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홈

인터뷰

피드

뉴스

조회수 1912

모바일 데이터 분석의 시작: AARRR (해적지표)

모바일 분석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모바일 데이터를 실제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고객 분들이 많으신데요. 모바일 분석 툴을 이용하여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쌓더라도, 그것이 실제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것입니다.오늘은 유명한 분석 프레임워크 AARRR에 따라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 활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AARRR: 미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500 Startups의 창립자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개발한 분석 프레임워크. 스타트업이 시장 진입 단계부터 서비스/제품을 홍보하고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단계별로 집중해야 할 지표를 정리한 성과측정모델. (1) Acquisition (사용자 획득)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때, 어떤 광고 채널/캠페인이 가장 효과적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데이터들이 필요할까요? 흔히 가장 많은 앱 설치수나 방문수, 페이지뷰를 일으킨 광고 채널/캠페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데이비드 맥클루어에 따르면 해당 비즈니스에 의미 있는 이벤트 수를 가장 많이 발생시킨 채널/캠페인에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채널에서 유입된 사용자들의 앱 설치수나 방문수가 높다고 하더라도 비즈니스에 핵심적인 회원가입수, 주문수가 낮다면 효과적인 채널이라고 볼 수 없겠죠. 이 때문에 와이즈트래커에서는 마케팅 채널/캠페인별 앱설치수, 방문수, 페이지뷰 뿐 아니라 비즈니스별 맞춤 성과(회원가입수, 예약수, 리뷰수, 공유수 등) 전환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해당 데이터에서 Facebook과 Adwords 광고를 통한 App 설치수는 비슷하지만 주문수(페이스북: 205, 구글: 3)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경우, Adwords 보다는 Facebook에 예산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 뿐 아니라 마케팅 채널 별로 앱 재사용율 및 삭제율을 Retention 리포트를 통해 제공하기 때문에 어떤 마케팅 채널이 고객 획득과 활성화에 효과적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Facebook으로 유입된 사용자의 Retention 리포트입니다. 앱 설치 이후에 재사용율보다 삭제율이 높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의 내용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채널을 확인했다면, 그 채널로 유입된 사용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 보다 효과적인 타겟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와이즈트래커의 다차원 세그먼트 기능을 이용하면 해당 채널에 유입된 사용자의 성별, 연령, 사용국가, 기기 플랫폼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WISETRACKER 다차원 세그먼트 설정 화면. 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용자들을 설정한 세그먼트에 따라 일차원 또는 다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기기 플랫폼(iOS vs Android)과 성별로 다차원 세그먼트를 설정하면 아래와 같은 데이터가 나타납니다.   (2) ACTIVATION (사용자 활성화)사용자들이 앱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첫 방문 시 사용 경험이 나쁘다면 앱을 삭제하거나 다시 방문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유저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화면 이동경로 리포트를 통해 사용자들이 첫 화면 이후에 기획 의도 처럼 문제없이 이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인화면 이후에 서비스/상품 페이지가 아닌 엉뚱한 화면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다면 앱 UI/UX 개선이 필요하겠죠.→ WISETRACKER 화면 이동경로 리포트 또한 전환 퍼널 분석을 통해 각 화면 경로 별 전환율과 이탈율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4단계로 이루어진 회원가입 전환 경로 분석 시,  2단계에서 이탈률이 높다면 해당 단계에서 고객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기입하게 하거나 민감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WISETRACKER 전환 시나리오 화면. 회원가입의 2단계(가입인증)에서 이탈율이 38.8%로 가장 높기 때문에 해당 단계를 간소화 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위의 정보들을 통해 우리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주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RETENTION (사용자 유지)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앱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이므로 추후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와이즈트래커의 Retention 리포트를 통해 사용자들이 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지, 그렇지 않고 1~2일 내에 삭제하는지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앱 설치수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앱 유지율 및 삭제율 또한 점차 높아진다면 처음 방문자들에게 앱 서비스가 크게 매력적이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죠.→ WISETRACKER의 Retention Report.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앱 설치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설치 다음 날(+1d) 앱 삭제율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앱을 사용하도록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뿐 아니라 방문 횟수, 방문 분포 리포트를 통해 사용자들이 어떤 빈도로 앱에 방문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들어오는 사용자의 수가 가장 많다면 서비스의 충성고객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15-30일 주기로 들어오는 사용자가 많다면, 이들의 방문을 촉진할 수 있는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푸시 메시지로 안내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WISETRACKER의 방문간격 Report. 방문간격이 0일(매일 방문)인 사용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아 충성고객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앱 사용자 분석을 통해 고객의 특성을 파악했다면 특정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타겟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WISETRACKER의 오디언스 타겟팅을 이용하여 데모그래픽, 행태정보, 관심사에 따라 사용자의 ADID/IDFA를 추출하고 해당 사용자에게만 광고를 노출하거나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WISETRACKER의 Audience Targeting 설정 페이지. 위와 같은 설정으로 1월에 앱을 설치한 iOS 그룹의 IDFA만 추출하여 광고 노출 및 푸시 메시지 전송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송된 푸시 메시지의 응답률, 실행수, 전환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 방문수와 전환수를 높이는 효과적인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WISETRACKER 푸시 메시지 분석 리포트 (4) REVENUE (매출)매출 향상을 위해 어떤 사용자들이 매출에 많은 기여를 하는지를 파악해 유사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와이즈트래커의 주문/매출액 리포트에 다차원 세그먼트 기능을 적용하여 주문 고객들의 성별, 연령대, 방문유형, 유입 채널들을 파악해 비즈니스의 가치 고객군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문/매출액 리포트를 회원 연령대로 세그먼트를 나누면, 아래와 같이 주문한 사용자들의 연령대에 따른 주문 데이터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객들의 구매 횟수 분포 및 구매 행동 패턴을 파악하여 앱 내 프로모션 진행 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매 주기가 7일인 사용자가 다수라면, 해당 주기에 맞춰 할인 쿠폰을 푸시로 보내거나 신상품을 소개하는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겠죠마지막으로 매출 측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과 컨텐츠를 파악해 앱 내 관련 컨텐츠/상품을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종류를 늘려간다면 같은 기간 내 보다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WISETRACKER 상품별 주문/매출액 리포트. (5) REFERRAL (추천)비즈니스의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제품/서비스에 무심한 고객 10,000명을 만드는 것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 100명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죠. 왜냐하면 그 100명은 자신들의 친구와 지인들에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10만명, 100만명의 고객을 획득할 잠재력을 가지게 됩니다.우리 비즈니스가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엔 사용자들이 온라인에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합니다.만약 SNS 공유수가 낮다면,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마케팅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마무리하며AARRR 단계별 중요 지표를 데이터로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 빠르게 업데이트한다면 비즈니스 목표를 보다 수월하게 달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이 추측이나 감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와이즈트래커의 목표는 이러한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목표를 보다 빠르고 쉽고 달성하고 싶다면, 오늘부터 우리 비즈니스에 핵심적인 지표들부터 데이터 분석을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조회수 6207

신규 입사자를 위한 웰컴 키트 제작기

안녕하세요. 스포카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유진입니다. 여러분은 웰컴 키트란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웰컴 키트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담은 키트로, 기업에 새로 입사한 사원을 환영하는 동시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얼마 전 스포카 디자인팀 또한 웰컴 키트를 제작해 사내에 배포했는데요. 웰컴 키트를 제작하게 된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점을 공유합니다.           새로운 스포카 사무실 입구 전경     2018년 10월 22일, 스포카는 약 3년간 정들었던 선릉역을 떠나 역삼역 근처에 있는 새 사무실로 이전했습니다. 인테리어가 거의 되어있지 않던 이전과는 달리, 스포카의 색을 담은 공간이 되기 위해 크고 작은 부분을 신경 써서 인테리어를 진행한 사무실입니다. 덕분에 그 동안 스포카가 거쳐온 여섯 곳의 사무실 중 가장 멋지고 스포카다운 사무실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이전은 단순히 공간이 변한 게 아니라,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캐리 프로토콜의 서포터로서 영역을 넓히는 등 스포카의 성장과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스포카 디자인팀은 이런 사무실 이전에 맞추어 사원들에게 선물 같은 무언가를 주고 싶었고, ‘스포카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굿즈’를 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모두에게 의미도 있고 최근에 늘어난 신규 입사자를 위한 키트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기존에도 신규 입사자에게 굿즈를 주곤 했지만, 오래전에 만들었거나 파이콘 같은 개별 행사를 위한 굿즈들이 대부분이라 모아놨을 때 통일성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새로운 굿즈 키트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예산별로 제작이 가능한 굿즈 조합을 짜보았습니다.  어떤 굿즈를 제작할까?  웰컴 키트에 어떤 굿즈를 넣을지 선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지금이 굿즈의 시대라지만, 오히려 많은 굿즈가 범람하는 만큼 차별화되는 지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니까요. 일단 디자인팀이 웰컴 키트에 바라는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긴 크리에이터, 밖에 있는 시간이 긴 사업본부 등 다양한 직군의 스포칸 모두에게 쓸모가 있어야 한다.   회계팀과 협의하여 설정한 예산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굿즈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무료로 배부하는 판촉물 느낌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와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먼저 가능한 한 많은 굿즈들을 떠올려보고, 종류별로 구분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른 기업에서 제작했던 웰컴 키트에 대한 리서치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생각나는 굿즈 리스트를 죽 적어놓고 나니 크게 인쇄물, 문구/사무용품, 생활용품, 그리고 키트를 포장하는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떠오르는 굿즈를 많이 적어놓긴 했지만 그 중 몇몇을 선택해 새로운 구성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총 예산을 바탕으로 키트에 어떤 굿즈를 넣을지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굿즈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파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꽤 오랜 시간 10여 개가 넘는 굿즈의 판매 업체를 찾아보고 가장 적절한 가격대를 조사했습니다. 또한 이전에 제작했던 굿즈들을 함께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거기에 어울리는 굿즈가 무엇일지도 함께 고려해야 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각 굿즈별로 제작 업체와 최소 수량, 최종 견적 및 웹사이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습니다.            여럿이 동시에 리서치를 진행하며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만든 구글 스프레드 시트     이렇게 각 굿즈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파악하고 나서야 이를 조합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비록 제안 단계지만 최대한 웰컴 키트가 완성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각 굿즈의 디자인을 미리 완성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제품 이미지에 디자인을 합성해보며 실제로 제작되었을 때 디자인 의도가 잘 반영될 수 있을지도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동안 찾은 레퍼런스들과 가격대를 함께 명시해, 보다 구체적인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팀 내외에서 여러 번 회의를 거쳐 웰컴 키트에 들어갈 굿즈가 정해졌고, 디자인팀은 본격적인 굿즈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이제 주문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기뻐했지만 그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직 전체 과정의 반의 반도 오지 못했다는 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다지는 계기  웰컴 키트에는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에 로고와 브랜드 컬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스포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잘 정립되어 있는 기업 중 하나여서 컬러 등을 고민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포카에서 제작한 폰트인 ‘스포카 한 산스’의 경우,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기보다는 잘 읽히는 데에 초점을 맞춘 폰트이기에 굿즈 디자인에 활용하기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중 이전에 제작한 점주를 위한 웰컴 레터에 쓰여있는 ‘WELCOME!’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본래는 도도 포인트를 처음 사용하는 점주를 환영하는 인사말이었지만, 이를 웰컴 키트에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같은 폰트를 사용하면 스포카에서 제작한 여러 굿즈의 무드를 통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므로, Futura Heavy 를 프로젝트의 메인 폰트로 정했습니다.            김동휘 디자이너가 제작한 점주를 위한 웰컴 레터     아이덴티티가 될 색상과 폰트도 정했겠다,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진행하려 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굿즈에는 해당 기업의 대표적인 슬로건을 넣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나타내기 마련인데, 굿즈에 넣을 슬로건이 부재했던 것이죠. 사실 스포카에 공식 슬로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대표 슬로건을 확립하려 했고 이로 인해 여러 번 슬로건이 바뀌었지만, 현재의 스포카를 나타낼 뾰족한 슬로건이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포카를 가장 잘 아는 건 스포칸이라는 생각에 사내 설문을 돌려 가장 적절한 슬로건을 추천받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간결하고 스포카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Always Evolving’을 메인 슬로건으로 삼기로 했고, 이 슬로건을 스티커와 머그컵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슬로건 선정을 위해 돌린 사내 설문     이런 긴 과정을 거쳐 드디어 스포카 웰컴 키트가 완성되었고, 덕분에 새 사무실 첫 출근날 모두에게 웰컴 키트를 선물처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완성된 웰컴 키트는 스포카를 대표하는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의 박스가 겹쳐진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포장된 박스를 화살표 방향에 따라 열면, 두 개로 나눠진 박스가 책꽂이로 탈바꿈합니다. 책꽂이를 나란히 세우면 앞면에 쓰인 텍스트가 ‘dodo point’로 연결되어 어떤 순서로 놓아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박스 안을 살펴보면 대표 캐릭터인 ‘푸이’와 기업 슬로건이 자수로 새겨진 저지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어느 계절에든 입을 수 있고, 그레이 색상으로 너무 어둡지 않으면서도 때가 잘 타지 않습니다. 사용빈도가 높은 머그컵에는 저지에 쓰였던 슬로건을 좀 더 귀여운 글씨체로 변형해 사용했습니다. 옆에 놓인 폴더 안에는 환영의 인사말 담긴 웰컴 레터, 동료에게 쓸 수 있는 식사 및 커피 쿠폰 그리고 스티커가 담겨 있습니다. 스티커는 슬로건을 포함한 여러 진취적인 문장들과 기존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웰컴 키트에 포함된 책꽂이 박스, 머그컵, 저지 등은 많은 스포칸에게 사랑받았고, 사무실 풍경을 스포카의 색으로 채우는 데에 일조했습니다.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여 만든 굿즈를, 바로 옆자리 동료가 매일매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저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뿌듯하고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모든 서비스는 만든이를 닮는다  브랜딩의 관점에서 웰컴 키트는 그저 단순한 굿즈의 모음이 아닙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신규 멤버가 회사에 안착하는 것을 도와 더 나은 협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인터널 브랜딩의 일종입니다. 예를 들어 스포카 웰컴 키트 안에는 ‘같이 커피 한 잔 / 점심 한 끼 하실래요?’라는 문장이 적힌 쿠폰이 들어있습니다. 선뜻 먼저 말을 걸기 어려운 신규 입사자가 다른 스포칸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계기를 만들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의미하는 문구 ‘Always Evolving’은 스포카라는 회사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사무실에서 매일 사용하는 머그컵이나 저지는 자연스럽게 팀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줍니다. 이에 더해 스포카에서 시행하는 리모트 근무 제도나 닉네임 사용 같은 수평적인 사내 문화 등이 모여 종합적인 인터널 브랜딩을 구성합니다. 이렇게 내부에서부터 단단하게 다져나간 브랜딩은 서비스 자체의 브랜딩 확립에도 도움을 줍니다. 모든 서비스는 바로 그 서비스를 만든 사람을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웰컴 키트란 외부에 공개될 일은 별로 없는 데에 비해 제작 비용은 많이 드는 편이기에 ‘굳이 저런 걸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가꾸고 키워나가는 것이 바로 브랜딩에 대한 투자이며, 해당 기업이 브랜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브랜딩이라고 하면 대외적인 이미지처럼 바깥쪽을 향한 브랜딩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회사와 프로덕트에 가장 큰 믿음이 필요한 사람들은 바로 그걸 만들어가는 내부의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구글이 발표한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고 합니다. 팀에 대한 믿음과 소속감이 업무 퍼포먼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죠.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자신이 속한 곳 그리고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있어야 좋은 프로덕트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마치며 웰컴 키트의 전체적인 모더레이션을 맡아주신 강영화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많은 스포칸이 애용하는 저지 디자인을 맡아주신 박지선 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스티커 제작에 도움을 주신 김민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굿즈를 만들며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마다 스포카 디자인팀이 도움을 주셨기에 웰컴 키트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웰컴 키트를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어 아쉬운 분이 있다면 하단의 채용 정보를 확인해주세요. 스포칸에게는 웰컴 키트가 무료로 지급되니까요!  그럼, 미래에 웰컴 키트를 제작하느라 막막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웰컴 키트 디자인    모더레이션 : 강영화디자인 : 이유진, 박지선디자인 도움: 김민지   사진: 김진솔
조회수 1369

스트레스를 주는 상사와 함께 살아가는 법

학교생활은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왜 우리는 회사만 들어오면 스트레스로 몸부림칠까요? 학교는 돈을 내고 다니니까 자신의 선택이 많이 작용하지만, 회사는 돈을 받고 다니는 곳이라 회사가 선택하는 일이 많아서 그렇다는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구요.[박헌건의 리더십 칼럼] ⑬ 스트레스를 주는 상사와 함께 살아가는 법직장인들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주로 받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상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에게 회사를 대표해서 일을 시키는 사람이 상사이기 때문이죠.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많은 상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나에게 맞는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것이 회사 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들 합니다.어떤 상사가 스트레스를 주는지 제가 근무하는 부서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설문조사를 한번 해보았습니다.같은 일을 하더라도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상사와 일을 하는 경우 내가 하는 방향대로 일을 처리하면 되지만, 나와 반대 스타일의 상사와 일하면 몸에 맞지 않는 스타일로 업무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성과도 더 안 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저는 회사생활 25년 동안 10명이 넘는 직속 상사를 거쳤습니다. 제게 일을 가장 많이 가르쳐주고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기운을 주기도 하셨던 분들이죠. H 이사님, P 공장장님, K 부장님, L 전무님, H 상무님, Y 상무님, H 사장님, L 사장님, Y 수석님, R 전무님, K 상무님 등 정말 다양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성격이 정말 급하신 분도 계셨고,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보시기만 하시는 분도 계셨고, 소리부터 먼저 지르는 분도 계셨고, 차근차근 일을 설명해주고 지시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정말 몸을 피곤하게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그중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준 상사가 누구였는지 되돌아볼까요?저는 제게 부족한 성향을 자꾸 요구하는 상사가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더라고요. 서두부터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려고 하면 결론부터 요구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려고 하면 앞에 설명도 없이 바로 들어가면 어떻게 하냐고 하니 적극적이던 저도 어느새 위축이 되더군요.반대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 저의 도전 정신을 칭찬하고, 꼼꼼히 일을 처리하면 저의 완벽함을 칭찬하고, 약간 부족하면 적절한 코치로 일을 끝내도록 도와주니 하루하루 성장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그럼 나와 정말 맞지 않는 상사와 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볼까요?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3가지 해법을 전해 드리겠습니다.첫째, 개기지 말고 버텨라상사와 맞추려고 노력했으나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을 경우 다른 부서로 훌쩍 가 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저는 반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조직에서 성장하기 위해서 옮겨야지 상사와 맞지 않는다고 그때마다 부서를 옮기면 안 좋은 결과를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일단 버티라는 조언은 통계적인 결과 때문입니다. 제가 25년간 12명 정도의 상사를 거쳤으니 평균 2년마다 상사가 바뀌었다는 거죠. 업무를 바꾼 주기보다 상사가 바뀐 주기가 짧으니 버티면 곧 상사가 바뀔 수 있습니다.둘째, 피할 수 없으면 기회로 삼아라좀 더 적극적인 방법은 자신의 성장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상사로부터 여러 가지 피드백을 받으면서 ‘아~ 이상사는 나와 정말 맞지 않는구나’ 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무엇이 틀렸길래 자꾸 부정적 피드백이 올까?’, ‘칭찬을 받는 동료는 나와 뭐가 다르지?’ 하면서 나의 리더십 스타일, 서포터십 스타일을 바꿔가며 상사와 적극 부딪쳐 보는 겁니다. 처음에는 서로 날카롭게 부딪치지만 점점 맞춰가면서 나자신이 성장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힘든 시간이지만 나 자신이 크기 위한 성장통으로 이해하고 직장을 생활하는 거죠.셋째,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계속 버티는데 3연타석 나와 맞지 않는 상사와 만나게 될 때는 정말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나하고 일하는 상사가 정말 객관적으로 이상한 사람인지, 아니면 내가 상사를 못 맞추는 건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럴 경우, 수소문해서 정말 자신과 맞는 좋은 상사를 찾아 옮겨가면 됩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나는 회사생활이 적성에 안 맞는 것이니 밖에 나가 꿈을 펼쳐보리라 하고 회사를 떠나야겠죠.직장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중국산 식품을 먹지 않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합성식품을 먹지않는 식생활을 도전하는 것과 같달까요.스트레스, 몸에서 떨어뜨리려고만 하지 말고 내 몸으로 흡수하려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내가 내 몸에 안 맞는 이물질이라 생각하니 내 몸에 들어오면 거부반응이 먼저 오는 것입니다. 내 입에 쓰지만 보약으로 생각하고 맞으면 내 신체도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흡수하려고 해보면 내 몸을 이루는 소중한 구성 성분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우리는 돈을 받고 회사를 다니는 프로페셔널입니다. 돈을 받는다는 것은 앞에 새겨져 있는 돈의 가치와 함께 뒷면에 붙어있는 스트레스도 함께 받는다는 의미입니다.피할 수 없는 프로페셔널의 운명으로 여기고 스트레스를 성장제로 받아들여 보시기 바랍니다.#LG #LG그룹 #LG전자 #리더십 #박헌건의_리더십_칼럼 #스트레스 #스트레스해소법 #직장인 #꿀팁 #기업문화
조회수 1264

아띠 #17. 행복을 싣고 달리는 해피라이더, 조조

story #17. 행복을 싣고 달리는 진정한 해피라이더, 조조 :DQ. 자기소개 부탁해!안녕하세요, 라이더 조조라고 합니다. :)Q. 아띠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있다면?군대 때문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왔을 때, 군대 가기 전에 용돈을 좀 마련해보려고 했었어. 누나한테 영어를 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없냐고 물어봤더니 게스트하우스랑 아띠를 추천하더라고. 누나 친구의 오빠가 IJ였거든.와 정말? 인연이네!응. 근데 내가 아띠에 대해서는 이전에 잡지를 통해서 접하면서 ‘이 사람 정말 대단하다’ 싶었는데, 누나랑 그렇게 연결이 되었더라고. 그래서 당연히 아띠를 하겠다고 해서 시작했지. 그래서 약간 낙하산 같은 존재?(웃음) 그런데 처음 가니까 IJ가 무섭게 가르치더라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Q. 라이딩 시작해보니 어땠어?2014년 여름부터 초가을쯤이었는데 그때 돈은 정말 많이 벌었었어.(웃음) 근데 예약이 없을 때는 프리라이딩을 하잖아. 그때 ‘아띠는 나의 금전적인 욕구를 해결시켜주는 용도가 아니라 내가 여기에서 누군가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는 곳이구나’ 라고 확실히 느꼈어. 그리고 프리라이딩을 할 때는 나도 즉석에서 손님을 태우는 거고, 손님도 즉석에서 인력거를 타잖아. 거기에서 느껴지는 교감이 있어. 손님한테는 갑자기 계획에 없었던, 뜻밖의 일이 일어난 거니까 너무 행복해하더라고. 그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었지. 그래서 군대에 가서 휴가 나와서도 프리라이딩 하러 오고 그랬어.(웃음) Q. 그래 맞아! 쌔까만 애가 갑자기 라이딩하러 나타났었지!(웃음)맞아. 주변 사람들이 왜 그러냐, 그렇게 할 일이 없냐, 왜 고생하냐 그러는데 정말.. 이 맛은 직접 맛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Q. 아띠의 장점을 꼽자면?아띠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거야. 지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도 있는데, 정말 남녀노소, 신분?(웃음)과 관계없이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웃음)보통 라이딩을 시작하면 라이더 중 20명 정도는 만나서 같이 일을 하는데, 20명 전부 다 달라. 나이부터 배경, 인생의 스토리가 다 다르니까 20가지가 넘는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 나는 정말 그냥 영어를 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러 처음에 왔었지만, 사람들을 얻어가고 뭔가 삶에 대해 배워가는 것 같아.Q.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어?사실 내가 라이딩할 때는 거의 항상 잘될 때가 있었어.(웃음) 그래도 힘들었을 때는 혼자 라이딩할 때나, 정말 안될 때지. 그런데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의 힘이 정말 크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이번 여름에 무지하게 더웠을 때, 밖에서 7시간 정도 대기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정말 안탔던 적이 있었어. 그날 소득이 0원!(웃음) 그런데 그날 기분이 안 좋았냐? 아니, 그렇지 않았어. 그날 같이 라이딩을 했던 사람이 째미랑 현아였어. 우리 삼총사가 모였을 때는 뭔가 그런 시너지가 나지.(웃음) 다른 라이더들도 본인들만의 어벤져스 팀이 있을 거야. 우리 셋 다 0원이었는데 그날 너무 재미있었어. Q. 0원이라니! 누군가 태우기는 했었지?(웃음)응. 프리라이딩을 했지. 그런데 한 4시간이 지났는데도 0원이니까, 서로 눈만 마주치면 너무 웃긴거야. 그때 그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 근데 이건 아띠라는 회사니까 가능한 거지, 어느 회사가 이렇게 웃게 내버려두겠어. 전화로 ‘오늘 너무 안돼~’ 라고 하니까 ‘그래, 오늘은 그냥 프리라이딩 해. 놀다와~’ 라고 해줘서 맘 편하게 할 수 있었지. 그런 힘들었던 상황도 아띠가 해결해줬던 것 같아. 나는 심지어 프리라이딩만 하려고 출근하는 날도 있었어.(웃음)Q. 프리라이딩을 하는 것도 좋지만, 예약손님을 만날 때 더 좋지 않아?예약은 진짜 좋지. 손님들이 예약을 많이 해주셔야 돼!!(웃음) 예약 손님들은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서비스를 해드리고 싶어. 손님들이 만족을 못 느끼면 보내기가 싫더라고. 물론 그런 적은 없지만.(웃음) 나는 완전 만족시켜드리지!앞 줄 왼쪽부터 라이더 현아, 째미, 조조. 자칭 아띠 삼총사:/Q.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음, 세 사람이 있어. (지금 얘기하는 분들 외에도 정말 좋았던 분들이 너무 많지만, 몇 명만 꼽자면)첫 번째는 어느 날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장애가 있으신 분들 10명이랑 인솔자 1명이 계시더라고. 지체 장애인분들이셨는데 태워드리고 싶어서 “타세요~”라고 했더니, 인솔자분은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될 거라고 생각하셨는지 딱 막으시더라고. 내가 쫓아가서 “그냥 무료로 태워드리니까 타셔도 되요”라고 하니까 그때 마음을 여시더라고. 그래서 우선 2명을 우선 태우고 인솔자 분은 옆에 따라오시면서 그 분들과 수화로 이야기 나누면서 천천히 가는데, 그 분들이 ‘왕이 된 기분’ 이라고 했다고 나한테 설명해주시는 거야. 그때 정말 ‘내가 언제 이렇게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뿌듯함을 느꼈어.그리고 기억에 남는 두 번째는 예약하고 오셨던 손님이었어. 2시간 투어를 예약하셨던 손님인데 21살이랑 이제 12살 된 완전 늦둥이 동생, 이렇게 자매가 온 거야. 근데 그때 까지만해도 엄마와 딸인줄 알고 ‘어머니’라고 했는데, 통성명을 하고 보니까 나보다 어리더라고.(웃음) 지금까지 가족단위 손님은 대게 어머니가 함께 오시는 데 자매만 온 게 너무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동묘 야시장에서 부모님 일을 돕고 있는데 새벽 1시부터 떡볶이 장사를 한 대. 야시장에서 일을 하니까 동생을 챙겨줄 시간이 별로 없는 거야. 그래서 이럴 때 한 번 데리고 나와서 노는 거래. 어릴 때부터 부모님 일을 도와서 그런지 확실히 어른스럽고 되게 밝더라고. 그 친구가 너무 기특하기도 하고 늦둥이 동생도 너무 귀엽고 뭔가 아름다웠어! 이 자매 손님이랑은 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퇴근을 9시에 했어.(웃음) 인력거에 세워놓고 앉아서 계속 이야기하고, 저녁이 되니까 무서운 얘기도 하고. 진짜 재밌었어. 아직도 그 친구들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 또 놀러오라고 했는데 못보고 가서 아쉽네. 내가 야시장으로 갔어야 했는데.. 그리고 세 번째는 어떤 어르신이야. 어르신들이 인력거를 보시면 옛날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 그 날도 인사동길에서 감고당길로 가려고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어르신이 역시 신기해하시기에 모셔다드리겠다고 하니까 거절을 하시더라고. 근데 일행이셨던 아주머니가 옆에서 '한번 타보세요'라고 권하셔서 결국 타셔서 국립현대미술관까지 모셔다드렸어. 내리실 쯤에 그 아주머니가 누군지 아시냐고 묻는데, 전 문화부차관이라고 하시더라고. 높으신 분이었어.(웃음) 그리고 문화부잖아. 아띠가 한국의 문화를 동반할 수 있는 회사니까 왠지 기분 좋더라고. 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미술관에 전시하고 계시는 작가님이시더라고. 그 분이 주소를 알려달라길래 아띠 주소를 알려드렸더니, 우리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시는 거야. 나중에 우리 집으로 자기 작품을 담은 책도 선물로 보내주시더라고!(웃음) Q. 아띠를 즐길 수 있는 팁을 드리자면?아띠는 정말 사람의 이야기야. 사람이 끌고, 사람을 태워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달리니까. 그래서 사람이다 보니까, 나랑 잘 맞는 손님을 만나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시간이 오버되도 계속 가는 거지. 그래서 이런 호흡이 중요한 것 같아. 손님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정말 마음을 열고 즐길 준비를 하고 오셨으면 좋겠어. 라이더가 MC라면, 손님은 방청객!(웃음) 리액션이 좋으셔야 돼. 신기해하면서 우와- 한번 해주시면 보람이 느껴지니까. 그리고 아띠는 정말 타봐야 돼. 한번 사는 인생에서 한번쯤은 해봐야 하는 경험이야. 그런데 한 번 타면 계속 타게 돼!!(웃음) Q. 신입 라이더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낙하산 선배로서?(웃음) 끝까지 버텼으면 좋겠어. R1이 되고 나면 정말 재밌거든. 그리고 회사에서 이렇게 테스트를 보고 R1, R2를 나누는 이유도 롱런하기 위해서인 것 같아. 이게 한 번하고 마는 일이 아니거든. 언제든 돌아와도 되고,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잠깐만 버텼으면 좋겠어. 그래봐야 한 달 정도니까. 그리고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이고, 여러 가지 부분을 공유할 수도 있고 거기에서 파생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도 있고. Q. 이제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아띠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아띠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아띠는 정말 순수한 사람들이 모여서 한국을 찾은 사람들에게 문화를 알리고, 여행을 온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일잖아. 그렇기 때문에 더 오래 갔으면 좋겠어. 그래서 우리나라 관광에 크게 기여하는(웃음)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어. 그런 의미에서 대국민이 단합해서 아띠를 많이 타러 왔으면 좋겠어!(웃음) 그래야 나도 40대가 돼서 자식들이랑 같이 아띠 타러 오지!아띠를, 라이딩을, 너무도 사랑하는 행복한 라이더 조조의 이야기였습니다. :) 머지않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라이딩을 마음껏 즐길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아띠라이더스클럽 #팀원소개 #팀원인터뷰 #팀원자랑 #기업문화 #조직문화 #사내문화
조회수 1336

docker the cloud

당신의 기획안을 통과시키는 마법의 단어, 클라우드안녕, 여러분! 다들 다망하신 와중에 이렇게 지면으로 찾아뵙게 되어 굉장히 반갑습니다. 저는 spoqa의 노예 xym입니다. 어느덧 벌써 연말이네요. 온갖 골든 위크로 시작했던 4/4분기, 이제 한창 주말 외에는 법정공휴일이 없는 데스마치를 진행중이시리라 생각되는데요, 안 그래도 다들 크리스마스만 바라보고 미친듯이 달리고 계시죠?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잠시 여러분 머리를 식혀드리기 위해 한 번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개발자가 아닌 분들에게도 별로 어렵지 않게 쓰고자 노력했으니 한번쯤 “오 이런 신기한 게 있구나”하고 읽어보시고 머리 좀 식히고 가세요.업계 분들이나, 이쪽 업계에 소식이 빠삭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몇년 전부터 이 바닥은 새롭게 몰아치는 파도를 맞고 있습니다. 2, 3년 전부터 올해 중순까지 업계 뜨거운 감자였던 키워드들에 대해서 기억하고 계신가요? 네, 그 소위 HTML5니 클라우드, 빅데이터, 소셜 게임 따위의, 기획안에 쓰면 사장님 입이 귀에 걸리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들이요.이 글도 사실 그 마법의 단어들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클라우드 기술에 관련된 이야기예요.뜬구름 잡는 클라우드대관절 클라우드란 무엇이길래 여러분의 기획안을 통과시키게 하는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테니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약자입니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인터넷 따위의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많은 컴퓨터들을 관리하는 여러 컴퓨팅 기술과 관련된 개념들을 총칭얼핏 들으면 굉장히 뜬구름 잡는 소리입니다. 아니, 그럼 그 전까지는 그런 걸 안 했다는 건가? 물론 아닙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단어가 버즈워드로써 시장을 강타하기 전에도 소위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기술들은 존재했습니다.엄밀히 말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술 융합’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개념들과 기술들을 융합하여 새로운 접근법을 탄생시킨 것이죠. 간단히 소개하자면 그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루는 기반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거대한 축이 있습니다.가상화(Virtualization) : 하나의 컴퓨팅 자원을 여러 개로 나누어 마치 여러 개의 독립된 컴퓨터처럼 사용하는 기술 혹은 개념그리드 컴퓨팅(Grid computing) : 하나의 작업을 동시에 여러 개의 컴퓨터가 분할하여 처리하는 기술 혹은 개념거기에 중요한 개념 하나만 더 얹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것도 한 때는 버즈워드로 사람들을 흥분시켰었죠.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API) : 복잡한 내부 동작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정해진 규약(인터페이스)만 알고 있으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그러니까 어떤 작업을 하기 위해 하나의 컴퓨터를 여러 개로 분리하고(자르고), 또다시 그 분리된 컴퓨터들을 합쳐서(합치는), 어쨌든 정해진 규약대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편한 거).아, 너무 기네요. 줄여서 “난 잘 모르겠지만 뭔가 좀 편한 거군.” 정도로 해두죠. 그게 클라우드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본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고 클라우드잖아요?그래도 마냥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수는 없으니 한번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를 알아봅시다.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 인프라스트럭쳐, 한마디로 서버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방법을 몰라도 쓸 수 있도록 편하게 제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Amazon Web Service 같은 애들이죠.PaaS(Platform as a Service) - 이번엔 IaaS를 잘 몰라도 서비스를 돌릴 수 있게 만들어진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Heroku가 대표적입니다.SaaS(Software as a Service) - 그렇게 만들어진 플랫폼 위에 돌아가는 서비스들을 제공합니다. icloud.com의 keynote 따위가 있겠군요.생각보다 어렵지 않죠?docker 란 무엇인가사설이 길었네요.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제가 오늘 소개할 녀석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있어 “자르는” 축을 담당하는 가상화의 떠오르는 아이돌, LXC를 사용한 docker 입니다. LXC가 무엇인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습니다#2. 그냥 업계의 떠오르는 아이돌 정도로 해 둡시다. 그러니까 아이유 같은 존재죠.docker가 등장한 배경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Heroku와 함께 PaaS계에서 끗발을 날렸던 dotCloud는 어느 날 갑자기 충격적인 발표를 합니다. 자기네들이 쓰는 가상화 및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공개해 ‘오픈 소스로’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아니, 이럴 수가! 이러시면… 이러시면 정말 감사합니다#3!docker의 가장 큰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image 관리의 간편화와 container 관리 간편화어떤 서비스를 돌리기 위해서는 필요한 서버들이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서버, 웹 서버, 캐시 서버, 워커 서버 따위의 것들이죠. 이 모든 걸 한 군데로 퉁쳐서 모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데이터베이스, 웹, 캐시, 비동기 업무를 위한 설정과 프로그램들을 한 군데로 모아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설정이 복잡해지거나 애플리케이션이 거대해지거나 필요할 때 횡적인 확장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예를 들어 웹서버에서는 A라는 라이브러리의 1버전을 필요로 하는데 데이터베이스 서버에서는 2버전을 필요로 한다던지, 이벤트 하느라 접속자가 너무 증가했는데 다른 웹서버가 한시간 정도만 필요한 일을 그럴 수 없어서 서버를 통째로 하나 사야 한다던지 하는 일들이죠. docker는 그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서버 설정과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따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docker는 이렇게 분리된 환경을 image라고 부르며, 이 image를 기반으로 여러 개의 container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음… 이렇게 이해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image는 유전자 설계도고, container는 그 유전자 지도에서 만들어진 생물체라고나 할까?즉, 이 설계도를 관리하면 필요할 때 목적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생물체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게 되죠. 필요할 때는 설계도의 설계를 바꿔서 새로운 생물체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docker의 가장 커다란 컨셉이고 강력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단순하고 간편한 환경은 여러 가지 시도를 가능하게 합니다.오토스케일링(웹서버가 필요할 때 웹서버를 막 찍어낸다던가!)유연한 배포 정책(서버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했는데 버그가 있어서 재빨리 옛날 버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던가!)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쪽 서버가 놀고 있으니까 여긴 웹서버 두개 정도 더 띄운다던지)거기다 수고를 좀 더 들이면, docker의 API를 활용해 Heroku 부럽지 않은 웹 GUI PaaS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만들어 주시면 감사히 쓰겠습니다).한번 docker를 살펴봅시다이야기는 실컷 했으니 한번 설치해보고 실행시켜봅시다. 지면 관계상 모든 플랫폼을 다룰 수는 없기에 우분투 13.10을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 설치 메뉴얼을 참고하여 진행해주세요.주의 : 이후 내용은 비 개발자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docker 설치curl http://get.docker.io | sudo sh 참 쉽죠?자 이제 시작이야이제 여러분의 플랫폼에는 docker가 설치됐습니다. 한번 서버에서 기본 이미지를 다운받아 설치해 봅시다.sudo docker pull base 인터넷 환경에 따라 좀 기다리셔야 하실지도 모릅니다. 이미지가 설치되면 아래 명령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sudo docker images 아래와 비슷한 화면이 나타났다면 성공한 겁니다.REPOSITORY TAG IMAGE ID CREATED SIZE base latest b750fe79269d 8 months ago 24.65 kB (virtual 180.1 MB) base ubuntu-12.10 b750fe79269d 8 months ago 24.65 kB (virtual 180.1 MB) …(생략) 이렇게 내려받은 image에는 다음과 같은 명령어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sudo docker run -i -t base /bin/bash 자세한 명령어 사양은 docker help run을 실행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base라는 image에 접속했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행동은 image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전부 로그로 남아 저장됩니다. 한번 이것저것 설치해봅시다.sudo apt-get install python ruby … 이후에 Ctrl+D를 눌러 이미지를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아래 명령을 입력하면 방금 전에 수정한 container 목록이 출력됩니다.sudo docker ps -a 아래와 같은 식으로 출력됩니다.CONTAINER ID IMAGE COMMAND CREATED STATUS PORTS NAMES eda0060b7af9 base:latest /bin/bash 6 minutes ago Exit 0 lavender_deer 66c849867834 busybox:latest echo Docker has been 8 minutes ago Exit 0 blue_cat 이제 image의 수정사항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봅시다. 이미지를 만드려면 변경사항을 commit 해야 합니다. VCS나 DVCS를 쓰시는 분이라면 무슨 말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네, 바로 버전 관리 시스템의 그것입니다. 기존 base를 기반으로 변경사항을 만들고 commit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매우 쉽군요. 한번 생성해봅시다.docker commit [ID] [image name] commit 명령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container ID와 그리고 만들 이미지 이름입니다. 이미지 이름은 보통은 만든이/목적 같은 컨벤션으로 만들곤 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만들어보겠습니다.sudo docker commit eda0060b7af9 xymz/grocery 확인은 당연히 아래와 같이 할 수 있습니다.sudo docker images repository 에서 여러분이 만든 이미지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겁니다. 여러분의 첫 docker image 생성을 축하합니다!물론 이렇게 약간 거칠어보이는 방법과는 다르게 Dockerfile 이라고, 딱 봐도 버전관리 시스템에 넣을 수 있을 거 같고 정리가 잘 되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아마도 실제로 사용하실 땐 Dockerfile을 사용하게 되실 거고, 그 방법이 훨씬 낫습니다. 다만 본 포스트의 목적은 개발자나 비개발자 분들에게 docker를 한번 소개해보자는 취지라서 Dockerfile의 operation 을 일일히 설명하기엔 얘기가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 직접 try-out 하기에 쉬운 commandline 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당연히 이게 끝은 아닙니다여기까지 나온 내용으로 서비스를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docker image를 생성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알았을 뿐이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docker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추가적으로 알아야 합니다.생성된 이미지 관리 : 새로 만든 이미지를 어딘가에 업로드하여 다른 docker 시스템(host)에 배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실제 서비스를 container 에 올리고 관리하는 방법 : 아까 언급한 것처럼 예시를 들자면, 현재 서버에서 웹서버를 를 몇개나 띄울 건지 등을 결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힙니다.docker host와 guest간의 통신 관리 : docker가 설치된 실제 서버와 그 위에서 돌아가는 container들 간에 오가는 통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포트 바인딩, 포트포워딩이라고도 하죠.docker API : 이 모든 스택을 관리하기 위한 docker의 API를 알고 있다면 무한한 활용이 가능해집니다.하지만 이 방법들에 대해 여기서 다 열거하고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좋은 링크를 몇 개 소개토록 하겠습니다.파이썬 웹앱 올려보기docker를 개발환경으로 사용해보기Dockerfile 로 image 관리하기포트 리다이렉션적어놓고 보니 대부분 docker 공식 홈페이지 자료들이네요. 사실 docker는 documentation이 훌륭한 편이라, 그 쪽만 참고해도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Deis?그리고 이 모든걸 쉽게 해주겠다는 Deis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Docker, Chef, Heroku Buildpacks를 이용해 하나의 PaaS스택을 만들고 그 위에 여러분의 서비스를 돌릴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녀석인데요. 어쩌면 진정한 Open source PaaS 종결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마치기 전에즐거우셨나요? 중간 이후 내용은 다소 비개발자분들에게 지루한 내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더욱 재밌는 글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뿅!참고한 링크들docker.ioUsing Docker as a Development EnvironmentDocker: Error starting container: Unable to load the AUFS module주석사실 API는 거창한 기술적 개념이라기보단, 소소한 개발 방법론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온갖 프로그래밍 언어와 다양한 기술들이 난립하는 와중에 그 모든 걸 알고 전부 뭉쳐서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면 관리/사용하는 비용이 너무 커지니 각 영역을 딱딱 잘라 구분하여 ‘정해진 규약’만 알면 서로 통할 수 있게 만들자. 라는 개념입니다.(약간의 지식이 있는 분들을 위해) LXC(LinuX Containers)는 기존 전가상화full virtualization나 반가상화paravirtualization와는 다르게 OS 위에 가상머신이 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OS영역에서 공유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유저가 생성하는 프로세스 단위로 성능 분리를 합니다. 덕분에 이름에서 보이듯 특정 플랫폼밖에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네요. 그래도 가상화에 따른 자원 손실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많이들 선호하고 있습니다. Heroku에서도 LXC를 통해 가상화를 하고 있죠.보통 이렇게 자신들의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사내에서 사용되는 기술의 수준을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참여를 통해 향상시키고, 또 좋은 개발자들을 리크루팅 할 수 있게 되는 기회를 만드는 등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사내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공개해 주시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죠.이 글은 __저의 개인 텀블러__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스포카 #개발 #개발자 #개발팀 #인사이트 #Docker #클라우드 #꿀팁
조회수 1236

폭풍 속 브랜딩: 리브랜딩, 그 잔혹함에 대하여

리브랜딩. 다시 브랜딩한단 얘기죠. 왜 다시 브랜딩을 할까요. 이유는 사실 많습니다.1. 맘에 안들어서2. 브랜딩이 중간에 무너져서3.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4. 요즘 한가해서..등등등브랜딩이란 말도 설레는데 리브랜딩이란 말은 얼마나 설렐까요. 뭔가 다시 챠악!!~시작하는 기분이랄까요. 1~2월달이 되니, 여기저기에서 회사소개서와 제안서, 로고제작 등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근데 전화나 메일을 받으면 항상 앞에 이런 머릿말이 달리더군요."저희 회사가 이번에 제대로 브랜딩을 해보려고...""뭔가 새롭게 정리를 해보고자..."그렇습니다. 연초인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뭔갈 정리해보고 싶은 시기입니다. 아직 구정이 오지 않았으니 정식으로 한 해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니 아직은 밤에 라면을 먹어도 된다! 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에게나 기업에게나 연초부터 구정 전까지의 1,2월달은 준비시간같은 느낌입니다. 리브랜딩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유행은 정말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해갑니다. 요즘엔 거의 월별로 키 이슈가 바뀌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소비자들의 기호와 소비욕구도 사회현상이나 문화변화, 정책 등에 따라 급격하게 바뀝니다. 기업은 그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죠.소비자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 생각에 소비자는 스타벅스 = 초록색 인어(이게 사이렌이라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함)를 기억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실제 인식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소비자는 스타벅스 = 공부할 곳, 미팅장소, 책상에 길다란 나무책상, 다이어리 등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이 경험한 스타벅스를 기억하죠. 누군가는 두유라떼를 기억하고 누군가는 프라푸치노를 떠올립니다. 경험이 일어난 장소를 떠올리기 위한 표식으로 초록색 인어가 필요할 뿐이죠. 먼저 경험이 생기고 후에 로고가 기억되는 겁니다.그래서 이런 해괴망측한 결과물들이..물론 이후의 인출과정에선 로고를 보면 경험이 떠오르는 연결고리를 지니게 되죠. 그러나 경험이나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로고만 본다고 한들 소비자는 그 로고를 기억할까요? 노놉...전혀. 기억할 필요가 없죠.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니까요. 그러니 사실상 리브랜딩은 로고를 바꾸는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박힌 기업의 선입견과 사전정보를 바꾸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전에 뭐가 마음속에 없으면....그건 리브랜딩이라고 말하기도 참 애매한..) 사실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보통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심는 것은 쉽지만, 이미 사전정보가 있는 상태에서 그 이미지를 바꾸는 건 쉽지 않죠. 하정우가 밥을 요조숙녀처럼 얌전히 먹어봐야 우린 황해의 국밥씬밖에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해리포터 역을 맡았던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온갖 영화에 미친듯히 출연하면서 해리포터의 이미지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마치 사람들의 마음속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가 박힌 돌처럼 굳건히 서있는데 거기에 페인트칠을 하든 주변에 뭘 세우든 아니면 깎아내든 치장을 하든..무슨 방법을 통해서든 그 돌이 있던 자리를 바꾸는 작업인 만큼 리브랜딩은 '리포지셔닝'의 개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지셔닝이란 게 시장에서의 거점을 의미하는 듯 하지만, 산업군에 따른 분류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니까요. 사실 그 시장이란 건 결국 소비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오늘  이 시간엔 몇 가지의 리브랜딩 사례들을 보면서, 조심해야 할 것과 지향해야 할 것들을 한 번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회사소개서를 다시 만드는 건 리브랜딩이 아닙니다. 말이야 많았지만 에어비앤비는 나름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로 꼽힙니다. 벨로 로고나 자잘자잘한 변천사는 그냥 구글에 '에어비앤비'만 쳐도 나올테니 우린 다른 얘길 해봅시다. 2014년 7월 17일이었죠. 제헌절이네요. 리브랜딩 공개 전 에어비앤비는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돌리고 소근거렸습니다. "할 말있어. 우리 얘기 좀 할까." 물론 이건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1:1로 새벽녘에 술먹고 진심을 털어놓는 전애인마냥 자니...? 를 시전했던 것이죠. 그 때 시간은 자정이었습니다. (뭐야 완전히 전남친이잖아) 창립자인 브라이언과 조, 네이트는 30분이 조금 넘게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이것은 그냥 삼성서비스센터에서 AS받고 걸려오는 해피콜 수준이 아니었죠. 이재용 사장이(감옥에서) 페이스톡으로 당신에게 직접 '에..이번에 저희가 리브랜딩을 하려고 해요..' 라고 전화가 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도 밤12시에. 사실 이건 놀라운 일입니다. 고객들에게 그 자체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이기도 하고 단순히 우리는 바꿨으니 너네는 기억해라!! 라고 통보하는 형식이 아니라 고객들을 배려하고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한 행위였죠. 뭐 선사례니까 결과는 당연히 좋았겠죠? 물론 그 결과란 건 리브랜딩 이후 2년만에 등장합니다. 에어비앤비는 2016년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렸죠.그 이후 에어비앤비는 비쥬얼/하드웨어적인 외적 브랜딩도 동반하게 됩니다. 에어비앤비 굿즈를 내놓기도 하고, 호스트 집엔 에어비앤비 브랜딩 스테이셔너리를 배치하기도 했죠. 사실 이는 게스트 입장에선 놀라운 일입니다. 호스트의 개성이 느껴지는 각각의 집에서 에어비앤비의 동일한 색깔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진상 게스트나 미친 호스트들 때문에 홍역을 앓기도 했지만 브랜딩자체로만 보면 꽤나 잘하고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에어비앤비는 실질적인 경쟁업체가 없기때문에(홈어웨이 정도인데...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사실 그리 브랜딩을 막 애써서 열심히 하지 않을 수도 있는 포지션이었습니다. 안해도 당장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뭐 굳이....? 라는 마인드가 생겨나기 좋은 상태였죠.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꾸준히 브랜딩을 해나갈 수 있었던 건 브랜딩에 대한 투철한 애정과 신념 뭐 그런 것보단...(물론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실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곤조와 고집, 이건 반드시 예뻐야해!!! 우린 이렇게 해야돼!! 라고 하는 괴짜스러움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됩니다.그러나 슬픈 사례가 훨씬 많죠. 성공사례가 책으로 나오고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만큼 실패확률이 더 높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사례 자체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우르르 나오는 터라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원인을 좀 살펴볼 필요는 있겠네요. 중요한 건 쟤네가 망했다는 걸 구경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런 전철을 밟으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트로피카나는 2009년 주스팩 디자인을 바꿨다가 개폭망을 경험(2개월만에 300만달러 손실, 총매출의 20% 급감)하고 다시 원래 오렌지에 빨대꽂힌 패키지로 돌아왔습니다. 디자인이야 더 상큼하고 쥬스!!!!쥬스!!!!스러운 느낌을 내고 싶었는 지 모르지만, 새로운 패키지를 접한 고객들은 "뭐지? 짝퉁인가....?" 싶었다고 하는군요. 원래 트로피카나의 트레이드마크는 오렌지에 빨대꽂힌 저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트로피카나 특유의 아치형 폰트였죠. 표식과도 같았던 두 요소가 다 사라져버리고 나니, 사람들은 트로피카나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서적 연대감이 떨어져버린 것이지요. 미국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고칠 게 없으면 고치지 마라.)" 갑도 비슷했어요. 갑은 모자, 티셔츠 등등 온통 자기제품이 갑이라고 등짝이고 배, 이마에 다 가져다 붙여놓으면서 어쨌든 갑!! 하면 딱 저 폰트가 떠올랐죠. 근데 심지어 세리프를 산세리프(심지어 그냥 Helvetica)로 바꿔버리고 대소문자도 바꿔버리고...이건 전혀 다른 짝퉁 브랜드같잖아요?? 갑만이 가지고있었던 로고타입의 느낌이란게 있었는데, 사람들은 갑의 배신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저 그라데이션 네모는 당최 뭔지도 알 수 없는 지경이었죠. 이게 외국에선 얼마나 큰 인기였냐면 로고넣으면 갑로고 처럼 만들어주는 (http://ww1.craplogo.me/)과 같은 짤방 사이트부터 트위터계정 @gaplogo 가 등장하기도 했고 디자인커뮤니티에선 내가 더 잘만들수있겠다!!해서 자체 콘테스트까지 열리기도 했답니다. 결국 갑은 오케오케 쏘리 다시 돌아갈께..하고 10일만에 원래 로고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뭐 사실 이 리뉴얼 이슈때문에 더더욱 주목을 끌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갑은 엄청난 고객들을 보유한 회사인데 이런식으로 어그로를 끄는 게 사실 좋은 방법은 아니죠. 신생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할 경우엔 리브랜딩에 있어서 그 가치를 살리고 유지하면서 변신을 단행해야 합니다. 지난 시간의 유산을 모두 내팽개지는 건 그동안 그 유산을 함께 쌓아왔던 고객들을 배신하는 행위와 같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내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방금 깎은 열쇠가 반짝이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쓰던 열쇠가 반짝이는 법이죠."The used key is always bright.(쓰던 열쇠는 항상 반짝인다.)"마지막으론 슬픔의 대명사 카페베네입니다. 비운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당초 카페베네는 카페베네는 "유럽풍 카페 문화에 한국식 사랑방 문화를 접목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추구" 했습니다. 사실 유럽풍문화에 사랑방문화를 접목시킨게 뭔진 모르겠지만...사실상 사람들은 그런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대신 24시간 운영되는 북카페 쯤으로 생각해서 시험기간 대학생들의 임시도서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마케팅도 막 열심히 했습니다. PPL도 하고, 한예슬씨도 모델로 고용하고 어쨌든 시작은 좋았죠. 그리고 3년만에 매장수를 20배이상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만 카페베네가 블럭건너 생길 정도였으니 이건 뭐...가히 바퀴벌레같은 번식력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할매순대국이 폭풍 가맹점을 늘리며 할매베네라는 묘한 네이밍을 가져가기도 했죠.) 2011년엔 매장수가 735개에 이르렀고 심지어 2014년엔 912개 매장으로 가즈아!!!!!!!!!확장을 계속해나갔죠. 근데? 2013년 적자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엔 336억 적자를 내며 회생불가능한 지점을 넘고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디야 다음으로 많은 매장을 지니고 있던 카페베네의 몰락에는 당연하지만 주목해야 할 원인들이 있습니다.1. 포지셔닝2. 퀄리티3. 상생구조위에서 언급했던 유럽풍에 사랑방을 접목시킨 그런 건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책이 많긴했지만 딱히 북카페라는 포지션도 아니었고... 편안한 컨셉이라고 하기엔 또 뭔가 애매하고... 작업공간? 독서실? 카페? 쉼터..? 다 맞기도 하고 다 아니기도한 애매한 컨셉이었습니다. 슬로건은 More than Coffee at Freedom Depot 였는데 커피의 퀄리티를 내세우던 문구와는 다르게 실제 매장에선 악마초코빙수 팝업광고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와플이나 허니브레드도 왜케 대문짝만하게 카운터에 자꾸 세워놓고....오히려 카페베네는 커피빼고 다 맛있다느 소문이 돌 정도였죠.퀄리티 문제는 당연히 맛입니다. 카페베네에서 사용한 원두가 나쁜 원두라거나 원가절감을 위해 막 쓰레기로스팅을 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실제로 브라질농장과 FFT계약을 통해 질 좋은 원두를 공급받기도 했고 초반엔 커피의 질을 메인키워드로 내세우며 '맛있는 커피!!!' 를 만들려고 했었죠. 하지만 문제는 급성장입니다. 뭐든 너무 갑자기 커버리면 관리가 힘들어지는 법이죠. 메뉴얼이나 가이드가 없이 매장관리가 허술해지다보니, 결국 매장마다 직원관리도, 당연히 맛관리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커피는 원두가 다가 아니죠.  아침마다 테이스팅하면서 맛을 맞춰야 합니다. 그라인드의 정도도 봐야하고 밀크스티밍과, 크레마 등도 그냥 버튼만 누른다고 다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숙련된 바리스타들이 있어야 했고, 적어도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이 매니저나 선임급으로 테이스트 가이드를 만들었어야 했었죠. 하지만 매장의 매출이나 지원 등이 들쑥날쑥 하게 되면서 경영악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알바의 잦은 교체, 비숙련인원의 증가 등등의 악순환을 낳게되죠.상생구조는 이러한 맥락에서 심화된 문제입니다. 내가 어제 점포를 냈는데 한 달뒤에 2블럭 앞에 또 카페베네가 생기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건 서로 치고받고 싸우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프랜차이즈 정책인거죠. 가맹점과의 상생고리가 끊겨버리고 나면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건 삽시간입니다. 가맹점은 더 이상 늘지 않고 폐점율은 높아지죠. 폐점이 될 때마다 고객들은 모두 떨어져나가는 것이구요. 후에 프리미엄 컨셉으로 리브랜딩을 시도했으나, 그 충격을 이겨내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리브랜딩이 모든 브랜드실책을 덮을 순 없죠.흔히들 리브랜딩을 하면 뭔가 새출발을 하니까 사람들도 우릴 새롭게 봐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어어얼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기존의 정보가 달라졌다는 생각에 등을 돌리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 또는 이미 리브랜딩으론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일 수도 있죠. 컴퓨터 리셋버튼 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리브랜딩을 단행하기 전엔, 먼저 지금 기업이 지닌 브랜드자산과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들과 긴밀하고 적극적인 소통이 있어야 해요. 혼자 좋아서 내 맘대로 바꾼 로고는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트로피카나, GAP, 드롭박스, DB손해보험, 코카콜라의 2011년 화이트 리미티드에디션 등등의 경우를 볼 때 말이죠. 그러나 스타벅스나 애플과 같이 기존의 자산을 살리면서 로고의 단순화와 세련미를 더한 경우엔 (물론 이것도 놀림을 받긴 했으나) 애정을 반증하는 짤요소 정도로만 쓰이는 정도로 순탄히 넘어가기도 했죠. 에어비앤비처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알린 경우도 있었고, Fedex마냥 어지럽던 것들을 정리해서 하나로 통합시킴으로써 편의성을 업그레이드 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브랜드라는 건 항상 '경험'을 제공하는 표식과 표의를 동시에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능력과 가이드, 메뉴얼, 주변업체와 가맹점, 관리시스템, 자본력 등등을 아주 냉철하게 분석해서 단행해야 할 이슈죠. 분명히...단순히 내가 뭔갈 정리하고 싶어서, 그냥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충, 이게 멋져보이니까,마음이 바뀌어서, 한 두명이 바꾸라고 조언했다고 해서... 그렇게 시작하는 작업은 아닌 듯 합니다 :)  
조회수 1036

아마존 인플루엔서를 통해 매출을 늘리는 법

인사말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셀러들의 성공적인 아마존 진출을 도와주는 컨설팅 회사이자 대행사인 컨택틱의 이이삭 대표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아마존에서 발표한 새로운 개념인, '아마존 인플루엔서 프로그램'입니다.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브랜드 오너들의 경우 매출을 증폭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우선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Amazon Associates Program과 그에 속해있는 세부 분야인 Amazon Influencer Program에 대한 소개를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Amazon Associates ProgramAmazon Associates Program을 한 마디로 설명드리자면, '영업 인센티브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누군가가 인터넷으로 아마존의 특정 상품을 특정 URL (본인의 Amazon Associates Link)로 홍보하여, 그 링크를 클릭하고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있을 경우, 구매한 액수만큼 %로 커미션 (수수료)를 지급 받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Amazon Associates Program에 이수하여, 저의 Associates 링크로 제 블로그에 $1000짜리 캐논 DSLR 카메라를 홍보했고,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그 링크를 클릭하여 그 카메라를 구매했다면, 제 앞으로 4% (카테고리에 따라 최대 10%까지 수령 가능)의 수수료인 $40가 지급됩니다.아주 멋진 프로그램이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정확히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카테고리마다 커미션이 다른데요, 최저 0%에서 최대 10%까지 가능합니다. 웬만한 카테고리는 4% 커미션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커미션율은 아래 표를 참고해주세요:카테고리별로 Amazon Associates 커미션율Amazon Influencer ProgramAmazon Influencer Program은 Amazon Associates Program의 속편입니다. Amazon Associate가 되면 Associates Central이라는 어드민 페이지에서 본인의 링크를 만들 수 있게 되는 등 어드민 페이지에 접속이 가능해지는데, 이 시스템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만의 아마존 랜딩페이지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Associates Central에서 링크를 만들더라도, 기존재하는 특정 아마존 상품의 링크를 걸 수도 있고, 아니면 특정 '검색어 결과'에 대한 링크를 나의 홍보 링크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결국 '나의 아마존 내의 미니몰' 같은 것을 만들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Amazon Influencer Program을 통해서 이제 인플루엔서들이 본인만의 아마존 미니몰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amazon.com/shop/influencername). 이럼으로써 더이상 하이퍼링크(URL)를 '클릭'하지 않아도, 해당 인플루엔서들의 팔로워들이 아예 인터넷 검색창에 위처럼 특정 인플루엔서의 아마존 미니몰 URL을 직접 입력하고 방문하고 제품을 구매해도 여전히 인플루엔서에게는 커미션이 지급 되게 되었습니다.Social Media Promo Codes이제 Amazon Associates Program과 Amazon Influencer Program에 대한 이해를 하셨다면, 다음으로 셀러입장에서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잘 사용해서 그 수많은 인플루엔서들에게 내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독려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셔야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 하나의 기능을 제공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Social Media Promo Codes입니다. 이 기능은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 프로그램에 이수중인 '브랜드 오너'만 이용이 가능한데요, 아래에서 보이듯이 메뉴를 찾는 것은 쉽습니다:Social Media Promo Codes가 어떤 형태의 Promotion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이 포스트가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한 마디로만 요약해드리자면, '내 브랜드 상품 중에 몇 가지를 선정한 특정 URL을 생성하여, 해당 제품들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굳이 별도로 promotional code를 입력하지 않아도, 장바구니에 담자마자 미리 설정해둔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URL 생성식의 promotion' 기능입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이제 이걸 이용하게 되면 생성 페이지에서 아마존이 이런 행사를 브랜드 측에서 하고 있다는 것을 브랜드가 인플루엔서들에게 쉽게 알려줄 수 있도록 'Share this promo code with Amazon Influencers and Associates' 라는 기능을 추가한 것입니다.막상 브랜드 측에서 이렇게 할인을 제공하는 행사를 하기로 크게 마음 먹었는데, 페이스북에서 힘들게 홍보하고 인스타에서 힘들게 홍보하고 구글에서 힘들게 홍보하는 것도 결국 다 일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브랜드를 대신해서 이런 행사를 홍보해줄 수 있는 인플루엔서들이 가세해준다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손도 안대고 코를 풀 수 있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마치며이 기능을 활용해서 브랜드 오너들은 인플루엔서 마케팅에 들어가는 수고와 비용을 조금 덜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마존 인플루엔서 인맥을 잘 활용해서 매출을 증폭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합니다.그럼 오늘도 즐거운 글로벌 셀링 되세요! 컨택틱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62길 11, 8층 (역삼동, 유타워)   대표 전화: 02-538-3939   해외 부서: 070-7771-1727   영업 부서: 070-7771-1728   이메일: [email protected]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8OxbQGAnMqWGpGj5weLcZA  홈페이지: https://www.kontactic.com
조회수 799

창업자의 일기장(4)-백수의 길

---지난 이야기---그렇게 투자해주겠다던 분에게열과 성을 다 바치고,공들였던 사업계획서와그 사업에 핵심이 되는 인맥도와세부 예산안, 컨소시엄 구성도까지 다 드렸는데...그리고는 연락이 없다.기다려보라는 말만 계속 되풀이된다.그리고 나는 백수가 되어 있었다.(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내가 호구였다.역으로 생각해보면,누가 우리에게 투자해 준다는 게웃긴 이야기였다.아직 회사도 설립 안 했는데,그리고우리가 진짜 실행할 능력이 있는지도검증되지 않았는데투자해주는 게 이상한 거지.)그렇다!나는 백수다.백수!!!빨리 재취업을 하든,준비했던 창업을 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아내는 아침마다 집 밖으로 나가는나를 배웅해 주었다.집에 있으면, 사람이 나태해진다고도서관에 가서 충분히 고민하고,결정하라고 응원을 해 주었다.퇴사하기 전에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았다.타이밍이 완벽하게나를 회사생활을 강요하는 모양새였다.너무나 큰 리스크였다.사표를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내가 잘하는 짓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아내는 나에게 지금이 아니면,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지금처럼 회사 일로 힘들어하면서계속 일하기보다는 새직장을 가서 새롭게 시작하던가,창업을 해서 꿈을 이루던가,선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등을 떠밀어주었다.믿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그리고 그 부담감은 또 얼마나 큰 압박인지...문 앞을 나설 때마다발걸음이 무거웠다."오늘 하루도 정말 미친 듯이 살아야 해.후회가 없도록 말이야"어쨌든 그러건 말건 현실은 백수다.결국 창업의 결심을 하였다.한 번 더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시기적인 기회도 있지만...실업급여를 받는 기간과입사지원시기를 고려했을 때,6개월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재취업보다는 창업이었다.그리고 투자하겠다는 분이 언제 좋은 소식을 줄지 모르는데직장에 발이 묶이면 안 될 것 같았다.(다시 말하자면, 결국 투자 건은 물 건너갔다)그럼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무엇을 준비하고,어떻게 채워갈 것인가에 대한계획을 수행해야 했다.물론 퇴사 전에 계획한 시나리오가3가지 있었다.하나는 재취업 시나리오,하나는 창업 시나리오,다른 하나는 프리랜서 시나리오.일단 창업 시나리오와 프리랜서 시나리오를 수행하기로 정했다.1) 창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전문교육때마침 정부에서플랜트 공정 관련한 300시간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선정되었다.12월부터 2월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파주에서 서초동으로 가서공부해야 하는 교육이었다.플랜트 공정이 왜 필요하냐면,제조업은 결국 공장자동화와기계(유틸리티) 간에 공정을 설계해서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어떤 공장이든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하다.필요한 기능을 정하고,장비 사양을 정하고,설비 간에 연결을 정하고,시운전을 하여 수정하고,생산에 들어간다.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배울 수 있기에내게는 꼭 관련 지식이 필요했다.이전에 직장에서 실험실에서 파일럿으로,파일럿에서 플랜트로 스케일 업을 해 봤지만,거의 마구잡이 식으로 하다 보니탈도 많았고,고생을 엄청 많이 했거든.기술에 관련한 전문교육을 받기에직장인이라면 엄두도 못 냈을 테니좋은 기회였다.2) 백수기간이 끝났을 때를 위한 준비생계를 위해서는프리랜서 일을 준비해야 했다.지금 당장은 실업급여를 받지만,그 기간이 다 끝났을 때,바로 먹고 살 준비가 안 되어있으면창업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되니까미리 지금부터 영업을 해 두어야 했다.다행히도,군대 전력 후에 잠시 창업했던 경험이 있어그때 알게 된 몇몇 분들에게 일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갑자기 부탁하긴 그러니까교육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두면 필요한 시점에 일거리를 받을 수 있다.백수긴 한데...그래도 꿈이 있는 백수랄까?(나중에 알게 되지만...꿈도, 계획도 늘 맘 같지 않더라...ㅠ.,ㅠ)그렇게 백수가 되어,창업 준비와 몇 개월 후에 먹고 살 준비를하나씩 준비하게 되었다.그러나 마음이 안 놓였다.예상되는 수익과예상외로 나가는 지출!그리고불쑥불쑥 자라는 아내 태중에 아이!마음 한편에서 불안함이 싹트고 있었고,서서히 조바심과 조급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될 일도 성급하면 망치는 법!잘 짜인 계획이라고 생각했는데내가 인지하지 못 한 곳에서부터서서히 균열이 커져가고 있었다.감당하지 못할 문제로 다가왔을 때,나는 아내에게 큰 마음의 빚, 인생의 빚을 지게 되었다.
조회수 1207

우리가 세월호 현장에 간 이유 (실천)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만이 아니다.1. 우리가 할 수 있는 것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 당일 낮 우리의 하루는 평소와 같았다.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던 식당에서 사고 소식을 뉴스로 처음 듣게 된다. 모든 방송들이 특종으로 사고를 보도하고 있었다. 이렇게 언론이 나서고 정부가 나서고 있기 때문에 모두 무사히 구조될 거라 생각을 하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을 놓았었다.< 낮에는 분명 이런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저녁시간이 되서 길거리로 나갈 노점 준비를 하던 팀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했고 사망자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였다.그리던 중 한 친구가 이야기를 했다. "저기도 충전하르라고 난리일 거라고.. 우리가 가면 딱인데.."우리끼리 말하는 용어로 "충전밥"을 먹어왔던 나는 어느 장소나 어떤 상황에서 휴대폰 충전이 필요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사고는 더구나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생업에서 단숨에 달려온 부모님들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 절박할 거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팽목항으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대표인 나는 회사의 경제적인 상황을 고민해야만 했다. 우리 회사는 낮에는 앱 개발과 영업을 그리고 밤에는 생존을 위해 한 푼이라도 벌겠다고 1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계산을 해보니 회사가 천만 원 정도의 손해를 볼 텐데 내려가야만 하는 것인가? 그렇게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머릿속은 정말 복잡했고 팀원들과 계속 뉴스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은 계속 커져만 갔다.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고 같이 창업해서 부대표를 하고 있는 동생에게 물어봤다. 부대표도 알고 있었다 내려가면 우리가 얼마의 손해를 보게 되는지.. 그래서 나한테 가자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었다."야 이거 우리가 가는 게 맞을까? 넌 꼭 가고 싶냐고?""형 이런? 충전기 있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을걸....""하긴 이런 걸? 만들어서 쓰는 특이한 회사가 또 있을까? 우리밖에 없을 거야. 그렇지?""형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 가자. 돈은 다녀와서 또 벌면 되잖아. "<  우리에겐 동시에 수백대의 스마트폰을 충전 할 수 있는 충전 테이블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저 무식한? 테이블을 뜯어내고 서울에서 팽목항으로 달려가기로 결정을 했다.팀원들에게 말했다. "가자. 사람들 충전해주러...." 그제야 얼굴에 활기가 생긴 팀원들을 보며 마음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그래도 내가 가슴이 따뜻한 친구들과 일을 하고 있었구나.우리는 행사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결정이 난 순간 일사천리로 실행에 옮겼다. 나와 동생은 충전실에서 충전 테이블을 뜯어내고 팀원들은 싣고 갈 승합차를 렌트하러 사무실을 나섰다. 미리 잡혀있던 투자사 미팅이나 업체 미팅에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돈이 부족했기 때문에 조금씩 사비 또한 걷었다.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다."유니폼과 모자와 같이 회사를 알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빼고 간다."우리는 창업 이후 만땅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단 한 번도 초록색 유니폼을 벗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초록색 오빠들이라는 별명도 생겼고. 하지만 이런 현장에는 여러 회사들이 생색내고 간접 PR 하려고 대문짝만 한 기업 로고 붙여서 올 것이 뻔해 보였다. 우리만큼은 그냥 가서 조용히 도와주다 오자라는 취지에서였다. 그렇게 충전기와 비품에 회사 로고들을 떼어내고 유니폼을 벗어던졌다. 아마 창업이래 유니폼을 안 입고? 충전 서비스를 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세월호 현장에서의 봉사활동이었다. 그리고 그 흔한 사진 한 장 조차 찍지 않았다.저녁에 출발을 해서 6시간을 달려 새벽쯤 팽목항에 도착을 했다. 우리는 충전 테이블을 설치하는 장소와 전기만 있으면 됐는데 이런 상황조차 여의치가 않았다. 충전 테이블을 들고 팽목항 주변을 수십 차례 돌아다녔다. 어디서 온 누구라고 밟히지 않았기에 관공서나 담당자분들의 도움 역시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좋은 명당자리를 찾아냈다. 바로 화장실 앞이었다. 사람들의 동선에도 좋고 눈에 잘 띄고 비를 피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였다.그렇게 우리는 교대로 화장실 앞에서 근무를 서며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충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아무 말하지도 않았지만 휴대폰 충전이 필요한 수많은 부모님들과 구조대원들 사이에서 화장실 앞에 충전소가 설치되었다는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나갔다. 아침이 되었을 쯤에는 150개의 충전기가 모자를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우리가 충전해드린 그 휴대폰으로 가장 먼저 생존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고 슬프게도 부모님들에게는 비극이 다가오고 있었다.2. 어른들의 잘못해맑게 웃으며 수학여행을 떠난 수백 명의 아이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통하고 원통하고 너무나도 슬펐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부모님들 옆에서 위로의 말 한마디만을 전해 드리는 게 잘 동작하지 않는 휴대폰을 살펴봐 드리는 게 전부였다.아이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런 비극을 겪어야만 하는가?나를 포함한 이 나라의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과 대처로 팽목항 앞바다에서 아이들은 하나둘씩 죽어가고 있었다.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죽어가야만 했던 했던 아이들...작은 배들이 사고 현장을 오가면서 발견된 시신을 뭍으로 옮겨왔다. 배가 들어올 때마다 시신을 확인해야 하는 부모님들의 그 심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 충격이 너무 크기에 확인을 하는 건 주로 아버님들의 몫이었다. 배가 들어올 때마다 근처는 울음바다가 되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고 구조될 거라는 희망을 끈을 모두가 놓지 않았다.하지만 시간이 하루, 이틀, 사흘 지나면서 상황은 변해 갔다. "지금 들어오는 배에 있는 시신이 내 자식이었으면 좋겠어. 내 손으로 묻어 줄 수 있게 말이야." 한 아버님이 그렇게 피를 토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렇게 팽목항은 자식의 생존을 기다리는 현장에서 자식의 시신을 기다리는 현장으로 변해갔다.분명하게 내가 느낀 현장에서의 상황은 대처만 제대로 했어도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아이들을 구하겠다고 전국에서 모여든 민간 잠수부들은 대부분 사고 현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또한 사고 현장과 진행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았던 쓰레기 언론사 기자들의 모습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무능력한 정부의 대처를 지켜보았다.그들에게 묻고 싶었다.당신 아이가 저안에 있어도 그렇게 기사를 쓸텐가?당신 아이가 저안에 있어도 이렇게 구조활동을 할텐가?그 와중에 사고 현장에 와서 기념? 사진만을 촬영하고 돌아가는 아주 발 빠른 정치인들도 볼 수 있었다.3.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우리는 4일간 팽목항 현장에 있으면서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첫날 한 민박집을 찾았었다. 80세가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운영하는 민박집이었는데 시꺼먼 남정네들이 새벽에 방을 구하러 왔다고 하기 놀래면서 사연을 물으셨다. 여차저차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한 말씀을 하셨다."아이고 기특들 하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내 집을 내어주는 거네. 돈은 내지 말아"그리고는 귀한 손님 올 때 대접하는 거라며 냉장고 한편에서 천으로 꼬깃꼬깃 싸인 냄새나는 무언가를 꺼내 보이셨다. 그렇게 우리에게 건네주셨던 시큼한 홍어회와 막걸리 한잔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젊은 친구들은 충전소 한다고 하니 충전을 하는 거고 나는 민박집을 하니 집을 내어 줄 수 있으니 같은 거야.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거면 된다고... 그렇게 우리는 따뜻한 어르신의 배려로 무료로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우리가 한 것은 우리만이 가지고 있던 충전 테이블을 가지고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서 부모님과 구조대원분들의 충전의 도운 것뿐이다. 빠르고 신속하게 내려가서 충전소를 설치했다. 우리 이후로 통신 3사에서도 대형 천막과 로고로 무장한 충전소들이 속속들이 들어섰지만 그 전체의 충전기들을 모두 합쳐도 우리의 가진 충전기의 절반조차 되지 않았다.우리는 그렇게 세월호 사고 현장속에서 4일을 보냈다. 사진 한 장의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고 언론보도를 왜 안했냐고 물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렌트한 승합차가 접촉사고 까지 나서 큰돈을 물어줘야만 했다.4. 실행과 실천의 차이우리 팀이 여태껏 해왔던 것은 빠른 실행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단순히 행동에 옮기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의미를 두고 행하는 것... 바로 "실천"이었다.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 고용창출, 사회적 기여라고 배웠었다. 보통은 첫 번째가 이윤추구이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을 때 사회적 기여를 하지만 그 순서에는 정답이 없는 거라 생각한다. 배달의 민족이 적자인 상황에서도 어르신들에게 우유를 배달하는 캠페인을 하는 모습을 봤었고, 근무를 했던 LG전자에서는 직접 컴퓨터 교육 봉사활동을 나가거나 회사가 금전적으로 조용하게 티 내지 않고 많은 기부를 하는 올바른 실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내 왔었다. 그래서 창업을 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사회에는 보탬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 실천을 해야 한다고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충전을 제공하는 우리는 어찌 보면 세월호 현장으로 가야만 하는 유일한 회사들 중에 하나였을지 모른다.그리고 매일 같이 노점을 하면서 고생을 하고 무시를 당했지만 우리도 그 누군가에게 또는 그 어떤 상황에서는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구성원임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여유가 생기는 만큼 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실천을 하자라는 또 다른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스푼 #Spoon #사회공헌 #봉사활동 #기업문화 #조직문화
조회수 1611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소설이 있다. 대학교 때 읽었던 소설인데 두 사람의 여정을 각자의 시선에서 다룬 소설이다. 에잇퍼센트에 인턴으로 입사해 9개월간 일하고 훨훨 날아간 병훈님과 나도 이 소설처럼 각자의 시선에서 지난 9개월을 되돌아보려 한다. (경고한다. 로맨틱하지 않다.)병훈님이 떠나는 날. 아마 여러분이 보는것과 내가 이 사진을 보는 느낌이 많이 다를거다.1. 만나기까지- 소병훈 이야기2015년 대학교 3학년이 시작될 때부터 졸업 이후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다. 대학원 진학과 취직은 수많은 대학생들의 공통된 고민이기에 수많은 조언이 넘쳐나지만 결론은 '나에게 맞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 인생 내가 선택해야지 언제까지 남들 좋다는 길로만 가겠는가. 둘 다 겪어보고 내가 선택하겠다고 다짐했다.졸업을 위해서는 대학원에서 과제연구를 1년 해야 했기에 대학원은 겪어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취직도 경험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대기업에서 1~2개월 인턴을 했던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놀고먹다 보니 월급이 나온다'는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정말로 취직해서 놀고먹으면 잘리겠지. 대기업 인턴은 패스.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에서 한 VC의 '스타트업은 망해도 스타트업 인턴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창업에 생각이 있으면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해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자'라고 결정했다.수많은 스타트업 중에서 왜 에잇퍼센트를 선택했다고 물으신다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변하고 있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해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의 나는 CTO의 멋진 말 한마디에 눈을 반짝이며 '이 회사에서 이 사람과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앞뒤 안 가리고 지원하는 이상주의자였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호성님의 글을 읽고 '이 회사가 내가 생각하던 회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지원했던 회사를 포기하고, 에잇퍼센트 입사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 이호성 이야기2016년 1월의 첫 번째 근무 날. 대표님이 모두를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회사의 투자 유치 소식을 알려 주었다. (무슨 투자 유치 소식을 "오늘 저녁에는 치킨을 시켜 먹기로 했어요." 수준으로 재미없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투자를 받는 것이 확정되었으니 대표님이 내게 전달해 주신 미션은 개발자를 채용해서 제품 개발의 속도를 높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에잇퍼센트에 오기 전에 한 회사에만 오래 있기도 했고 개발자들과의 네트워킹도 게을리했던 터라 당장 좋은 개발자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그래서 블로그에 회사를 알리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주위 분들께 추천을 부탁드렸다. 그중 JDLab의 양주동 대표님이 괜찮은 학교 후배를 추천해 주신다고 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추천해 주신 친구가 애매하게 9개월만 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니 고민이 되었다. 주니어가 실제로 일을 잘 하게 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한데, 실제로 일을 잘할 수 있게 되었을 때쯤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력(당시 4명)에 비해 해야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누군가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었다. 그래서 일단 병훈님을 만나 보기로 했다.2. 면접- 소병훈 이야기에잇퍼센트에 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길다.처음에 간단한 티타임을 시작으로 실제 코딩 문제를 풀어보게 하고, 그 뒤에서 다시 1대 n으로 토론하는 과정, 그리고 대표님과의 이야기로 면접이 이어진다. 요즘은 논술 문제도 있다고 들었다. (역시 취직은 어려워)내 경우는 '면접 보려는 것은 아니니 그냥 커피 한잔 하자'는 부님의 간단한 속임수에 넘어가 티타임을 가졌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부님과 에잇퍼센트는 어떠냐고 물어보려고 왔는데, 어느새 내 앞에는 호성님이 앉아 있었고, 메일로 코딩 문제를 받는 것으로 커피 한잔이 끝났다. 이 티타임은 면접보다는 나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회사가 나에게 적합한지 보는 과정이었다.코딩 문제는 성호님의 글로 유명해진 pingpong을 포함한 take-home 과제였다. 문제를 받은 다음날 다른 회사 면접을 보고 온 뒤 밤샘으로 문제를 풀었던 것과 제출할 때 pingpong 문제만큼은 자신 있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에 제출했던 코드를 보니 'Assignment를 쓰지 말 것'이라는 조건이 깨져있었다. 자신감 넘치던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마지막 면접 과정도 조금은 숨 막히는 경험이었다. 가볍게 대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학에서 들었던 전공과목 별로 하나하나 물어가며 내 지식의 바닥을 확인했다. 대학에서 3년간 들었던 전공과목은 많지만, 질문 들어오는 족족 '모르겠습니다' 밖에 할 수 없었다. 내가 답할 수 있는 수준을 찾으시려는지 점점 질문의 난이도가 낮아졌고, 마지막으로 스택과 큐를 물어보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 회사는 못 들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동시에 진행했던 다른 회사에서 합격 메일이 왔기에 에잇퍼센트에 '0월 0일까지 합격/불합격 결과를 알려주세요'라는 당당한 요구를 한 뒤 떨어졌다는 메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합격 메일을 받았고, 그 메일에는실력에 대해서는 회사에 오셔서 보여주세요라는 잊지 못할 문구가 있었다.그리고 첫 출근, 4월 4일 9시 20분에 출근해서 잠긴 문을 보며 에잇퍼센트의 첫 날을 맞이했다.- 이호성 이야기병훈님이 왔다고 하셔서 학교 선배인 부님과 함께 회사 옆 '피어나' 카페로 갔다. (당시만 해도 사무실에 회의실이 없어서 모든 미팅을 회사 옆 카페에서 해야만 했다.) 병훈님의 첫인상은 “꺼벙이"였다.공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 하지만 말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번뜩이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아마 나정도로 평범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곳에 면접을 이미 본 상태였다. 일단 우리 회사와 나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이래저래 약을 팔았다. 그리고 면접 문제를 메일로 전달하겠다고 하고 첫 번째 만남을 마쳤다.며칠 뒤 제출한 과제를 가지고 다시 한번 병훈님을 만났다. 전공에 관련된 기본적인 질문들을 던졌다.(정확히는 졸업한 지 10년이 지나서 그냥 내가 기억나는 것들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10개의 질문을 던지면 8개의 질문 은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 실망했다. 겸손하고 배움의 자세가 갖춰져 있는 친구라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모르는 친구를 뽑아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뽑았다. 솔직히 그냥 학벌을 보고 뽑았다. 좋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구이니 지금까지 최소한 한 번쯤은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당시 나는 꽤 급했다.합격 메일에는 ‘실력에 대해서는 회사에 오셔서 보여주세요'라는 내용을 적어서 보냈다. 부족한 만큼 회사에 와서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입사할 주에 있을 워크숍 준비에 대한 요청도 함께 드렸다.지금 와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최근에 병훈님을 면접 봤다면 떨어뜨렸을 거다. 생각해 보면 이게 면접, 특히 주니어 면접의 어려움이다. 그 사람이 입사해서의 2주 정도는 예상해 볼 수 있지만 그 뒤는 예상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3. 들어와서 처음 했던 일- 소병훈 이야기들어와서 처음으로 했던 일은 나를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바꾸는 일이었다.회사에 들어온 지 1~2개월이 지났을 때 외부 업체와 전문 통신을 개발하는 작업을 맡았다. 대학교에서 두 PC 사이의 전문 통신 프로젝트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 충분히 혼자서(그리고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코드를 조금씩 수정하고 추가하던 이전의 작업들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일이었다.이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하나의 동작을 하는 무언가'를 100% 혼자서 만든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기본 틀을 받아서 코딩하고, 어려울 때는 모범 답안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으며, 그러고도 힘이 부치면 7~80%만 완성하고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면서) 넘어갔었다. 회사에서는 이 일이 '소켓 통신의 이해를 확인하기 위한 프로그래밍'이라고 설명되어 있지 않았고, 어디서 버그가 발생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없었다.대학 강의로 들었던 내용들과 전혀 다른 지식들이 필요했지만, 필요한 기초적인 요소들은 구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키워드를 검색해야 하는지부터가 문제였다. 검색해야 하는 단어를 알아내려고 시니어 개발자님들께 돌아가면서 물어봤다. (너무 자주 물어야 해서 한 분에게만 묻기 죄송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쓸모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마저도 없었으면 구글과 위키의 내용도 이해 못했을 것 같다.웹 개발에 대한 기초도 없고, 어디가 끝인지 확신도 없어서 개발 시간이 길어졌다. 야근을 반복했다. 노력한다고 해서 없던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고, 결과로 커다란 똥덩어리 같은 코드가 만들어졌다. 다행히도 (달리는 중간에 몇 개의 부품을 갈아 끼운 이후에) 최소한의 기능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그렇지만 이 코드가 12월까지 구린 냄새를 피우고 있었다. 에러를 만들지는 않지만 가독성이 떨어지고 창의적인 구조 때문에, 유지/보수를 할 때마다 과거의 내 실력을 확인하는 좋은 지표가 되었다.- 이호성 이야기시간이 많다면 병훈님을 옆에 앉혀 두고 차근차근 알려주고도 싶고, 같이 스터디도 하고 싶었지만 내게는 당장 해야 하는 일이 쌓여 있었다. 다행히 팀에 계신 시니어 개발자 분들이 병훈님일 이래 저래 잘 돌봐 주었다. (20살이 넘는 청년에게 "돌봐 주었다"라는 표현이 적당한 가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 보았는데, 흠. 역시 적절하다.) 병훈님께 처음 한 달 동안은 조각을 고치는 일, 작지만 급한 일 들을 맡겼다. 덕분에 시니어 개발자들이 다른 일들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한 달이 지나자 하나의 일을 떼어서 맡겨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개발하는 일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병훈 님은 잊어버렸을지는 모르겠지만 외부 업체로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팀의 시니어 개발자들은 모두들 키보드에서 손을 놓고 병훈님의 대화를 노심초사하면서 듣고 있었다.이 프로젝트는 곧 병훈님이 예상한 일정을 넘어섰고, 얼마 이후에는 내가 예상한 일정도 넘어섰다. 병훈님이 끙끙 앓고 있는 게 보였다.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가의 고민도 여러 번 했다. 병훈님이 만들어 낸 창의적(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상식을 벗어난)인 코드들을 뜯어고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테스트를 통과한 코드는 에잇퍼센트 프로덕트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4. 무엇을 배웠을까?- 소병훈 이야기첫 번째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배웠다. 작은(?) 스타트업이었기에 개발팀 외 다른 팀원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 회사 내에서 생기는 사건들을 전부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나오는 순간부터 제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회사의 크고 작은 의사 결정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모든 의사 결정들에 원인과 논리적인 과정이 따른다는 점이 재밌었다.내가 알지 못하는 원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서 여기저기 물어보았고, 모두들 숨기지 않고 말해 주었다. 대표님과의 티타임에 찾아가서 묻기도 하고(모두에게 열려있었는데 단 2명이 왔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 궁금하다며 점심시간에 옆에 앉아 이야기하고, 전화 응대를 어깨너머로 들어보기 했다. 글로 적어보니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간 8살 아이 같기도 하지만, 에잇퍼센트에 있으면서 물어보는 만큼 알 수 있었고, 그만큼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야근을 했다.)두 번째는 개발자가 되는 과정을 배웠다. 당연히 개발 실력도 늘었지만, 조금 더 보태서 개발자가 되는 과정을 배웠다고 말하고 싶다. 누구라고 말할 것 없이 남는 시간을 조금씩 쪼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새벽 4시가 넘었음에도 꼼꼼히 기록을 남기며 마무리하는 야간작업, 그리고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거대한 코드를 점진적으로 만들어가는 개발팀을 보면서 개발자라는 직업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본 개발자는 (에잇퍼센트의 개발자만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결과를 '우연'으로 넘기지 않고 원인을 찾았고, 원하는 분야를 찾아서 스스로 공부하고, 삶의 즐거움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마지막으로 나 되돌아보기. 나는 내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회사에 들어오면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몇 개월 '열심히' 뛰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혼자서 '노력하면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오기로 붙잡고 있다가 결국 기한을 넘긴 적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서 실력을 확인했다. 항상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매번 내 생각보다 실력이 뒤에 있었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기숙사에서 공부를 했다.그렇지만 나를 과대평가했던 것처럼 나의 목표도 과대평가 했었다. 내가 도달하려고 했던 목표도 꾸준히 달리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았다. 다만 '꾸준히'의 기준이 몇 주, 몇 개월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을 뿐이다.- 이호성 이야기내가 입사하기 전에 에잇퍼센트에 여러 명의 개발 인턴이 있었다고 했다. (commit log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대들이여. 왜 버그를 내게 주고 갔는가.) 그리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회사를 모두 떠났다. 처음에 대표님이 인턴 채용 제안을 몇 번 하셨을 때 개발팀에는 인턴을 채용하지 않겠노라고 말했었다. 사람이 전부인 개발팀에서 떠나는 것이 예정된 사람을 뽑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병훈님은 이런 내 생각을 바꿔 놓았다.연말 평가에서 성장에 대한 상을 받을 만큼 병훈님의 성장은 눈부셨다. 이제 좋은 주니어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병훈님을 기준으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니어 채용에 대한 성공체험을 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상은 병훈님이 받는데 주는 사람이 더 좋아하네?좋은 주니어는 당연하게도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1) 상대적으로 이미 높은 곳에 있을 것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시니어 같은 주니어 되시겠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서 이미 현업에서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2) 인지능력, 학습능력문제를 이해하고 정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 속칭 똑똑한 친구들이다. 문제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지 않아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고, 답으로 가는 길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익히고 배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3) 지적겸손배움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주니어의 경우 이 능력을 "내갈굼력"이라고도 부른다.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과 갈굼을 받으면서도 그것이 배움으로 이어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감사한 마음은 다시 지식을 전해주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이 되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4) 태도긍정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발전적으로 개척해 나갈 태도.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감사하는 태도. 이 태도는 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병훈님을 면접 볼 때의 나는 1) 만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병훈님을 떨어뜨려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뒤돌아 보니 병훈님은 2), 3), 4)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인재였다. 아마 몇 년 뒤에는 1)도 충분히 갖추게 되리라.5. 어떻게 일했나?- 소병훈 이야기 9개월 동안 에잇퍼센트를 다니면서 항상 내 능력으로 조금 힘들지만 불가능하지 않을 만큼 업무가 들어왔다. 스프린트(2주) 단위로 업무를 나눠가지는데, 일방적으로 업무를 할당받지 않고 팀 회의로 업무를 나눠갖는다. 호성님이 업무를 강요하지도 않고 업무 일정도 각자가 정하지만, 모두가 보고 있다는 느낌과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나' 때문에 매번 촉박한 일정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손을 들고 해당 업무의 책임자가 된다. 초반에는(전문 개발할 때까지)는 아예 질문하지 않아서 혼자 끙끙 댔는데, 너무 안쓰러워 보였는지 옆에 앉은 연태님이 먼저 도와주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길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때는 시니어 개발자(대부분 연태님)에게 물어보면서 일을 진행했다. 어느 날 호성님이 에잇퍼센트처럼 '실패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른 회사에서는 없다고 말했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자유롭게 개발해도 테스트와 코드 리뷰를 거치면서 문제를 잡아낸다. 그러고도 버그가 생기면 실서버에서 디버깅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심적으로 매우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추가적으로 다른 벌은 받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그 뒤로 길이 희미하더라도 우선 걸어가 봤다. 그러다가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조언을 받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면서 최종 결과물의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코드 리뷰를 받으며 최소한의 수준은 맞춰졌다. (그러면서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최대한으로 생각해서 만들어도 항상 놓치는 부분이나 더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었고, 그때 느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다음 개발할 때 잊지 않고 기억나서 내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막바지에는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의자를 들고 해당 업무를 요청한 사람 옆으로 갔다. 말로 이야기면 Slack이나 Trello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빠르고, 해당 문제를 직접 보면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요청사항을 받아 개발하는 느낌이 아니고 함께 문제를 해결한다는 느낌으로 이야기하면서 실시간으로 여러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생각을 주고받았다. 문제를 해결하면서 회사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는 이왕 만드는 거 아름답게 만든다는 생각이었다.)- 이호성 이야기회사에서 병훈님의 별명은 '아기새'였다. 업무를 하면서도 사람들의 보살핌을 필요로 했지만 그것 외에도 이런저런 허술한 면을 많이 보여줘서 누가 붙였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모두의 입에 착 붙어 있는 별명이었다. (개발팀 내에서는 간혹 '아.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친구'로 불리기도 했다.)에잇퍼센트에는 퇴사하면 털린다. 다들 떠나지 마라.병훈님을 연태님 옆자리에 앉게 했다. 회사 내에서 스위퍼(스프린트 내의 개발 잡일들을 처리하는 담당) 팀도 연태님과 같이할 수 있도록 했다. 경험과 인내심이 많고 상냥한 언니 같은 연태님(남자)은 병훈님의 좋은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세바님은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고 코드의 퀄리티에 대한 감시자(갈굼자)가 되어 주었다. 언젠가 병훈님이 개발자의 길을 가게 되어 첫 월급을 받게 되면 이 두 분에게는 빨간 내복을 사드려야 할 거다.처음에는 아기새의 Pull Request(반영하고자 하는 코드 뭉치)에는 코멘트가 수십 개가 달렸다. 그것들을 꾸역꾸역 고치고 나면 다시 그 절반 정도의 코멘트가 달리곤 했다. 하지만 병훈님이 떠날 때쯤에는 내 코드에 "이렇게 저렇게 고치는 게 더 좋은 것 같은데요?"라고 코멘트를 달곤 했으니 발전하지 못한 나는 부끄러울 따름이다.그리고 병훈님은 다른 팀일에도 참 관심이 많았다. 그러고 보면 나도 처음에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다른팀 일들도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작은 조직에서는 다른 팀에 대한 관심이 개발을 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6. 떠나기 이주일 전- 소병훈 이야기정해졌던 퇴사일이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업무는 들어오지 않았다. To-do list는 사라지고, 대신 '인수인계'라는 일이 생겨났다.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문서로 남기면서 새로운 책임자에게 넘겨주는 일이었다. 큰 그림을 그렸던 것들이 있는데 완성을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다.호성님께 1,2월 프리랜서 제안서를 받게 된 건 우연이였다. 다 같이 점심을 먹을 때 우연히 호성님과 같은 테이블에 있었고, 1,2월에 남은 일정을 이야기하다 농담처럼 나온 제안이었다.제안서를 받은 날, 기숙사에서 많은 계산을 했다. 개발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제안서의 업무 기한을 변경한다면 일정이 어떻게 될지, 그렇게 받은 돈으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충분히 가능한 일정이었다. 못해서 아쉬워하던 일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더 고민했다.긍정적으로 고민하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여행 도중에도 계속 개발을 생각할까 걱정되어서'였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움이 남으면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내 시간이 더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필요하다고 말해주는 점이 고마웠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선택지를 받아서, 나의 가치관을 되짚어 본 느낌이었다.- 이호성 이야기병훈님과 같이 식사를 했다. 병훈님은 복학하기 전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다고 했다.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숙소에서 코딩이나 하라고 살살 꼬셨다. 밤에 코딩하고 그 아르바이트비로 낮에 럭셔리하게 맛있는 것 먹고 다니면 얼마나 즐거운 여행이 되겠냐고. 제안서를 하나 작성해서 해야 할 일과 보수를 적어서 병훈님께 주었다. 왠지 넘어올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병훈님이 하루 정도 생각해 보더니 "어정쩡한 상태가 될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이런 제안을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실패했다.회사 입장에서 업무를 잘 알고 있는 병훈님이 조금이라도 일을 더 해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인생의 후배에게는 좋지 않은 권유였던 것 같다. 돈이 중요할 때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경험과 자신을 뒤돌아 볼 시간이 필요했던 거니깐.7. 떠나는 날케익이나 먹고 떠나랏!- 소병훈 이야기떠나는 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드도 살펴보고 pull request도 적으면서 이전과 같은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날, 혹시 작별 인사를 하면서 내가 울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2달 전부터 작별 인사(라 쓰고 갈굼이라 읽는다)를 받아서 그런지 마지막 인사가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그렇지만 그 뒤로 며칠간 회사를 나왔다는 묘한 홀가분함과 그동안 했던 일들이 내 손을 떠난 공허함이 있었다. 내가 없으면 회사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조그만 기대도 있었지만, 다들 나 없이 잘 지내나 보다. 나는 조금 아쉬웠는데.- 이호성 이야기9개월이라는 시간이 참 금방 지났다. 남은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병훈님에게 사람들이 "에이 그거 여행 가면 뭐해. 그냥 회사에서 일해"와 같은 장난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떠날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병훈님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마치 80분을 열심히 뛴 축구선수가 교체를 위해 떠날 때 받는 박수처럼.8. 떠나고 난 후- 이호성 이야기며칠 간은 아침 데일리 미팅이 왠지 허전하고, 슬랙으로 말을 걸면 대답을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또 새로운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고 바쁘게 회사가 돌아가면서 금방 잊혀지긴 하더라. 아 그러고 보니 병훈님이 만든 코드에서 버그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회사에 남은 아기새 인형을 괴롭히긴 했다.병훈님이 떠나고 나서 같은 학교의 후배인 선희님이 회사에 마케팅 인턴으로 들어왔다. 선희님이 자기소개 시간에병훈 선배와 같은 동아리에..라고 말하자마자 전 직원이 다 뒤집어졌다. 그렇다. 우리에게 "병훈"과 "선배"는 함께할 수 없는 단어였다.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아기새 병훈님이 와인을 하나 물어왔다. 그리고는 파닥파닥.군대 문제가 있기에 당분간 병훈님과 함께 오래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에잇퍼센트에서의 병훈님을 "막 알에서 깨어나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아기새"로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그 모습을 기억하며 나 또한 초심을 되새겨야지.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병훈님이 더 큰 날갯짓으로 더 넓은 세상을 여행하길 바란다. 9개월간 함께 해준 병훈님께 감사한다. 안녕!덧, 그나저나 난 또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이 다음 아기새를.#8퍼센트 #에잇퍼센트 #인턴 #조직문화 #후기 #팀워크 #팀플레이
조회수 1510

스타트업은 어설프다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을 의미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대부분 신생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는데 주력하는 기업을 지칭한다고 한다.스타트업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시장질서를 만들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수평적 문화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동아리 같아 보인다는 우려 섞인 평가도 적지 않다. 즉, 타기업과 비교했을 때 조직운영 측면에서 좀 어설프다는 얘기다.실제 ‘어설프다’의 사전적 정의는 “하는 일이 몸에 익지 아니하여서 익숙하지 못하고 엉성하고 거친 데가 있다.”, “조직이나 지식, 행동 따위가 완전하게 짜이지 못하고 허술한 데가 있다.” 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서투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과연 진짜로 서투른 것일까?일단, 필자는 전반적으로 어설프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스타트업과 비슷한 업무 조건과 경영환경을 갖고 있는 곳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스타트업 조직 문화에 대해서 왜 서툴어 보인다고 하는 것일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 보기로 했다.매우 정교하게 시스템화 된 조직의 대명사 격인 모 대기업 근무자, 스타트업 경영/근무 경험자, 다양한 중소기업과 접촉이 빈번한 기자들과 통화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부러움과 시기 어린 시선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견부터 실제로 그렇다는 스타트업 퇴사자의 이야기까지……물론, 주변에서 수집된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된 이유로 젊은 리더와 조직 구성원, 자유로운-때로는 제멋대로 보이는-조직 문화를 지목했다. 또한, 조직의 내실이 부족함을 가려보고자 외향적인 부분에만 집착하는 편이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허술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이미 알고 있겠지만, 필자는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다. 그것도 보수적인 금융산업 안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말이다.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이 같은 시선에 대해 한편으로는 공감 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9개월 간 스타트업에서 직접 몸으로 느낀 바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젊은 조직원,자유로움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조직의 짜임새는 느슨할 것이다?예전의 필자였다면 이 부분에 10,000% 동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직접 경험한 현재 시점에서는 일반화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어떤 젊은 조직원으로 구성되었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인데,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모 스타트업의 명언처럼, 구성원과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해당 조직의 밀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모두가 그렇다’라는 식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얼마나 치열할지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시장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뛰어든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타트업의 업무환경은 어찌 보면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당면과제와 매일매일 부딪혀가며,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조직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이러한 과정을 생각했을 때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이 느슨해 지기에는 쉽지 않다. 또한, 스타트업도 하나의 기업이다. 따라서 점점 치열해지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마음가짐이 느슨한 구성원과 조직이 있다면, 그들은 이미 문을 닫았거나, 아마도 곧 닫을 운명에 놓이게 될 것이다.젊다면 전반적으로 서툴 것이란 시선에 대해, 스타트업이 새로운 문화와 시장질서를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시스템적으로 잘 짜인 조직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시니어들만으로 팀이 구성됐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오히려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관점을 투사하지 못하고, 각자의 기존 방식에 매몰되어 적합한 대응을 하지 못하거나, 어느 정도 수준에서 대략적인 합의를 끌어내고 마무리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스타트업은 새로운 경영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업무 경력이나 나이의 차이보다는, 본인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 이해할 수 없다면 공부를 해서라도 설득의 눈높이를 맞추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등의 마음가짐을 더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또한, 스타트업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자유로움만 추구하지 않다. 오히려 자율과 책임을 기조로 각 팀에 맞는 문화를 발전시키고 정착시켜 나간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느낀 ‘자율과 책임’은 시공간적으로 자유로움은 갖되, 맡은 과업과 자기자신의 성장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누가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자유로움’과 ‘제멋대로 함’의 경계는 다를 수 있다. 게다가 조직에서 수직적으로 정의해 놓은 기준도 없기 때문에,‘자유로움’을 지향하기 위해 팀원 스스로 자율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자율을 얻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제 사규가 명시화 된 조직보다 팀원 개개인이 고려해야 할 것은 생각보다 많다는 얘기다.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보다, 스스로 일을 찾고 만들어해 나가는 것이 더 어렵게 생각되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생각된다.어니정리하면, 스타트업의 전반적인 환경을 고려했을 때, 조직원의 사고방식(mind-set)이 조직 짜임새와 밀도를 결정하는 것이지, 나이와 경험, 규칙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이와 같은 숫자로 젊음을 규정하거나, 관리와 통제를 조직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조직과 비교했을 때, 진보적이고 융합적 사고가 가능함을 젊음이라 정의하고, 자율과 책임이 갖는 가치를 중시하는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고 유연한 조직을 갖춰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된다.이와 같은 이유로 ‘젊은 리더와 조직원’으로 구성되고 자유로운 문화를 갖고 있는 스타트업 조직은 결코 어설프지 않다. 오히려 기성 조직은 시스템이라는 우산으로 인해, 조직의 밀도와 조직원의 역량이 높게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스타트업은 조직의 내실이 부족함을 가려보고자 외향적인 부분에만 집착한다?남다른 조직 문화를 강조하거나 특이한 사무실 구조 등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스타트업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알맹이가 없고 허술할 것이라는 의미다.사실, 내실이 부족할수록 외향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은 조직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사람의 성향 중 일부이기도 하다. 남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남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취하는 특이한 행동들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사실 ‘끼’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적 부산물과 아우라(aura)만으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부각한다.조직도 마찬가지로 내실 없이 외부로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조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사의 문화를 일관된 메시지로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기존의 것과 다르게 보인다 하여, 외향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내실 없다 얘기하긴 어렵다.여기서 ‘외향적 부분’은 기존 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나 혜택, 독특해 보이는 업무공간구조 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스타트업이 지향하고자 하는 기업 문화와 맥을 같이하는데, 수평적 소통문화를 중시하는 팀의 파티션 없는 업무공간을 지향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따라서, 투자유치를 위해 화려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인테리어)을 입고 있는 스타트업과, 자사의 기업문화를 일관되게 가시화하여 잘 정착시킨 곳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자사 기업문화를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공감하고 체감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려함 만을 쫓는 이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성장세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위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의 문화는 일반기업의 사규와 달리 정의되거나 기록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체험을 통해 구성원들이 가슴으로 공감하고 체화돼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일관된 기업문화 유지를 위한 조직의 가시적 산출물이나 변화는, 외부 시선에서 남다르게만 보이려 한다 거나 낭비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 이는 내실이 부족하거나 조직운영이 서투르기 때문이 아니라, 내실을 보다 강화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 인지해야 할 것이다.지금까지 스타트업의 조직 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정리해 보았다. 사실, 전반적인 스타트업 조직 측면의 거시적 시선에서 얘기를 해봤지만, 곳곳에 우리 팀이 앉고 있는 고민과, 한 명의 팀원으로서 의견도 포함돼 있다.필자는 스타트업 나름의 조직 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보이는 편으로, 대표적인 장점은 이런 것들이다. 누구나 자사 전반적인 업무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 도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어니스트펀드 팀을 만나기 전에도 자기개발을 위한 기회는 주어져 왔지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팀 구조적으로 문화적으로 그 노력의 시간을 허용해주고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개발에 대한 가치를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자기개발을 그냥 하고 싶은 것, 단지 해야 하는 것에서 생각을 그치지 않고 보다 구체화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나름의 작은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부족한 점을 찾고 부족함을 어떤 방법으로 채워 나갔을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팀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려 노력하게 된다. 물론 시간이 많아서 이러는 건 아니다.스타트업의 성장과정도 중소 단위의 기업이 성장하면서 겪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요에 의해 인력 규모도 점증적으로 늘게 되고, 소통의 효율성을 고려하게 되며, 팀 내 다양한 니즈에 대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규모 변화와 함께 기업 문화의 진화와 공유가 거듭된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 규모와 무관하게 밀도 높은 조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진화하는 기업문화의 공유 과정 속에서 변화하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한 가치 공유를 통해, 시스템으로 조직화된 기업과는 다른 차원의 얼개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스타트업은 어설프다” 라는 반어법적 표현으로 이 글을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전혀 서툴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서툰 부분이 있더라도 빠르게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유기적으로 해 나가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따라서, 생물학적으로 젊은 구성원이 많고 기존 기업구조와 약간 다른 차원의 자유가 허용된다는 점 때문에 전반적으로 어설플 것이라는 시선은 편견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어니스트펀드 #스타트업 #조직문화 #초기창업 #인사이트 #기업문화 #사내문화 #시스템
조회수 1448

나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1

창업자 인터뷰 – 첫 창업설 연휴가 끝난 2월의 어느 날, 옐로모바일 사무실 내 까페인 '클럽옐로'의 한 미팅 룸에서 이상혁 대표를 마주했습니다. “나는 수줍은 사람입니다”라는 오프닝으로 시작된 옐로모바일의 공식 블로그. 그 첫 컨텐츠로 이 회사의 창업자인 이상혁 대표의 인터뷰를 싣기 위해서였습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대담은 생각보다 흥미진진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이어진 대화였지만, 높고 낮은 굴곡이 있었고, 좌절과 희망이 보였습니다. 긴 대화를 마치고 나자 바로 떠오른 제목이 바로 “나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였습니다.완벽하기는커녕,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 대표의 실패와 시행착오로 가득 찬 인생 이야기를 지금 여러분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바쁜 여러분을 위한 Y의 다섯 문장 요약!!1. 창업은 상상도 못했던 대학생, 교수가 되고자 대학원에 갔으나 세미나 발표를 잘 못한다고 교수님이 세미나 중에 나가버리셨다?2. 석사 졸업하고 처음 시작한 직장 생활, 일을 못 해 첫 인사고과 'D'의 충격3.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첫 창업, 처음엔 잘 나가는 듯 했으나 수년 뒤 회사 존폐 위기4. 7년 만의 피벗 (Pivot) 결정, 통장 잔고 200만원의 순간 수십억 원대 투자 유치5. 2년 후 마침내 이룬 흑자 전환, 그러나 근심 걱정은 이어지고대표님 안녕하세요, 사내기자 Y입니다.반갑습니다. Y라니, 뭔가 007 영화의 코드네임 같네요.하하 그런가요? 실은 옐로모바일 (Yello Mobile)의 앞 글자이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왜(Why)”를 묻고 의미를 찾아보잔 뜻에서 지어본 이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인간 이상혁이 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를 파헤쳐보려고 합니다.파헤치실 것 까지야… 조금 긴장되네요ㅎ해치지 않습니다  그럼 과거로 돌아가서 시작을 해볼까 해요. 옐로모바일이 두 번째 창업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생 때부터 창업을 계획하셨나요?전혀요. 전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며 나름 학점도 잘 받고 했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깊은 고민 끝에 내렸던 결론은, ‘어떤 것을 정리해서 남에게 설명하는 것에는 조금 자신이 있다, 하지만 큰 무리 앞에 나서는 것은 자신 없다, 그러니 교수가 되는 것에 도전해보자’ 였습니다.교수요? 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한데요?그런가요?그 당시를 회고해보면, 인터넷이 처음 생기고 한창 홈페이지라는 것이 유행하던 때 였어요. 이 때 창업해서 인터넷과 게임 사업을 했던 동기들이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들을 이끌게 되었죠. 하지만 전 스스로가 창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오죽했으면 오프닝 에서 보셨듯이 제 이모님께서 기사를 보시고 “이 상혁이가 우리 상혁이냐”는 말씀을 하셨겠어요ㅎㅎ 아무튼, 교수가 되기 위해선 학위가 필요했고, 그래서 대학원에 가 마케팅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주마다 논문을 읽고, 교수님과 선배들 앞에서 세미나 발표를 하는 것이 진짜 고역이었어요. 스스로 발표를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매 번의 세미나는 제게 공포의 순간으로 다가왔죠. 심지어 제가 발표를 너무 못한다며 교수님께서 중간에 나가버리신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2년이 지나자 그래도 어딜 가서 발표 못한다는 얘기는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것 같아요.당시 교수님께서도 지금의 대표님을 보시면 꽤나 놀라시겠어요ㅎㅎ 계속해서 박사 공부는 안 하셨나요?당연히 박사 학위가 필요했고, 이왕 하는 것 미국 아이비리그에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미국 학교는 학비가 훨씬 비쌌고,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재정적으로 손을 벌릴 곳도 없었기 때문에, 학비 마련을 위해 직장 생활을 시작해야 했어요. 군 문제도 해결해야 했고요. 그래서 석사 졸업 후 삼성SDS 정보기술 연구소에서 3년간 근무하게 되었어요. 무려 개발 직군으로요.개발이요? 경영학과에 마케팅 석사셨는데요?그래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어요. 물론 기본적인 개발은 배운 적이 있었지만, 서울대나 카이스트 전산과 출신 친구들 틈바구니에서 IT 개발 업무를 할 때의 자괴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처음 몇 달을 떠올리면 네 글자가 떠올라요. 월.급.루.팡.월급루팡이라니... 웃프네요ㅜㅠ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첫 인사평가에서 D를 받았어요. D를 두 번 받으면 나가라는 소리라고 하더라고요. 큰 충격을 받고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일념 하에 선배, 동기들을 괴롭혀가며 밤새 개발 공부에 매달렸어요.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여전히 동기들보다는 못 했지만 그래도 월급루팡 신세는 모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 고과에서 B를 받았거든요. :)진땀 나는 6개월이었겠어요정말 그랬죠. 실은 살면서 학업 등에 있어 한 번도 실패를 맛보거나 뒤쳐진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제 부족함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 충격 가운데서 얻은 중요한 깨달음이 몇 가지 있었어요. 하나는, ‘내가 남보다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내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의 선배들, 능력자들과 경쟁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요. 거기서 이어진 두 번째 교훈은 ’이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 수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으면서 그 동안 내 공부, 내 일만 신경 썼던 스스로가 많이 창피했어요. 세상은 서로 도우면서 성장하는 곳이라는 것을 체감하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였죠.지금 이 자리를 빌어 그 당시 사수였던 류대선 선배님과 동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ㅎㅎ영상메시지라도…?그런 건 부끄러워서 싫어요….ㅠㅠ네 알겠습니다ㅋㅋ 그럼 그 이후 박사 진학을 하셨나요?아니에요. IT 회사에서 팀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당시 한메일, 네이버 같은 국민 서비스들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나도 창업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인터넷 경매 서비스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조언을 구하고자 KAIST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가 연구실 선배를 만났고, 그 때 함께 창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믿고 신뢰하던 선배들과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떴고, 1998년 9월, 5명의 창업멤버 중 막내로 시작했던 회사가 디엠에스랩이었죠.교수에서 창업가라, 뭔가 급선회한 느낌인데요, 사업 아이템이 무엇이었나요? 게임? 인터넷 서비스?동기들이 인터넷이나 게임 관련 사업을 했을 때, 저희가 택했던 것은 SI (System Integration) 컨설팅이었어요. CRM 전략 컨설팅 및 관련 시스템 구축업무가 핵심이었죠. 명백히 보이는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던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컨설팅이라… 그럼 주로 어떤 업무를 하셨나요? 개발? 영업?작은 벤처에 제대로 된 업무 정의가 어디 있겠어요. 제안서를 쓰고, 선배들 따라다니며 제안 발표를 하고, 영업을 통해 프로젝트가 수주되면 프로젝트 관리를 하고, 산출물을 만들어 결과 발표도 하고… 필요한 모든 업무에 함께했죠.지금까지의 경험과는 또 다른 종류의 일들이었을 것 같은데요?그렇긴 했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 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막상 부딪혀 보니,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외람된 말씀이지만, 능력자 이미지와는 거리가 조금 멀었네요…하하하 맞아요. 선배들이 옆에 앉아 불러주는 것들을 파워포인트로 정리하며 제안서를 썼어요. 그리고 대기업 경영진 앞에서 발표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발표는 조금 한다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죠. 수준 자체가 달랐어요. 그렇게 발표를 잘 했다고 수주가 되는 것은 또 아니었어요.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고객사 실무자, 팀장, 경영진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확신을 주는 과정도 결코 만만치 않았죠. 프로젝트가 시작돼도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늘어가는 새치에 한숨도 많이 쉬었던 것 같아요ㅎㅎ 이 과정을 7년 동안 계속했어요.7년씩이나요?네. 실은 그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많이 힘들기도 했고요. 그래도 제게는 엄청난 배움의 시간들이었어요. 생각하는 것을 말로 잘 풀어내고, 이를 다시 글로 잘 정리하는 것을 배웠고, 사람의 마음을 사는 영업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를 하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이슈들을 어떻게 하면 잘 해결할 수 있는지 등등.그 정도 시간이면 사업이 많이 성장했겠어요.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근데 실상은 그렇지 못 했죠. 초기에는 연간 몇 억 원의 흑자가 났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경쟁이 치열해지고, 저가 수주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졌어요. 더 시간이 흐르니 고객사의 수요가 줄고, 심지어 우리 직원들이 고객사로 이직하면서 우리는 단순한 외주업체로 전락하게 되는 과정을 보았죠.엄청 심각한 상황으로 들리는데요?맞아요. 이 때 깨달은 것이, 명함과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고 힘차게 시작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이었어요. 사업을 통해 흑자를 내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더 힘들구나. 이래서 많은 비즈니스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지 않구나. 경쟁환경, 시장환경이 변하니 많은 회사들이 망하는구나…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답이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피벗 (Pivot)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다른 기업을 위해 컨설팅 하는 것은 그만하고, 우리 사업을 하자고 말이에요.7년 차에 피벗이요?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정말이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낮에는 기존 사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돈을 벌고, 밤에는 신규 사업을 계획했어요. 하지만 신규 사업이라는 것이 밤에 짬을 내어 고민하고 준비한다고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결국 어느 날 기존 사업의 프로젝트 수주를 중단했어요. 회사 자금도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말이죠. 당시 대표이사였던 현진석 대표님이 급여 만드느라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고생해주신 덕분에 저희는 신규 사업을 만들어가는데 집중할 수 있었어요.엄청난 결단이었네요. 그렇게 해서 신규 사업은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나요?결국 시작한 사업이 마이원카드라고, 지갑에 다수의 포인트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손쉽게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서비스였어요. 지금의 시럽과 유사한. 그리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수십억 원의 투자 유치를 받아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죠. 투자 유치 직전 통장 잔고가 2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해요.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그래도 덕분에 새로운 도전의 장을 열 수 있었겠어요.그랬죠. 투자 유치 과정에서 대주주가 외부 주주로 바뀌었고, 어떻게 하다 보니 창업 멤버 막내였던 제가 대표이사가 되어 있었어요. 이 때 처음으로 ‘대표’라는 자리의 막중함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지분 3~4%의 대표이사였고, 중간 중간 좋은 이직 제안들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죠. 제게는 젊음을 바친 사업이었고, 제 분신과도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2년 간의 적자가 이어지고 투자금을 거의 소진해갈 무렵,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거의 10년 가까이 첫 사업을 하시면서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텐데,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하나를 꼽긴 어렵지만, 그래도 가장 크게 고생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람’.이룬 것이 많지 않은 작은 회사가 직원을 뽑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많은 중소 기업 대표님들께서 갖고 계신 고민이겠지만, 마치 제가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당하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하나 하나 공들여 채용한 직원들이 어느 날 불쑥 찾아와 “우리 회사는 비전이 뭐에요?”라고 따지면서 묻거나, 회식 자리에서 불만을 토로하며 하소연할 때, 대표이사로서 대답이 참 궁색해서 정말 많이 미안했죠. 하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정들었던 직원들이 하나 둘 대기업이나 다른 회사로 떠나가는 일이었어요. 축하할 일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상처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서운함 보다는 그 친구들을 붙잡을 수 없는 회사라는 자괴감이 더 컸어요. 결혼하고 가정이 생긴 친구들에게 월급도 많이 올려주지 못했고, 복리후생도 변변치 못했으니까요.이 때 배운 정말로 소중한 것은, 창업자는 멋진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비전이 비전으로만 끝나서는 절대 안되고, 무조건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해야 함께 해준 소중한 직원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생기니까요. 시장 환경, 경쟁 환경을 탓할 수 있을 만큼 창업자의 책임은 가볍지 않더라고요.어수룩했던 창업의 준비기부터 치열했던 10년간의 첫 창업 속 좌절과 성공까지, 이상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Y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지만, 분량 조절을 위하여 이 이후 이어진 첫 사업의 매각, 인수 회사에서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옐로모바일의 창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짧지 않은 첫 이야기, 재미있게 읽히셨기를 바라며, 저는 다음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Y였습니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로그인

/