핑 디자인은 그러한 제품 선택 과정을 실체적으로 보여주고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사람들은 선택에 대한 정보를 잘 알게 된 상태에서 자신감 있게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아마존의 상품 표시 페이지는 엄청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기획되었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모든 제품의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이에 포함된다. 보통 한 가지 물건만 파는(옷이나, 신발, 자동차 부품 등) 쇼핑몰 사이트에 가보면, 그 단일 물품의 특성에만 맞춰서 정보를 보여주곤 한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마존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이는 아마존은 다른 특정 품목이나 브랜드를 파는 사이트와 달리 상품 표시와 검색 결과 페이지가 우아하고 깔끔하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렇게 겉보기에 단점으로 보이는 것을 자신들만의 자산으로 변화시켰다. 아마존의 모든 상품 표시 페이지는 똑같은 모듈과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로 하여금 어떤 상품을 검색하건 그 특성을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3. 신뢰성사람들은 자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곳이 정직한 곳인지 알고 싶어한다.인터넷 쇼핑몰로써 아마존은 퍼스트-파티 판매(아마존에서 직접 판매하는 상품)와 써드-파티 판매(아마존의 전체 판매의 대략 절반을 구성하는)를 둘다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이용자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자신들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아마존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한 가지 아마존의 쇼핑 운영에 대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여러 판매자들이 파는 물품을 검색했을 때이다. 예를 들어 어떤 판매자가 가장 믿을만한지, 배송비는 포함되어 있는지, 이용자들이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한 판매자는 누구인지와 같은 점들을 살펴보고, 자신 있게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수고가 든다.이렇게 된 데에는 아주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아마존은 Etsy와 eBay와는 대조적으로 판매자들이 자신들만의 판매 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꾸준히 막아왔다. 아마존에서 유저들은 쇼핑만 하기 때문에, 판매자들은 그저 아마존이 아직 하지 못하는 상품 조달과 배송만 하는 일꾼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이는 Uber와 Lyft에 등록된 운전 기사들이 회사가 자율주행차를 기다리는 동안 임시로 쓰는 과도기적 노동자들처럼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아마존이 직접 파는 상품과 서드-파티 판매자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통합돼서 검색되는 것으로 인한 사용자들의 혼란과 불편은, 배송과 반품 절차라는, 사용자들이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에 일관적인 경험을 주기 위함이라고 아마존은 주장한다. 당신이 어떤 물건을 직접 아마존을 통해 사건, 혹은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사건 간에, 당신은 어쨌든 그 물건을 아마존에서 샀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아마존으로 하여금 아마존 프라임의 이틀 배송 시스템과 반품 프로세스를 서드-파티 판매자에게까지 적용 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모든 배송과 반품 절차를 통합시키는 것의 목적은 어떤 물건이든 아마존에서 사는 유저들과 핵심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와 반대로 만약 아마존이 서드-파티 판매자들 각각 이런 과정을 컨트롤 할 수 있게 허용했다면, 신뢰를 구축한다는 아마존의 목표는 훨씬 더 이루기 어려워 졌을 것이다.4. 유익함사람들이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지는 지, 무엇이 필요한 지 항상 아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쇼핑 디자인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예측해서 그것을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있다.아마존의 상품 상세 정보 페이지가 그 상품의 다양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아마존의 검색 인터페이스(왼쪽 필터와 하단 카테고리 내비게이션)는 확장성이 뛰어나고 매끄럽게 조정되어 사용자들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바로 찾을 수 있다.하지만 아마존의 상품 디스플레이 페이지처럼, 왼쪽에 표시되는 검색 필터는 특정 상황에서는 카테고리에 완벽하게 맞춤으로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발을 검색한다고 했을 때 아마존의 검색 툴과 자포스(아마존이 소유한 신발 전문 쇼핑몰)의 네비게이션을 비교해 보자. 자포스의 툴은 사용자 경험에 일관성을 부여해서 사용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울 필요 없이 시스템을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하여 아마존이 가진 단점들을 해결하고 있다.디터 람스(독일의 유명 디자이너)가 말했듯이,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쓸모 있게 만든다아마존의 비주얼적 디자인은 날씬해 보이지도, 간단해 보이지도, 아름답지도 않고 유저들의 감성적인 부분도 건드리지 않지만, 그 자체로 대단히 유용하다. 아마존의 기능과 그에 따른 미학은 효율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데 확실히 맞춰져있다. 사실, 아마존은 디지털 브루탈리즘의 일종으로 묘사될 수도 있다. 그것은 직접적이고 효율적이며, 가능한 사람들의 요구를 가장 덜 까다로운 방법으로 충족시켜 주려는 이상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아마존의 성공은 디자인 업계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한 가지 원칙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성공한 디자인이 꼭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 이다. 물론, 디자인이란 것이 그저 미적인 과제에 불과하다는 관념은, 연구 중심의 디자인적 사고가 실제로 널리 사용되며 오래 전에 틀렸음이 밝혀졌지만, 그래도 잘 디자인 됐다는 것이 꼭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아마존의 성공을 분석하기 위해선 그 인터페이스의 겉모습만큼이나 안에 숨겨진 시스템적 디자인 역시도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의 디자인 철학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인 애플이나 이케아만큼이나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마존을 보면서 디자인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한 실수다.아마존이 보다 나은 유저 경험을 만들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는 이러한 디자인 원칙들은 경쟁자들 입장에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원칙들을 뜯어보면 사람들이 쇼핑에 있어서 무엇을 중요시하는 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회사가 앞으로 더 커짐에도 이런 원칙들을 고수할 수 있을까? 다른 경쟁사들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때가 무르익은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월마트, 그들을 주목하고 있다.*글쓴이인 Jason Brush는 Creative and UX at Possible의 전무이며, LA에 있는 회사 지점에서 창의적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감독하고 있다. POSSIBLE에서의 수상 경력 외에도, 그는 UCLA 파사데나에 있는 Art Center College of Desing에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원문 : fastcodesign#더팀스 #THETEAMS #디자인 #디자이너 #인사이트 #아마존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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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UI, 스티비는 이렇게 씁니다.

어떤 버튼을 넣어드릴까요?세상에 온전하게 혼자 만든 물건은 매우 드뭅니다. (풀스택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웹서비스 역시 여러 사람의 협업으로 만듭니다. 슬로워크에서 운영하는 이메일마케팅 서비스 스티비도 예외는 아닙니다. 살짝 말씀드리면 스티비는 기획/PM 1명, 디자이너 1명, 개발자 2명이 만들고 있습니다. 큰 조직은 아니지만 소통의 틈은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그중 하나가 UI 용어입니다. 동상이몽이라는 말처럼 각자 웹서비스 개발을 해왔지만, 모두가 같은 상황과 맥락에서 학습한 것이 아니고,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달라 사용하는 용어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의미와 구현된 결과물이 다를 수 있습니다.“‘드롭다운’이 들어가야 해요”라고 요청받고 나온 결과물은 ‘버튼을 클릭하면 아래로 펼쳐지는 메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청한 사람이 실제로 원했던 것은 <select>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소통의 틈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장문의 기획서를 쓰고 시간과 공을 들여 프로토타이핑을 합니다. 시간과 인력 자원이 허락된다면 아주 좋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자원이 적은 스타트업 팀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비용이죠. 그저 “‘드롭다운’은 아래로 펼쳐지는 메뉴이고, 옵션 선택을 위해서는 셀렉트(<select>)를 쓰자”고 미리 약속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됩니다. 그래서 UI 용어 통일은 중요합니다.이런 것이 헷갈리고, 이렇게 씁니다.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비스를 2년 가까이 만들어 오면서 헷갈렸던 용어와 서로 약속을 통해 바로 잡은 것들, 그리고 아직도 헷갈리는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또는 웹표준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저 “스티비는 이렇게 쓰는구나”하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1. 버튼(button)버튼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사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버튼. 마우스와 키보드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많은 액션이 있지만 무언가를 클릭하는 것만큼 직관적이고 친숙한 UX는 없을 것입니다. 그 중심에 버튼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이동을, 어떤 때는 실행이나 취소를 위해 버튼을 클릭합니다.버튼의 개념과 역할은 아주 명확한 것처럼 보이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장에서는 때로 ‘링크’와 혼동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은 로 만들어진 링크로 만들어야 하고, 어떤 것은 <button>으로, 또 어떤 때는 <input type=”submit”>처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표현되는 결과물은 마우스를 올리면 색이 변하는 ‘버튼’이죠. 보통 는 페이지의 이동을 나타내고, <button>은 실행이나 취소, <input type=”submit”>은 양식의 전송을 말합니다.스티비에서는 ‘버튼’, ‘링크’, ‘링크 버튼’을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결과물은 버튼이지만 개발자의 재량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정합니다. 위 용어들에 대한 추가 질문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SPA 방식으로 개발된 탓에 실제로 구분이 명확히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씁니다.→ “개발자가 알아서 한다”2. 팝업(popup)과 모달(modal)pop하고 뜬다고 다 팝업은 아님다음으로 헷갈리는 것이 팝업과 모달입니다. 과거 ‘팝업’은 작은 새로운 윈도우를 띄우는 기능을 말했습니다. 최근 팝업 차단이나 모던 브라우저들의 다중탭 기능 덕분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많이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모달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 화면 위에 레이어를 덮어 마치 새로운 창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이 부분은 모달로 해주시고요.”, “다음 페이지는 역시 같은 팝업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이처럼 초기에는 위 용어를 혼재하여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윈도우를 띄우는 상황은 없거나 매우 희박하므로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모달은 ‘기존(부모) 페이지와 맥락을 달리하는…”이라는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되도록 ‘모달’이라는 용어로 통일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씁니다. → 팝업/모달은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는 않지만 열리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용어를 구분하면 좋다. 구현은 하나의 통일된 템플릿으로 진행한다.3. 얼럿(alert)항상 경고만 하는 건 아닙니다‘얼럿’은 사용자가 무언가 잘못된 길로 갔을 때, “띵”하고 뜨는 그 경고창입니다. 과거에는 브라우저에 내장된 기본 기능을 많이 사용했지만, 디자인과 사용성을 위해 최근에는 디자인이 입혀진 레이어로 구현된 유사 얼럿이나 하단에 위치한 토스트얼럿UI 등 다양한 변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취소하려고 하면 이런 메시지로 경고를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개발자는 이것을 단순히 alert()으로 처리할지 상단에 뜨는 예쁜 레이어로 띄웠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없앨지, 하단에 커다랗게 보여줄지 고민이 됩니다. 앞서 살펴본 모달 형식의 경고도 있으니 혼란은 커집니다.대부분 서비스가 그렇겠지만 스티비는 미리 설계된 얼럿 디자인을 사용합니다. 보통의 경우 당연히 이 UI를 사용하고, 추가 액션이 필요하거나 화면의 가운데 모달 형식으로 보여줘야 할 경우라면 디자인 작업물에 명시합니다. 화면에 붉은 글씨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어 이 부분은 대부분 디자인 결과물로 소통합니다.* 이렇게 씁니다.→ 디자이너가 각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며 적당한 경고 방식을 선택, 디자인 작업물에 배치하여 개발팀에 전달합니다. (디자인 결과물은 제플린으로 전달합니다)4. 드롭다운(dropdown)과 셀렉트(select)그 누르면 뭔가 아래로 스르륵 나오는 그거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드롭다운’과 ‘셀렉트’는 다른 UI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어 혼용하여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드롭다운’은 하위 메뉴가 숨겨져 있다가 사용자의 마우스 오버나 클릭에 숨겨진 메뉴를 보여주는 UI입니다. 셀렉트는 <select>태그로 구현되며 사용자에게 내재된 옵션값 중 하나(또는 여러 개)를 받기 위한 양식 UI입니다.예쁜 디자인을 위해 레이어로 구현된 드롭다운처럼 구현한 셀렉트도 있고, 셀렉트인데 옵션의 선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동시에 페이지가 이동된다든지 하는 액션을 가진 경우가 있어 혼란이 생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씁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이 둘은 명확히 구분합니다. 사용자에게 어떤 값의 입력(선택)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셀렉트를 사용합니다. 이때 디자인은 변형될 수 있지만, 선택이라는 핵심 기능은 그대로 둡니다.버튼 뒤에 숨겨진 메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드롭다운을 사용합니다. 하위 메뉴에서 어떤 액션이 있어야 한다면 드롭다운으로 합니다. 구현은 기획에 맞추어 진행합니다.5. 인풋(input)입력하는 곳인데, 마우스 갖다데면 색 바뀌고요. 입력하는 동안은 다른 색으로…‘인풋’, ‘입력창’, ‘필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사용자에게 텍스트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입력받기 위한 UI로 보통은 그냥 사각형이고, 여기에 테두리(border)나 옅은 배경(background)를 주어 사용합니다.딱히 헷갈릴 일이 없긴합니다. 하지만 뭔가 용어 통일을 한다면? 아마도 ‘텍스트 입력’이나 ‘텍스트 인풋’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결과물은 입력을 위한 상자이지만 구현은 보통 <input>태그로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풋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input type=”checkbox”>나 <input type=”radio”>, <input type=”submit”> 같은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풋으로 해주세요”, “인풋 중에 뭐요?”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텍스트 입력’이라고 한다면 <textarea>와 혼동할 수 있습니다. 구현 과정을 생각하여 되도록 명확한 용어가 사용되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씁니다. → 무엇을 입력할지 디테일한 전달 필요. 용어 통일은 조금 더 논의해 본다.마치며쓰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UI 관련 용어들. 각자 편한 대로 쓰면 되지 왜 꼭 통일해야 할까요? 오히려 하나의 단어로 통일하는 순간 그 단어만 제한되는 것은 아닐까요? 개발 조직마다 다르겠지만,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처럼 작고 빨라야 하는 조직에서의 팀원 사이의 이런 작은 ‘싱크’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드롭다운을 열심히 그렸는데, 실제로 필요한 건 셀렉트였다면? 이렇게 소통이 어긋났을 때 발생하는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줄어듭니다. 세세한 UI까지 디자이너가 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리 약속된 UI(일종의 스타일 가이드)가 있다면 개발자는 상세 디자인 없이도 기존 것을 재사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UI 용어의 싱크만 잘해도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구현해볼 수 있습니다.#슬로워크 #스티비 #UI #디자인 #디자이너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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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 UX팀의 Nigel을 만나보세요!

화를 낸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고요"어떻게 해야 너그럽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나요?"가 나의 첫 질문이었다.좋은 사람이 많은 스푼 멤버들 중, 가장 '어른'의 표본 중 표본.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배이자, 동료. 입사 초, 단 한 번의 대화로 제가 입덕 하게 된 나이젤을 소개합니다.나이젤 曰: "저는 착하지 않습니다! 써니가 늘 저의 이미지 메이킹을 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하하.. 저는 예전에 지금과는 많이 다른 류의 사람이었어요. 사실 이렇게 바뀌도록 노력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스푼에 오기 전 다른 곳에서의 나이젤은 조금 과격했어요. 제 성격을 바로 드러내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달았어요. 절대 화를 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요. 사람이 화를 안 낼 수는 없어요. 저도 화가 날 때가 많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부드럽게 상대를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듣고 싶은 당신의 스푼 라이프프로젝트 매니저는 어떤 업무를 하나요?"저는 스푼 라디오 프러덕트 그룹에서 UX리딩을 맡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스푼 앱을 만드는데 어떠한 방향으로 만들 것인지 동료들과 협업하여 유저들이 조금 더 편하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벤트 또는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 개발팀, 마케팅팀 그리고 운영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조율하는 역할입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다 보니, 다른 성향의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생기는 것 같아요."개발자에서 기획자가 되기까지"저는 8-9년 정도 개발자 생활을 했었어요. 원래 기획자는 아니었어요. 개발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나도 어려운 직무예요. 개발자가 되는 장벽이 굉장히 쉬운 건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려면 끈기와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거든요. 프로젝트 매니저로 포지셔닝이 바뀌면서 장점이 있다면 제가 개발자 출신이다 보니, 개발자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조금은 수월하다는 것 같아요. 요즘은 UI/UX 이론과 사용자 조사 방법론에 더 관심이 생겨 강의를 들어요. 배움엔 정말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좋은 기획자가 되려면?"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업무의 많은 부분은 관찰, 리서치, 요구사항 분석을 하고, 이후에는 프러덕트에 어떻게 적용을 할 것인지에 대해 조율하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말을 참 많이 해야 하고요. 문서 작성 및 정리도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가 어떤 시점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알고 있어야 하고요. 저는 정리를 못하는 편이지만 메모는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앱 기획자다 보니, 플로우를 정확히 알기 위해 앱을 많이 보고 버튼 하나하나 눌러보곤 합니다."동료들과의 *케미 비결이 궁금합니다.(*미디어 속 등장인물들이 현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것을 뜻하는 한국 내의 신조어로, 원래 스포츠계에서 팀 내 단결력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케미스트리(chemistry)에서 변형되었다)"케미요? 저희 팀원분들 한 분 한 분이 참 열성적이십니다. 함께 일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특히 Mika는 업무를 함께 하며 가장 저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시는 분인데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배울 점이 많으신 분이에요. 제가 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정말 좋은 시점에 스푼에 와주셔서 즐겁게 감사하게 일하고 있습니다."제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실력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곳은 프로들이 모인 자리니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기 위해선 결과적으로 겸손한 태도와 올바른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모든 것들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서로를 존중해주고 시너지 효과가 나야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물 - "저는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도덕경을 읽어보았는데 그 내용 중에 가장 좋은 건 물과 같다는 말을 보았습니다. 어디서 모나지 않고 남들에게 편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알고 싶은 Nigel의 이야기멋진 스타일링의 근원이 궁금합니다."스타일링이요? 7:3 비율인 것 같습니다. 제가 7 정도 입고 싶은 옷을 입으면 와이프가 3 정도 코칭을 해줍니다. 정말 아닌 옷을 입으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기도 하고요. 저는 사실 쇼핑을 좋아해서 와이프가 함께 가자고 할 때 같이 가는 걸 좋아해요."스푼의 결혼 전도사 나이젤 "저는 결혼하면서 삶이 많이 바뀌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결혼 전도사처럼 결혼을 하라고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크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 아이들과 평일에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서 아쉬운 면이 많아요. 저희 아들이 진짜 해맑거든요. 저한테 가끔 이런 질문을 해요.아빠! 나비는 대체 왜 나는 거야?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어른들에겐 들을 수 없는 피드백들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저를 행복하게 해요. 저는 아침 출근 전 항상 아이들에게 시 한 편을 읽어주고 나와요. 그렇게라도 아이들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주말엔 아무리 피곤해서 아이들과 밖에 나가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해지더라고요."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팁이 있다면"저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말투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 말하면 사람들한테 똑같은 말을 조금 더 부드럽고 좋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작년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고 좋아하는 책은 '말 그릇'이라는 책입니다. 말투를 많이 바꾸려고 노력을 참 많이 했어요. 원래 저를 잘 아시던 분들은 제게 너무 가식적인 것 아니냐며 또는 혹시 나이 때문에 바뀌셨냐고 많이 물어보셨어요 하하.. 물론 나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굳이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팀원들이 Nigel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Ella:  홍길동 - "항상 바쁘게 다니셔서!!!!!!!"Ester: 등대지기 - "화창한 날 등대에 기대 해안선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올라서"Mika: 토끼 오빠 - "토끼 닮아서요 히히..."Mia: 수요 미식회 맛집 - "자리에 항상 사람들이 북적북적 붐비기 때문에...(만인에게 인기 만점)"Ann: RM - "BTS RM 같은 마이쿤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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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적인 느낌' 디자인 대공략집

디자인 오더를 받을 때 디자이너님들께서 생각하셔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개 클라이언트가 '이런 느낌으로 해주세요..' 라고 하는 건 대부분 뻥입니다!여기서 뻥이라고 함은, 의도적인 거짓말이 아니예요. 사실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싶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꾸 어긋난 포인트를 잡게 되는 거예요. 이 때 본래의 취지와 니즈에서 벗어난 단어와 추상적인 표현들이 입밖으로 나오게 되죠. 대부분 이 표현들은 지나치게 뭉뚱그려져 있거나, 상징/연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과 표현의 괴리로 인한 '거리감' 이라고 말하는 편이 적절하겠네요.   인사이드아웃을 보신분들은 잠시 기억을 되새겨 볼까요. 기쁨이와 빙봉, 슬픔이가 무의식의 세계로 떨어진 이후 잠깐 '추상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들은 점점 2차원 평면이 되었다가, 도형이 되고, 이내 본래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단순해지기 시작합니다.그렇죠 바로 이 과정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떠한 기억을 구체적인 정보보단 이처럼 추상화과정을 거쳐 단순하게 기억합니다. 이를테면 국물을 입에 넣는 순간 용이 승천하고 눈앞에 美味가 떠올랐다고 해볼께요. 사실 그 맛을 느낄 때는 단짠, 얼큰, 시원, 들깨의 고소함, 육수의 진함, 향기, 빛깔, 식감 등등 온갖 다양한 정보들이 미뢰를 통해 뇌에 전해졌을 겁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난 후 머리가 기억하는 정보는 그냥 '맛있다.' 일 뿐이죠. 조금 더 정확하게 기억하자면 '존나 맛있다.' 정도랄까요.반대로 기억의 인출과정도 이 추상화된 개념을 꺼내는데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은 구체적인 정보를 통째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단어를 하나 꺼낸 다음 그 위에 정보를 덧붙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 과정에서 과연 올바른 정보들이 덧붙느냐...? 하는 것이죠.세련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란 이상한 표현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정보의 전후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뭔가 세련된 느낌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뒤에 딸려오는 정보들은 또 뭔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일 것 같은 영국 수사물의 고전적이고 클래식 양식이 합쳐졌으면 하는 거죠. 사람들은 생각보다 표현에 많은 단어를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단어만 계속 사용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쓰는 단어가 시각정보를 모두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보니 그냥 이것도 빈티지고 저것도 빈티지고 너도 빈티지 나도 빈티지가 되는 겁니다. 그냥 대강 비슷한 단어를 가져다가 붙이는거죠.내 생각 나도 몰라.클라이언트가 말한 빈티지를 '빈티지'라는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우주적혼란과 역사적인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도대체 저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떠올랐기에 그걸 빈티지로 퉁쳤을까? 를 바라보는 것이 먼저죠.도대체 저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떠올랐기에 그걸 빈티지로 퉁쳤을까?를 바라보는 것이 먼저죠. 디자인 오더에는 유독 '~한 느낌' 이란 단어가 많이 쓰입니다. 그런 느낌을 주려고, 이런 느낌을 내주세요, 저 느낌처럼 가주세요... 등등. 추상적인 단어는 여러 감각들이 느꼈던 정보를 한꺼번에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시각정보로 국한시키려니,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하죠.예를 들어 내가 어제 갔던 그 예쁜 카페의 느낌을 포스터에 담고 싶은 거예요. 카페에서의 경험은 향기, 행동, 맛, 분위기, 소음, 느낌, 조명, 인테리어 등등 굉장히 다양한 감각의 집합입니다. 그런데 그걸 시각 하나로 압축시키려고 하니 말이 막히고 어려워집니다. 적당한 단어도 생각나지 않죠. 자세히 설명하기도 힘들구요. 그냥 대충 '감성적인 느낌' 이라고 축약해버리는 거예요. 문제는 정작 '감성적인 느낌이 뭔데요?' 라고 반문하면 또 그게 뭔진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이처럼,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언어로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요. 훨씬!! 훨어어어어얼씨니이이인!!!!말로 표현을 못하겠지만 그런 느낌... '느낌' 이란 건 굉장히 구체적인 어떤 정보를 꺼내기위한 큰 그릇과도 같습니다. 문제는 그 정보가 나오기 전 그릇부터 나온다는 점이죠. 심지어 가끔 엉뚱한 그릇이 튀어나오면, 원래 꺼내려던 정보가 아닌 그릇에 맞는 정보가 느닷없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 그릇과 정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요.1. 감성적인 느낌명조체폰트와 히끄무레한 파스텔톤 색, 아웃포커싱되어 있는 뭔지 잘 모르겠는 사진들. 흔히 언스플래쉬나 Life of Pix, 또는 얼라우투에 올라올 듯한 사진이 합쳐진 느낌의 디자인을 의미합니다.막 이런 일본스럽고, 세로쓰기가 좀 있는데 명조명조한 느낌에 희뿌연 배경에 피사체 하나 덜렁있는 사진과 막 그런 것들있잖아요. 감성적인 느낌은 밝은 톤과 어두운 톤이 있는데, 클라이언트에게 위와 같은 밝은 톤 감성레퍼런스와이런 어두운 톤의 감성레퍼런스가 있습니다. 흔히 감성적이다...라고 하는 건 '정적인' 느낌을 많이 의미해요. 뭔가 카만히 바라보며 한떨기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감정의 여백과 임을 향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그윽한 느낌을 원하는 거죠. 그러니 뭔가 사람이 서있는 사진이나, 풍경사진, 사물 하나만 클로즈업 사진을 활용하시고, 명조체와 세로쓰기를 사용해보도록 합시다.2. 심플한 느낌심플하게 해달래서 진짜 심플하게 해주면 왜 이렇게 허하냐? 라는 불만이 돌아옵니다. 아니 심플하래 해달래서 심플하게 했는데 이게 왜 이렇게 심플하냐라고 하시면 제가 홍시를 먹은 것도 아니고 도대체 우라질.... 스럽겠지만. 클라이언트의 심플에는 한 가지 말하지 않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내가 원하는 것을 다 넣으면서' + 심플심플한 느낌이란 건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대개 일반인들의 심플은 "정렬이 챡챡 잘되어있는 상태" 를 의미합니다. 10개의 내용이 있다면 오른쪽에 조금, 왼쪽에 조금, 가운데에 조금...이것이 아니라. 그냥 왼쪽에 10개가 다 뭉쳐있는 거죠. 같은 폰트와 같은 모양으로 말이예요. 그리고 그림과 텍스트의 영역이 딱 분리되어 있으면 '아 심플하다' 라고 생각해요. 위 이미지처럼 말이예요. 그냥 정렬과 정돈이 잘 되어있는 상태를 '심플하다.' 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백이 얼마나 있건 뭐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내용이 얼마나 복잡하고 카테고리가 많냐 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사업내용이 200개인 사업체입장에선 100개 내용은 '심플한 것' 이거든요. 그러니 심플의 기준은 상대방의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하냐에 따른 상대적인 것입니다. 위계맞춰서 챡챡 내용 왼쪽정렬해주도록 합시당.3. 빈티지한 느낌각진 영어폰트를 큼직하게 쓰고 노란색 톤을 쓰자는 얘깁니다. 가끔 세리프영문폰트를 써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크라프트 종이 느낌의 누런 텍스쳐를 넣어봅시다. 노란색톤을 쓸때에는 회색톤을 함께 써주면 치직거리는 골드스타 TV앞에 모여 안테나를 잡고 있던 어릴 적의 향수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빈티지하지만 세련된 느낌4. 모던한 느낌회색과 더불어 가늘디 가는 Light 폰트를 써달란 얘기입니다. 면과 선중에 선을 활용해보도록 합시다. 가늘디 가는 2px짜리 흰색 선을 써주면 키야아..소리가 나오면서 백두산 박수를 자아낼 수 있습니다.이런느낌으로다가5. 화려한 느낌화려....를 장식하는 건 컬러입니다. 요소보단 색감이 훨씬 강합니다. 오죽하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서 화려는 산세와 지형지물을 뜻하는게 아니라 오조오억개의 무궁화삼천리를 뜻하는 말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원색을 쓰는 건 싸우자는 얘기이므로, 포인트 컬러와 서브컬러 3개정도를 알록달록하게 배치해보도록 합시다.6. 화려한데 심플한 느낌응용해볼까요. 물론 그냥 들으면 얼간이같은 표현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봅시다. 화려는 컬러를 다양하게 쓰는걸 말하고, 심플은 잘 정돈된 걸 의미해요. 그럼 다양한 컬러를 쓰면서 정렬선을 잘 정리해달란 얘기입니다. 아래의 그림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7. 빈티지한데 모던한 느낌마찬가지로 모르고 들으면 얼뱅충이같은 말이지만, 빈티지는 노란색+회색톤을 써달라는 거고, 모던은 가는 폰트와 선을 써달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굵은 폰트와 가는 폰트를 잘 섞어서 쓰면 빈티지한테 모던한 비밀의 열쇠를 풀 수 있습니다.빈티지한테 모던함...8. 현대적인 느낌굵은 영문폰트와 강렬한 명암대비로 표현해달라는 그런 얘기입니다. 팝아트느낌을 줘도 좋습니다. 채도와 대비를 찐하게! 빡. 줘보도록 합시다. 특히 빨간색계열에 조금 어둡게시리 버건디한 느낌을 주면 검정과 조합이 기가 맥힙니다. 현대적인 색상이 뭔지 모르겠다 싶으면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색상을 관찰해봅시다. 뭐 이상하게 울트라 바이올렛이랄지, 코랄핑크랄지, 샤이니펄 그레이랄지... 이상한 이름을 달고 나오는 스폐셜에디션 컬러들이 현대적인 색상입니다.9. 그런 느낌 있잖아요.어제 핀터레스트에서 본 그 시안입니다. 함께 노트북을 켜고 핀터레스트에 뭐라 검색하셨는지 물어봅시다.10. 아..그 딱 강렬한 느낌.뭔가 하나를 아주 크으으으게 키워달란 얘깁니다.11. 엣지 있는 느낌어떤 요소하나에 포인트 컬러를 넣어달란 얘깁니다. 또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어떤 요소(리본이랄지, 반짝이랄지, 텍스쳐랄지..뭐든)하나를 거기에 꼭 넣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12. 차분한 느낌텍스트의 좌측하단 정렬13. 발랄한 느낌프리픽과 셔터스톡의 벡터이미지를 구매해라.14. 귀여운 느낌팬톤컬러를 사용해달라. 크리미한 느낌으로다가. 그리고 모서리를 둥글게 해달라. 폰트는 HG꼬딕씨15. 강조된 느낌폰트를 굵게, 키워달라. 적어도 1.5배 이상의 크기로 키워라. 또는 보색의 박스를 씌워라.16. 고급스러운 느낌예식장에 주로 쓰이는 필기체 영문 세리프 폰트와 금색 포인트컬러를 써달라. 테두리에 선을 넣어라. 블랙은 매트한 느낌의 R45, G45, B45 컬러를 써라.17. 디테일이 살아있는 느낌어딘가에 깨알같은 요소를 넣어달란 얘기인데, 주로 화살표, 불렛포인트, 박스, 하단바 등에 뭔가 깨알같은 무언가를 넣어달라는 얘기입니다. 주로 화살표를 선으로 세련되게 바꾸면 디테일한 느낌이 삽니다.18. 킨포크느낌가운데정렬, 채도살짝 날린 사진을 쓰고, 사진 밑에 텍스트를 써달라는 얘깁니다.19. 병맛느낌충주시 고구마 포스터나 에듀윌 B급 포스터 만들어달란 얘깁니다. 개인적으로 극강의 난이도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걸 요구한 곳이 공공기관이거나,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것들중에서 1,2달정도 약간 지난 것들을 써보도록 합시다.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라던지, 전화 아이받니?, 영미이이!!~ 이런걸 넣어달란 얘기...랄까요.20. 키치한 느낌키치한 워딩을 써달라는 얘깁니다. 사실 키치라는 건 독일어로 '조악하고 뒤떨어진 요소'를 나타내는 미학용어이지만, 현재는 B급감성이 있지만 센스있고 재빠른 감각의 디자인 또는 그러한 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금 바뀌었습니다. 보통 키치함! 하면 떠오르는 몇몇브랜드가 있는데. 배민이랄지, 피키캐스트라던지, 좋은부탄....(?) 등... 이거든요. 하지만 이들의 키치함은 디자인 자체보단 워딩과 이미지의 절묘한 조합과 허를 찌르는 기획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키치한 느낌을 만들어달라고 했을 땐 사실 아이디어 요정이 되어주세요~~라는 무리하면서도 돈이 많이 드는 부탁인 셈이죠. 그러니 계약서를 다시 쓰도록 합시다....Aㅏ...뭐 더 많이 있겠지만..힘들어서 못쓰겠네요. 사실 위에 말씀드린 게 뭐 정답은 아닐 겁니다. 말 그대로 느낌이란 건 사람마다 인식하는 것들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기는 부분이니까요. 상대방이 정확히 머릿속에 뭘 떠올리고 '그 느낌'을 얘기했는지 찾는 것이 중요하죠. 말씀드린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니 참고용으로만 부탁드립니다.더불어 사람은 언어에 구속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합니다. 원래는 '좀 더 밝은 톤' 을 말하려고 했는데,그게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좀 더 부드러운 톤' 이라고 말했다고 해볼께요.머릿속에선 명도를 높이는 걸 그렸겠지만, 입으로 '부드러운 톤' 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부터 명도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습니다. 부드러운 톤!!..이 입밖으로 나왔고 내 귀에 들리는 순간 내가 원하는 건 '부드러운 톤' 이 되는 거죠.내 희망사항이 명확하지 않고 두루뭉술할 때엔 아무말이나 내뱉게 되는데 그 아무말이 다시 생각을 지배하는 놀라운 순환구조를 보여주는 거예요. 디자이너는 그 순환구조 사이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 자칫 말이 생각을 부르고, 생각이 다시 이상한 말을 부르는 마법의 다차원세계에서 도르마무 마냥 영원의 속박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상대의 표현은 어디까지나 표현일 뿐 그게 팩트가 아니란 사실을 잘 기억해두도록 합시당~. 도대체 저 표현뒤에 숨겨진 진짜 기억은 무엇인지를 캐내는 것이 또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디자이너는 상대의 욕망을 구현해내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즐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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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가 내게 와인을 권했다.(feat.작업후기)

지난 2주간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아서 일을 했답니다. 플젝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어요. 회사소개 문구 좀 세련되게 고쳐달라. 음...그렇습니다. 회사소개서를 만들다보면 처음 의뢰는 디자인으로 오기 마련이예요. 하지만 정작 자료를 받아보면 디자인은 부차적인 문제죠. 일단은 내용이... 뭔 말인지 모르겠어!!... 또는 노잼이야!!.. 아니면 문맥이 이상해!! 또는 상투적이야!! 지나치게 노골적이거나!! ... 등등의 문제들이 있습니다.그래서 대부분은 텍스트부터 손대기 마련이랍니다. 이젠 익숙해져서 아예 앗싸리 처음부터 이렇게 텍스트 기획부터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프로젝트는 특이하게 디자인말고 문구수정만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디자인은 꽤나 괜찮더라구요. 다만 뭐랄까...텍스트가 지나치게 평범해서 마치 체크남방에 뿔테안경, 카키색 카고바지를 착용하고 인케이스 백팩을 맨 착한오빠 느낌이랄까요.  일단 미팅부터 진행해보고자 강남구청역으로 슝슝 달려갔습니다.1.이번 클라이언트는 와인회사였어요. 소믈리에 양성교육과 와인유통, 콘텐츠제작등을 하고 있는 곳이죠. 건물에 1층은 오져버리게 세련된 바&카페였고 2,3층 교육장이 있고, 4층에 사무실이 있고..테라스도 있고... 뭐여. 이쁘잖아? 네, 건물이 예뻤습니다. 미팅은 1층 바에서 진행했어요.보통 대표님은 내향형대표님과 외향형대표님이 있는 듯 합니다. 이번 대표님은 전자에 가까웠어요. 그리 말이 많은 편도 아니었고 조용한 성격에 상당히 전문가느낌을 물씬 풍기는 그런 인상이셨죠. 하지만 정작 와인얘기가 나오면서부턴 각성한 마법전사마냥 눈이 반짝거리시더니 봇물 터져벌임.2.일단 전 와인을 1도 모릅니다. 물론 마셔보기는 했으나 이 맛이 저 맛이고 떫고 달다..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 네, 혀가 있다면 누구나 구별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맛만 알고있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비싼 와인일수록 떫다....라는 뜬소문이 장착된 상태라 이마트에서 파는 8,000원짜리 기획와인이나 꼴짝꼴짝 마시는 정도였죠. 술을 즐기긴 하지만 뭔가 와인은 선뜻 혼술로 즐기기엔 좀 뭐랄까.... 선입견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이건 조낸 특별한 날에 까야해. 라는...?3.텍스트를 만들려면 일단 와인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이 술이 당최 뭔지 알아야 뭔가 구상을 하든 말든 할테니까요...그래서 일단 싸디싼 와인을 홀짝이며 와인책을 뒤적뒤적거리기 시작했어요.최근 개봉한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도 찾아 보았죠. 오우 영화가 상당히 재밌더라구요. 혹시 못보신 분들은 꼭 한 번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진심 그 영화보면 와인멍청이라고 해도 어느 순간 혜안이 열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끝나면 와인이 땡기죠.개꿀잼입니다. 진심4.이번 컨셉은 와인은 '언어다!' 라는 컨셉이었어요. 사실 술이란 게 그렇잖아요. 소주는 소주를 마실 때 하는 대화가 있고, 맥주는 맥주 나름이 대화가 있습니다.뭔가 인생의 크으으으 쓴 맛을 느끼고 나눌 때는 소주가 제격이고...청춘의 짠내나는 한숨을 담은 편맥과 오땅....수다와 근황얘기에 적합한 수제맥주...비오는 날 거나하게 취하고 흥청이망청이 노래부르고싶은 막걸리..등등 술과 대화는 뗄레야 뗄 수 없거든요. 와인은 또 와인 나름대로의 대화가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언어라고 규정해 봤어요. 술자리는 꼭 목소리로 오고가는 대화 대신에 잔끼리 부딪히며 마시는 와중에 느껴지는 무언의 대화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중간에 뭔가 굉장히 어색해지면 '야야야 짠해 짠!' 이라고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예요. 뭔가 잔을 기울여 마신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가 된다고 생각해요.짠해 짠.5.자 그래서...텍스트를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진심 4줄 쓰는게 이렇게 힘든 건지 오랜만에 깨달았습니다.이렇게 일단 언어와 와인의 속성을 뽑아서 사랑의 작때기 마냥 서로 연관있는 것 끼리 연결시켜 주었어요. 은유라는 것은 유사속성끼리 서로 묶는 게 먼저거든요.그리고 각각 속성을 연결시켜 문장으로 만들어냈어요. 논리는 이런 식이었어요.'와인은 언어다.''언어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규정한다.''와인은 우리의 삶을 바꾼다.'이런 3단 논법으로 갔던거죠. 몇몇 키워드들이 등장했어요. 오감, 깊어짐, 가벼움, 묵직함, 섹시함, 섬세함, 감각 등등..말이예요. 이제 이 녀석들을 문장안에 잘 녹여서 하나로 만들어야 해요. 이 때 만큼은 존윅에 나오는 총기소믈리에가 된 것같은 느낌이죠.그래서 기존 텍스트를 이렇게저렇게 바꾸고 만들고 난리를 쳤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재미가 없으니 생략하도록 할께요. 여튼 이렇게 14개의 사업영역에 대한 텍스트가 모두 만들어졌습니다. 텍스트를 만들 때는 몇가지를 고려해야해요!~일단 읽혀야 해요. 끝까지 읽히고 나선 찰져야 해요. 입천장에 달라붙은 양반김마냥 입에 챡!! 붙어야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쉬워야 해요. 와인은 안그래도 전문가들만 알고있다라는 느낌이 강력한데 영어나 한자어가 수두룩하면 읽는 사람은 느에에에에 핵노잼! 하면서 뒤로가기를 누르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입으로 말해도, 글로 써도 둘 다 어색하지 않은 글이면 더더욱 좋겠죵. 그래서 문장에 구성할 때 운율을 잘 짜요. 3.3.5라던지 3.4.3이라던지 음보를 잘 짜주면 딜리버리 쩌는 스피치를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라임도 잘 맞춰주면 좋아요. 이응이응이 가득한 어절에 하나씩 파열음이나 된소리를 넣어주면 엑센트가 살면서 일종의 리듬감을 만들어 준달까요.그렇게 머리를 두번짜고 세번짰더니!!  이런 것이 만들어졌어요!대표님은 맘에 든다고 끄덕이끄덕이를 하셨고(으아아아아...감사합니다!!!)  전 2주간 시달리던 긴장에서 봉인해제될 수 있었어요. 대표님께선 와인을 적극 권하셨습니다. 한 잔 잡숴봐~ 이런 느낌은 아니었고. 진심으로 와인이 삶을 보는 눈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계셨어요. 근데 사실 이 점은 저도 동일해요. 술이란 것은 대화를 동반한다고 했잖아요. 심지어 아무 말없이 술만 기울여도 뭔가 그 분위기라는 것이 전하는 메시지가 있기도 하구요. 이게 주종에 따라 조금씩 어투나 언어가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분명 와인은 와인 나름의 대화와 분위기가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그 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내 몸속에 들어가는 이 알싸한 것들이 당최 뭔지 이해해야 해요.와인을 배운 다는 건 내 몸속에 또 하나의 언어를 채워넣는 느낌이죠. 말로 내뱉는 언어가 아닌 혀와 코끝으로 느끼는 언어말이예요.그래서 말인데, 대표님이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소믈리에 기초과정을 한 번 들어보라고 권하셨어요. 우왕굿이예요. 자랑입니다. 이제 더 이상 와인코르크도 제대로 못따서 코르크 빠뜨려서 둥실둥실 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클라이언트 비즈니스를 한다는 게 장단점이 있습니다. 모든 디자이너와 콘텐츠제작자는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해요. 그건 숙명과도 같은 숙제죠. 내 것을 만들면서 느끼는 뿌듯함은 굉장한 쾌감을 줍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클라이언트 비즈니스도 짜릿한 매력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몸담고 있는 세계를 맛볼 수 있잖아요. 특히 이번 프로젝트 처럼 전혀 관심도 없었던 영역을 '일을 하기 위해' 공부했다가 매력이를 느껴버리는 경우엔 더더욱요. 매번 새로운 일을 하시는 대표님들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조금씩 테이스팅하는 기분입니다. 이번엔 진짜로 알싸한 와인을 테이스팅 하게 될 것 같구요. 조만간 소믈리에 과정을 듣게되면 이 언어가 얼마나 기가 맥히게 매력적인지 꽐라가 되어서 글을 주저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글 중에 글은 취중끄적 아니겠습니까.이렇게 또 하나의 일이 끝났습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생에 두번 없을 기회까지 제공해주신 와인비전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딱히 돈을 받거나 광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언어에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들려보세요 :) http://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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